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자율' 위장한 '책임 떠넘기기'…결국 지역 대학만 피해

'지역 대학을 지역에 돌려주자'는 대학 분권의 취지와 달리 교육부의 대학 지원 정책은 역행하고 있다. 학령인구 급감 대책으로 입학 정원 감축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지역 대학들이 대책 없이 고사 위기에 몰리게 됐다는 지적이 많다.

11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5년 전 발표한 정부 주도 정원 감축 계획을 사실상 중도 폐기했다. 2014년 당시 56만명이던 대학 입학 정원을 3년 단위 주기로 나눠 2023년까지 각각 4만명, 5만명, 7만명 줄이겠다는 계획이었다.

2015년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는 대학들을 A∼E등급으로 나누고 A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등급 대학에 정원 감축을 사실상 강제했다.

이후 3년간 입학정원은 약 4만6천명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부실 대학이 아닌 대학들까지 정부 압박에 시달린 끝에 정원을 감축하면서 재정난이 심화했다. 대학 평가 결과는 재정지원사업과 연계되면서 '획일적 평가로 대학 목을 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특히 대학 서열화 등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로 지역 대학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결국 교육부는 1주기 평가로 재정난과 행정 부담이 너무 심해졌다는 대학들의 호소에 따라 지난해 감축 목표를 대폭 줄인 데 이어 정원 감축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최근 선언했다.

정원 감축을 권고하지는 않겠지만, 신입생 충원율로 평가하겠다는 교육부의 계획에 대해 지역 대학들은 "사실상 지역 대학 죽이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학 구조가 수도권·4년제 중심으로 서열화한 현실에서 수험생을 지역 대학으로 유인할 정책은 제시하지 않은 채 '대학이 각자 분수에 맞게 정원을 줄이라'는 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구지역 학생 수는 2020학년도(현 고3) 2만6천76명에서 2030학년도(현 초2) 2만933명으로 19.7%(-5천143명)나 줄어들 전망이다.

지역 사립대학의 한 기획처장은 "교육부가 충분히 대학 현장의 어려움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결국 자율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발을 빼겠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립대학 관계자는 "지자체와 연계한 정부 재정사업을 신설하겠다는 교육부의 구상안도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말만 앞선 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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