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북구 일가족의 극단적 선택 부른 '복지 그늘' 더는 없어야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연말연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각종 성금 모금이 순조롭다. 매년 이맘때면 '희망 나눔 캠페인'을 벌이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한 달여 동안 모두 65억7천여만원의 성금이 모였다고 27일 밝혔다. 이런 걸음이라면 목표 금액 100억2천만원, '사랑의 온도탑 100도' 기록은 무리 없이 이뤄질 전망이다.무엇보다 모금 시한인 1월 말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고, 최근 지역 기업들이 잇따라 나눔 행렬에 참여하면서 소외 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에 대한 소망을 한층 밝게 한다. 계속된 불황으로 기업이나 개인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시민 온정이 식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개인의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점 등 어두운 면도 많다. 희망보다 절망이 더 큰 무게로 어깨를 짓눌러 하루하루 버티기도 벅찬 이웃이 예상보다 많아서다. 지난 23일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대구 북구 일가족의 사례는 우리 복지정책의 한계와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음을 보여주는 일례다.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되어 온 부양의무제 등 복지 제도의 허점 때문에 고통받는 시민들이 여전히 많다. 소득과 재산이 있는 직계 혈족이나 배우자가 있으면 공적 지원을 제한하는 규정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가족에게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데도 수급자에서 배제된 이들이 89만 명(2018년 기준)에 이를 정도다. 만약 북구의 일가족이 공적 지원 대상에 포함돼 사회의 보살핌을 받았더라면 이 같은 비극을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물론 복지정책에도 원칙과 기준이 중요하다. 하지만 엉뚱하게 새어 나가는 국민 세금만 철저히 막아도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정부와 지자체는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제도 개선을 서두를 때가 됐다. 빈곤은 한 가족이 온전히 지탱해야 할 무게가 아니라 사회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2019-12-30 06:30:00

[사설] 文대통령 경제정책 고집 탓에 걱정 앞서는 새해 한국 경제

블룸버그가 세계 86개국 증시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 26일 기준 세계 증시 시가총액은 86조6천580억달러로 작년 말 69조6천471억달러보다 24.4% 증가했다. 이에 비해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국이 28.2%, 중국이 34.7%, 일본이 16.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장기간 시위 사태를 겪은 홍콩(12.3%)에도 크게 못 미쳤다. 한국 경제 추락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올 한 해 우리 경제는 거덜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소비는 빙하기를 맞았고 수출마저 역대급으로 둔화했다. 올 1~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2.3%로 2009년 1~3분기 이후 10년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지수는 작년 5월부터 올 10월까지 18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행진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가계소득을 늘려 소비를 확대하고, 투자를 촉진하겠다던 문재인 정부 목표와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최악' 수준 경제 지표에다 국민 대다수가 경제 악화를 체감한 2019년이었다.문제는 2020년 전망마저 어둡다는 것이다. 대내외 악재에다 실패한 문 정부의 경제정책이 바뀌지 않아서다. 정부는 내년 512조원이 넘는 예산 중 71.4%를 상반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총선을 겨냥해 재정을 투입해 단기 알바 만들고 현금 퍼주기 복지에 치중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이 왜 투자를 안 하는지, 기업과 돈이 왜 해외로 빠져나가는지 등에 대한 인식과 대책 마련은 않고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으로 세금 풀기만 해서는 경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국민 대다수는 문 정부가 거둔 경제 성과를 체감하기는커녕 경제 실패로 인한 혹독한 추위로 미증유의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고집하며 내년에도 재정 퍼붓기를 더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정부의 오기에 다름 아닌 경제정책 운용 탓에 국민은 2020년에 대한 기대·희망보다 걱정·절망을 더 할 수밖에 없다.

2019-12-30 06:30:00

[사설] 독소 조항 없앤 공수처법 재수정안, 반대할 이유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군소정당이 밀실에서 합의한 '4+1 수정안'에 맞서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지난 28일 '재수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는 가장 나중에 제출된 법안부터 표결하도록 한 국회법에 따라 다음 임시국회에서 '4+1 수정안'보다 먼저 표결에 들어간다. 재수정안이 가결되면 '4+1 수정안'은 자동 폐기된다.'재수정안'은 '4+1 수정안'의 독소 조항을 모두 없앤 것으로,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과 군소정당이 머릿수 우위를 바탕으로 '수정안'을 밀어붙이고 있어 공수처법 자체를 폐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입각해 공수처를 신설하는 재수정안이 '최선의 차선책'이라는 얘기다. 수정안에 강력히 반발했던 검찰이 재수정안에 존중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가장 눈에 띄는 '수정'은 공수처의 사건 이첩권에서 '강제성'을 배제한 것이다. 수정안은 이첩하라면 하도록 했으나 재수정안은 검찰과 경찰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등 권력형 비리 사건을 공수처가 넘겨받아 뭉개는 일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내외부 견제 장치도 마련했다. 우선 공수처장과 차장 추천위원회는 전원 국회에서 구성하도록 했다. '4+1 수정안'의 추천위가 친여권 위주로 구성돼 대통령 입맛에 맞는 인사가 처장이 될 가능성을 줄인 것이다.또 공수처는 수사만 하고 기소는 검찰이 하도록 해 검찰이 공수처를 견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동시에 기소심의위원회가 검찰의 기소나 불기소가 타당한지 결정하도록 해 검찰에 대한 공수처의 견제도 보장했다.문 정권은 '문 정권의 게슈타포'를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재수정안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말도 안 되는 '4+1 수정안'에 대한 집착은 버리는 게 옳다.

2019-12-30 06:30:00

[사설] '공정' 외친 문 정부 공기업의 '불공정 갑질'의 민낯

감사원이 26일 발표한 49개 공공기관 대상의 '공공기관 불공정 관행 및 규제 점검' 결과는 놀랍다.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공정'과 '갑질 근절' 같은 가치 추구가 헛구호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서다. 이번 감사원 결과는 지금까지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문 정부의 정책이 겉돌고 있음을 자명하게 보여준 생생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감사원을 통해 밝혀진 불공정 행위는 도를 넘은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고스란히 고백한 것이나 다름없다.한국도로공사의 불공정 행위는 압권이다. 2016년 3월 전국 135곳의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시설 개선 사업과 관련, 총 415억원의 비용 가운데 310억원을 휴게소 위탁 운영 임대 업체에 떠넘겼다. 전체 사업비의 75%에 이르는 금액을 임대 업체가 떠안은 반면 달라진 화장실은 공사 자산으로 편입시켜 자산 가치를 키웠다. 남의 돈으로 공사 자산 가치를 늘린 갑질을 저질렀으니 휴게소 위탁 운영 임대 업체는 마치 '날강도'를 만난 꼴이라 어찌 억울하지 않겠는가.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자신의 귀책 사유로 용역을 정지시키고도 지연보상금 57억원을 주지 않았다. 이 밖에도 공공기관 입찰 가격을 멋대로 깎아 부실 공사 등의 폐해를 낳을지도 모를 불공정 행위를 저지른 한국수력원자력 등 10개 공공기관 등 모두 49곳의 잘못된 관행은 문 정부가 입만 열면 외쳐온 공정의 국정 철학을 완전히 뒤집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문 정부로서도 이들 공공기관의 불공정 행위가 불만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과거처럼 이들 기관에 대한 문 정부의 '낙하산 불공정 인사 관행'이 자초한 결과이기도 하다.문제는 지난 2017년 5월 출범한 문 정부가 임기 5년의 절반을 훌쩍 넘겼지만 만연한 불공정이 당장 해소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사실이다. 조국 사태를 비롯한 문 정부의 도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들이 잇따라 일어나는 데다 무엇보다도 여야 대치에 따른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까지 겹친 탓에 공공기관의 자정 노력은 물론, 정부나 사정기관의 관리 감독과 통제 감시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2019-12-28 06:30:00

[사설] '법치주의 후퇴'라면서도 영장 기각한 법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다. 영장심사를 맡은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로 "피의자의 배우자가 구속 재판을 받는 점" 등 여러 이유를 들었다.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직권을 남용하여 감찰을 중단한 결과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후퇴시켰다"고 밝혔다. 국가 기능의 공정한 행사를 저해했다면서도 구속하기에 가볍다는 모순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영장을 기각해야 했던 법원의 속사정은 알 수 없다. 다만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나열한 여러 이유에 대해서는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그 사유로 법원은 '피의자의 사회적 지위' '가족 관계'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당시의 진술 내용 및 태도' '피의자의 배우자가 최근 다른 사건으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을 망라했다. '피의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 사건 범행을 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도 들었다. 이 모든 이유로 범죄의 중대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피의자의 사회적 지위'부터 들먹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 미르·K스포츠재단의 비위 의혹을 알고도 별 문제없다며 감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우 전 수석은 '해야 할 일을 안 했다'는 직무유기 혐의고, 조 전 수석은 '할 일을 못 하게 한' 직권남용이다. 같은 직위에 있으며 더 가벼운 직무유기 혐의자는 구속하고 직권남용 혐의자는 풀어줬다는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아내 정경심 교수가 구속돼 있다고 전혀 다른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을 구속하지 못한다는 것 역시 형평성에 맞는지 의문이다.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조국 구속을 시작으로 친문 수사까지 확대하려던 검찰 수사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나마 법원이 조 전 장관의 혐의에 대해 "직권을 남용해 법치주의를 후퇴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가 기능의 공정한 행사를 저해했다"고 한 부분은 평가할 만하다. 검찰은 비록 조국 구속엔 실패했으나 수사에 정당성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는 영장 기각에도 검찰 수사가 중단 없이 진행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9-12-28 06:30:00

[사설] '끼'조차 못 펼치는 대구 청소년, 있는 공간이라도 잘 쓰자

대구의 많은 청소년들이 '끼'를 마음껏 펼칠 공간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울 만큼 여건이 나쁜 모양이다. 학교 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함께하기도 쉽지 않을 터인데, 숨은 끼를 키울 공간마저 부족해 마땅한 장소 차지를 위해 또래끼리 새벽부터 나서 자리 다툼을 하거나 연습에 따른 문제로 시민 눈치까지 보고 있다니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대구시의 청소년 지원 활동과 정책이 소리만 요란했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한 탓은 아닌지 살필 일이다.현재 대구에서 춤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겪는 사례는 그 본보기가 될 만하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100개 넘는 춤 동아리 소속 회원 1천여 명의 큰 고민은 마음껏 연습할 만한 공간 확보이다. 그런데 대구의 8개 구·군 청소년 지원 시설 13곳의 연습실은 불과 40여 개다. 숫자만 봐도 연습실 확보에서 경쟁은 어쩔 수 없다. 연습장 3곳을 갖춘 남구의 한 지원시설은 2개월 전부터 예약을 해야 쓸 수 있다. 하루 7개 조(組)쯤 수용 가능한 시설인 탓이다.사정이 이러니 기존 청소년 연습장 밖 공간을 찾을 수밖에 없다. 특히 청소년의 이동 수단이 대중교통이니 두류역이나 대공원역, 교대역 등 접근성이 좋은 도시철도역 공간은 서로 탐낼 수밖에 없다. 이들 장소 가운데 춤 동아리 회원들이 선호하는 교대역은 매일 자리 선점을 위한 '새벽 출근'에다 또래의 경쟁으로 자리 쟁탈전의 현장이 된 셈이다. 게다가 연습 소음 등으로 지하철 승객의 불만과 불평도 모자라 이들 눈치까지 보니 이를 이대로 둘 수는 없다.춤 등 많은 청소년 동아리 회원이 끼를 내뿜을 공간 마련은 대구시의 몫이다. 기존 공간의 효율적 쓰임을 위한 예약제 도입도 좋다. 예산을 들여 새로운 공간을 마련, 제공하면 더욱 좋다. 하지만 기존 공공과 민간 시설 가운데 접근이 쉽고 쓰기 편리한 조건의 장소를 찾아 필요한 부대 시설을 갖춰 제공하는 일은 큰돈도 들지 않는 만큼 실천할 만하다. 청소년 정책이 굳이 거창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청소년이 절실히 바라는 것부터라도 하라.

2019-12-27 06:30:00

[사설] 정부와 국회는 국립지진방재연구원 설립 왜 미적대나

국립지진방재연구원 설립이 계속 헛바퀴만 돌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구원 건립을 위한 국비 예산 확보에 실패해서다. 빈번해지는 대형 지진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대응 역량을 높이고 체계적인 지진 조사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정부와 국회가 계속 외면하는 탓이다.2016년 경주 지진에 이어 포항에서 대규모 지진이 잇따르자 경북도는 지진 조사연구 및 방재 전문기관의 필요성에 주목해 경주시에 지진방재연구원 신설을 서둘러왔다. 모두 2천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우선 조사 비용 예산 5억원의 반영을 요구해왔으나 2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런 결과는 국토 안보와 국가 미래가 걸린 지진 방재에 정부와 국회가 얼마나 태무심한지를 말해준다.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일본은 문부과학성 내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가 지진 방재 거버넌스 기능을 맡고 국립방재과학기술연구소, 기상청 기상연구소, 국토지리원, 소방청 소방연구센터 등 각 기관이 협력해 지진 대응 네트워크를 촘촘히 이루고 있다. 전국에 구축된 지진과 쓰나미, 화산관측소도 무려 2천200여 곳에 이른다. 일본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 또한 대형 지진 등 유사시에 대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현재 지진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도 없을뿐더러 지진방재연구원 등 전문 연구기관에 대한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각종 방재를 다루는 싱크탱크인 소방청 산하 국립방재연구소가 있지만 지진에 특화된 전문기관이 아니어서 지진 연구 성과나 대응 역량이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각종 자연 재난과 인적 재난 대응에 필요한 방재 정책연구 및 기술개발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이런 체제로는 대형 재난에 대한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둔할 수밖에 없어서다.정부는 지금이라도 지진 대책을 견고하게 뒷받침할 지진방재연구원 설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 늦으면 늦을수록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19-12-27 06:30:00

[사설] 文정부의 탈원전 폭주, 총선 후 전기료 폭탄으로 돌아온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경주 월성 1호기 등 원전이 잇따라 멈추게 됨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마땅한 대안도 없이 속도만 내는 정부의 탈원전 폭주 탓에 가계·기업 등이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닥쳐오게 됐다.'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 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월성 1호기 영구정지는 국민에게 전기요금 인상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경제적 부담을 떠넘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하면 연간 2천500억원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여러 요인을 따지지 않고 영구정지를 결정함에 따라 이만큼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원전 축소→비용 증가→전기요금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다. 지난해 한국전력 평균 전력구매단가를 보면 원자력은 1㎾h당 발전단가가 62.18원이다. 이에 비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179.42원으로 원자력의 3배나 된다. LNG도 122.62원으로 원자력의 2배 수준이다. 원전보다 발전단가가 비싼 신재생에너지·LNG에 대한 의존이 높아지게 되면 한전은 수익성이 악화하고 전기요금 인상으로 연결될 게 틀림없다. 탈원전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몸살을 앓는 한전은 이미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내밀었다.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막고 있지만 총선 이후엔 전기요금 인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번 전기요금 고삐가 풀리면 이후엔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탈원전으로 전기요금이 2017년 대비 2020년 5%, 2030년 25.8%, 2040년 33%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성을 갖추지 못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친환경적이고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원전을 성급하게 축소하면 국민이 치러야 할 사회·경제적 비용은 엄청나다. 전기요금 폭등이란 또 하나의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총선 후 국민 앞에 펼쳐지게 됐다.

2019-12-27 06:30:00

[사설] 권력형 비리 수사 원천 봉쇄하는 공수처법 개악

범여권 '4+1 협의체'가 밀실에서 합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수정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의 그 어떤 민주주의 국가 대통령도 갖지 못하는 무지막지한 사정(司正) 권력을 문재인 대통령이 갖게 한다는 게 본질이다. 이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문 대통령은 말 그대로 '황제 대통령'이 되고 대한민국은 '살아있는 권력'을 감시·견제하는 장치가 없는 사실상의 독재 국가로 전락한다.수정안은 참으로 뻔뻔스러운 개악이다. 문재인 정권의 당초 생각보다 공수처의 권력을 더 키웠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이유 불문하고 공수처에 넘기도록 한 것에 더해 검경이 고위공직자 범죄의 '인지' 단계부터 사건을 공수처에 넘기도록 했다. 검찰이 '권력형 비리'는 수사 착수조차 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그 목적은 불리한 것은 덮겠다는 것 말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수정안대로라면 앞으로 국민은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등의 권력형 비리는 존재 자체를 모르게 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내부건 외부건 공수처를 견제할 장치가 전무한 것도 엄청난 문제다. 수정안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안(案)과 함께 패스트트랙에 오른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안에 있던 '기소심의위원회 설치'와 '공수처장 임명에 대한 국회 동의 조항'이 모두 빠졌다.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을 담보할 최소한의 견제 장치가 모두 사라진 것이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대원칙의 전면적 부정이다.공수처장은 수사·재판 경력 없이 변호사 경력만 15년 이상이면 되고 공수처 검사도 수사·재판이 아닌 '조사' 경력이 5년만 되면 임명할 수 있게 문턱을 낮춘 것도 불순하기 짝이 없다. 민변이나 그와 비슷한 성향의 법조인들로 공수처를 채우려는 것이란 비판은 진작에 나왔다.임기 반환점을 돈 문 정권은 잠복해 있던 각종 권력형 비리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곤혹스러운 처지로 몰리고 있다. 문 정권이 왜 공수처법 통과에 목을 매는지 알 만하다.

2019-12-26 06:30:00

[사설] 정권 치부 사건들엔 침묵하는 文대통령, 이게 '춘풍추상'인가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이 '국군기무사령부 계엄 문건' 사건과 관련해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 기무사 참모장 등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로 계엄 문건 사건은 단 한 건도 유죄가 인정되지 않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의해 군·검 합동수사단이 먼지 털기식 수사를 했지만 무죄로 결론이 났다.문 대통령은 보수 정권 사건들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적시하면서 수사 지시를 내렸다. 무죄가 난 계엄 문건 사건은 2018년 7월 인도 출장 중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밝히라고 지시했고 귀국 후 다시 한 번 수사를 재촉했다. 2017년 7월엔 '방산 비리 척결'을 지시했고 8월엔 박찬주 육군대장 부부의 공관병 '갑질 의혹', 2018년 2월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규명 지시를 내렸다. 지난 3월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김학의 전 법무차관, 고 장자연 씨 사건, 클럽 버닝썬 사건 수사를 지시했다.하지만 문 대통령 '하명(下命) 수사' 중 결말이 초라한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사건 상당수가 재판에서 무죄가 나오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박찬주 대장 수사는 갑질 의혹은 물론 별건 뇌물 수수까지 무죄 판결이 났고, 계엄 문건 수사는 문 대통령이 밝히라고 했던 쿠데타 모의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김 전 차관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문 대통령은 청와대 모든 비서관실에 춘풍추상(春風秋霜) 액자를 걸도록 지시했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하라'는 글귀와는 배치되는 언행을 문 대통령은 지금껏 보여왔다. 보수 정권 사건들에 대해선 강한 톤으로 깨알같이 수사 지시를 내린 반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청와대 감찰 중단 의혹에 대해선 이웃나라 일인 것처럼 침묵하고 있다.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자 이중잣대를 들이댄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춘풍추상에 역행한다는 비아냥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문 대통령은 정권 치부 사건들에 대해서도 검찰에 엄정 수사 지시를 내리기 바란다.

2019-12-26 06:30:00

[사설] 대구경북 통합 제안, 밑그림 작업 해볼 만하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당선, 경북의 사령탑으로 취임해 1년 6개월을 보낸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연일 대구경북 통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지사는 최근 대구의 한 정책토론회에서도 "대구경북이 과거처럼 대한민국을 이끌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구와 경북이 가진 각자의 장점을 살리고 대구경북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없애면서 아울러 나라를 이끄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대구경북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와 근거였다.무엇보다 이 지사가 현직 단체장으로서 비판받을 여지가 큰 통합을 제안한 일은 평가할 만하다. 사실 대구경북 통합 문제는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과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출 이후 마치 왕국처럼 변해버린, '소왕국' 같은 지역에 꽉 막힌 사고에서 벗어나 대구경북을 아우른 울타리에서 지역 미래를 고민하는 일이기도 했다. 1981년 대구경북이 나뉘고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 대구경북이 직면한 제반 환경은 앞으로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는 날로 심화되고 농촌·지방의 인구 감소, 고령화에 따른 인구·사회 구조 변화는 행정구역의 개편을 요구하지만 현실은 엇가고 있다. 시·군은 쪼그라들어도 공직 구조는 되레 늘거나 커지는 꼴이다. 대구경북의 소모적 경쟁에 따른 낭비 사례와 부작용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서로의 장점은 묻히고 불필요한 경쟁으로 힘을 헛쓰는 행정을 오늘의 분리 체제로는 충분히 고칠 수 없다.다른 시·도와 달리 대구경북은 역사 문화 등 뭇 분야에 걸쳐 한 뿌리의 공동체로 이어진 독특한 곳이다. 비록 나라 정책과 정치적 결정으로 시·도 분리와 도청 이전이 됐지만 달라진 환경과 다가올 앞날을 따지면 대구경북의 통합은 분명 첫길이 될 수 있다. 이 지사 희망처럼 2022년 통합 대구경북 단체장 선출 같은 가시적 결과는 쉽지 않겠지만 통합의 틀을 짜는 밑그림 작업만큼은 당장 시작해도 나쁘지 않다. 나라 대신 우리 문제를 스스로 푸는 이런 충정의 행동은 빠를수록 좋고 다른 곳의 선례가 될 만하다.

2019-12-26 06:30:00

[사설] 철저한 도로 관리와 안전 운행이 좌우하는 겨울철 교통안전

겨울철 기상 여건 변화와 도로 관리의 허점 등 시민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크게 확대되자 당국이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4일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상주영천고속도로 연쇄 추돌사고의 원인으로 '블랙 아이스'가 지목된 가운데 대구경찰청은 대구시내 일부 구간에서도 동일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를 집중 관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겨울철 교통안전에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이지만 이에 대한 대응 노력을 게을리한 결과 이 같은 비극을 불렀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겨울철 폭설과 한파 등은 심각한 교통 장애는 물론 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최대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대구는 폭우나 폭설 등 기상 여건 변화가 그리 심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한두 번의 돌발 기상 상황에도 시민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평소 이를 대비하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다.특히 각 지방자치단체와 기상청, 경찰 등 당국의 안이한 대응과 운전자의 낮은 교통안전 의식을 감안하면 겨울철 대형 교통사고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동절기 강설·강우에다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면 도로 결빙은 교통안전에 가장 큰 변수다. 그런데도 당국은 그동안 이에 대한 대비를 게을리해왔고, 운전자도 감속 운행 등 최소한의 안전 조치를 등한시해온 게 현실이다.경찰청은 우선 시내 도로 중 '블랙 아이스' 등으로 인한 사고 우려가 높은 47곳 모두 145㎞ 구간을 선정해 안전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다. 유념할 것은 교통시설 보강만으로는 사고 발생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교통안내전광판을 통한 신속한 기상 정보 전달과 당국의 수시 점검, 즉각적인 대응 태세, 운전자의 주의 운전 노력이 높은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 사고는 피할 수 없어서다.겨울철 교통안전을 담보하는 최적의 시스템 구축과 지속적인 교통안전 캠페인 등 전 사회적 노력만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019-12-25 06:30:00

[사설] '두류 신청사 시대' 대구의 균형 발전 전략 필요하다

'대구시청 두류 신청사 시대' 개막은 대구 도심 발전의 지형도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화두가 현재의 시청 본관과 별관 자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본관과 별관을 대구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는 또 다른 거점 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별관으로 쓰고 있는 경북도청 터와 동인동 본관 활용에 대한 대략의 틀은 이미 잡혀 있다고 봐야 한다. 도청 이전터는 '대구형 실리콘밸리'로, 시청 본관 자리는 '역사·문화 허브' 공간으로 각각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이 제시되어 있는 상태이다. 권 시장이 밝힌 내용처럼 도청 터는 이제 경제 공간으로 가야 한다는데 중지가 모인 듯하다.그리고 대구의 중심에 위치한 시청 본관은 역사·문화 허브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요량이다. 그렇게 가야 한다. 중구는 오랜 대구의 중심지였다. 조선시대 대구읍성이 있던 곳이고 경상감영이 들어서면서 주요 관공서 건물이 자리한 지역이었다. 중구의 입장에서는 포정동에 있던 경북도청이 북구로 떠난 데 이어, 동인동의 현 시청마저 달서구로 다시 보내는 상실감이 없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 같은 도심 공동화의 우려를 역사·문화 공간의 활성화로 메워야 한다. 차제에 과거의 도심이었던 향촌동 일대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생시키는 노력도 기울였으면 좋겠다. 대구의 역사와 정신과 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구시청의 서진(西進)과 서대구KTX역사의 진입으로 달서구 일대의 상권은 부상할 것이다.동쪽의 동대구KTX역 일대도 상권은 물론 주거 공간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복합환승체계 구축과 신세계백화점의 입점 효과이다. 대구의 최동단에 유치한 신서혁신도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안심 뉴타운' 조성 사업을 계기로 동호·율하지구와도 연계한 부도심 기능이 확충되어야 한다. '두류 신청사 시대'를 앞둔 대구의 도시 발전 전략은 차별화를 병행하는 균형 성장이 되어야 한다.

2019-12-25 06:30:00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사흘째 이어진 25일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이 대신 사회를 보던 주승용 국회부의장과 교대해 의장석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민주주의를 타락시킨 그들만의 선거법·공수처법 야합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군소정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 몸이 돼 '좌파 정권 장기집권'을 위한 '2종 세트' 중 하나인 선거법 개정안을 23일 기습 상정했다. 다른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황제 대통령'이 되는 공수처법이다. 민주당과 범여권 정당은 26일 이후 1~3일짜리 초단기 임시국회를 열어 이들 법안을 모두 통과시킬 예정이다.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개정안 표결을 저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통과를 막을 방법이 없다. 필리버스터는 이번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25일 자정까지만 유효하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은 '좌파 독재'를 떠받치는 선거제도 개악과 무소불위의 사정 기관 신설을 무력하게 보고만 있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한국 민주주의는 쓰레기통에서도 장미가 만개(滿開)할 수 있음을 세계에 증명해 보였다, 이제 그 자랑스러운 민주주의가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세력과 '밥그릇' 욕심에 눈이 멀어 그들의 '2중대'이기를 자원한 '정치 좀비'들에 의해 퇴보하고 타락하고 있는 것이다.선거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민주당과 그 2중대가 한국당을 포위해 문재인 정권의 장기집권을 위한 선거제도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의석수 감소라는 '자해'를 한 이유다. 민주당 의석수는 줄지만 2중대의 의석수가 늘어나 범여권은 '머릿수 싸움'에서 우위에 선다. 이런 계산 앞에서 지역구 투표와 비례대표 투표를 '연동'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지적은 메아리 없는 외침이다.공수처법이 통과되면 '좌파 독재'는 사법적으로 완성된다. 수사 대상 7천200명 가운데 5천 명이 판검사다. 이들을 옥좨 불리한 수사나 재판은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 아니 그런 일은 원천적으로 생기지 않을 것이다. 수사 이첩 요구권을 발동하면 검찰과 경찰의 수사 단계에서 불리한 것은 공수처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런 사건을 공수처가 어떻게 처리할지는 뻔하다. 이런 무시무시한 법을 민주당과 범여권 군소정당은 밀실에서 합의했다. 참으로 역겨운 현실이다.

2019-12-25 06:30:00

[사설] 빠르게 증가하는 무연고 사망자, 복지 사각지대 더 좁혀야

가족이나 친지의 임종 없이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무연고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대구시 무연고 사망자는 모두 150명을 넘어섰고, 2013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무연고 사망자가 3.3배나 늘었다. 흔히 노숙 생활자로 불리는 '홈리스' 등 무연고 사망자의 '고독사'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무연고 사망자 증가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다 경제난에 따른 가족 해체와 같은 사회상의 변화가 낳은 산물이다. 부양가족 없이 외톨이로 생활하다 죽음을 맞는 이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그늘이라는 점에서 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신체 장애 등으로 인해 경제적 자립 능력 없이 공적 지원에 의지해 살아가는 무연고자에 대해 보다 면밀한 보살핌과 사회복지망 정비도 중요하다.무엇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무연고 사망자의 빠른 증가세다. 시민단체 반빈곤네트워크 자료에 따르면 최근 7년간 대구 무연고 사망자 수는 모두 636명으로 파악됐다. 2013년에 45명이던 것이 2015년에는 2배 늘어 90명을 기록했고 2017년 116명, 2018년 124명, 올해 150명 등 최근 3년 연속 세 자릿수에 이를 만큼 크게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가족·사회로부터 소외된 빈곤층 무연고자 수가 날로 확대되고 있음을 말해준다.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예산이 매년 증가하고 사회복지 전달체계 또한 눈에 띄게 개선되는 추세다. 하지만 무연고자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관심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빠르게 제 틀을 갖춰가는 각종 사회복지 정책과 비례해 홈리스 등 고독사에 대한 대책도 이제는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어려운 처지에 놓여 힘들게 생활하는 무연고자 등 사회 소외계층을 적극 지원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좁혀나가는 노력이야말로 선진국을 향해가는 우리 사회의 공동 목표임을 진지하게 되짚어봐야 할 때다.

2019-12-24 06:30:00

[사설] '꼬리' 조국 뒤 '몸통' 밝혀내는 것이 검찰의 책무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때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리 혐의를 확인하고도 청와대 특별감찰반 감찰 조사를 중단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떠나 문재인 정권을 상징하는 조 전 장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집권 후반기를 시작한 문 정권엔 악재 중의 악재다.이 사건은 지난해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민간인 사찰과 감찰 무마 등 비리를 폭로한 김태우 전 특감반원의 고발로 불거졌다. 당시 청와대는 김 전 특감반원을 향해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비위 혐의가 있는 제보자" 등 온갖 비난을 쏟아내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김 전 특감반원이 제기한 유 전 부시장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여기에다 감찰을 중단시킨 조 전 장관에겐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 마당에 청와대가 어떤 변명·궤변을 늘어놓을 것인지 궁금하다.유 전 부시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검찰은 "중대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청와대 특감반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됐거나 확인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 비리를 알면서도 누군가로부터 구명 청탁을 받고 감찰 조사를 중단했을 개연성이 크다.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과 개인적 인연이 거의 없다는 점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비리 혐의자를 구하려 청와대 민정수석을 움직인 '윗선' '몸통'이 누구인가에 국민은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구속영장이 청구된 조 전 장관은 물론 친문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등 이 사건이 정권의 목줄을 죄는 대형 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참회·사과는 하지 않고 검찰권 남용이라며 오히려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나라를 통째 뒤흔드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정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를 겁박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여기에 굴하지 말고 검찰은 '꼬리' 조국 뒤 '몸통'을 밝혀내는 데 전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2019-12-24 06:30:00

[사설] '비례한국당'이 '꼼수'라면 선거법 개정안도 꼼수다

여야 '4+1 협의체'가 추진 중인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에 맞서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만을 목적으로 한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 카드를 들고 나오자 '4+1'이 당혹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개정안으로 기대했던 의석수 증가 효과가 대부분 사라지기 때문이다.더불어민주당이 겉으로는 "해괴한 방식, 괴물, 꼼수"(설훈 의원)라고 격렬히 비판하지만 내부에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한국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버리면 대책이 없다" "우리도 비례민주당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심란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범여권 군소정당이 "폭삭 망하고 위성정당 탓하지 말라" "중도층이 그 같은 꼼수에 동의할 리 없다" 등의 거친 비판을 쏟아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비례한국당'이 정말로 한국당을 '폭망'으로 이끌 것으로 자신한다면 이런 비난을 쏟아낼 필요가 없다. '폭망'하도록 '표정 관리'하며 조용히 지켜보면 된다. 그런 점에서 '4+1'의 거센 비난은 비례한국당 출현에 대한 불안감의 역설적 표현으로 읽을 수 있다.'비례정당'의 창당은 불법이 아니다. 그렇다고 '정상적'이라고 할 수도 없다. '꼼수'라고 비판할 만하다. 그러면 이런 꼼수는 왜 나오고 있나. 바로 '4+1'이 민주당과 한국당 의석을 인위적으로 떼내 군소정당에 몰아주도록 선거법 개정 '야합'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비례한국당'이 꼼수라면 선거법 개정안은 그런 꼼수를 파생시킨 '원조' 꼼수다. 그런 점에서 비례한국당에 대한 '4+1'의 비판은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선거법 개정안은 많은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게 위헌성이다. 개정안은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득표율과 지역구 투표를 '연동'시키는데 이는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구 득표에 따라 배정하지 못하도록 한 헌법재판소 판결에 배치된다. 시간이 문제일 뿐 위헌 결정은 예정돼 있다는 의미다. 감당하기 어려운 정치적 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4+1'은 전적으로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두렵지 않은가.

2019-12-23 06:30:00

[사설] '탈원전 망령' 벗어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하라

원자력정책연대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직권남용으로 형사고발했다. 법에 따라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울진 신한울 3·4호기에 대해 산자부 장관이 "취소됐다"고 한 것은 직권남용이란 것이다. 또 전직 장관 등 과학계 원로들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로 원전 해외 수출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대한민국 법치를 훼손했다는 원자력정책연대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신한울 3·4호기는 전기사업법에 근거해 발전사업허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산자부 장관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보류 상태'라고 밝힌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취소됐다고 공개 발언했다. 법보다 하위인 행정계획에 불과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근거로 건설을 취소한 것은 문제가 있다. 대통령이 탈원전을 공약했다 하더라도 일개 장관이 법에 의해 허가받은 사항을 자기 마음대로 취소한 것은 법치를 무너뜨린 것으로 봐야 한다.과학계 원로들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발표한 것은 탈원전으로 인한 폐해가 산처럼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7천억원을 들여 보수한 경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공정률 30%인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천지 등 신규 원전 건설 4기 백지화, 30~40년 가동 허가를 받은 원전 10기의 수명 연장 금지 등 탈원전 정책을 쏟아냈다. 이 결과 원전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수출 경쟁력 쇠퇴 등 부작용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국가기후환경회의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공론화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청와대는 "지금까지 추진해온 에너지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다"고 반박했다. 국제 흐름과 정면 배치되는 탈원전을 문재인 정권이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유럽 등 선진국은 기후변화 위기를 해소하는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다시 원전을 채택하고 있고, 개발도상국들도 원전 건설을 확대하는 추세다. '국가를 망치는 정책'인 탈원전 망령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하루빨리 벗어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기 바란다.

2019-12-23 06:30:00

[사설] 옛 두류정수장 터에 들어서는 대구시 신청사

대구의 최대 현안 중 하나였던 대구시 신청사 이전 부지로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가 선정되었다. 대구시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청사 건립 예정지 선정을 위한 시민참여단 평가 결과, 1천 점 만점에 648.59점을 획득한 옛 두류정수장 부지를 신청사 이전 부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2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대구시내 8개 구·군에서 성별·나이별로 29명씩 무작위 표집된 시민 232명과 시민단체 관계자 8명, 전문가 10명 등 시민참여단 250명이 합숙·숙의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한 사안이다.대구시 신청사 추진사업은 대구시 성장의 여정과 그 맥을 함께한다. 대구시청의 첫 번째 이전은 1993년 6월 이루어졌다. 현재의 중구 동인동 자리이다. 그러나 광역시 승격과 함께 달성군을 편입하고 인구 250만을 돌파했다. 도시철도 1·2·3호선이 지속적으로 개통되면서 시청사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세분화되고 품격 있는 공공서비스 요구에 부응할 수 없게 되었다.따라서 2005~2006년 처음으로 신청사 건립 추진기획팀을 운영하고 건립 타당성 조사까지 했지만 경제 사정으로 유보되었다. 2009~2010년의 재시도 또한 무산되었다. 2018년 지방선거와 함께 다시 점화된 신청사 건립 추진은 4개 구·군 간의 뜨거운 유치전으로 이어지며, 공론화위원회 운영과 시민참여단의 평가를 통해 옛 두류정수장 터로 결론이 난 것이다.공론화위가 신청사 부지로 최종 선정한 옛 두류정수장 터에는 2025년 청사가 완공될 예정이다. 대구시 청사의 세 번째 보금자리이다. 이제는 모두가 결과에 대승적으로 승복하며 신청사 이전 건립을 통한 대구의 재도약에 힘을 보태야 한다. 그동안 치열했던 경쟁의 후유증을 치유하며 이전지의 환경적·행정적 취약점을 보완해나가는 일도 남은 숙제이다. 그것이 대구시민의 성숙한 민주적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일이다.

2019-12-23 06:30:00

[사설] 대구 대중교통 시책 지속적인 향상을 기대한다

대구시가 전국 161개 시·군을 대상으로 시행한 국토교통부의 대중교통 시책 평가에서 7개 특별·광역시로 구성된 A그룹 최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됐다고 한다. 오랜만에 접하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2년마다 이뤄지고 있는 평가에서 대구시가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 2007년 2위를 차지한 뒤 늘 하위권에 머물렀는데, 이번에 전국 1위로 부상한 것이다.지붕 있는 시내버스 정류장(유개정류장) 설치와 교통사고 감소, 주민 만족도 증대, 교통카드 이용률 등 많은 지표에서 개선을 보인 결과라고 한다. 시민 서비스 향상을 위한 친절 기사 찾기 제도와 서비스 평가 용역, 미세먼지 저감시스템 개발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는 평가이다. 따라서 과거에 비해서는 대구시 교통체계와 시민 교통 의식 수준이 많이 달라졌음이 입증되었다.그러나 아직도 시스템 정밀도가 떨어지거나 비효율적인 교통체계와 시설물이 적지 않을 것이다. 도로 현장이나 교통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유턴이나 좌회전 등의 교통신호는 모처럼 호평을 받고 있는 교통정책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약속대로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절감과 인접 시·군과의 광역교통체계 강화 등 다양한 대중교통 시책의 개선도 기대한다.내년부터는 대구도시철도 전 역사에 '양방향 전기 집진기'를 설치한다는 희소식도 있다. 지상으로 배출되는 공기까지 정화해주는 장치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시스템을 전국의 도시철도로 확산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친환경 시내버스를 대거 도입해 버스 이용 환경도 개선할 계획이다. 출퇴근 시간 혼잡 코스만 순환하는 '다람쥐 버스' 도입도 주목을 끌 것이다.이번의 최우수 평가는 대중교통 이용 환경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각별한 노력의 결과임이 분명하다. 교통정책은 시대의 흐름이나 도시 구조의 변화 등에 순응해야 한다. 혹여 주목을 끌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 사업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대구시의 교통 환경이나 시민들의 욕구에 탄력적으로 부응하며 면밀한 검토를 거쳐 구체적이고 효율성 있는 교통 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2019-12-21 06:30:00

[사설] 신청사, 사명감 갖고 결정하고 결과 승복해야

대구시 신청사 입지를 결정할 대구 '시민참여단' 250명이 20일 동구 팔공산맥섬석유스호스텔에서 합숙에 들어갔다. 이들은 2박 3일간 합숙하며 숙의형 민주주의를 통한 입지 평가를 통해 오랫동안 대구시의 숙원이었던 신청사 입지를 결정하게 된다. 지난 2004년 시작돼 15년을 끌어온 신청사 건립 부지 논란이 이번 주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시민참여단은 후보 지역과의 어떤 인연도 떨쳐버리고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대구시청 신청사 입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시민참여단은 대구시내 8개 구·군별로 무작위 표집한 29명씩 모두 232명, 여기에다 전문가 10명, 시민단체 8명이 더해져 총 25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박 3일간 4개 후보지 현장을 답사하고 상징성·균형발전, 접근성, 토지적합성, 경제성 등 4개 세션, 7개 항목에 대한 토론 후 평가 점수를 매긴다. 이 점수에 과열유치행위에 대한 감점과 항목별 총점에 각각의 가중치를 곱하고 합산해 최고 득점 지역을 대구시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가 신청사 입지로 발표한다.그동안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를 두고서는 기존 시청사가 있는 중구, 구 경북도청 터를 강조한 북구, 옛 두류정수장 유치를 희망하는 달서구와 달성군 화원읍을 내세운 달성군 등 4개 구·군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이들 유치 후보지들은 신청사 유치에 각각 지방자치단체의 미래를 걸었다. 제각각 호의적인 여론 조성을 위해 사활을 걸고 몸부림쳐 온 것이 사실이다.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탈락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후유증도 예상된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가중치와 감점을 적용해 후폭풍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2008년 경북도청 이전 후보지 결정 당시는 11개 지역이 경합을 벌였지만 감점을 적용하지도 않았고 가중치도 적용 전후 순위 변동이 없었기에 더욱 그렇다.평가 및 점수를 매기는 과정에서, 또 감점하고 가중치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이를 최고로 객관화해 공정성 시비를 줄이는 것은 공론화위의 몫이다. 공론화위는 투명하고 깔끔하게 절차를 밟고 그 후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각 지자체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 이번 주말 탈락 지역 지자체장들이 오직 대구 발전을 위해 선정 지역에 박수를 보내는 대승적 자세를 주문한다.

2019-12-21 06:30:00

1972년 9월 17일 개점한 동아백화점이 내년 3월 반세기에 이르는 역사의 막을 내린다. 화성산업 30주년 기념책자 스캔

[사설] 대구 유통업계의 쇠락, 지역 자존심도 무너진다

대구백화점과 함께 지역 유통업계를 선도하던 옛 동아백화점 본점(현 동아아울렛 본점)이 반세기에 이르는 역사의 막을 내린다. 이랜드리테일은 동아아울렛 본점이 영업 부진으로 내년 3월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이곳에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입점 상인들에게도 지난달 말경 이미 폐점 계획을 통보한 상태이다.동아백화점 본점은 1972년 화성산업이 유통 사업에 진출하며 대구시내 동성로 북편에서 문을 열었다. 그 후 대구백화점과 함께 항토 백화점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대구 유통업계를 이끌었다. 대구 시민에게 '대백' '동백'이라는 애칭이 익숙할 정도였다. 그뿐만 아니라 '대구백화점은 월요일 휴무, 동아백화점은 화요일 휴무'라는 뜻의 '대월동화'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시민 생활과 애환을 함께했다.2010년 동아백화점 소유권은 이랜드리테일로 넘어갔다. 화성산업이 백화점 부문을 매각하면서 이랜드그룹 계열사로 운영되어 온 것이다. 하지만 동아아울렛마저 입점 업체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현재 90여 곳만 남아 있는 등 백화점 기능이 약화되어 왔다. 2013년에는 매장 새 단장과 재개점으로 도약을 시도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상권 쇠락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민간제안사업 공모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에는 역시 향토의 유통업체로 7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백화점이 야심 차게 출범시켰던 대백아울렛을 현대백화점에 넘겨주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오랜 역사를 간직한 토종 유통업체의 잇단 쇠락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착잡하다. 지역의 위상 추락과 경제적 하향곡선을 보는 듯해 씁쓸한 기분이다. 대구의 경제를 견인하던 주요 건물마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주거 공간만 늘어나니 산업구조의 건강성에도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 이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대구시의 정책적 대응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이다.

2019-12-20 06:30:00

[사설] 1년 만에 경제장관회의 열어 경제 '자화자찬'한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년 만에 주재한 확대 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가 '2020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2.4%, 취업자 증가 폭 25만 명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정부의 오판(誤判)→잘못된 정책→정책 실패로 인한 경제 위기→국민 고통 가중 악순환이 내년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정부의 장밋빛 전망에 고무된 것인지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노동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고집을 또다시 드러낸 것이다. 일부 긍정적 통계 수치를 내세우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자신감까지 보였다. 전반기 경제정책에 대해 일관성을 지키려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고용의 양과 질 모두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득분배도 나아지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희망도 커졌다" "공정한 시장경제가 안착되고 있다"는 발언도 쏟아냈다.문 대통령 말처럼 정말 우리 경제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기업과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이 경제 회복세를 느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됐는가. 대통령의 '자화자찬' 경제 상황 평가에 억장이 무너지는 국민이 부지기수에 이를 것이다. 경제 위기로 고통을 당하는 국민의 처지와 너무나 동떨어진 문 대통령 발언이 툭하면 나오기에 "대통령은 달나라에 사는가"라는 비판까지 나왔다.올해 우리 경제가 주요국들에 비해 부진한 것은 문 대통령과 정부가 자주 핑계를 대는 외부 요인 탓이 아니라 소득주도성장, 미진한 규제 완화 등 내부 탓이 더 크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과 정부는 경제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민의(民意)에 귀를 꽉 닫은 채 좋은 수치만 골라 정책 성과라며 자랑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날로 커지는 경제 위기 고통에다 사흘이 멀다고 염장을 지르는 대통령·정부의 자화자찬을 국민이 언제까지 참고 들어줘야 하는가.

2019-12-20 06:30:00

[사설] 대구 신청사 입지 평가 가중치, 미리 공개해 불복 시비 없애야

대구 신청사 입지 선정이 22일로 예고된 가운데 최종 후보지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변수가 등장했다. 대구시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가 신청사 유치를 위한 4개 구·군의 과열 경쟁 방지를 위해 이미 내린 최대 30점 감점의 불이익 조치에다 후보지 평가 7개 항목별로 가중치를 적용할 방침이어서다. 특히 항목별 가중치 비율은 평가 마지막 단계에서 공개, 적용되는 만큼 후보지 선정의 공정성 시비가 우려된다.무엇보다 지적할 부분은 가중치의 공정성이다. 공론화위가 현재 마련 중인 가중치는 국토연구원의 전문가 집단 자료를 바탕으로 결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의 제출 자료 분석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항목별 가중치의 편차를 알 수 없지만 과연 7개 항목에 대해 공정하게 했는지, 가중치는 적절한지에 대한 유치 후보지별 입장이 달라 '깜깜이 가중치'에 대한 의문 제기와 불복 시비도 걱정스럽다.또한 7개 평가 항목별 적용 가중치가 전문가 모임의 집단적 지성의 결과로, 공정하고 적절하게 이뤄질 것으로 믿지만 공개 시점은 논란이다. 공론화위는 20일부터 2박 3일 합숙으로 이뤄지는 252명 시민참여단의 22일 평가 점수 산정 이후 가중치를 공개, 적용해 후보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참여단은 항목별 가중치조차 모르고 깜깜이 상태에서 점수를 매길 수밖에 없고, 가중치로 순위 변동에 따른 후보지 결정도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사정이 이러니 벌써부터 후보지 선정 이후 터져 나올 후유증 이야기도 적잖다. 특히 유치 과정에서 빚어진 일로 최대 30점 감점까지 되는 만큼 가중치 적용은 후보지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말하자면 탈락 후보지의 결과 불복 빌미를 줄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신청사 선정은 2004년 이후 15년 걸린 해묵은 과제를 푸는 중대사이다. 아울러 후보지 결정 뒤 갈등 최소화도 과제이다. 가중치를 미리 공개, 참여단이 참조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임을 공론화위는 검토해야 한다.

2019-12-20 06:30:00

[사설] 경북대 총장 선거, 재도약의 전기로 삼아야

경북대학교 총장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김상동 현 총장의 임기가 내년 10월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내년 5월이면 교수회가 총장 임용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6~8월 중에 선거일을 정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르면 내년 6월에 총장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북대 안팎에서는 벌써 하마평이 나돈다.차기 총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사람만 10명이 넘는다고 하니, 이미 물밑 경쟁에 들어간 셈이다. 이번 경북대 총장 선거에 학내외의 각별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우선 8년 만의 직선제 선거인 데다 학생들의 투표 참여 확대 요구가 크기 때문이다. 경북대 총학생회는 "민주적인 총장 선거를 위해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을 확대하라"고 요구한다.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교원, 직원, 학생 간 선거인별 득표 반영 비율 조정부터가 선결 과제로 부상했다. 규정상 선거일이 여름방학 기간이어서 선거일 조율도 논의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가 특히 중요한 것은 경북대가 그동안 누적된 학내 갈등과 도덕적 해이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발하는 전기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경북대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일부 교수들이 논문 공저 등에 자녀의 이름을 올린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한 대학 당국의 부실하고 부적절한 답변과 대응도 질타의 대상이 되었다. 국회의 한국연구재단 연구비 지원 자료 분석에서는 5건에 1억2천여만원 상당의 부정행위가 적발돼 환수 대상이 되었다. 현 총장이 임명되기 전에는 오랜 총장 공석 사태를 겪기도 했다.지역 사회에서 경북대가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은 막중하다. 경북대는 대구경북 지역 최고의 거점대학이자 국립대학으로 7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왔다. 이번 총장 선거 과정이야말로 경북대가 한동안의 궁색하고 초라한 모습에서 탈피해 새롭게 도약하며 과거의 위상을 되찾는 전기가 되어야 한다. 학교 구성원은 물론 졸업생과 시·도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혜를 모아야 하는 까닭이다.

2019-12-19 06:30:00

[사설] 대구 신청사 부지 선정, 252명 참여단은 '대구'만 생각하라

대구시 신청사 입지 결정이 오는 22일 결정되면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15년 해묵은 숙제는 새로운 기약을 하게 된다. 대구 앞날의 지각 변동도 동반할 이번 중대사의 주인공은 바로 252명으로 꾸려진 시민참여단인 만큼, 이들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시민 232명에다 전문가 10명과 시민단체 10명으로 이뤄진 참여단의 손끝에 따라 신청사 유치 후보 4개 구·군은 물론, 대구 미래에도 큰 영향을 주기에 이들에게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먼저 평가를 하는 기준이다. 8개 구·군별로 29명씩 뽑힌 시민 등 252명의 참여단은 자신의 소속과 4개 후보 구·군과의 사적인 각종 인연(因緣)을 떨쳐야 한다. 평가 잣대는 오직 '대구'라는 공동체의 전체 구성원과 그들 앞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 특히 보수적인 대구의 장점도 되지만 되레 치명적 단점으로 꼽히는 각종 연(緣)에 얽매인 결정은 사심(私心)이 개입된,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분명한 오판임을 명심해야 한다.다음은 평가에 임하는 자세이다. 대구시 신청사 운명을 좌우할 참여단 252명은 대구시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가 17일 공개한 7개 평가 항목과 4개 후보지별 평가 자료를 갖고 20일부터 2박 3일 합숙하며 '공부를 할 것'이다. 또 후보지 현장 답사에 심층 심의도 거쳐 상징성, 균형 발전, 접근성(2항목), 토지 적합성(2항목), 경제성의 7개 항목을 평가한다. 모두들 중대 사안에 걸맞게 수능을 치르듯 신중히,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아울러 공론화위는 22일 합숙 마지막 날 평가 점수 산정을 거쳐 신청사 후보지 결정이 발표되는 순간까지 어떠한 공정성 시비의 빌미도 주지 않도록 언행을 조심하고 투명한 업무 처리가 이뤄지도록 긴장할 필요가 있다. 또한 4곳의 후보 구·군 역시 이날의 역사적인 결과에 승복하고, 치열했던 경쟁을 뒤로하고 선정된 후보지에는 아낌 없는 축하를 보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날이 대구 앞날을 위한 새 출발점이 될 수 있게 말이다.

2019-12-19 06:30:00

[사설] 대통령은 그대로인데 새 총리가 무슨 수로 경제를 살리나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국무총리에 지명하고 당사자가 이를 수락했다. 입법부의 수장이 행정부의 수장 밑으로 들어가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인 삼권분립 정신을 훼손한 큰 오점으로 우리 헌정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문 대통령의 지명도 문제지만 수락한 정 후보자의 처신은 더 큰 문제다.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허물고 희화화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정 후보자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정상적인 삼권분립을 위해 대통령 권력이 분산돼야 한다'고 해왔다. '총리설'이 나왔을 때는 "국회의장 출신이 어떻게 총리직을 맡느냐"고 했다. 이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면 지명을 거절해야 했다. 하지만 지명되자 "국민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그런 것(국회의장)은 따지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딴소리를 한다. 자리 욕심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정 후보자를 기용해 경제를 살리고 국민 통합을 이룬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도 난센스다. 정 후보자는 쌍용그룹에서 상무까지 지냈고 노무현 정부 때 산업자원부장관을 역임했다. 이 정도 경력을 가진 인사는 널렸다. 정 후보자가 특별하다고 할 것도 없다. 설사 정 후보자가 이런 평범함을 뛰어넘는 '내공'을 지녔다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바로 경제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한 정 후보자가 '내공'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경제부총리가 있는데 총리가 경제 문제에 얼마나 힘을 쓸 수 있을지부터 의문이지만, 국민경제를 파탄으로 모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틀 내에서는 정 후보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란 얘기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소득주도성장에 집착한다.'국민 통합'도 마찬가지다. 지금 나라는 해방 후의 좌우 대결 못지 않은 '심리적 내전' 상태에 있다. 그렇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문 대통령이 아닌가. 대통령이 '진영 논리'에 갇혀 있는데 어떻게 총리 한 사람이 국민 통합을 이룬다는 것인가. '경제 소생'도 '국민 통합'도 문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모두 '헛소리'일 뿐이다.

2019-12-19 06:30:00

[사설] 민의 버리고 정당 이익만 챙긴 선거법 개정안 그만 접어라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군소정당이 선거법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선거법을 선거제도 선진화라는 근본 가치가 아니라 '의석 나눠 먹기'에 '연동'하는 것이니 당연한 결과다.지난 4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발의한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 연동률 50%' 안에 민주당은 전적으로 호응했다. 그 대가로 공수처법 통과에 정의당 등 군소정당의 협조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국회 본회의 상정 시도에 임박해 민주당이 원안의 수정을 들고나왔다. 원안이 지역구를 과도하게 축소해 당내 지역구 의원들의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민주당의 반란표로 개정안 통과가 불투명해진다. 게다가 '연동'으로 배분되는 비례대표는 한 석도 못 건지는 등 전체 의석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큰 부담이었다.그래서 내놓은 것이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 25~30석만 연동률 적용'이다. 이 경우 군소정당의 의석수는 원안으로 기대했던 수준에 크게 미달한다. 특히 20석 이상을 얻어 원내교섭단체가 된다는 정의당의 꿈은 물거품이 된다. 군소정당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했다.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원안'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심 대표는 "개혁을 원하는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국민의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저질 코미디이다. 심 대표의 말 대로라면 심 대표 스스로 '국민에 대한 협박'을 발의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코미디는 이것만이 아니다. '비례대표 30석만 연동률 적용'을 21대 총선으로 국한하면 수용할 수 있다는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의 수정 제안이다. 선거법을 '누더기'를 넘어 '괴물'로 만들겠다는 소리나 다름없다.선거법 개정안은 비례대표 투표를 지역구 투표에 '연동'시킨다. 연동률이 높든 낮든 '연동'은 그 자체로 심각한 위헌 소지를 안고 있다. 민주당과 군소정당이 앞으로 어떤 합의에 이르든 위헌적 법률로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절대 안 될 소리다. 당장 폐기해야 한다.

2019-12-18 06:30:00

[사설] 총선 겨냥해 복지 명분으로 현금 퍼붓는 정권의 민낯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정부지방자치단체로부터 현금 복지 지원을 받는 가구가 급증한 반면 근로소득이 있는 가구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현금 복지 지원을 받는 가구는 843만9천718가구로 전체의 45.1%에 달했다. 2017년 35.7%에서 2년 만에 10%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반면 올 3분기 근로소득이 있는 가구 비율은 68.7%로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와 같았다. 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현금 복지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빈곤층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에서 필수적이지만 그 재원이 세금으로 마련되기에 현금 복지가 늘어날수록 국민의 조세 부담도 커진다. 이 때문에 현금 복지의 방법과 시기, 증가 속도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그러나 문 정부 들어 정부는 물론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까지 가세해 현금 복지정책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2014년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복지예산이 내년엔 1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국민이 뒷감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정권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현금 복지를 남발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문 정부가 들어서면서 현금 복지 급증은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각종 복지사업의 신설, 확대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이를 두고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석이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 의존 계층을 2천만 명만 만들면 정권 재창출도 문제없다고 보는 것 같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좌파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나라가 거덜 난 남미 여러 나라를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있다.일단 확대한 복지는 중독성이 강하고 반발이 심해 되돌리기 어렵다. 그 뒷감당은 오로지 국민이 질 수밖에 없다. 국민이 근로소득이 아닌 정부가 주는 돈에 매달려 살아가는 나라는 정상이 아니다. 현금 복지 대신 질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게 최선의 길이다. 표 계산을 하면서 국민 혈세를 퍼붓는 정권의 저의(底意)를 국민이 간파해야 한다.

2019-12-18 06:30:00

[사설] 대구시는 '경상여고 악취' 원인 규명과 대책 명확히 하라

지난 9월 발생한 대구 경상여고 악취 사고 원인을 놓고 합동조사단 내부에서 이견이 노출되면서 진상 규명 작업이 석달 넘게 횡보 중이다. 조사에 참여한 대구안전생활실천연합은 16일 "학교 과학실 화학 약품의 부실 관리가 악취 사고의 주 원인"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합동조사단의 교수들과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은 "인근 공단 등 외부 요인이 더 크다"며 신중한 입장이다.안실련의 주장대로 학교 내 특정 장소에서만 악취가 발생한 점, 인근 주민의 영향이 없었다는 점 등은 내부 요인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사고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 원인이 무엇인지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 만약 과학실의 부실한 관리가 부른 사고라면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학교 실험실 화학약품을 보다 철저히 관리할 경우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그렇지만 외부 요인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근 공단의 오염원에 대해 심층 조사한 뒤 후속 조치에 나서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합동조사단은 "과학실 요인은 이번 사고에서 부분적이라며 조만간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악취 사고만 있고 원인도 모른 채 빈손으로 끝난 이전 조사와 달리 대구시가 신중히 결론을 내고 이를 시민 앞에 내놓겠다니 일단 시민의 기대는 크다.다만 대구시가 지난해 12월 서울시립대가 제출한 '7개 도심산단 공해(악취) 해결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관련 대책을 충실히 세웠다면 경상여고 사고 등 3공단 지역의 각종 환경 안전사고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었다는 점을 재차 상기시키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합동조사단이 내부 요인보다는 학교 외부 요인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데 따른 진단이다. 이번만큼은 대구시가 책임 의식을 갖고 악취 사고에 대해 분명히 결론을 내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그동안 큰 인명 피해 없이 넘어갔다고 또 그럴 것이라는 보장이 전혀 없어서다.

2019-12-18 06:30:00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