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천심사를 앞둔 미래통합당 대구경북지역 송언석(오른쪽부터), 김재원, 추경호, 김석기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통합당 인적 쇄신 속도 내는데, 버티는 TK의원들

미래통합당(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9·20일로 예정했던 대구경북 공천 신청자 면접을 20·21일로 하루씩 연기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그간 진행한 면접을 복기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불출마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는 대구경북(TK) 현역 의원들에 대한 '최후통첩' 메시지라는 소리가 나온다. 하루 더 말미를 줄 테니 거취를 현명하게 결정하라는 것이다.김 위원장은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인적 쇄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의 백의종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런 방침에 따라 지금까지 김 위원장은 TK 현역 의원 9, 10명에게 '명예퇴진'을 설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TK 현역 중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정종섭, 유승민 의원과 김 위원장의 불출마 권유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장석춘 의원 등 3명뿐이다.이는 19일 불출마를 선언한 3선 이진복 의원(부산 동래)을 포함해 불출마 의원이 10명에 이르는 부산·울산·경남과 대조되면서 지역민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역 의원들의 자리 욕심 때문에 그들을 뽑아준 지역민들까지 도매금으로 매도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판에 불출마 대상에 오른 의원들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그럼에도 현역 의원들은 완강히 버티고 있다. 불출마 대상에 오른 의원들 저마다 "나는 컷오프 대상이 아니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가망 없는 집착이다. 지역에서는 김 위원장의 '인적 쇄신'에 대한 공감대가 폭 넓게 형성돼 있다고 한다. 그만큼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한 총선 승리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 출발점이 바로 인적 쇄신이다.물론 불출마 요구가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의(大義)를 좇아야 할 때다.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지역민을 위해서도 그렇다. 그래서 빨리 결단해야 한다. 20일 공천 면접 심사 전에 대거 불출마 선언이 나오길 고대한다.

2020-02-20 06:30:00

[사설] 지역 사회 감염 국면 접어든 코로나19, 대유행 막아야

18일 대구에서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19일 대구경북에서만 확진자가 18명이나 나왔다. 코로나19가 다소 소강 상태에 접어드나 싶었는데 오히려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이다. 방역 전선에 큰 구멍이 뚫리면서 언제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이 신종 감염병에 걸릴지 모를 불안 국면이 됐다.지금껏 드러난 정황으로는 31번 확진자가 슈퍼 전파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1번 확진자는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아보라는 의료진의 2차례 권유를 거부한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교회 예배, 결혼식장 등 공공장소를 드나들었다. 최근 해외 여행력이 없었다는 안일한 생각이 빚어낸 행동이었다. 19일 추가 확진자 중 15명이 31번 확진자와 같이 대구에 있는 신천지대구교회에 다닌 사람이며, 확진자들이 공공장소에서 몇 명의 사람들과 접촉했는지 가늠조차 안 된다고 하니 예삿일이 아니다.특히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경북대·영남대·계명대병원 등 주요 병원 응급실이 잇따라 폐쇄된 것은 코로나19 못지않게 심각한 일이다. 병원 응급실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데 따라 불가피하게 취해진 조치이긴 해도, 치료에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환자들이 엉뚱한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일부 네티즌들이 대구를 '한국의 우한'이라 부르며 도시를 봉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펴는 바람에 정부가 나서 이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발표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는데, 이런 식의 비이성적 혐오 조장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감염병의 지역 확산이 본격화되면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 및 선제 대책의 실효성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고 대비에 나서야 할 때다. 보건 당국은 지역 방어망을 새로 정비하고 대규모 유행 사태로 번지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개인도 마스크 착용, 손 자주 씻기 등 기본적 위생 수칙을 더 철저히 지켜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야 한다.

2020-02-20 06:30:00

[사설] 이인영의 '임미리 고발' 늑장 사과, 진정성을 읽기 어렵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임미리 고발'에 대해 사과했다. 고발을 취하한 지 나흘 만이다. 이렇게 늑장을 부린 것은 사과할 생각이 없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민주당은 '고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곧바로 취하했지만 '유감' 표시만 한 채 사과하지 않았다. 이낙연 전 총리가 사과했지만 당 차원의 사과는 없었다. 임 교수의 '신상'을 털고 고발한 '친문' 지지자들의 '묻지마' 응원에 기대 비판 여론이 숙지기를 기다렸다.그러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여론의 비판은 숙지기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더 거세졌다. 결국 이 원내대표의 사과는 고발 취하, '유감' 표시와 똑같이 비판 여론에 떠밀린 '억지 춘향'인 셈이다. 이렇게 하기 싫은 사과를 억지로 하니 사과의 내용도 진정성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이 원내대표는 '임미리 고발' 사태와 검찰 개혁, 집값 안정 등을 한데 묶어 사과했다. 이들 사안은 이렇게 뭉뚱그려 사과할 문제가 아니다. 하나하나가 문재인 정권의 비정(秕政)을 말해주는 것으로, 따로 떼어내 사안마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고해(告解)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이다.그리고 사과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무엇을 왜 잘못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잘못을 고치고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면피용'일 뿐이다. 이 원내대표가 사과에 집어넣은 '검찰 개혁'이 그렇다. 문 정권의 검찰 개혁은 정권 비리 수사를 막으려는 '검찰 힘빼기'일 뿐이다. 사과를 하려면 이런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개혁'을 중단하겠다고도 해야 한다.이 원내대표의 사과에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 그저 "민주당을 향했던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다"거나 "국민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등 입에 발린 소리만 했을 뿐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문 정권의 반(反)민주 반(反)법치 폭주에 대한 국민 분노가 총선 민심으로 이어지는 사태를 차단할 수 없다는 다급함이 그대로 읽힌다.

2020-02-19 06:30:00

[사설] 신종 코로나 악용한 사회 혼란 조장 행위 엄단하라

최근 동대구역 광장 인근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환자와 의료진 행세를 하며 추격전을 벌이는 몰래카메라를 촬영해 시민 불안감을 조성했던 무리들이 정식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대구 동부경찰서가 20대인 유튜버 남성 등 4명을 입건한 것이다.사건 당시 이들은 유튜브에 올릴 목적으로 흰색 방진복까지 입고 환자를 쫓는 자작극을 벌이는 바람에 대구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랐다. 게다가 "대구시가 코로나19 모의 훈련을 했다"는 엉뚱한 정보가 퍼지기도 했다. 거듭 말하지만, 이 같은 행위가 어떻게 훈방으로 지나칠 일이었던가. 경찰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한 다음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이다.사회가 어수선한 때일수록 SNS와 유튜브 등의 매체를 통해 가짜 뉴스가 횡행하기 마련이다. 국민 개개인의 안위와 직결되는 사안이다보니 쉽사리 믿게 되고 전파력 또한 빠르다. 가짜 뉴스 전파자들은 이 같은 심리를 교묘히 활용해 사사로운 이익을 챙기려 든다. 그래서 경찰도 이를 색출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그뿐만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불안감을 악용한 보이스피싱이나 공포 마케팅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재난 안전 및 방역 문자메시지를 사칭해 인터넷 주소 클릭을 유도하며 개인정보 유출이나 금융 사기를 벌이는 행위가 예외없이 등장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이나 바이러스 퇴치 및 증상 억제와는 사실상 무관한 각종 제품들을 과대 포장해서 폭리를 취하려는 행위도 문제이다.그러잖아도 경기 침체에 따른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공포까지 겹친 상황이다. 국가적인 혼란과 재난을 악용한 유통업자나 제조업체의 한탕주의 또한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인 범죄행위다. 국민의 불안감과 공포심에 편승하는 사악한 유희와 추악한 상혼은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다.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2020-02-19 06:30:00

[사설] 대구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지역사회 감염 확산 막아야

대구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어 그나마 마음을 놓았던 대구경북민은 첫 확진자 발생에 걱정·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국내 31번째 확진자인 대구 거주 60대 여성은 최근 해외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했던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 29번째 확진자(서울), 31번째 확진자(대구) 발생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방역망 밖에 있는 미지의 확진자가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며 추가 확진자를 양산하는 최악의 상황이 닥쳐올 수 있는 만큼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국내 유입 차단에 중점을 뒀던 방역 대책을 지역사회 감염 확산 차단에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해 방역망을 더 촘촘하고 넓게 짜고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31번 확진자의 감염 경로에 대한 철저한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시킨 확진자를 빨리 찾아야 한다. 또한 31번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신속하게 파악해 이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서둘러 해야 할 일이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하면 중국·일본처럼 코로나19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두 사례에 불과하지만 공항·항만 검역 강화, 환자 동선 추적에 의한 접촉자 격리에 집중해온 기존 방역 체계가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지역사회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해 이들에 대한 격리 치료는 물론 이들로 말미암아 2차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하는 방식으로 방역 체계를 전환해야 한다. '깜깜이 환자'가 계속 늘어나면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려면 방역망을 잘 갖춰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 격리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확진자의 동선을 체크해 시간·장소가 겹칠 경우 스스로 자택 격리하고 감염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등 시민 노력도 중요하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정부·지자체, 시민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

2020-02-19 06:30:00

[사설] 일방통행하는 '포항지진 특별법' 시행령 과연 옳나

정부가 포항지진 피해보상 절차를 서두르고 있으나 정작 당사자인 시민의 목소리는 애써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불만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포항지진 특별법의 후속 절차인 시행령 제정안을 16일 입법예고했다. 그런데 진상조사와 피해구제를 심의할 기구에 지역 시민대표는 참여시키지 않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산자부가 밝힌 시행령 제정안에는 진상조사위원회와 피해구제심의위원회, 사무국 등 기구 운영 및 구성에 관한 내용을 비롯 포항주민 지원사업에 관한 규정이 담겼다. 위원회는 법조계·의학계 등 전문가와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등 각 9명으로 구성하는 규정과 사무국 설치·운영 규정도 포함됐다. 구체적인 일정을 보면 오는 4월 1일 시행령 시행 이후 구성될 위원회와 사무국의 협의를 거쳐 9월 1일부터 피해자 인정 및 지원금 지급에 나선다는 것이다.문제는 정부의 시행령 제정안 그 어디에도 포항시나 지역 시민대표를 위원회에 참여시켜 객관적인 피해보상 절차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대목은 찾아볼 수 없다. 피해자 목소리를 바로 옆에서 청취하고 위원회 결정에 즉각 반영해야 할 사무국을 포항에 둔다는 규정 또한 보이지 않는다.물론 3월 11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온라인으로 시행령 제정에 관한 의견을 내거나 산자부에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길을 열어놓기는 했다. 그렇지만 이미 시행령 골격을 짜놓은 상태에서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관계기관 협의와 법제처 심사 등 절차도 있지만 피해구제 소멸시효 연장이나 손해사정 비용 국가 부담 등 지역 의견이 빠짐없이 반영된다는 보장도 없다.주지하듯 이번 특별법에 대한 지역사회의 평가가 크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피해자의 고통과 아픔을 덜어준다는 특별법 제정 취지에는 공감하나 세부적으로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할 때 시행령만큼은 지역사회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보상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

2020-02-18 06:30:00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제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정갑윤 의원(왼쪽)과 유기준 의원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PK 의원들은 문 정권 심판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데

신생 '미래통합당'이 17일 출범하면서 인적 쇄신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5선 정갑윤, 4선 유기준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두 의원은 '문 정권 심판'과 '인적 쇄신'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한국당의 불출마 의원은 모두 17명이 됐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은 무려 9명으로 늘었다.그러나 '의미 없이 선수(選數)만 쌓았다'는 비판을 받는 대구경북 다선 의원들은 꿈쩍도 않는다. 타 지역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할 때마다 지역민을 포함해 전국의 보수·중도 유권자들은 대구경북을 주시했다. 보수의 혁신을 위해 보수의 본산인 대구경북 의원들이 마땅히 자기를 희생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종섭 의원만 이에 호응했을 뿐이다. 대구경북은 여전히 혁신 무풍지대로 머물러 있다.이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구경북 의원들은 나라와 지역을 위해 할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하겠다고 목청을 높인다. 하지만 지역민에게는 기득권 고수로 비칠 뿐이다. 다른 지역에는 더 그럴 것이다. 이는 대구경북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시켜 안 그래도 퇴락한 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다.거칠게 말해 대구경북 의원들은 문재인 정권 2년 반 '웰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으려는 의지도, 행동도 없었다. 이것만으로 국민과 지역의 대표 자격이 없다. 불출마 선언이 나왔어도 여러 번 나와야 했다.그럼에도 버티는 것은 문 정권 심판이란 대명제 때문에 지역민이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을 선택할 것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그런 '오해'를 부추길 만하다. 조사에서 대구경북의 '정권 견제' 응답은 61%로 전국 최고였다.하지만 이는 '문 정권 심판'에 방점이 찍힌 것이지 특정 정당에 대한 '묻지마 지지'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런 지역 민심을 오용해 자리를 지키려는 것은 민심에 대한 모독이다. 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의 책임지는 행동을 기대한다.

2020-02-18 06:30:00

[사설] 잘못된 에너지 정책에 원전·태양광 산업 다 무너진다

태양광발전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산지와 환경 훼손도 모자라 사업에 뛰어든 사람들마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정부가 밀어붙인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국토는 '민둥산'이 되고, 사업자들은 '빈 주머니'가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원전을 폐기하고 태양광을 부추기더니 벌써 드러나는 악재들이다.정부의 무리한 신재생에너지 정책 확대에 부화뇌동한 사업자들의 적나라한 경제 논리가 태양광 투자 열풍을 몰고온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문제는 이 야단법석이 산림과 경관을 파괴하고 홍수 피해로 이어지면서 주민들과 숱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청도 풍각, 봉화 봉성, 칠곡 동명, 구미 장천, 예천 풍양 등 경북지역의 사례만 해도 그렇다.게다가 태양광 정책마저 오락가락하면서 정부를 믿고 투자한 사업자들이 진퇴양난의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막대한 보조금 투입에도 저가 중국산 원료의 공세에 태양광 산업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는 것도 아이러니다. 값싼 패널을 수입해 발전 설비 증대에만 치중하다 보니 중국 기업들 배만 불려준 꼴이 되고 만 것이다.​애초에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은 그동안 애써 쌓아 올린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생태계를 송두리째 무너트리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탈원전의 대안으로 내세웠던 신재생에너지 정책인 태양광 산업까지 위기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기술과 경쟁력 향상은 도외시한 채 양적 확대에만 치중해온 정책의 귀결이다. 그 복마전에 정권 실세와 시민단체 출신들의 탐욕까지 뒤엉켜 있을 것이다. ​현 정권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 잘못된 정책에 대한 성찰이나 전환도 없다. '대깨문'의 오기로 잘못된 에너지 정책마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다가 숱한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전깃값 급등으로 산업의 경쟁력을 실추시키고 국민 생활의 질적 하락을 초래할 일만 남았다. 속된 말로 '무엇이 깨지는 것'은 당사자들의 몫이다. 그러나 국민이 입을 상처와 국가의 손실은 어떻게 하나.

2020-02-18 06:30:00

[사설] 성숙한 시·도민의식으로 '코로나19' 파고를 넘어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구경북에도 백화점, 영화관, 전통시장, 음식점 등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로 서민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의료계의 혈액 수급마저 한때 하루 분량으로 떨어지는 위기 상황을 초래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지나친 혐오 의식도 적잖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이 낮고, 대응 가능한 우리 의료 수준이 큰 위안이기는 하지만, 국민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강한 전염력 때문이다. 또한 겉잡을 수 없는 중국의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화권 사람들에 대한 지나친 기피심리와 중국어 자체에 대한 공포감이 대만 관광객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중화권 사람들에 대한 무조건적 배척 정서는 사태 수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장 관광산업을 비롯한 지역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며, 향후 적잖은 부작용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대구경북의 관광 당국은 물론 유학생이 많은 대학 당국이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과도한 불안감과 중국인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은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마침 대구시와 경북도를 비롯한 각 시·군·구 자치단체와 공공기관들이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화훼농가 돕기 '꽃선물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한데 이어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헌혈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재래시장과 동네가게 방문 운동이 일어나고, 잠정 연기되거나 보류되었던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위축된 경기를 되살리려는 노력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의 빈틈없는 방역망 구축과 신속한 정보공개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의료체계를 신뢰하면서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불안과 공포와 불신은 감염병 사태 극복의 더 큰 걸림돌일 뿐이다. 대구경북은 역사적으로도 국난 극복의 중심이었다. 성숙한 시·도민의식으로 신종 전염병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2020-02-17 06:30:00

[사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임미리 교수와 국민에게 사과하라

더불어민주당의 '임미리 고발' 사태의 여진이 거세다. '고발'도 문제지만 '고발 취하' 과정에서 더 큰 문제를 드러냈다. 아직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미몽에 빠져 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여론의 역풍에 화들짝 놀라 고발을 취하하긴 했지만, 여전히 임미리 교수가 잘못했으며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는 오만이다.민주당은 고발을 취하하면서 "고발 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사과'하지 않은 것이다. '고발'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표현의 자유'의 부정이었다. 따라서 '유감 표시'가 아니라 '사과'를 해야 했다. '유감 표시'도 '추상적'이었다. 무엇이 과도하고 유감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결국 '유감'은 비판 여론에 떠밀린 '억지 춘향'이었던 것이다.이는 임 교수의 '신상 털기'를 한 데서도 확인된다. 민주당은 임 교수가 "안철수의 싱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이라며 지난달 29일 경항신문에 게재한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임 교수가 고도의 정치적 목적하에서 문제의 칼럼을 썼으니 고발은 정당한 대응이었다는 소리다.상상력의 극한까지 밀어붙인, 유치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음모론'이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정치적 목적'의 근거는 고작 임 교수의 '전력'이다. 임 교수는 그 전력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한 것이라고 한다. 무관하든 유관하든 그게 문제가 아니다. '과거'를 가지고 '현재'를 일방적으로 재단하는 것이 문제다. 연좌제를 무덤에서 불러내겠다는 것인가.임 교수는 16일 민주당을 향해 자신과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고발 철회와 함께 당 지도부가 사과해야 함에도 유감 표시로 그쳤다는 비판이다. 당연한 요구다. 민주당의 '고발'은 취하와 '유감' 표시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이해찬 대표 명의의 고발이었던 만큼 이해찬 대표가 직접 임 교수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2020-02-17 06:30:00

본지가 드론으로 촬영한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전경. 매일신문DB

[사설] 영풍 석포제련소의 뒤늦은 사과, 말보다 행동이 먼저다

법원이 대기오염물질 수치를 상습으로 조작한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임원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제4형사부는 14일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환경 총괄 책임 임원 A씨에게 징역 8개월형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이후 대기오염물질 측정업체 대표와 짜고 총 1천868건에 이르는 대기오염물질 수치를 조작하거나 허위기록부를 발급해오다 기소됐다.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이 나오자 영풍 석포제련소는 이날 사과문을 내고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이강인 대표 명의의 사과문에서 "석포 주민과 봉화 군민에게 큰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내년 말까지 임직원 환경의식 교육 및 오염방지시설 강화 등 환경개선사업을 서두르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제련소의 사과는 때늦은 반성이라는 점에서 매우 유감이다. 지난 수년간 지역사회의 비판을 무시하고 줄곧 독자 행보를 해온 제련소 태도로 볼 때 진정성에 의문이 들어서다. 1969년 설립 이후 봉화지역 수질과 대기를 오염시키며 주민 안전은 물론 자연환경을 위협하면서도 제련소 측은 이를 줄곧 부인해왔다. 여러 차례 조업정지 처분과 환경청의 지하수 중금속 오염 원인·유출 조사, 시민단체 고발에도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여온 것이다.특히 2018년 이후 사원 주택 부지 등 제련소 주변의 심각한 토양오염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북도가 정화 명령과 산지 원상복구, 조업정지 처분을 하자 제련소는 번번이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월 수질오염 의혹까지 터지며 환경청의 시설개선 명령을 받은 것은 제련소의 그릇된 상황 인식을 잘 보여준다.영풍 석포제련소는 더는 "환경 지킴이"와 같은 입에 발린 말로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속여서는 안 된다. 오염행위를 중단하고 오염 지역을 조속히 원상복구하는 것이 지역민에게 사죄하는 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만약 제련소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대충 넘어가려 한다면 공장 폐쇄 등 요구는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2020-02-17 06:30:00

[사설] 신공항 부지 두고 법적 다툼 가선 안 된다

지난달 21일 치러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 이후 이전 작업이 더 꼬이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국방부에 조속한 이전부지 선정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방부는 주저하고 있다. 군위군수 역시 선정위를 빨리 열라고만 할 뿐 이후 진행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자칫하면 통합신공항 이전 작업이 송사로 이어져 한없이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주민투표에서는 '군위 우보' 단독 유치보다 '군위 소보·의성 비안' 공동 유치가 우세했다. 공동후보지 주민의 88.68%가 투표한 반면 단독후보지는 80.61%가 투표했다. 공동후보지 찬성률이 90.36%에 이른 반면 단독후보지는 76.27%만 얻었다. 주민투표 후 군위군수는 단독후보지인 '군위 우보' 지역을, 의성군수는 공동후보지인 '의성 비안·군위 소보' 지역에 대해 통합신공항 유치 신청을 했다. 결국 국방부는 선정위를 열지 않은 채 '의성 비안·군위 소보'가 이전부지로 사실상 결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군위군수의 반발은 주민투표의 법적 해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김영만 군수는 주민투표는 주민의사 확인을 위한 절차이지 신공항 최종 이전부지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군위군은 주민투표 실시와 이에 따른 이전지 유치 신청 과정을 거쳤으니 이제 국방부가 선정위를 열어 절차를 마무리하라는 요구다.주민투표를 최종 후보지 선정 절차로 명확히 하지 못한 국방부로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공동후보지는 군위군과 의성군의 공동 유치 신청이 요건인데 이를 갖추지 못했으니 선정위를 열어도 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결국 선정위는 요건을 갖춘 우보에 대해서만 부지 선정 가부를 가려야 한다. 이를 받아들이면 의성군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거부하자니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민투표 결정 초기에 이를 바로하지 못한 모두의 책임이다.그렇다고 이제와 주민 의견을 무시할 수도 없다. 소송으로 가면 갈등만 깊어질 뿐이고 시간도 걸린다. 타협해야 한다. 국방부가 군위군을 설득하고 대구시와 경북도도 힘을 보태야 한다. 의성군도 마냥 자축할 일이 아니라 향후 진행 과정에서 많은 양보가 필요해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 신공항이 뜬다.

2020-02-15 06:30:00

[사설] '파시스트당' 비판 자초한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비록 고발을 취하했지만 자기 당을 비판한 칼럼을 쓴 대학교수와 해당 칼럼을 게재한 신문사를 검찰에 고발했던 일은 집권 여당의 오만·독선이 고스란히 표출된 사건이다. 표현·언론의 자유, 민주주의를 위협한 민주당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민주당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던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은 민주당과 집권 세력이 촛불정신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이번 총선에서 그런 민주당에 경고를 보내자는 취지였다. "촛불 집회 당시 많은 사람이 '죽 쒀서 개 줄까' 염려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정권 유지에 동원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한 줌의 권력과 맞바꿔지고 있다"는 칼럼에 공감하는 국민이 훨씬 많을 것이다. 민주당은 검찰 고발이 아니라 반박 논평을 내거나 반대 의견의 칼럼을 기고하면 될 사안이었다. 그런데도 필자나 언론사에 반론을 요청하거나 언론 중재 절차를 따르지 않고 검찰 고발부터 했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막으려는 전형적인 '입막음 고발'이다.방약무도(傍若無道)에다 민주주의를 위협한 민주당의 행태에 야당은 물론 진보 진영과 민주당 안에서조차 반발·비판이 쏟아진 것은 당연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이라며 "리버럴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 여러분,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맙시다"라고 했다.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 우석훈 박사는 "이명박이 광우병 촛불 집회 때 (내게) 이를 갈면서도 고발하지는 않았다. 박근혜도 (내게) 엄청 신경질 냈었다고 하는데도 고발당한 적은 없다"고 했다. 급기야 "민주당은 기어코 전체주의 정당 내지 파시스트당으로 가려는 건가"란 비판까지 나왔다.촛불로 태어났다는 문재인 정권에서 집권 여당이 국민의 기본권을 파괴하는 일까지 저질렀다. 대통령과 청와대, 법무부에 민주당까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일들을 비일비재하게 자행하고 있다. 민주당의 검찰 고발은 물론 고발 취하 모두가 총선 표를 염두에 둔 데서 기인한 것이다. 민주당의 행태는 겸손한 자세로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정당과는 거리가 멀다.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일을 집권 세력이 얼마나 더 저지를지 우려를 넘어 두렵다.

2020-02-15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남대문 시장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총선용 '정치 행보' 의심받는 文대통령의 경제 행보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해 "이제는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며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경제계가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경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경제 현장을 찾아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선의의 행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경제계 간담회와 남대문시장 방문에서 나온 문 대통령 발언을 꼼꼼히 따져보면 잇단 경제 행보가 정치적 노림수를 지녔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난과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 4월 총선 '정권 심판론'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가 다분하기 때문이다.경제 현장 방문 때마다 문 대통령은 작년 말부터 경제가 상당히 좋아지는 기미가 보였는데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를 만나 안타깝다는 식의 발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비현실적인 주 52시간 근로제 등을 강행해 경제가 고꾸라졌는데도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코로나19 탓으로 돌렸다. 한 상인이 "살려주세요. 살게 좀 해주세요. 모든 경기가 다 얼어붙었어요"라고 면전에서 비명을 질렀는데도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절규로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경제 실정(失政) 탓이 분명한데도 코로나19 탓만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 공작'에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검찰 공소장이 나왔는데도 문 대통령은 지금껏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을 희석하려고 경제 행보를 강화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문 대통령이 경제 행보를 아무리 많이 하더라도 경제 현장에서 나오는 아우성을 본인 입맛대로만 받아들이고,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하자투성이 정책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보여주기 행사에 불과하다. 선의의 경제 행보와 거리가 먼 노골적인 총선용 '정치 행보'는 국민 반발만 불러올 뿐이다.

2020-02-14 06:30:00

[사설] 선거 개입 의혹 '입장을 내지 않는 게 입장'이라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피의자 13명을 검찰이 기소한 데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청와대가 마침내 '입장'을 내놓았다. 그런데 그게 기가 막힌다.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이 입장'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2일 "공소장 내용은 내용일 뿐 검찰과 피고인 주장이 충돌하고 있는 만큼 법정에서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청와대에 입장을 내라고 요구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말이 조금 길어졌을 뿐 검찰 기소 이후 일관되게 유지해온 "수사 중인 사건"이라는 입장의 반복일 뿐이다.무책임하고 오만한 자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공소장은 판결문이 아닌 검찰의 주장이고 법원이 그것의 사실 여부를 결정한다. 공소장을 두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이는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일반 국민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청와대는 그럴 권리가 없다. 전방위적인 감시를 받아야 하는 권력의 핵심기관이기 때문이다. 침묵은 그런 '감시'를 거부하겠다는 것과 같다.공소장에는 '울산 사건'에 청와대 8개 조직이 관여한 것으로 돼 있다. 또 청와대는 송철호 울산시장의 경쟁자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비위를 수사했던 경찰에게서 21차례나 보고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과 하명 수사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다.검찰의 이런 '주장'이 기소된 전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주장대로 '검찰의 주관적 추측과 예단'은 아닐 것이다. 다른 곳도 아닌 청와대를 정면으로 겨눈 공소장을 그런 식으로 '소설'을 썼을 리 없다. 문재인 정권과 일부 극렬 지지자들을 제외한, 상식을 가진 대다수 국민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검찰의 '주장'으로 뭉개며 입 닫고 있을 문제가 아니다.문 정권과 같은 진영인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1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공소장 공개 거부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이 사안의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의심을 키워왔다"고 비판했다. '입장을 내지 않는 게 입장'이라는 청와대도 이런 의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2020-02-14 06:30:00

[사설] 대구경북 주요 현안 뭉개는 정부, 지역민 인내심 시험하나

대구경북의 주요 현안과 국책사업에 대한 정부의 요즘 태도를 보면 지역민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마저 든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 대구 취수원 이전, 성주 사드 국책사업 지원, 김해신공항 재검증 등 초대형 현안들에 대해 정부 부처들은 한결같이 뭉그적대거나 식언을 하고 있다. 여러 부처가 마치 짠 듯이 이러고 있으니 우연이라고 치부하기가 어렵다.정부가 결정을 미루고 있는 지역 현안들은 대구경북 입장에선 시간이 촉박한 사업들이다. 국방부는 통합신공항의 경우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를 이전 후보지로 결론 내고도 후속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구시가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달라고 공식 요청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국방부는 요지부동이다. 통합신공항 이전에 대한 국방부 의지를 또 한번 의심할 수밖에 없는 태도다.지난해 연말로 예정됐던 대구 취수원 이전 관련 환경부 연구용역 발표도 납득 못할 사유로 거듭 연기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여권 단체장이 있는 구미지역 민심을 건드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으려 한다는 말이 항간에 나돌고 있는데 정부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서는 성주에 약속한 국책사업 지원이 4년째 감감무소식이다. 16개 사업 1조8천억원을 약속해놓고 올해 편성된 지원 규모는 고작 10억원뿐이라니 성주 군민을 우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해신공항 재검증 사업도 정부가 빨리 결론을 내줘야 하는데 정치 논리에 휘말리면서 진척 상황이 오리무중이다.보수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라서 정부가 이런 식으로 지역 홀대를 하고 있다는 지역민들의 의구심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최종 확정 발표만 남겨둔 상황에서 총선 표 계산하느라 결론을 미루고 말을 이리저리 바꾸는 정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나. 정부는 대구경북 지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지역 현안 해결에 속히 나서야 한다.

2020-02-14 06:30:00

[사설] 40대 취업자 51개월째 감소하는데 "고용 회복"이라는 정부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6만8천 명 늘었다. 2014년 8월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0%로 0.8%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고용 회복 흐름이 더 견조해지는 모습"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취업자 수 증가 등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보면 고용 회복을 들먹일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 항목들을 살펴보면 허수(虛數)에 불과할 뿐 고용의 질(質)은 나빠지고 있고, 고용시장은 엄동설한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국민 혈세를 쏟아붓는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를 키우는 착시 현상을 낳고 있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50만7천 명 증가했다. 늘어난 취업자 수의 90%가 60대 이상에서 나온 셈이다. 특히 65세 이상 취업자가 32만7천 명 늘어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이에 반해 경제 활동의 중심 연령대인 40대는 취업자가 8만4천 명이나 감소했다. 2015년 11월 감소세로 돌아선 후 51개월째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단시간 일자리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주당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취업자는 56만9천 명 늘어난 데 비해 53시간 이상 취업자는 33만7천 명 줄었다.노인·단기 일자리 사업 효과가 없지 않겠지만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만 잔뜩 늘려 놓고 고용 회복이라 호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세금을 투입해 고용지표를 끌어올리는 것은 숫자 놀음에 불과하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제조업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가 늘고 경제와 사회, 가정의 중추인 40대의 고용이 늘어나야 진정한 고용 회복이라 할 수 있다. 투자·소비를 가로막고 있는 규제 혁파, 노동시장 개선, 반기업 정책 폐기 등을 통해 기업 활동을 적극 뒷받침해 민간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숫자 놀음을 집어치우고 기업 등 민간의 고용 역량을 극대화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2020-02-13 06:30:00

[사설] '봉준호'와 '기생충'이 전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읽자

한국에서 만든 영화 '기생충'이 지구촌을 강타했다. '반지하'라는 가장 한국적인 공감각이, '봉준호'라는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세계인의 보편적인 감동으로 승화되었다고 온 나라가 들썩거린다. 대구는 더하다.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의 세계 영화 시장 석권이라는 기념비적 성과를 이뤄낸 봉준호 감독이 대구 출신이기 때문이다.그러니 대구의 아들이 만든 영화가 아카데미상 4관왕에 오른 위업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려고 안간힘이다. 4·15 총선 예비후보들의 봉준호 관련 공약과 논평도 백화제방이다. 특히 봉 감독이 나고 자란 남구를 지역구로 둔 정치 지망생들이 이를 간과할 리가 만무하다. '봉준호 기념관' '봉준호 공원' '봉준호 거리' '봉준호 동상' 건립 공약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다.'기생충 조형물'과 '봉준호 타운' 조성 제안까지 등장했다. '봉준호'를 팔아서 나올 만한 공약들은 다 나온 셈이다. 이만하면 대구가 '봉준호 백화점'이라도 될 기세이다. 이 영화가 세계인의 공감과 찬사를 끌어내며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자본주의의 승리 실증'과 '자본주의의 병폐 방증'이라는 엇갈리는 논평도 나왔다.이들이 평소 영화에 얼마나 관심이 있었는지 또 앞으로 '봉준호'와 '기생충'을 얼마나 기억할는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동상을 만들고 기념관을 세운다고 문화예술이 진흥되는 것도 아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 출신 유명 문인들의 문학관을 경쟁적으로 설립했지만, 그렇다고 우리 문학이 더 성숙해졌는가. 문학은 고단한 시절에 더 꽃을 피웠다.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꼴이다.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김광석길'의 상업화와 뜬금없이 불거져 나온 '이태원길'의 모호성만으로도 충분하다. 한때의 호들갑만으로 대구를 영화의 메카로 만들 수는 없다. 대구를 영화의 도시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시민적인 관심과 고민이 어우러져야 한다. 전시행정이나 정치적인 구호가 문학적 감성과 예술적 취향을 발현시키지 않는다.

2020-02-13 06:30:00

[사설] 이번에는 수사·기소 검사 분리하겠다는 추미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법치 파괴가 점입가경이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공소장 공개 거부에 이어 이번에는 검사의 수사와 기소 분리와 검찰총장의 권한인 수사 지휘·감독권의 지검장(검사장)으로 이관이다. 추 장관은 그 이유로 "수사의 중립성과 객관성" "검찰총장의 지휘·감독권은 일반적인 것이고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은 검사장의 것"임을 들었다. 모두 궤변이다.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고 수사의 중립성·객관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소 여부 판단에 심각한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사건의 실체를 '기소 검사'가 '수사 검사'보다 더 잘 알 수는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편'을 기소 검사로 심는 것이다. 추 장관의 언행으로 보아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 결과는 '네 편'은 기소하고 '내 편'은 기소하지 않는 사태의 일상화일 것이다.무엇보다 현행법 위반이다. 검찰청법은 검사 직무를 '범죄 수사와 공소 제기에 필요한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도 "공소는 검사가 제기해 수행한다"고 돼 있다. 수사·기소 주체의 분리는 이에 대한 위반이라는 게 법조계의 일치된 지적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법률 개정도 하지 않고 '시범 실시'하겠다고 한다. 이쯤 되면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무법(無法)부 장관'이다.지검장이 수사를 지휘·감독하도록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검장에게 독립 결재권을 준다는 것인데 "검찰 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권은 검찰총장에 있다"는 검찰청법(제12조)의 정면 부인이다. 지휘·감독권을 '검찰총장의 일반적인 것'과 '검사장의 구체적인 것'으로 나누는 발상 자체가 허무맹랑하다. 그런 분리가 불가능한데 분리하려니 그렇다.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려는 이유는 짐작할 수 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의 계속 수사와 공소 유지를 방해하고 이미 기소된 13명에 이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추가 기소를 막기 위함일 것이다. '울산 사건'에 청와대가 개입한 게 확실한 모양이다.

2020-02-13 06:30:00

[사설] 기초의회 제 식구 감싸기 부끄러운 줄 알아야

지방자치의 역사가 20년에 이른다. 지방의회 의원들도 이제는 의정 활동을 통해 지역 발전을 선도하며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선진적인 자세와 품격을 지닐 때도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틈만나면 외유성 해외연수를 나가 주민 혈세를 낭비하는 것도 모자라, 비위나 일탈행위를 일삼아 지역 망신을 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은 현실이다.대구 북구의회는 한 소속 의원이 만취 상태로 교통사고를 일으키자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두 달이 되도록 위원장 선임도 하지 않고 있다. 민간업자를 통해 아들이 속한 학급에만 환기창을 설치해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서구의회의 한 의원에 대한 윤리특위도 마찬가지이다.해당 의원이 공무원에 대한 갑질 논란을 일으켜 공개 사과까지 한 적도 있지만, 의회는 두 사건 모두 윤리특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은 재판 결과에 따르면 되고, 갑질 논란은 노조의 국민권익위 제소 취하로 마무리된 사안이라는 해명이다. 의장 선거를 앞두고 돈 봉투를 건넨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달서구의회 의원에 대한 대응도 그렇다.윤리특위의 공식 회의조차 없이 해당 의원의 공개 사과를 명분으로 사안을 눙쳐버린 느낌이다.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동구의회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도 흐지부지하는 모습이다. 이러니 지방의회 의원들에 대한 주민소환제를 비롯한 민간 차원의 독립적인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등장하는 것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윤리특위로는 자정작용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지방의회 본연의 자세는 행정의 견제와 감시 역할이다. 건전한 의정 활동보다 각종 이권에 개입하거나 비위에 연루되어 스스로 품격을 저버린다면, 지역의 선량이 아닌 원망의 대상이 되고 말 것이다. 이번 기회에 권위를 앞세워 갑질을 하거나 비윤리적인 언행으로 세비만 낭비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오죽하면 '지방의원이 죽어야 지방의회가 산다'는 역설까지 나돌겠는가.

2020-02-12 06:30:00

[사설] 한 달 넘긴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 파괴되는 법치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지 한 달이 넘었다. 법원이 발부한 합법적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되지 못하는 법치 증발 사태가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태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확실시된다는 점이다. 압수수색에 협조하는 것 자체가 선거 개입·하명 수사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청와대는 4·15 총선까지 무조건 버틸 것이라는 게 여권 내부의 전언이다.청와대는 지난달 10일 자치발전비서관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은 위법 수사"라며 거부했다.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위법'이라고 판정한 것이다. 청와대가 법원도 겸하느냐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진보 성향 판사들 사이에서도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을 대상자가 부적법하다고 거부할 수 있다면 어떻게 형사사법 절차가 운용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나왔다.10일에도 같은 비판이 나왔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사 475명은 국회에서 발표한 시국선언에서 "청와대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에 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하였다"며 "대통령과 청와대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말살하고 있다"고 했다.지난 2017년 2월 박영수 특검의 압수수색을 청와대가 거부하자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청와대는 즉각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거부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문 대통령에게 법치란 그 자체로 존중해야 할 가치가 아니라 유불리에 따라 언제든 내버릴 수 있는 정략(政略)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는 현 집권 세력을 향해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를 외치던 세력의 파렴치함이 과거 공안검사를 능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압수수색 거부는 그 말을 한 치의 틀림없이 증명하고 있다.

2020-02-12 06:30:00

[사설] 과도한 신종코로나 공포로 민생 망가져서는 안 된다

소상공인 10명 중 9명 이상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1천96명을 대상으로 신종코로나 관련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97.9%가 사태 이후 사업장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자 비율이 44%나 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250곳을 대상으로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세 곳 중 하나꼴로 직접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신종코로나에 대한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불안·공포가 확산하면서 경제 활동 전반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북적이던 시장·식당·상가는 한산하고 숙박·관광 등 관련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중소기업인은 지난 3년간 최저임금이 30% 넘게 급등하고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등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은 데 이어 설상가상으로 신종코로나 사태로 위기에 처했다. 이중 삼중 고통에 사업을 접어야 할 지경까지 내몰렸다.마침 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과도한 불안감으로 경제가 위축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장관들에게 직원들과 함께 전통시장도 가고 인근 식당, 동네 가게에도 들러 소비 진작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비이성적 공포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정 총리의 지적과 대책 마련 주문은 늦었지만 나름 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국민의 안전·생명을 지키는 게 최우선인 만큼 신종코로나에 대한 높은 수준의 경계와 철저한 방역은 당연하다. 그와 함께 과도한 불안·공포로 경제가 망가지고 피해자들이 속출하는 것도 차단해야 한다. 국민이 과도한 불안에 빠지지 않도록 하려면 정부가 사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까지와 같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는 국민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 빈틈없는 방역과 함께 민생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한다.

2020-02-12 06:30:00

[사설] 분노조절장애 범죄, 학교까지 안전지대 아니어서야

지난주 대구시내 한 중학교에서 1학년 학생이 3학년 학생 두 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힌 사건이 일어났다. 학교 급식실에서 "새치기를 하지 말라"며 자신의 목덜미를 잡은 중3 학생들을 잇따라 칼로 찌르고 달아나며 다른 학생들에게도 폭행을 가했다는 것이다. 중학교 1학년생의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도 놀라운 일이거니와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뜻밖이었다.결국은 범행을 저지른 학생이 분노조절장애 등의 병력을 지니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더구나 이 같은 병력에도 불구하고 이 학생을 일반 학생으로 관리해온 것이 사고로 연결되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해당 학교와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4월부터 이 학생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위기관리위원회를 열었다고 한다. 심리정서검사 결과 정상치를 벗어난 수치를 보인 데 따른 것이었다.그러나 학생의 생활기록부와 심리정서검사 및 의료진 소견서를 보고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 화를 부른 것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학교폭력이 아닌 분노조절장애라는 사회 병리현상의 한 측면에서 봐야 한다. 그리고 분노조절장애에 의한 범죄가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그나마 피해 학생들이 보다 심각한 상처를 입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한 일이 아닌가. 사회가 점점 복잡다단해지고 자꾸만 각박해지면서 순간적으로 화를 이기지 못해 발생하는 크고 작은 범죄 또한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제는 교실마저 그 예외가 아니게 된 것이다.이 같은 경우는 분노의 상대가 특정되거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고 대응 또한 쉽지 않다. 또한 질환에서 파생된 범죄여서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또한 난제이다. 위험성이 있는 분노조절장애자에 대한 능동적인 관리와 함께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이 범죄의 근본적인 예방법이다. 누구나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20-02-11 06:30:00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민변 변호사도 탄핵 사유라는데 침묵하는 대통령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5일 동아일보가 공소장 내용의 일부를 공개한 데 이어 7일 전문을 공개한 이후 지금까지 청와대가 내놓은 반응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것뿐이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 소리가 나와도 마찬가지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연루 사실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청와대의 반응은 '수사 중인 사안' '공소사실은 재판을 통해 법적인 판단이 내려질 것이란 것'뿐이었다.틀린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울산시장 선거 개입'과 '하명 수사' 의혹은 이런 원론적인 언급으로 얼버무릴 사안이 아니다. 공소장에는 '울산 사건'에 청와대 민정·정무수석실 등 8개 조직이 동원된 것으로 나와있다. 청와대가 '선거 개입'을 기획·실행했다는 것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 또 공소장에는 대통령이란 단어가 35번이나 나온다. 그리고 경찰의 21차례 보고 중 여섯 차례는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국정기획상황실로 보고됐다. 문 대통령이 선거 개입을 알았거나 개입했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다.공소장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권 핵심부가 선거부정을 획책한 국기 문란이다. 사실이 아니라면 이보다 더한 모욕이 없다. 청와대가 억울하다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국민도 이런 중상모략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수사 중인 사건'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제 발 저린 도둑꼴이란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이런 청와대의 자세에 진보 진영에서도 질타가 나온다. 민변 소속이며 참여연대 회원인 권경애 변호사가 "공소장 내용은 대통령의 명백한 탄핵 사유이고 형사처벌 사안"이라며 "그 분(문 대통령)은 가타부타 일언반구가 없다. 이곳은 왕정이거나 입헌군주제 국가인가"라고 비판한 것이다.이런 비판에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침묵한다. '울산 사건'은 그렇게 한다고 덮어지지 않는다. 청와대가 총체적으로 개입했다는 심증만 더욱 굳힐 뿐이다.

2020-02-11 06:30:00

[사설] 봉준호의 '기생충' 아카데미 석권, 세계 영화사 새로 썼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올해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하는 대업을 일궜다. '기생충'은 세계 최대의 영화상인 오스카 92년 역사를 새로 썼고 아울러 101년 한국 영화사에도 독보적인 금자탑을 세웠다. K-POP에 이어 한국 문화 콘텐츠가 세계 무대에 우뚝 선 기념비적 성과다. 또한 어지러운 정치적 상황과 경기 침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등 겹악재로 힘겨워 하는 국민들에게 모처럼 날아든 낭보다.영화 '기생충'이 세계 영화시장에서 받고 있는 주목과 성공은 경이로울 정도다. 이미 전 세계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100개가 넘는 트로피를 받은 데 이어 드디어 세계 영화계 본산인 미국에서 오스카마저 거머쥐었다. 아시아권은 물론이고 비영어권 영화로서 첫 수상 사례이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다 받은 것도 195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마티' 이후 64년 만이고 역대 두 번째라고 하니, 수상의 가치가 더 빛난다.'기생충'이 예술영화제의 대표 격인 칸 황금종려상에 이어 상업영화제의 간판 격인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음으로써 대한민국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다 갖춘 영화를 배출하는 문화 강국으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빈부 격차와 같은 보편적인 소재를 독창적 영화 문법으로 풀어낸 봉준호표 '기생충'의 성공은 '웰 메이드 인 코리아' 문화 콘텐츠를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봉준호표 영화뿐만 아니라 가수 BTS, 싸이,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 한국이 만들어내고 있는 문화 콘텐츠는 '한류' '신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 시장에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태어난 봉 감독이 세계 영화계 최고봉에 오른 모습을 보는 대구 시민들의 기쁨과 자부심은 더 각별하다. 영화 '기생충'의 세계적 성공을 만들어낸 봉 감독과 출연진·스태프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신한류가 세계 무대의 중심에 굳건히 서기를 기대한다.

2020-02-11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 우한 교민들이 임시 생활하고 있는 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이시종 충북도지사. 연합뉴스

[사설] 우한 폐렴 와중에 '문비어천가'와 자화자찬이라니…

중국 우한 폐렴 사태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문비어천가'와 자화자찬이 터져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소속 광역·기초단체장이 "정부 대책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식의 얼토당토않은 발언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정부의 늑장 대응, 감시 누락, 부처 간 혼선, 우왕좌왕 대처 등으로 국민 불안이 증폭되고 있고, 사태가 끝날 기미조차 안 보이는 상황을 고려하면 아부성 발언과 자화자찬은 부적절하기 짝이 없다.문 대통령이 어제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머무르는 충북 진천의 임시생활시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는 "신종코로나와 관련해 세계 최고 수준의 조기 수습 대책을 추진해 나가는 문 대통령에게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지사가 어떤 근거로 정부 대책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불안에 떠는 국민 정서를 헤아리지 못한 이 지사의 발언은 문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발언에 다름 아니다.이달 초 문 대통령이 서울 성동구 보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간 자화자찬 대화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박 시장에게 "메르스 사태도 경험했는데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협력이 잘 되고 있나"라고 물었고, 박 시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잘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구청장도 "이번엔 대응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있는데 잘 대응하고 있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가 9일 기준 27명으로 늘었고 무증상 감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망자가 812명, 확진자가 3만7천여 명에 달했다. 얼마 전 민주당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아 나가고 있다"며 자화자찬을 늘어놨다. 우한 폐렴 사태를 끝내 놓고 해야 할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총선 표를 염두에 둔 탓이다. 지금은 문 대통령을 향한 아부성 발언이나 자화자찬을 할 때가 아니라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쏟아야 할 때다.

2020-02-10 06:30:00

[사설] '메디시티' 이름 부끄러운 대구경북의 신종코로나 방역망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전국 확산 국면에서 지역 단위 대응 역량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하지만 지금 대구경북 지역 보건 당국과 지자체 등이 보여주는 대응 능력은 불안한 마음이 들게 한다. 타 시·도에 다 있는 바이러스 신속검사기관이 대구경북에는 유독 없으며 포항항만을 통해서는 검역 절차 안 거친 중국 선원들이 다수 입국하기도 했다. 방역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도 지역 내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것 자체가 천운이라는 생각마저 든다.신종 감염병 확산 차단에서 가장 중요한 대응책은 신속한 검진이다. 전국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의료기관이 38곳 있고 이곳에 가면 6시간 만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대구경북에는 이런 검사 의료기관이 없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감염 의심이 들어도 검사 결과를 받기까지 24시간 격리된 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대구경북 지역 어느 의료기관도 정부에 검사기관 신청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기가 막힐 노릇이다.대구경북의 뭇 병원·의료원들이 신종코로나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쯤으로 생각하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자 대구경북 거점의료기관인 경북대병원을 비롯해 시·도립 의료원들이 이런저런 핑계로 검사기관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은 책임 방기에 가깝다. 7일부터 신종코로나 신속검사가 진행된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는데도 대구시도 지역 대학병원들의 참여를 독려하지 않았다. '메디시티 대구'라는 이름이 아까울 지경이다.포항항은 후베이성 출신 등 중국인 선원들이 항만을 통해 국내로 입국하는데도 정부 부처의 매뉴얼만 고집하며 검역 시스템을 늑장 가동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 사이 검역 없이 포항항 정문을 통과한 외국 국적 선원이 98명이며 이 중 39명이 중국 국적이라고 하니 시민들이 발 뻗고 잘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대구경북 보건 당국과 지자체들, 긴장 좀 하고 방역 전선에 나서기를 주문한다.

2020-02-10 06:30:00

[사설] 가시화하는 보수 통합, 성공 관건은 기득권 포기이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 보수는 합치라는 국민 명령을 따르겠다"며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불출마도 선언했다. 지난 7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한 지 이틀 만에 양당의 해산을 통한 신설 합당을 공개 제안한 것이다. 이로써 그동안 '당위론'으로만 운위돼 왔을 뿐 구체적 진전이 없었던 보수 통합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유 위원장의 제안이 결실을 보게 되면 보수 세력이 4월 총선에서 문 정권과 맞붙어 싸울 힘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기초 체력'이다. 거여(巨與)를 꺾기 위해서는 체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노력 없이 보수 세력이 4월 총선에서 문 정권 심판이란 결과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결국 '신설 합당'은 범(汎)보수 세력의 총결집으로 확대 발전하는 출발점이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결집'에 참여하는 모든 세력들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도 보수 통합이 잘 되지 않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설 합당'이 그렇다.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은 지난달 설 직전부터 당 대 당 통합을 위한 비공개 협상을 시작해 의견을 조율해 왔으나 신설 합당의 주체가 누가 되느냐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한다.또 다른 변수는 '통합신당'은 박형준 전 의원이 이끄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와 통추위가 구성한 통합신당준비위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한국당 내부 의견이다. 황 대표도 같은 의견인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이 됐든 보수 통합의 참여 세력들이 보수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고 얄팍한 손익 계산에 집착하지 않아야 가능하다.이번 총선에서 문 정권을 심판하지 못하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에서 살아야 하는 국민의 고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를 막을 책임은 보수 야당에 있다. 그 책임 이행을 위해서는 '통합'이 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모든 참여 세력이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2020-02-10 06:30:00

[사설] 포항 '수상한 땅 거래' 의혹 명백히 밝혀야

포항 지역 굴지의 건설업체가 3년 전부터 집중 매입한 땅이 포항시가 고시한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 등'에 포함되면서 엄청난 이득을 취하게 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특정 개인 또한 이 와중에 커다란 시세 차익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매입한 땅을 주거용지로 변경하는 포항시의 결정이 뒤따르면서 바로 되팔아도 서너 배 이상의 값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이 같은 의혹들이 결국 수사의 대상이 되었다. 세무 당국도 땅 거래 과정에서 납세가 투명하게 이루어졌는지 검토에 나섰다. 부글부글 끓는 시민 정서를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부정과 불법이 개입된 '수상한 땅 거래'에 대한 사정 당국의 조사 착수는 헌법이 부여한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결정변경의 위법 의혹과 특정 계층의 특혜가 확인된 이상 이를 좌시하는 것은 직무 유기이기도 하다.수사 당국은 도시계획심의위원들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어기면서 땅을 사고팔아 이득을 취한 정황을 들여다볼 것이다. 일부 심의위원이 스스로 자문한 안건에 대해 본인 또는 이해관계인이 관여할 수 없는 규정을 위반했고, 이들에 대한 위촉과 제척 권한을 가진 포항시도 방관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의원의 반대를 묵살한 내막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할 것이다.이번 사안이 특정 기업에 혜택이 집중됐고, 심의위원 중 일부가 이득을 취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사 당국은 공무원과 시의원 등의 개입 여부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기존 주거용지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땅을 집중 매입한 것은 미리 정보를 알았을 개연성이 크다. 공무원이나 시의원과 결탁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도 상식에 불과하다.포항은 지진의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다. 이러한 판국에 포항시가 새로운 주거용지를 만들고, 이 부동산 정보를 악용한 기업과 개인이 돈방석에 앉았다면, 시민들의 박탈감과 분노감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합법을 가장한 사익 추구는 공직 비리와 토착 비리가 뒤엉켜 있기 마련이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불법은 엄단하고 탈세는 추징을 해서 사회정의가 살아있음을 실증해야 할 것이다.

2020-02-08 06:30:00

[사설] 靑 선거 개입 의혹 공소장, 숨긴 이유 있었다

동아일보가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기소한 송병기 한병도 박형철 등 13명의 공소장 전문을 공개했다. A4 용지 71쪽 분량 공소장 기록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대통령 측근 '송철호 울산시장 만들기'를 위해 움직였음을 보여준다. 이를 보면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왜 법치주의 훼손 논란까지 무릅쓰며 끝까지 공개를 거부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공소장에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청와대가 범죄단체 수준'이라는 비난은 자연스럽다.무엇보다 검찰이 가장 먼저 강조한 '선거에 있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한 선언적 지적은 따갑다. 검찰은 '국가 기관이나 공무원이 스스로를 특정 정치세력과 동일시하거나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 편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특히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업무를 보좌하는 공무원에게는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성이 더욱 특별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이번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정점이 대통령까지 거슬러 오를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그렇다면 추 장관이 악착같이 비공개를 관철하려 한 이유 또한 분명해진다.검찰의 사건 결론은 명확하다. 정권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야당 후보를 표적 수사해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로 불리는 송철호 현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한 선거 공작을 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등을 통해 같은 해 2월 8일부터 6월 13일 선거 전까지 18차례, 선거 이후 3차례 등 모두 21차례 경찰 수사 상황을 보고받아 챙겼다. 그 결과 그해 2월 3일 여론조사(한국갤럽)에서 김기현(당시 울산시장) 40%, 송철호 19%던 후보자 지지율이 4월 17일(리얼미터) 김기현 29%, 송철호 42%로 뒤집어졌다. 6월 치러진 선거에서 송철호는 당선됐고 김기현은 낙선했다. 검찰은 이를 공소장에 상세히 기록했다. 경찰의 하명 수사가 실제 선거 판세를 뒤집는 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청와대 권력자들이 무더기로 선거에 개입했다면 이는 분명한 범죄다. 이런 범죄를 밝히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권력자의 인권'보다 일반 국민의 알권리가 우선돼야 한다. 추 장관은 이를 짓밟았다.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 검찰 수사 역시 계속돼야 한다. 이야말로 법을 수호해야 할 '법무부장관'이 해야 할 일이다.

2020-02-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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