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북한군의 우리 군 GP 총격, ‘오발’이라고 감쌀 일인가

북한군이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GP(감시초소)에 총격을 가한 데 대한 군 당국의 감싸기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GP 외벽에 총탄 네 발이 박힌 사실은 조준사격일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는 데도 합동참모본부는 오발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지만 의도적 도발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그 근거라고 제시한 것이 "전방 시계(視界)가 안 좋았다" "북한군 교대 시간이었다" "북한군 GP가 우리 군 GP보다 지형적으로 불리한 위치였다" 등 구차한 소리였다. 합참은 북한 대변인이라도 되는가.군사전문가들은 이번 총격에 사용된 화기(火器)가 구경 14.5㎜ 중기관총 4개를 한데 묶은 고사총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군은 GP마다 1정씩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오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우선 우리 군 GP와 북한군 GP 간 거리는 1.5~1.9㎞로, 오발로는 이 정도 거리에서 한 발도 아니고 네 발을 한군데에 맞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고사총 등 중화기는 오발 사고 방지를 위해 2중, 3중의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데 총기를 격발 상태로 전환하려면 여러 차례 조작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조작 실수에 따른 오발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의도적 도발이 아니라는 합참의 설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그렇다면 합참의 '오발론'은 다른 목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는 사안의 엄중함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큰 진전을 이뤘다고 선전하는 것 중 하나가 9·19 군사합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남북 접경 지역인 서부전선의 창린도 방어부대의 해안포대 사격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이번 총격은 그런 사실의 재확인이다. '합의'라는 종이 쪼가리가 평화를 지켜주지 않는다. 단호한 대응과 대북 대비 태세가 없으면 평화는 신기루일 뿐이다.

2020-05-05 06:30:00

[사설] 코로나 실직 공포 모두 함께 이겨내야

4월 30일 부처님오신날과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이은 징검다리 황금연휴가 지속되고 있지만, 시도민의 표정이 결코 밝지만은 않다. 모처럼 야외로 가족 나들이를 떠나고 친지 간에 모임을 가져도 얼굴에 내비친 일말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방역의 몸부림 뒤에 도사리고 있는 대량 실직의 공포야말로 시도민의 얼굴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는 가장 큰 원인일지도 모른다. 코로나의 횡행은 심각한 경제난을 동반하고 있다. 사실상 휴폐업 상태에 놓인 숱한 기업과 업체에서 얼마나 많은 실직자들이 거리로 내몰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로 인한 가정적·사회적 고통이 어떠한지 우리는 IMF 외환위기를 통해 생생하게 경험했다.일감이 몰리던 시절에는 연휴기간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 채 출근을 해도 휴일수당을 받을 수 있어 박탈감이 상쇄되었다. 그러나 이번 연휴에는 상당수 직장인들이 회사의 강권으로 원치 않은 휴가를 내야만 했다. 연휴가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정작 더 큰 두려움은 회사가 폐업을 하거나 자신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치 않은 실직자가 3월 한 달 사이에만 59만 명에 달했다. 2015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특히 대구지역에서 종사자 감소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근로자의 날' 근무자의 출근율과 수당을 받은 비율 또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이제 눈앞에 닥친 실업의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면 코로나 극복 모범국가라는 찬사도 허사가 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보다 신속하고 실제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정부 지원에만 매달려서는 위기를 넘을 수 없다. 정부의 적극적인 고용안정책과 기업의 해고 회피 노력은 물론 근로자들도 급여 삭감과 순환휴직제 등을 감수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2020-05-05 06:30:00

[사설] 태영호·지성호는 과연 국민 불안케 한 선동자인가

[사설] 태영호·지성호는 과연 국민 불안케 한 선동자인가

북한 김정은이 1일 공개 활동을 재개하자 여당이 '김정은 위중설'을 제기한 탈북민 출신 미래통합당 태영호, 미래한국당 지성호 국회의원 당선인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태 당선인은 김정은이 "스스로 일어나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주장했고, 지 당선인은 김정은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여권에서는 이런 발언들을 겨냥해 '탈북자발 가짜 뉴스' '단순히 추측에 불과한 선동' '무책임한 발언' 등의 비난이 나왔고, 청와대도 이에 가세했다. '특이 동향은 없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설'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갖고 책임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태·지 당선인은 할 말이 없게 됐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음은 부정할 수 없게 됐으니 말이다. 게다가 대북 문제에서 두 당선인의 신뢰도도 큰 손상을 입었다. 그런 점에서 두 당선인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향후에도 북한 관련 발언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그렇다고 태·지 당선인이 국민을 불안케 하려고 선동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정은이 20일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것, 특히 김일성 생일날인 지난달 15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누구든 '건강이상설'을 떠올리게 할 만했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는 김정은이 '백두혈통의 적자(嫡子)'임을 과시하는 행사로, 김정은은 권력을 잡은 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두 사람의 발언은 이런 측면에서 봐야 한다. 국민을 불안케 하려는 '선동' '가짜 뉴스'라는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태·지 당선인 발언의 파장이 커진 것은 의도한 것이라기보다는 '탈북자 출신으로 정확한 북한 정보가 있을 것'이라는 일반 국민의 생각 때문일 것이다.지난 20일간 국민은 김정은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살아 있다면 건강한지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혼란은 미국 정부나 CNN 등 해외 유력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혼란의 출처가 어찌 태·지 당선인만이겠나.

2020-05-04 06:30:00

[사설] 흔들리는 ‘수출 코리아’, 정부·기업 비상한 각오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이 369억2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4.3%나 줄었다. 2009년 5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9억4천600만달러 적자(赤字)를 기록하며 2012년 1월 이후 98개월간 이어진 흑자 행진이 끝났다. 해외에서 버는 돈이 훨씬 많은 '수출 코리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수출이 대폭 줄고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19가 직접적 원인이다. 2∼3월엔 대중국 수출이 부진했으나 4월엔 미국·유럽·아세안 등 전 지역 수출이 크게 줄었다. 이들 지역 국가들의 이동 제한 및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문제는 본격적인 수출 부진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코로나 확산이 멈추더라도 수출길이 안 열리면 경제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다.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비중이 44%에 달하고, G20 국가 중 네덜란드·독일에 이어 수출의존도가 세 번째로 높다. 미국·유럽 등에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개연성이 높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코로나 사태로 다시 격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보복 불똥이 자칫 우리 기업으로 튈 우려가 크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조정과 함께 보호주의 득세, 통상 분쟁 격화가 예견되는 등 불리한 요인이 한둘이 아니다.정부는 수출 대폭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 전환에 대해 여러 이유를 내세우며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처지에서는 비상 상황임이 분명하다. 수출이 장기간 위축되면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업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과감하고 세밀한 지원으로 기업을 튼실하게 뒷바라지해야 한다. 기업들도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비책을 강구하는 등 코로나 사태를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20-05-04 06:30:00

[사설] 이제 철저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코로나19 극복하자

코로나19 감염병 차단을 위해 유지돼 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6일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뀐다. 지난 한 달 반 이상 이어져온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드디어 종료되고 이른바 '생활방역'으로 방역 패러다임이 일대 전환되는 것이다. 해외 유입과 산발적 국내 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려는 상존하지만,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를 고려할 때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은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당초 정부는 신규 확진자 하루 50명 미만 발생, 감염 경로 모르는 확진자 발생률 5% 미만인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생활방역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지금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 차례 연장한 것은 이 조건을 충족할 만큼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됐다고 볼 수 없어서였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를 결정할 정도로 방역 전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단비 같은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하지만 우려감도 여전하다. 신규 확진자 발생이 우리나라 의료·방역 체계가 감당할 수준 안에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방심을 틈타 언제든 재창궐할 위험성이 큰 감염병인 까닭이다. 이는 싱가포르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3일 0시 기준 우리나라의 신규 확진자 13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대구에서 3명 발생했다는 점을 보더라도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아직 많이 이르다.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로 6일부터 스포츠 행사와 집회, 등교 등이 허락됨에 따라 모임 및 집회 욕구가 분출될 가능성이 높다. 생활방역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경계심마저 풀려서는 안 된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한 코로나19의 종식을 논할 수는 없다. 사회·경제 활동을 하면서도 방역 체계를 무너뜨리지 않는 '연착륙'이 우리에게 절실하다. 정부와 보건 당국, 국민 모두 생활방역의 성공에 힘을 모아야 한다.

2020-05-04 06:30:00

[사설] 산불 공포 덮친 안동, 정부 실질 대책 필요하다

경북은 산림지역이 많은 탓에 지난달 24일 산불로 무려 축구장 1천100개가 넘는 넓이의 산림이 잿더미가 되는 등 피해가 일쑤이다. 산불 공포는 안동을 비롯한 경북에 늘 상존하지만 특히 북부지역이 심하다. 산불에 대한 끊임없는 경계와 감시 활동에도 산불 발생의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 지역인 것이다. 특히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 세계가 인정한 문화재도 많은 곳이라 산불 경계의 긴장을 늦출 수 없지만 이번 산불처럼 예고 없이 일어나는 화마에 따른 대규모 피해가 어쩔 수 없이 되풀이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이번에 산불이 덮친 안동은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에서 빠져 재정 지원 등 혜택을 보지 못했는데 산불 피해마저 겹쳐 어려움이 더욱 크다. 이는 지난달 30일 급히 안동 산불 현장을 찾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피해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안동시가 요청한 특별교부금의 '최대한 지원'을 요청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코로나19에다가 산불의 재앙까지 만나 망연자실한 안동시를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이 필요함을 현장에서 절감한 때문이다.정부는 안동 산불 피해에 대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이번 산불로 드러난 과제 점검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바로 소방 장비이다. 이번 산불처럼 강풍으로 겉잡을 수 없이 밤낮 번진 산불 진화에는 현재 인력과 장비의 분명한 한계가 확인됐다. 산불 진화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방헬기의 문제가 그대로 노출됐는데, 야간 진화에서 그랬다. 동원 인력을 통한 재래식 진화 장비가 접근할 수 없는 험악한 산지 진화는 공중 진화가 절대적이지만 야간의 경우 현재 헬기로는 장비와 기술 등 문제로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음이 증명됐다.야간 진화에 필요한 정부 기준을 갖춘 헬기 확보와 이를 쓸 전문 인력 충원이 없으면 야간 산불은 그야말로 '강 건너 불 구경'인 셈이다. 물론 이번 산불에 야간 산불 진화용 헬기인 '수리온'이 처음 쓰였지만 아직 시험 운항에 그쳤다. 당국은 야간 진화 장비 및 인력 확보에 나서는 한편, 다른 선진국처럼 대형 무인 비행체(드론)를 활용한 방법 도입 등을 서두를 때다. 사후 복구 비용보다 사전 대비가 백번 낫다는 사실은 숱한 사례가 말하고 있다.

2020-05-02 06:30:00

[사설] 탈원전 정책 폐기 필두로 국정 대전환하라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말미암은 폐해들이 산처럼 쌓이고 있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의 '2018년 원자력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문 정부의 탈원전으로 국내 원자력 산업 분야 매출이 2016년 27조4천513억원에서 2018년 20조5천610억원으로 2년 만에 7조원 가까이 격감했다. 2019년까지 통계를 산출하면 매출 감소 폭은 더 클 것이다.탈원전 직격탄을 맞은 공공기관들과 기업들은 적자에 허덕이거나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2015년 13조원 넘는 흑자를 냈던 한국전력은 지난해 2조2천63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산업개발 등 협력사들도 적자 상태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원전 제작 업체인 두산중공업은 부도 위기에 처했다. 탈원전 2년여 만에 원전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울진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6기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고, 경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등 노후 원전 수명 연장을 금지했다. 신규 원전 백지화로만 30조원에 달하는 원전 산업 매출이 사라진 상황에서 원전 산업 생태계가 온존(溫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욱이 지난해 발주가 시작된 신규 원전만 158기에 달하는 등 세계 원전 시장이 호황임에도 세계 최고 원전 기술을 가진 우리나라가 탈원전 탓에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을 '경제 전시(戰時) 상황'으로 규정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 한국판 뉴딜, 국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가장 효과가 확실한 한국판 뉴딜은 탈원전을 폐기하고 신한울 3·4호기를 비롯해 원전 건설을 재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일자리를 늘릴 수 있고 국민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원전 관련 공공기관과 기업도 살릴 수 있다. 원전 수출로 경제 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도 있다.4·15 총선에서 여당은 압승을 거뒀고 문 대통령 지지율은 60%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힘을 실어준 국민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 잘못된 정책들을 고집하지 말고 지지를 바탕으로 해 국정을 일신하라는 것이 국민의 진정한 바람이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 폐기를 시작으로 국정 대전환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2020-05-02 06:30:00

[사설] 코로나19 직격탄 맞아 도산 위기 몰리는 병·의원들

[사설] 코로나19 직격탄 맞아 도산 위기 몰리는 병·의원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병·의원들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의료기관 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시민들이 내진을 꺼리면서 병·의원들이 환자 수 감소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이 국내에서 가장 심각한 대구경북 의료기관들의 피해가 전국에서 가장 두드러져 병·의원들의 줄도산마저 우려될 지경이라고 하니 여간 엄중한 일이 아니다.대한의사협회 조사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의 올 3월 환자 수는 전년 대비 평균 43.0%, 38.8%씩 급감했다. 서울, 부산 등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광주(-30.6%), 전남(-27.5%)의 환자 감소세를 감안하면 대구경북 의료기관들이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대구의 한 소아과병원 경우 월 매출액이 3월 85%, 4월 92% 줄었다고 한다. 더욱이 동네의원과 대학병원 사이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병원급 2차 의료기관들의 적자 규모가 3월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데 혹여나 연쇄 도산 사태라도 나면 의료전달체계에 큰 구멍이 뚫리게 된다.의료기관을 살려 놓기 위한 특단의 대책들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이제껏 내놓은 대출 지원, 고용 유지 정책은 생색내기 수준으로 실질적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의료기관들을 위해 총 4천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고 하지만 이를 전국 병·의원 수로 나누면 평균 400만원꼴이다. '코끼리 비스킷' 격인데 이마저도 금융기관을 방문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대출이 거절되기 일쑤라고 하니 이런 탁상행정도 없다.의료기관들의 대거 폐업으로 의료 공백이 생기면 피해와 불편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확인했듯이 튼실한 의료 생태계 구축이야말로 감염병 대재난에 대처하는 가장 굳건한 보루다.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붕괴를 막기 위한 실효적 대책을 신속히 내놓아야 한다.

2020-05-01 15:52:38

[사설] 10년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 이젠 그늘을 살펴라

대구시가 지난 2009년 도입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성과가 나타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배우는 모양이다. 전국 첫 실시로 반대도 많았고 대중교통 외 출입 통제에 따른 피해 예상 도심 상가와 주민들 불만도 컸다. 하지만 도입 10년 차 없는 거리 조성 등으로 걷기 좋은 도심이 되자 골목 상권 회복 등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니 다행이다.과거 반월당네거리~대구역네거리의 1㎞쯤은 만성적 혼잡 구간이었지만 시내버스와 일부 시간대의 택시만 다니는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으로 달라졌다. 상습적 교통체증과 불법 주정차가 사라지고 150여 개 노점상과 흉물 같던 전봇대 철거로 저절로 걷기 좋은 거리가 조성됐다. 사람들이 골목을 샅샅이 다니고 살피는 문화로 도심이 점차 살아났다.자가용보다 대중교통 이용이 많은 젊은이가 도심을 누비는 현상은 자연스럽다. 대중교통 이용객이 늘고 도심 유동 인구도 절로 불었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활성화의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 취지에 걸맞은 긍정적 효과들이 나타났다. 세월의 변화와 제도 정착에 따른 이런 효과를 살핀 서울과 부산, 경기도 수원시와 제주도 등이 본보기로 쓸 만하다.그러나 그늘도 있다. 무엇보다 유동 인구의 심각한 쏠림이다. 실제 반월당네거리~중앙네거리 구간 남측에는 사람이 붐비지만 중앙네거리~대구역네거리 구간 북측은 그렇지 못해 침체된 모습이다. 남측 구간에는 젊은이가 몰리지만 북측 구간은 반대 현상이다. 남북 상권 모습이 단절되는 바람에 반쪽 도심 활성화에 그치고 있다. 그래도 당국은 속수무책이니 상인과 주민 불만은 마땅하다.대구시는 다른 지자체가 10년 경험의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실시에 따른 명암을 분석, 장점에다 새로운 생각을 접목시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젊은이의 발길을 끌 공간 마련 등 특색 있는 활동을 보탠 진일보된 행정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제 대구가 거꾸로 그들을 배워 원용할 때다. 지난날의 성과와 장단점, 명암을 따져 전국 첫 도입 명성에 걸맞은 후속 정책을 잇는 노력이 절실하다.

2020-05-01 15:43:47

[사설] 느슨한 연휴 분위기에 커지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30일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보고에서 신규 확진자 4명, 사망자 1명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날 확진자 4명은 모두 해외 유입 사례로 지역 감염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지역 감염자가 '0'을 기록한 것은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3개월여 만이다.반가운 소식은 또 있다. 4·15 총선 투표 이후 2주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게다가 4월 19일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 한 자릿수로 떨어진 이후 12일째 1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이제 큰 고비를 넘기고 안정세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그렇지만 보건 당국이 여러 차례 강조해왔듯 국내 요인만으로 코로나19 사태를 단정 짓기는 아직 무리다. 당장 30일 4건의 해외 유입 사례만 봐도 코로나19의 위협 요인이 여전함을 알 수 있다. 특히 부처님오신날을 시작으로 5일 어린이날까지 6일간의 연휴는 모든 국민이 들뜬 마음에 경계심이 풀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극히 조심해야 할 대목이다. 자칫 방심할 경우 감염 재확산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다.이런 우려 때문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연휴 기간에 소규모 자차 이동을 권고했다. 또 여행지에서도 2m 건강거리 지키기, 실내다중시설 이용 시 마스크 착용 등을 거듭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가 그제 정례 브리핑에서 "올가을·겨울 제2의 대유행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각심을 재차 환기시킨 것도 코로나19의 위험성이 얼마나 크고 심각한 것인지를 말해준다.하루가 다르게 대중교통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고 연휴를 맞아 전국 각 관광지와 교외에 여행객과 나들이 인파가 크게 붐비는 현실이다. 이럴 때 일수록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개인 위생 수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번 연휴가 코로나19 재확산의 변곡점이 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경계 수위를 더욱 높이고 조심해야 한다.

2020-05-01 15:43:28

[사설] 지역 미래 걸린 대규모 국책사업, 정권의 ‘공깃돌’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해관계 대립으로 미뤄진 대규모 국책 사업도 신속한 추진으로 위기 국면에서 경제 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어떤 국책 사업인지에 대해 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해관계 대립' 등을 들어 동남권 신공항이나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사업을 '뉴딜'을 명분으로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두 사업은 대구경북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지역민으로서는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동남권 신공항은 박근혜 정부에서 백지화됐고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부산·경남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반발로 김해공항 확장은 국무총리실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방사광 가속기 사업은 포항 등 전국 지자체들이 유치 경쟁 중이다.문 대통령 발언이 동남권 신공항·방사광 가속기로 연결되는 등 억측을 낳는 것부터 문제다. 대통령 발언을 허투루 흘려들을 수 없는 것은 두 사업에 대해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신공항 문제를 포함해 부산의 여러 현안을 정부와 함께 민주당이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이해찬 대표는 "방사광 가속기를 광주·전남에 유치하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 대통령이 어떤 사업을 지칭했는지 청와대와 정부가 명확히 밝혀 논란을 차단해야 한다.가장 우려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이 두 사업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부산·울산·경남에서는 패했다. 여기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까지 터졌다. 2년 후 있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부·울·경 민심을 잡기 위해 정권이 동남권 신공항 카드를 들고나올 우려가 다분하다. 호남을 계속 붙잡으려고 방사광 가속기를 안겨줄 가능성도 있다. 국가 백년대계가 달린 국책 사업을 정권이 주머니 속의 공깃돌로 여기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매일신문

2020-05-01 15:37:45

[사설] 빗발치는 대학 등록금 반환 요구, 뒷짐 진 교육부

총학생회연합인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가 200여 개 대학의 2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9%의 학생들이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 사태가 파생시킨 온라인 비대면 수업의 질적인 문제에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는 방증이다. 또한 대학의 시설 이용이 불가한 데다 경제적 부담 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가 시작된 게 벌써 두 달 가까이 되었다. 그런데 교육부는 이달 초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는 말만 내놓았다가, 이제 와서는 이 현안에서 발을 빼려고 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정부 차원에서 대응할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등록금 반환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권유를 하거나 지침을 줄 상황도 아니라는 것이다.유은혜 교육부 장관도 지난달 "등록금 반환 문제는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적이 있다. 학습권 보장에 대한 책임은 대학뿐만 아니라 교육부에도 있다. 남의 일인 양 뒷짐을 지고 있을 일이 아니다. 모두가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더구나 교육부의 소극적인 태도는 대학마다 제각각의 대응과 학내 갈등을 야기할 것이다.대학들도 대책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우선 온라인 강의가 규정상 등록금 반환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대학이 재정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등록금을 반환할 여력도 없다는 것이다. 대구권 대학들의 경우 전교생에게 10만~20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게 전부이다. 이 와중에 교육부가 대학의 자율이라는 명분으로 꽁무니를 빼고 있는 것이다.이번 코로나 사태는 불가항력적인 국가 재난이다. 교육부가 초미의 현안을 개별 대학의 사안으로만 미루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전문가들도 교육부가 나서서 등록금 일부 반환이나 장학금 지급 확대 등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교협이 제안한 대학혁신지원사업비를 활용한 장학금 지급 등도 현실적인 방안이다.

2020-05-01 15:37:19

[사설] ‘자발적 기부’ 강요하는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문재인 정권이 고소득층과 공무원 등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도록 하는 동시에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자발적' 국민 모금 운동도 검토하고 있다. 2020년 판 '금 모으기 운동'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1호 기부자'로 나서 재난지원금에 더해 기부금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홍남기 부총리는 28일 국회에서 "상위 30% 지급 대상인 분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상당 부분 기부할 것"이라며 "공무원도 강제 사항은 아니다. 자발적으로 (택할 문제)"라고 했다. 정부는 '자발적'이라 하지만 실제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다. '자발의 강요'이거나 그것을 감추려는 '관제 기부'로 비칠 수 있다.그런 점에서 홍 부총리의 말도 전혀 달리 해석할 수 있다. 듣기에 따라서는 '기부하지 않으면 재미없어'라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말에 따르지 않으면 '성숙한 시민의식'이 없는 인색한(吝嗇漢)이 될 판이니 말이다.국민 모금 운동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에 강요하는 '관제 기부'와는 다르다고 한다. 청와대도 정부 차원에서 모금 운동을 따로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발적'이니 '국민 모금 운동'이니 하는 말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더 근본적인 문제는 긴급재난지원금 기부가 정부의 책임 회피라는 사실이다. 정부는 정책을 수립·시행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으로 재정 압박은 더욱 커졌다. 정부의 계획은 이 중 일부를 '기부'로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재정 압박 책임을 상위 30%에 떠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기로 한 이상 그에 따르는 부작용이나 후유증의 책임도 정부가 져야 한다.'전 국민에게 지급'은 재정 압박 문제를 도외시한 '정치적' 결정이었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재정 압박 때문에 그 정치적 결정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 참 무서운 정부다.

2020-04-30 06:30:00

[사설] 산불 현장의 몰지각한 구경꾼들을 개탄한다

[사설] 산불 현장의 몰지각한 구경꾼들을 개탄한다

안동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 임야 800㏊가량이 잿더미가 되었다. 축구장 면적의 1천 배가 넘는 산림이 사라진 것이다. 주택과 창고와 축사가 불타고 1천200여 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었고 인근에 있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이 건재한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32대가 동원되고 3천7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되었다.이 경황 중에도 일부 구경꾼들은 산불을 즐겼다. 혼잡한 도로에 무단 정차를 하거나 횡단을 일삼으며 화재 진압 차량과 산불 진화 인력의 현장 출입을 방해했다. 산불 광경 사진을 찍거나 헬기가 물 뿌리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어 SNS로 중계하기 위해서였다. 도로건 교량이건 닥치는 대로 점령한 채 멋진 장면을 찾는데만 관심이 있었다.이 때문에 산불 진화가 늦어지고 주민 대피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 화재 진압도 화급한 상황에 구경꾼 통제에 인력을 낭비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주민 피난 행렬과 구경꾼이 겹치면서 큰 혼란을 겪었다. 안동시가 불구경 자제를 당부하는 안내 방송과 문자까지 내보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반면 옷과 신발이 녹아내릴 정도로 산불 현장을 누빈 봉사자들도 있었다. 소방대원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거나 간식을 전달하는 따뜻한 마음씨들도 많았다. 인근 지역인 청송군 공무원 60여 명은 휴일조차 잊은 채 안동 산불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그들은 진화 인력이 절실할 때 찾아와서 해가 질 때까지 잔불 정리를 했다.재난 현장에서 드러난 극명한 세태의 명암에 주목한다. 이웃의 커다란 어려움에는 방관자로 일관하며 자신의 작은 이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언행도 서슴지 않는 무리들이 있다. 우리 사회의 진일보를 저해하면서 그 발전의 혜택에는 무임승차하려는 자들이 많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국가의 재난 상황이자 이웃의 피해 현장을 즐기며 구경만 하다온 사람들에게 반성을 촉구한다.

2020-04-29 06:30:00

[사설] 문 대통령, 남북문제 ‘우리 민족끼리’ 해결하자는 건가

문재인 대통령이 총선 압승의 여세를 몰아 남북문제를 국제사회가 합의한 틀에서 벗어나 '우리 방식'으로 풀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회담 2주년을 맞은 27일 "판문점 선언이 실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와 미국 등 개별 국가의 독자적 대북 제재가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는 소리다.어이없는 본말 전도다.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결의·실행하고 있는 이유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때문이다. 판문점 선언이 실천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남북 간 어떤 합의도 국제사회가 정한 대북 제재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무시하고 중단없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판문점 선언의 실천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가 아니라 북한이다.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말은 매우 위험하다. 국제사회가 부당하게 남북 교류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의미로 읽을 수밖에 없다. 분명히 하자. '제약'이 아니라 '제재'이고, 그 원인 제공자는 북한이며, 우리는 '제재'를 준수해야 할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자 누구보다 제재를 앞장서 실천해야 할 북핵 문제의 당사자다.문 대통령의 말은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고 했다. 북한의 대남 전략 구호인 '우리 민족끼리'와 다를 바 없는 표현이다. 북한의 대남 전략에 스스로 말려들겠다는 것인가. 주인은 주인다워야 한다. 북핵에 운명을 저당 잡히지 않아야 주인이다.문 대통령은 남북 협력이 "지금으로선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라고 했다. 틀렸다. 북핵의 폐기가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다.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러니 '김정은 대변인'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2020-04-29 06:30:00

[사설] 사업체 종사자 사상 첫 감소…고용 충격 극복에 힘 합쳐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일자리 상황이 악화일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1인 이상 사업체 전체 종사자 수가 1천827만8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만5천 명이나 줄었다. 고용부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특히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영세 사업장 등 취약한 계층이 일자리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 우려가 크다.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인 임시·일용직 종사자 수가 12만4천 명 급감했고, 일정한 급여 없이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거나 일을 배우기 위해 무급으로 일하는 기타 종사자도 9만3천 명 줄었다. 300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 수는 25만4천 명 감소했다.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했던 대구와 경북의 사업체 종사자 감소율이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한 것도 걱정이 아닐 수 없다.안 그래도 냉랭했던 일자리 시장은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최악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갈수록 고용 상황이 악화할 것이고, 그 끝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실물경제 위축과 고용 충격은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라며 "그야말로 경제 전시 상황"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다.일자리 지키기는 코로나가 초래한 국난 극복의 핵심 과제다. 이에 따라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긴급 고용안정대책을 내놓는 등 일자리 충격을 최소화하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경영계·노동계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일자리 지키기를 위한 대타협을 이뤄내고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누누이 강조했지만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일자리 지키기와 더불어 고용시장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을 위한 대책 마련도 정부가 할 일이다.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를 인식해 지금껏 고집한 기업 옥죄기를 버리고 기업 살리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 기업이 무너지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경제는 물론 국민 삶을 지킬 수 없다.

2020-04-29 06:30:00

[사설] 총선 패배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두고 또 내홍, 정신 못 차렸다

미래통합당이 총선 참패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참패한 원인에 대한 분석과 반성은 제쳐 놓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가부를 놓고 말싸움만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질 만하니 진 것이며 이런 식이면 다음 선거도 어렵다"는 자조(自嘲)가 나오고 있다.이런 비판의 연장선에서 김종인이 비대위를 맡는 것이 과연 통합당을 회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측은 그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한다. 참으로 편의주의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생각이다. 왜 대안이 없겠나. 대안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했는지 의문이다.우선 그는 동화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전과'가 있다. 이런 그가 비대위원장이 되면 국민에게 통합당은 어떻게 비치겠는가. 통합당이 건전 보수 야당으로 인정받으려면 무엇보다 도덕적 쇄신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도덕적이고 양심적이라고 국민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김종인이 이런 당위성을 충족하는 인물일까?독선적인 자세는 더 큰 문제다. 그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의 시효는 끝났다"며 "1970년대생 경제통을 대선후보로 만들겠다"고 했다. 오만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시대착오적 '킹 메이커' 자임이다. 누가 그런 권한을 줬나. 대선후보는 당원과 국민이 만드는 것이다.책임 회피도 마찬가지다. 그는 총선 참패 후 "자세도 못 갖춘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해 매우 송구하다"고 했다. 자신이 그런 말을 할 거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지 말아야 했다. 그래 놓고 다시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했다. 20대 총선 때는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권력욕'이나 '명예욕' 말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표변(豹變)에 표변이다.통합당에 지금은 비대위의 조기 출범보다 건전 보수 야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그리고 김종인이란 인물이 통합당이 지향해야 할 바에 과연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다.

2020-04-28 06:30:00

[사설] 일상 필수품 된 마스크, 이젠 값 내려 부담 덜게 하라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빚은 마스크 대란에 대해 지난달 9일부터 실시한 5부제의 '마스크 안정화 대책' 후속 조치로 공적 마스크 구매량을 27일부터 종전 1인 2매를 3매로 늘려 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5월 3일까지 시범 적용되며 수급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다시 종전대로 2매로 환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마스크 확대 정책은 다행스럽지만 국민들은 구매 수량 확대처럼 값 인하를 통한 고통 부담 완화도 절실히 바라고 있다.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착용의 효과와 중요성은 분명하게 검증된 데다 올가을과 겨울철 2차 유행도 예고되는 만큼 마스크는 이제 일상생활의 필수품이 되고 있다. 또한 심각한 미세·초미세 먼지의 잦은 공습에 따른 대비로 마스크 사용처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니 마스크는 이제 가정의 상비약처럼 늘 갖춰야 할 물품이 될 수밖에 없고, 마스크 수명에 따른 교체 빈도 역시 잦을 것이다. 말하자면 마스크 수요 증가는 피할 수 없게 됐다.하지만 마스크 가격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하면 턱없이 비싸게 형성됐다. 정부의 마스크 수요 대책 실패로, 마스크 가격은 코로나19 이후 배로 올라 공적 마스크조차 개당 1천500원에 소비되고 있다. 마스크 대란을 맞아 다락처럼 높게 올라 거래되는 비정상적 거래가는 마스크 공급이 어느 정도 안정화된 지금도 그대로이니 이해할 수 없다. 가뜩이나 고통받는 서민 배려는커녕 마스크 관련 업체만 배를 불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만도 하다.이미 국내 마스크 생산 1위인 한 업체 최고 경영자는 KF94 마스크의 장당 생산 원가가 300원임을 밝히며 현재 마스크 가격과 유통 문제점을 지적했다. 비상시 비정상적으로 이뤄진 가격인 만큼 공급이 안정화된 지금까지 마스크 가격이 코로나 이전보다 배 높게 책정된 것은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임이 틀림없다. 정부는 마스크 수급 대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절감하고 국민 고통과 부담 완화를 위해 값을 낮춰야 한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말이다.

2020-04-28 06:30:00

[사설] 축구장 1천100개 넓이 산림 잿더미로 만든 안동 산불

24일 안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축구장 1천100개가 넘는 넓이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지난 10년 이래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최대 산불이고, 전국적으로도 3번째로 큰 면적의 피해를 냈다. 안 그래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위험성이 크다는 예보가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이번 안동 산불로 800㏊ 면적의 숲이 소실되고 말았다. 올 들어 전국에서 발생한 410건 산불 피해를 모두 합친 면적(400㏊)의 2배나 되는 규모다. 요양원 입소자를 포함한 주민 1천270명이 한밤중에 긴급 대피하고 주택과 창고, 축사, 비닐하우스 등 재산 피해도 났다. 중앙고속도로 차량 및 중앙선 철도의 운행이 일시 중단되는 등 이번 산불로 인해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산불 피해 규모를 감안했을 때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으로부터 1㎞ 떨어진 지점까지 불길이 번졌는데 강풍이 방향을 틀면서 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화마 피해를 모면한 것은 천우신조였다. 소방관들과 산림청 공무원, 군부대 장병, 안동시민들이 힘을 모아 진화에 나섬으로써 강풍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사흘 만에 산불을 잡을 수 있었다. 안동 산불 사태에서 나타난 안동지역 민·관·군의 대응 능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매년 이맘때쯤이면 연례적으로 산불 주의보가 내려진다. 올봄에는 특히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날씨가 잦아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에서 산불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예보된 상황이다. 이런 조건에서는 부주의한 불씨 하나가 대형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 그래도 코로나19 사태로 온 나라가 고통을 겪는 상황인데 산불 재난마저 발생해서는 안 된다. 국내 산불의 절대다수는 입산자 실화 또는 논두렁 태우기로 일어난다. 특히 4월 30일~5월 5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산불이 나지 않도록 전 국민들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2020-04-28 06:30:00

[사설] 오늘 판문점회담 2주년…위험 수위 더 높아진 남북 관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을 가진 지 오늘로 2년이 됐다. 두 정상의 판문점 만남 직후 당장 통일이 될 것처럼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지만 2년이 흐른 지금 남북 관계는 진전은커녕 원점으로 회귀했다.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남북 관계가 오히려 악화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더욱이 판문점회담 당사자인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까지 제기됨에 따라 남북 관계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두 정상은 판문점선언에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연내 종전 선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 설치, 이산가족 상봉 등을 약속했다. 지난 2년 동안 일부 실현된 것도 있지만 회담의 가장 큰 목표이자 과제인 북한 비핵화는 전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우리가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유예하는 등 조치를 취했는데도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 4종 세트를 잇달아 발사하는 등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문 대통령을 향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 운운하는 등 온갖 험한 말도 쏟아내고 있다. 판문점 만남이 남북 관계에 어떤 도움이 됐느냐는 회의와 비판이 안 나올 수 없다.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둬 문 대통령이 대북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일 개연성이 높다. 오늘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 판문점회담 의미를 재확인하고 4차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 보건협력 등 그동안 북한에 제안했던 것을 언급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을 향해 파격 제안을 할 가능성도 있다.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북한에 매달리는 기존 자세를 버리고 남북 관계가 2년 만에 도루묵이 된 이유부터 따져봐야 한다. 김 위원장 거취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극심한 혼돈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섣부른 대북 제안이나 대화 재개 요청 등 조급함보다 신중을 기하는 게 바람직하다.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자세로 대북 문제에 나서라는 교훈을 문 대통령과 정권은 판문점회담 2주년을 맞은 이 시점에 명심하기 바란다.

2020-04-27 11:12:13

[사설] 코로나19와의 전쟁, 방역 수칙 준수가 최고의 백신

28일은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감염병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2월 17일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감염 사태로 하루 신규 확진자만 700명대에 이를 정도로 공포감이 만연했으나 최근 들어 이 숫자가 한 자릿수 이하까지 떨어졌다. 보건당국이 기민하게 대응하고 시민들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시너지를 불러일으킨 결과로 이제는 '방역 한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하지만 본란을 통해 누차 밝혔듯이 지금은 코로나19 사태가 조만간 종식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 세계 의료계가 총력을 기울여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성공 소식이 연내에 전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올여름에 코로나19가 주춤하다가 가을·겨울이면 2차 대유행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들이 상당수다.코로나19 사태가 향후 2년 정도 이어지리라는 전망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앞으로도 한동안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정부와 보건당국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경제적 충격파를 줄이기 위해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일상 활동과 경제 활동을 보장하면서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개인 및 집단 단위로 방역 관리를 실천하자는 것이다.이번 4·15 총선 사전 투표와 본 투표로 인한 바이러스 전파 사례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점을 볼 때 국민들이 방역 위생 수칙만 철저히 지킨다면 코로나19 확산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당장은 4월 30일~5월 5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고비다. 여가 활동 및 여행이 급속도로 늘어날 조짐인데 바이러스 확산의 계기가 되지 않도록 당국과 국민 모두가 만전을 기해야 한다. 방심은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가장 큰 위협이며, 방역 수칙 준수는 현재로서 최고의 백신인 까닭이다.

2020-04-27 11:11:25

[사설] 과학수사 진일보에 따른 미제 사건 규명에 주목한다

지난 25일 제57회 법의 날을 맞아 법무부가 SNS 이용자 2천230명을 대상으로 한 '처벌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범죄 유형'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의 40%가량이 성범죄를 우선으로 꼽았다고 한다. 해묵은 성범죄 사건들이 유전자 분석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DNA의 새로운 규명으로 해결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영화로도 큰 인기를 끌었을 만큼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그 외에도 10~17년이 지난 성폭행 사건의 범인을 DNA 감식 결과 덜미를 잡기도 했다. 다른 사건에 연루된 범인을 경찰 조사 과정에서 DNA 분석 결과 붙잡은 경우도 있다. 우리는 여기서 영구 미제로 남을 뻔했던 중요 사건을 과학수사가 해결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비록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공분이 큰 사건일수록 국민들은 범인 색출과 의혹 해소에 목말라한다.살인사건 공소시효 폐지가 적용되는 2000년 8월 이후만 따져도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전국적으로 수백 건에 달한다. 대구경북에서도 20건이 넘는 사건들이 미제 파일 속에 남아 있다. 2004년 대구 달성공원 농약 요구르트 사건, 2008년의 허은정 양 납치 살해사건, 2012년 영주 노파 살인사건 등이 그 사례들이다. 그 이전인 1999년 발생한 대구 어린이 황산 테러도 잊을 수 없는 사건으로 국민의 뇌리에 남아 있다.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성범죄에 관한 비판 여론이 새롭게 비등하면서 특히 장기 미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수사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풀지 못한 사건'은 있어도 '잊혀진 사건'은 없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어떤 범죄이든 끝까지 추적해서 밝히고 범인 또한 언젠가 반드시 잡고야 만다는 강력한 메시지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범죄 억제력일 것이다. 미궁으로 빠진 사건이 과학수사의 진일보에 따른 물적 증거 확보로 해결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안전지대로 가는데 커다란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2020-04-27 11:11:01

[사설] 기업의 위기가 일자리 위기 부른다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 평균가동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 2월 중소기업 평균가동률은 69.6%에 불과하다. 제조업 생산 역시 전월 대비 5.7% 감소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구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이 유관기업 20여 곳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 1분기 매출 감소가 30~50%에 이르렀다. 기업들이 성장은커녕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상황이다.매출이 뒷걸음치는데 고용 증가는 꿈도 꿀 수 없다. 가동률이 떨어지고 미래가 불확실하다면 해고의 유혹은 받아도 채용을 늘릴 기업은 없다. 2월 중소기업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만 명이 줄어든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지금 기업이 체감하는 위기는 금융위기 때에 버금간다. 그렇다 보니 리크루트 조사 결과 올해 신규 채용은 없다는 기업이 전체의 19.4%에 달했다.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의 수도 코로나 사태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설령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도 71.1%가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3.0%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올해 전망치 역시 -1.2%로 역성장을 전망했다. 실제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1.4%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6.7% 감소하는 최악의 상황이 오면 국내 신규 실업자가 최대 33만3천 명 발생할 것이라 전망한다.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기적을 바라지 않고선 고용을 늘리기가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그런데도 정부가 여전히 기업 살리기보다 정부형 일자리 창출에 매달려 있는 것은 유감이다. 정부는 지난 3년간 온갖 재정을 퍼부었지만 노인 일자리만 늘렸을 뿐 취업대란을 해소하지 못했다. 청년 고용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정부가 수치에 집착하는 사이 그나마 안정적이던 재정까지 이제 고갈 위기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기업은 이윤이 증대하고 미래를 낙관할 수 있어야 고용을 생각한다. 정부가 이를 인정하고 기업의 애로를 선제적으로 해소해 나갈 때 일자리 정부의 사명이 완성될 것이다.

2020-04-25 06:30:00

[사설] 대구경북 코로나 ‘집단면역’ 조사 실효성 있나

방역 당국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을 우선으로 '집단면역' 조사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모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매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전체 국민 중 표본에 대해 건강과 영양 상태를 조사하는데, 이때 동의를 구하고 혈액 검체를 확보해 항체를 조사하는 방안이 있다"고 밝혔다.또한 "매년 군에 입대하는 사람이 신체검사를 받는데, 여기서도 동의를 얻어 혈액을 확보하고 항체검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역 당국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이탈리아가 15만 명 규모의 전국 단위 코로나 면역검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회복해 항체가 형성된 대략적인 인구 규모를 연령대와 직업, 성별 등으로 파악해 실효성 있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봉쇄 조처 완화 대책에 활용할 방침인 것이다. 이탈리아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17만8천여 명에 이르고, 사망자 수는 2만3천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확진자 8천200여 명에 사망자가 210명을 넘어섰을 뿐이다.집단면역이란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감염병이 종식되려면 상당수의 인구가 면역을 가져야 한다는 개념이다. 국내에서도 차단 방역의 의견으로 제기된 적이 있고, 스웨덴 정부는 실제 방역 대책으로 삼았다가 실패를 인정했다. 방역 당국도 "인구의 60~70% 정도가 집단감염되면 항체가 형성되고 면역이 생겨 나머지 인구에는 더 이상 추가 전파가 없다는 이론에 근거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하지만 집단면역에 대해 회의적인 전문가들이 많다. 실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시행한 조사 결과에 대한 세계보건기구의 발표를 보더라도 그렇다. 대구경북은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해 전염병 대란에 휩싸이면서 지역 혐오의 시선과 모욕적인 발언까지 감수해야 했다. 집단면역 조사가 무증상 감염자 등을 포함하면 실제 누적 감염자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역학적인 분석이나 방역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면 비공식적으로 시행해도 될 일이다. 실효성이 미약한 조사를 이렇게 드러내 놓고 하는 처사가 마뜩잖다.

2020-04-25 06:30:00

[사설] 1분기 성장률 -1.4%, 경제정책 바꿔야 위기 극복 가능

[사설] 1분기 성장률 -1.4%, 경제정책 바꿔야 위기 극복 가능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이 현실로 닥쳐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60조9천703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 감소했다. 2008년 4분기 -3.3%를 기록한 이후 11년 3개월 만의 최저(最低) 성장률이다. 정부가 대대적인 재정 투입으로 하락 폭을 줄이지 않았다면 성장률은 훨씬 더 떨어졌을 것이다.경제성장률을 비롯해 소비·수출·생산 등 실물경제가 1998년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추락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 민간소비는 1분기 6.4% 감소해 1998년 1분기 외환위기 때 -13.8%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기 수출은 2.0% 줄었고 수입은 이보다 두 배가 넘는 4.1% 감소했다. 제조업이 작년 4분기 대비 1.8% 위축됐고 서비스업은 2.0% 줄었다.더 큰 우려는 코로나 경제 충격이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더 처참한 상황이 펼쳐질 개연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종전보다 3.4%포인트 낮은 -1.2%로 전망했다. 1분기 성장률이 -1.4%가 나온 만큼 2분기에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소득주도성장 등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가 망가진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기업·가계 등 경제 주체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미증유의 경제위기를 헤쳐나가려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비상한 대책을 마련해 강력하게 실천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 대책은 세금을 풀어 위기를 모면하려는 데 그치고 있다. 안이한 방식에 머물러서는 위기 극복은 고사하고 침몰할 수밖에 없다. 소득주도성장·탈원전 등 실패한 정책들을 폐기하고, 친노동·반기업 정책을 뜯어고치는 등 패러다임(paradigm)을 전환해야만 눈앞에 닥친 재앙을 헤쳐나갈 수 있다. 경제정책을 대전환하지 않고서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문 대통령과 정부가 깨닫기 바란다.

2020-04-24 10:14:59

[사설] 늘어나는 감염병, 이제 미리 경계하고 대비할 때

정부가 코로나19의 가을·겨울 2차 대유행 발생에 대비해 의료 자원 추가 확보에 나설 계획을 23일 발표했다. 지난 2개월 전국을 마비시킨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혼란을 겪은 터라 일찌감치 2차 유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료 시설을 비롯해 각종 의료 자원을 준비하려는 정책은 바람직하다. 대규모 확진자 발생으로 걷잡을 수 없는 고통에다 적절한 대응 실패에 따른 막대한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니 마땅하다.이 같은 정부의 코로나19 재유행 준비처럼, 최근 분석에서 확인된 지난 20년 동안 수두 등 대구경북 법정감염병 발생 급증 현상에 대해서도 발 빠른 조치를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지난 20일 공개한 법정감염병 환자 수 자료에 따르면, 대구는 지난 2001년 인구 10만 명당 41.95명에서 2019년 254.76명으로 6.1배가 늘었다. 경북도 역시 2001년 80.92명에서 2019년 297.21명으로 3.7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대구경북 법정감염병 환자 증가는 지난 2001년 3만2천173건에서 2019년 15만7천510건으로 늘어난 전국적 증가세와 맞물린 현상이다. 하지만 대구경북 환자 연령대를 보면 0~9세, 10~19세, 70세 이상이 각각 1~3위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 감염병 취약층에 대한 관심과 대비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절감한 것처럼 이들 감염병 역시 취약층 관리와 필요한 물품 구입, 확보 등이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이미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관련 조례를 만든 만큼, 이들 규정대로 감염병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점검하고 대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다른 지역이나 관련 기관·단체 사이의 긴밀한 협조와 협력 체계도 효율적으로 이뤄지는지 살펴야 한다. 감염병을 막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렇더라도 미리 경계하고 대비하는 일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책무다.

2020-04-24 06:30:00

[사설] ‘신라왕경특별법’ 속 빈 강정은 안 된다

문화재청이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 정비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이어 오는 28일까지 국민 의견을 접수한다는 소식이다. 제정안은 먼저 신라왕경 핵심유적 대상을 월성과 황룡사, 동궁과 월지 등 8곳으로 세분화해 확대했다. 나아가 시행령은 이것을 14곳으로 구체화하고 핵심유적 활용에 관한 별도 항목도 넣었다.경북도와 경주시가 유적을 활용한 각종 사업 추진의 근거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신라왕경특별법이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별법 추진을 위한 시행령 제정안에 조직과 예산을 대폭 강화할 방안이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행령은 신라왕경사업추진단을 4급 단장과 단원으로 구성한다고 했다.복원사업의 범위 확대와 전문성 강화 및 예산 확보 등을 위해 단장 직급을 2급 상당으로 상향해달라는 경북도의 건의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법령 제정 과정에서 특별회계 조항이 빠짐에 따라 향후 사업 추진을 위한 획기적인 예산 확대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핵심유적 복원사업 국비 예산도 지난해보다 90억원이나 줄어든 상태이다.복원 대상 핵심유적을 확대하고 유적 활용 항목을 시행령에 반영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조직 위상이 위축되면 예산 확보와 사업 추진 등에도 힘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경주는 그동안 낡은 관광 인프라와 여행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관광객 흡인력을 상실해왔다. 게다가 유례없는 지진까지 겪으면서 경주의 위상이 더욱 추락하고 만 것이다.지난해 가을 신라왕경특별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을 때 환영의 뜻을 밝힌 것도 일단은 경주가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재도약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신라왕경특별법은 경주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지녀야 한다. 경주는 경상북도만이 아닌 대한민국 그리고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천년고도였기 때문이다. 특별법이 속 빈 강정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2020-04-24 06:30:00

[사설] 국가비상사태도 아랑곳하지 않는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

[사설] 국가비상사태도 아랑곳하지 않는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

김천혁신도시의 한국교통안전공단 고위 간부들이 3·1절 골프 회동을 가진 것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코로나 사태로 엄청난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손실이 가중되고 있는 국가의 비상시국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국무조정실 공직기강관리반의 교통안전공단 복무 점검 실태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골프에 참여한 인사들은 교통안전공단의 대외 홍보와 기획을 총괄하는 간부들은 물론 코로나 비상대응 대책단장을 맡은 기획본부장까지 합세했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더구나 교통안전공단은 이달 초 코로나 확산에 따른 고강도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포한 상태였다. 공단의 사업 수입도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고, 2만여 명의 국가자격시험과 안전교육도 취소 및 연기된 상황이었다.이는 정부의 코로나 대책 방침과 교통안전공단의 비상체제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일부 간부는 직원들에게 배부된 공적 마스크를 사적으로 유용하기도 했으며, 공단 이사장은 이 같은 일련의 일탈행위를 방관하며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물의를 빚은 간부들이 결국 사표를 제출했지만 국민들은 뒷맛이 씁쓸하기만 하다.공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도 국내 주요 공기업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는 등 경영 부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임원들이 두둑한 성과급을 챙겨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정부 공공기관인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올 들어 실시한 고객만족도 설문조사가 조작된 것으로 국토교통부 감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고객만족도 조사는 대국민 서비스 척도로 사용하지만 공기업 경영 실적 평가 자료로도 활용한다. 직원들의 성과급 지급 기준이 되는 것이다. '신의 직장'에서 '철밥통'을 껴안고 부당한 성과급까지 챙기는 공기업 임직원들이 국가의 비상시국까지 나몰라라 하는 처지에 이른 것이다. 그 손실과 도덕적 해이는 모두 국민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2020-04-23 10:33:41

[사설] 결국 전 국민에게 지급으로 가닥 잡은 긴급재난지원금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놓고 이견을 보이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2일 일단 전 국민 지원에 합의했다. 이후 기부를 통한 '자발적 반납'을 유도하기로 했다. 당정의 합의는 코로나 위기가 엄중한 상황에서 당정 간 이견이 계속돼서는 안된다는 비판에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정부와 민주당은 총선 전 긴급 당정청 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70% 가구에만 지급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총선이 다가오면서 민주당은 전 국민 지급으로 방향을 틀었다. 19일 고위 당정 회의에서 민주당은 같은 입장을 고수했고, 정부도 물러서지 않았다. 여야가 합의하면 따르겠지만 그게 아니면 정부안대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이렇게 난감한 상황이 전개되자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에 공을 떠넘겼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0일 "통합당은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당론이 무엇인지 최종적으로 입장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 했다. 김재원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이 거론한 '70% 지급'이든 황교안 전 대표가 제시했던 '전 국민 50만원 지급'처럼 전 국민 지급이든 거기에 맞춰 신속하게 입장을 정하겠다는 것이다.이를 두고 여당이 맞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언제부터 야당의 뜻에 따라 국정 문제를 결정했다고 야당에게 결정을 떠넘기느냐는 비난이었다. 실제로 문 정부 들어 여당이 야당의 뜻을 받아들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이 원내대표의 당론 결정 요구에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도 "예산편성권을 가진 정부와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이 엇박자를 내는 상황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며 "지급 액수나 범위는 당정이 합의해오라. 그대로 받아주겠다"고 되받았다.결국 정부와 여당은 이런 비판을 의식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일단 총선 전에 전 국민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재정 부담 가중이다. 고소득자나 사회지도층 등은 받은 지원금의 '자발적 기부'를 유도해 재정부담을 줄인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결국 재정부담은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2020-04-23 06:30:00

[사설] 文 “정부가 일자리 50만 개 제공”…혈세 낭비 반복할까

문재인 대통령이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서 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국민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실업 대란을 막는 방안의 하나로 정부 주도의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추진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미증유의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판 코로나 뉴딜'로 볼 수 있다.정부가 국민에게 제공할 일자리가 어떤 것인지 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정부가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범국가적 차원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규모 사업을 대담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만큼 미국의 뉴딜 정책과 비슷한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 대책이 기존의 세금을 동원한 땜질 처방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었다. 덕분에 다소 일자리가 늘어나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60대 이상 일자리와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에 그치는 등 고용정책이 아닌 복지정책에 가까웠다. 정작 제조업이나 30, 40대 고용 부진은 여전하거나 오히려 악화했다.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는 사상누각일 뿐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4대강 사업을 비판만 했던 문재인 정권이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것도 앞뒤가 안 맞는다.코로나 뉴딜과 관련 문 대통령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혁신 성장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답이 있다. 갑자기 닥친 실업 충격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정부 주도의 일자리 대책도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일은 규제 혁파와 친시장 정책으로 기업 활동을 뒷받침해 이를 기반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 밑 빠진 독은 고치지 않고 계속해서 물만 붓는 식의 세금 퍼붓기 일자리 대책으로는 실업 대란을 막을 수 없다.

2020-04-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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