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체육회장 체제 괜찮을까…대구경북, 시·군·구 전전긍긍

'예산 협조 잘 될까', '정치 쟁점화 하지 않을까'…고민 속 선거 절차 추진 중
일부 체육회에선 회장 후보군 벌써 거론

경북 구미시체육회는 16일 새마을테마공원 연수관 대회의실에서 민간 체육회장 선출과 관련한 임시이사회를 가졌다. 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시체육회는 16일 새마을테마공원 연수관 대회의실에서 민간 체육회장 선출과 관련한 임시이사회를 가졌다. 구미시 제공

민간 체육회장 시대를 앞둔 첫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대구경북 각 체육회는 '단체장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전문성과 명망을 갖춘 인사를 선출해야 하는' 중차대한 숙제를 안고 전전긍긍 하고 있다.

일부 체육회 주변에서는 벌써 회장 후보군에 대한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돌고 있다.

◆예산 확보 어쩌나…탈정치화 될까

지역 체육계는 민간 체육회장 체제의 도입으로 향후 안정적인 예산 확보가 가능할지에 대해 가장 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경산시체육회는 연간 예산의 약 95%(44억원)를 경산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쓰고 있으며 각종 체육시설도 경산시 소유로 돼 있다. 당장 체육회장 선거를 위해 소요되는 약 1억원의 예산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경산시체육회 관계자는 "전국 시군구 체육회는 예산과 시설을 자치단체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민간 체육회장이 단체장과 뜻이 안 맞으면 안정적 예산, 시설 지원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국 시군구 체육회가 자치단체로부터 체육 관련 예산과 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 등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거 과정에서의 부작용도 지역 체육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회장 선거가 끝나면 선거에 대한 시시비비가 발생할 수 있고 첨예한 대립 끝에 선거가 마무리되면 낙선한 진영과 반목·갈등해 지역 화합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에 불과 몇 개월 앞서 진행되는 전국 단위 선거전이어서 정치 진영 논리로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동지역 체육계 한 관계자는 "안동시체육회장 선거에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탈 정치화'"라면서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인물 중에는 지역 정치권과 일을 했던 경우가 있어 본인들 입장과 관계 없이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고 했다.

◆'체육발전 헌신할 인물 뽑아야'

이 때문에 지역 체육계에서는 '체육회장 선거에 나서는 후보는 정치인이 아닌, 순수하게 체육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물론 지자체의 예산을 보조받기 때문에 지자체와의 협력이 필요한 만큼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불협화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선거가 아닌 추대로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선거로 인한 지역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좁은 지역사회 특성상 선거가 과열되면 비방이 난무할 수 있고 결국 지역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정치를 꿈꾸거나 정치를 하고 있는 인물이 체육회장 자리에 앉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자체 예산을 보조받는 단체인 만큼 지자체와 호흡을 맞출 수 있고 체육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사명감 높은 사람이 출마해야 한다"고 했다.

◆초대 민간 체육회장, 누가 뛰나

민간 체육회장 선거전의 막이 오르면서 회장 후보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대구시체육회 초대 민간 회장 후보로는 박영기 현 상임부회장과 구진모 핸드볼협회 회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김종해 현대 티엠에스 회장이 거론된다.

경북체육회 회장 후보군으로는 김하영 전 상임부회장이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현직 체육회 임원, 전 경상북도생활체육회 인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차기 구미시체육회 회장 후보로는 김수조 강동새마을금고 이사장, 허복 전 구미시의회 의장, 조병윤 전 구미시체육회 임시 상임부회장의 3파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경산시체육회에서는 회장 선거와 관련해 성달표 경산시체육회 수석부회장, 손규진 경산시체육회 부회장, 윤성규 전 경산시의회 의장이 자천·타천으로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안동시체육회장에 도전하고 있는 인물은 이재업 전 경북체육회 부회장, 안영모 전 안동시산악연맹 회장, 안윤호 전 안동시새마을회장 등으로 압축되고 있다.

예천군체육회장의 경우 조경섭 전 예천군의장과 정상진 전 경북도의원, 장영우 언론인이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대로 선거까지 이어진다면 '3자 구도'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지역 체육계 한 관계자는 "민간 체육회장 선출의 목적은 정치와 체육의 분리,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립"이라며 "처음으로 실시되는 민간 체육회장 선거인 만큼 애초 취지가 잘 반영됐으면 좋겠다. 각 후보가 개인이 아닌 지역 체육 발전을 위해 공정한 선거운동을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정치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