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탈원전은 이미 결론 난 사안이라는 청와대의 '불통'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 재개를 검토해야 한다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김의겸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공론화 위원회 논의를 거쳐 정리된 사안"이라며 "추가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는 원전 건설 재개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도 같은 대답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에 대한 공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2017년 10월 공론화위 조사에서 '원전 축소' 의견은 53.2%로 과반을 넘었다. '유지'와 '확대'는 각각 35.5%와 9.7%에 그쳤다. 이것만 보면 원전 문제는 김 대변인의 말대로 '정리'가 끝난 것이 맞다.하지만 공론조사의 원인이 된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이후 필요한 조치에 대한 의견은 이와 전혀 다르다. '안전기준 강화'(33.1%),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27.6%), '사용 후 핵연료 해결방안 마련'(24.5%)에 이어 '탈원전 정책 유지'는 13.3%로 가장 낮았다. 적절한 대책을 세우면 탈원전 정책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이는 공론화위에서 탈원전으로 결론이 났다고 단정할 수 없음을 말해준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는 탈원전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탈원전이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지 일체의 편견을 배제하고 깊이 고민해보라는 것이다.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보류에 따른 직접적인 매몰 비용만 7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울진 지역의 직간접적 피해까지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엄청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원전 문제는 이미 결론이 났다는 청와대의 자세는 이런 현실을 보지 않고 듣지 않겠다는 '불통'이다. 정책 선택의 기준은 이념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에게 득이 되는지 여부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탈원전은 마땅히 재고돼야 한다.

2019-01-15 06:30:00

[사설] 숙지지 않는 홍역 등 감염병 확산, 방역에 더 집중해야

홍역과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감염자가 계속 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보건당국의 예상과 달리 이달 들어서도 확진자가 줄지 않고 늘고 있는 탓이다. 홍역과 RSV는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정도의 고위험도 감염병은 아니다. 하지만 철저한 방역과 집중치료 등 적절한 관리가 요구되는 법정 감염병인 만큼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비상 대응이 중요하다.현재 대구경북 거주자 중 홍역 확진 판정자는 13명이다. 지난해 12월 대구의 한 소아과에서 집단 감염된 영·유아 4명을 포함해 어린이가 6명, 성인이 7명으로 아직 확진자 절반가량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의료인 등 성인 감염이 적지 않아 홍역 확산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00~2001년 사례처럼 자칫 방역을 소홀히 할 경우 대규모의 홍역 유행도 배제하기 힘들다. 당시 전국에서 5만 명 가까이 감염돼 7명이 숨졌다. 대구경북에서도 각각 805명, 1천77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이달 초 달서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집단 발병한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확진자는 모두 37명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12명은 회복 후 퇴원했으나 25명은 아직 입원·외래 치료 중이어서 대구시와 보건당국이 조금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그나마 다행한 것은 2001년 홍역 예방접종 의무화 조치로 대규모 감염 위험도가 크게 낮아진 점이다. 그렇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백신 접종 시기가 안 된 12개월 미만의 영아나 면역력이 낮은 성인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보건당국이 철저한 역학조사와 접촉자 관리에 조금의 빈틈도 보여서는 안 되는 이유다.생후 12개월 이후 만 6세 미만 어린이 중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빨리 보건소나 의료기관에서 무료 접종을 마쳐야 한다. 또 발열과 발진, 감기나 폐렴 의심 증상이 있으면 외부 접촉을 줄이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에 연락해 감염 확산을 막는데 협조해야 한다.

2019-01-15 06:30:00

[사설] 제재 우회하면서까지 개성공단 재가동 안달하는 문 정부

정부가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 대북 제재를 우회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한다. 유엔 안보리 결의(제2094호)의 '벌크 캐시'(bulk cash·대량 현금) 대북 유입 금지 조항을 우회해 북한 근로자 임금을 쌀 등 현물로 지급하는 방법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난 11일 한 강연에서 "현금이 유입되지 않는 방식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는지 연구해 봐야 할 것"이라며 이를 시사했다. 왜 이런 꼼수까지 동원해 개성공단 재가동에 안달하는지 모르겠다.그 이유는 남북 관계 개선이 북한 비핵화를 견인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믿음일 것이다. 북한 김정은이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에 나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것은 남북 관계 개선이 아니라 대북 제재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믿음'은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에 불과하다.개성공단 재가동의 전제 조건은 북한 비핵화다. 그러나 비핵화는 전혀 진전이 없다. 이는 지금 문 정부가 할 일은 개성공단 재가동이 아니라 비핵화 진전에 진력하는 것임을 뜻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앞장서 대북 제재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실천해야 한다. 재가동을 위해 대북 제재를 우회하는 것은 대북 제재 전선에 스스로 구멍을 내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재가동은 현실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 어떤 우회로를 택하든 재가동 자체가 대북 합작을 전면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의 위반이다. 재가동하려면 유엔 안보리의 '포괄적 제재 예외 인정'이 필요한데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이 재가동은 대북 제재 대오의 균열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북한과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고 했다. 전혀 아니다. 북한과 풀어야 할 과제는 북한 비핵화이고, 이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2019-01-14 06:30:00

[사설] 지방의원 무분별 해외연수 규제, 강제성 없으면 소용없다

경북 예천군의원들의 해외연수 중 안내인 폭행과 접대부 발언 등으로 촉발된 지방의원들의 무분별한 해외연수 규제 여론이 높다. 지난 1991년 지방의회 부활 이후 해외연수를 둘러싼 논란이 되풀이돼온 만큼,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게 됐다. 새로운 연수 틀과 강제성을 담보할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할 때다.이번 예천군의원들의 추태로 지방의원들의 민낯과 낮은 자질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런 경황 속에도 경북 시·군의회 의장협의회 의장들이 베트남 해외연수 강행을 시도한 것을 보면 지방의회 자정(自淨) 능력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북 상당수 시군의회는 해외연수 예산을 지난해보다 더 늘린 모양이다. 그대로 두면 낭비성 해외연수는 자명하다.그런데 난제는 지금 같은 멋대로 해외연수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현재 지방의원의 해외연수를 심사할 위원장이 지방의원인 경우가 전국 153곳으로, 전체(250곳)의 절반이 넘는다. 예산 책정에서 심사까지 모든 결정이 지방의원 손에 달렸으니 어찌 품격 있기를 바랄까.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마침 행정안전부가 '지방의회 의원 공무 국외여행 규칙' 표준안을 만들 예정이지만 문제는 실효성이다. 의원이 위원장인 '자가 심사'의 차단과 부당 지출 환수 등의 장치를 구상 중인 모양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권고에 그칠 뿐이고, 강제성이 없는 맹점은 그대로다. 이대로이면 무늬만 그럴듯한 '속 빈 강정'과 다름없다.이제는 강제성을 갖춘 장치 마련에 속도를 낼 기회다. 먼저 해외연수 자가 심사 차단, 연수 예산 제한과 연수 정보 공개, 연수 보고서 제출 등 사전·사후 관리 장치 마련이다. 정부가 내놓을 새로운 해외연수 틀의 정착과 의회 감시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활동도 절실하다. 지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자율을 전혀 체화(體化)하지 못한 우리 지방의회의 서글픈 자업자득이다.

2019-01-14 06:30:00

[사설] 쇄신 역행하는 DGB 회장의 은행장 겸직, 무슨 꿍꿍이인가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은행장 겸직이 공식화하면서 대구은행이 또다시 내분에 빠져들고 있다. DGB금융지주 이사회는 11일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은행장 추천 후보 중 적임자가 없다"며 김 회장을 은행장 후보자로 낙점해 겸직을 기정사실화했다. 아직 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의결과 주총 승인 등 절차가 남아 있으나 이전처럼 지주 회장의 은행장 겸직 체제로 되돌리면서 그룹 경영 정상화와 쇄신 행보가 더뎌지는, 새 불씨로 떠올랐다.채용 비리 등 일련의 DGB 사태에서 보듯 지주 회장의 은행장 겸직은 대구은행을 난파 위기로 내몬 주된 원인이다. 권한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다 보니 인사 등 부작용이 커지고 급기야 그룹 시스템이 망가지는 비극을 부른 것이다. 그런데도 조해녕 의장 등 금융지주 이사회와 김태오 회장은 효과적인 위기 수습을 이유로 겸직 카드를 굳히고 반대 여론에 맞서 명분 쌓기에 골몰 중이다.주목할 것은 김태오 회장의 겸직 분리 약속이다. 김 회장은 취임 후 겸직 해소를 공언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도 않아 약속을 뒤집었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지주에 권한을 집중한 데 이어 금융지주 이사회와 손잡고 과거 겸직 체제로 되돌리려는 것은 또 다른 독단이자 DGB 쇄신을 바라는 지역민에 대한 배신이다. 대구은행은 특정 정치세력과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향토의 숱한 기업인과 시민이 50년을 함께 일궈낸 지역 대표 기업이다.은행장 후보들 역량과 자질이 눈에 차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역 정서와 지역민 기대만큼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강점도 있다. 김태오 회장이 겸직하면서 은행장 후보를 키워 자리를 물려준다는데 그의 능력 또한 검증된 바 없다. 쇄신에 역행하는 미봉책도 안 되지만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욕심으로 불신과 오해를 키울 때가 아니다.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쇄신을 위해서라도 겸직 분리를 빨리 결단해야 한다.

2019-01-14 06:30:00

[사설] 문 대통령, '친기업 이미지' 실천으로 보여줘야

새해 들어 현 정권이 유달리 강조하는 것은 경제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청와대 참모들은 입만 떼면 엄중한 경제상황을 언급하며 우선적으로 해결할 것임을 다짐한다. 또, 문 대통령이 '친기업 마인드'를 갖고 있음을 홍보하기 시작했지만, 경제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겉으로는 시장경제친기업을 내세웠지만, 정작 정책을 내놓을 때는 반(反)기업·친노동 기조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이런 모순적인 태도를 바꾸는 것이야말로 현 정권의 숙제다.11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당 대표를 예방할 때도 경제가 최대 이슈였다. 노 실장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만나 "문 대통령은 '친노동'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친기업적 마인드'를 많이 갖고 있기도 하다"고 했다. 노 실장 발언은 문 대통령의 '친기업 마인드'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만, 친노동과 친기업,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쫓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노 실장은 "문 대통령이 첫 지시를 내린 것이 '가급적이면 기업을 많이 만나라'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까지 청와대 참모·장관 등이 기업인을 수없이 만나고 건의를 들었음에도, 제대로 수렴되거나 정책적으로 반영된 것은 거의 없었다. 지난해 8월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이달 10일 이낙연 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지만, 아무런 메아리 없는 '이벤트'라는 비판이 많다. '(정부 관계자를) 만나도 소용없다'는 것이 경제계의 여론이고 보면 이런 인식부터 바꾸는 것이 현 정권의 과제다.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경제'를 35차례, '성장'을 29차례 언급했다. 그런데도, '소득주도성장' '포용성장'에 대한 정책기조는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기업인·소상공인 등이 힘들다며 아우성인데도, 정책기조를 유지한다고 하니 진정으로 '친기업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문 대통령은 자신의 '친기업 마인드'를 올바른 정책과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 지금처럼 입이나 홍보를 통해서는 의미가 없다. 현 정권의 흥망은 경제 문제에 달려 있는 만큼 올 한 해 '친기업 마인드'를 가진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바란다.

2019-01-12 06:30:00

[사설] 막힌 대구 3차순환도로 지하로라도 잇자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이 로버트 맨 미 육군 대구기지사령관을 만나 미군부대로 막힌 대구 3차 순환도로 미개통 구간에 대한 지하터널 건설 가능성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한미군 부지 반환이 수십 년째 지지부진하자 지하로라도 막힌 길을 이어보자는 고육책을 내놓은 것이다. 미군 측도 검토해 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긍정적이다.미개통 3차 순환도로의 연결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3차 순환도로는 대구 외곽을 순환하는 25.2㎞ 구간 도로다. 1996년 대부분 구간 건설이 완료됐지만 2000년 개통 예정이던 중동교~앞산네거리 1.38㎞를 아직 개통하지 못했다. 남구 캠프워커 동편 헬기장과 서편 비상활주로 부지 반환이 늦어지고 있어서다.이 구간 미개통으로 남구, 나아가 대구 시민 전체가 겪고 있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구는 앞산과 신천을 끼고 있는 등 한때 대구 최고의 부촌이자 좋은 정주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 도로가 막히면서 쇠락한 부도심으로 전락했다. 대구시민들도 차량 정체나 우회하는 고통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구간의 미개통 도로가 대구 전체 도로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순환도로 개통이 공약으로 등장한 사실이 이런 불편과 고통을 잘 웅변한다.그럼에도 미군부대 반환은 요지부동이다. 특히 2007년 서편 비상활주로 부지는 SOFA 과제로 채택된 이후 협상 진척이 없다. 이런 상황에선 선거 때면 도로 개통이 공약(公約)으로 등장하지만 공약(空約)이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미개통 구간 건설을 기약하기 어렵다.이런 점에서 미개통 구간에 대한 지하도로 건설 발상은 고육책이긴 하나 현실적이다. 미군이 고가도로에 대해서는 즉각 건설 불가를 밝혔으면서도 지하도로에 대해서는 공병기술자의 의견을 반영해 검토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한 것도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일 터다. 서울에선 상습 도로 정체 구간에 대해 지하 고속도로까지 착공했다. 대구라고 못할 것도 없다. 막힌 간선도로를 지하로라도 뚫는 것은 어떤 난관이 있어도 시도해 볼 만한 일이다.

2019-01-12 06:30:00

[사설] 물기술인증원, 대구 설립이 가장 합리적이다

대구가 한국물기술인증원 유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환경부가 유치전에 나선 대구, 인천, 광주 등 3곳의 입지 장단점을 분석한 결과, 대구의 입지 조건이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이런 상황이라면 물기술인증원이 당연하게 대구에 올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겠다.환경부가 수행한 '한국물기술인증원 설립운영방안 연구용역'은 대구의 유치 당위성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나 마찬가지다. 대구는 물산업과 관련한 업체·연구기관·시설 등 전반적인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인천, 광주에 비해 5가지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기술인증원은 대구 달성군에 자리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핵심 기관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갖고 있기에 대구 유치는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인천은 수도권에 위치했다는 장점 하나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여지가 있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인천의 장점은 '수도권 인적 물적 네트워크 활용 용이' '협회조합 인력의 효과적 유입' 등으로 분석됐다는 점에서 입지적 유리함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광주는 기반 여건이나 접근성에서 대구, 인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정상적이라면 다음 달 말 열리는 입지 선정 심사에서 대구 유치로 귀결될 것이지만, 여러모로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정치적 논리나 접근 방식으로 결정되거나 수도권 이기주의가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지금까지 국책기관·공공기관의 입지 선정 과정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뒤집히는 경우가 많았다.이번만큼은 실리적, 이성적 판단을 바탕에 두고 입지 선정에 나서길 기대한다. 만약, 물기술인증원과 물산업클러스터가 각각 다른 곳에 자리한다면 국가적 낭비와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구에 유치되지 않으면 잘못된 결정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9-01-11 06:30:00

[사설] 국민에 아쉬움과 실망 안겨준 文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연설과 기자회견을 했다. 격식을 깬 형식은 주목받았으나 내용에서는 아쉬움과 실망을 줬다. 야당의 '셀프 용비어천가'란 평가엔 동의하지 않지만 국민에게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알리고 그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는 데엔 미흡했다.연설에서 경제를 35회 언급할 정도로 문 대통령은 경제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경제 기조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정부 정책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보완할 점을 보완해 가겠다"고 했다.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기존 경제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또 천명한 것이다. 경제 현장의 엄중함을 외면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포용성장이란 애매한 목표만 제시했을 뿐 양극화 해소와 지역 격차 해소에 대한 의지와 전략도 찾아보기 어렵다.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에게 경제계 인사를 만나라고 지시했지만 경제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다.청와대 특감반 민간인 사찰 의혹이나 적자 국채 발행 압박 의혹도 문 대통령이 처음으로 언급했지만 기존 청와대 해명과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다행스럽게도 우리 정부에서는 과거 정부처럼 국민에게 실망을 줄 만한 권력형 비리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감반은 소기의 목적을 잘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태우 수사관·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폭로에 이어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을 카페로 불러내는 행태까지 청와대 권력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비판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안이함을 넘어 우려할 수준의 상황 인식이다.대통령의 신년 연설과 기자회견에서 국민은 새해 포부와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문 대통령은 자기반성부터 시작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구하는 데 중점을 뒀어야 했다. 문 대통령의 신년 연설과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답답함과 걱정이 앞선 국민이 훨씬 많았을 것이다.

2019-01-11 06:30:00

[사설] 경북 공기업·기관들 방만 경영은 하나 마나 한 감사 탓

경북도 산하 공기업과 출자·출연 기관 32곳의 비리와 방만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할 외부인 감사제 도입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처럼 경북도 직원이 감사를 맡거나, 공모해 앉힌 경북도 출신 퇴직자의 감사가 한계를 보여서다. 재정과 인사 등 경영의 투명성과 엄정함을 담보할 감사가 힘든 구조 때문이다.지난 4일 사퇴한 경북개발공사 상임감사의 경우, 현 감사제의 문제점을 드러낸 좋은 사례다. 지난해 3월 산하 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공모로 뽑힌 상임감사였지만 3년 임기의 1년도 채우지 못했다. 공채 이전 내정설에다 과거 공사 재직 당시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 공사 경영 등의 여러 문제가 겹친 까닭으로 알려졌다.이번 중도 하차로 공모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은 숙지겠지만 무늬뿐인 현 상임감사 공모 방식의 개선이 숙제로 남게 됐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일은 이 밖의 경북도 산하 기관의 상당수가 도청 공무원이 소위 '자가 감사'를 맡는 현실이다. 지난해 폭언 등 충격적인 폭로로 물의를 빚은 경북 여자컬링팀이 속한 경북체육회 등 8곳이 이런 유형으로 파악됐다. 이들 기관은 자가 감사인 탓에 투명하고 엄정한 감사는 기대하기 어렵다.실제 지난해 경북도의회의 32곳 중 28개 기관 행정사무 감사에서 무려 230건의 시정건의촉구 사항이 무더기로 쏟아진 것은 자가 감사의 부작용을 잘 보여준 증거이다. 규정을 어긴 성과급 지급 등 방만한 경영 실태는 있으나 마나 한 자가 감사제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말하자면 '제 식구 감싸기 감사' 부작용이 빚은 당연한 결과라는 소리다.이번 기회에 경북도는 산하 기관들의 재정, 인사, 경영의 투명성을 지키고 엄정한 감사를 위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경북도의회 지적처럼 외부인 감사제도의 도입도 절실하지만 인사권자가 사심(私心)을 빼고 적임자 선택을 위해 깊이 고민하는 것이 먼저다.

2019-01-11 06:30:00

[사설] 해외연수 중 엽기적 추태 예천군의원, 의원직 사퇴로 책임져야

해외연수 중 입에 담기도 힘든 추태를 부린 예천군의원들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이드를 마구 폭행한 박종철 군의원, 여성 접대부를 불러달라고 요구한 권도식 군의원의 행태는 국민을 경악시킬 만큼 수준 이하였다. 거기다 폭행을 말리지 않고 멀뚱하게 지켜본 다른 군의원들도 공범자처럼 비칠 정도였다. 이들은 고의로 예천을 망신시키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행동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이번 사건은 '기초의원 수준이 이렇게 저질이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낯 뜨거운 장면의 연속이었다. 이들 군의원은 사건이 불거지면서부터 은폐·축소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비겁함부터 보였다. 지난 4일 이형식 군의회 의장과 폭행 당사자인 박 군의원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머리를 숙였지만, 진정성과는 거리가 멀었다.이들은 사과문에서 "말다툼 중 손사래를 치다가 가이드의 얼굴에 맞았다"고 해명했지만, 8일 공개된 CCTV 장면은 사과문 내용과 완전 딴판이었다. 박 군의원이 가이드에게 주먹을 마구 휘두르고 팔을 비틀어 다치게 하는 장면은 마치 조폭 영화를 보는 듯 흉험했다. 버스 기사를 제외하고는 적극적으로 말리는 군의원도 없었다.박 군의원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거짓말을 일삼았고, 동료 의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사실상 사건 은폐에 가담했으니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권 군의원은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요구했다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이들에게 군의원의 자세니 책임이니 하는 말조차 불필요해 보인다. 더는 '구제 불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사건은 연수 경비 6천여만원 반납, 탈당 및 부의장 사퇴 정도로 끝낼 일이 아니다. '양반의 고장'이라는 예천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외국에서 나라를 망신시킨 잘못은 너무나 엄중하다. 의원직 사퇴는 당연하고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옳다.

2019-01-10 06:30:00

[사설] '일자리 정부' 간판 무색한 文정부의 지난해 고용 성적표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연간 고용동향'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총체적 난국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 수가 9만7천 명으로 2009년(-8만7천 명)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연간 취업자 증가 수가 10만 명에 미달한 해는 카드 위기가 터졌던 2003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을 제외하면 작년이 유일하다. 2017년에 비하면 3분의 1토막 수준이다.다른 고용지표도 참담하다. 지난해 연간 실업자는 사상 최대인 107만 명이나 됐다. 지난달 고용률은 60.3%로 11개월 연속 하락세다. 2008년 6월~2010년 1월 20개월 연속 하락 이후 최장기간이다. 일자리 소멸로 30~50대 남성, 현장 노동자, 중고졸자가 직격탄을 맞았다.고용 상황이 악화한 것은 제조업 부진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 쇼크가 겹친 탓이다. 괜찮은 일자리로 여겨지는 제조업 일자리가 5만6천 개 사라졌고 경비원, 빌딩 청소원 등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서도 6만3천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도 취업자 수가 각각 7만2천 명, 4만5천 명 감소했다.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취업이 부진했는데 일자리가 국민 삶의 터전이자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엔 일자리 15만 명 창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의 일자리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우려마저 나온다. 올 들어 최저임금이 10.9% 오른 마당에 제조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용 상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악의 고용 성적표를 받아든 날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며 세금으로 해결하려는 기존 고용 대책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정부가 시장에 역주행하는 정책을 고집하는 한 고용 참사는 더 심각해질 것이고, 국민이 고통을 당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2019-01-10 06:30:00

[사설] 연초부터 노사 갈등 엑스코, 집안 수습으로 심기일전부터

국내외는 물론, 대구의 대표적인 각종 행사와 전시의 유치·개최 등을 도맡은 엑스코가 연말연시 난관에 봉착했다. 연말에는 대구시 감사를 통한 경영과 내부 업무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최근에는 노조가 경영진을 상대로 고소에 나서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새해 벽두 엑스코 노사의 불안한 흐름이 걱정이다.이번 일은 지난 연말 대구시가 감사를 통해 엑스코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허술한 구조나 현 사장 체제 아래 일부 문제점을 지적하며 가열됐다. 노조가 현 사장 중심의 경영진 비판과 부당 노동행위 사례를 거론하고 고소까지 하면서 악화하는 모양새다. 경영진도 이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문제는 노사의 주장이 팽팽하고 노조 고소에 경영진 역시 법적 공방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며 장기전 양상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노사 모두 갈등의 늪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분위기다. 새 각오로 힘찬 도약에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엑스코는 지금 그 반대의 전선이 형성되는 이상한 구도에 빠졌다.걱정은 노사 갈등의 후유증이다. 엑스코는 그동안 나라 안팎의 굵직굵직한 행사와 전시의 유치나 개최로 대구를 알리고 나름 기여했다. 그런데 노사의 두 수레바퀴가 서로 맞물려 굴러가기는커녕, 지금처럼 엇길로 향하면 앞날은 험난할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구성원은 물론 고스란히 대구의 몫이 아닐 수 없다. 경쟁자와 경쟁 도시만 도울 뿐이다.이 같은 노사 갈등의 끝이 낳을 분명하고도 심각한 부작용은 노사 지도자 모두 결코 모르지 않을 터이다. 쌍방 공격과 방어에 들이는 정성만큼은 아닐지라도 부디 현명한 내부 수습의 길을 찾는 노력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엑스코 관리의 최종 책임을 진 대구시의 역할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일에 그동안 제대로 관리를 못한 대구시의 책임도 한몫해서다.

2019-01-10 06:30:00

[사설] 구미 떠나는 삼성電 네트워크사업…대구경북 생존법 찾아야

삼성전자가 구미1사업장 네트워크사업부 일부를 4월까지 수원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전 규모가 작다고 하지만 애니콜 신화를 일군 구미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위상이 막대하기에 구미 시민은 물론 대구경북민은 삼성에 허탈과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수출이 수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산업단지가 활력을 잃는 등 구미는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네트워크사업부 이전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로서는 설상가상이다. 그에 따라 이전 반대 여론이 비등했다. 구미시, 국회의원, 구미시의회 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전 철회를 촉구하며 삼성전자 본사와 국회, 청와대 등을 방문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이 같은 노력에도 삼성이 끝내 이전을 결정함에 따라 구미를 비롯한 대구경북에 큰 충격이 우려된다.당장 구미시 지방 세입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사업부 이전으로 100억∼200억원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이번 이전을 기화로 삼성이 구미 인력을 점차 수도권으로 옮기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가 2010년 이후 무선사업을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구미사업장 생산 비중이 감소해 구미가 휘청거렸다. 다른 대기업의 수도권 이전설도 흘러나오는 등 갈수록 구미가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구미는 물론 대구경북 전체가 삼성의 네트워크사업부 이전을 비상사태로 여기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삼성의 추가 이전이 없도록 막고 다른 대기업 이전을 차단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구미를 비롯해 대구경북 정·관·재계 등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또한 삼성이 미래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3년간 180조원을 신규 투자한다고 밝힌 만큼 구미에 삼성의 새로운 투자를 끌어오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구미시가 공을 들이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SK실트론 유치도 결실을 보도록 모두 분발해야 할 것이다.

2019-01-09 06:30:00

[사설] '친문'이 장악한 청와대, '코드 인사'로 험난한 정국 헤쳐가겠나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급 인사를 단행했지만, 아무리 봐도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 면면을 보면 '친문 인사'에 이른바 '충성파'들이다. 가뜩이나 권력 집중으로 '청와대 정부'라는 비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자기편만 챙기는 '코드 인사'로 정국을 이끌고 가겠다는 발상부터 잘못됐다.노영민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이 출마한 두 차례 대선에서 비서실장과 조직본부장을 맡을 정도로 최측근이다. 대통령과 인간적으로 가깝고 '친문' 핵심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에 벌써부터 '실세 왕(王)실장'으로 불릴 정도이니 조짐이 그리 상서롭지 못하다. '실세 왕실장'이란 말 자체가 '권력 집중'과 '2인자 정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노 비서실장이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에 시집 강매, 아들 4급 보좌관 채용 등 이런저런 구설에 오른 적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폭이 넓지 않은 사고와 행동을 보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운동권 출신이기에 개혁 성향과 진보 이념을 가진 것은 뭐라고 할 바 아니지만, 비서실장에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해선 의문스럽다.현 정권은 불통과 오만의 이미지를 점차 보여주며 과거의 권위주의 정부와 닮은꼴로 비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권력 핵심인 비서실장마저 자기편만 챙기고 남의 얘기는 배척하는 인물이라면 정권의 앞날은 암담해진다. 노 비서실장이 인사 발표 직후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 그 부족함을 경청으로 메우겠다"고 각오를 다졌지만, 이 말을 진정으로 실천하길 바랄 뿐이다.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에서 국정 추진력과 지지율을 높이려는 마음에 친문 체제 강화를 택했으나 잘못한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자기 사람, 이념과 성향보다는 실력 있고 능력 있는 인물을 중용했어야 하는데, 거꾸로 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2019-01-09 06:30:00

[사설] 문 대통령, '가짜뉴스' 탓한들 잘못된 정책에서 성과가 날까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정책의 성과를 내줄 것과 현장에서 답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1기 경제팀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설정했고, 2기 경제팀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경제정책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 현실에 대한 조바심과 불안감이 잘 드러난다.성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잘못 설정됐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장관들이 아무리 현장을 뛰어다녀도 헛수고일 뿐이다. 문 대통령은 '무엇을 할 것인가'로 소득주도성장을 선택했다. 그 결과는 역설적이게도 소득주도성장으로 보호하려는 취약계층의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들었다.그런 점에서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은 소득주도성장이 초래한 고통에 국민을 계속 묶어두는 것일 뿐이다. 이미 현장에는 답이 나와 있다. 소득주도성장으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언론을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장관들이 굳이 현장에 갈 필요도 없다. 핵심은 문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는 일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가'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여기에는 언론의 비판 보도를 '가짜뉴스'로 모는 그릇된 시각의 교정도 포함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내각에 대국민 홍보와 가짜뉴스의 단호한 대처를 지시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우리 사회에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어서 성과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는 잘하고 있는데 언론이 '실패 프레임'을 씌운다는 것이다.이렇게 언론의 비판에 '가짜뉴스 프레임'을 씌운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오히려 '무오류'의 확신을 강화해 실패의 폭과 깊이를 더욱 키울 뿐이다. 문 대통령의 냉철한 현실 인식이 시급하다.

2019-01-09 06:30:00

[사설] 낙동강 보 개방, 서둘러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정부의 4대강 보(洑) 개방정책으로 농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보에 모인 물을 방류, 생태계를 살린다며 '보 해체'까지도 염두에 둔 처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전체 보(16개)의 절반(8개)이 설치된 낙동강 수계 농민의 속은 더욱 탈 수밖에 없다.문재인 정부는 2017년 6월 4대강 16개 보 가운데 6개를 개방했다. 낙동강 8개 보의 경우, 대구경북 6개 보 가운데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부분 개방을 시작했다. 나머지 상주·낙단·구미·칠곡의 4개 보 개방도 올해 확정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3월 전후 개방을 강행할 것이란 소문도 있어 걱정스럽다.무엇보다 정책 집행 방식이 그렇다. 지난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무리한 속도전으로 한 결과 졸속·날림공사 후유증과 예산 낭비 등의 비판 목소리에 시달렸다. 그런데 문 정부도 다르지 않다. 보 개방에 해체까지 검토할 일이면 부작용과 문제점을 풀 마땅한 대안 마련이 먼저이나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낙동강 수계의 대구경북지역만 따져도 보 개방 때는 기존 양수장은 수위 저하로 무용지물이 된다. 이런 양수장 76개를 바꾸려면 큰돈이 든다. 그러나 준비된 예산은 턱없이 모자라고 이마저도 임시 개선용일 뿐이다. 보 개방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대책조차 사실상 갖추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다.또한 정부가 개방 예정 보마다 여러 개의 지하수 관측정을 지난해 만든 데 이어 올해도 수십 곳을 더 둘 계획이지만 이 또한 마땅한 대책인지 두고 볼 일이다. 게다가 예상할 수 없는 기상이변의 자연재해를 살피면 농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농민들은 보 개방 강행을 위험한 정책으로 보는 셈이다.정부는 지난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잊지 말라. 결코 속도전처럼 정책을 펼 일이 아니다. 적어도 10년 이상 추이를 지켜본 후 개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순리다.

2019-01-08 06:30:00

[사설] 조국 수석, 국민에게 도와달라니 '촛불'이라도 들라는 건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재인 정부의 조속한 검찰 개혁 추진을 위해 국민이 나서달라는 뜻을 밝혔다. 조 수석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제정, 수사권 조정 등 법률 제·개정이 필요한 검찰 개혁은 행정부와 여당이 협력해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고 사개특위(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렇지만 현재 국회 의석 구조를 생각할 때 행정부와 여당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여러분 도와달라"고 했다. 검찰 개혁이 성공하도록 국민이 국회를 압박해달라는 소리다.문 정부의 검찰 개혁은 무조건 정의롭다는 '오만'과 국민에게 직접 호소해서라도 국회의 '방해'를 돌파해야 한다는 준법 의식의 부재를 그대로 보여준다. 어떤 개혁이든 완벽할 수가 없다. 허점과 부작용이 숨어 있게 마련이다. 조 수석이 거론한 공수처 설치만 해도 그렇다. 여당은 '촛불의 명령'이라지만, 야당의 주장처럼 중립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공수처는 검찰보다 더 무서운 '적폐 청산의 칼'이 될 수 있다. 공수처 설치는 그 자체로 정의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개혁 과제도 마찬가지다.이는 예상되는 문제점과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점검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사개특위를 설치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 현안은 현재 사개특위에서 논의 중이다. 그런데 조 수석은 국회 의석 구조상 여당과 행정부 힘만으로 부족하니 국민이 국회를 압박해달라고 한다. 이는 국회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 부정이다. 국민이란 이름의 '익명의 대중'을 동원해 집권 세력이 원하는 결정을 국회가 내리도록 강제한다는 그 반민주적 발상이 놀랍다.이번 발언은 그에게 국회가 어떻게 비치는지를 드러내 준다. 현 집권 세력의 결정을 법률적으로 추인해주는 액세서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인사가 문 정부의 핵심 요직에 있다니 참으로 부끄럽다.

2019-01-08 06:30:00

[사설] 대구도 예외 아닌 홍역 발생, 위생에 각별히 조심해야

기침과 재채기 등 분비물과 공기로 전염되는 홍역 확진 환자가 대구에서도 발생했다. 최근 경기도 등에서 산발적으로 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대구에서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감염 확산을 막는 조치가 바빠졌다. 2014년 대구에서 수십 명의 홍역 확진자가 나온 이후 4년 만이다. 확진 환자는 생후 1년 미만의 영아 3명으로 다행히 현재 크게 호전돼 대규모 감염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인 홍역은 예방 접종률이 높고 발병 사후 조치를 잘한다면 과거처럼 공중보건에 크게 악영향을 주는 질병은 아니다. 제2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유사시 감염 경로 확인을 통해 확산을 막는 등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잘 조직된 질병 통제 체계도 감염 위험도를 낮추는데 한몫하고 있다.그렇지만 2000년대 들어서도 국내에서 계속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결핵이나 수두 등의 사례로 볼 때 감염병 대처에 결코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보건 당국이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긴급 방역 대책이 요구되는 1~5군 법정 감염병 이외에도 지정 감염병과 국제기구를 통한 감시 대상 감염병이 수백 종류에 이른다는 점에서 방역 체계 점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감염병은 체계적이고 정확한 공중보건 시스템과 사회 구성원의 성숙한 대응 자세 등에 따라 그 확산이나 피해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대중이 많이 모이는 장소 피하기 등 기본적인 위생 규칙만 잘 지켜도 감염병 확산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몇 해 전 크게 유행한 신종플루와 사스, 메르스 등이다. 당국의 허술한 대응과 낮은 공중 보건 의식 때문에 큰 혼란을 겪었다는 점에서 교훈으로 삼을 일이다.대구시와 보건당국은 비상 대응을 통해 홍역 확산을 막고, 시민도 발진·발열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 등에 바로 연락해야 한다. 홍역 잠복기를 감안하면 이번 주가 고비라는 점에서 시민 협조가 중요하다.

2019-01-08 06:30:00

[사설] DGB금융그룹 지주회장과 은행장, 빠른 분리가 순리다

은행장 공백 기간이 10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대구은행 이사회가 지난 3일 퇴직 임원 2명을 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에 DGB금융지주는 지주사 추천 후보 등 리스트에 오른 모든 대상자를 검증한 뒤 최종 후보를 결정해 이달 중 주총에서 새 행장을 선임한다. 박인규 행장 퇴진 이후 인적 쇄신과 지배구조개선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후임 행장 선임이 한참 늦어졌지만 이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대구은행을 비롯한 DGB금융그룹의 이 같은 난맥상은 자초한 면이 크다. 별다른 견제 없이 폐쇄적인 경영을 계속해오다 채용 비리 등 갖가지 고질을 키웠기 때문이다. 은행장이 사법 처리되는 초유의 상황도 그런 결과로, 씻기 힘든 불명예다. DGB 구성원 전체의 책임 의식 부재와 그릇된 관행, 학연·지연 등에 얽매인 조직 문화에 대한 반성과 뼈를 깎는 쇄신이 없다면 대구를 대표하는 기업, DGB의 미래는 여전히 어둡다.그런 점에서 김태오 회장의 그룹 지배구조개선과 인적 쇄신 등 새판 짜기는 조직 난맥상을 바로잡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본다. 견제를 통한 투명 경영과 인적 구성의 다양성 등 혁신의 방향성에 안팎의 공감대가 큰 것도 그런 까닭이다.그렇지만 금융지주사에 모든 권한이 집중될 경우 자칫 새로운 독단 경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변화를 명분으로 인적 쇄신 등에 무리수가 잦고 그 여파로 윤리경영과 책임의식이 위축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대다수 DGB 구성원과 시민사회 여론이 지주회장과 은행장의 분리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지금은 지주사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은행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만약 김 회장의 개혁 행보가 또 다른 편 가르기나 파벌·순혈주의를 자극한다면 DGB에 대한 지역사회의 실망과 불신은 회복하기 힘들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2019-01-07 06:30:00

[사설] 맛집 가이드북 엉터리로 만들어 대구 망신시키려 작정했나

대구시와 구·군이 선정하는 맛집이 전혀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 행정기관에서 발행하는 안내 책자에는 그럴듯하게 소개돼 있지만, 해당 맛집에서 먹어보면 영 딴판인 경우가 많다. 공무원들이 주먹구구식으로 맛집 가이드북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하니 대구를 망신시키려고 단단히 작정한 사람들인 것 같다.행정기관에서 소개하는 맛집의 선정 과정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일부 구군은 비전문가 중심으로 맛집 평가위원을 구성하거나 미리 심사 일정을 통보해 음식을 준비하도록 해 맛집을 선정했다. 평가위원회를 비전문가 정도가 아니라, 위생직 공무원과 외식업 중앙회 회원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하니 애초부터 제대로 평가할 생각이 없었음을 보여준다.대부분 구군이 공무원, 외식업 중앙회 관계자 등과 안면이 있거나 청탁받은 음식점을 상당수 포함했다고 하니 황당해진다. 말로만 평가위원 심사였을 뿐, 실제로는 대충대충 건성건성 끝냈다는 것이 관계자의 증언이고 보면 기가 찰 수밖에 없다.더 웃기는 것은 대구시의 태도다. 대구시가 펴내는 대표 맛집 책자 '탐미(味)'는 각 구군과 외식업계 추천을 바탕으로 선정했다고 하니 큰집이나 작은집이나 하는 짓이 똑같다. 이 안내 책자는 외국 관광객이나 외지인에게 제공되거나 숙박업소에 비치돼 있는 걸 감안하면, 대구 이미지를 스스로 깎아내린 행동임이 분명하다.'미쉐린 가이드'처럼 권위 있는 맛 평가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처럼 맛집을 찾아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은 시대에는 정확하고 올바른 맛집을 소개하는 것은 공신력 있는 행정기관의 의무일 것이다. 이왕이면 몇백만원의 예산으로 형식적으로 만들기보다는,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맛집 가이드북을 만들어야 한다. 대구의 음식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다.

2019-01-07 06:30:00

[사설] '友軍' 참여연대가 제시한 해법…문 대통령은 따라야

참여연대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사건과 관련해 정부에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을 철회하라는 요지의 논평을 냈다. 신 전 사무관이 청와대의 적자(赤字) 국채 발행 압박과 기재부의 민간 기업 사장 교체 개입 의혹을 폭로한 지 6일 만에 입장을 밝힌 것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참여연대가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참여연대는 "전직 공무원이 자신이 보기에 부당하다고 생각한 사안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검찰에 고발부터 하고 보는 행태는 입막음을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는 신 전 사무관에 대해 인신공격 발언을 한 여당 의원들도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 여당이 세이경청할 내용이다.신 전 사무관 폭로 이후 참여연대 등 '공익 제보자 보호'를 주장했던 진보 단체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문 정부 출범 후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기용되면서 '참여연대 정부'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참여연대가 문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고 나서기는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고 "정권이 바뀌니 시민단체가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참여연대는 논평을 냈다. 참여연대가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시민단체 본연의 행동을 보여준 것은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지지 세력'인 참여연대가 제시한 해법을 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는 충실히 따르는 게 순리다. 정부는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을 철회해야 한다. 정책적 반박이나 설명을 내놓으면 될 일을 정부가 고발부터 하고 여당이 인신공격을 퍼붓는 것은 또 다른 내부 제보를 차단하려는 꼼수다. 이는 고소고발로 대응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똑같은 행태다. 문 대통령은 신 전 사무관 폭로에서 제기된 정책 결정과 추진 과정 등에 관한 정보들을 투명하게 밝혀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2019-01-07 06:30:00

[사설] 지방의회 해외연수 품격을 높여야 한다

예천군의회 의원이 해외연수 기간 중에 동행한 현지 가이드와 몸싸움을 벌인 일이 진실 공방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사달이 난 것은 예천군의원 9명과 군의회 소속 공무원 일행이 지난 연말 7박 10일간의 일정으로 떠난 미국과 캐나다 해외연수 중이었다. 발단은 빡빡한 일정을 이끌어야 하는 가이드와 이에 대해 불만을 품었던 군의회 연수자들 간의 갈등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군의원 한 사람이 연수자들을 대신해 가이드에게 불만을 제기했는데, 서로 간에 쌓인 감정이 폭발하면서 설전을 벌이다가 그예 몸싸움으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군의원과 가이드가 서로 상반된 입장과 주장을 토로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가이드는 일부 군의원의 버스 안 취중 고성방가와 저녁 식사 자리에서의 과도한 술판을 거론했다.군의원이 자신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착용하고 있던 안경에 미간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은 것도 그같은 취중에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군의원은 정작 술을 마시지 못하는 체질로 고성방가는 물론 일방적 폭행은 없었다고 강변한다. 손사래를 치는 과정에서 가이드의 얼굴에 미세한 상처가 난 게 전부라는 것이다.그러나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600만원이 넘는 합의금까지 줬다는 얘기에는 혀를 차고 있다. 정말 외국의 지방의회를 방문해서 선진 지방자치를 벤치마킹하는 일정이 너무도 빠듯해서 벌어진 일이라면, 지방의회의 외유성 해외연수에 따른 말썽이 처음 빚어진 일이라면 이해를 할 만한 여지도 없지 않을 것이다.지방의회 의원들의 연수를 빙자한 외유(外遊)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또 우리 지역만의 일도 아니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일부 의원들의 추태와 일탈행위도 잊을만하면 불거져온 게 사실이다. 선진지 견학을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제는 '무늬만 해외연수'에서 탈피하고 지방의원들의 품격도 높여야 한다. 지방의회의 역기능이 자꾸만 부각되면 기초의회의 존폐론이 다시 등장할 수밖에 없다.

2019-01-05 06:30:00

[사설] '청정 경북' 위해 오염원 관리는 깐깐해야

경북도가 '청정 경북'을 위해 환경 분야에서 과거보다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지역 소재 기업들의 환경 사고에 대해 솜방망이 처분 대신 조업정지 등 과감한 처분을 내리고 있다. 오염원 방출 의심이 드는 기업에 대해서는 무방류시스템 등 선진 오염물질 차단 시설을 갖추도록 유도하기 시작한 것도 긍정적이다. 그동안 환경 분야 범죄에 대해 온정적이던 사법부도 행정기관 처분에 동조하는 모양새여서 '청정 경북' 실현에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한다.변화는 경북도가 지난해 폐수 무단 배출로 적발된 봉화 영풍석포제련소에 대해 '조업정지 20일' 처분을 내린 것부터 시작됐다.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영풍제련소는 그동안 지역 경제에 타격을 입힌다는 이유로 엄한 처분을 피해왔고 이번에도 그러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경북도는 되풀이해 오던 관행서 벗어나 과감히 조업정지 처분을 내렸다.지난해 5월 OKF안동공장의 폐수 무단 배출 건에 대해 '조업정지 3개월' 처분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공장은 이미 2017년 11월과 12월 잇따라 폐수 배출 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결국 가중 처벌 대상이 됐고 한 해의 4분의 1 기간 공장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처분을 받았다.환경오염 행위를 엄히 다스리려는 경북도에 사법부가 힘을 실어주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달 OKF안동공장이 '도의 조업정지 3개월 처분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행정소송 1심 판결에서 '수질 오염물질 배출 행위를 엄격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북도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더욱이 이 공장이 불복해 항소하며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신청서 접수 당일 이를 기각하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경북도는 우리나라 농업의 전진기지다. 청정지역이란 이미지를 가지고 가야 경쟁력을 높이고 주민 삶의 질도 나아질 수 있다. 그런 곳에서 일부 기업들이 과거와 같은 잣대로 환경오염을 유발하며 낙동강과 안동호 오염을 유발하는 것은 큰 범죄행위다. 아직도 과거 타성에 젖어 환경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반복하는 기업이라면 아무리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도 지나치지 않다.

2019-01-05 06:30:00

[사설] 국민경제를 더 이상 파탄 난 이데올로기의 실험장 삼지 말라

이론은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지적 가공물이다. 하지만 인간은 현실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그래서 아무리 훌륭하고 정교한 이론이라도 현실과 맞지 않을 개연성은 언제나 있다. 따라서 어떤 이론이든 수정·보완·폐기에 개방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론은 공허한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국가지도자는 특히 이를 경계해야 한다. 이데올로기에 대한 집착은 국가와 국민을 이데올로기의 실험용 쥐로 만드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집착은 참으로 위험하다. 문 대통령은 2일 신년사에서 "경제(정책의) 기조를 바꾸는 길은 반드시 나아가야 하는 길"이라고 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국민경제가 어떻게 되든 파탄 난 이데올로기를 고수하겠다는 아집이다.소득주도성장은 입안 당시부터 비현실적이란 비판을 받았다. 거시경제학의 세계적 석학인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난센스"라 했고, 미국 레이건 행정부 감세정책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아서 래퍼 전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그렇게 멍청한 이론은 처음 들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인 'J노믹스'의 설계자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도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해오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했다.이런 비판이 옳았음은 경제지표가 말해준다. 성장, 소득, 고용, 양극화 해소 모두 놓쳤다. 세금으로 땜질한 것 말고는 해놓은 게 없다. 이렇게 망가진 경제를 다시 회복시키려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전제는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고 검증된 방법론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한다. 이데올로기 도박에 국민경제를 판돈으로 걸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제발 소득주도성장의 처참한 결과를 직시하고 현실로 되돌아오길 바란다.

2019-01-04 06:30:00

[사설] 김태우·신재민 폭로를 인신공격으로 넘어가려 해서야

김태우 전 청와대 감찰반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와 관련해 정권 차원의 대응은 한마디로 치졸하다. 청와대·여당이 이들을 범죄자로 취급하거나 문제 있는 사람쯤으로 매도해 폭로 내용을 깎아내리는 걸 보면 사악하다는 느낌마저 준다. 폭로 내용이 거짓이면 수사를 통해 가리면 될 터인데, 이는 회피하고 인신공격으로 위기를 벗어나려고만 하니 어이가 없다.신 전 사무관이 정부의 KT&G 사장 교체 시도와 적자국채 발행 압력을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그를 '문제 많은 전직 공무원'으로 몰고 갔다. 민주당은 신 전 사무관이 첫 폭로 영상에서 학원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동기가 불순하다' '스타 강사가 되기 위한 쇼'로 매도했다. 여당 대변인까지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공격을 해대니 신 전 사무관이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김태우 수사관에 대해서도 '미꾸라지' '6급 주사' '범죄자 얘기' 등의 온갖 인신공격으로 폭로 내용에 흠집을 냈다. 정권을 잡고 나니 자신들이 야당을 하던 시절에 폭로자를 어떻게 대우했는지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것 같다. 전투력이 떨어지는 자유한국당보다 더한 난리를 부렸을 것이 분명하다.공익 제보는 폭로자의 사생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폭로 내용의 진실 여부가 초점이다. 정권 차원에서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정권이 이 두 사람을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만 고발해 진실 규명을 피하려는 것도 과거 정권과 다를 바 없다.청와대·여당은 폭로자에 대한 인신공격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도덕성을 앞세운 정권답게 수사를 통해 정당하게 시비를 가려야 한다. 폭로자를 매도하기 전에 정권 내부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먼저다. 이런 행태를 계속하다간 '거짓말 정권'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수밖에 없다.

2019-01-04 06:30:00

[사설] 불·탈법으로 얼룩진 조합장 선거, 이젠 달라져야 하지 않나

대구 달성군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원 경조사에 조합 경비임을 명기하지 않고 축·부의금을 제공한 혐의로 농협조합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3월 13일 예정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관련해 대구에서 첫 고발 사례다.농협·수협·축협·산림조합장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벌써 혼탁 조짐이 나타나 우려가 크다. 2015년 3월 제1회 선거 때와 같은 불·탈법이 또다시 판을 친다면 조합장 선거가 백해무익하다는 여론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4년 전 대구지검은 조합장 선거와 관련, 선거사범 190명을 입건하고 이 중 136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히 당선자 39명을 입건했고 이 가운데 30명을 기소했다. 금품선거 사범이 112명으로 가장 많았고 흑색선전, 불법선전도 기승을 부렸다.조합장 선거는 폐쇄적인 소수 선거인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여서 금품 살포 등 불·탈법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조합장이 가진 과도한 권한·혜택이 선거를 혼탁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억대에 이르는 연봉과 인사권 등 조합장이 가진 권한이 막강한 데다 조합장 자리는 자치단체장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삼기에 유리해 검은돈을 뿌려가며 당선에 목을 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더 심각한 것은 지역사회와 민심의 분열이다. 친인척은 물론 친구나 학교 동창 또는 한마을 사람끼리 진흙탕 선거에 휩쓸리면서 서로 비방하고 고발하는 행태가 도를 넘은 실정이다.선관위와 검·경이 불·탈법 방지와 준법 선거 정착에 힘을 쏟는 게 일차적 과제다. 선거사범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무슨 수를 쓰든지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뿌리 뽑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인들도 금품·향응 유혹을 뿌리치고 공명선거에 앞장서야 한다. 나아가 조합장 권한을 축소하고 조합원들의 경영 참여를 활성화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할 때다. 이것이 혼탁 선거를 막는 근본 처방이다.

2019-01-04 06:30:00

[사설] 자유한국당, 철저한 개혁 없이는 외면받는다는 사실 알아야

새해를 맞았지만, 자유한국당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총선 1년 4개월을 앞두고 대구경북에서 지지세를 회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실력은 키우지 못한 채,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기대어 반사이익만 얻고 있는 탓이다. 이런 상태로 한국당이 되살아나면 지역 이익을 대변하기는커녕 과거처럼 실망감만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대구경북에서 정당 지지율은 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전국적인 조사는 표본 수가 적어 큰 의미가 없고, 대구경북에 국한해 조사하면 두 당의 지지율 차이가 상당하다. 지난해 말 지역 언론사 조사에서는 지역민의 57%가 '지금 한국당 찍겠다'고 했고, '지금 민주당 찍겠다'는 지역민은 16.4%에 불과했다.굳이 여론조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지역 민심은 '반(反)문재인, 반(反)민주당' 기류임은 분명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그 수혜는 고스란히 한국당 몫이 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당의 개혁이 지지부진하고 인적 청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세 회복 국면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한국당은 지난해 말 당협위원장 교체니 인적 청산이니 떠들면서도, 대구경북 의원들을 그대로 놔뒀다. 수월하게 금배지 달고는 '먹고 노는' 지역 의원이 한둘이 아닌 데도, '내년 총선 때 보자'며 손도 대지 않았으니 구태와 악습을 방조하는 짓이나 다름없다.한국당이 개혁되지 않으면 무능한 정치인들이 지역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역민을 위해 실력 없고 경쟁력 없는 정치인은 무조건 도태시켜야 한다. 지역민이 한국당을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대안 세력 부재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당이 전면적이고 철저한 개혁으로 화답하지 않으면 지역민의 지지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2019-01-03 06:30:00

[사설] 하자투성이 정책으로 국민이 경제 성과 체감하겠나

문재인 대통령이 2일 "2019년은 정책의 성과들을 국민들께서 삶 속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정책 성과를 내는 데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경제를 올해 국정 최우선 과제로 정한 것은 시의적절하지만 대통령이 기존 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드러내 걱정이 크다. 문 대통령은 "더 많은 국민이 공감할 때까지 인내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언급한 인내는 정부의 인내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말이다.최근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성과가 없었다는 응답이 성과가 있었다는 답의 두 배나 됐다. 고용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것은 경기 부진 때문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나 정부의 대응 능력 부족 때문이라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경제정책의 방향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40%, 정책 방향은 옳지만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응답이 27.7%에 달했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국민에게 신뢰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우리 경제는 IMF 사태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최저임금 충격에 이어 올해 두 자릿수 인상은 설상가상이다. 명목상 인상률은 10.9%지만 주휴 수당이 강제되면 사실상 33% 급등이란 분석도 있다. 새해 벽두부터 서민 물가가 오르고 영세 업체들이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는 등 최저임금 쇼크가 닥쳐오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추락하고 투자·생산·고용은 바닥을 헤맨다.위기를 극복하려면 정확한 현실 인식과 대처가 중요하다.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의 유보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하자투성이 경제정책에 대한 수정은커녕 고수 입장을 다시 천명했다. 국민의 고통과 호소에 귀 닫은 정책으로 경제 성과를 내기는 불가능하다.

2019-01-03 06:30:00

[사설] 다시 증가하는 학교폭력, 근본 해법 고민할 때

대구지역 학교폭력이 다시 증가세다. 매년 조금씩 감소하던 학교폭력 행위가 2017학년도에는 전년도 대비 23.7%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현장의 폭력에 대한 제도 개선 등 해소 노력이 더해지는 상황에서 다시 문제점이 고개를 들고 있다니 학부모의 우려가 크다.교육청 자료를 보면 2017학년도 대구 초·중·고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심의한 학교폭력 건수는 모두 1천440건이다. 2014학년도 1천791건에서 2015학년도 1천237건, 2016학년도 1천164건으로 감소세이던 것이 다시 늘기 시작한 것이다.이렇듯 학교폭력이 급증한 배경은 신체 폭행이 아니어도 학교폭력으로 처리하는 흐름 때문이다. 2017학년도 기준 전체 심의의 절반은 폭행(734건)이었다. 여기에다 정보통신망에서의 음란·폭력·사이버따돌림(137건), 명예훼손·모욕(136건), 협박(86건) 등 다양한 유형의 폭력에 아이들이 노출되면서 학교폭력 문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해법 또한 쉽지 않음을 말해준다.그렇다면 현행 학교폭력 예방 및 사후 처리 등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실효성이 높은지 시스템 전반에 걸쳐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학교 당국과 학교폭력위원회의 개입에도 폭력 행위가 숙지지 않는 것은 현 대응 체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발생 단계부터 신고, 심의, 처분까지 전 과정에 아직도 허점이 많다는 소리다.게다가 젊은 교사에게 학교폭력 문제를 전담시켜 교사 불만과 스트레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이면 현 대응 체계를 신뢰할 만한 솔루션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가령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를 전담하는 외부 전문가를 특채해 배치하는 등 근본 해법을 찾지 않는다면 학교 환경 개선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학교폭력을 '뜨거운 감자'로 인식해 아무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거나 문제 해결 시스템에 대한 획기적인 발상 전환과 투자를 꺼린다면 공교육 정상화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2019-01-0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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