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장관 한 명 탓에 끝없는 위기에 내몰린 문재인 정권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 여론이 싸늘했다. SBS·KBS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을 두고 '잘못했다'는 응답이 '잘했다'는 응답보다 10%포인트가량 많았다. 또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문 대통령과 정권에 조 장관이 암초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문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 세력은 하루빨리 '조국 정국'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사태가 길어질수록 공정·정의에 배치되는 정권의 민낯이 드러나 점수를 잃기 때문이다. 장관에 취임하자마자 조 장관은 검찰개혁추진지원단 구성, 감찰 활성화 천명에 이어 상관 폭언과 과다한 업무 등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검사의 묘소를 참배했다. 윤석열 총장이 이끄는 검찰이 문제가 많은 조직이고, 자신의 가족을 향한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는 여론을 조성하려는 속셈이다. 자신은 선(善), 상대방을 악(惡)으로 몰아세우는 조 장관 특유의 프레임 만들기로 봐야 한다.조 장관 행보에 맞춰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조국 정국' 탈출을 도모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달 하순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추석 연휴에 전격 발표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한·미 동맹 재확인 등 현안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줘 장관 임명 강행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국정 동력 회복을 꾀하려는 것이다.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 장관은 '검찰 개혁'으로 위기를 벗어나려 하겠지만 국민 대다수가 북한의 속셈은 물론 문 정권의 본질을 파악한 만큼 두 사람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검찰 수사에서 조 장관과 관련된 의혹이 하나라도 나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되고 정권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장관 임명 강행으로 문 대통령과 정권이 위험을 떠안고 가게 된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측근 한 사람 때문에 정권이 몰락했는데 이 정권은 장관 한 사람 때문에 누란(累卵)의 위기에 내몰리고 말았다.

2019-09-16 06:30:00

[사설] 불법 취업 외국인 질식 사망 사고, 허술한 관리가 빚은 참사

경북 영덕군 축산면의 수산물가공공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추석을 앞둔 10일 가스 질식 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이들 외국인 노동자 모두 불법 취업을 한 것으로 드러나 불법 체류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특히 4명 가운데 3명은 불법 체류자였고, 1명은 입국 목적(방문)과 달리 불법으로 취업한 것으로 밝혀져 보험 적용도 이뤄지지 않아 보상 문제가 불거지는 등 후유증이 적잖을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우리나라에 장·단기 머무는 외국인이 지난해 말로 236만 명을 넘어서는 등 증가세를 보이면서 불법 체류자도 덩달아 늘어 올 들어 2월 말 현재 35만9천여 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불어난 불법 체류자에다 입국 목적과 달리 취업을 노리는 외국인의 국내 노동시장으로의 유입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국내 일손을 구하지 못하거나 값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업체나 사업주일수록 이들의 불법적인 고용 유혹에 빠지기 마련이다.이번 영덕 수산물가공공장 가스 질식 사고에서처럼 불법 체류자나 입국 목적 외 활동 외국인의 불법 취업으로 인한 문제점과 부작용은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사망한 외국인에 대한 보험 적용과 보상 문제가 그렇다. 또한 국내 노동시장 잠식에 따른 갈등과 사후 처리를 둘러싼 책임 소재 등으로 불법 고용 업체로서도 법규 위반에 따른 책임 등 치명적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당국은 불법 취업과 불법 고용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밝혀 재발을 막아야 한다.당국은 자유로운 국내 입국 정책과 함께 입국한 외국인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불법 체류자의 범죄 예방과 불법 취업으로 인한 사고 방지 등을 위해서도 그렇다. 영덕 사고도 불법 체류자 관리와 불법 취업을 막을 제도적 장치만 작동했더라면 미연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업주의 불법 체류자 등의 불법 고용에 대한 유혹도 경계할 일이다. 당장은 도움이 되겠지만 예고없는 사건과 사고는 모든 것을 앗아갈 것이 틀림없다.

2019-09-12 06:30:00

[사설] 문재인·조국의 '모르쇠', 국민이 그토록 어리석어 보이나

국가기록원이 세금 172억원을 들여 문재인 대통령의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립을 추진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지시하지도 않았으며 배경은 이해하지만 왜 우리 정부에서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기록관 설립 백지화를 지시했다. 세금으로 별도의 대통령기록관을 짓는 데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황급히 조치를 취한 것이다.문 대통령은 기록관 건립을 모르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은 정권 차원에서 추진된 사안을 대통령이 몰랐을리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예산안에 부지 매입비 등 32억원이 편성됐고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비롯해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부근 등 기록관 부지 물색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정권 차원의 개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문 대통령의 모르겠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 대통령이 기록관 건립에 불같이 화를 냈다는데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않고 국민 세금을 들여 기록관 건립을 추진했다면 국가기록원 원장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조국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일가 수사와 관련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대검찰청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몰랐다"고 밝혔다. 장관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법무부 차관, 검찰국장이 동시에 이런 제안을 한 것을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청와대와 코드를 맞춰 두 사람이 사전에 검토·모의하고 역할을 나눠 제안했을 개연성이 크다. 이를 조 장관이 과연 몰랐는지도 의문이다. 의심을 해소하려면 조 장관은 직권 남용, 수사 개입을 한 법무부 차관·검찰국장부터 인사조치 해야 한다.기자간담회와 청문회에서 조 장관은 의혹들에 대해 "몰랐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그의 모르쇠 화법을 이젠 문 대통령이 같이 구사하고 있다. "모르겠다" "몰랐다"는 변명으로 순간의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 진실은 드러나게 돼 있고 그 뒷감당은 오로지 본인들의 몫이다. '하늘의 그물은 빈틈이 없어 그 무엇도 놓치지 않는다'는 경구를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은 유념하기 바란다.

2019-09-12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이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5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대구경북연구원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물론 공항의 연결 교통망이나 배후 도시 규모 등이 미정이어서 긍정적인 희망치이기는 하지만, 취업유발 인원만 보더라도 40만 명에 이른다니 가히 혁명적이다. 그러나 아직은 장밋빛 청사진일 뿐이다.군위군과 의성군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을 두고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경북도가 양 지역의 상생을 위한 최종 중재안을 내놓았다. 통합신공항 건설에 따른 다양한 배후시설이 들어설 항공클러스터의 70%가량을 공항 이전 후보지 중 탈락지에 조성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경북도는 이와 함께 추석 연휴 이후가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 연내 신청을 위한 골든타임인 것은 물론 마지노선임을 분명히 밝혔다. 현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는 군위 우보와 의성 비안-군위 소보 두 개의 지역이다. 따라서 신공항 건설이 어느 지역으로 결정이 되든 신공항 미선정 지역에는 항공클러스터가 함께 조성되므로 군위와 의성이 함께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그러잖아도 김해신공항 재검증 작업을 둘러싼 부산·울산·경남의 행태가 갈수록 억지를 더하고 있다. 지난 정부의 결정을 뒤집고 재검증 요구안을 다시 총리실에 떠넘긴 것도 모자라 이제는 '기술적 쟁점' 외에 '정무적 판단'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은 현 정권의 레임덕이 오기 전에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수면 위로 올리려는 술책이다.작금의 국내 상황은 조국 사태에 따른 국정 혼란에다 신공항을 둘러싼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간 갈등까지 불거진 형국이다. 여기에다 우리 경북에서 소지역주의마저 극복하지 못한다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진로는 암울하다. 대승적 차원의 합의로 상생을 추구하느냐, 소탐대실로 공멸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추석 연휴가 분수령이다. 죽 쒀서 남 주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19-09-12 06:30:00

[사설] 조국 장관 뒤에 대통령 있고, 윤석열 검찰 뒤에 국민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될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검찰을 지휘하는 자리에 피의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 앉아 있으니 수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추측은 합리적이다. 조 장관이 검찰 수사에 직접 '개입'하지 않더라도 수사를 무력화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의 권한인 '검찰 인사권'만으로도 충분하다. 검찰에 대한 인사권 행사를 강화하겠다는 조 장관의 취임 일성은 이를 예고하는 듯하다.조 장관 취임 이후 가족들의 태도 변화도 검찰 수사에 불안감을 드리운다. 동양대 총장 표창 부정발급 혐의로 기소된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조 장관 취임 당일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해 자신에 대한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모든 진실은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검찰에게 알아서 하라는 '신호'로 들린다.'가족펀드'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는 지난달 해외로 도피했다가 한동안 검찰과 연락을 유지했으나 조 장관 취임을 전후해 연락을 끊어버렸다. 검찰 수사는 당연히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당숙이 법무부 장관이 됐으니 버티면 된다고 생각한 것인가. 그의 '입'에 절체절명의 이해관계가 걸린 '세력'들이 그러라고 시킨 건가.총장 표창 위조 여부와 관련해 동양대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동양대는 진실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당시 근무한 직원이 퇴직해 조사하지 못했다고 했다. 표창장 일련번호 등 '스모킹 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었다.가장 결정적인 것은 "조 장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단정'이다. '조 장관을 건드리지 마라'는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로 읽을 수밖에 없다.이런 전방위적 압력에 검찰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검찰 뒤에는 국민이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국민은 영원하다. 오직 국민만 보고 수사하기 바란다.

2019-09-11 06:30:00

[사설] 서대구 역세권 개발 프로젝트, 현실화가 문제

대구시가 '서대구 역세권 대개발 미래비전'을 발표하고 나서면서 대구의 최대 현안 중 하나였던 서대구 역세권 개발 프로젝트의 막이 올랐다. 대구시는 2030년까지 공공 및 민간 투자를 포함한 총사업비 14조4천여억원을 들여 서대구 고속철도 역세권 98만8천㎡(30만 평)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서대구 역세권을 첨단 경제와 문화, 스마트 교통과 환경이 어우러진 미래 경제도시로 도약시킨다는 것이다.따라서 이곳을 민관공동투자개발구역과 자력개발유도구역, 친환경정비구역으로 구분해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2016년 서대구역 건설 확정으로 추진 중인 고속철도(KTX·SRT) 등 6개 광역철도망 사업과 이를 도시철도와 연결하는 트램 건설에도 속도를 낸다고 한다.이를 바탕으로 복합환승센터와 공연·문화시설을 집적하는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북부하수처리장 부지 위에 친환경생태문화공원을 조성하며, 하·폐수처리장을 옮긴 터에는 첨단벤처밸리와 돔형 종합스포츠타운, 주상복합타운 등을 지을 계획이다. 자력개발유도구역과 친환경정비구역에도 생활 여가·주거 기능 공간 등도 개발할 방침이다.서대구 역세권 개발은 대구시내 동서 지역 간 불균형 발전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주지하다시피 대구는 수성구에 우수 학군이 형성되어 있고, 중구와 동구에 현대, 롯데, 신세계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이 몰려 있다. 고속철도역사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면 개발 낙후 지역이자 유통 사각지대였던 서대구의 환골탈태로 대구 균형 발전의 추동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관건은 복합환승센터 등 민간투자 유치이다. 여기에 프로젝트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대구시의 행정력 집중과 지역의 정치력 발휘에 달려 있다. 특히 현 정권 들어 대구는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모처럼 균형 있는 경제적 지형 구축으로 대구의 재도약을 모색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장밋빛 청사진으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2019-09-11 06:30:00

[사설] 얄팍한 술수로 정권 향한 국민 분노 감당할 수 있겠나

민심(民心)을 거스른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문재인 정권을 향한 국민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이건 나라냐"며 조국 장관 퇴진을 넘어 '문재인 탄핵'까지 들고나온 민심에 문 대통령이 놀라고 당황했을 것이다. '조국 사태'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로 희석하려 했듯이 문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 세력은 격앙된 민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안간힘을 쓸 것이다.문 대통령 주재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국무회의는 국면 전환을 노린 얄팍한 술수(術數)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조 장관 등 6명의 장관급 인사들이 처음 참석한 국무회의 주제는 이 정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반일(反日)이었다. 문 대통령이 소재·부품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언급한 향후 3년간 5조원 연구개발 예산 투입 등은 이미 나왔던 것을 재탕한 것에 불과했다.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얻으려 한 것은 다른 데 있다고 봐야 한다. 반일 선봉에 섰던 조 장관을 부각시켜 그에 대한 비판은 물론 대통령 자신을 향한 국민 분노를 누그러뜨리려는 속셈이 깔렸을 것이다. KIST는 조 장관 딸이 고려대에 다닐 때 허위로 인턴 증명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이런 곳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반일을 내걸어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은 후안무치하기 짝이 없다.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배제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문 대통령의 장관 임명 당위성은 땅에 떨어지고 정권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이를 막으려는 정권 차원의 시도가 격렬해질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 등으로 검찰을 공격할 수 있다. 준연동형 비례제를 골자로 한 선거 제도 변경을 장관 임명처럼 강행 처리해 악화한 민심을 피해가려는 시도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얄팍한 술수로 국면 전환을 노리기엔 국민의 분노가 너무도 크다. 뻔한 술수에 넘어갈 국민도 거의 없다. 장관 임명 강행으로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권이 무슨 짓을 하는지를 국민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2019-09-11 06:30:00

[사설] 대구 도심통과 철도 지하화, 선거용 간보기는 안 된다

경부선 대구 도심통과 구간의 지하화 사업 추진을 위한 정치권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국회의원이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무총리에게 경부선 대구 도심 구간 지하화 추진 타당성 연구용역 비용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포함을 요청하자 총리가 대구시와의 상의를 약속했다. 대구를 위한 일이라 반갑지만 또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이미 대구 시민은 지난 1990년 경부고속철도 대구 도심통과 구간 지하화 수립, 1993년 지상화로의 번복, 1995년 다시 지하화 결정에 이은 2006년 지상화 최종 확정으로 엄청난 인적·물적 행정 낭비와 혼란을 겪었다. 이후 지상화된 대구 도심통과 구간 지하화는 총선을 맞아 2016년 4월 당시 새누리당 공약이 됐다. 그러나 2017년 10월 대구시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포기하고 장기 과제로 넘겼다. 그렇게 1년여 세월을 또 날린 셈이다.이번 홍 의원의 제안은 대구의 해묵은 문제를 풀려는 마음에서겠지만 혹여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표를 의식한 의도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정부가 우선 요청한 35억원은 줄 수도 있겠지만 8조원(2017년 당시 추정 공사비)의 돈 마련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아침저녁으로 바뀌는 이 나라 정치판을 어찌 믿겠는가. 게다가 지금껏 공약의 일관된 실천은 마치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격의 정치 현실이니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홍 의원은 무엇보다 대구 도심통과 구간 철도의 지난날의 뒤틀린 역사를 살피는 게 먼저다. 진정 대구 미래를 위해 이번 일을 추진하려면 선거용 간보기 대신 제대로 된 지하화 계획부터 세워 시민에게 내놓는 게 맞다. 홍 의원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불신의 늪인 정치를 믿을 수 없어서다.

2019-09-10 06:30:00

[사설] '반사회적 기업 제품도 팔겠다'는 백화점의 그릇된 심보

대구의 한 백화점이 가습기 살균제 파동으로 시장에서 퇴출된 옥시레킷벤키저의 제품을 버젓이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돼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옥시 제품은 습기제거제로 크게 주목받아온 '물먹는 하마'로 한 소비자의 신고로 판매 사실이 확인됐다.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고통을 받는 피해자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유통업체가 불매 대상인 옥시 제품을 아무런 의식없이 판매 중인 것은 결코 옳지 않다.영국에 본사를 둔 레킷벤키저의 한국법인인 옥시의 제품들은 검찰이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수사에 들어가고 대대적인 소비자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대부분 시장에서 철수했다. 특히 '물먹는 하마'는 40여 개 불매 대상 명단에 오른 옥시 제품 중 대표적인 생활용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역 백화점이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판매를 재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이 제품은 일부 마트와 온라인 마켓에서도 판매돼 논란이 크다.지난 2011년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8년이 지나도록 제조사가 책임을 회피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중대 현안이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질환 사망자 1천386명을 포함해 모두 6천500여 명이 피해를 입었다.무엇보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축소·은폐하는 등 부도덕한 기업으로 지탄받는다.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옥시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버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옥시 제품을 지역 유통업체가 계속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일이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무시하는 처사다. 당장 옥시 제품들을 치우고 소비자에게 잘못을 사과해야 한다.

2019-09-10 06:30:00

[사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국민과 '전쟁'하자는 건가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 다음 날인 지난 7일부터 임명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고 했을 때 '혹시나'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역시나'로 끝났다. 결국 '장고'는 임명에 앞서 국민의 뜻을 최대한 헤아리고 고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쇼'였던 셈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만큼은 올바른 결정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 국민만 바보가 됐다.조 장관 임명에 대해 검찰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검찰을 다 뒤엎을지언정 조 장관을 지키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사실상 전쟁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정확한 지적이지만 '전쟁'이 어찌 검찰에만 국한되겠나. 검찰을 넘어 국민에 대한 전쟁 선언이다.조 장관 임명을 합리화하는 문 대통령의 말은 국민 무시의 절정을 보여준다. 문 대통령은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인사청문회까지 마친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조 장관과 그 가족의 비리 의혹은 끝도 없다. 그중에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문 대통령의 단정과 달리 본인이 책임져야 할 위법행위가 분명히 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딸의 총장 표창 부정 발급을 정상 발급으로 둔갑시키도록 종용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친다'는 협박까지 했다.아들이 서울대 법대에서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받은 의혹도 있다. 허위 발급 의심을 받은 교수는 조 장관과 친분이 두텁다. 조 장관의 연루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인사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국민이 뭐라든 내 마음대로 한다는 '원칙'이요 '일관성'일 뿐이다.문 대통령은 또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 청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국민 무시를 넘어 조롱이다. 조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은 '개혁성'이 아니라 전방위적 비리 의혹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을 임명하면서도 "청문회에서 많이 시달린 사람이 일을 더 잘한다"고 했다.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조 장관 임명에도 '일전불사'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퇴로는 없다. 끝까지 수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은 이런 결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철저히 수사해 불법 혐의 연루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 부조리한 현실을 바로잡아 '정권의 충견'에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길 바란다.

2019-09-10 06:30:00

[사설] '조국 사태'로 인한 국민 모멸감·국력 낭비 어찌 책임질 텐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한 후 한 달 동안 온 나라가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조 후보자와 가족 관련 의혹들, 장관 적격 여부를 둘러싼 여야 대립, 검찰 수사, 기자 간담회와 청문회, 후보자 부인 기소까지 '조국 사태'로 말미암아 나라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여론은 물론 객관적으로도 장관 자격을 잃은 사람을 두고서 소모적 논쟁과 국력 낭비를 할 만큼 이 나라 상황이 한가한가 하는 물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게 나라냐"는 모멸감도 국민에게 안겨줬다. 국민 갈등 심화, 국력 낭비를 초래한 것만 따져도 장관 지명 철회나 자진 사퇴를 열 번 하고도 모자랄 것이다.온 나라가 '조국 사태'에 함몰되는 사이 경제 등 곳곳에 경고등이 들어왔지만 문 대통령과 청와대,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지키기'에 열중하느라 돌아볼 겨를이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낮췄다. 지난 6월보다 0.3%포인트, 지난해 성장률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침몰하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 조국 지키기보다 못한 것인가란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문 대통령과 조 후보자가 일찌감치 '결단'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민심은 조 후보자에게 등을 돌렸다. 경실련은 조 후보자가 제기된 의혹들을 해소하지 못한 것은 물론 오히려 검찰 수사와 향후 재판을 통해 밝혀져야 할 과제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언행 불일치로 국민과 청년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점, 검찰 개혁 동력을 얻기 쉽지 않다는 점도 사퇴 주장 근거로 들었다.'조국 사태'로 가장 상처를 입은 것은 국민이다.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 관련 의혹들에 국민은 배신감을 느꼈다. 의혹에도 조 후보자를 무조건 편드는 민주당 등 집권 세력 행태와 사태를 방치한 문 대통령에게 국민은 실망했다. 국민은 문 대통령에게 이 모멸감과 국력 낭비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를 엄중하게 묻고 있다.

2019-09-09 06:30:00

[사설] '왕산 광장' 명칭 슬그머니 바꿔 논란 자초한 구미시

장세용 구미시장이 전임 시장 시절 주민공청회를 거쳐 결정한 '왕산 광장' 명칭을 바꿔 논란을 부르고 있다. 왕산은 독립운동가 허위 선생의 호로 구미 제4국가산단 물빛공원 내 들어서는 광장과 누각 이름이다. 비록 구미시는 이들 시설이 들어선 마을인 산동 주민들의 요구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지만 아무래도 석연치 않다. 처음 이름을 정할 때처럼 주민공청회 등 납득할 만한 절차를 밟지 않아서다. 장 시장의 뜻에 따른 변경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한국수자원공사 구미사업단이 지난 2018년 3월 시작, 이달 말 완공 예정인 물빛공원은 56억원을 들인 공공시설물이다. 3만㎡ 넓이의 근린공원에는 다양한 시설과 공간이 마련되는 터여서 붙일 명칭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시·군마다 크고 작은 시설 설치 때 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주민은 물론, 외부인의 발길을 끌 만한 시설 마련에 신경을 쓰지만 명칭에도 특별히 관심을 쏟는 현실이다. 갈수록 명칭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는 탓이다.남유진 시장 재임 시 구미시가 '왕산'의 이름을 따 '왕산 광장'과 '왕산루'로 결정한 일은 이름의 상징성 때문이다. 왕산은 엄혹한 시절, 독립운동에 헌신해 구미를 벗어나 나라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이다. 게다가 왕산 집안 역시 3대에 걸쳐 14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할 만큼 독립운동 명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이미 서울시가 동대문구 신설동역오거리~시조사삼거리를 잇는 3.2㎞ 도로를 '왕산로'로 지정해 그의 독립운동 활동을 기리는 까닭도 그래서다.특히 곧 선보일 물빛공원에는 왕산을 비롯한 13명의 집안 독립운동가 동상까지도 들어서 왕산의 이름에 걸맞은 공간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산동면 일부 주민이 '산동'의 지명을 아끼고 내세우는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명칭 변경은 절차와 근거를 갖춰야 한다. 단순히 시장이 바뀌었다고 함부로 할 일은 아니다. 이제라도 명칭 변경을 철회하는 게 맞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시 정당한 절차와 의견 수렴을 거쳐 이름을 결정해야 한다.

2019-09-09 06:30:00

[사설] 엑스코 사장 공모, 전문성과 능력은 안중에도 없나

대구 엑스코 차기 사장 공모에 잡음이 커지고 있다. 엑스코는 지난달 주주총회를 열고 제2전시장 건립과 2021년 세계가스총회 개최라는 중대한 과제를 앞두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올해로 18년째를 맞이하는 대구 엑스코가 굵직한 행사를 치러내고 누적된 현안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겸비한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세계가스총회는 가스 산업계의 3대 올림픽이라 불리는 대형 국제행사이다. 세계가스업계 참가자들이 서로 교류하고, 전시회 등을 통해 에너지 기업 간 비즈니스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충하는 공간이다. 제2전시관 건립으로 제2 도약기를 맞이하는 엑스코가 새로운 경영자를 물색해 노사 갈등으로 이완된 조직을 일신하는 것은 역사적인 책무이다.이번 새 사장 공모는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13명의 지원자 중 3명을 면접 대상으로 선정한 서류심사 결과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특정인 내정설' '짜고 치는 고스톱' 등의 비아냥이 들려온다. 전시컨벤션 산업은 미래의 신성장 동력이다. 지자체들이 컨벤션센터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18년 연륜의 엑스코 현주소는 그리 밝지 않다.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진정한 변화와 혁신을 모색해야 한다. 엑스코는 행사 유치만이 능사가 아니다. 전시공간 임대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외 바이어를 유치하거나 제품 홍보 여력이 부족한 지역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앞서가는 도시들은 벌써 이 점을 간파하고 있다. 엑스코 사장 자리가 더 이상 공무원이나 특정 공사 출신의 경영 인턴 무대여서는 안 된다.컨벤션 전문가가 필요하다. 마이스산업 경영 경험도 있어야 한다. 전시컨벤션 전략과 마케팅 능력을 겸비한 사람이 와야 한다. 기업과 마이스를 융합해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추진력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사장 공모가 또다시 낙하산 인사나 특정기관의 인사 적체 해소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대구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2019-09-09 06:30:00

[사설] 문 대통령, 염치가 있다면 '조국' 버려야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그러나 6일 드러난 조 후보자의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의 전화 통화 사실은 과연 이런 청문회를 열어야 하나라는 탄식을 자아낸다. 조 후보자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함께 딸의 총장 표창 부정발급이란 범죄 사실의 증거인멸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범죄 혐의자가 사법행정의 책임자가 되는 것이다.최 총장에 따르면 조 후보자 부인은 지난 4일 최 총장에게 전화로 '표창장 발급을 위임한 것으로 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고, 부인의 전화를 건네받은 조 후보자는 "그렇게 해주면 안 되겠느냐. 법률 고문팀에 물어보니까. 그러면 총장님도 살고 정 교수도 산다"고 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조 후보자는 딸이 받지 않은 '총장 표창을 받은' 것으로 둔갑시키려 한 것이다.더 큰 문제는 "그러면 총장님도 살고 정 교수도 산다"는 말이다.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당신도 다친다'로 들린다. 법무부 장관이 되겠다는 인사가 대(對)국민 사기극을 꾸미고 거기에 동조하지 않으면 '재미없다'고 을러댄 것이다. 이중인격을 넘어 인성의 타락이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최 총장에게 사실대로 밝혀달라고 했다"고 둘러댔다.거짓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딸이 제1 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논문의 초고 파일을 2007년 딸이 책임 저자인 장영표 교수에게 보냈는데 '만든 이'와 '마지막으로 저장한 사람' 모두 '조국'으로 파일 속성 정보에 기록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조 후보자가 논문 작성 과정 전반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셀프 청문회'에서 "당시에는 그 과정을 상세히 알지 못했다"고 했다.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자세도 여전했다.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는 논문 취소와 관련 "장영표(책임 저자) 교수님 문제이지, 제 딸아이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변했다.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민낯이 얼마나 추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문 정부가 내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리그'에나 해당되는 소리라는 것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그 위선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카드를 버려야 한다.

2019-09-07 06:30:00

[사설] 불신 키우는 대구시의 굼뜬 환경 정책

최근 문제가 된 대구 경상여고 악취 가스 사고는 대구시의 안이한 환경 인식과 정책이 빚은 결과다. 도심 내 산업단지나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등 도시기반시설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과 악취,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계속 이어지는 데도 근본 대책 마련을 미뤄오면서 시민들을 유해 환경에 계속 노출시킨 것이다. 지역 시민단체 주장대로 조례를 통해 엄격한 관리가 가능함에도 손놓고 있다가 피해를 키운 대구시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대구시의 안이한 환경 인식은 지난해 서울시립대에 의뢰한 연구용역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염색산단 등 7개 도심산단 공해(악취 등) 해결 방안'을 주제로 한 이 연구용역 결과가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보고서에는 '제3산단(3공단)의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적시돼 있다. 하지만 시는 아무런 조치없이 9개월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다. 문제가 커지자 "성서산단·염색산단 등 7개 도심 산단별 맞춤 대책 수립해 이달 중 발표하려 했다"는 해명을 내놓았으나 늑장 대응 등 대구시의 부실한 환경 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꼴이다.용역 결과를 일부 인용하면 제3산단의 유해대기오염물질 연간 배출량이 6천904㎏으로 성서산단(2만194㎏), 염색산단(7천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제3산단 내에서 발생하는 유해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이처럼 높은 것은 안경 부품 제조나 코팅, 금속, 선반 가공업에서 주로 쓰는 화학물질과 기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다 제3산단에 속하지 않지만 경상여고 주변의 영세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각종 유해물질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문제가 된 경상여고 등 제3산단 인근 지역에서 2017년 이후 11차례나 비슷한 악취 가스 사고가 반복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대구시가 제대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대책 마련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유해물질 유출 사고가 되풀이된 것이다.뒤늦게 대구시는 제3산단 일대에 관한 특별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책에 대한 시민 불신은 이미 깊어질대로 깊어진 상황이다. 제3산단이 가동된 지 올해로 무려 50년이다. 그런데도 여태 체계적인 환경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대구시의 엄격한 관리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2019-09-07 06:30:00

[사설] 갈수록 추해지는 범여권의 '조국 구하기', 정의는 어디로 갔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보호'하기 위한 범여권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검찰의 수사에 엄정중립을 지켜야 할 총리부터 조 후보자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를 "조국을 꺾어야 한다는 욕망"이라고 모욕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까지 총출동해 방어벽을 치고 있다. 이들의 말과 행동은 이미 비상식을 넘어 비이성, 나아가 집단광기까지 느끼게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준에 이르고 있다.이낙연 총리는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검찰은 오직 진실로 말해야 한다"며 "자기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검찰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사 착수를 "나라를 어지럽히는 행위"라고 한 것에서 더 나아간 검찰 압박이다.검찰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검찰이 진실로 말할지 아닐지는 기다려봐야 한다. 그런데도 '진실로 말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은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 총리가 말하는 진실이란 어떤 진실인가. 말 그대로 실체적 진실인가 아니면 여권에 유리한, 이른바 '대안적 진실'인가.조 후보자 딸에 대한 표창이 부정 발급임을 밝힌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 대한 인격 말살적 발언도 나왔다. 국회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같은 날 최 총장을 "'태극기 부대' 가서 막 그러는 분"이라며 "절대 우리한테 우호적인 사람이 아니다"고 했다. 최 총장의 진실 증언을 진영 논리에 오염된 것으로 모는, 진영 논리의 전형이다.유 이사장과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최 총장에게 전화를 건 사실도 '표창 부정 발급'이란 진실을 흐리려는 목적이라는 의심을 벗지 못한다. 두 사람은 "사실관계를 여쭤본 것" "경위를 묻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지만 믿기 어렵다. 최 총장은 여권 핵심 인사로부터 조 후보자를 낙마 위기에서 살리자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이런 행태들은 문재인 진영에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라 '우리 편'임을 재확인해준다. 정의가 사라진 국내 '이른바 진보'의 몰골은 이렇게 추하기 짝이 없다.

2019-09-06 06:30:00

[사설] 이마트 단톡방 고객 성희롱, 천박한 우리 사회의 현주소

대구의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한 이마트 전자매장 매니저들의 단체 카톡방 여성 고객 성희롱 사건이 시민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서며 우리 사회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이마트 직원들이 고객을 대상으로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욕설과 외모 비하성 발언은 물론 성희롱에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나체 사진까지 공유했다니 말문이 막힌다.전국 이마트 전자매장 매니저 50~60명으로 구성된 단톡방에서 12명이 이같이 어이없는 일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중에는 대구경북 근무자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마트 측은 시민단체의 이 같은 지적과 시정 요구에도 직원들의 사적 행위라고 여기고 실태 조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다만 이마트가 늦게나마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시간이 지나면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겠지만, 이번 이마트 직원들의 저급하고 몰상식한 행위에 대해서는 합당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마트 본사 또한 그 관리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아울러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의 천박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가 아닌지 모두가 되돌아봐야 한다.이 같은 사례를 SNS상 밀실인 단톡방에서 자기들끼리 주고받은 농담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피해 여성이나 고객들의 입장을 생각해 본다면 그런 참담한 언행은 용인될 수 없는 범죄행위이다. 끼리끼리 모인 단톡방에서 주고받는 저열하고 반사회적인 언동이 묵인되는 사회는 이미 건강성을 잃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돌이켜보면 이것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것을 능사로 삼아온 입시 위주 교육이 낳은 부산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나만 이기고 나만 잘되면 그만이지, 내 잘못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입을 상처나 피해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진 것이 아닐까. 이번 일을 인권과 성 평등 그리고 사회의 윤리 의식을 되새기고 SNS상의 올바른 소통 문화를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19-09-06 06:30:00

[사설] 조업정지 위기 한고비 넘긴 포항제철소, 할 일 더 엄중하다

환경부가 제철소 용광로 가스배출밸브(블리더)를 통한 대기오염물질 무단 배출 논란과 관련, 이를 합법화하는 내용의 대책을 내놓아 첫 조업정지 위기를 맞았던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당장 발등의 불은 끄게 됐다. 환경부 조치로 지난 5월 조업정지 10일을 내린 경북도가 조만간 청문 절차를 밟아 조업정지 대신 과태료를 물릴 수도 있어서다. 그렇더라도 포항제철소가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 지금까지 대기환경의 오염 행위가 분명했던 탓이다.무엇보다 환경부 조치로 포항제철소의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막대한 손실과 국가 경제 타격도 막을 가능성이 커져 다행이다. 이는 환경부가 앞서 내린 '화재 등 위급한 상황이 아닌 정기 점검 시 블리더 개방은 위법'이란 입장을 거둔 결과다. 또 업계의 '전 세계적으로 블리더에 대기오염물질 배출 방지 장치를 설치하는 기술이 현재 있지 않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때문이다. 이런 난제 해결을 위한 환경부의 입법화 약속은 고육지책이겠지만 반길 만하다.또 환경부가 이번에 현실적인 이유로 제철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방안을 제시해 실천토록 분명히 한 일은 마땅하다. 그러나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무인기(드론)를 통해 제철소 블리더 상공의 오염도 시범측정 결과의 비공개는 재고돼야 한다. 블리더 배출 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이나 중금속 등 인체 유해물질의 종류와 정도 등 조사 결과 공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환경 감시를 위해서나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도 그렇다.포항제철소는 이번 '블리더 사태'로 환경오염 방지 필요성을 절감한 만큼 앞으로 할 일이 더욱 엄중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제철소는 이달 말로 예상되는 청문 절차에서 경북도의 최종 조치에 따라 운명은 바뀐다. 설사 당초대로 공장 가동 중단의 최악을 맞아도 피해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대기오염물질 배출의 방치는 더 이상 안 된다. 후세대와 이어질 공장 가동을 따지면 이번 사태는 이런 관행을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

2019-09-06 06:30:00

[사설] 하자투성이 법무장관 만들려고 국민에 맞서겠단 말인가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6일 열기로 합의했다. 조 후보자의 국회 기자간담회로 그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이 해소되기는커녕 범죄로 볼 수 있는 의혹들까지 터져 나오고, 검찰 수사가 조 후보자 가족으로 향하는 점을 고려하면 청문회 개최는 의미를 둘 만하다.조 후보자 청문회가 애초 여야가 합의한 이틀에서 하루로 단축돼 열리게 된 것은 아쉽다. 조 후보자와 가족 관련 의혹들을 규명하기엔 물리적으로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맹탕 청문회'가 되지 않으려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처럼 청문회에서도 의혹들에 대해 "모른다" "관여한 적 없다" "수사 중이어서 말할 수 없다"며 빠져나갈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 '호위 무사'를 자처하며 그를 지키는 데 열을 올릴 게 분명하다. 야당은 사문서 허위 작성 등 범죄 혐의까지 받고 있는 의혹들을 규명하고 실체를 밝히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장관 부적격자라는 사실이 또다시 드러나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은 장관 임명을 강행할 개연성이 크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문 대통령은 곧바로 장관 임명을 밀어붙일 것이다. 청문회가 장관 임명 통과 의례에 그칠 우려가 크다.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이 쏟아지고 검찰 수사가 시작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엉뚱하게 대학 입시·청문회 문제점만 언급했다. 하자투성이 장관 후보자를 내세운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는커녕 유감 표명도 않았다. 이를 고려하면 장관 임명은 이미 정해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청와대는 기자간담회 직후 "조 후보자의 의혹이 소상히 해명됐다"고 했다. 청문회 직후에도 문 대통령은 같은 말을 하면서 조 후보자를 임명할 것이다.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자격을 잃은 인사를 장관에 임명하는 것은 국민 저항을 자초(自招)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의혹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조국 한 사람 구하려고 국민에 맞서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기를 문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9-09-05 06:30:00

[사설] 보수 대통합으로 文정권의 역주행 막아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 논의가 심심찮게 제기되어 왔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뿐만 아니라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토론회에서도 통합론은 무성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수순을 밟는 것을 보면서 '보수 대통합'은 구국(救國)을 위한 역사적 책무로 부상했다. 시국의 엄중함과 비상함에 대한 국민적 공감 때문이다.최근의 야권 통합 토론회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보수 대통합을 주도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황 대표는 "내려놓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래야 한다. 그러나 말의 성찬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현실적으로 제1야당의 대표가 통합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견위치명(見危致命)을 천명해야 한다. '보수 대통합으로 총선을 승리로 이끈 뒤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하라. 사즉생(死卽生)이다. 내가 살고 나라가 사는 길이다. 보수의 진정한 가치는 품격과 희생임을 몸소 보여줘야 한다. 여기에 신망 있고 권위 있는 원로들이 빅텐트를 쳐준다면 보수 대통합은 구심력과 원심력을 확보할 것이다.수구적인 병폐를 떨치고 개혁 보수의 참된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당 연찬회에서 어느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한국당이 '반성 없는 반대'와 '실력 없는 구호'와 '품격 없는 막말'과 '연대 없는 분열'을 거듭한다면 내년 총선은 필패가 필연적이다. 그뿐만 아니다. 현 정권의 역주행으로 기울어진 대한민국호를 방관한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것이다.입만 떼면 국가와 국민을 운운하면서 어찌하여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보수 정객 하나 없는가. 셀프 청문회를 열어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보다는 낫다고 자위할 것인가. 지금은 특정 정당이나 정권의 승패를 논할 단계를 넘었다.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는 국민의 절박한 심정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보수는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을 내려놓고 구국의 대열에 동참하라.

2019-09-05 06:30:00

[사설] 첫걸음 뗀 물산업클러스터, 국가 차원 전략과 지원 뒤따라야

대구국가산단 내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착공 3년 만에 4일 개소했다. 물산업클러스터는 대구를 넘어 한국 물산업의 허브이자 세계 물시장 진출과 기술 개발을 이끌어갈 미래 성장 동력원이다. 지난해 물산업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법적 지원 장치가 마련됐고, 조만간 한국물기술인증원까지 입지하면 한국 물산업은 도약대에 선 것이나 다름없다.현재 물산업클러스터에는 롯데케미칼과 한국유체기술, 썬텍엔지니어링 등 24개 기업이 입주해 가동을 시작했지만 아직 분양률은 45%에 머물러 있다. 대구시는 내년 말까지 클러스터에 50개 기업, 30개 연구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대구시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4천억원의 투자 규모에다 2천여 명의 일자리가 생겨날 전망이다.세계물산업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6천980억달러에 이르고 오는 2025년에는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세계 물시장 점유율은 고작 0.4%에 그친다. 우리 기업의 물기술 수준 또한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물기술 선진국과 비교해 약 72%에 불과하며 이 격차를 극복하려면 6.8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보고다.세계물산업 시장이 연평균 4.8%의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블루 골드'로 인식되고는 있으나 치열한 세계시장 경쟁을 뚫고 뛰어난 성과를 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 오랜 경험과 기술력을 가진 각국의 전문 기업과 겨뤄 비교 우위에 서고 지속 성장하려면 물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기술 고도화 등 할 일이 너무 많다.무엇보다 특화된 물기술을 무기로 한 강소기업을 많이 육성해야 한다. 해수 담수화 플랜트 등 전문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대기업도 중요하다. 하지만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이 더 많아지고 협력 네트워크가 이뤄져야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물산업클러스터가 그 플랫폼이 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 계획 수립을 통한 체계적인 물산업 전략과 기술 고도화에 한국 물산업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2019-09-05 06:30:00

[사설] '조국 법무부 장관'은 '촛불'에 대한 능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 절차에 착수했다. 아세안 3개국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3일 두 번째 순방지인 미얀마에 도착해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되 재송부 기한을 인사청문회법상 최대인 10일보다 짧게 잡아 주말쯤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여당에서 나오는 얘기를 종합하면 문 대통령의 결심은 이미 선 것이 확실해 보인다.그 결심의 근거는 조 후보자의 '셀프 청문회'로 의혹이 상당 부분 풀렸다는 판단이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3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 후보자가 본인의 일과 주변 일, 사실과 의혹을 구분지어줬다"며 "조 후보자 논란을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조 후보자는 무제한 기자 간담회를 통해 많은 의혹과 관련해 소상히 해명했다"며 "해명이 진실했는지는 이제 국민들이 판단할 시간"이라고 했다.국민의 인식 수준을 능멸하는 왜곡이다. 조 후보자는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많은 말을 했지만 종합하면 "나는 몰랐다"였다.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도, 서울대 총동창회 장학금 의혹도, '가족 사모펀드' 의혹도 모두 모른다고 했다. 사실과 의혹은 구분지어지지 않았고, 논란은 정리되지 않았으며, 해명은 진실하지 않다.이렇게 부도덕한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앉히는 것은 법과 정의를 뭉개버리는 폭거다. 진보 성향의 원로 정치학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를 분명하게 지적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최 교수는 3일 "조국 사태는 사법행정의 책임자로 임명된 사람의 도덕적 자질이 본질"이라며 "과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촛불 시위에 의해 권력을 위임받았다고 자임하는 정부가 보여준 정치적 책임이라고 대통령이 말하는 거냐"고 질타했다.문재인 정권은 '촛불'의 주체가 아니다. 촛불에 슬쩍 올라탔을 뿐이다. 그리고 이제는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 촛불을 배신하고 능멸하려 든다.

2019-09-04 06:30:00

[사설] 뻔한 속셈 드러낸 부울경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압박 공세

힘의 논리로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총리실에 떠넘긴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이번에는 총리실의 재검증 잣대마저 바꿀 것을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을 등에 업고 상식 밖의 공세를 펼치는 부울경의 이런 고약한 태도를 보면 총리실에 대한 측은함마저 들 정도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만큼 대통령과 여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총리실의 어정쩡한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나라의 앞날이 걱정스럽다.부울경의 비정상적인 행태는 이미 상식이다. 먼저 지난 2016년 영남권 5개 시장·지사 합의마저 팽개쳤다. 이어 정체 불명의 자체 검증단이 만든 김해신공항 문제점으로 총리실을 압박해 재검증 작업에 나서게 했다.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조차 무시할 만큼 거침이 없었다. 급기야 이제는 총리실 재검증 잣대까지 제시했다. 당초의 '안전·소음·환경 등의 쟁점' 방침 말고도 '경제적이고 정책적인 종합판단' 등을 바랐는데, 또 무슨 압박을 할지 모를 일이다.정치적 힘의 우위 논리를 바탕으로 한 부울경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작업 압박 과정을 보노라면 현재 정부 조직의 굴러가는 모양새가 과연 정상적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것처럼 환경부가 자체 잣대나 기준도 위반하면서 불공정하게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위탁 운영기관을 위법·불법으로 뽑았다는 점은 좋은 사례다. 김해신공항 재검증도 환경부 사례처럼 불공정하고 비정상 그 자체다.그러나 문제는 대구경북과 관련된 두 사례처럼 이 같은 불공정, 비정상적 행정이 되풀이해 자행되지만 복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엎질러진 물처럼 사실상 그대로 현실로 인정돼 구렁이 담 넘어가듯 기정사실화되는 데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정치와 힘의 논리가 행정을 흔들고 꼬리가 머리를 휘젓는 흐름은 이어질 게 뻔해 대구경북이 바짝 긴장해야 한다. 총리실의 현명한 판단을 믿지만 그래도 대구경북은 결코 안심해선 안 된다.

2019-09-04 06:30:00

[사설] 대구 경상여고 악취 소동 방관만 할 것인가

대구 경상여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스 냄새가 퍼져 학생들이 쓰러지거나 두통과 매스꺼움,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실려가는 사달이 벌어졌다. 오전부터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소방관·경찰관 등이 출동해 8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을 병원으로 옮겼는가 하면, 유해성 악취로 인한 학생들의 고통이 오후까지 계속되자 전교생을 귀가 조치했다.학생들은 아침 등교 시간 때부터 운동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고 한다. 특히 흐린 날씨나 습한 기온에는 냄새가 더 고약해진다며 걱정스러운 표정들이다. 그런데도 교육청과 환경행정 당국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뿐이니 답답한 노릇이다. 경상여고의 가스 소동은 이번만이 아니다. 재작년 가을에도 학생들이 악취를 호소한 적이 있다.이렇게 2년 동안 180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병원으로 실려가는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관계 당국은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한 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교육청이 이 학교에 2중창을 설치하고 130여 대의 공기 순환기와 청정기를 보급했는데도 강당에까지 유해 가스가 스며들었다니 예삿일이 아니다.지난 2012년 발생한 구미공단의 불산가스 누출 사고도 작업 노동자의 실수가 직접 원인이었지만, 회사 경영진의 안일한 생각과 당국의 허술한 관리, 그리고 자방자치단체의 재난 사고 초동 대처 미흡이 문제를 키웠다. 지난해 겨울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등학생 10명이 강릉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펜션의 일산화탄소 누출로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총 574건의 가스 사고가 발생해 61명이 사망하고 524명이 부상을 입었다. 학생이나 시민들이 많이 오가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많은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대구는 지하철 가스 폭발 참사라는 엄청난 트라우마를 지닌 도시이다. 원인을 모르겠다며 팔짱을 끼고 있을 일이 아니다. 만약의 화학 재난 사고에 대비한 철저한 안전 점검부터 서둘러야 한다.

2019-09-04 06:30:00

[사설] 여당의 국민청문회 꼼수…이럴 거면 법은 왜 만들었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9 개각 때 내정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무산됐다. 3일간의 청문회를 외친 자유한국당에 반대하다 2일로 축소한 청문회를 수용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조 후보자 가족의 증인 채택과 일정 재조정 문제로 또 반발, 2일 여야 협상이 결렬됐다. 이처럼 사실상 조 후보자 청문회가 무산되자 여당은 국민청문회 추진에 나서고 있다.이런 여당의 움직임은 조 후보자의 2일 국회 기자간담회와 맥이 통한다. 조 후보자는 "과분한 이 자리 외에 어떤 공직도 탐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 자신의 입장을 호소하는 '대국민 설명회'를 가졌다. 그는 각종 의혹 등에 납득하기 힘든 주장으로 설명 또는 해명했다. 이는 여당의 국민청문회 전초전 성격이 짙다. 여당의 국민청문회는 공식적인 대국민 설명회가 될 수 있다. 물론 국민에게 직접 외치는 창의적 방법이겠지만 법 안의 제도적 방법 대신 법 밖의 방식으로 난국을 풀려는 속셈에 불과하다.이번 청문회는 엄정한 법 집행을 책임질 수장을 검증하는 법적 절차이자, 제도화된 장치이다. 그런데 여당이 조 후보자의 장관 무혈 입성을 위해 유혈의 공방전이 될 법적인 청문 절차를 외면하고 법 외 길로 안내하는 의도는 아무리 봐도 잘못이다. 국민청문회의 형식, 절차, 효과도 의문이다. 법의 무력화 시도로 나쁜 선례만 남길 수 있다. 국민 대표이자 대의의 전당인 국회 인사청문회를 피하는 국민청문회는 모순이다. 이럴 거면 왜 법을 만들었는지 의문만 남길 뿐이다.여야는 법 절차를 밟아 원칙대로 하면 된다. 국민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바라지 않는다. 여당은 더 이상 법 밖의 국민청문회 같은 갓길로 청문회를 벗어날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국민청문회는 옳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야당 역시 법 테두리에서의 청문회를 위해 유연하게 협상력을 발휘할 때다. 한국당은 이미 스스로 정한 3일간 청문회를 2일로 축소했고 가족 증인 채택 철회 등으로 장내 청문회를 꾀했던 만큼 여당의 장외 청문회에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2019-09-03 06:30:00

[사설] 정치 탓에 경제·민생이 언제까지 망가져야 하는가

8월 수출이 442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했다.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 내리 하락세다. 반도체 수출은 30.7%나 줄었다. 정부의 낙관과 달리 하반기 들어 수출 감소율이 되레 높아지는 추세다. 수출이 경제를 지탱해온 것을 고려하면 수출의 큰 폭 감소는 한국 경제가 미증유의 위기에 빠졌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경제 현장의 아우성도 커지고 있다. 올해 추석 상여금을 주는 기업들이 대폭 줄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53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5.4%만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4.8%포인트 감소했다.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 비율이 60%대로 내려간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의 경영 사정이 나빠졌고, 그에 따라 종업원들의 고통이 가중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다.미·중 무역 분쟁과 세계적 경기 하강과 같은 글로벌 악재 외에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요인들이 상존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정치에서 파생된 악재들이 경제를 압박하는 것은 물론 반기업 정책이 기업을 옥죄고 있다. 잘못된 정치가 경제를 골병들게 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본의 경제 보복은 대법원의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정부의 안이한 대처로 촉발했는데 기업들이 생고생하고 있다.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결정으로 한·미 동맹이 균열한 것을 넘어 미국이 한국을 대상으로 경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기업들은 전전긍긍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일본의 경제 보복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미국·일본·중국 등 다른 나라 지도자들은 국익(國益)을 위해 억지 주장까지 펴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기업들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족쇄를 채우고 있다. 정치에서 촉발한 악재들에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기업 숨통을 죄고 있다. 망가지는 경제·민생은 돌아보지 않고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만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요란을 떠는 집권 세력의 행태에 국민은 절망하고 있다.

2019-09-03 06:30:00

[사설] 현실로 드러난 강사법 부작용, 근본 대책 급하다

취지와 현실이 엇갈리는 정책을 남발하는 것이야말로 현 정권의 전매 특권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강사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한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역설적으로 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칼이 된 것도 그 극명한 사례이다. 이번 학기부터 시행에 들어간 강사법은 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최소 1년 이상 임용을 보장하면서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하는 게 골자였다.하지만 시행 전부터 이미 대학가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대량 해고가 예상되었다. 실제 그랬다. 강사법이 시행되자 시간강사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구·경산권 4년제 대학 9곳의 경우 올 1학기 시간강사 수가 2천5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이상 급감했다. 전국적으로도 같은 기간 399개 대학 강사 재직 인원이 1만 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이 때문에 2학기 들면서 대학가는 적잖은 몸살을 앓고 있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느낀 대학들이 강사들을 해고하고 강의 수를 대폭 줄이는 바람에 학생들의 강의 선택 폭만 줄어들었다. 다양한 내용의 소규모 강좌가 줄고 대규모 강좌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전임 교원과의 미묘한 신경전이나 눈치 싸움까지 벌어지고 있다. 교수들이 자칫하면 강의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아예 폐강을 해버리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 불이익은 모두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취지가 좋다고 해서 결과까지 좋을 것으로 믿는 것은 비현실적인 탁상행정이라는 게 이번 강사법 시행 사례에서도 드러났다.우선 강사법을 연착륙시키려면 시행 과정의 문제점부터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를 잃은 일부 강사들을 선발해 1년간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의 미봉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시간강사 문제는 한두 가지 임시 처방으로는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오랜 숙제이기 때문이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을 깊이 살펴보는 가운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2019-09-03 06:30:00

[사설] 총체적 국가 위기에 "대통령은 뭘 하느냐"는 국민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태국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을 위해 출국했다. '조국 사태'로 말미암은 국가 혼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한·미 동맹 균열, 북한 미사일 도발, 한·일 경제 갈등 등 총체적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순방이 시의적절한가에 대한 의문부터 나온다. 더욱이 조국 사태와 한·미 갈등 증폭에 대한 해법 마련은커녕 침묵으로 일관하는 문 대통령을 두고서 국민 대다수가 "국가 위기에 대통령은 뭘 하느냐"고 비판하는 마당이어서 대통령의 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다.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만으로도 법무부 장관 자격을 잃은 것은 물론 검찰 수사까지 시작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조국 후보자에 대한 언급을 않고 있다. 인사권자로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문 대통령이 지명 철회로 조기에 문제를 진화하지 않은 탓에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이 와중에 청와대 정무수석은 직접 검찰총장 이름을 거명하며 공개적으로 검찰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 정권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 목표가 검찰을 더 심한 정권의 충견(忠犬)으로 만들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정부의 지소미아 파기로 촉발한 한·미 갈등 국면에서 문 대통령은 수습에 나서지도, 미국의 비판에 반박도 않으면서 관망하고 있다. 한·미 동맹 위기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에 청와대는 '한·미 동맹의 업그레이드'라며 엉뚱한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인 한·미 동맹이 지금처럼 흔들린 적은 없었다는 우려가 쏟아지는데도 대통령은 침묵하고 청와대·정부는 미국에 대한 자극을 넘어 맞서려는 언행으로 사태를 더 키우는 실정이다.국민 대다수가 안보·경제를 불안해하고 일방적인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일본은 정직해야 한다"며 대일 비판 메시지에 계속 열 올리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비판 대신 김정은의 오는 11월 부산 방문 희망을 피력했다. 국가 위기가 더욱 가중할까 국민은 크게 우려하면서 문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2019-09-02 06:30:00

[사설] 조국 보호하려 '인륜 감성팔이'까지 하는 집권여당

여당이 조국 후보자 가족의 국회 인사청문회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해 '인륜'까지 들고나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자 부인과 동생 등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야당의 요구에 "사랑하는 어머니, 아들, 딸을 다 내놓고 청문회를 해야 되는 것인가"라며 "이렇게까지 비인간, 비인륜, 비인도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가족을 보호하는 것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가치 그 자체"라며 "야당의 주장은 인권침해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조 후보자 청문회를 법무장관 임명을 위한 형식적 통과의례로 전락시키려는 감성적 호소이다. 조국 후보자 관련 의혹이 '가짜 뉴스'나 '확인되지 않은 뻥튀기'라는 식으로는 더 이상 가리기 어려워지자 이젠 '인륜 감성팔이'까지 들고나온 것인가. 이 원내대표의 주장은 눈물샘을 자극해 조 후보자를 보호하려는, 질 나쁜 삼류 신파조에 지나지 않는다.조 후보자 가족을 청문회 증인으로 불러야 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웅동학원, 사모펀드 등 조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 대부분에 가족이 관련돼 있다. 온 가족이 총동원돼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며 특혜와 특전으로 '평등, 공정, 정의'를 웃음거리로 만든 혐의가 역력하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않았다. 실체적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이들의 직접 해명이 필수적이다.그런 점에서 조 후보자 가족의 증인 출석은 '비인간, 비인륜, 비인도'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더 넓은 의미에서 인륜을 바로 세우는 길이다. 그런 '인륜'이란 공동체를 유지하는 윤리, 곧 '평등·공정·정의'이다.인륜은 '소(小)가족주의'라는 퇴행적 틀에 가둬 둘 수 없다. 사회의 질서와 정의라는 의미에서 공동체 전체로 확장돼야 한다. 가족이면 모든 게 용서되는 '가족 이기주의' 인륜은 법을 무너뜨리고 사회 질서를 교란한다. 이 원내대표가 말하는 '가족 보호'란 바로 이렇게 하겠다는 것 아닌가.

2019-09-02 06:30:00

[사설] 이월드 사고, 기업윤리 실종과 안전 감독 부실 때문

대구 이월드에서 발생한 아르바이트 직원 다리 절단 사고는 사업주의 안전불감증은 물론 감시·감독에 철저해야 할 관계 당국의 직무 소홀이 빚은 인재나 마찬가지다.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이 최근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이월드 안전 감독을 실시한 결과 36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따라서 중대한 사안 28건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조사를 거쳐 사법처리하고 나머지는 과태료를 부과했다는 것이다.또한 이월드의 놀이기구 담당 안전보건 조직이 독립성과 책임성이 취약하며 시설·설비 담당 부서에 비해 위상이 약하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점도 밝혔다. '끼임 사고'는 전형적인 재래형 재해로 사업주의 안전 의식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고용노동청은 이번 사고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함께 관련자의 엄중 조치 방침을 밝혔다.이와 관련 고용노동청 또한 직무 소홀의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지난 6월에 진행한 이월드 근로감독에서는 아무런 위반 사항을 적발하지 않아 '봐주기식 감독'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고용노동청이 직무 유기의 무거운 책임도 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월드는 지난 2017년 놀이기구 4종을 새롭게 도입한 이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그런데도 개선의 노력도 없이 안전 관리를 등한시했고, 고용노동청은 이를 사전 적발해 시정토록 하지 못해 이번 참사를 부른 것이다. 내재된 사고 발생 가능성을 외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가장 비난받아야 할 사안은 기업의 안전 관리나 윤리의식 부재이다. '기업이 수익성에만 치중하다 생긴 문제'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시민들에게 우방랜드의 향수가 어린 이월드는 대구의 상징적인 놀이공간이다. 2010년 이랜드그룹이 인수한 이후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랐음에도 주목한다. 부실·편법 운영의 방증이다. 차제에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월드의 안전 운행으로 시민과 학생 등 이용객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19-09-0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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