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는 인생의 축소판"…대구 남덕·세천 초교 인성교육

['小. 確. 幸' 인성교육] ④인성교육 중심(놀이 연계) 교육과정

놀이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놀이에선 무수히 많은 도전과 실패가 이어진다. 죽고 사는 일도 다반사다. 아쉽고 억울해도 이번엔 어쩔 수 없다. 다음 판을 기약해야 한다. 다시 살아나선 최선을 다해 놀이에 뛰어든다. 아이들은 그런 과정 속에서 더 배우고 성장한다.

아이의 놀이 활동은 호기심, 상상력, 창의력, 인성을 키워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고방식, 가치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생각을 유연하게 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법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놀이 자체가 훌륭한 교육 방법일 수 있다는 의미다.

놀이는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어린 시절 놀이를 즐겼던 경험은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보게 하는 자세를 길러주며, 놀이를 하듯 지식과 문제 해결법을 스스로 찾는 힘이 생기게 한다. 놀이와 수업을 접목하는, 대구 초등학교 두 곳의 시도가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다.

대구 남덕초교는 놀이를 통해 배우는 게 많다고 강조한다. 이곳 아이들이 맨발로 흙을 만지며 노는 데 열중해 있다. 남덕초교 제공 대구 남덕초교는 놀이를 통해 배우는 게 많다고 강조한다. 이곳 아이들이 맨발로 흙을 만지며 노는 데 열중해 있다. 남덕초교 제공

◆ 남덕초교의 '놀이, 배움, 삶'이 하나된 교육

남덕초등학교(교장 김혜주)의 놀이 교육 명칭은 '비타민 놀이 교육'. 놀이, 배움, 삶이 하나로 연계돼 어우러지게 하는 게 목표다. 비타민 놀이 교육은 맨발놀이와 수업 놀이, 자치놀이로 구성된다.

비가 오면 우산을 찾기 마련. 남덕초교 학생들에겐 비가 올 때 들고 있던 우산도 놀잇감이 된다. 바다에선 미역, 산에서는 흙을 갖고 논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로 즐긴다. 특히 맨발로 논다.

학생, 학부모까지 600여 명이 학교에 모여 '맨발 아모르 파티'도 열었다. '아모르 파티'는 '아빠와 엄마 모두 아우르는 파티'를 줄여 부른 말. 학생들은 햇살 아래서 신나게 뛰놀았고, 부모와 함께 맨발로 거닐며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학생들이 놀이를 스스로 기획, 연출하고 놀이 속 주인공이 되게 하는 것도 이곳 놀이 교육의 특징이다. 남덕초교 관계자는 "자유롭게 놀아본 아이들은 놀이에서 '몰입'을 배운다. 그런 만큼 수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활동을 수행한다"고 했다.

놀이는 수업과도 자연스레 연결된다. '책으로 놀자'와 '연극으로 놀자'는 국어 수업과 연계, 책과 연극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수업 속 개념들까지 익힐 수 있게 유도한다. 악기를 다루는 '음악으로 놀자', 공놀이를 가미한 '스포츠로 놀자', 사진과 코딩 교육을 포함한 '디지털로 놀자' 과정 등도 진행한다.

교내에는 다양한 학생 모임이 구성돼 활동 중이다. 농장 놀이터에는 식물을 챙기는 식물병원장들, 동물 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들도 있다. 맨발 놀이터에는 놀이터를 디자인할 '놀 권리 참여단, 놀이를 보급하는 '재미 놀이단'이 있다. 학생들은 관심사에 따라 모여 규칙을 정한 뒤 실천한다.

동물 농장주인 조은선 학생은 "달걀에서 병아리가 부화되는 것과 굴 속에서 새끼 토끼 8마리를 돌보는 어미 토끼를 봤다"며 "생명의 신비함과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진심으로 깨닫게 됐다"고 했다.

대구 세천초교는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놀이 수업을 진행한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들이 놀이 재료가 된다. 세천초교의 놀이 수업 모습. 세천초교 제공 대구 세천초교는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놀이 수업을 진행한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들이 놀이 재료가 된다. 세천초교의 놀이 수업 모습. 세천초교 제공

◆세천초교의 놀이 수업으로 즐거운 학교

세천초등학교(교장 김형태)는 올해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1, 2학년을 대상으로 놀이 수업을 진행 중이다. 주당 1간씩 배정된 놀이 수업에선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종이컵, 탁구공, 풍선, 공 등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한다.

학교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움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게 세천초교 김형태 교장의 지론이다. 김 교장은 "놀이 수업을 통해 힘을 모아 과업을 해결하면서 아이들은 협동, 존중, 경청, 배려, 책임 등 다양한 핵심 덕목을 습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놀이 수업은 교육과정과 발달 단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구성한다. 그래야 학생들의 참여율도 높아진다. 김 교장은 "갖춰야 할 덕목을 즐겁게 배울 수 있다는 게 놀이 교육의 장점"이라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세천초교 관계자는 "놀이 수업에 대한 학생,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귀띔했다. 특히 저학년 학생들에게 사회성을 키워주는 데 놀이 수업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은 친교, 사귀고 어울리는 기술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 놀이는 친구들 간 마음의 벽을 허무는 역할을 한다"며 "실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격려해주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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