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조 장관 동생 구속영장 기각, 민주당의 법원 '압박'이 통했나

법원이 웅동학원 채용 비리 및 허위소송 혐의를 받는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로 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고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뤄진 점, 피의자의 건강 상태 등을 들었다. 법원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이번만큼은 수용하기 어렵다.우선 구속심사를 포기한 피의자는 대부분 구속영장이 발부된 전례에 비춰 '형평성'이 맞지 않다. 서울중앙지법은 2015~2017년 3년간 피의자가 출석하지 않은 구속심사는 100%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공개한 자료다. 조 씨는 구속심사를 포기했다. 이는 방어권을 포기한다는 뜻으로 피의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를 사실상 인정한다는 뜻도 된다.두 번째 기각 사유로 건강 문제를 들었다는 점이다. 조 씨는 구속영장 심사를 앞두고 허리 수술을 한다며 부산의 한 병원에 '전격' 입원했다. 이에 검찰은 수사진을 보내 조 씨의 건강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그를 서울로 압송했다. 결국 주치의도 문제가 없다는데 법원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정농단 사건 때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을 받았던 김경숙 교수는 유방암 투병 중인데도 구속됐다.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채용 비리와 관련해 중간에서 돈을 전달한 브로커 두 명은 이미 구속됐다. 법원이 채용 비리 혐의를 인정했다는 의미다. 돈을 전달한 종범은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돈을 받은 주범은 풀어주는 희한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민주당 민주연구원은 8일 조 씨의 구속심사에 앞서 '법원개혁추진 보고서'를 통해 "조국 수사 과정에서 거의 모든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며 법원을 비난했다. 조 씨 구속영장 기각은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의심을 살 만하다. 그런 점에서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조 장관 아내 정경심 씨의 구속영장 청구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란 우려도 억누르기 어렵다.

2019-10-10 06:30:00

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검찰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조국의 검찰개혁안, 노골적 가족 수사 방해 아닌가

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법무부 자체 검찰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검찰은 이날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세 번째 소환했다. 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허리 수술을 한다며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한 조 장관의 동생 조모(웅동학원 사무국장) 씨를 강제구인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타이밍이 너무 절묘하다.이를 두고 검찰 수사에 영향을 주려고 조 장관이 이렇게 날짜를 맞춘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다. 가족이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로서는 극도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개혁안을 내놓는 데서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신속히 '맹탕'으로 만들려는 조급증을 읽을 수 있다. 설사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검찰 수사에 영향을 주려 한다는 의심은 피하기 어렵다.'개혁안'을 들여다보면 이런 의심은 더 짙어진다. 우선 들 수 있는 것이 '검찰의 자체 감찰권 회수 및 법무부의 검찰 감찰 강화'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에 자체 감찰권을 준 것은 수사 독립성 보호를 위해서인데 법무부가 감찰권을 적극 행사하게 되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방해받을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다. 이 항목은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신속 과제에 들어 있다.8일부터 즉시 시행되는 '검사의 내·외 파견 최소화'와 '검사 파견을 엄격히 관리하는 검사 파견 심의회 설치'도 마찬가지다. 현재 조 장관 일가(一家)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파견된 외부 검사들의 거취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혁안'이 조 장관 수사팀을 겨냥한 것이란 반발이 검찰 내부에서 터져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결국 조국의 검찰 개혁안은 '개혁'이란 표제만 붙었을 뿐 조 장관 개인의 사적 이해관계에 검찰 조직을 종속시키는, '검찰권의 사유화'라고 할 수밖에 없다. 법치의 붕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도 이렇게는 하지 않았다. 개탄스럽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당장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거둬라.

2019-10-09 06:30:00

[사설] 7천억원 날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이게 신적폐다

국무총리 직속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1일 경주 월성 원전 1호기 영구 정지안을 심의키로 함에 따라 월성 1호기가 영구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월성 1호기는 한국수력원자력이 7천억원을 들여 노후 설비 등을 교체해 2022년까지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조기 폐쇄 운명에 놓이고 말았다.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으로 천문학적인 금액이 허공으로 날아가게 됐다. 문 정부가 쏟아낸 신(新)적폐 목록에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됐다.한수원은 2009년 원안위에 월성 1호기 수명 연장을 신청하고 5천925억원을 들여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안전성을 강화했다. 또한 연장 가동에 대한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해 지역상생협력금 1천310억원을 지원키로 하고 이 중 1천47억원을 집행하는 등 수명 연장을 위해 7천억원을 투입했다. 원안위는 2015년 월성 1호기 재가동을 승인했다. 원전의 안전성을 정부가 명실상부하게 공인한 것이다.멀쩡하게 가동하던 월성 1호기는 문 정부의 탈원전으로 조기 폐쇄 논란에 휩싸였다. 원안위가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내린 까닭에 정부는 엉뚱하게 경제성을 들고나와 조기 폐쇄를 밀어붙였다. 결국 한수원 이사회는 월성 1호기가 경제성이 없다며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그러나 한수원 이사회가 원전 전기 판매 단가를 과도하게 낮추고 원전 이용률을 낮게 전망하는 등 월성 1호기 경제성을 악의적으로 과소평가했다는 논란이 무성하다. 조기 폐쇄를 밀어붙이려 무리수를 뒀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근거가 잘못 산정됐을 우려가 많아 국회는 감사원 감사를 의결했다. 이 상황에서 원안위가 조기 폐쇄 심의를 하는 것은 졸속을 넘어 부당한 일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월성 1호기에 대한 의결을 보류하는 게 마땅하다. 문 정부의 탈원전은 곳곳에서 부실과 실패가 드러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앞선 정권을 적폐로 몰아 단죄한 문재인 정권이 그보다 더 심한 새로운 적폐를 계속 쌓아가고 있다.

2019-10-09 06:30:00

[사설3] 부산시의 동남권공항 철도 광고, 이렇게까지 했어야 하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2월부터 3개월 동안 김해 신공항에 대한 사실 왜곡 소지가 있는 부산시의 '동남권 관문공항 홍보 영상'을 상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코레일은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열차 이용객에게 튼 일이 국토교통부에 의해 밝혀져 상영 중단 요청을 받고도 따르지 않다 뒤늦게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일 처사도 석연치 않지만 굳이 이런 영상물을 제작, 내보낸 부산시의 조치는 더욱 의심스럽고 비판받을 만하다.자유한국당 김상훈 국회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서 드러난 이번 일로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지난 정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 정책 결정을 뒤집고 문재인 정부 이후 시작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공정성이 의심되는 단체의 용역으로 김해 신공항 건설 문제를 앞세워 국토부조차 제치고 총리실 검증,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적 판단 잣대까지 요구한 부울경의 일탈이 이젠 왜곡 여지의 자료까지 유포할 정도에 이르렀으니 도를 넘은 셈이다.부울경의 가덕도 신공항 추진 작업을 보면, 이는 문 정부의 정치적 세력에 기대어 순리적인 처리보다 정치적 결정을 통한 자신만의 이익 챙기기로 볼 수밖에 없다. 지난 2016년, 영남권 5개 시·도지사의 합의 같은 믿음에 바탕을 둔 행정의 무력화나 다름없다. 이번 감사에서는 부산시의 홍보물 제작과 방영이 문제의 핵심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영상물의 이런 문제점을 확인, 상영 중단을 요청한 데도 불구하고 버틴 코레일의 결정 배경도 의혹스럽다.부울경, 특히 부산시는 이미 총리실에서 문재인 대통령 영향과 부울경 요구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시작한 검증 작업이지만 나름 '엄정하게' 업무를 진행하는 만큼 더 이상 이런 행동으로 영향을 줄 생각은 말아야 한다. 아울러 국토부는 코레일이 정부 요청에도 영상물을 계속 튼 까닭과 배경을 밝히고 그 책임도 물어야 한다. 이는 재발 방지는 물론 정부 정책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더욱 필요한 일이다.

2019-10-09 06:30:00

[사설] 검침 명분 무단 출입, 단호히 마무리 짓고 대책 세워야

대구에서 전기·가스 검침을 한다며 미리 갖고 있던 열쇠로 주인 허락 없이 무단으로 집에 들어간 일로 경찰이 조사에 나선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이 주거침입 혐의로 대성에너지와 한전 소속인 이들 가스·전기 검침원을 조사해 엄정한 조치를 하겠지만 실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특히 이들을 관리하는 대기업의 허술한 인력 관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그대로 드러내 문제가 되고 있다.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이들 검침원의 행동이다.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함부로 들어가는 행위는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을 침해하는 분명한 범죄이다. 게다가 관련 규정은 극히 제한된 경우 말고는 허락 없이 남의 집에 들어갈 수 없게 하고, 법원 판결은 더욱 엄격한 흐름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멋대로 들어가 가스·전기를 검침한 데다 전 주인 등으로부터 받았거나 임의로 소지한 열쇠로 잠긴 문을 따기까지 했으니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특히 이번 사건은 최근 홀로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 1인 가구 거주자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그동안 이들을 고용한 회사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대기업인 두 회사가 뒤늦게 이들에 대한 정기적인 감독과 교육, 원격 검침 장치 추가 설치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동안 피해자들이 입었을 정신적 충격 등 피해를 생각하면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했는지를 알 만하다. 그동안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깊이 되새길 일이다.두 회사는 이들 검침원들이 임의로 가진 열쇠 수거 처리 등과 함께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마련, 시행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500여 명이 1인당 한 달 평균 3천500~7천 가구를 맡아야 하는 실적 압박으로, 자칫 이번 같은 범법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요인도 찾아내 없애야 한다. 경찰 역시 이번 경우와 같은 유사한 사건이 다른 곳에서도 일어나는 만큼 본보기가 되도록 엄정하게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다.

2019-10-08 06:30:00

[사설] '국민 통합' 내팽개치면 文대통령 지지율 더 추락할 것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7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을 조사(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2.2%포인트)한 결과 전주보다 2.9%포인트 내린 44.4%를 기록했다. 종전 최저치 44.9%를 갈아치웠다.문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하는 것은 국정 성과는 고사하고 악재(惡材)들이 쏟아진 탓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비호와 그에 따른 여야, 진보·보수 간 대립 격화, 문 대통령 취임 후 사상 최대를 기록한 보수 진영의 광화문 집회,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수출 하락과 같은 경제 위기 등이 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렸다. 임기 반환점을 돌지도 않은 마당에 대통령 지지율이 마지노선인 40%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이 시점에 국민이 문 대통령을 가장 비판하는 까닭은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력을 결집하는 리더십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데 있다. 리얼미터 조사를 보면 진보·보수 진영 결집도가 높아지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편차가 더 커졌다. 진보층에서는 긍정 평가가 77%까지 상승한 반면 보수층에서는 부정 평가가 80.3%로 80% 선을 돌파했다. 중도층에선 부정 평가가 3.1%포인트 오른 56.7%로 집계돼 중도층 이반을 보여줬다. '조국 사태'에다 지지 진영만을 겨냥한 문 대통령의 잘못된 언행 탓에 국민 분열이 심각해졌음을 고스란히 입증하고 있다.문 대통령은 한쪽 진영 수장(首長)을 자처하며 조 장관 비호를 넘어 검찰 수사에 압력을 행사했다. 취임사에서 밝힌 '국민 모두의 대통령'과 동떨어진 행태에 국민 상당수가 지지를 철회했다. 국민 분열이 이렇게 심해지게 된 가장 큰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 문 대통령이 스스로 내팽개친 '평등·공정·정의'를 되찾아 국민 통합에 나서지 않는 한 등을 돌리는 국민은 더 늘어날 것이다. 국민 통합 첫 출발점은 조 장관 해임이란 사실을 문 대통령이 깨닫기 바란다.

2019-10-08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더 이상 시간이 없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 선정 기준 수립을 위한 실무 협의를 재개할 방침이다. 이전지 선정을 연내에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달 말에는 주민투표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이제 기간이 3개월도 남지 않았다. 긴박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4월 15일 총선을 고려할 때 선거일 60일 전부터는 주민투표 발의가 금지되는 것을 감안하면 통합신공항 주민투표 데드라인은 2월 15일이다. 그러나 해를 넘기면 통합신공항은 물 건너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군위군, 의성군과 더불어 4개 지방자치단체장의 합의안 도출을 다시 서두르는 이유이다. 단체장들은 지난달 군 단위 투표 방식을 통한 최종 이전지 선정에 구두 합의를 한 바 있다.그러나 이에 대한 확약서 작성을 앞두고 군위군이 반발하면서 사안이 다시 꼬인 것이다. 군위군은 구두 합의 당시 '법적 문제가 없다면'이란 전제를 달았고, 시도 관계자들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국방부와 행정안전부도 군위-의성 합의를 전제로 유권해석을 내리고 투표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는 절박한 현실이다.물리적인 일정도 그렇고, 정치적인 입지도 그렇다. 지난 국군의 날 대구 공군기지에 온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공항의 역사와 대구시민의 희생을 치켜세우는 발언을 했다. 그나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 민심을 달래려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면 어떻게 될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관심 밖으로 멀어질 것이다.그때서야 '군위에 공항이 들어서느냐' '의성에 공항이 오느냐'는 소지역주의 논란을 탄식한들 무슨 소용일까. 사안을 큰 틀에서 봐야 한다. '군위 도약'이나 '의성 발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경북의 미래가 걸린 대역사이다. 연말까지 최종 이전지 선정을 매듭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구경북 시도민 모두의 낭패로만 기록될 것이다. 단체장들이 역사적인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다시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이유이다.

2019-10-08 06:30:00

[사설] 잇단 ESS 화재, 섣부른 탈원전 도박의 결과물일 뿐

태양광발전 설비업체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지난주 군위의 한 태양광발전 설비업체 ESS에서 불이 나 4억원대가 넘는 재산 피해를 냈다. ESS 화재는 전국적이다. 지난 8월에는 충남 예산의 태양광발전 시설에서 불이 나 ESS 1기가 전소됐고, 강원 평창의 풍력발전소 ESS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리튬이온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가 소실됐다.2017년 8월부터 모두 26건의 ESS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문제는 그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민관 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도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그러니 현장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관련 산업 생태계의 위기감도 확산되고 있다.산자부는 국내 ESS 사업장이 1천490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많은 연관 업체들이 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에 따라 ESS 투자를 늘렸다가 낭패를 겪고 있는 것이다. 화재의 위험성 때문에 전국의 ESS 설비 상당수가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안전과 발전을 보장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ESS는 화력·풍력·태양광발전 등으로 만들어진 잉여 전력을 모아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가정이나 공장 등에 공급하는 저장장치이다. 태양광과 풍력 위주의 신재생에너지 전력 시스템의 핵심 축인 것이다. 기술적인 진화를 주시하며 유연성 있게 추진해야 할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탈원전'이라는 이념에만 매달려 도박하듯이 밀어붙인 부작용일 것이다.정부의 성급한 탈원전 정책이 ESS로의 집중 투자를 유도했고 결과적으로 피해를 키운 꼴이 아닌가. 정부는 조속히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차제에 신재생 발전의 기술적 문제는 물론 에너지 정책의 근간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태양광 확대라는 정책 기조를 강행하기 위해 임기응변으로 대응했다가 더 큰 국가적 불행을 자초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19-10-07 06:30:00

[사설] 장관 하나 지키자고 경제는 망가져도 괜찮다는 말인가

한국의 수출 감소율이 세계 10대 수출대국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7월 한국 수출액은 3천173억3천6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8.94% 줄어 수출 감소율이 10대 수출대국 중 가장 컸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가 본격화하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교역이 감소한 것을 고려하더라도 한국의 수출 부진이 다른 나라보다 심각한 것은 간과할 일이 아니다. 수출이 경제를 지탱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비상사태이기 때문이다.글로벌 호황을 이끌던 미국 경제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고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은 물론 독일, 영국, 일본 경제도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10대 수출대국의 수출액이 3년 만에 감소한 것은 세계 경기 침체의 바로미터다. 구조적으로 취약한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가 나빠지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 불가피하다.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청와대에서 경제단체장들을 만나 "세계 경제 하강이 국제기구나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각 나라 모두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제 상황 전반에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달 중순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던 것에서 180도 달라졌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것을 비롯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등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됨에 따라 문 대통령이 뒤늦게 경제 위기를 자인(自認)한 것이다.경제 위기를 돌파하려면 국력(國力) 결집이 중요하다. 그러나 조국 법무부 장관 한 사람 탓에 두 달 동안 대한민국이 갈가리 찢어져 국력을 소진하고 있다. '조국 블랙홀'로 국정이 멈췄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통령과 여당은 '조국 구하기'에 열중할 뿐 '경제 구하기'엔 손을 놓고 있다.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일찌감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장관 한 명 때문에 나라의 힘이 허투루 낭비되고 있다. '장관 하나 지키자고 경제가 망가지고 민생이 파탄 나도 괜찮다는 말인가'란 국민 물음에 문 대통령이 응답해야 할 때다.

2019-10-07 06:30:00

[사설]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 조국 사퇴가 그 출발점이다

여당의 국민 분열 선동이 도를 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조국 지지' 촛불집회를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의 연장"이며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공감하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광장 민주주의 부활"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2주 전 '조국 지지 집회'에 대해서도 "깨어 있는 국민의 절박함에서 시작된 집회"라고 격찬했다.그러나 지난 3일 '조국 구속'과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서울 광화문 집회는 "불순한 의도가 개입된 동원 집회" "국가원수를 모독한 내란 선동 행위"라고 깎아내렸다. 내 편은 '선', 네 편은 '악'이라는 흑백논리의 전형이다. '조국 지지' 집회에 도덕적 우월성을 부여해 조국 장관 가족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 이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그 최종 목적은 '조국 구하기'이다. 조 장관과 그 가족의 비리 의혹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역대 정부에서 이렇게 많은 비리 의혹이 드러난 공직자는 없다. 이런 조 장관을 구한다는 것은 자발적인 도덕적 파탄 선고이다.'조국 사랑'을 외치며 옹호하는 이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최소한의 도덕감이나 상식이 있다면 이럴 수는 없다. 내 편이냐 네 편이냐를 넘어선 옳고 그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옹호자들은 문재인 정권의 '검찰 개혁' 구호를 앵무새처럼 되뇌었다. 문 정권이 말하는 '검찰 개혁'의 의미는 정권 실세에 대한 '수사 중단'이다. 알고도 그러는 것인가 모르고 그러는 것인가. 전자라면 도덕적 무뇌아(無腦兒)이고 후자이면 사고능력 자체가 없는 우중(愚衆)이라 불릴 만하다.이렇게 정권이 도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여기에 도덕적 무뇌아와 우중이 영합하는 게 지금 대한민국이다. 이를 나라라고 할 수 있나.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동포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또다시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다. 그게 진심이라면 조 장관부터 파면해야 한다. 그게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2019-10-07 06:30:00

[사설] 文대통령 '결단'만이 국가 혼란 수습하는 길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한 보수 진영의 서울 광화문 집회에 대해 청와대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촛불 집회 이후 최대 규모 집회가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열렸는데도 청와대 한 관계자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한 것이 고작이다.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진보 진영의 검찰 개혁 촉구 집회에 대해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평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태다. 정권 지지 진영의 목소리엔 귀를 기울이는 반면 정권 비판 진영의 목소리엔 귀를 닫는 이 정권의 외눈박이 상황 인식과 불통(不通)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장관 한 명 탓에 국력 소진은 물론 나라가 파탄 상황에 이르렀다. 조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보수·진보 진영이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대규모 거리 집회를 통해 세(勢) 대결을 이어갈 것이 뻔하다. '조국 사태'로 인한 국론 분열, 국가 혼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국민은 매우 불안하다.나라를 이 지경에 이르게 만든 가장 큰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 문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하고도 지금껏 지지층의 대통령에 머물고 있다. 대선 공약인 '국민 통합'의 가치를 내팽개쳤다.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세금 퍼주기로 인한 폐해들이 산처럼 쌓였는데도 정책을 뜯어고치지 않았다. 북한에 대한 굴종과 일본 때리기 등 안보외교에서도 고집을 꺾지 않았다.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해왔다. 급기야 하자투성이 인사를 법무부 장관에 앉힌 것도 모자라 숱한 의혹에도 비호까지 하고 나섰다. 광화문 집회는 조국 사퇴를 넘어 문 대통령의 오만·독선적인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 비판이 폭발한 것이다.더불어민주당은 광화문 집회를 "내란 선동 군중 동원 집회"라고 했다. 문 대통령마저 이런 인식을 하고 있다면 조국 사태 해결은 물론 국가 혼란을 극복하기 어렵다. 임기 반환점을 돌지도 않은 대통령을 향해 '퇴진'을 외친 국민의 목소리를 문 대통령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시점에 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다. 사태의 시발점이 된 조 장관을 경질해 더 이상의 국론 분열, 국력 소진을 막아야 한다. 또한 지지층만을 끌어안은 국정 운영 방식을 폐기하고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초심(初心)을 찾아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

2019-10-05 06:30:00

[사설] 북한 말만 나오면 움츠러드는 국방부

북한과 접한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DMZ)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곳은 지난달 18일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ASF가 발생했던 곳이다. 지난달 17일 역시 북한과 접한 경기도 파주시에서 ASF가 처음 발생한 후 2주가 지나도록 발생 경로를 밝히지 못했는데 북한발일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처음 경기 파주에서 ASF가 확인됐을 때부터 전문가들은 꾸준히 북한에서 넘어왔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후 ASF 확진 판정을 받은 13곳 농가가 모두 경기 파주 연천 강화 김포 등 북한 접경지역이다 보니 '북한 유입설'에 힘이 실렸다. DMZ가 ASF 유입 통로가 된 것 아니냐는 의심은 자연스럽다.그럼에도 국방부는 "DMZ 내 철책은 멧돼지가 넘어올 수 없는 구조물로 설치돼 있다"며 '북한 유입설'을 일축해 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일 국정감사에서 북한 멧돼지를 통한 ASF 유입 가능성에 대해 "물리적으로 이동을 통해 내려올 수 없다라는 것을 제가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다"고 했다. 우리 경계시스템이 완벽해 멧돼지가 들어올 수 없다는 주장이다.하지만 DMZ 내 철책이 야생 멧돼지를 확실히 차단할 정도로 완벽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국방위 소속 하태경 의원은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2018년부터 올 9월까지 9개 사단 13개소에서 GOP 철책이 파손됐고 현재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5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북한이 ASF 발생 사실을 국제기구에 보고했던 지난 5월 이후 파손된 사례는 7건에 이른다. ASF에 감염된 북한 야생멧돼지들이 DMZ 철책을 절대 넘어올 수 없다고 한 국방부 장관의 설명은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국방부를 앞세운 정부가 처음부터 '북한 유입설'을 배제하려다 사태는 키우고 대응도 허술해졌다.정 장관은 지난 2일 북한이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북극성 3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을 때도 '남북 군사합의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다분히 북한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국방을 책임진 장관이 아프리카 돼지열병이나 북 미사일 발사나 북한 말만 나오면 움츠러든다. 어떤 이유에서건, 국방부 장관이 장관답지 않으면 나라가 흔들린다.

2019-10-05 06:30:00

[사설] 정경심 소환한 검찰, 다음 차례는 조 장관이어야

'윤석열 검찰'이 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씨를 소환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날까지 조 장관의 딸·아들·동생·처남 등 가족 대부분을 소환 조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조 장관과 여당이 한 몸이 돼 검찰을 압박하고 있지만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하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정 씨를 비공개 소환한 것은 형평성에서 문제가 있었다. 국정 농단 수사 때 최순실·정유라 모녀가 공개 소환된 것은 물론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공개 소환된 사실과 비교할 때 '특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은 '황제 소환'이라고 비판한다.이를 두고 야당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여권의 압박이 통했다는 의심을 제기한다.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검찰권 행사 자제'를 '경고'하고, 여당은 '윤석열 사퇴'까지 제기한 사실 등을 감안하면 그럴 만하다.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공개 소환했을 때 '인권 침해' 운운하며 여권이 격렬하게 반발할 것임을 감안해 검찰이 전술적으로 일보 후퇴했다고 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비본질적 문제일 수도 있는 소환 방식에 집착해 여권에 시비의 빌미를 주기보다는 형평에 맞지 않지만 수사 전략이란 큰 틀에서 보아 이런 선택이 더 나을 수 있다.이제 남은 것은 철저한 수사다. 그동안 언론과 야당의 추적 결과 정 씨의 혐의는 사실상 확정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도 공소 유지를 자신한다. 검찰은 2일 기자단 정례 브리핑에서 정 씨의 사문서 위조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여러 가지 궁금증은 재판 과정에서 일순간에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 집단이란 비판도 받지만, 현직 대통령의 아들과 검찰총장에 이어 법무부 장관에 오른 인사를 구속해 '살아 있는 권력도 벤' 자랑스러운 역사도 있다. 문 대통령도 윤석열 총장을 임명하면서 그렇게 하라고 당부했다. 성역 없는 수사로 문 대통령의 당부를 이행하기 바란다. 그 종착점은 조 장관이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2019-10-04 06:30:00

[사설] 급기야 '쓰레기 돌려막기'까지 부른 환경부의 탁상행정

경북도 내 곳곳에 방치된 불법 쓰레기 처리 문제가 계속 겉돌고 있다. 이른바 '쓰레기 산'이 사회 문제로 불거지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연내 모두 처리할 것을 지시했지만 당국의 관리감독이 느슨한 사이 일부 업자들은 매립·소각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겨 놓기에 급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돌려막기식' 쓰레기 처리가 한두 군데의 일이 아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는 여론이 높다.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신보라 의원(자유한국당)은 포항의 한 폐기물 위탁처리업체와 영천 폐기물 보관업체의 쓰레기 처리 실태와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를 비교하고 "한쪽의 쓰레기를 옮겨 다른 곳에 그대로 쌓아 놓는 게 처리냐"며 당국의 허술한 관리를 비판했다. 신 의원의 지적대로라면 불법 쓰레기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업자는 처리 시늉만 하고 있고, 당국은 현장 상황도 모른 채 어영부영하는 꼴이다.실제 쓰레기가 제대로 처리됐는지 확인조차 않고 "문제가 해결됐다"며 자료를 낸 환경부의 탁상행정은 매우 실망스럽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지자체의 허술한 관리감독 탓만 하는 것은 주무 부처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지자체와 연계해 현장을 확인만 했어도 업자들이 이 같은 꼼수를 부릴 수 있겠나. 안이한 환경부도 그렇고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는 지자체가 현 상황을 그냥 흘려 넘기면서 이런 사태를 부른 것이다.환경부는 올해 초 국내 235곳에 산재한 불법 폐기물 120만t을 2022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비록 문 대통령의 '연내 모두 처리' 지시가 무리한 주문일 수도 있으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환경부의 현재 대응 능력이라면 시간이 흘러도 달라질 게 없다. 전국에서 하루에 쏟아지는 폐기물만도 22만t에 이르고, 불법 폐기물 처리 수법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국토의 쓰레기화'는 순식간이다. 쓰레기만큼은 마냥 시간을 끌 문제가 아니다.

2019-10-04 06:30:00

[사설] 기초의회, 여의도의 파행 정치 흉내까지 내나

대구 동구의회의 내부 갈등이 결국 파국을 맞았다. 불법 선거운동에 휘말린 자유한국당 소속 구의원 2명이 의원직을 잃으면서 촉발된 분란이 '의장 불신임'이라는 사태를 불러온 것이다. 동구의회는 2일 임시회에서 오세호 의장 불신임안을 전격 가결했다. 한국당 소속 의원 6명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7명과 바른미래당 소속 1명 등 8명이 모두 불신임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이번 불상사는 불법 선거운동에 연루된 한국당 소속 황종옥 전 운영위원장과 김태겸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비롯되었다. 공석인 상임위원장직을 둘러싸고 입장이 대립한 것이다. 한국당은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하다가 거취가 확정되면 차기 위원장을 선출하자"는 주장이었고, 민주당은 "부위원장 역시 선거법 위반 및 위증 혐의가 드러났으니 빠른 후임 선출이 옳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에다 한국당 소속 의장의 표결안 상정 거부에 수적 우세인 민주당 및 바른미래당이 불신임을 밀어붙인 것이다. 사태를 바라보는 구민과 시민의 시선은 마뜩잖다.운영위원장 선출이 그렇게 화급한 일이었는지, 의장 불신임이라는 파국까지 초래했어야 했는지, 기초의회에서도 빚어지는 여야 간 극한 대립에 눈살을 찌푸린다. 하는 행태가 여의도 정치판과 흡사해 '석수장이 눈깜짝이부터 배운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잖아도 대구경북 기초의회 의원들의 잇따른 비리 의혹이나 품격 없는 언행에 대한 시도민의 눈길이 전례없이 곱지 않을 때이다.해외여행 가이드 폭행으로 망신살이 뻗쳤던 예천군의회 사태에다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동료 의원을 무더기로 징계한 구미시의회의 파행, 대구 서구의회 의원의 일탈된 언행 등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초 의원들의 몰지각한 처신이나 품격 없는 언행 그리고 기초의회의 볼썽사나운 운영은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러니 기초의회 의원의 자질론이나 기초의회 무용론이 자꾸만 제기되는 것이다.

2019-10-04 06:30:00

[사설] '200만 명' 같은 '가짜 뉴스' 쏟아내는 여당·정부

'조국 사태' 와중에 여당·정부 인사들이 '가짜 뉴스'로 지지층 결집과 위기를 모면하려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거짓으로 금방 드러날 줄 알면서도 가짜 뉴스를 남발하는 것은 물론 거짓으로 확인되면 사과는커녕 엉뚱한 말로 둘러대거나 논점을 피해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더불어민주당이 "200만 명이 모였다"고 입에 거품을 물었던 대검찰청 앞 촛불집회와 관련해 이해찬 대표가 "시민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발을 뺐다. 애초 민주당은 집회를 주최한 친문(親文) 단체의 주장을 그대로 따와 '200만 명'을 앞다퉈 주장한 바 있다. 당 대변인은 "200만 국민이 검찰청 앞에 모여 검찰 개혁을 외쳤다"고 했고, 원내대표는 "100만이라고도 하고 200만이라고도 한다"고 했다. 야당과 언론을 중심으로 '200만 명은 숫자 부풀리기'란 합리적 지적이 쇄도하자 이제는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엉뚱한 논리를 펴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숫자를 여당이 공식적으로 앞세운 데 대한 사과는 전혀 없다.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도 여당·정부 인사들이 가짜 뉴스를 쏟아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압수수색 나온 검찰이 짜장면을 주문해 시간을 때웠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들은 조 장관 부인 권유로 따로 한식을 주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도 해당 의원은 사과는 하지 않고 "짜장면도 한식"이라는 궤변을 늘어놨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여성만 두 분 있는 집에 많은 남성이 11시간 동안 뒤지고 식사를 배달해 먹은 것은 과도했다"고 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보도가 엇갈린다는 걸 알게 됐다"며 둘러댔다.문재인 대통령에게 조 장관 경질을 촉구해 해법을 찾아도 모자랄 판에 여당·정부 인사들이 가짜 뉴스를 쏟아내는 것은 큰 문제다. 거짓으로 드러났는데도 사과하지 않고 엉뚱한 말로 둘러대는 것은 국민을 얕잡아 보는 것이다. 독일 나치 같은 대중 독재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려 동원한 수법을 여당·정부 인사들이 대놓고 따라하는 것은 범죄다.

2019-10-03 06:30:00

[사설] 몰염치한 '대통령 개별 기록관' 사업 논란

문재인 정권이 또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개별 대통령 기록관 사업이다. 이 사업이 문 정권의 국정 과제였으며 이미 관련 예산이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사실이 드러났다.사업 추진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지난달 11일 문 대통령은 "지시하지 않았다"며 백지화를 지시했다고 했고,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냈다"고 했다. 거짓말 논란이 나온다. 대통령이 알았으면서도 화를 냈다면 몰염치한 일이다. 이렇게 국민을 속여선 안 된다.문제의 기록관은 문 정권이 지난 2년간 추진한 국정 과제에 포함돼 있다. '국정 과제 8-1 혁신적인 열린 정부'(국가기록원의 독립성 강화 및 대통령 기록관리 체계 혁신)라는 항목이다. 이런 사실은 이번에 처음 드러났다. 공개할 경우 거센 비판 여론이 일 것이 뻔해 꼭꼭 숨긴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그러면서 뒤로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 2월부터 3월 사이 3번에 걸쳐 청와대와 국가기록원, 기존의 통합 대통령 기록관이 사업 추진을 협의했다.그 뒤 지난 8월 29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예산 172억원 중 설계비와 부지매입비 등 32억1천600만원이 담긴 2020년 예산안이 통과됐다. 당시 국무회의는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다. 결국 문 대통령은 사업 추진이 확정된 상태에서 불같이 화를 내고 백지화를 지시한 셈이 된다.이에 대해 정부는 문 대통령이 몰랐다고 주장한다. "수백조 예산 중 32억원이어서 대통령이 다 알 수가 없다"(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는 내년도 전체 예산에 대한 심의여서, 대통령 기록관 예산 언급이 없었고 확인도 없었다"(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것이다. 믿기 어려운 변명이다. 입장을 바꿔 홍 부총리와 진 장관이 일반 국민이라면 그런 소리를 믿겠나.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에 따르면 문 대통령 기록관 사업의 지향점은 '열린 정부'이다. 그러나 그 방식은 철저히 닫혀 있었고 거짓으로 일관했다. 이것 말고 또 어떤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2019-10-03 06:30:00

[사설] 문 대통령의 대구공항 약속, 그다음은 실천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제71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대한 반가운 약속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전 대상지가 확정되는 대로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 밝히고, 이어 여당 대표와 같은 당 소속인 국회 국방위원장과 국회의원 등에게는 "힘을 모아달라"고까지 부탁을 했다. 행정 수반인 대통령이 앞장설 터이니 여당도 도와달라는 주문을 한 셈이다. 대구경북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사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에서 결정한 정책 탓인지 대구공항의 통합이전은 지지부진했다. 이전 결정 3년이 지나도록 대구경북만 바빴지 정부에서는 추진해도, 그렇지 않아도 그만이던 사업 같았다. 정부 부처와의 협조는 늘 산 넘어 산의 현안이었다. 게다가 유치 지역을 둘러싼 갈등까지 불거졌다. 지난 3년 세월 동안 치른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도 겹쳐 대구공항은 이전·존치 등 논란의 헛된 희생물로 전락도 했다.이런 비생산적 소모의 날들을 지나 마침내 대구경북의 이전 후보지 선정 기준과 관련해 대구시·경북도·군위군·의성군의 4개 단체장이 지난달 21일 합의, 국방부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연말까지 후보지 결정을 목표로 삼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또다시 국방부는 4개 단체장의 합의에 대한 의견을 구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답변을 않고 있다. 이처럼 힘든 이전 작업 중 나온 대통령 약속인 데다 앞으로 혹 달라질 이전 속도를 따지면 반길 만하다.문제는 문 대통령의 말 약속을 뒷받침할 행동이다. 물론 이날 약속이 내년 총선과 나빠진 지역 민심 등을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의 발언일 수 있다. 그렇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여당 대표 등을 앞에 두고 내놓은 말인 만큼 약속으로만 끝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이제 대구경북의 과제는 문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위한 전제 조건인 이전 대상지 선정을 마무리하는 일이다. 이는 곧 대통령 약속에 대한 화답이자 그 실천을 위한 담보이다.

2019-10-03 06:30:00

[사설] 급증하는 불법체류자, 더 늦기 전에 해결책 내놓아야

외국인 불법체류자가 급증하면서 큰 사회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외국인 출입국 업무를 맡은 법무부 지방사무소나 출장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제 기능을 못하면서 불법체류자 단속이 마냥 겉돌고 있어서다. 게다가 외국인 실태조사나 동향 파악도 제대로 안 돼 우리나라가 태국 중국 베트남 등 '불법체류자의 천국'으로 전락하고 있다.이 같은 사태의 배경에는 외국인 산업근로자에 대한 정부 정책이 부실한 데다 비자면제 프로그램 등 문호가 넓어진 상태에서 불법체류자가 늘고, 또 이들을 몰래 고용하는 사업주도 많아진 탓이다. 게다가 외국인들도 불법체류 신분을 아랑곳하지 않고 돈을 버는데 혈안이 되면서 미등록 외국인 문제가 점점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미등록 외국인 수가 2016년 이후 3년 새 57%나 급증한 것은 불법체류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송기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법무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국내 체류 외국인 241만6천503명 중 미등록 체류자는 모두 36만6천566명이다. 2016년의 20만8천971명과 비교해 불과 3년 만에 불법체류자가 15만7천595명 늘어난 것이다.지난달 10일 경북 영덕의 한 수산물가공공장에서 일하다 질식사한 외국인 근로자 3명도 불법체류자들이었다. 이들은 경북 동해안 지역의 불법체류자 감시망이 허술한 틈을 타 계속 국내에 머물며 일을 해오다 변을 당한 것이다. 현재 울진과 영덕, 포항 등 동해안 지역 등 국내 농어촌의 경우 불법체류 단속 인력이 거의 없어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몇 명의 직원이 일하는 지방출장소의 경우 동향 파악이나 정보 수집에 급급해 단속에 손을 대지 못하니 불법체류자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불법체류자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각종 사건사고나 주민과의 갈등 등 사회문제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인력과 예산을 들여 불법체류 문제를 해결하고 제도 개선 등 시스템도 정비해야 한다.

2019-10-02 06:30:00

[사설] 지역 국회의원들,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에 왜 딴죽인가

대구 국회의원들이 대구시와 예산 협의를 하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시청 신청사 이전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사달은 서울에서 열린 자유한국당과 대구시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벌어졌다. 내년도 국비 확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회에서 강효상 의원이 "신청사 유치 탈락지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발언에서 비롯된 것이다.이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금 이야기하면 신청 안 한 곳은 어떻게 되느냐"며 "유치 신청을 받는 12월에 가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나아가 권 시장이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면 신청사 이전 문제가 또 수포로 돌아간다"고 하자, 곽대훈·곽상도 의원 등이 가세하며 신청사 후보지 선정 연기 등을 요청했다.'주민의견 수렴' '연내 확정 무리' '과열 경쟁' 등을 이유로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권 시장은 "계획대로 하겠다"고 단언했고, 계속되는 질문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같은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이 호흡을 맞춰 예산 공조를 해도 어려운 판국에 연신 불협화음을 내는 현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무겁다. 그러잖아도 조국 사태와 경제난 등으로 지역 민심이 흉흉할 때가 아닌가.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정지는 오는 12월 말 시민참여단 252명이 최종 결정하기로 되어 있다.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는 최근 시민설명회를 열고, 신청사 후보지 신청 기준은 물론 예정지 평가 기준과 평가 방법, 시민참여단 구성 방안까지 상세히 밝힌 상태이다. 여기에는 정치권이 개입할 여지도 없고 또 정치적인 책임도 없다.그런데도 신청사 이전에 자꾸만 딴죽을 거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둔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가뜩이나 조국 사태가 불러온 국정 파행에도 무기력하기만 한 지역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높은 때이다. 시민 행복보다는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우선하는 언행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구의 백년대계 사업인 신청사 건립은 시민의 염원이다. 공론화위의 합리적인 일정에 맞춘 시민참여단의 결정에 따르면 된다.

2019-10-02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에서 지상사열 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가 이동하며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반갑지만은 않은 文대통령의 국군의 날 '대구' 예찬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대구'를 아홉 번 언급하고 '대구는 애국의 도시'라는 취지의 발언을 네 차례 했다. 국군의 날 기념식이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만큼 문 대통령이 대구에 대해 발언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구경북이 인사·예산에서 소외받은 점,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점, 정부 주도로 김해신공항 재검증이 이뤄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대구에 대한 언급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문 대통령은 대구를 대한민국 안보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애국의 도시라고 했다. 대구를 국채보상운동 발원지, 대한광복회 결성지라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나라가 어려울 때면 항상 대구 시민들은 놀라운 애국심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대구공항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공항은 영남 내륙지방의 관문이자 공군의 핵심기지로 영공 수호의 핵심 임무를 수행해왔다"며 "대구공항의 역사는 오랜 시간 불편을 감내한 대구 시민들의 애국의 역사"라고 했다.알맹이 없이 수사(修辭)에 그친 문 대통령의 '대구 띄우기' 발언은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지역 민심 잡기의 하나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인사·예산 홀대, 원전해체연구소 등 국책사업 유치 실패, 김해신공항 재검증, '조국 사태'로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역 민심은 싸늘하다. 이 추세라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의석이 늘어나기는커녕 있는 의석도 지키지 못할 우려가 크다. 대통령의 대구 언급을 민심 달래기 시도로 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대구공항 언급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영남 5개 단체장은 영남권 신공항을 새로 짓지 않고 김해공항을 확장하고 대구공항을 통합 이전하는 것으로 결론 냈다. 그러나 가덕도 신공항 재검토를 시사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기화로 김해신공항 재검증이 진행 중이다. 문 대통령 발언은 김해신공항 재검증 비판 여론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문 대통령의 대구 언급이 반갑기보다 탐탁지 않은 게 대구경북 시도민의 솔직한 심정이다.

2019-10-02 06:30:00

[사설2] 탈원전으로 수출 길 막고 원전해체 산업 하겠다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말미암은 폐해들이 산적하는 와중에 산업통상자원부가 '땜질 처방'을 내놨다. 원전 수출 전략을 원전 건설 위주에서 정비·해체 등 전(全) 주기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탈원전을 폐기하지 않은 상황에서 급조된 정부 대책은 하자투성이다. 우리가 잘하는 원전 건설 대신 잘하지 못하는 원전 정비·해체에 나선다는 것부터 문제다. 원전 해체 에서 한국은 영국·미국 등에 비하면 기술력이 부족해 '걸음마 단계'다. 반면 원전 건설에서는 프랑스·일본조차 실패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획득에 성공하는 등 세계적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기술력과 경제성을 갖춘 원전 건설은 제쳐놓고 경험도 없고 기술력도 떨어지는 해체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원전 건설이 붐을 이루는 세계적 흐름과도 배치된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건설 중인 원전은 52기, 2020년대 가동을 목표로 계획 중인 원전은 111기, 검토 중인 신규 원전은 330기에 달한다. 이렇게 팽창하는 원전 건설 시장을 러시아 국영 원전 기업인 로사톰이 선점하고 있다. 세계 12국에서 원전 36기를 건설 중이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에서 탈원전에 직면한 한국전력, 파산 위기를 겪은 웨스팅하우스 등 러시아의 경쟁자들은 희망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원전 건설보다 해체는 수익성도 크게 떨어진다. 폐기물 처리 비용을 빼고 원자로 1기를 해체해 벌어들이는 돈은 15년에 걸쳐 약 6천억원, 연 400억원 정도다. 1기당 8년간 약 4조원, 연간 5천억원가량인 원전 건설 수익의 10분의 1도 안 된다.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탈원전 탓에 원전 관련 기업 파산, 지역경제 침체, 노동자 구조조정, 원전 수출 불발, 관련 공기업 만성 적자 등 폐해가 쌓이고 있다. 탈원전을 고수하는 한 원전 수출은커녕 국내 원전까지 외국 기업에 정비를 맡겨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탈원전으로 나라가 얼마나 더 망가진 뒤에야 정부는 탈원전을 접을 텐가.

2019-10-01 06:30:00

[사설3] 부진한 대구경북 학교 석면 제거, 더 속도 내라

대구경북 초·중·고 교실 석면 제거 작업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공개한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시작한 학교시설 석면 제거 진행률이 2018년 말 기준 대구가 28.9%, 경북이 37.2%에 그쳤다. 석면이 1급 발암물질임을 감안하면 학생과 교사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석면이 학교에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당초 정부가 계획한 석면 제거 마무리 시점은 2027년이다. 1조4천135억원의 예산을 들여 위해성 등급에 따라 급한 곳부터 석면을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진행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모양새다. 세종시와 전북, 강원은 이미 50%선을 넘겼지만 전남과 경기, 경남, 대구 등은 30%선에도 미치지 못한다.특히 대구의 연간 석면 제거율을 보면 11.5%로 전국 평균 15.7%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북은 17.9%다. 석면 제거 속도가 이처럼 뒤처지는 배경에는 적극적인 예산 편성 등 교육감 의지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경북이 올해 관련 예산을 118.9%(338억여 원) 늘린데 반해 대구교육청은 오히려 3.6%(6억4천200만원) 줄인 것도 지역별로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올해 초 교육부는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2019~ 2023) 계획'을 발표하고 2023년까지 학교 석면 제거율을 81%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의 부진한 상황을 봤을 때 앞으로 4년만에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국이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81% 목표 도달은 어려워 보인다.노후 학교환경 개선을 통한 학교 내 위험·위해 요소 제거와 학교 공간혁신이라는 국정과제 목표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성장의 핵심 배경이 바로 '선진 교육'임을 생각할 때 학교환경 개선은 더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안심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석면 제거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속도를 내야 한다.

2019-10-01 06:30:00

[사설] 지금 국민 앞에 겸손하지 않은 권력은 과연 누구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 주말 '조국 장관 지지 집회'에 잔뜩 고무된 듯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며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검찰권 행사를 절제하라"는 공개 경고가 먹히지 않자 '국민'까지 들고나온 것이다.문 대통령은 함부로 국민을 입에 올리면 안 된다. 문 대통령의 '절제' 발언은 분명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이 문자 그대로 검찰 개혁이 아님은 깨어 있는 국민이면 모두 안다. '검찰 개혁'으로 포장한 '조국 수사 중단' 아닌가.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은 문 대통령의 '조국 수호'를 지지하는 국민일 뿐이다. 그렇지 않은 국민은 더 많다.문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은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발언은 그 도가 지나치다. 지금 국민 앞에 겸손하지 않은 공권력은 어디인가. 바로 공개적으로 검찰을 압박하는 문 대통령 자신과 청와대가 아닌가. 조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를 '절제'하는 것이 국민 앞에 겸손한 것인가. 그런 점에서 '검찰권 행사 자제' 경고는 국민 앞에 '겸손'하지 않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을 우습게 보는 오만이다.권력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제도를 통해 구현돼야 한다. 조 장관을 구하려고 모인 '촛불'들과 그들을 등에 업은 문재인 정권의 검찰 겁박은 민주적 통제가 아니라 중우정치(衆愚政治) 최악의 반민주적 폭거다. 이것으로 재미를 본 듯 여당에서는 조 장관 부인 기소가 '현실화'되면 촛불은 2배가 될 것이란 소리까지 나온다. 모두 정상이 아니다.검찰 개혁의 본질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문 대통령의 언행은 이를 정면으로 부인한다. 검찰에 대통령 권력에 굴종하라고 한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2019-10-01 06:30:00

[사설] 외래식물 확산 방지 체계적인 대책 세워라

지구온난화로 국내 기후 환경이 변한데다 교역 물품의 다종화와 해외여행의 증가 등으로 외래 동·식물의 유입 경로 또한 다양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는 이런 외래종들이 국내 동·식물의 생태계를 교란하고 국민의 삶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생태계 교란 악성 외래종을 관리하고 있다.우리 식물 생태계의 '황소개구리'로 불리는 '가시박' 또한 그 예외가 아니다. 북미 원산지로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식물인 가시박은 1980년대 후반 오이·호박과의 접목용으로 국내에 반입되었다. 봄에 싹을 틔워 8월 무렵이면 주변의 모든 식물을 타고 올라가 잎과 가지를 뒤덮어 고사시켜 버린다. 2009년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된 까닭이다.가시박이란 이름 또한 박 종류로 열매에 가시가 있어서 붙었다. 번식력도 무시무시하다. 8~10월 개화하는 씨앗주머니에는 많게는 2만5천 개의 씨앗이 들어 있어 특히 하천변을 떠다니며 급속히 확산된다. 토양이 촉촉하고 약간 부영양화된 서식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매년 상당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하지만 왕성한 번식력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한다. 올해도 이미 퇴치 골든타임을 다 넘겨버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의례적인 수준의 제거 작업은 소용이 없다"고 한다. 씨가 생기기 전인 8월 이전에 관계기관이 동시다발적으로 퇴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인건비 싸움이고 전문성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대구의 경우 달성과 안심습지, 금호강 일대 등 식생 보존이 중요한 거점일수록 적극적인 퇴치가 필요하다. 특히 꽃이 피기 전에 작업을 마치는 것이 관건이다. 당국이 보다 체계적인 관리감독과 효율적인 퇴치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이유이다. 아울러 생태계 교란종과 위해 우려종 생물 지정을 확대하는 한편, 외래종의 무단 반입과 방사에 대한 사전·사후 관리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2019-09-30 06:30:00

[사설] 장외 세력 통한 검찰 압박, 과연 이래도 되나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를 외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2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렸다.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해 검찰 개혁을 강하게 주문한 뒤에 열린 대규모 집회여서 관심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검찰 수사 관행에 대한 개혁 언급 이후 대규모 시위를 통한 검찰 압박과 함께 기다렸다는 듯이 여권에서도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한 거센 공격이 잇따라 심상찮다.문 대통령 발언으로 촉발된 검찰 개혁을 앞세운 촛불 시위와 여권의 검찰 압박은 앞으로도 봇물처럼 터져 여야 정치권의 일상사는 여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 틀림없다. 특히 촛불 시위를 계기로 다투어 검찰을 비판하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여당을 보면 민생과 경제, 한·일 경제 전쟁, 북핵 문제 같은 다른 현안은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지난 촛불 민심으로 정권을 잡은 선례를 보면 여당이 그런 물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없을 터여서 안타깝다.물론 이번 대규모 시위에는 오랜 세월 쌓인 검찰 권력과 정치 검찰에 따른 국민 불신과 불만이 녹아 있는 점도 사실이다. 이런 검찰의 개혁 요구는 마땅하고 그런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검찰이 아프게 받아들여 개혁에 나서 고칠 일이다. 그렇더라도 이번 시위 촉발과 여당의 시위 편승을 부추긴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분명 문제가 있다. 수사 중인 조 장관 일가를 두고 대통령이 작심하고 검찰 개혁을 외치니 누가 봐도 압력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그런데 대통령 발언과 대규모 시위에 자극받은 여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결단을 촉구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사실상 사퇴 압력과 같다. 게다가 이번 촛불 집회를 연 주최 측이 "검찰 개혁이 이뤄질 때까지 매주 토요일 문화제를 열 계획"이라 밝혔으니 촛불 시위 정국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위가 거듭될 앞날이 걱정이다. 이렇게 장외 세력을 통한 문제 해결에 기대는 나라 정치가 과연 정상적인지 지금 집권 지도부의 의중이 궁금하다.

2019-09-30 06:30:00

[사설] 국민 신뢰 바닥인데도 여전히 처신 잘못된 지방의원들

일부 지역 기초의원들이 특혜 등 비리 의혹을 받거나 의원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동과 발언으로 징계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체 해외여행 가이드를 폭행해 예천군민 명예를 크게 손상시키며 국가적 비난거리가 된 예천군의회 사태도 모자라 몇몇 기초의원이 여전히 신분을 망각한 채 말썽의 중심에 서면서 지역사회의 큰 근심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 의정활동을 명분삼아 문제가 될 처신을 일삼다 의회 안팎에서 마찰을 빚는 사례도 적지 않다.구미시의회는 27일 본회의를 열어 윤리특위에 넘겨진 김택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명 의결하고, 다른 3명의 의원에 대해 공개 사과나 경고 처분했다. 지방의회가 동료 의원을 무더기로 징계한 사례는 드문 일이다. 제명된 김 의원은 개인 사업체 비리 의혹에다 동료 의원에 대한 불법 감청, 공직자 비밀 누설 등 그릇된 처신으로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켜 결국 제명됐다. 이로써 지난해 23명으로 출범한 구미시의회는 2명이 비리 의혹 등으로 벌써 사퇴했고, 이번에 1명이 제명돼 재적의원 20명으로 쪼그라들었다.비록 일부의 경우이나 주민 신뢰를 받아야할 기초의원들이 갖가지 말썽으로 오히려 지역사회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의원 자질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준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주민 대표로서 본보기가 되어야 할 지방의원들이 되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주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유권자를 의식하지도 않는다는 말이다.여기에다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앞뒤 가리지 않는 처신으로 의원들이 계속 물의를 일으키는 것은 볼썽사나운 일이다. 최근 대구 서구의회 사례에서 보듯 의원이 공무원을 상대로 도가 지나치게 질책하고 이를 SNS를 통해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명분을 떠나 이성적인 처신이라고 할 수 없다. 공직자라면 행동과 말에 앞서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지 먼저 짚어보고 신중해야 한다. 벌써 지방자치도 30년에 가깝다. 구설에만 오를 게 아니라 신뢰받는 지방의원 이미지를 키워야할 때다.

2019-09-30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던 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사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검찰 수사 압박하는 나라

드디어 문재인 대통령이 나섰다. 그런데 이번에도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져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검찰권 행사의 방식과 수사 관행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 검찰 개혁 목소리만 잔뜩 반영한 메시지를 던졌다.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검찰을 향해 '엄정한 수사'를 주문한 것이 아니라 "검찰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성찰하라"고 경고했다. 메시지를 보면 대통령이 조국 관련 수사에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물론 그동안의 청와대와 여당의 반응을 보면 이는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번 수사에 경악했을 조국 부부는 물론 청와대와 여당 등이 모두 나서 대놓고 윤석열의 검찰을 겁박해 온 것이 현실이다. 검찰 인사권자인 법무부장관이 자택 압수수색에 나선 검사와 통화해 '배려해 달라고 부탁' 아닌 부탁을 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검찰의 의도가 의문'이라며 '검찰에 수사를 좀 조용히 하라'고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수사에 압력을 가한 사실을 숨기려 들지도 않고 털어놓기를 주저하지도 않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주말 10만 명 이상이 촛불을 들고 대검찰청으로 향한다고 한다"며 선동에 가까운 발언을 내놨다. 이 모든 흐름이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리지 않았다면 어려운 일이다.조국 일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의혹은 검찰 개혁을 입에 올리는 것을 부끄럽게 한다. 매일 새로운 비리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지지자들은 이번 수사에 맹목적 거부감을 드러내고 여권 정치인들은 이를 부추기고 있다. 조 장관 스스로도 '검증되지 않은 의혹 보도가 계속된다'며 언론 보도의 피해자인 양 행세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조 장관은 언론의 어떤 보도가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다뤘는지에 대한 일체의 해명은 없다.다수 국민은 조 장관 주도로 추진될 검찰 개혁에 앞서 검찰이 '조국 사태' 의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파헤쳐 주기를 원한다. '공수처 신설'이나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검찰 개혁은 수사가 마무리된 후 적임자를 찾아 논의하는 것이 순리다. 대통령이 온갖 가족 비리 혐의로 수사 중인 장관을 물리치기는커녕 옹호하려 든다면 '나라다운 나라'는 멀다.

2019-09-28 06:30:00

[사설] 간판만 덩그런 약령시 안 되게 대책 찾아야

대구 약령시를 지탱해 온 한약재 도매시장 기능이 빈사 상태에 놓이면서 시장 보존을 위한 대책 마련이 급해졌다. 2000년대 이후 도심 재개발로 약령시 주변 상권이 크게 바뀌면서 360년 전통의 약령시도 활력을 잃고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이에 대구시가 다양한 처방을 내놓았지만 형편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다 도매시장마저 제 기능을 잃는다면 약령시의 미래가 어둡다는 점에서 새로운 각도의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1982년 문을 연 한약재 도매시장이 거래량 급감에 따른 만성 적자로 폐지 위기에 놓인 것은 약령시 활성화에 큰 악재다. 최근 도매시장 운영법인이 37년 만에 폐지 절차를 서두르면서 약령시 보존 및 발전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구 도매시장은 한약재 경매를 통한 시세 표준화와 유통에 순기능을 해온 전국 유일의 한약재 공판장이다. 이 같은 도매시장의 소멸은 약령시 앞날에 큰 암초를 맞닥뜨린 것과 같다.게다가 약전골목 한방 관련 업소의 빠른 감소도 약령시 위상 유지에 큰 걸림돌이다. 재개발이 진행된 2009년 이후 약업사 6곳, 제탕·제환소 36곳, 한약방·한약국 6곳, 한의원 2곳 등 모두 50곳의 업소가 문을 닫았다. 대신 인삼 판매점이나 한방 관련 서점·의료기 점포 등 23곳이 새로 문을 열어 현재 183곳이 겨우 현상을 유지하는 처지다. 2010년 이후 7년간 음식점·커피숍 등 580곳의 일반 업소가 약전골목에 들어선 것과 비교하면 약령시의 현실을 짐작할 수 있다.대구 약령시 도매시장의 위기는 서울이나 영천, 산청 등 국내 유통 구조가 다양화한 데다 값싼 수입 약재에 밀려 국내산 약재 유통이 그만큼 설 자리를 잃은 때문이다. 또 약재 규격화 정책에 따른 일반 약재상들의 폐업도 도매시장 고사의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대구 약령시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의 계속된 이탈은 뼈아프다.현재 국비 등 100억원을 투입한 한방의료체험타운의 개관(12월)이 코앞에 다가왔다. 반면 한약재 도매시장은 소멸 위기에 놓여 약령시 정책에 엇박자가 나고 있다. 무작정 세금을 들여 지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업계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어떤 방안이 약령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제라도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

2019-09-28 06:30:00

[사설] '나라다운 나라' 도달 못한 책임이 국민한테 있나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다운 나라에 우리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며 '우리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남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미 정상 회담, 유엔(UN) 연설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의 관심은 자신의 출국 직후 자택 압수수색까지 받은 조국 법무부 장관 문제에 쏠려 있을 것이다.문 대통령이 '나라다운 나라'란 화두를 꺼낸 것은 '조국 사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나라다운 나라'에 도달하지 못하게 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고 문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심정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 말대로 국민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지금 목격하고 있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까지 받는 등 범죄 혐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펼쳐졌다. "이건 나라냐"고 문 대통령에 묻는 국민이 갈수록 늘고 있다.국가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마저 배우자가 기소된 마당에 조 장관이 업무를 계속하는 것에 대해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조직법, 검찰청법 등을 고려하면 조 장관의 업무 범위에 배우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포함되기 때문에 직무 관련성이 있고, 그에 따라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각종 의혹으로 배우자가 기소된 데 이어 다른 가족들도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조 장관의 업무 수행은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보는 게 맞다.검찰 수사에서 조 장관이 사실상 피의자로 전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조 장관은 서둘러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한 명의 부적격 장관 때문에 대한민국의 에너지와 역량이 끝없이 소진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인내도 한계에 달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려면 국민 통합을 바탕으로 나라 발전에 나서야 한다. 진영에 따라 국민을 갈가리 찢어지게 한 조국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나라다운 나라'는 딴 나라 얘기일 뿐이다.

2019-09-2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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