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백선엽 장군 ‘친일파’ 공개 낙인, 정치적 폭력일 뿐

[사설] 백선엽 장군 ‘친일파’ 공개 낙인, 정치적 폭력일 뿐

국가보훈처가 고(故) 백선엽 장군이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바로 다음 날인 16일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자 정보 비고란에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명시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근거가 지극히 불명확하고 그래서 더없이 편파적인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일방적 '친일파 몰이'이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없는, 권력에 의한 역사의 자의적 해석과 독점이다.보훈처의 낙인찍기 근거는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자 진상규명위원회'의 결정이다. 유일한 근거는 백 장군이 "항일세력을 무력 탄압하는 조선인 특수부대인 간도특설대의 장교"로 복무했다는 사실뿐이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라는 구체적인 사실은 적시하지 못했다.그럴 수밖에 없다. 백 장군이 부임한 1943년 만주에는 독립군이 없었다. 일본군의 토벌에 쫓겨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게 정설이다. 백 장군도 생전에 "간도특설대의 박격포 지원 후방 소대장으로 주력부대가 아닌 단순한 경비 업무만 수행했을 뿐"이라고 회고했다. 이를 뒤집으려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런 것은 하나도 없었다.사실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기준 자체부터 자의적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일파가 된 이유다, 당초에는 영관급 이상으로 정했다가 위관급으로 넓혔다. 박 전 대통령을 친일파로 만들려는 것 말고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해방 당시 박 전 대통령의 계급은 일본군 중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 장군과 똑같이 박 전 대통령이 일본군 하급 장교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반민족행위를 했는지는 제시하지 못했다.그런 점에서 박 전 대통령과 똑같이 백 장군을 친일파로 낙인찍는 것은 스스로 외눈박이가 된 자들의 정치적 폭력이다. 폭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 같다. 보훈처는 이미 현충원 안장 장성 11명에게 '친일파' 딱지를 붙였다. 그리고 여당은 '친일파'를 현충원에서 뽑아내는 '파묘법'을 발의했다. 눈 뜨고는 못 볼 광경을 보게 해주겠다는 소리다.

2020-07-20 06:30:00

[사설] 1천300만 식수원, 낙동강 오염 막아야 한다

낙동강 안동댐 상류의 중금속 농도가 짙은 것은 물론, 일부 중금속의 토양오염이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봉화 영풍 석포제련소 하류 수질과 어류 등에서 중금속 농도가 상류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이는 안동댐 상류 제련소나 폐금속 광산의 영향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과 관리가 시급함을 말해주고 있다.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1천300만 영남인들의 안전한 물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런 오염 방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셈이다.16일 한국수자원공사가 연 '낙동강 물환경관리 방안'을 위한 대토론회에 소개된 김영훈 안동대 교수의 '안동댐 상류 오염원 및 오염 현황'은 낙동강 상류 오염 실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52곳의 휴·폐광산을 포함한 55군데 금속 광산이 있는 낙동강 상류 18곳 폐금속 광산의 비소 토양오염률은 72.2%로 전국 평균인 40.4%를 크게 웃돌았다. 또 이들 18곳 가운데 14곳은 중금속 오염 우려지역으로 분석됐는데, 비소 외에도 카드뮴과 아연 등의 수치가 높아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특히 영풍 석포제련소 주변 중금속 농도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제련소 상류와 달리 하류에서 검출된 중금속은 확연했다.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4차례 수질 조사 결과, 카드뮴은 상류가 0.20㎍/ℓ인 반면 하류에서는 5.56㎍/ℓ나 됐다. 아연 역시 상류는 26㎍/ℓ였으나 하류는 171㎍/ℓ로 확인됐으니 제련소를 두고 낙동강 수질이 중금속으로 나빠진 것은 분명하다. 4차례 조사 결과인 만큼 제련소 하류의 수질 악화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신호이다.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낙동강 상류 토양오염 정도와 제련소 하류 중금속오염은 낙동강물을 마시는 1천300만 영남인의 먹는 물을 지키기 위해 결코 그냥 둘 수 없는 현안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번에 밝혀진 중금속오염은 단기 처방만으로는 풀 수 없는 난제임이 틀림없다. 게다가 이런 중금속오염을 방치하면 더 퍼질 우려가 있다는 진단인 만큼 서둘러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휴·폐광산과 제련소를 오염원으로 할 가능성이 있는 요소를 찾아 막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오염된 토양과 수질을 정화하는 등 단계적인 대책의 차질 없는 이행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2020-07-18 06:30:00

[사설] 도 넘은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2차 가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에 대한 2차 가해와 막말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일부 친여 성향 지지자들이 시작한 피해 여성 조롱 퍼레이드가 검사, 방송 진행자, 정치인 등의 가세로 브레이크 풀린 양상이다. 발언 내용을 봐도 표현의 자유라 말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인 데다, 성추문 사건마저 진영 논리로 접근해 여론전을 편다는 저의가 의심된다는 점에서 개탄스럽기 그지없다.최근 이동형 YTN 라디오 진행자는 유튜브 방송에서 "피고소인은 인생이 끝났는데 숨어서 뭐하는 것인가"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서울시가 만든 케이블 채널 TBS의 박지희 프리랜서 아나운서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4년 동안 뭐하다가 이제 와서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 너무 궁금하다"며 피해 여성을 비난했다. 두 사람은 팟캐스트와 유튜브에 함께 출연하며 친여 성향의 논리를 설파해왔고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공중파에까지 진출했다.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는 "서울시장과 팔짱 끼고 사진 찍었으니 나도 성추행범이다. 자수하겠다"라는 글을 SNS에 포스팅하면서 "박원순이 성범죄자면 비서와 결혼한 빌 게이츠도 성범죄자"라고 비꼬았다. 박 전 시장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순신 장군도 관노(官奴)와 잠자리를 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여론 뭇매를 맞았다.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금도는 엄연히 있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신 공격과 조롱 등 2차 가해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기본적 사회규범이고 상식이다. 미래통합당 정원석 비대위원이 공식 회의에서 박 전 시장 사건을 '섹스 스캔들'로 표현한 것도 몰상식하기 짝이 없다. 박 전 시장은 물론이고 피해 여성의 명예마저 심각히 훼손하는 발언이라서 그렇다.피해 여성에 대한 2차 가해는 또 다른 폭력이다. 사건을 정쟁화시켜 여론전을 펼 심산으로 그랬다면 하루빨리 꿈에서 깨어나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은 진상을 규명해야 할 때다.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은 불행한 일이지만 사건의 실체를 유야무야 덮는 이유일 수 없다. 특히 A씨가 경찰에 고소장을 넣은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어떻게 흘러 들어갔는지, 여기에 권력이 개입돼 있는지 여부 등은 박 전 시장에 대한 공소권 없음과 별개로 철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

2020-07-18 06:30:00

[야고부] 지속 가능한 식습관

[야고부] 지속 가능한 식습관

'루저'(Loser)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다. 재산이나 학력, 신체 조건 등이 사회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남자 키를 예로 든다면 한국 여성이 보는 루저의 기준은 180㎝이다. 이를 밑도는 남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농담도 돌았다.징병검사 대상자 평균 키 통계를 보면 180㎝ 이상은 10% 정도다. 170㎝ 이하가 무려 30%다. 매년 30여만 명의 대상자 평균 키를 봐도 173~174㎝를 오락가락한다. 2009년과 2011년의 평균 173.9㎝는 역대 최고치로 아시아권에서 가장 큰 편이다. 유전자 영향에다 식성, 좋은 영양 상태가 그 배경이다.구한말 조선인 식성에 대한 기록과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방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밥심'과 '대식'(大食) 습관에 대한 것이다. 샤를 달레 신부는 "조선 사람의 가장 큰 결점은 대식이다. 식탐은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는다"고 지적할 정도였다.'조선의 생태환경사'를 쓴 교원대 김동진 교수는 "소고기가 뇌물로 널리 쓰였다는 기록을 볼 때 조선시대 고기 소비량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1천600만 명 인구에 소 사육량이 100만 마리로 현재 5천만 인구에 약 330만 마리와 맞먹는 수준이다. 조선시대 소고기 소비량을 넘어선 때가 1995년이라는 사실도 놀랍다.전 세계 인구가 현재 한국인이 먹는 음식량 수준을 감당하려면 2050년에 지구가 몇 개 더 있어야 한다는 추정이 나왔다. 노르웨이 한 비영리단체가 최근 펴낸 '미래를 위한 식습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의 음식 소비 수준을 기준해 77억 명이 먹을 음식을 생산하려면 2050년에 지구가 2.3개 필요하다는 것이다.미국이나 프랑스, 독일처럼 음식을 소비하면 각각 5.55개와 5.02개, 3.36개의 지구가 더 있어야 한다. 주요 20개국 중 1인당 음식 소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나라는 인도(0.8개)와 인도네시아(0.9개)뿐이다. 중국은 1.77개, 일본은 1.86개였다. 한국도 G20 전체에서 평균치 이하의 음식 소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절제된 음식 소비가 필요한 때다.

2020-07-18 06:30:00

[사설] 봉화 환경미화원의 죽음 논란, 억울함 없도록 진상 밝혀야

경북 봉화군의 한 환경업체에서 15년간 일하던 환경미화원(51)이 퇴직 뒤 5일 만에 뇌출혈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유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고 한다. 특히 50대 초반의 나이로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았는데 유족 주장 가운데 직장 내 차별 등과 같은 부분이 있어 진상 규명이 요구된다. 근로자는 물론 유족의 억울함이 없도록 노동부나 경찰 등이 나서 밝힐 일이 여럿이다.청와대 게시판 청원 내용과 유족 주장을 보면, 먼저 살필 부분은 숨진 근로자가 회사 내에서 상사의 폭언이나 소위 괴롭힘에 의한 '왕따' 행위, 과중한 업무, 임금 차별 등으로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이다. 이는 당국의 조사로 반드시 밝혀야 한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시행한 터여서 혹시 회사 내에서의 환경미화원에 대한 폭언과 반말, 인격 모독 등에 따른 괴롭힘이 있었는지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또한 과중한 업무와 임금 차별에 대한 주장 부분도 따져볼 만하다. 회사에서 작성한 근무 일지와 임금 지급 내역서에서 나온 것처럼 숨진 환경미화원이 다른 미화원보다 넓은 지역을 홀로 맡아 일을 하면서도 임금은 적게 받았다는 내용은 그냥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닌 듯하다. 이는 다른 환경미화원과의 차별로 볼 수 있는 부분으로, 이런 회사 측의 조치 배경에 다른 의도는 없었는지, 이 같은 일이 부당한 행위는 아닌지를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물론 회사에서도 임금 협약서 등 그 나름대로 관련 규정에 맞게 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전직 근로자가 죽음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만큼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은 소홀히 다룰 일이 아니다. 숨진 근로자가 가입했던 한 노동단체의 주장처럼 과연 노동 탄압에 의한 죽음인지 여부의 논란 역시 노동부나 경찰이 나서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하지 않는 이상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관계 당국의 조속한 규명 활동이 우선이다.

2020-07-17 06:30:00

[사설] 지지층만 보고 가면 文 대통령도 결국 실패한 대통령 될 것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작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수준으로 추락했다. 리얼미터가 13∼15일 전국 유권자 1천51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전주보다 4.6%포인트 하락한 44.1%로 나타났다.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2주 차 41.4%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부정 평가는 5.2%포인트 오른 51.7%로 긍정 평가를 크게 앞질렀다.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역시 전주 대비 4.3%포인트 하락한 35.4%로 지난해 10월 2주 차(35.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폭락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악재(惡材)들이 겹쳤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실패에 따른 반발 확산,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지지율을 끌어내렸다.더 깊이 천착하면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추락의 근본 원인은 '강성 친문' 등 지지층만 바라보고 가는 국정 운영에서 찾을 수 있다. 6·25전쟁에서 나라를 구한 백선엽 장군에 대해 문 대통령이 조문하지 않은 등 문 정권은 지나칠 정도로 '홀대'했다. 백 장군을 친일로 엮어 공격한 지지층의 눈치를 살핀 탓이다. 반면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사과하지 않았고 민주당은 미화에 열을 올렸다. 백 장군에 대해서는 공(功)을 인정하지 않고 과(過)만 들추고, 박 전 시장에 대해서는 과는 덮고 공만 부각시켰다. 국민 모두를 포용하지 않고 지지층만 안으려는 데서 나온 행태들이다.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집권 이후 지금까지 문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아닌 지지 진영의 보스와 같은 언행을 해왔다. 오죽하면 '국민만 보고 간다'는 다짐은 지지자만 보고 가겠다는 말이란 비판까지 나오겠나. 지지층만 보고 가서는 문 대통령도 정권도 성공할 수 없다. 국민 모두의 지지·성원을 받는 '통합 대통령'으로 거듭나기 위한 문 대통령의 결단과 변화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20-07-17 06:30:00

[사설] 예산 줄줄 새는 대구경북 지자체의 민간 위탁 사업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대구경북 11개 시·군·구를 감사한 감사원은 34건의 법규 위반과 부당한 업무 처리를 적발했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는 이들 기초자치단체의 민간 위탁 관리 실태가 허술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지방자치 이후 계속 확대된 민간 위탁 추세와 함께 관리 허술과 규정 위반에 따른 세금 낭비는 물론 피해도 적잖게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적 사항에 대한 책임 추궁과 자체 감사 및 경북도의 감시 강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게 됐다.무엇보다 민간 위탁 업무 가운데 이번 감사에서 적발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과 음식폐기물 관련 위반은 재발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문제점 해결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산시 등 9개 지자체가 법에 어긋나게 수의계약을 한 경우는 의혹을 살 만한 만큼 반드시 규명이 필요하다. 또한 감사원이 관련 조례에 따라 생활폐기물 업무를 입찰 처리하지 않고 계약 기간을 연장한 지자체에 대해서도 진상을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또 대구시 달서구가 음식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비용이 싼 공공시설을 두고 굳이 비싼 민간 처리시설을 이용함으로써 예산을 절감할 기회를 잃은 사례도 이유를 따져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는 환경미화원에게 줘야 할 임금이 최대 40%나 적게 지급된 일이 적발됐는데, 당국이 우선으로 처리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마땅히 줄 임금을 제대로 지급도 않은 업체에 어떠한 제재도 가할 수 없는 계약 규정을 그냥 둘 수는 없다.이번 감사에서는 또한 30억원 넘는 돈을 들여 지었으나 1년 8개월 이상 방치된 영천의 시설도 적발되는 등 민간 위탁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는 지자체 감사 기능이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나 다름없다. 또한 경북도의 감사 능력에 대해서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기회에 세금 낭비를 막고 아울러 미리 비리 의혹을 살 만한 여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기초자치단체 및 경북도의 감사·감시 강화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2020-07-16 06:30:00

[사설] 포항지진 촉발 증거인멸 논란 빚는 지열발전소 시설 해체

2017년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의 시추 작업이 촉발시켰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결론이다. 그런데 문제의 지열발전소 시추기가 해체돼 외국으로 반출된다고 한다. 포항지진 발생 책임 공방과 배상 문제 등이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지진 발생 원인의 핵심 증거물이자 연구 대상물로서 가치가 충분한 시추기가 외국에 헐값에 반출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외국인 기술자가 포항지열발전소 시추기 해체 작업을 위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지열발전소 운영사였던 넥스지오가 경영난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하자 담보권을 가진 신한캐피탈이 시추기를 인도네시아 업체에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법적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매각된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하지만,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시추기가 외국으로 반출되면 증거도 함께 사라진다. 2019년 3월 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이 촉발했다"고 공식적으로 결론 냈기에 향후 법적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서라도 시추기는 증거물로 보전돼야 마땅하다. 포항지진으로 수능마저 연기될 정도로 온 나라가 난리였는데 시추기 해외 매각을 통해 신한캐피탈이 받는 대금이 고작 19억원이라는 점은 말문마저 막히게 한다. 도입가가 96억원이고 이 가운데 70%가 정부 예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요 증거물을 고철값에 외국에 넘기는 것과 마찬가지다.포항지진 특별법에는 진상 조사를 위한 물품과 자료의 보관 규정이 있다. 이를 근거로 포항시는 진상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시추기 철거를 보류해 달라고 정부와 신한캐피탈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래서는 포항지진 원인의 증거를 인멸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공식적 사과도, 손해 배상도 않고 있는 정부가 포항 지진 흔적 지우기마저 모르쇠하는 것은 너무나 유감스럽다. 체결된 매각 계약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해체 시기만이라도 진상 조사가 완료될 때로 미루는 게 당연하다.

2020-07-16 06:30:00

[사설] 철인3종협회의 그릇된 인식과 대응이 부른 ‘최숙현’ 비극

고 최숙현 선수의 죽음 뒤에는 철인3종협회의 안이한 상황 인식과 협회 운영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회는 지난 2월 초순 최 선수의 진정서를 접수하고도 이어 열린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지 않고 도쿄올림픽 출전 등 특정 선수의 성적에만 매달린 사실이 내부자 폭로와 총회 회의록을 통해 밝혀졌다. 결국 큰 대회 성적만 바라보는 고질적인 엘리트 체육의 병폐와 선수 인권을 도외시하는 협회의 그릇된 판단이 비극을 낳은 것이다.이번 사건은 최 선수에게 가혹 행위를 일삼은 감독과 운동보조사, 동료 선수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책임을 통감해야 할 주체는 바로 협회 집행부다. 대의원총회에 앞서 진정서 접수 등 최 선수 사안이 이미 불거졌다. 그런데도 올림픽 이후로 조사와 징계를 미루자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우세했다는 것이다. 특히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팀 동료 선수의 도쿄올림픽 출전이 이 문제로 차질을 빚을 것을 의식해 협회가 조사와 관련자 징계 등 조치를 미뤘다"는 의혹이 내부자 입을 통해 외부로 흘러나왔다.만약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협회가 특정 선수의 성적을 위해 다른 선수에게 가해진 집단 괴롭힘 등 인권 침해 사실을 공론화하지 않고 묵살했다는 뜻이다. 문제점을 협회가 알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사실상 방조했고 마침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부른 것이다.무엇보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은 협회가 가해 당사자인 감독의 "문제없다"는 말만 믿고 사안을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박석원 협회장은 얼마 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이러니 선수 인권보다 특정 선수와 지도자의 사기 진작이나 포상금 문제가 더 중시되는 등 앞뒤가 뒤바뀌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대한체육회 차원의 진상 조사와 협회에 대한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 성적과 선후배 위계 질서에 매몰된 체육계의 잘못된 풍토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엄한 사후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2020-07-16 06:30:00

[사설] 중앙선 경북 구간 열차 차별 운행, 균형발전 위해 재고하라

한국철도공사가 서울~부산을 잇는 중앙선(청량리~부전역) 철도의 중장기 노선별 열차 운행 계획과 관련, 차별적 열차 운행 방침을 세워 논란이다. 철도공사는 2022년부터 일반 고속열차를 청량리~충북 제천만 하루 20회 투입기로 했다. 청량리~경북 영주는 1만5천원 운임 일반 열차를 2023년부터 일일 4회로 크게 줄이고, 대신 2021년부터 운임 2만3천원 하는 열차를 일일 26회 투입기로 했으니 경북 홀대론과 함께 주민 반발을 살 만하게 됐다.중앙선은 말하자면 경부선과 함께 서울~부산을 잇는, 우리 국토를 세로로 관통하는 종관(縱貫) 철도이다. 특히 중앙선은 산업화 시절, 석탄과 임산물 등을 수송하면서 경부선에 이어 제2의 철도 동맥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시대 흐름과 함께 옛 기능이 줄어들면서 승객 감소와 수송량 변화로 옛날의 모습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영주 등을 비롯한 경북 북부 지역 주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그러나 철도공사는 지난 2000년대 경영 개선 명목으로 중앙선 청량리~부전역 운행 열차를 값싼 서민용 통일호는 없애고 더 비싼 무궁화호를 달리게 한 것처럼 이번에도 같은 방식을 도입한 셈이다. 영주까지 1만5천원이면 타던 일반 고속열차를 제천까지만 운행하고, 대신 무려 8천원(53%)이나 비싼 2만3천원 운임의 열차를 타거나 대폭 감축된 1만5천원 열차를 타는 기다림의 고통을 강요한 것과 같다. 경북 지역 홀대론과 함께 주민 반발은 마땅하다.철도공사 입장도 이해되지만 국토의 균형발전과 철도의 공공성을 고려하면 경북 북부 지역민의 불편과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또 이번 결정이 과연 타당한 근거로 이뤄진 것인지도 의문스럽다. 특히 경북 북부 지역은 안동과 예천을 중심으로 경북도청 신도시 기반이 조성되는 등 과거와는 다른 환경이다. 따라서 국토의 내륙에 고립된 경북 북부 지역 주민들의 불편 해소와 농촌 지역 교통 복지라는 측면에서라도 이번 계획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

2020-07-15 06:30:00

[사설] 포항 송도해수욕장 복원용 모래 밀반출, 철저히 수사해야

해수욕장 백사장을 복원하는 데 사용돼야 할 모래가 업자에 의해 몰래 빼돌려져 불법 거래된 사실이 확인됐다. 포항시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벌이는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모래를 업자가 빼돌려 골재 시장에 팔아넘겼는데도 시 당국은 까맣게 몰랐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포항시가 이를 뒤늦게 파악하고 공사 중단 등 조치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이런 뒷북 행정도 없다.빼돌려진 모래는 포항 송도해수욕장 백사장 복원용이다. 포항시는 1970, 80년대까지만 해도 동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1983년 태풍으로 모래가 완전히 유실돼 2007년에 기능을 상실한 송도해수욕장의 백사장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2012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186억원을 들여 수중 방파제 3곳을 설치한 데 이어, 올 연말까지 모래 15만t을 쏟아붓는 방법으로 송도해수욕장 백사장을 복원하기로 했다.포항시는 포항 북구청 신청사 및 청소년 문화의 집 건립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모래를 백사장 복원에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정작 업자는 현장에서 발생한 모래를 불법 반출해 부산 지역 골재 시장에 팔아넘겼다. 그 양만 해도 25t 덤프트럭 300대 분량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포항시는 백사장 복원에 공공시설 공사 현장 모래를 활용함으로써 10억원의 예산을 아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업자가 부당이득을 취하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여기에는 불법을 저지른 업체에 형사적·민사적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포항시도 자유롭다 할 수 없다. 공공시설 공사 현장에서 모래가 몰래 빼돌려지는 등 '대동강 물' 팔아먹는 격의 불법행위가 벌어진 만큼 포항시는 감리단에 책임을 떠넘기고 뒤로 빠져서 안 된다. 경찰은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하고 업자가 불법으로 취득한 이익에 대해서는 의당 환수 조치를 해야 한다. 또한 모래 불법 유출 사례는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하니 이참에 재발 방지책도 세워야 한다.

2020-07-15 06:30:00

[사설] 반드시 규명해야 할 박원순 피소 사실 유출 의혹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앞서 전직 비서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사실이 박 전 시장 측에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고소와 동시에 피고소인(박 전 시장)에게 모종의 경로로 수사 상황이 전달됐다"며 "서울시장의 직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도 증거인멸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을 목도했다"고 주장했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문제다. 박 전 시장에게 증거인멸 시간을 벌게 해 주는 것에 머물지 않는, 국가 공권력의 사유화이다.서울지방경찰청은 공식 보고 절차에 따라 고소 접수 당일 오후 경찰청에 전달했고 경찰청은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구두 보고했다. 대통령령인 청와대 비서실 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랐다는 것이다.그리고 다음 날인 9일 박 전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 관계자들과 대책 회의도 했다고 한다. 박 전 시장이 고소 사실을 미리 알았다는 추론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이 추론이 맞는다면 어떤 경로로 박 전 시장이 고소 사실을 알게 됐는지 규명돼야 한다.이와 관련해 경찰청과 청와대 모두 유출을 부인한다. 경찰청과 서울시청은 같은 보고 라인에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찰청에서 새어 나갔을 가능성은 일단 낮아 보인다. 하지만 예단할 수 없다. 고소 사건 관련 업무에 관계된 서울경찰청 또는 경찰청 내 누군가가 개인적으로 박 전 시장에 전했을 가능성도 있다.이것도 아니라면, 피해 여성 측이 박 전 시장 측에 고소 사실을 전한 적은 일절 없다고 확인한 만큼 남은 것은 청와대다. 그래서 청와대가 박 전 시장에게 직접 전했거나 여권을 거쳐 박 전 시장에게 유출됐을 것이라는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 여러 가능성 중 어떤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경찰청이든 청와대든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만 조사해도 진실은 금방 드러날 수 있다.

2020-07-15 06:30:00

[사설] 집중호우에 대규모 피해 없도록 적극 대비해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13일부터 대구경북에 강한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침수·강풍 피해가 우려된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14일까지 지역별 최대 강수량이 200㎜에 이를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특히 경북 동해안 지역은 강풍 예비 특보까지 내려져 시설물 관리 등에 당국과 시민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때다.이번 장맛비가 우리에게 큰 경계심을 요구하는 이유는 그동안 한반도 남쪽에 머물러 있던 장마전선이 북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전선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묶여 있던 중국 남부와 일본 규슈 지방은 근 한 달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홍수 피해가 심각한 중국의 경우 안후이·후난성 등 27개 성에서 141명이 사망하고 모두 3천8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직접적인 경제손실만도 14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일본도 구마모토현 등에 폭우 피해가 막대해 모두 85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다행하게도 기상청은 "이번 주초 우리나라 쪽으로 장마전선이 북상하더라도 장기간 폭우가 쏟아진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마전선이 한 지역에 정체돼 집중호우를 뿌리기보다 움직임이 크고 강수량도 지역별로 분산될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부분 침수 피해 가능성은 있지만 그 규모 또한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관측이다.대규모 피해 가능성은 낮다 하더라도 기상 상황이 언제 갑자기 바뀔지 예측하기 힘든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14일 오후까지 남부 지방에 시간당 30㎜ 안팎의 호우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는 만큼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재산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비가 있어야 한다. 이상기온 탓에 올 들어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는 홍수나 가뭄의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예상하지 못하는 재해에 바짝 긴장하고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저지대 및 농경지 침수 피해와 산사태, 축대 붕괴 등 재해 발생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20-07-14 06:30:00

[사설] 미국도 백선엽 장군 추모하는데 문 정부는 왜 말이 없나

지난 10일 영면(永眠)한 백선엽 예비역 대장에 대해 미국에서 존경과 추모의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NSC)는 12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국은 1950년대 공산주의 침략을 격퇴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백선엽과 영웅들 덕분에 오늘날 번영한 민주공화국이 됐다"며 "그의 유산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역대 한미 연합사령관들도 이에 동참했다. "미국 독립전쟁을 이끈 조지 워싱턴과 같은 한국군의 아버지"(버웰 벨),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보에 전념한 매우 헌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제임스 셔먼), "백 장군의 사망은 한미 동맹에 깊은 손실"(빈센트 브룩스), "영웅이자 애국자"(존 틸럴리) 등 하나같이 존경과 감사의 헌사(獻辭)를 전했다. 이에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 사령관은 성명을 통해 "백 장군은 영웅이자 국보"라고 추모했다.마치 백 장군이 미국의 전쟁 영웅인 듯 착각하게 할 정도다. 백 장군의 영면을 대하는 문재인 정권의 태도는 정반대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백 장군이 별세한 뒤 지금까지 어떤 추모 성명이나 논평도 내지 않았다. 백 장군과 그의 공적을 폄훼하려는 의도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로 내세우는 것이 백 장군의 이른바 '친일 행적'이다. 민주당은 "백 장군이 4성 장군으로 한국전쟁 때 공을 세운 것은 맞으나 친일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고 했다. 백 장군이 1943년 일본군 특수부대인 간도특설대에 복무한 사실을 가리킨 것이다.그러나 당시 간도에는 항일 독립군이 일본군의 토벌에 밀려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고 없었다는 것이 백 장군의 주장이었다. 독립군과 전투 행위는 없었다는 것이다.백 장군을 '친일파'로 몰려면 이를 반박할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런 적은 없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도 용렬(庸劣)한 후손에게 '친일파'로 매도당하는 백 장군의 가시는 길이 참으로 슬프다.

2020-07-14 06:30:00

[사설] 곳간 비어 가는데 나랏돈 쓰는 데 매달린 정부

문재인 정부가 14조2천448억원에 이르는 긴급재난지원금에 이어 할인소비쿠폰 및 상품권 제공 등 '돈 풀기'를 계속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가 목표로 하는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현장에서 나오는 것은 물론 브레이크 없는 국가재정 지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정부는 8월부터 외식·숙박 등 8대 분야에 할인소비쿠폰을 제공할 예정이다. 1천684억원을 들여 1천618만 명에게 나눠준다. 여기에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온누리상품권, 지역사랑상품권 등 4조원 예산을 풀면 소비 및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재난지원금과 달리 소비쿠폰 정책은 소비 진작에 효과가 작을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 중론(衆論)이다. 대상자가 제한적인 데다 쿠폰을 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많은 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혜택은 적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식 쿠폰 경우 주말에 외식업체에서 2만원 이상 5번을 이용해야 1만원짜리 쿠폰을 받을 수 있다. 거의 한 달을 이용해야 최소 사용 금액의 10% 할인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마저도 모든 이용객에게 지급하지 않고 330만 명에 한해 선착순으로 지급한다. 쇼핑 앱이나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제공하는 할인율에 크게 못 미쳐 실질적인 소비 유인책이 되기 어렵고,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무릅쓰고 외식을 해야 하는 현실적 장벽도 무시할 수 없다.무엇보다 나라 곳간에 들어오는 세수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가 포퓰리즘에 빠져 재정 지출에만 매달리는 행태가 가장 큰 문제다. 올 들어 5월까지 국세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21조3천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정부의 총지출은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24조5천억원이나 급증해 259조원을 넘었다. 실질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7조9천억원 적자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이런데도 정부·여당은 나랏빚에 대한 도덕적 해이에 빠져 나랏돈을 물 쓰듯 하고 있다.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증가한 나랏빚 탓에 국민이 나중에 어떤 희생을 치러야 할지 두렵다.

2020-07-14 06:30:00

[사설] 임박한 최저임금 결정, 노사 모두 무리한 요구 거둬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임박했다. 최종 고시 기한이 8월 5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이달 15일 전후로는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특히 올해에는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 차가 너무나 크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경영계는 동결 내지 삭감안까지 들고 나왔다.경제가 IMF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어렵다는 것은 노사 모두에게 똑같은 환경인데 해법과 요구는 상극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먼저 우리는 경영계의 삭감안은 무리한 요구라고 진단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에도 최저임금은 각각 2.7%, 2.8%씩 올랐다.경영계의 최저임금 삭감 주장은 노동계의 대폭 인상 요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내건 협상용 카드로 해석하고 싶다. 기업의 영위 자체가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여력이 바닥 수준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삭감 요구는 현실성이 없다. 노동계 역시 최저임금 대폭 인상 요구를 거둬들여야 한다. 누울 자리 보고 다리를 뻗으라 했는데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최저임금 뜀박질을 감당할 체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설령 노동계 요구가 받아들여져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더라도 그 혜택은 대기업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뿐이다. 대다수 중소기업 및 영세업장 근로자와 취업 준비생들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축소 후폭풍에 고스란히 노출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최저임금을 더 올리면 줄폐업 사태가 생길 것이라는 소상공인들의 외침은 결코 엄살이 아니다. 경영계는 삭감안을 철회해야 하며, 노동자 측도 무리한 인상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 지금은 사회 경제 주체 모두가 조금씩 양보해 나라 경제부터 살려 놔야 할 시기이다.

2020-07-13 06:30:00

[사설] 결코 미화해서는 안 될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

박원순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은 분명히 비극이다. 하지만 유력한 대권 주자로 운위돼 온 공인으로서 마땅히 견지해야 할 '문제' 해결의 방식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전 비서가 성추행 고소장을 제출한 뒤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데서 성추행 의혹과 박 시장의 '선택' 간의 연관성을 떠올리는 것은 '상식적'이다.그런 점에서 박 시장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면 사실이 아니라고 하고, 사실이라면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 했다. 후자일 경우 박 시장의 지금까지의 삶은 송두리째 부정되겠지만, 공인으로서 마땅히 감수해야 할 운명이다.그러나 여권의 움직임을 보면 이런 문제에 대한 성찰은 찾아볼 수 없고 그저 '애도'와 '추모'의 말만 넘쳐 난다. 한 여권 인사는 "삶을 포기할 정도로 자신에 대해 가혹하고 엄격한 그대가 원망스럽다"고 했는데 박 시장이 정말로 자신에게 가혹하고 엄격했다면 극단적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로 자신을 몰지도 않았을 것이다.언제부터인가 우리 정치권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미화하는 경향이 자리를 잡았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극단적 선택의 원인에 대한 언급은 강고한 금기(禁忌)다. 부인의 뇌물 수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투신한 전 대통령, 대중성 있는 진보 정치인으로 많은 지지자가 있었으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포착돼 투신한 전 야당 의원 등이 그랬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들의 마지막 선택은 "또 다른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박 시장의 선택도 마찬가지다.그런 점에서도 박 시장의 장례를 5일간의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박 시장은 공무 중 사망한 게 아니라 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라'는 청와대 청원 참여 인원이 왜 폭발적으로 늘겠나. 이런 비판에도 국민 세금을 들여 서울시장으로 치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박 시장을 두 번 죽이는 꼴이기도 하다.

2020-07-13 06:30:00

[사설] 백선엽·박원순, 두 죽음에 대한 정권의 너무나 다른 태도

[사설] 백선엽·박원순, 두 죽음에 대한 정권의 너무나 다른 태도

하루 차이로 유명을 달리한 백선엽 장군과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등 문재인 정권의 태도가 너무나 대조적이다. 백 장군에 대해선 민주당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조차 내지 않은 반면 박 시장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추모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정파적 이해득실에 따라 갈라치기를 하는 문 정권의 고질병이 백 장군과 박 시장 두 죽음을 두고서도 재발하고 있는 것이다.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백 장군의 별세에 대해 민주당이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하면서 밝힌 이유는 치졸하기 짝이 없다. 당 관계자는 "백 장군이 4성 장군으로서 한국전쟁 때 공을 세운 것은 맞으나 친일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며 "별세에 대해 당이 입장을 내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국론 통합에 앞장서야 할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처사다. 백 장군의 공로와 상징성을 고려하면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에 안장키로 한 정부 결정도 문제가 있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은 물론 청와대·정부가 백 장군을 '홀대'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반면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시장에 대해 민주당은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민주화에 앞장섰던 분, 서울 시민을 위해 헌신하셨던 분"이라며 "명복을 빈다"는 당 공식 논평을 냈다. 또 서울 곳곳에 '故(고) 박원순 시장님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님의 뜻 기억하겠습니다'란 현수막까지 내걸고, '맑은 분' '자신에 대해 가혹하고 엄격' 등 추모 분위기 만들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문 정권이 백 장군을 외면하는 것은 여권 일각에서 백 장군을 '친일파'로 매도하고, '친일파 파묘' 입법이 추진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앞선 정부는 백 장군의 공로와 상징성을 감안해 서울현충원의 '장군 묘역'에 자리가 없어도 '국가유공자 묘역'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문 정권 들어 이 방안이 철회됐다. 백 장군과 박 시장, 두 죽음에 대한 정권의 상반된 태도에서 국론 통합보다 국론 분열을 촉발하는 문 정권의 실체를 국민이 또 한 번 확인하고 있다.

2020-07-13 06:30:00

[사설] 시스템 바꿔 제2·제3의 최숙현 사태 막아라

고 최숙현 선수의 극단적 선택으로 체육계의 고질병이 또 도마에 올랐다. 수사에 착수한 대구지검은 최 선수와 관련한 수사 상황을 일부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엄벌을 주문했고, 선수 출신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유가족을 만나 철저한 원인 규명을 약속했다. 국회는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책임 논란에 휩싸인 대한체육회도 스포츠계 폭력 근절을 위한 결의대회를 갖는다고 한다.책임 있는 기관들이 너도나도 나서 '엄정 처벌'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모양새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 속은 타들어간다. 사건만 터지면 호들갑을 떨다 여론이 숙지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이번 최 선수 사태 역시 불과 2년여 전 쇼트트랙 스타 심석희 선수 사건의 데자뷔다.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던 심 선수는 2018년 1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을 뛰쳐나갔다. 체육계에서는 감기 몸살로 둘러댔는데 알고 보니 코치에게 '맞아서'였다. 심 선수는 그해 12월 '체육계 미투'가 터졌을 때 코치를 성폭행으로 고소했고 그제야 대한체육회는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도 당시 "가해자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쇄신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랬더라면 문 대통령이 이번에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합당한 처벌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문체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도 판박이다. 온갖 기관들이 나서 대책이라며 내놓던 그 순간에도 최 선수가 여전히 극심한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웅변한다. 그럴듯한 말과 사후약방문식 대책으로는 체육계의 폭력, 인권침해를 뿌리 뽑을 수 없다.최 선수는 경찰과 경주시청, 대한체육회, 국가인권위원회 등 온갖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을 얻지 못했다. 어떤 사회적 안전장치도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각 기관들이 '피해자'의 입보다 조직의 이익에 주목하는 한 제2, 제3의 최숙현 사태를 막을 수 없다. 체육계 내부의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강제할 사회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야말로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최 선수의 절규에 진정 화답하는 길이다.

2020-07-11 06:30:00

[사설] 7·10 부동산 대책, 또 다른 땜질 처방 아니어야

정부가 10일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무려 22번째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다. 다주택자에 대해 주택 관련 모든 세금을 대폭 인상하겠다는 내용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강도의 충격 요법이다. 정부는 실거주 이외 주택을 무조건 팔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과연 집값이 잡힐 수 있을지,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현재로서 예단키 어렵다.정부의 7·10 대책은 취득·양도·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모두 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최고 4%인 다주택자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종합부동산세율을 기존보다 2배 가까이 오른 6.0%까지 올리겠다고 했다. 양도세도 1년 미만 보유 시 70%, 2년 미만 보유 시 60%씩 매기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징벌적 세금 폭탄을 매겨서라도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이번에는 지난 21차례 정책 발표와 다른 시장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이 의도한 효과만 내는 것은 아니다. 전례가 늘 그랬다. 보유세를 높이면 취득세·양도세를 내려야 시장 기능이 작동할 텐데, 이번에는 세금 폭탄을 통해 보유와 매매 양쪽을 다 틀어막아 버렸다. 그 결과 매물 잠김으로 인해 집값이 오히려 더 오르고 전·월세 시장의 불안도 커지는 역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문재인 정부는 세금을 부동산 정책 전가의 보도인 양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며 재건축 등을 통한 주택 공급 통로를 끊어 놓은 채 징벌적 과세만으로 과연 집값이 잡힐는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당연히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병행해야 하며,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는 것마저 대출 규제로 다 틀어막은 규제 기조는 재고해야 마땅하다.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고 호언했다. 하지만 현 정권은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질 때마다 뒷북 땜질 처방을 남발해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잃어버렸다. 7·10 부동산 대책이 또 하나의 땜질식 처방이서는 안 된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차제에 정부는 강력한 자기반성 '시그널'을 보일 필요가 있다. 고강도 부동산 대책도 내놨으니 이제는 정책 실패 책임을 물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경질하는 것이 마땅하다.

2020-07-11 06:30:00

[사설] 도 넘은 ‘박정희 흔적 지우기’, 역사 부정일 뿐

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을 맞아 한국도로공사가 김천 추풍령휴게소에 세운 기념비와 명패석이 논란을 사고 있다. 건설을 주도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이 빠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 들어 갈수록 노골화하는 '박정희 흔적 지우기'의 하나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경부고속도로는 '박정희 시대'의 상징 중 하나다. 경제 성장과 산업화의 초석이 되면서 조국 근대화를 가능케 했고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정신을 고취시켰다. 경부고속도로는 박 전 대통령의 '작품'이다. 건설 결정부터 준공까지 박 전 대통령의 의지·노력이 없었다면 도로는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야당은 물론 학계, 언론은 "국가 재정이 파탄 난다"는 이유 등으로 격렬하게 반대했다.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직접 지도에 서울부터 부산까지 연필로 도로 노선을 그리고, 인터체인지를 스케치하고, 점퍼 차림으로 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을 격려하는 등 열정을 쏟았다. 덕분에 착공 후 2년 5개월 만인 1970년 7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됐다.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되면서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도로공사가 세운 기념비와 명패석엔 건설부 장관을 비롯해 관료, 국방부 건설공병단 장교, 설계 건설업체 관계자 등 530여 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하지만 대역사(大役事)를 진두지휘한 박 전 대통령 이름은 기념비와 명패석 어디에도 없다. 1970년 세운 준공탑에 박 전 대통령 휘호가 들어 있어 뺐다는 도로공사 해명은 가당치 않다. '5000년 역사에 유례없는 대토목 공사' '조국 근대화의 초석' 같은 의미를 부여하면서 박 전 대통령 이름을 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을 맞아 작년 11월 건립된 기념비에도 박 전 대통령 이름이 빠지는 등 '박정희 흔적 지우기'가 비일비재하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부정적 면을 다룬 영화, 방송은 쏟아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공(功)은 파묻고 과(過)만 드러내려는 정권의 의도가 묻어나는 현상들이다. 역사 왜곡을 넘어 역사 부정이다.

2020-07-10 06:30:00

[사설] 추미애·최강욱 커넥션 의혹, 국정 농단의 냄새가 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식 공표하지도 않은 공지 메시지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과 '조국 백서' 관계자 등이 입수해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를 두고 추 장관과 법무부가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수사지휘권' 갈등과 관련해 추 장관의 의중을 여권 관계자들에게 알리고 대응 방향을 조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이라면 '최순실 국정 농단'과 다름없는 '국정 농락'이란 비판도 나온다.최 의원은 8일 오후 9시 55분쯤 페이스북에 "법무부 알림"이라며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하는 것임"이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는 법무부 대변인실이 출입 기자들에게 공지하는 문자 메시지 형태였다.하지만 이는 출입 기자들에게 발송된 적이 없는 메시지이다. 법무부는 이에 앞서 오후 7시 50분쯤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최 의원이 올린 글과 표현이 전혀 다르다.'커넥션'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다른 분의 글을 복사해 잠깐 옮겨 적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믿기 어렵다. 언제 생성된 누구의 글인지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 의원은 해당 글 게시 20여 분 뒤 삭제했다. 그 사이 법무부가 최 의원에게 '실제 상황'을 알려준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메시지는 추 장관이 작성하고 보좌관이 외부로 유출했다고 한다.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검언 유착보다 더 심각한 법정(법무부·정치권) 유착" "비선 실세 등장한 제2의 국정 농단" "도대체 누가 법무부 장관인가" 등의 비판과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최 의원이 수사지휘권 갈등을 촉발한 이른바 '검언 유착' 사건과 관련해 허위 녹취록 요지를 공개해 검찰에 고발당한 '사건의 당사자'라는 사실이다. 의혹대로 추 장관이 최 의원과 수사지휘권 문제를 놓고 조율했다면 엄청난 문제다. 피의자가 관련 사건의 수사에 개입하는, 법치의 정면 부정이 되기 때문이다.

2020-07-10 06:30:00

[사설] 국민 신뢰 얻으려면 고위 공직자, 다주택 처분 동참해야

다주택을 보유한 선출직 공직자 및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아파트 처분 압박이 드세다. 문재인 정권 부동산 정책의 처참한 실패로 화약고가 된 아파트값 폭등 사태의 불똥이 사회 지도층의 다주택 보유로 튀고 있는 형국이다.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다주택 보유 고위 공직자에 대한 아파트 처분을 종용하고 나설 정도로 여론도 매우 악화되고 있다.집값 폭등으로 엄청난 고통과 박탈감을 겪는 서민들과 달리 사회 지도층들은 아파트 투기로 큰 부(富)를 일구는 게 오늘날 대한민국 현실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 가운데 민정수석 등 9명이 다주택자이고 기획재정부 장관과 1차관, 금융위원장이 2주택 보유자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시 돈 앞에서는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 부동산 정책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부처의 고위직 인사들 중 상당수가 다주택자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자료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88명이 다주택자이다. 더불어민주당 43명, 미래통합당 41명으로 아파트 투기엔 여·야가 따로 없다. 3주택 이상 보유자도 16명이나 된다. 현 정부가 22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서민들은 이제 집값이 잡히려나 일말의 기대를 했지만, 고위 공직자들과 정치인들은 강남에 사 둔 '똘똘한' 아파트 생각에 뒤에서 웃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국민들의 분노가 더 큰 것이다.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느 누구도 타인에게 사유 재산 처분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들은 이참에 다주택 처분에 동참하는 등 솔선수범을 보이는 게 옳다. 특히나 부동산 정책 관련 정부 부처 공직자들과 국회 기획재정위·국토교통위 소속 국회의원의 다주택 보유는 이해 충돌 소지마저 다분히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들은 주택을 처분하지 않겠다면 해당 보직 또는 소속 상임위를 옮겨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당연한 주장이다.

2020-07-10 06:30:00

[사설] 국군포로 배상 판결, 정부는 ‘연락소’ 폭파에 왜 가만히 있나

6·25전쟁 때 북한군에 포로로 잡혀 강제 노역을 했던 국군포로 2명에 대해 법원이 각각 2천100만원씩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우리 법원이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이로써 북한 정권의 인권 및 재산 범죄에 대한 금전적 배상을 받아낼 수 있게 됐다.이에 따라 다른 국군포로나 납북 피해자도 비슷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번 소송을 도운 시민단체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는 다른 국군포로 생존자와 유가족의 의사를 확인한 후 추가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추정에 따르면 국군포로는 8만 명, 납북자는 10만 명 정도이다.이번 소송에서 배상 판결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법원이 북한의 법적 지위를 국내 법률의 취지대로 '외국'이 아니라 한국 법원의 관할권이 미치는 국내의 일부로 봤기 때문이다. 국내 법률상 북한은 '반국가단체'이지 '외국'이 아니다.그리고 이번 판결은 이런 상징적 의미에서 나아가 실제로 집행할 수 있다. 남북경제협력문화재단이 북한의 조선중앙TV에 지급할 저작권료 20억원을 법원에 공탁했는데 변호인단은 여기서 배상액만큼 추심한다는 계획이다.이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무책임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국제법과 기존 합의서 등에 비춰 대응한다고 했지만 말뿐이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인내하겠다"고 했다. '인내'하면 북한이 뉘우치고 배상을 한다는 것인가?북한의 폭파로 국민 세금 168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반드시 북한에 그 책임을 물려야 한다. 그 방법은 이번 소송 판결이 분명히 제시했다. 국내에 있는 북한 자산이 얼마 되지 않아 배상 집행에 한계가 있지만 북한의 나쁜 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행동'해야 한다. 이런 길이 열렸는데도 가만히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다.

2020-07-09 06:30:00

[사설] 시민 불신 키우는 대구시의 위법·부당한 행정 처리, 문제 많다

대구시가 최근 5년간 각종 사업 추진과 재정 운용 과정에서 법규를 위반하거나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해 큰 재정 손실을 입힌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7일 대구시에 대한 기관 운영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문제가 된 30건의 위법·부당 사항의 시정과 관련 공무원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시의 부당한 업무 처리로 인해 수백억원 규모의 재정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나 공직 윤리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과 함께 대구시 행정 역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특히 지난 2017년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설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대구시의 행정 난맥상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사업 추진 방식이 명백히 민간투자사업(BTO)에 관한 법률에 어긋나는데도 대구시가 편의대로 일을 추진하면서 특정 업체의 특혜 시비를 키우고 결과적으로 213억원이라는 거액의 예산 낭비를 불렀다. 더욱이 법률 위반 사실을 알고도 대구시가 사업을 강행한 것은 다분히 의도된 것이라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어 최종 책임자인 시장과 관련 공무원은 비판 여론을 피해 가기 어렵다.이런 결과에 대해 감사원은 대구시장에 대해 주의 처분하고, 사업 추진 관련자 4명에 대해 징계(경징계 이상) 및 주의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잘못된 업무 처리 과정과 드러난 결과에 비하면 이는 턱없이 낮은 징계 수위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제2, 제3의 행정 오류를 예방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점에서 보다 엄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그동안 사회기반시설 관련 사업 과정에서 대구시가 노출한 행정 오류는 한둘이 아니다. 앞서 진행한 달서구 서부하수슬러지처리시설과 서구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은 대표적인 부실 사례다. 많은 예산을 들여 시설을 만들었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제 기능을 못 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똑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것은 대구시 행정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꼴이다. 보다 강력한 예방책과 사후 조치가 있어야 한다.

2020-07-09 06:30:00

[사설] 어렵게 지킨 대구 도심 녹지공간, 재정 부담 해소책도 마련해야

대구시가 장기 미집행 공원 조성 사업을 확정해 도심 허파 역할을 할 녹지공간 상당수를 지키게 됐다. 그러나 수천억원의 재정 부담에 대한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됐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재정이 고갈된 마당에 추가로 빚을 내 공원 조성에 나서야 되는 만큼 늘어날 시민 빚 부담은 풀어야 할 과제다. 도시 녹지공간 확보와 재정 문제 해소책 마련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대구시는 7일, 도시계획시설 결정 이후 20년간 장기 미집행돼 일몰 대상인 도시공원 39곳에 대한 사업 계획을 밝히면서 범어공원 등 26곳은 지켰다. 13곳은 일몰(실효)로 도시공원에서 해제된다. 이로써 이달부터 시행된 도시공원일몰제로 인해 대구 도심의 공원 73%는 시민들 품에 안기게 됐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26곳에 이르는 협의 매수 대상 공원과 도시계획시설 지정 공원(강제 수용 대상), 민간 특례 사업 추진 공원 등에 투입될 토지 보상비 등 막대한 비용 부담은 피할 수 없다.이런 공원 조성 사업 비용으로 현재 대구시가 예상하는 돈은 4천846억원이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다. 실제 보상 절차에 들어가면 몇 배의 비용이 더 들지도 모른다는 전문가 진단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미 대구 수성구 범어공원 등 협의 매수 대상 4곳의 공원 일부 매입에만 1천800억원이나 들었다. 남은 3천여억원으로 계획된 공원 조성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대구시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빚을 내서라도 사업을 추진할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시민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물론 대구시의 국가 정책에 따른 공원 조성은 마땅하다. 또 공원 부지 소유 개인의 재산 피해도 외면할 수 없다. 그런 만큼 대구시는 시민 부담을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시민 부담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설득도 필요하다. 대구시의 어려운 입장과 시민 부담 증가라는 현실을 살펴 공원 조성 사업 편입지 소유자에게도 무리한 보상 요구와 같은 일은 삼가는 성숙한 공동체 시민 의식을 기대한다.

2020-07-09 06:30:00

[사설] 뒤집힌 코로나 대구 양성 판정, 재발 막는 계기로 삼아야

올 1월 우리나라에 전파된 뒤 2월 18일 대구에서도 첫 양성 확진자가 나온 코로나19의 국가적 재앙에 맞서 사투를 벌여온 의료진과 방역 당국이 대구 확진자 2명의 첫 판정 오류로 난처한 입장에 몰렸다.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자로 발표된 초등학생 1명과 60대 여성이 재검사 결과 5일 최종 음성으로 나왔다. 처음 양성 판정 이후 이들과 접촉한 가족과 주변인은 물론, 같은 학교 1천600여 명이 등교를 못 하는 등 혼란과 피해는 피할 수 없었다.4개월 넘도록 계속된 의료진과 방역 당국의 헌신적 분투 활동은 이미 평가를 받은 터다. 정신적 물리적 한계에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버틴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국민적 성원에 힘입어 대구는 긴 암흑의 코로나 전선을 뚫고 다른 곳과 달리 연일 확진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와의 지루한 방역전에서도 의료진의 역할과 헌신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엄중한 비상 상황에서의 오류 판정인 만큼 더욱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됐다.무엇보다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어긴 점이다. 처음 확진 당시 바이러스 배출량을 알 수 있는 'CT값'(바이러스 증폭 횟수)의 기준에 따라 CT값이 33.5를 넘으면 재검사 대상인데 최고 33.7인 초교생의 재검사를 않은 까닭이 석연치 않다. 60대 여성은 CT값이 32로 재검 대상이 아니지만 재검사한 것도 그렇다. 지침대로만 했더라면 이런 어이없는 실수는 막을 수 있었고, 혼란과 피해도 없었다. 두 확진자 모두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판정 오류 원인 규명은 필요하다.이번 오류는 현재처럼 안정적 국면이 아닌, 수백 명의 확진자가 쏟아질 즈음이었다면 그 피해는 더욱 컸을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단순 실수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는 없었는지 살펴야 한다. 이번처럼 잘못 끼운 첫 단추로 빚어지는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한 만큼 보다 철저한 코로나 검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방역 당국은 잊지 말아야 한다.

2020-07-08 06:30:00

[사설] 아예 지방 성장의 싹마저 잘라내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 풀기

정부의 잇따른 수도권 규제 풀기 움직임에 지방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공업 시설 배치와 생산 실적이 미진한 지방 산업단지나 중소기업·소상공인 밀집 지역에 한해 세제·금융 지원을 해오던 '지방중소기업특별지원지역' 정책을 폐기하고 수도권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이도 모자라 산업 시설의 수도권 집중을 막는 견제 장치인 '수도권 공장 총량제'마저 완화할 기미를 보이자 "국가균형발전을 가로막는 노골적인 지방 홀대"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6일 대구와 부산, 광주 등 5개 지방 상공회의소가 공동 발표한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은 어려운 지방의 상황을 외면하는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 흔들기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정부가 아무런 공론화 과정도 없이 '동반성장'이라는 국가정책의 근간을 허무는 것은 한마디로 수도권 일핵(一核)을 부추기는 근시안적인 발상이다.수도권에 몰리는 사회경제적 역량을 분산해 지방을 활성화하는 정책은 형평성과 일관성이 관건이다. 고작 몇 년 적용해 보고는 수도권 소재 기업들의 반발이나 효율성 등을 핑계로 손바닥 뒤집듯 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은 결국 지방에 대한 무시이자 수도권 눈치 보기에 불과하다. 정부가 이미 비대할 대로 비대한 수도권에 틈만 나면 규제의 끈을 늦춰 주고 특혜를 몰아 주지 못해 안달하는 것은 그나마 조금씩 돋아나는 지방 성장의 싹을 아예 잘라내는 짓이다.현재 지방은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고 경제 자립의 기반마저 무너지는 등 앞날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최근 수도권 인구가 지방 인구를 넘어섰다는 사실만 놓고 봐도 수도권 집중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년 인재도 떠나고 자금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마저 봇물 터지듯 수도권으로 계속 쏠린다면 국가균형발전은 빈말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지방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2020-07-08 06:30:00

[사설] 꼬여만 가는 통합신공항 이전, 소송전으로 가서는 안 된다

끝내 김영만 군위군수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공동 후보지 유치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가 군위군 우보면 단독 후보지를 탈락시킨 데 대한 법적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의사 표시도 했다. 군위군이 밝힌 일련의 입장은 안 그래도 교착 상태에 빠진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을 더 깊은 수렁에 빠뜨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당초부터 고려 대상도 아니었고 군민 74%가 반대하는 공동 후보지(군위 소보면·의성 비안면) 유치 신청을 선택할 수 없다는 군위군의 주장은 충분히 이해된다. 게다가 이전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군위 군민이 받은 자존심 상처 역시 적지 않아 보인다. 공동 후보지 유치 신청을 하지 않겠으며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군위 측의 강경한 태도에서는 그동안의 누적된 불만과 불신을 읽을 수 있다.하지만 군위군이 지금 가려는 길은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군위군의 미래에 최선의 선택일 수 없다. 법 규정상 군위군수의 공동 후보지 유치 신청 없이는 공항 이전 사업이 단 한 치도 나아갈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군위군이 우보면 단독 후보지 탈락에 대해 법적 소송까지 제기한다면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더 꼬일 수밖에 없다. 향후 확장될 김해신공항과의 경쟁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자생력을 갖추려면 시장 선점 효과가 매우 중요한데 지역으로서는 더 이상 허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통합신공항 이전이 대구경북 공동 번영 가치를 실현하기보다 갈등과 반목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군위군은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하고 소송 제기 방침도 마땅히 철회해야 한다.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 의성군은 군위군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일 당근과 명분을 찾아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국방부의 공동 후보지 적합 여부 판단 유예 시점인 이달 31일까지다. 통합신공항 이전 시계가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이들 5개 기관은 협의를 서둘러, 구속력 있는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2020-07-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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