선거구 획정위 안에 경북 북부 대혼란…선거구별로 희비 엇갈려

"갑작스런 변경 말이 되냐" vs "시민 요구 반영 환영"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김세환 위원장이 3일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선거구획정안 국회 제출과 관련, 위원회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김세환 위원장이 3일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선거구획정안 국회 제출과 관련, 위원회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경북 북부지역 4개 선거구가 조정 예고됨에 따라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노력한 선거구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게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하는 예비후보가 있는가 하면 다른 예비후보들은 "원하던 선거구"라며 환영하는 등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

이런 와중에 일부 예비후보들은 벌써부터 바뀔 경쟁자가 누구인지 '새 대진표'를 짜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특히 이 획정안을 두고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격렬한 논쟁이 벌어질 예정이어서 여야가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사항이다.

◆안동은 일제 환영, 예천은 신중

안동의 예비후보들은 예천과의 선거구 통합에 모두 찬성하는 입장이다. 경북도청 이전 후 안동과 예천 두 지역의 행정 통합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간 안동의 예비후보들은 안동과 예천의 선거구 통합을 요구해왔다.

권택기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안동 원도심과 예천 원도심, 도청 신도심으로 분화됐었는데 이번 선거구 통합을 계기로 당선되는 국회의원이 두 지역을 균형발전 시킬 수 있어 적극 찬성한다"고 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인구 수가 적은 예천에서는 떨떠름한 입장이다. 획정위 안대로 선거구가 합쳐지면 소지역주의가 작용하는 경북의 정치 지형상 예천 출신 '금배지'가 배출되기 쉽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예천 출신으로 기존 선거구인 영주문경예천에서 통합당 공천을 신청한 한 예비후보는 "아직 국회 통과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희비 엇갈리는 영주영양봉화울진

여태껏 다른 선거구에 속했던 영주와 영양봉화울진이 같은 선거구로 묶일 전망이다. 새 선거구에서는 지역 간 인구 편차가 커, 지지 기반 지역을 중심으로 출마 예정자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리는 형국이다.

지난달 기준 영주는 인구 10만4천여명이지만 울진은 4만9천여명이고 영양과 봉화는 울진보다도 인구가 적다. 이 때문에 울진과 영덕 등 동해안이 핵심 기반인 강석호 통합당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은 "말이 안 되는 조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강 의원은 "영양과 봉화를 영주라는 큰 도시에 갖다 붙이면 앞으로 군 지역 주민은 국회의원 얼굴 한 번 못 볼 것"이라면서 "이 안은 상임위에서부터 여야 합의 처리가 안 될 것으로 보이며, 국회 본회의에 올라오면 반대 토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역시 울진 출신인 박형수·주재현 두 예비후보도 "지금까지 노력한 선거구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신인은 더욱 정계에 진출하기가 더 어렵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현행 영주문경예천 선거구 출마를 준비 중인 장윤석 전 의원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장 전 의원은 영주가 고향인데 획정위 안대로면 자신에게 유리한 싸움이 되리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전 의원은 "원하던 선거구가 만들어지게 됐다"며 "생활권·역사·교통 등을 감안하면 주민 의사에 부합하는 만큼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상주문경 "시민이 만든 결과"

이번 획정위 안에서 한 선거구로 묶인 상주와 문경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분위기이다. 앞서 경북 북부권 시민단체와 상주시의회, 문경시의회 등이 상주문경 동일 선거구를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두 지역은 신라 시대부터 교통·생활문화 환경이 동일한 공동체였으며 지금도 법원, 검찰, 세무행정 서비스를 동일한 구역에 두고 있다.

상주가 고향인 임이자 통합당 의원(비례)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획정위에 요구한 내용이 반영됐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잘 준비하겠다"고 평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예비후보는 "선거구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는 당혹스럽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 내용이다"며 "시민단체와 기초의회에서 현행 선거구에 문제를 제기할 때부터 만약을 대비해 상주와 문경 모두 공을 들인 만큼 새 선거구에서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반면 성윤환 전 의원은 "시민이 바라던 바다. 그러나 이렇게 급작스레 변경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전략 수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얼떨떨한 기분을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정신이 없지만, 시간을 갖고 마음을 가다듬은 다음 선거 전략을 다시 세우겠다"고 했다.

◆대체로 불만족 군위의성청송영덕

군위의성청송은 현행 선거구에서 상주가 떨어져 나가고 영덕이 새롭게 더해지게 됐다. 이에 대해 이곳 현역 의원인 김재원 통합당 의원은 유불리에 따른 개인 의견은 표명하지 않았지만 대체로 불만족스러운 듯한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경북 선거구 조정은 일부 시민단체가 주장한 내용이 관철된 것으로 그동안 그분들 주장만 주목받은 것 아니냐. 이제 이런 안이 나왔으니 반대 의견도 나올 것"이라면서 "이번 획정안에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했다.

영덕이 기반인 강석호 통합당 의원도 "영덕과 울진은 동해안 지역으로 이웃 생활권이다. 도로, 철도 등 국책사업도 연계된 곳인데 이를 쪼개 각기 다른 내륙 지역에 붙이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통합당 공관위 관계자는 "지역구 공천 신청자 면접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선관위가 제출한 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오늘 실시한 면접도 기존 계획에 따라 진행했다"고 밝혔다.

◆문 의장, "미흡한 감 있어"

문희상 국회의장도은 이날 "미흡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6개 군을 묶는 것은 법률에 배치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획정위가 강원 지역 5개 선거구를 4개 선거구로 조정하면서 속초와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6개 시·군을 한꺼번에 포함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 것이다.

문 의장은 "교섭단체 간에 획정안에 대한 합의가 된다면 이를 토대로 획정안이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마지막까지 획정위에서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여야는 앞서 전날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획정위가 마련해오는 획정안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선거구를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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