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소주성 탓에 고통받는 저소득층·자영업자 비명 안 들리나

문재인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내세우는 소득주도성장(이하 소주성) 부작용과 폐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엔 진보 성향 싱크탱크와 대통령 직속 기관 보고서에서 소주성 실패를 입증하는 통계들이 제시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 근로자의 소득을 올리고, 이 소득이 다시 소비로 이어져 경기가 부양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문 정부의 허황한 소주성이 폐기돼야 할 근거들이 차고 넘친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 노동자의 안정적 소득을 담보하겠다는 취지에서 시행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소득 감소를 불러왔다.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의 지난해 시간당 임금은 전년에 비해 8.3%, 2분위는 8.8% 늘었다. 그러나 월 급여는 1분위가 4.1%, 2분위가 2.4% 줄었다. 월 급여 하위 10%는 51만원에서 49만원, 하위 10~20%는 129만원에서 126만원으로 감소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이 악화해 자영업자를 비롯한 고용주들이 노동시간 쪼개기 등으로 고용시간을 줄인 때문이다.소주성으로 소비 증가 혜택을 볼 것이라던 자영업자는 저소득층으로 추락했다.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보고서는 악화하는 자영업자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1년 사이 자영업자가 가장 소득이 높은 5분위에서 5만700가구, 4분위에서 9만5천800가구, 3분위에서 3만5천 가구 줄었다. 이에 비해 소득하위 2분위에서는 자영업자가 6만1천500가구, 1분위에서는 6만6천400가구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경영 악화로 자영업자들이 저소득층으로 굴러떨어졌다.애초 목표와는 정반대로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 소주성 탓에 경제 약자들이 고통받고 있는데도 문 정부는 정책 폐기는 물론 수정 요구조차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일부 긍정적 지표만을 앞세워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하고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고집을 부리고 있다. 소주성 탓에 수입이 줄어든 저소득층과 폐업을 한 자영업자들의 고통과 비명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지 문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2020-01-14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주민투표 절차의 공정이 우선이다

대구경북의 최대 현안인 통합신공항 후보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드디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숱한 논란의 마침표이자 오랜 염원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주민투표를 앞두고 군위군과 의성군 지역의 관심과 열기도 후끈해지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어서, 일각에서는 희비가 엇갈릴 투표 결과에 따라 혹여 공정성 시비나 불복의 여파를 걱정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그러나 지난주 양 지역에서 '투표 결과에 승복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일차적인 우려의 목소리에 일단락을 지었다. 이어서 주민투표를 7일 남겨둔 이즈음에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로 오점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확산되면서 높은 주민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승복이 전제되지 않은 투표 행위는 더 큰 갈등의 씨앗일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표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전투표(16, 17일) 직전 주말인 지난 11, 12일 군위와 의성에서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주민투표 홍보 활동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투표 참가 독려와 함께 찬성표를 호소했다. 대구에서의 접근성과 상생 발전론을 내세우기도 했다.하지만 활발한 홍보 활동에도 일탈의 여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 자칫 주민투표에 부정의 소지가 있다면 결과에 불복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북도가 공무원들이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엄정 중립을 유지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고, 경북선관위도 선거법 위반 행위 차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만에 하나 불법이나 부정행위가 노출된다면 애써 이끌어낸 주민투표 결과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해당 자치단체는 물론 유치 시민단체와 주민 모두가 투표의 정당성과 효력에 시비를 걸 수 있는 여지를 남겨서는 안 된다. 주민자치와 민주제도의 투표는 과정이 결과의 정당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2020-01-14 06:30:00

[사설] 경주 월성원전 가동 중단 위기, 이제 한 고비 넘겼을 뿐

경주 월성원전 2~4호기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추가 건설이 뒤늦게나마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를 통과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월성원전 맥스터가 2021년 11월 포화 상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건설 결정을 더 미루다가는 월성원전이 아예 멈춰서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뻔했기 때문이다.원전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는 캐니스터 혹은 맥스터라고 불리는 별도의 임시저장시설에 보관해야 하는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의 눈치를 보느라 원안위가 여태껏 맥스터 추가 건립 결정을 미룬 것은 실로 무책임한 처사였다. 상황이 낭떠러지까지 몰려 뒤늦게 원안위가 표결에 들어갔는데도 일부 위원들이 대안도 없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원안위 표결로 맥스터 추가 건설 결정은 도출해냈지만 난관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로 분류되는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시설을 만들려면 지역공론화 의견 수렴이 필요한데 그 범위를 둘러싸고 빚어지고 있는 경주와 울산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원전 반경 5㎞ 이내 경주시민만의 의견을 반영하자는 경주의 의견과 원전 반경 30㎞ 범위 안에 있는 울산시민들의 의견도 반영하자는 울산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데, 자칫 결론을 내느라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그런 점에서 월성원전 문제는 이제 한 고비 넘겼을 뿐이다. 맥스터 건설에 대략 1년 7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맥스터 추가 건설의 데드라인은 늦어도 올봄으로,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대구경북 지역 전체 전기 소비량의 22%를 생산하는 월성원전 2~4호기가 멈춰서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국가적·지역적 재앙이다. 지역공론화 재검토 위원회는 이 문제를 조속히 논의해 신속히 결론을 내야 하며, 환경단체들도 월성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에 더 이상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2020-01-13 06:30:00

[사설] 검찰 압수수색 거부한다는 청와대, 법치가 무너진다

청와대가 앞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일절 거부할 방침이라고 한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압수수색에)협조를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이라며 "향후 압수수색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되지 않을 경우 협조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검찰'의 수사는 일절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10일 검찰은 울산시장 하명 수사 및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청와대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이쯤 되면 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유린은 폭주라는 말로는 부족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치의 요체는 '법 앞에서 평등'이다. 압수수색은 정당한 법 집행의 주요 절차로 누구도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 방침은 그런 대원칙을 거부하고 청와대를 법치가 미치지 못하는 성역(聖域)으로 두겠다는 것이다. 누가 그런 권한을 줬나.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등 청와대가 깊숙이 관련된 권력형 비리 의혹이 풍기는 악취는 너무나 지독해 덮으려 해도 덮을 수 없게 됐다. 이런 한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문 정권은 추미애라는 행동대장을 내세워 윤 총장 수족을 잘라낸 데 이어 법무부 장관의 '특별 지시'라며 "비(非)직제 수사 조직은 시급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 설치하라"는 '명'(命)을 내렸다.윤 총장이 새로운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수사를 계속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윤석열 검찰'에 대한 '확인 사살'이다.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 방침은 이와 단단히 결합된 청와대 수사 봉쇄 시도이다.이렇게 한다고 문 정권의 권력형 비리가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세상 일이 다 그렇다. 일시적으로 숨길 수는 있어도 언제까지 감출 수는 없는 법이다. '윤석열 검찰'의 무력화 강도를 높일수록 문 정권의 '죄'의 상(像)은 국민의 눈에 더욱 또렷이 비친다.

2020-01-13 06:30:00

[사설] 대구 경상여고 악취사고 원인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대구 경상여고 악취사고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대구시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상여고 가스 흡입 사고 원인규명을 위한 합동조사단'까지 꾸려서 3개월이 넘도록 조사활동을 벌였지만, 명확한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처사를 학생과 시민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의문이다.우선 초동조사 당시 강당 내 시료를 채취하지 못해 원인 물질의 성분이나 유입 경로 등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또한 외부 요인 점검을 위해 학교 인근 공업지역을 수차례 모니터링했지만, 원인 물질을 찾아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실한 조사 방법은 물론 허술한 향후 대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먼저 지난해 9월 사고 발생 후 18일이나 지나 조사단을 꾸린 탓에 초동조사가 어려웠을 것이다. 나아가 11월 중순까지 세 차례 회의를 마친 뒤 추가 논의도 없었다고 한다. 두 달 가까이 이메일을 통한 의견 수렴만으로 결론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일부 조사위원이 강당 지하 과학실을 지목했지만, 학교 측의 반대로 내부 기류 테스트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대구시의 향후 대책도 그렇다. 기존 미세먼지 개선안을 '재탕'한 수준이다. 1년 전 정책을 경상여고 악취사고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어설픈 결론과 보여주기식 행정 탓에 향후 똑같은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만 남겨두게 되었다"는 조사단 내부 비판까지 제기된 이유이다. 조사 방식이나 사후 대책이나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지난 2017년 악취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그랬다."관리 대상이 아닌 영세업체가 많아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 "전문 인력과 장비가 없다"는 변명으로 원인 규명과 대책수립에 손을 놓았던 적이 있다. 이번에는 다를 것으로 믿었는데 '역시나'였다. 가스 누출의 위험성은 물론 학생과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국의 무책임한 대응과 불성실한 대책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2020-01-13 06:30:00

[사설] 패션조합 위탁 운영 논란 의혹 밝혀 풀어야

대구시가 지난 8일 결정한 올해 대구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센터) 위탁 운영자를 두고 논란이다. 대구시가 선정한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패션조합)은 이로써 지난 2018년부터 3년 연속 센터 관리·운영을 맡게 됐지만 경쟁업체가 반발하는 등 선정 과정이 석연치 않아 의혹을 사게 됐다. 특히 패션조합이 책임을 졌던 센터가 지난해 10월 대구시의 민간위탁사무평가에서 평가 등급 중 가장 낮은 '마' 등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대구시의 심사 결정이 의심을 받는 셈이다.센터는 대구시가 지역의 패션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0년 설립한 만큼 엄정한 심사를 통해 업체 선정과 위탁 관리를 해야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번 위탁 운영자 결정을 두고 말이 많은 것은 2018년과 2019년 잇따라 패션조합이 센터를 맡아 관리했음에도 대구시가 10곳에 대해 실시한 평가에서 유일하게 가장 낮은 '마' 등급을 받은 반면, '다' 등급의 경쟁업체는 탈락해서다. 대구시가 패션조합의 센터 위탁 운영이 부실했다고 평가를 하면서도 또다시 위탁했으니 의심을 살 만하다.또한 이번 위탁 운영자 결정 심사에 참여한 한 인사가 이번에 탈락한 경쟁업체에서 과거 근무할 당시 업체 측과 갈등을 빚고 사퇴한 전력을 가진 것으로 밝혀져 대구시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의혹의 눈길이 더욱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심사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심을 자초한 것이다. 아울러 이번에 뽑힌 패션조합은 그동안 국가 지원금과 대구시 보조금 등을 지원받아 뭇 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여러 의혹과 잡음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다. 대구시가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게 된 일은 어쩌면 자연스럽다.그러잖아도 대구시는 국가기관 평가에서 전국 시·도 가운데 낮은 청렴도로 수모를 겪었다. 지난 12월에는 전년보다 2등급 떨어져 전국 최하위 수준인 5등급을 받아 대구 시민단체의 혁신을 촉구하는 충고까지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뜩이나 대구 사회 전반에 대한 외부 시선조차 마뜩잖고 청렴도마저 꼴찌에 허덕이는 마당에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의 심사 과정까지도 의심을 받아서야 대구의 옛 명성에 걸맞은 품격을 갖출 수 있겠는가. 감사를 통해서라도 의혹을 밝혀 잘못이 있으면 바뤄야 한다.

2020-01-11 06:30:00

[사설] 독재국가에서도 이렇게는 안했다

1·8 검찰 인사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족을 잘라낸 당정의 윤 총장 압박이 도를 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이 제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검찰총장이 본분을 망각한 채 사실상 항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인사 과정에서 검찰이 보인 모습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까지도 "법무부 장관의 의견 청취 요청을 검찰총장이 거부한 것은 공직자의 자세로서 유감스럽다"며 윤 총장에게 화살을 겨눴다. 법으로 규정한 '검찰총장 의견 수렴' 절차를 무시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당정이 약속이나 한 듯 윤 총장의 항명처럼 뒤집기에 나선 것이다.하지만 추 장관이 애초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인사안을 만들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항명 근거로 "검찰인사위 회의 전 30분뿐만 아니라 인사위 후에도 6시간 동안 기다렸다"는 점을 들었다. 추 장관은 검찰 인사위원회 개최를 30분 앞두고 윤 총장에게 법무부로 오라고 호출했다고 한다. 인사안도 검찰에 제시하지 않았고 인사 정보도 공유할 생각이 없으면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요식적 절차 충족에 집착한 것이다. 그러고도 문제가 불거지자 항명으로 몰아간다면 적반하장이라는 말로 부족하다.당장 "독재국가에서도 이렇게 (인사를) 안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그렇게 말했다. 배병일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검찰청법상 협의를 하라는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고 규정했다. 한반도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번 검찰 인사는 명백한 수사 방해이자 보복 인사라며 추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군사 독재 정권에도 없었던 대학살'이라며 맹비난했다. 한국당 역시 추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가뜩이나 국민은 이번 검찰 인사를 문재인 정권 비리 수사를 덮기 위한 술수로 읽고 있다. 그 완결판이 이번 인사로 수족이 잘린 윤석열 검찰총장 몰아내기가 될 것이다. 이번 검찰 인사 후폭풍은 당정청이 일사불란하게 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줬다. 그리하여 당장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덮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국민이 그 숨은 뜻을 모르리라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2020-01-11 06:30:00

[사설] 민선 체육회장을 정치 등용문쯤으로 여기는 행태, 유감스럽다

민선 초대 체육회장 당선인이 당선증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지방자치단체장 재선거에 출마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경북 상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데, 민선체육회장 선거제 도입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다. 체육회를 정치로부터 독립시켜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로 올해 처음으로 체육회장 선거를 실시했는데, 결과적으로 회장 자리가 정치 활동의 발판이 된 셈이니 이만한 역설도 없다.지난달 24일 초대 상주시 민선 체육회장에 당선된 김성환 당선인은 오는 16일 회장 임기 시작을 앞두고 상주시장 재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해 지역사회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현재 상주시장 선거 후보가 난립한 상황에서 1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민선 체육회장에게 승산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더구나 시장 선거에서 떨어져도 체육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도 받아놨다고 하니 이만한 '꽃놀이패'도 없다.누구에게나 선거에 나갈 자유가 있으며 김 당선인의 경륜과 상주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픈 포부 등을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행보는 부적절한 선택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김 당선인이 시장에 당선될 경우 본인이야 좋겠지만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상주시체육회장을 다시 선출해야만 한다. 반 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체육회장을 뽑자고 선거를 두 번이나 치르는 데 따른 사회적·경제적 손실은 누가 질 것인가.체육회장 선거는 지자체장이 체육단체장 겸임에 따른 정치 예속화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입법 취지를 생각해서라도 김 당선인은 시장 출마 의사를 거두고 본연의 책임에 몰두하기를 권한다. 특정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일반화하기에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우리는 상주에서와 같은 일이 타지역에서 더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점에서 체육회장 선거가 정치 예속화의 연장(延長)으로 악용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

2020-01-10 06:30:00

[사설] 총선 다가올수록 지지층만 보고 가는 文정권의 폭주

문재인 정권의 폭주(暴走)가 도를 한참 넘었다. 정권을 향한 수사를 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들을 대학살한 검찰 인사를 비롯해 지난해 연말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예산안 강행 통과 등 독재 시대에도 찾아보기 힘든 횡포를 잇달아 자행하고 있다. 촛불로 집권한 정권의 일방 폭주에 분노하는 국민이 갈수록 증가하는 실정이다.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2년 반이 넘도록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집권 세력은 편 가르기와 '코드 인사'로 국론을 분열시켰다. 실패로 결론이 난 경제와 대북·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고집도 꺾지 않았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들어서는 국민 눈치를 보지 않은 채 지지층만 보고 가는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 나라의 기본 틀을 망가뜨리는 선거법·공수처법과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사업이 대거 포함된 예산안을 야당 반대를 짓밟고 강행 통과시켰다. 급기야 청와대·여권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 대해 폭압적 인사를 저질러 정권을 향한 수사를 원천 차단하고 나섰다.문 정권이 폭주하는 이유는 정권을 무조건 호위하는 지지층이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청와대·정부가 실책을 거듭하고 정권과 관련한 여러 수사가 진행되는데도 대통령 지지율은 40%를 넘고 더불어민주당은 정당 지지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야권이 사분오열돼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것도 정권 폭주를 부르고 있다.총선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지층만 보고 가는 정권의 폭주가 더 심해질 게 뻔하다. 국론은 두 동강 나고, 외교·안보는 위기이고, 경제지표는 빨간불인데도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자화자찬하며 마이웨이를 부르짖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리고 총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에 더욱 올인할 태세다. 지지층만 보고 가는 국정 운영이 총선·대선에서 이기는 길로 확신한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 국민을 내팽개친 정권의 일방 폭주를 현명한 국민이 총선에서 심판할 수밖에 없다.

2020-01-10 06:30:00

추미애 법무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추미애 장관, '영혼없는 법무 관료'로 영원히 기록될 것

8일 전격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9일 "지역 안배와 기수를 안배했다"며 "가장 형평성 있고 균형 있는 인사"라고 했다. 할 말을 잃게 하는 강변이다. 이번 인사가 문재인 정권 핵심부의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막기 위한 '윤석열 수족 쳐내기'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이를 '균형 있는 인사'라고 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을 모독하는 말장난이다.나아가 추 장관 스스로 법치와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청와대의 하명을 군말 없이 수행하는 '영혼 없는 관료'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2013년 10월 국가정보원 대선·선거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수사팀에서 배제됐을 당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지금의 추 장관과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그해 11월 19일 추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정홍원 총리에게 "열심히 하는 채동욱 검찰총장을 내쫓고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책임자인 윤석열 팀장을 내쳤다"고 비난했다. 이에 정 총리가 "철저히 수사하고 재판도 하고 있다"고 하자 추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 온갖 애를 쓰고 있다"고 쏘아붙였다.2013년이나 2020년이나 '검사 윤석열'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변함이 없다. 그러나 추 장관은 2013년에는 왜 윤석열을 내쳤느냐고 언성을 높였고, 지금 2020년에는 윤석열을 무력화해놓고 잘된 인사라고 한다. 순식간에 얼굴 분장을 바꾸는 중국 경극(京劇) 배우가 울고 갈 변신이다. 여기서 드러난 것은 '우리 편이냐 아니냐'라는 지극히 단순한 진영 논리이다.진영 논리는 맹목적인 충성과 추종만을 요구한다. 그래서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성찰이 들어설 여지가 없다. 이번 '검찰 대학살'은 전형적인 진영 논리의 결과물이다. 법치와 정의의 파괴이자 양심과 상식에 대한 모독이다. 이를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수행한 추 장관은 '영혼 없는 법무 관료'로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2020-01-10 06:30:00

[사설] 정부 빚 700조 돌파…포퓰리즘 정책 남발 탓이다

작년 11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가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국채 발행 증가로 한 달 만에 6조원이 늘어 704조5천억원에 달했다. 중앙정부 채무에 지방정부 채무를 더한 국가채무는 작년 말 기준 741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국가채무가 급증한 것은 경기 침체로 세수는 대폭 줄어든 반면 정부의 재정 지출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국가채무는 초당 139만원씩 불어날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빨라 머지않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국민 한 사람이 부담해야 할 국가채무가 2014년 1천만원을 넘은 뒤 현재 1천400만원을 돌파했다. 국가채무가 2023년 1천조원을 넘고 2028년 지금의 두 배가 넘는 1천490조6천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낮은 출산율과 인구 고령화, 저성장 등을 고려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미래 세대가 빚의 수렁에 빠져 고통받게 될 것이 뻔하다.사정이 이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후 복지·경기 진작 등을 명목으로 나랏돈을 푸는 데 올인하고 있다. 대표적 포퓰리즘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워 재정 퍼주기에 몰입하는 바람에 나라 곳간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의 무분별한 확장 재정 정책에 비판이 쏟아지자 청와대 대변인은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리기 마련이기 때문에 어려울 때 쓰라고 곳간에 재정을 비축해두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나랏돈을 못 써 안달이 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총선이 있는 올해엔 정부의 포퓰리즘 재정 운용이 더욱 기승을 부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상반기에 역대 최고 수준인 62%의 재정을 집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복지를 내건 정부의 현금 뿌리기가 남발될 것이고 서울시 등 지자체까지 퍼주기에 가세할 것이다. 국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어서 나랏돈을 퍼주는 포퓰리즘 정책이 난무하면 재정 파탄은 불 보듯 뻔하다. 그 뒷감당은 국민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나라와 국민은 어떻게 되든 말든 나랏돈을 풀어 총선 승리를 노리는 정권을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020-01-09 06:30:00

[사설] 포스코 퇴행적 기업문화 새해부턴 일신해야

포스코가 새해 벽두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지난 연말 고용노동부가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확인하면서 압수수색을 진행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겹친 일이다. 이번에는 납품 비리 혐의라고 한다. 경찰이 7일 오전 수사관들을 보내 포항제철소 화성부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 했으며, 컴퓨터와 서류 등 증거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아직은 수사 초기여서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고질적인 납품 비리의 연장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경찰도 포스코 하청업체의 납품 비리 의혹을 수사하다가 포스코 직원과 납품업체 사이에 금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포스코는 금품 비리가 관행처럼 이루어져 왔다는 불명예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포스코는 지난해 봄에도 직원과 협력업체 간 수억원대의 금품 수수 사건이 불거졌다. 따라서 부녀지간인 포항의 한 음식점 업주와 포스코 구매 담당 직원이 나란히 법정에 서는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그 후에도 안전 설비가 직원과 협력업체의 짬짜미 거래로 제 기능을 못한다거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여전히 제기되었지만 포스코가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이같이 부당한 거래 의혹을 키워 온 것이 이번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고 봐야 한다. 그뿐만 아니다. 포스코는 근래들어 광양제철소 폭발사고에다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횡포와 대기오염물질 배출 등 잇따른 악재로 주민들의 걱정을 가중시키고 국민적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포스코는 경북 포항 영일만에서 출발해 우리나라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견인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성장한 대한민국의 자존심이었다. 더 이상 부실과 비리의 온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기업의 대외 신인도를 추락시키고 지역민의 자긍심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연초부터 터진 불미스러운 일이 기업문화를 일신하며 향후 더 큰 재난과 불행을 예방하는 액땜이 되기를 기원한다.

2020-01-09 06:30:00

[사설] '지방'없는 文대통령 신년사, 지방분권 퇴행 조짐 아닌가

7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균형 발전'이라는 단 한 문장 말고 지방분권과 관련된 언급이 없다는 점은 지극히 유감스럽다. 대통령의 신년사가 한 해 국정 과제와 방향을 가늠하는 강력한 메시지인 점을 고려할 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년사도 비슷한 일이 빚어진 것인데, 이는 현 정부의 지방분권 실천 의지가 대거 퇴행하는 조짐이라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 대통령은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제2국무회의를 제도화하고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자치권을 헌법화하는 개헌까지 추진하겠다고 임기 초 여러 자리에서 밝히기도 했다. 현재 8대 2 수준인 국세 대 지방세 비중도 2022년 7대 3으로 바꾸고 장기적으로는 6대 4로 개편하겠다고도 했다.하지만 문 대통령 임기가 2년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지금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추진 성적표는 어디에 내놓기조차 민망할 지경이다. 이날 신년사를 통해 문 대통령은 23개 사업 25조원 규모의 국가 균형발전프로젝트를 올해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 계획을 복기(復記)한 것에 불과하다. 예비타당성조사나 예산 지원 같은 것도 얼핏 지방에 대한 배려로 보이지만, 중앙정부가 예산으로 지방정부를 쥐락펴락하겠다는 의도와 동의어일 뿐이다.지난해 12월 수도권 총인구가 비수도권 총인구를 추월할 정도로 지방 소멸은 급속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정부가 말로만 지방분권을 외치고 실질적 지방분권 정책을 소홀히 하는 동안 지방 인구는 하루가 다르게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지방의 고사(枯死)는 미래 일이 아니라 이제 현실이 됐다. 사정이 이러니 지방분권에 관한 한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만 못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문 정부는 공수처 추진에 매달리는 노력의 십분의 일만큼이라도 지방분권 추진에 힘을 쏟기 바란다.

2020-01-09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투표 결과에 승복하자는 공감대 바람직하다

대구경북 최대의 현안 중 하나인 통합신공항 이전 최종 후보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군위군과 의성군은 투표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따라서 입지가 어느 쪽으로 결정이 되든 법과 절차에 따른 결과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공항 이전사업과 지역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해당 지역인 군위군과 의성군에서 '투표 결과에 승복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양 지역 상생발전 차원에서 선정 방식과 투표 결과를 절대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위군도 "이전지 주민 의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특별법의 취지를 왜곡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방안 합의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미선정 지역에 배후시설인 항공클러스터 조성 방침을 밝혔고, 양 지역의 이견과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적극 나서기도 했다.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군위군수에 대해 법원이 조건부로 석방을 허가함으로써 업무에 복귀하게 된 것도 호재이다.통합신공항은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절차에 따라 반드시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의 유치 신청을 거쳐야 하는데, 이번 보석으로 군수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 신청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법원도 이 점을 감안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가 결정 나는 21일까지만이라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김 군수 측의 호소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군수 권한대행이 유치 신청을 할 경우 발생할 여지가 있는 향후의 정당성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해당 자치단체장이 유치 신청을 하고 후속 사업을 착실히 진행해나가는 일만 남았다. 그것이 지방자치 정신에 충실하고 대승적 상생발전에 부응하는 길이다.

2020-01-08 06:30:00

[사설] '관광의 별' 대구 근대골목투어, 이제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대구 근대골목투어에 참여한 관광객이 3년 연속 2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근대문화골목과 김광석길 등 5개 코스 골목투어에 나선 관광객이 모두 234만3천여 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다 관광객 수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골목투어 시작 이후 11년 만에 무려 8천 배를 웃도는 것으로 2012년 문화관광부·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의 별' 타이틀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증명했다.대구 도심에 산재한 근대문화유산을 재조명하고 긴 시간 잊히지 않고 이어져온 골목의 이야기들을 관광 상품으로 녹여낸 '골목투어'는 사실상 무에서 유를 창조해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2008년에 고작 287명이 골목길을 밟았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2015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성과는 '관광의 변방'이던 대구를 '관광의 별'로 탈바꿈시켰고, 국내외 어느 유명 관광지와 견줘도 모자람이 없는 대표 관광자산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힘이다.골목투어는 다른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골목길'이라는 공간적 정체성에다 100여 년의 세월 동안 축적된 생활사 등 흥미로운 스토리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대구가 가진 이런 차별화된 색깔과 유무형의 근대 역사문화유산이 간직해온 절대적 가치는 2014년 40만 명에 그쳤던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60만 명을 넘어선 것에서도 확인된다. 이는 국내외 수많은 도시들이 표현해내는 상투적인 형식미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관점에서 대구를 보고 즐기고 공감하는 외국인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근대골목투어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골목길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과 가치를 더욱 발전시키고 확대해나가야 한다. 야경투어나 체험 프로그램 등 도심 명소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도시의 생동감과 공간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편안하고 즐거운 관광을 뒷받침하는 각종 편의시설 확충도 빼놓을 수 없다. 결국 근대골목투어의 미래는 골목길이라는 관광자원의 고도화와 완벽한 인프라에 달린 것이다.

2020-01-08 06:30:00

[사설] 자화자찬과 유체이탈 화법만 재확인한 문 대통령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의 어제 신년사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해온 각종 공개 발언의 연장에 불과하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은 유체이탈 화법의 재연이었다. 그러니 신년사를 통해 국민은 모든 게 어렵지만 잘해낼 수 있고 해낼 것이란 희망과 용기를 갖기보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2년도 더 남았다는 사실에 절망할 법하다.무엇보다 절망적인 것은 경제에 대한 '초(超)현실적' 자화자찬이다. "일자리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다"거나 "새로운 수출 동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발언이 그렇다. 늘어난 일자리는 세금으로 만든 것이다. 이런 일자리 늘리기는 누구도 할 수 있다. 기업이 만드는 양질의 일자리는 감소 일로다.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10.3%나 감소했다.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의 수출이 이 모양이니 경제성장률 저하는 당연하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지난해 실질성장률이 1%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우리 경제의 현실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한국 경제가 반세기 만에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한 그대로다.맹목적인 '평화 환상'도 여전하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와 북한 김정은과의 대화를 언급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등 단돈 1원이라도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남북 교류 협력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때문에 불가능하다.김정은과 대화도 그렇다. 대화의 목적은 비핵화여야 한다. 그러나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은 비핵화 진전은커녕 남한과 국제사회에 대한 김정은의 기만에 자리를 깔아줬을 뿐이다. 더군다나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핵개발 포기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마당이다. 국회에 보고됐으니 문 대통령도 보고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판국에 김정은과 무엇을 위한 대화를 하겠다는 것인가.이렇게 현실과 유리돼 있으니 신년사에서 제시한 장밋빛 전망과 계획도 신뢰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20-01-08 06:30:00

[사설] 선출 첫 대구·경북 체육회장 시대, 낙하산 인사부터 막아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대구의 체육회장 선거 후보가 단독 등록해 사실상 박영기 전 대구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이 5일 당선됐다. 박 후보는 15일 시체육회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받고 16일부터 3년 임기의 회장직을 시작하게 된다. 3명의 후보가 등록한 경북에서는 13일 투표를 거쳐 새로운 회장이 결정된다. 이처럼 오는 15일이면 전국 시·도 체육회장은 모두 선거에 의한 민간인이 맡게 되니 체육회로서는 역사적인 선거다.이번 민간 이양 첫 체육회장 시대는 지난 2018년 체육과 정치를 분리해 독자적인 체육 행정이 가능하도록 지방자치단체장의 시·도 체육회장 겸직을 금지토록 한 국민체육진흥법의 일부 개정에 따른 결과물이다. 신임 선출 대구·경북의 체육회장은 학교·전문 체육은 물론, 생활 체육 분야까지 아우르며 덩치가 커진 통합 체육 행정의 명실상부한 수장으로 대구·경북지역 학교·전문 체육 발전과 시·도민 생활 체육 활성화를 위한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됐다.첫 선출 체육회장인 만큼 앞으로 그릴 청사진도 종전과 다른 모양에 새로운 색깔을 띨 것이 틀림없다.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 지난 1995년 민선 시·도 단체장 이후 임명직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정의 엄청난 변화가 잇따랐던 것처럼 체육회 역시 그런 길을 가리라는 전망이 많고 기대도 크다. 그동안 단체장 겸직 체육회장 때의 그늘과 낙하산 인사 등 부작용이 컸던 탓이다.무엇보다 대구·경북 두 신임 회장이 명심할 부분은 체육회 정체성 확립으로, 이는 곧 단체장이나 정치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성을 지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 인사의 독립을 이뤄내야 한다. 과거처럼 단체장 측근이나 시·도 퇴직자를 위한 낙하산 인사는 현명하게 막아야 한다. 물론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한 시·도와의 원만한 협력 관계 유지는 필수이다. 특히 대구는 시세(市勢)에 걸맞지 않는 부진한 성적 등 지역과 체육인 위상을 높일 창조적 체육 행정을 위해서 더욱 그런 현실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20-01-07 06:30:00

[사설] 재경 '대경학숙' 무산 이대로 방관할 것인가

대구시와 경북도가 수도권으로 진학하는 지역 학생들을 위해 저렴한 기숙사를 건립하려던 계획을 기어이 접는 모양이다. 대구시의 소극적인 대응 속에 경북도가 단독으로 타당성 조사를 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기숙사 건립에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구시가 장기 검토 과제로 여기고 있는 등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10년 넘게 설립 필요성만 분분하게 제기되었던 '대경학사'(재경 대구경북학사)의 건립이 새롭게 추진된 건 지난 2017년이었다. 당시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에서 재경 대경학사 건립을 신규 과제로 상정하고 공론화에 나섰던 것이다. 대구경북 상생 발전을 위해 지역 출신 인재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차원의 공동 건립 방안이었다.오랜 교육·문화의 전통을 지닌 대구경북이 서울에 자그마한 학숙 하나 갖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현실이었다. 광주·전남과 충북, 전북 등이 오래전부터 학숙을 운영해온 것과도 대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계획으로 그치고 말았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지역 대학 등의 반대 목소리를 너무 의식했기 때문이다. '청년 유출을 조장하는 처사' '지역 대학생 역차별'이란 명분론에 위축된 것이다.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시장이 특히 지역 대학의 총장이나 동문회의 반발을 부담스러워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감안할 때 기숙사의 유무가 서울 유학 여부를 좌우하는 조건이 아님은 상식일 것이다. 오히려 대경학숙을 통해 출향 인재들에게 향토 사랑을 재인식시키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건 아닐지….재경 학숙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재경 호남향우회의 결집력과 애향심이 각별한 것도 오랜 광주·전남 학숙 운영의 전통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지역 인재의 육성과 지역 발전이란 대승적인 안목에서 대경학사 건립 문제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일이다.

2020-01-07 06:30:00

[사설] '불출마 선언 무풍지대' TK정치권…부끄러움은 유권자들 몫

4·15 총선이 99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구경북(TK) 정치권에서는 불출마 선언을 하는 정치인을 찾아볼 수 없다. 보수 진영 쇄신을 위해 나부터 희생하겠다는 용자(勇者)는 눈을 씻고 봐도 없고, 공천에 목을 매달며 중앙당 눈치만 보는 좌고우면(左顧右眄)형 국회의원이 수두룩하다. 보수의 심장,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 유권자들의 실망감도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타지역에서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도 현재까지 부산·경남권 6명, 수도권 2명, 충청·대전권 2명 등 총 10명의 현역 국회의원들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19명(대구 8, 경북 11) 가운데 이 대열에 동참한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적어도 현재 보수 정치권이 이 지경이 되도록 위기에 빠진 데 대한 일말의 책임감을 가진 정치인이 있다면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공천=당선'이라는 안일함 속에 머물면서 민심은 아랑곳하지 않는 이들이 정치 무대의 중심부에 설 가능성은 없다. 실제로, 요즘 대구경북 정치권의 위상을 보면 이런 '동네북'도 없다. TK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만만하게 보였는지 수도권 언론에서는 'TK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 요구가 전국 최고' 'TK 국회의원 100% 물갈이설' 같은 보도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선수(選數)가 깡패'라는 게 여의도 속설인데, TK 현역 국회의원을 모두 초선으로 바꿔서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참으로 무책임한 소리다.성에 안 찬다고 현역 의원들 대부분 물갈이하면 대구경북의 정치적 입지 및 위상의 추가 하락은 불보 듯 뻔하다. 지역 현안 및 예산 챙기기에도 절대 도움이 안 된다. 전면적 공천 학살을 막기 위해서라도 누군가가 총대를 메야 한다. 당사자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만 불출마 선언을 한 뒤 당 지도부에 대구경북을 대변하는 쓴소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 TK 현역의원 공천 학살 시도도 어느 정도 방어할 명분이 생긴다.

2020-01-07 06:30:00

[사설] 사회복지사의 장애인 폭행 근절 대책 세워라

대구 중구의 한 사회복지관 장애인시설에서 사회복지사가 무려 80회에 걸쳐 여러 장애인들에게 폭력을 휘둘러왔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폭행당한 한 장애인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함께 시설 내 폐쇄회로(CC)TV를 전수조사한 결과 포착한 정황이다. 이 중에는 가혹행위의 강도가 심한 영상도 30여 회가 넘었다고 한다.게다가 장애인 학대를 관리·감독해야 할 복지관이 시설 사회복지사의 무분별한 폭행과 폭언을 알면서도 피해자 가족에게 돈을 건네며 이를 은폐하고 무마하려 한 사실도 밝혀졌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곳이 장애인 보호 시설인가, 학대 공간인가. 폭행을 일삼은 자는 왜 사회복지사가 되었으며, 사회복지관이라는 시설은 왜 존재하는 것인가.지난해 초에도 대구 북구의 한 장애인 보호센터에서 사회복지사가 수차례에 걸쳐 장애인에게 폭행과 폭언을 했지만 시설 측이 이를 묵인해 온 사실이 드러난 적이 있다. 특히 이곳 복지재단 이사장도 해당 사회복지사를 징계하기는커녕 사직서를 반려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었다.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인 학대에 대해 사회복지 종사자는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이 같은 복지시설의 경우 오히려 보호자의 입막음을 시도하며 사실을 지속적으로 은폐하기 일쑤이다. 폭력적인 사회복지사나 이를 비호하는 복지관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인 것이다. 심심하면 불거지는 시설 내 장애인 폭행 사례가 사회복지사 개인의 인격이나 품성의 문제라면 그나마 개선의 여지가 있다.해당 사회복지사를 복지관과 보호시설 울타리에서 끄집어내 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하면 된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같은 일들이 시스템과 제도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가 하는 데에 있다. 복지관 구성원들의 업무 과중이나 낮은 임금 등도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 사회복지사 양성과 선발 과정은 물론 복지관 설립과 운영 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2020-01-06 06:30:00

[사설] 검찰 무력화 성공하자 사법부 장악에 나선 문 정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통과로 검찰 무력화를 예약해 놓은 문재인 정부가 그 여세를 몰아 사법부 장악에 나섰다. 사법행정위원회라는 신설 기구가 사법부 행정을 총괄하는 권한을 갖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대표 발의자는 공수처법 원안에 여러 독소조항을 넣는 것을 주도한 것으로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개정안은 법원행정처와 법관인사위원회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위를 신설해 법원 인사와 행정을 모두 맡도록 했다. 사법행정위는 위원장인 대법원장,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추천한 법관 위원 4명, 국회가 선출한 비(非)법관 위원 6명 등 총 11명으로 비법관 위원이 과반을 넘는 구조다.이를 두고 민변, 참여연대 등 문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비법관 위원으로 포진시켜 이들을 통해 사법부 행정과 인사를 좌지우지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법안의 강행 처리 때와 같이 여당과 범여권 군소 정당이 '공조'하면 문제의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어렵지 않게 국회를 통과시킬 수 있다.그렇게 되면 문 정권은 김명수 대법원장 등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대법관으로 임명해 사법부의 상층부를 장악한 데 이어 법관 인사를 지렛대로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등 하부 조직까지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사법부마저 문 정권의 친위 조직으로 전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개정안'은 헌법에 명시된 '사법부 독립'을 법률로 허무는 위헌이다. 사법행정위의 과반인 비법관 위원을 국회에서 뽑는 것은 결국 국회가 법관 인사를 통제하는 것이 된다. '사법부 독립'의 핵심은 법관 인사의 독립이다. 법관 인사는 법원 외부 세력의 개입이 차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법관은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할 수 있다. 사법행정위 신설은 이를 정면으로 부인한다. 과거 독재정권도 이렇게는 하지 않았다.

2020-01-06 06:30:00

[사설] 서민들이 얼마나 더 눈물 흘려야 경제정책 뜯어고칠 텐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판매신용잔액이 처음으로 2천조원을 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가계대출, 개인사업자대출, 판매신용잔액은 2천11조4천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8조8천억원 급증했다. 가계대출은 13조6천억원 증가한 1천481조6천억원, 개인사업자대출은 12조8천억원 늘어난 438조7천억원, 신용카드 빚을 뜻하는 판매신용잔액은 2조4천억원 불어난 91조1천억원에 달했다.가계대출, 개인사업자대출, 판매신용잔액 급증은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졌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바로미터다. 소비 둔화로 업황이 나빠져 음식업, 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이 더 많은 빚을 지게 된 것이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져 눈물을 머금고 은행 예·적금과 장기 보험상품을 중도에 깨는 서민들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18년 7월부터 작년 6월까지 예·적금 중도 해지 건수가 1천만 건에 육박했고 보험상품 중도 해약도 900만 건이나 됐다. 이자 손해와 원금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예·적금과 보험을 깨야 할 만큼 가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문재인 정부는 2년 반 넘게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워 분배에 초점을 둔 경제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문 정부 들어서기 이전까지 3%를 넘던 경제성장률이 2%에도 못 미치는 등 경제가 좌초하고 말았다. 그 여파로 경제 약자(弱者)들의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지는 최악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궤변으로 서민들의 염장을 지르고 있다.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문화일보가 지난해 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38%가 C학점, 29%가 D학점, 10%가 F학점을 줬다. 경기를 악화시킨 경제정책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부동산 및 대기업 규제 정책, 탈원전 정책을 꼽았다. 하지만 대통령과 정부는 실패한 경제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서민들이 얼마나 더 많은 눈물을 흘려야 경제정책을 뜯어고칠 것인가.

2020-01-06 06:30:00

[사설] 영풍제련소의 '무방류 공정 도입', 허언 아니길

낙동강 상류 중금속 오염의 원인으로 여론 뭇매를 맞아온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가 올 연말부터는 공장 내 발생 폐수를 외부로 한 방울도 내보내지 않는 '무방류 공정'을 국내 업계 최초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증발 농축기를 이용해 폐수를 끓여 나온 수증기를 내부 공정에 재사용하고, 찌꺼기는 고체로 만들어 별도 처리한다는 것이 골자다. 영풍 측은 올해가 무방류 혁신 투자와 주민 상생, 환경 혁신이 눈으로 확인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발표대로라면 중금속 오염수 배출 차단에 있어 진일보한 대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영풍제련소의 모기업인 ㈜영풍의 이강인 대표이사는 2일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대책을 발표하면서 '신뢰' '자긍심' '주민 상생' 같은 낱말을 썼다. 그동안 영풍이 크고 작은 환경오염 사고 및 환경 관련 비리를 저지른 여파로, 제련소를 운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내부적 절박함의 발로라고 읽힌다. 우리는 국내 재계 서열 20위인 영풍그룹이 여론 비난을 일시적으로 모면하기 위해 허튼 약속을 내놓았으리라 보지 않는다. 무방류 공정 구축에 300억원을 투자했으며 매년 30억원의 유지비를 쓰겠다고 밝힌 점을 볼 때 구체성이 있는 대책이라고 판단된다.그렇다고 해서 영풍제련소에서 비롯된 중금속 오염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섣불리 믿을 수도 없다. 제련소의 무방류 공정 적용의 해외 사례가 있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실효를 거둔 전례가 없기에 그렇다. 제련소의 폐수를 한 방울도 외부로 흘려보내지 않는 것은 난제 중 난제다. 영풍은 앞으로 행정 당국은 물론이고 전문가, 시민사회로부터 무방류 공정 도입과 관련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영풍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남는다. 영풍 측의 의지만 있었다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영풍제련소는 업체와 결탁해 대기오염물질 수치를 조작하다가 임원이 징역형을 받는 등 부도덕한 기업 낙인이 찍혀 있다. 여론이 악화되고 폐수 무단 배출에 따른 조업정지 20일 행정처분을 받는 등 막다른 길에 몰리니 그제서야 방법을 찾아나선 것 아닌가.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영풍의 무방류 공정 도입을 환영한다. 만약 이 조치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배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영풍은 공장 폐쇄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20-01-04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문 정권의 '검찰개혁', 본질은 '윤석열 무력화'

문재인 정권이 '검찰개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3일 취임사에서 "이제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검찰개혁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검찰의) 조직 문화와 기존 관행까지 뿌리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도 2일 신년 합동 인사회에서 "권력기관이 신뢰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법적, 제도적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며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으로서 헌법에 따라 권한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런 당위론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문 정권의 '검찰개혁'의 본질이 무엇이냐이다. 검찰개혁의 요체는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당부했던, '살아 있는 권력'도 치는 검찰이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의 발언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무엇을 위한 검찰개혁이냐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문 정권의 '검찰개혁'이란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윤석열 총장을 무력화하려는 것임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개혁'은 이를 가리는 수사(修辭)일 뿐이다. 결국 문 정권이 원하는 검찰은 '권력의 사냥개'이다. 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다. '촛불 정신'을 계승했다는 정권이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려 하니 말이다.대통령의 권한을 다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이런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인사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등 문 정권의 각종 비리에 대한 수사 중단 압박이 통하지 않자 수사 라인을 교체해 윤 총장의 힘을 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이를 위한 물밑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청와대는 검사장과 차장검사 승진 대상자 150여 명에 대한 '세평 수집'을 경찰에 지시하는 등 검찰에 대한 인사 검증에 들어갔다. 조국 아들의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작성한 혐의로 검찰이 수사 선상에 올린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이 여기에 관여하고 있다. 인사 검증의 목적이 '윤석열 검찰'에 대한 '보복성 인사'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추 장관은 취임사에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문 정권이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적 통제'가 아니라 '권력의 통제'이다. 국민은 이런 교묘한 화술(話術)에 속지 말아야 한다.

2020-01-04 06:30:00

[사설] 구미시는 편향성 논란이 아닌 상식적 행정에 충실하라

"우리 이천만 동포에게 허위와 같은 진충갈력(盡忠竭力) 용맹의 기상이 었었던들 오늘과 같은 국욕(國辱)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본시 고관(高官)이란 제 몸만 알고 나라는 모르는 자가 많지만, 허위는 그렇지 않았다." 안중근 의사의 이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 것은 위선과 망발이 난무하는 오늘의 혼란한 시국 때문일까.왕산 허위는 우리 독립운동사의 첫 장인 의병전쟁에서 우뚝 섰던 위인이다. 을미의병의 기치를 올렸고, 1900년대 고종 황제의 신임으로 관직에 있으면서도 개혁을 지향하고 항일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왕산은 평생 구국충정과 항일투쟁으로 일관하다가 54세의 일기로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왕산의 집안은 전체가 독립운동에 나섰다. 3대에 걸쳐 형제와 자녀 14명이 항일운동에 투신했다.왕산의 고향인 구미(옛 선산)에 왕산허위기념관이 있고 기념사업회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구미시가 왕산허위기념관 사무국장에 왕산 명칭 지우기에 앞장선 퇴직 공무원을 임명해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까지 동장으로 근무하며 공원 광장과 누각 명칭을 '왕산'에서 '산동'으로 바꾸고 허위 선생 집안 독립운동가 14인 동상을 다른 곳에 설치하자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한다.왕산의 장손인 허경성 옹은 "관변단체들을 동원해 공원 명칭에서 왕산을 지우려던 사람을 기념관 사무국장으로 임명하는 데 강력히 반대했지만, 묵살됐다"고 하소연했다. 김교홍 왕산기념사업회 이사장 겸 기념관장도 "기념사업을 뜻대로 추진하지 못해 관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유족은 물론 기념사업회와 시민단체, 학계에서조차 반대하는 끊임없는 왕산 기념사업 흔들기의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구미시는 구미공단 50주년 홍보 영상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제외했다가 비난 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잖아도 침체일로에 놓인 구미 경제 회생 전략에 머리를 맞대도 부족한 상황이다. 구미시가 편향성 논란이 아닌 상식적 행정으로 시민행복에 충실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2020-01-03 06:30:00

[사설] 국민은 경제난에 잠 못 드는데, 경제 자랑 쏟아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상공회의소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지난해 우리는 안팎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함께 잘 사는 나라'의 기반을 세웠다"며 여러 자랑을 쏟아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유니콘 기업 5개 탄생, 취업자 수 4개월 연속 30만 명 이상 증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고용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선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등을 내세웠다.문 대통령 발언만 보면 한국 경제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호황을 구가한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경제 위기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사과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얼토당토않은 자화자찬만 쏟아낸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내세워 현실을 호도하는 고질병이 도진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수출 하나만 보더라도 한국 경제가 헤어나기 어려운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생생하게 알 수 있다. 지난해 수출은 5천424억1천만달러로 2018년보다 10.3% 격감했다.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 정부 관료들은 우리 경제가 처한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거나 오판해 큰소리를 치고, 조금만 기다리면 성과가 나타난다는 식의 '희망고문'을 일삼고 있다. 지난해 초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신남방시장 개척 등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 2년 연속 수출 6천억달러를 달성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과는 연간 600억달러나 수출이 감소했다. 이런 식의 문 정부 허언(虛言) 목록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수출 급감은 주52시간제, 최저임금제 등 정부의 노조 편향 정책에 따른 경쟁력 하락이 주된 요인이다. 이중 삼중으로 기업을 옭아매는 규제 일변도 정책도 수출 걸림돌이다. 원전 수출을 우리 스스로 가로막는 탈원전 정책도 문제다. 그릇된 이념에 경도된 경제 정책이 고쳐지지 않는 한 수출 등 경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경제 위기로 고통을 받은 국민은 4월 총선에서 표로 정권을 심판할 수밖에 없다.

2020-01-03 06:30:00

[사설] 여당에 끌려만 다닌 한국당 황교안 체제로 총선 치를 수 있나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지지도에서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을 근소한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신문 등 전국 9개 지역 언론사 모임인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다. 조사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32.1%로 민주당(38.2%)에 불과 6.1%포인트(p) 뒤졌다. 특히 비례대표 후보 지지 성향에서 양당의 격차는 오차범위(± 2.5%p) 내인 0.8%p에 그쳤다.이는 민주당이 크게 앞선 그간의 각종 여론조사와 다른 것으로, 민심의 향방(向方)을 더 정확히 파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는 문재인 정부의 각종 실정에도 민주당의 일방적·지속적 우세로 나타나 객관성과 정확도에서 문제가 있다는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한국당으로서는 이번 여론조사가 참으로 고무적일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선전할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는, 다시 말해 민주당에 맞설 수 있는 판은 깔려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현재로선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다. 그것을 현실로 바꿀 행동이 없다면 가능성은 가능성으로 끝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한국당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럽다.한국당은 예산안, 선거법, 공수처법의 강행 처리를 막지 못했다. "목숨을 걸겠다"거나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말만 무성했을 뿐 여당의 폭주를 막을 의지도 전략도 없었다. 뒤늦게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지만 '진정성' 여부를 떠나 결과적으로 '쇼'가 되어 버렸다. 이런 무능에 책임을 지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하는 의원들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당 전체 분위기는 위기의식과는 거리가 멀다.당 지도부와 전 의원이 비움으로써 채운다는 자세로 모든 것을 내려놓는 극약처방이 없다면 민심을 얻기 어렵다. 이번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지지세도 연기처럼 사라질 것이다. 그 비움의 선봉에는 황교안 대표가 서야 한다. 그래야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달라지고 나아가 문 정권 심판을 위한 야권 통합의 돌파구도 열린다.

2020-01-03 06:30:00

[사설] 위헌적 선거법·공수처법 강행 처리한 오만, 국민이 심판해야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군소정당이 지난해 강행 처리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은 위헌 소지라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런 점에서 두 법의 강행 처리는 언제든 헌법 소원이 제기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쓴, 무모한 폭주(暴走)라고 할 수밖에 없다.개정안이 위헌 가능성을 지적받는 이유는 지역구 투표와 비례대표 선출은 별개라는 헌법재판소의 2001년 결정을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헌재의 이 결정에 따라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가 도입됐다. 개정안은 이를 되돌려 지역구 투표와 비례대표 선출을 '연동'시킨 것이다.공수처법의 위헌 소지도 심각하다. 공수처는 입법·사법·행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관이다. 헌법에는 이런 수사기관의 설치 근거가 없다. 헌법상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임명하는 수사기관의 장은 검찰총장이다. 검찰총장이 헌법에 근거한 유일한 법률상의 기관이라는 것이다.공수처가 자체 규칙 제정권을 갖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헌법상 규칙 제정권이 있는 기관은 대법원·국회·헌법재판소·중앙선관위 등 4개 헌법기관뿐이다.공수처 검사도 위헌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헌법은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고 판사가 발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검사란 검찰청법에 따라 임명되는 검사라는 것이 법조계 다수의 진단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헌법은 누구를 검사라고 하는지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리라면 제2, 제3의 공수처를 만들어 얼마든지 검사를 임명해도 된다.민주당과 범여권 군소정당이 이런 위헌적 법률을 통과시킨 것은 쓰레기통에서 민주주의라는 장미꽃을 피워낸 우리 국민의 민주주의 소양을 업신여기는 오만이다. 이를 보고만 있으면 앞으로 문 정권은 더한 짓도 서슴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 깨어 있지 않는 국민은 우중(愚衆)일 뿐이다. 국민이 되느냐 우중으로 전락하느냐, 그 갈림길은 눈앞에 있다. 바로 4월 총선이다.

2020-01-02 06:30:00

[사설] 대구도 겨울철 강제 철거 금지하는 조례 제정 서둘러라

현재 대구에서도 크고 작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한창이다. 도시 주거 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이지만 그 이면에는 정든 터전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의 고통도 크다. 특히 반강제적으로 이주해야 하는 세입자들에게 엄동설한인 요즘은 잔혹한 시기이다.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생각해 12월부터 2월까지는 강제 철거를 할 수 없게 하는 조례 제정 등 대책이 필요한데 대구에서는 아직 그럴 기미조차 없다.2018년 12월 말 기준으로 대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사업 지역은 209곳이며 총 994㏊에 이른다. 진행 예정인 구역도 152곳에 이르며 겨울철인 지금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23곳, 2천600가구에 달한다고 한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주민 4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추진이 가능한지라, 도시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원치 않는 이주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오게 돼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노령층이거나 세입자들인데 이사할 집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집이 강제 철거 당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급기야 "겨울철 강제 이주를 규제해 달라" "대구에서도 제2의 용산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와 호소가 기자 회견 형식으로 대구시청 앞에서 열리기에 이르렀다. 관련 조례를 제정해 혹한기에 집이 강제 철거 당하는 일을 막아 달라는 절규인데 대구시 등 당국은 애써 귀를 막고 있는 듯하다. 상위법에 저촉된다, 국회에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으니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둥 당국의 해명은 궁색하기 그지없다. 서울시와 광주시가 도시정비사업 진행 시 12~2월 사이 강제 철거를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고 부산시가 관련 조례 제정을 긍정 검토하고 있는 것과 너무 딴판이다.낙후된 주택가를 번드르르한 아파트 단지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사할 집도 못 구한 주민들을 혹한기에 쫓아내는 야만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대구시와 시의회의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한다.

2020-01-02 06:30:00

[사설] 대구경북의 산업 성장 동력 회복 가능성은 있나

새해부터 달라지는 경제 정책으로 50~299인 기업에도 주 52시간제가 적용된다는 내용이 있다. 비록 1년의 계도 기간을 부여할 방침이지만, 중소기업이 떠안게 될 압박감이 클 것이다. 조세 정책과 관련해서는 생산성 향상 시설 투자세액 공제 적용 기한을 2021년까지 연장하고 공제율을 중견, 중소기업에 각각 5%, 10%로 상향 적용한다고 한다.주 52시간제 확대 적용의 어깃장은 말할 것도 없고, 생산성 향상도 기업 현장에서는 뜬구름 잡는 소리이다.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다. 각종 규제 혁파와 산업 구조 개편으로 성장 동력을 되찾아야 하는데, 정부의 기업 정책이 근본적으로 거꾸로 가고 있는 게 문제이다.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제조업은 이미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대구경북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섬유산업만 봐도 그렇다. 섬유 수출이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3.9%와 9.3%씩 늘어나며 선전하던 섬유 수출이 3년 만에 내리막길로 접어든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내수 부진 영향으로 대중국 수출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0월 대구경북 대중국 섬유 수출액은 2억8천560만달러로 2018년 대비 13.0% 감소했다.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복합교직물 수출액은 크게 늘어났는데도, 수출 비중이 높은 섬유 원료와 폴리에스터 직물 등 부가가치가 낮은 품목의 수출 하락 폭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그 때문에 생산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수출 부진은 장기화될 것이다. 섬유업체들도 품목 전환과 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모르는 게 아니다.중국은 물론 베트남 업체에도 인건비에서 밀리는 상황인데, 정부의 정책마저 거꾸로 가고 있는 게 문제이다. 성장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과 한류 디자인을 접목한 섬유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절실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반기업 정책으로 일관하며 그러잖아도 대내외적 리스크에 노출된 기업들을 더 옥죄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2020-01-0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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