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개탄스러운 구미시 공직 사회의 일탈과 해이

경북 구미시의 청렴도가 3년째 바닥을 기고 있다. 그런데도 개선의 여지는커녕 불법적 행위와 도덕적 해이가 더 만연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간부 공무원이 음란 행위로 경찰에 긴급 체포되고, 인허가와 관련해 관련 직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는가 하면, 행정적인 실수가 불거지기도 한다. 또한 공금 유용으로 파면되거나 음주운전과 금품수수 등으로 줄줄이 경찰 수사선상에 오르기도 했다.구미시가 3년 연속 청렴도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시장에 당선되어 고품격 구미 건설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한 장세용 구미시장은 좀 다를까 싶었는데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인 듯하다. 바닥에 떨어진 공직 사회의 청렴 의식과 권위주의적이면서도 엉성한 조직 문화는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오히려 조직 장악력과 행정력 미숙으로 공무원들의 일탈과 불미스러운 행각들이 더 속출하고 있는 판국이다. 이를 두고 "청렴 구미를 실현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말의 성찬으로만 끝낼 일인지 되묻고 싶다. 구미시가 어떤 도시인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경제 성장의 상징적인 도시이다. 구미시의 불명예는 경북의 치욕이나 다름없다.지금으로서는 구미 공직 사회의 자정 의지와 개선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구미시의회마저 볼썽사나운 꼴을 드러내며 지역 이미지에 먹칠을 더하고 있다. 시의회 회의 중에 여야 시의원들이 욕설을 주고받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노출되는 파문을 일으킨 것이다. 마치 구미 사회 전체가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이는 신도청 시대를 연 경북도가 새로운 도약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는 격이나 다름없다.웅도 경북이 새 지평을 외치고 민주당 시장에게 구미호를 맡겨도 지역민들의 눈높이에 걸맞은 청렴하고 건설적인 공직문화 정착은 아직 요원하다는 말인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둘러싼 국가적인 혼란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직 기강은 더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우리나라 산업화의 성지인 구미시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불법부당한 사안에 대해 일벌백계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 공직자들 스스로의 분골쇄신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매일신문

2019-08-31 06:30:00

[사설] 총선 겨냥한 초슈퍼 예산 편성에 골병드는 미래세대

513조5천억원에 이르는 2020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400조5천억원에서 3년 만에 500조원을 돌파하게 됐다. 국가 채무 폭증을 도외시한 무리한 예산 편성이란 지적과 함께 우려한 대로 총선을 겨냥한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침·요구에 따른 '선거용 퍼주기 예산'이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정부는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 및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성장 여력 확보를 초(超)슈퍼 예산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세입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발행하는 적자 국채를 내년에 역대 최대인 60조2천억원으로 늘리면서까지 예산을 짠 것은 잘못이란 게 중론이다. 내년 중앙·지방정부가 직접 갚아야 하는 국가 채무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어선 805조5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무리하게 선거용 퍼주기 예산을 짠 탓에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게 됐다.내년 총선을 겨냥한 예산 편성이란 것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보건·복지·노동 분야 예산이 181조6천억원으로 올해보다 20조원 이상 늘었다. 일자리 예산은 21조2천억원에서 25조8천억원으로 21.3% 증가했다. 필수적인 예산도 있겠지만 겉으로는 일자리로 포장하고 실제로는 그냥 돈을 주는 것과 같은 선심성 예산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전국 시·도 특히 이 정권의 텃밭지역에 중점적으로 투입될 SOC 예산이 올해보다 12.9% 증가한 22조3천억원으로 편성된 것도 선거를 겨냥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세수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고려 않고 무리하게 확장 재정을 고집하는 것은 미래 세대 부담을 늘릴 수밖에 없다. 나랏빚은 국민 부담이 되고 계속 쌓이게 되면 다음 세대의 짐으로 떠넘겨지게 된다. 정부 경제정책의 근본적 전환 없이 성장 견인 효과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확장 재정을 펴면 그 폐해는 가늠조차 어렵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내년 총선에 꽂혀 정부 예산을 좌지우지한 집권 세력의 잘못된 행태를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019-08-30 06:30:00

[사설] 통합공항 이전, 소지역주의에 매몰돼 그르치는 일 없어야

경북도가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 사업 추진과 관련, 이전 후보지 중 탈락한 지역에 인센티브를 주는 '중재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지역 정치권도 통합 신공항의 원활한 이전을 위해 중재에 협력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통합 신공항 이전이라는 대구경북의 대역사를 두고 광역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며 합심의 여지를 보이고 있다.경북도는 이철우 지사가 최근 김영만 군위군수와 김주수 의성군수를 만나 '대승적 차원의 이전지 합의'를 요청했다고 한다. 도지사의 중재 행보에 이어 자유한국당 시·도당 위원장인 정종섭·최교일 국회의원도 연내 입지 선정과 탈락 지역 보상 방안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공항 이전에 속도를 내는 것과 이전지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지역에 대한 지원 방침에 대해서는 대구시의 입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경북도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중재안의 윤곽을 잡아 추석 연휴 직후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탈락 지역에 상응하는 보상을 약속하는 만큼 이제는 군위군과 의성군도 대승적 차원의 협상과 합의에 응해야 한다.신공항 이전 부지를 주민 투표 찬성률로만 결정할 것이라는 국방부의 지침이 사업 추진에 탄력성을 부여할 것이라는데 공감했다. 문제는 '공동 유치 신청'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 해결이었다. 단독 후보지가 군위 우보면이고 공동 후보지가 군위 소보면과 의성 비안면인데, 공동 후보지 간의 이견을 우려한 것이다. 예상했던 일이다.그러나 일이 이만큼 진행된 이상 이제는 갑론을박을 자제한 가운데 이전지 선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이나 소지역주의에 매몰돼 소탐대실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잖아도 부산·울산·경남의 일방적 합의 파기와 막무가내 행동으로 대구경북의 민심이 악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대구경북의 활로 모색을 위한 오랜 현안 추진에 모두가 역사적 책무감을 가져야 한다.

2019-08-30 06:30:00

[사설] 경북도·도의회의 수상한 예산 집행, 그냥 둘 일인가

경상북도와 경상북도의회가 집행하거나 책정한 예산을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 경북도는 신청사 준공 이후 1년여 만에 아까운 세금을 부적정하게 쓴 사실이 정부의 합동감사에서 드러났다. 또 경북도의회는 홍보 예산 7억원을 세워놓고도 지금까지 한 푼도 쓰지 않아 책정 배경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같이 도민의 민생과는 관련 없는 불요불급한 성격이어서 의구심을 짙게 하고 있다.경북도의 돈 씀씀이를 보면 과연 예산을 어떻게 짰는지 의심스럽다. 준공 1년 만에 멀쩡한 보도를 걷어냈고, 나무도 옮겨 심었다. 조경 사업 역시 분명한 근거가 없이 사업비를 11억원 넘게 늘려 집행했다. 주차장 부지도 추가로 마련하며 5천만원 가까운 돈을 다시 들였다. 이렇게 당초보다 13억1천137만원을 더 썼다. 2016년 3월 신청사 이전 이후 신청사 단장에만 이런 추가 예산을 썼고 앞으로 얼마나 더 쓸지 알 수 없으니 의혹을 살 만하다.경북도의회의 7억원 홍보비 예산 책정도 이상스럽다. 돈의 사용처에 대해 '장경식 의장의 예산'이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장 의장의 출마 여부와 관련된 '선심성 예산'이라는 등 믿기지 않는 말까지 나돈다. 의회사무처의 "처음 세워진 예산인 탓에 그렇다"는 해명 역시 납득하기 힘들다. 예산은 1년 가계부처럼 월별이나 분기별 계획을 근거로 짜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해명을 내놓으니 예산 책정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짐작할 만하다.경북도는 고령화와 저출산, 소멸 위기 등으로 어느 지역보다 힘들다. 그런 만큼 경북도민들의 민생과 관련한 일만으로도 벅차다. 경북도와 경북도의회는 누구보다도 이를 더욱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도민을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많은 예산의 확보와 배정은 절실하다. 이런 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경북도와 경북도의회는 이렇게 함부로 예산을 쓰거나 집행되지도 않는 예산을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예산 집행에는 분명한 책임을 묻고, 쓰지 않는 예산은 반납해 제대로 쓰이도록 해야 한다.

2019-08-30 06:30:00

[사설] 조국 의혹 압수수색이 '나라를 흔드는 행위'라니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28일 검찰의 전날(27일) 압수수색에 대해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인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은 압수수색 과정을 취재하는데 (검찰이) 관계기관에 협의를 안 하는 전례 없는 행위가 벌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리고 긴급한 대책을 세우겠다고도 했다.오만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 사법행정의 중립성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 조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해 대한변협은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 그만큼 조 후보자 의혹은 도덕성 문제를 넘어 범법의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검찰 수사는 당연하다. 오히려 지금까지 언론과 야당 등이 밝혀낸 '팩트'의 종류와 부피로 보나, 이미 10여 건에 이르는 고소·고발로 보나 수사 착수는 늦었다고 할 수 있다.이 대표는 압수수색이 나라를 어지럽히는 행위인 이유로 압수수색 전에 관계기관과 협의하지 않은 것을 들었다. 법무부를 거쳐 청와대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는 소리다. 이런 압수수색은 부패 경찰의 '사전 통보 후 단속'과 다를 바 없다.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법무부 소속이다. 검찰이 법무부와 '협의'하면 조 후보자가 사전에 알게 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결국 이 대표의 말은 검찰이 이런 '짜고 치기'를 하지 않아서 나라가 흔들린다는 것이다.문재인 정권이 아직은 '살아있는 권력'이다. 그래서 이 대표의 검찰 비난은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로 비칠 수밖에 없다. 압수수색은 협의 없이 했지만 수사는 협의를 하라는 '신호'라는 것이다. 이는 압수수색 당일 여당 대변인이 "압수수색이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고 하고, 조 후보자가 "진실이 아닌 의혹만으로 검찰 개혁에 큰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한 데서 이미 감지됐다. 이런 유치한 정치적 압력은 국민의 비웃음만 살 뿐이다.

2019-08-29 06:30:00

[사설] 감사원에 들킨 환경부 비리…뭉개진 현 정부 공직 세계의 민낯

감사원의 감사로 밝혀진 환경부의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위탁운영기관 선정 비리는 문재인 정부의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외침을 정면으로 뒤집는 결과였다. 이번 감사로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물산업의 장래를 좌우할 국가 물정책이 위법·불법에 버무려진 사실이 1년 만에 세상에 드러났다. 엉터리 선정 과정이 들켰지만 조치는 환경부 장관 주의에 그쳤다. 문 정부의 무너진 공직 세계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환경부의 위법·불법행위이다. 국·시비 2천950억원을 넣어 대구에 조성되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제대로 맡을 기관을 뽑는 일은 나라와 대구에도 중대 현안이었다. 공정한 과정을 거쳐 이를 맡을 기관의 선정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환경부가 스스로 정한 잣대를 무시하고 멋대로 선정했다. 이것도 모자라 아예 관련 회의록도 없었으니 할 말조차 잃을 만하다. 문 정부의 대국민 약속인 '공정한 과정'과 '정의로운 결과'는 아예 헛구호였고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처음부터 불공정한 평가가 버젓이 이뤄진 만큼 경쟁기관이던 한국수자원공사가 불과 0.6점 차이로 탈락하고 국가 평가에서 꼴찌 수준인 한국환경공단의 선정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이런 엄청난 비리가 들통났음에도 조치는 환경부 장관에 대한 주의뿐이었다. 즉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는 말이나 같다. 장관 혼자 북 치고 장구 쳤단 말인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치졸한 조치이다. 소위 '삶은 소대가리마저 웃을 일'과 무엇이 다를까.정부는 이제라도 탈법적 결정에 대한 책임을 엄정히 물어야 한다. 이런 비리에 따른 결과, 즉 환경공단의 위탁기관 부정 선정의 문제도 바로잡아야 한다. 부당한 평가로 탈락된 기관에 대한 마땅한 조치 역시 필요하다. 이는 엄청난 세금을 들여 지난 6월 완공, 9월부터 운영에 들어갈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앞날과 대구, 나아가 국가 물산업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서 꼭 해야 할 책무이다.

2019-08-29 06:30:00

[사설] 100조원 쏟아붓고도 세계 최저로 떨어진 한국 출산율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출생아 수는 15만8천52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만1천800명 대비 7.7%나 감소한 것으로 1981년 관련 통계를 수집한 이래 최소 기록이다. 2분기 기준 합계출산율은 0.91명으로 1분기 1.01명은 물론 작년 0.98명보다 더 떨어졌다. 사실상 한국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출산율 1명대 미만 국가로 완전히 진입한 것이다.저출산이 세계적 흐름이지만 우리나라 저출산은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68명)은커녕 초(超)저출산 기준(1.3명)에도 못 미치는 압도적인 꼴찌다. 저출산 국가로 꼽히는 대만 1.06명, 홍콩 1.07명, 싱가포르 1.14명, 일본 1.42명보다 훨씬 낮다. 더 큰 우려는 저출산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데 있다. 올해는 아기가 태어나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퍼진 '황금돼지해'여서 출생아 수가 지난해보다 늘 것이란 기대가 있었으나 출생아 수가 30만 명 아래로 떨어져 사상 최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저출산은 생산과 소비를 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인 인구절벽을 필연적으로 불러온다. 인구절벽이 나타나면 생산·소비가 줄고 경제가 위축될 뿐 아니라 고용과 재정·복지 등 국가 정책 다방면에 충격을 안겨준다. 이를 막고자 정부가 지난 10년간 100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저출산을 해결하지 못했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시급한데도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장기간 표류해 문제다. 정부는 지난 4월 저출산·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꾸렸으나 지금까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본 수출 규제 이슈가 발생했고 추경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대책 마련이 뒷전으로 밀렸다. 저출산은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정부는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 적극 실천해야 한다. 그와 함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지방자치단체의 저출산 대책도 꼼꼼하게 살펴 대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2019-08-29 06:30:00

[사설] 조국 의혹 정조준한 檢, 면죄부 수사 소리 안 들어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의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이 칼을 빼들었다. 검찰은 27일 고려대와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산의료원, 웅동학원, 사모펀드사 등에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 사실 규명 필요가 크고, 만약 자료 확보가 늦어지면 사실 확인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압수수색 이유를 설명했다.조 후보자 관련 의혹은 도덕적 파탄은 물론이고 이미 불법·탈법이 의심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검찰의 압수수색은 늑장을 부렸다는 따가운 눈길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조 후보자가 문재인 정권의 핵심 중 핵심 인사이고, '윤석열 검찰'이 문 정권을 떠받치는 주요 기둥임을 감안할 때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될까라는 소리까지 나온다.그런 점에서 조 후보자 수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평등, 공정, 정의'를 실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지막지한 '적폐수사'로 윤석열 검찰에 붙은 '권력의 충견'이란 오명을 씻는 길이기도 하다. 이번 수사를 통해 '정권의 검찰'에서 '국민의 검찰'로 제자리를 찾으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윤 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적폐청산과 같은) 똑같은 자세"를 당부했다.조 후보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즉각 사퇴해 자연인으로 수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검찰을 지휘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야당의 지적대로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이후 수사는 보나 마나다. '털어 보니 아무것도 없더라' 식의 면죄부 수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사퇴해야 할 이유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조 후보자 자신을 위해서도 사퇴해야 한다.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가짜 뉴스'라거나 '불법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그게 진실이라면 '계급장 떼고' 수사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게 수사에 확고한 신뢰도를 부여한다. 사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2019-08-28 06:30:00

[사설] 원전 수출로 국부 쌓을 기회를 탈원전으로 걷어차는 나라

한국의 원자력발전 안전성·우수성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낭보(朗報)가 잇따르고 있다. 신형 경수로 APR1400 원전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최종 취득했다. 설계인증은 미국 정부가 APR1400의 미국 내 건설·운영을 허가하는 안전 확인 증명서다. 이 원전을 미국에서 건설·운영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또 두산중공업은 미국에서 처음 건설되는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에 12억달러 규모의 주기기를 제작·공급하기로 했다.역대 정부의 의지와 연구자·산업계의 노력으로 한국은 세계 최고의 원전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원전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원전 업체들의 줄 이은 도산과 원전 인력의 급격한 유출로 내년부터 자력(自力)으로 원전을 짓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현재 건설 중이거나 발주를 앞둔 원전은 210기로 시장 규모가 600조원에 달한다. 원전은 전력 생산 비용을 낮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어서 세계적으로 원전 건설이 증가하는 추세다. 원전 건설 경험을 풍부하게 축적했고 기술·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으로서는 원전시장 석권을 통해 국부(國富)를 축적할 절호의 기회다.하지만 문 정부의 탈원전이 세계 원전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탈원전을 하면서 해외에는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모순된 정책을 고집하는 한국을 이해할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탈원전을 하게 되면 원전 산업이 망가지고 경쟁력도 저하할 것이 뻔한데 앞으로 수십 년의 원전 유지보수를 고려하면 한국에 원전 건설을 맡길 나라가 있을 리 만무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 해외 세일즈에 나서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빈손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현재는 물론 미래 세대의 먹을거리인 원전산업을 탈원전으로 망가뜨려 나라의 부를 쌓을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는 어리석은 짓을 언제 멈출 것인가.

2019-08-28 06:30:00

[사설] 경북 오지 주민들의 서러움에 주목해야

경북 영양·청송 사람들은 명절 차례상 장보기를 위해 안동에 나가거나, 급한 환자가 있어 규모 있는 병원을 찾기 위해서는 청송 진보와 안동을 잇는 34번 국도를 많이 이용한다. 기차를 타기 위해 안동역에 가기 위해서도 이 길은 필수 코스이다. 그러나 여러 개의 재를 넘고 임하호를 따라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가려면 1시간은 족히 걸린다. 추월이 불가능한 편도 1차로 도로여서 교통사고의 위험도 높다.영양 사람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영양읍과 청송 진보면을 잇는 국도 31호선 16㎞ 구간이 아직도 편도 1차로이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영양의 관문길로 생명줄과도 같다. 안동으로 연결되는 34번 국도로 나가거나 상주~영덕 고속도로 구간을 이용하기 위한 유일한 통로이다. 낙석과 선형 불량 등으로 늘 위협받는 길이다.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거주환경이 나쁜 가장 큰 이유로 주민들은 '도로 불량'과 '교통 불편'을 꼽았다. 그리고 시급한 현안으로 왕복 2차로인 국도 31호선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래서 관계 요로에 도로 확장을 호소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유동 인구가 적고 경제성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참다 못한 영양 군민들이 들고일어났다. 영양의 79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국도 31호선 확장 및 선형 개량' 추진을 요구하며 팔을 걷어붙였다. 주민들은 '영양군민통곡위원회'를 결성하고 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다음 호소문을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정부 관계기관에 전달했다. 오죽하면 위원회 이름에 통곡(痛哭)이라는 단어까지 넣었을까.주민들은 국도 31호선이 하루빨리 개선될 수 있도록 정치권과 정부가 힘을 모아달라고 거듭 호소한다. 주민들은 반문한다. "오지 사람들은 국민이 아니냐"고. 봉화군의 경우도 주요 진입도로인 지방도 915, 918호선의 선형 개량이 시급하다고 한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중앙정부는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경북의 내륙 오지 주민들의 불편과 서러움을 주목해야 한다.

2019-08-28 06:30:00

[사설] 후배·제자 사퇴 요구 뭉개며 장관하겠다는 조국, 부끄럽지 않나

서울대 총학생회가 딸의 입시 부정 의혹 등 여러 의혹들을 비판하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서울대는 조 후보자가 교수로 재직 중인 학교이자 모교(母校)다. 제자·후배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조 후보자는 지난번처럼 "서울대 학생사회가 보수화·우경화됐기 때문"이라고 강변하지 말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까닭을 먼저 자신에게서 찾아야 할 것이다.조 후보자와 인연이 많은 서울대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반발이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조 후보자와 가족 관련 의혹들이 터져 나온데다 정의·공정을 앞세운 조 후보자에 대한 실망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서울대를 비롯한 청년 대학생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며 "배신감을 느끼는 국민의 목소리를 뒤로한 채 조 후보자는 명확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 문제는 없다며 후안무치의 태도로 일관하는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돼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는 나라,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를 위해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조 후보자 사퇴 요구 2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고, 촛불집회에 학교 동문 후원금도 쇄도하고 있다.청년들이 조 후보자를 향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숱한 의혹들이 쏟아진 것도 문제이거니와 정의·공정을 부르짖던 조 후보자의 실상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의혹들을 '가짜뉴스'로 몰아붙이는 조 후보자의 대처도 분노를 샀다.대학에서 촛불집회가 잇따라 열리고, 대통령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 대해 조 후보자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경 수사권 조정의 법제화 등 정책 구상을 발표하는 등 자진 사퇴를 바라는 국민 여론에 맞서고 있다. 제기된 의혹들만으로도 조 후보자는 이미 장관 자격을 잃었다. 제자·후배들의 사퇴 요구를 뭉개면서, 스승·선배로서의 자존심까지 팽개치면서 장관이 돼야 하는가를 조 후보자는 진지하게 성찰하기 바란다.

2019-08-27 06:30:00

[사설] 소각장 굴뚝이 도청 신도시 랜드마크는 아니다

경북도청 신도시 쓰레기 소각장에 준공을 앞둔 100m 높이의 전망대가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의 대상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이 전망대는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즉 쓰레기 소각장의 굴뚝이다. 여기에 108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역 홍보관과 별자리 관측시설, 북카페 등을 갖춘 전망대를 만들고 있다.따라서 환경에너지종합타운 오른쪽에 우뚝 선 이 구조물의 전망대는 도청 신도시와 인근 자연 풍광을 조망하는 명소가 될 전망이다. 그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휴식 공간과 학생들의 친환경 교육 장소로도 활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나아가 2021년 말 환경에너지타운에 들어설 수영장, 찜질방, 헬스장, 암벽등반장 등 편익 시설과도 시너지 효과를 내며 명물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쓰레기 소각장 굴뚝을 전망대로 활용하려는 역발상이다. 경북도 관계자의 말마따나 '굴뚝의 대변신이자 발상의 전환'이다. 공감한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이것을 경북도청 신도시의 랜드마크로까지 확대 해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도청 신도시의 랜드마크는 웅도 경북의 새 시대 개막에 부응하고 명품 신도시를 지향하는 경상북도의 문화적 특성과도 상응해야 한다. 굴뚝 하나 세워 놓고 랜드마크 운운하는 것은 촌극에 다름 아니다.중국 상하이의 동방명주탑은 도시의 상징 타워로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도 그렇다. 건립 당시 흉물스러운 탑이라는 조롱을 받았던 파리의 에펠탑이 후일 프랑스를 상징하는 철탑이 된 사례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에펠탑은 현대성의 아이콘으로 우아하고 단순한 미학적 가치가 시대적인 감각과 일치했기 때문이다.경북도청 이전과 신도시 조성은 웅도 경북의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과업이다. 신도시의 상징물은 경북의 정체성과 경북민의 자존심을 담은 규모 있고 예술성 있는 건축물이어야 한다. 서둘러 규정할 일이 아니다.

2019-08-27 06:30:00

[사설] '한국대표 문화상품' 기대 모으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28일 개막해 47일간의 대장정에 오른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오페라축제를 지향하며 올해로 17년이라는 연륜을 쌓아온 국제오페라축제는 이제 대구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성장했다. 이는 지역 문화계의 응집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예술인들의 미래 비전과 역량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고도 남을 일이다.올해 축제 프로그램에서 특기할 것은 국제 오페라 콩쿠르 형식의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다. 아시아권에서 처음 마련된 이 경연 무대는 앞으로 세계 오페라계를 이끌어갈 새 얼굴, 새로운 스타를 발굴·육성하는 '아티스트 마켓'이라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 서울과 비교해 문화 예술 인프라 등 여건이 열세인 지방도시에서 국제 오페라 경연 무대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지난 4, 5월 빈과 베를린, 대구에서 치러진 예선에는 15개국 35세 이하 젊은 성악가 92명이 참가했고, 이 중 8개국 20명이 대구 본선에 올랐다. 내일부터 이틀간 본선 경연을 통해 영예의 주인공들이 탄생하며 갈라콘서트 축제 무대로 이어진다. 또 독일·오스트리아 유수의 오페라극장과 미국·중국·일본 등 각국 오페라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대거 참석한 것은 대구오페라계가 긴 시간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해외 교류와 협업 노력이 낳은 결실이다. 무엇보다 본선에 오른 젊은 성악가들이 각국 오페라극장 시즌 무대에 주·조역으로 나설 기회도 얻게 된 것은 '아티스트 마켓'의 의미와 가치를 배가한다.소극장오페라 작품도 시민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4개의 작품이 공연되는데 달서구 웃는얼굴아트센터와 서구문화회관, 중구 청라언덕 챔니스 선교사주택이 오페라 무대로 변신한다. 가까운 공연장을 찾아 오페라의 흥취를 느낄 수 있도록 무대를 분산한 것은 오페라 대중화를 위한 배려와 기획 방향을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이번 축제 성공을 발판으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해 한국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2019-08-27 06:30:00

[사설] '짊어진 짐 내려놓을 수 없다'는 조국, 국민은 짐을 지운 적 없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5일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 해서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면서 "많은 국민들께서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점, 뼈아프게 받아들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빗발치는 사퇴 여론에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국민의 뜻이 무엇이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오만, 자신의 딸이 받은 특혜와 특전이 이 땅의 모든 '붕어와 개구리와 가재'에게 입힌 상처가 어떤 것인지 체감하지 못하는 '공감 능력 부재'를 그대로 보여준다.조 후보자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했다. 무엇이 고통스럽다는 것인가? 입만 떼면 '정의'를 외쳤지만 정작 자신과 그 가족의 행위는 '정의'와는 거리가 멀었던 비밀이 탄로 난 것이 고통스럽다는 것인가 아니면 그런 부정의한 행위를 한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는 것인가.정말 고통스러운 사람들은 조 후보자와 그 가족이 아니라 그로 인해 박탈감과 상실감, 배신감을 갖게 된 모든 보통 사람들이다. '붕어와 개구리와 가재'들은 조 후보자 같은 아버지를 두지 못해 고통스럽고, 조 후보자와 같은 '능력'을 갖지 못한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자식을 '용'으로 만드는 '그들만의 비밀 통로'에 접근조차 못 해 고통스럽다. 이들 앞에서 어떻게 고통스럽다는 말이 나오는지 아연할 따름이다.조 후보자는 자신이 진 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 했지만, 국민은 그런 짐을 지우지 않았다. 내려놓지 말라고도 하지 않는다. 아니 당장 그 짐을 내려놓으라고 한다. 조 후보자는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성찰하겠다"고 했다. 이날도 "성찰하고 또 성찰해서 저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새겨듣고 저 자신을 채찍질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은 '물러나지 않겠다'이다.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제대로 성찰하지 못했거나 입으로만 성찰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2019-08-26 06:30:00

[사설] 법에도 없는 국민청문회, 치졸한 꼼수일 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둘러싼 갈등이 한심하다. 지난 9일 개각 이후 7명의 장관·장관급 후보자 가운데 5명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29일~9월 2일로 잡혔지만 조 후보자 등 2명의 청문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에 대해 '국민청문회'를 주장하는 한편,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에 대한 3일간의 청문회를 내세워 여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조 후보자의 청문회 방식과 일정을 두고 여야가 벌이는 대결을 보면 특히 여당의 초조함을 읽을 수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지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법률로 제정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인사청문회의 원만하지 못한 운영은 이미 정평이 났지만 이번처럼 국회를 벗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국민청문회를 갖겠다는 발상은 없었다. 한마디로 '창조적인 방법'일 수는 있지만 스스로 정한 법을 뭉개는 일로 볼 수밖에 없는, 꼼수와 같아 치졸하다.방법의 '창조성'과는 달리, 민주당의 국정 운영 능력은 의심받을 만하다. 여당은 국정 운영에 무한 책임을 진 집권 정당이다. 불법도 아닌 제1야당의 제안 거절은 국정 운영에 대한 자신감의 상실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함의 결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이 제시한 3일의 청문회 기간 역시 이미 인사청문회법(9조)에 규정된 만큼 마다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뭇 의혹은 차라리 기간을 늘려 여당이 먼저 따지자고 역제안을 해도 될 만하다.법을 만드는 집권 여당이 법 밖의 국민청문회를 외치고, 나라 법을 엄정히 다룰 법무부의 수장이 되려는 조 후보자 역시 여당 뜻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히니, 두 쪽 모두 처음부터 법을 지킬 마음은 추호도 없었는지 모를 일이다. 국민 눈에는 조 후보자를 내정한 대통령이나 그 둘을 지키려는 여당, 조 후보자 모두 도긴개긴인 셈이다. 여당은 야당의 적법한 주장을 내치기보다 당당히 수용하는 등 청문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지금 나라 꼴을 보라. '조국' 말고도 야당 손을 잡고 할 일이 차고도 넘치지 않은가.

2019-08-26 06:30:00

[사설] 옛 경북도청 공관, 역사적 가치에도 주목하자

경북도청 안동·예천 신도시 이전 이후 대구 북구 산격동 옛 도청 부지에 방치해오던 도지사 관사(공관)를 대구경북상생본부로 활용한다는 소식이다. 산격동의 옛 공관은 경북도가 대구시에 매각하기로 한 대상에서 제외된 곳이어서 그 이용 방안을 두고 이런저런 논의가 제기되었던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경북도는 빈 공관을 더 이상 내버려 둘 수도 없는 현실을 감안, 차제에 대구경북상생본부로 활용키로 한 것이다.경북도는 따라서 공관 1, 2층을 사무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내부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으며, 다음 달 중순경 공사가 마무리되면 대구경북상생본부와 더불어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 등도 입주를 한다고 한다. 또한 도지사가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조그마한 접견 공간도 꾸미고 있다. 리모델링 또한 내부 마감재와 조명 등에 국한하는 최소한으로 진행할 계획이다.비워 놓았던 공관 건물을 대구경북의 상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나아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공관 내부 변경을 가급적 자제한다는 방침 또한 합당한 처사로 본다. 현재 상당수의 광역자치단체장 관사는 권위주의 상징이라는 지적과 함께 다양한 용도로 일반에 개방하고 있는 추세이다.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옛 충북지사 관사는 문화갤러리와 북카페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옛 관사도 유사한 경우이다.오랜 세월 도정을 총괄하던 도지사가 거주했던 공관은 당대의 고급 건축 양식을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보존의 가치가 있다. 게다가 산업화 시대를 견인하던 도백들의 체취가 남아 있는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반세기의 산격동 시대를 지켜온 옛 공관도 마찬가지이다. 기왕에 경북역사박물관으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된 적이 있다. 적정한 공간을 확보해서 역대 경북도지사의 업적과 행적을 보여주면서 생생한 역사적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시도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19-08-26 06:30:00

[사설] 민주당만의 시·도지사 회의, 우려스럽다

전국 17개 광역 시·도의 단체장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만 참석하는 여당 대표와의 간담회가 22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사정으로 빠진 경남·충남도지사 외 12명은 이해찬 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내년의 각종 사업에 대한 지원과 민원을 쏟아냈고, 이 대표는 예산 반영 등을 약속한 모양이다. 초청받지 못한 자유한국당 소속의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무소속 제주도지사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민주당 추천으로 뽑힌 시·도지사와 여당 대표와의 만남은 걱정거리다. 같은 당 소속인 만큼 모이는 일은 막을 수도 없다. 이미 지난해 10월 이후 올 1월에 이어 이번까지 1년 사이 같은 당 소속 시·도지사들은 3차례나 만남을 가진 셈이다. 올 상반기 이 대표가 17개 시·도에 들러 만난 사례까지 따지면 네 번에 이른다. 이러니 대구경북과 제주도의 시장·도지사로서는 간담회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22일 간담회에서 이뤄진 사업 지원 요청과 반영 약속은 세금 분배의 편중을 결정짓는 자리가 되기 마련이다. 화수분처럼 쏟지 않을 예산이라면 서로 밀고 당기는 사이인 자기편에게 몰아주는 일은 물론, 다른 곳으로 가야 할 돈조차 끌어다 주는 일도 마다 않는 게 정치권의 다반사가 아니던가. 또 있다. 다른 지역과 경쟁적인 사업은 자기 당 소속에 유리하게 방향을 틀어 관철시키는 사례 역시 숱하지 않은가.부산·울산·경남도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요구와 총리실 수용으로 영남권 5개 시·도의 미래 운명이 걸린 국가 정책마저 손바닥처럼 뒤집은 정부·여당의 행적에 비춰 이런 모임을 보는 대구경북 사람의 마음은 더욱 불편하다. 이런 대구경북 사람 심기를 알아줄 까닭도, 헤아릴 배려의 기대 역시 힘든 만큼 남다른 각오가 절실하다.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부·여당의 편향은 여전하거나 강화될지 모른다.이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지역 정치권과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힘든 난국을 헤쳐 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아울러 여당 소속 대구경북 정치인의 적극적인 활약을 끌어내는 설득 활동이 더욱 필요할 때다. 지역민을 위한 정책의 정부 반영과 예산 확보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지상 과제이다. 또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대구경북의 33개 지자체 역량을 하나로 모아 결집시키는 노력도 소홀히 할 수 없다.

2019-08-24 06:30:00

[사설] 오직 '조국'을 위해 나라를 이토록 흔드나

문재인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하자 미국 정부가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했다. '미국 정부도 이해했고 한미동맹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던 정부 발표를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미 국무부는 "미국과 우리 동맹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려했다.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인 한미 동맹에 심각한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결정이 갑작스레 이뤄진 배경을 두고 국민들은 경악한다.지소미아를 두고선 그동안 미국과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북 미사일 궤적 등 취약한 정보 취득을 위해서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실제로 문 정부가 돌연 파기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그런 분위기였다. 그런 분위기가 마지막 순간에 뒤집어졌다면 한미 동맹에 금이 가더라도 파기해야 할 정도로 다급했다는 뜻이다.무엇이 문 정부를 그리 다급하게 만들었는가. 정부는 "(지소미아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지만 궁색하다. 그런 이유라면 굳이 마지막 순간까지 유지할 것처럼 위장할 이유가 없었다. 공개적으로 '국익 합치' 여부를 논의해야 했고,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도 없다.문 정부를 진짜 다급하게 만든 것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론 악화와 친일 반일 프레임 속에서 치르려는 내년 총선 전략으로 읽힌다. 한일 경제전쟁 속에 죽창가를 불렀던 조 후보자는 문 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친일 프레임에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인물이다. 무리수를 둔 것이 국민 분노가 폭발하며 자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후보자를 보호하기 위한 꼼수라는 해석은 자연스럽다.조 후보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보호할 가치가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의혹은 불거지는데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나기 일쑤다. 의혹은 구체적인데 이를 두고 '가짜 뉴스'니 '허위 사실' '의혹 부풀리기'라며 조국 구하기에 나선 청와대와 여당의 해명은 어느 것도 구체적이지 않다.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도 흔들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역설한 지 한 달도 안 됐다. 지금 나라는 마구 흔들린다. 한미 동맹까지 훼손되게 생겼다. 이토록 나라를 흔들면서까지 조국 후보자를 구할 가치가 있는지, 아니면 이왕 흔들릴 나라, 끝까지 가보자는 오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9-08-24 06:30:00

[사설] 靑·與의 도 넘은 조국 감싸기, 국민은 분노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 관련 의혹이 연일 쏟아지면서 국민의 '분노지수'가 치솟고 있다. 의혹 하나하나가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도 남는다. 더 국민을 화나게 하는 것은 구체적 해명은커녕 의혹을 '가짜뉴스'로 치부하는 조 후보자의 태도다. 청와대·여당까지 "의혹 부풀리기"라며 '조국 비호'에 나선 것도 국민 부아를 치밀게 한다.청와대는 조 후보자의 딸이 고려대에서 받은 학사 학위를 취소시켜 달라는 국민청원 2건을 돌연 비공개로 전환했다. 청와대는 비공개 처리 이유를 '부정 입학'과 같은 허위 사실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딸은 대학 입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제1저자로 논문에 등재된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부정 입학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사안인 데도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허위 사실로 규정하고 국민청원을 비공개로 돌렸다.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을 막으려는 조치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일부 언론은 사실과 전혀 다르게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며 야당을 향해 조속한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청문회 당일만 어물쩍 넘겨 '조국 사태'를 모면하려는 심산임이 분명하다.더불어민주당의 '조국 비호'는 꼴불견 수준이다. 이해찬 대표는 의혹 제기를 '정권을 흔들려는 의도'로 몰아세웠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가족에 대한 인권침해"라 하고, 안민석 의원은 "한국당이 최순실의 은닉 재산을 밝혀내는 게 두려워 조국을 반대한다"고 했다. 청문회에 나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누구나 노력하면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 기회"라며 국민 정서에 동떨어진 발언을 했다.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발언'이자 도를 넘은 조 후보자 감싸기다.조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들만으로도 법무부 장관 자격을 잃었다. 설령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장관에 임명한다고 해도 사법 개혁 등을 추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민 신뢰를 상실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조국 비호'에 열을 올리지 말고 문 대통령과 조 후보자에게 '결단'을 촉구하기 바란다.

2019-08-23 06:30:00

[사설] 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역사에 오점 남기는 일은 없어야

국무총리실이 21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정치적 압박에 굴복한 결과물인 김해신공항 재검증이란 '희대'의 작업에 들어갔다. 재검증 여정은 총리실이 이날 대구경북과 부울경,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비공개' 설명회를 가지며 시작됐지만 대구경북으로서는 과연 총리실이 공정하고 투명한 잣대로 재검증에 나설지 걱정거리다.이런 걱정은 합리적이고 마땅하다. 재검증은 처음부터 부울경이 과거 영남권 5개 시·도지사의 합의를 뭉개고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기대 정치적으로 시작한 '비정상'의 일이었다. 총리실도 담당 부처인 국토부의 강한 반대를 누르고 전례없이 재검증에 나서니 더욱 그렇다.정부가 맡긴 국제 공인 기관의 오랜 작업 끝에 내린 결정을 스스로 부인한 꼴인 총리실 재검증 수용으로 비롯된 재검증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총리실과 부울경이 막무가내로 강행하는 만큼 총리실은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어떤 부끄러운 행위도 않기를 엄중 촉구한다. 힘의 논리에 따른 정치적 판단이 개입돼선 안 된다는 뜻이다.앞으로 영남권 5개 시·도와 국토부 실국장급이 참여해 꾸릴 실무협의회를 통한 검증위원회 구성은 중립적이고 공정성을 보장할 만한 인물로 이뤄져야 한다. 재검증 과정에서 논의된 결과는 반드시 공개하여 의혹이 없도록 하고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 나라 안팎 전문가가 참여할 검증위원회의 구성 시한 역시 내년 총선에서의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져 결코 졸속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다.대구시와 경북도는 물론, 지역 정치권은 부울경의 속셈이 이번 재검증을 통해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어 부울경은 이를 바탕으로 결국 자신들이 바라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노리는 만큼, 일각에서 나오는 "가덕도 일체 배제 방침"이란 겉 소문에 안심하여 경계를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은 말아야 한다. 대구경북 모두 긴장을 늦추지 말고 지금부터 총리실과 부울경을 주시해야 한다.

2019-08-23 06:30:00

[사설] 업체 담합과 부실 공사에 놀아난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철도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공사와 관련한 부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12월 대구도시철도 2호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서로 짜고 사전에 투찰 가격을 알려주는 수법으로 담합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업체에 과징금을 물렸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입찰 과정의 의심스러운 정황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3년 만에 그 실체가 확인된 것이다.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와 삼중테크는 상습적으로 가격을 담합했다. 대구도시철도 외에도 스크린도어 관련 4건의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서울메트로·광주도시철도공사 등이 발주한 용역에서 입찰 가격 정보를 주고받아 번갈아가며 공사를 따내다 꼬리가 밟힌 것이다.조사 결과 이 두 업체는 도시철도 2호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에 참여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가 낙찰받도록 공모했다. 한 업체가 다른 업체에 미리 투찰 가격을 알려준 뒤 들러리를 서는 방식이다. 이들은 앞서 대구도시철도 스크린도어 개량을 위한 비상문 설치 공사 입찰에도 담합했다가 공정위 조사에서 발각됐다. 한마디로 서로 짜고 공사를 도맡아 혈세로 제 배를 채운 꼴이다.이런 비리가 되풀이되는 것은 도시철도공사의 부실한 관리감독도 한몫했다. 도시철도공사는 2016년 발주한 2호선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에서 비규격 앵커볼트가 전체의 85%나 쓰였는데도 이를 감독하지 못했다. 당시 공사를 맡은 현대로템은 233억원에 입찰받아 하청업체에 일괄 하도급을 주면서 결국 부실 공사를 불렀다. 지난해 3월 7㎝ 강설에 3호선이 멈춰서는 사태 때도 부적정 핑거플레이트 사용과 볼트 용접 불량 등이 밝혀져 관리 미숙을 드러내기도 했다.이런 입찰 부정과 부실 공사는 단순히 시민 불편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작은 오류나 실수 하나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최악의 경우 인명 피해마저 부르기 때문이다. 도시철도공사는 감독 소홀에 대해 깊이 각성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2019-08-23 06:30:00

[사설]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 돌입, 총리실·부울경 움직임 주시해야

국무총리실이 21일 부산·울산·경남도(부울경)의 정치적 압박에 굴복한 결과물인 김해신공항 재검증이란 '희대'의 작업에 들어갔다. 재검증 여정은 총리실이 이날 대구경북과 부울경,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비공개' 설명회를 갖고 시작됐지만 과연 총리실이 공정하고 투명한 잣대로 제대로 재검증에 나설지 큰 걱정이다.대구경북으로서는 이런 걱정은 합리적이고 마땅하다. 재검증은 처음부터 부울경이 과거 영남권 5개 시·도지사의 합의에 바탕을 둔 국가적 정책 결정을 뭉개고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기대 정치적으로 시작한 '비정상'의 일이었다. 총리실도 담당 부처인 국토부의 강력한 반대를 누르고 전례없이 재검증에 나서니 더욱 그렇다.정부가 맡긴 국제 공인 기관의 오랜 작업 끝에 내린 결정을 정부 스스로 부인한 꼴인 총리실 재검증 수용으로 비롯된 재검증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총리실과 부울경이 막무가내로 강행하는 만큼 총리실은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부끄러운 행위를 않을 것을 엄중 촉구한다. 어떠한 정치적 판단도 개입되선 안 된다는 뜻이다. 앞으로 영남권 5개 시·도와 국토부 실국장급이 참여해 꾸릴 실무협의회를 통한 검증위원회 구성은 중립적이고 공정성을 보장할 만한 인물로 이뤄져야 한다. 재검증 과정에서 논의된 결과는 반드시 공개하여 의혹이 없도록 하고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 나라 안팎 전문가의 검증위원회의 구성 시한 역시 내년 총선에서의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져 결코 졸속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다.대구시와 경북도는 물론, 지역 정치권은 부울경의 속셈이 이번 재검증을 통해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키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어 불울경은 이를 바탕으로 결국 자신들이 바라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노리는 만큼, 일각에서 나오는 "가덕도 일제 배제 방침"이란 겉 소문에 안심하여 경계를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은 말아야 한다. 대구경북 모두 긴장을 늦추지 말고 지금부터 총리실과 부울경을 주시해야 한다.

2019-08-22 18:15:41

[사설] 통합신공항 마지막 난제 시도지사가 풀어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를 유치 지역 주민 투표 찬성률로만 결정할 것이라는 국방부의 지침에 찬동한다는 뜻은 이미 밝힌 바 있다. 선정 기준에 관한 유치 지역 간의 이견 최소화로 사업 추진에 한결 탄력성이 생길 것을 예상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난제가 또 남아 있다. '공동 유치 신청'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 해결이 그것이다.관련 특별법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이 이전 부지 선정 계획을 공고하면, 해당 자치단체장이 주민투표 결과를 반영해 유치 신청을 하고, 선정위원회가 최종 이전 부지를 정하게 된다. 문제는 공동 후보지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에는 군위 우보면 단독 후보지와 함께, 군위 소보면과 의성 비안면의 공동 후보지가 있다. 그런데 공동 후보지의 경우 군위군수와 의성군수가 함께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다.이것이 난제이다. 의성군의 경우 군위군수가 공동 유치 신청을 거부할 경우 자동 탈락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실무협의회에도 군위군과 의성군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제 남은 일은 정치적·전략적 협상과 조율뿐이다.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나서야 한다. 그러잖아도 시장과 지사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단체장들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김해신공항 백지화 획책에 빌미를 줬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통합신공항을 이전하면 가덕도를 용인할 수 있다'고 한 뉘앙스의 발언이 부울경의 김해신공항 합의 파기와 가덕도 신공항 일방 추진을 도와준 격이 되었다는 지적이었다.모처럼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야말로 시장과 지사가 적극 나서서 지자체 간 이견을 조정하고 갈등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군위·의성군수도 소탐대실의 회한을 남겨서는 안 된다. 지역 정치권도 긴장해야 한다. 부울경은 '안 되는 일도 밀어붙이고' 있는 판국에 대구경북 자치단체장과 정치권은 '뭘하고 있나'라는 지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19-08-22 06:30:00

[사설] '조국 사태' 불러온 文대통령이 장관 지명 철회해야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오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의 논문·장학금 의혹을 비롯해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의혹들이 꼬리를 무는 실정이다. 검찰을 지휘할 법무부 장관은 고사하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란 비판까지 나온다. 국민은 실망·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정이다.'조국(曺國) 사태'를 불러온 근본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 조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가장 아끼던 참모이고 '죽창가'를 비롯해 대국민 메시지를 내온 사람이다. 민정수석을 그만두기도 전에 법무부 장관 기용설이 나왔고 아니나 다를까 문 대통령은 그를 장관으로 발탁했다. 일찌감치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낙점한 탓에 그에 대한 청와대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다. 아니면 검증에서 여러 의혹들이 드러났는데도 문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거나 가볍게 치부하고 인사를 했을 수도 있다. 여권의 대선주자로 키우려는 욕심에 검증을 소홀히 했거나 의혹들을 깔아뭉갰을지도 모를 일이다. 조 후보자의 '셀프 검증'에 문 대통령이 속았을 수도 있다.국민 분노가 폭발하는 데도 조 후보자는 자진 사퇴에 선을 긋고 있고 문 대통령은 계속 묵묵부답이다. 조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에서 정확히 밝히겠다"며 의혹들에 대해 구체적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든 청문회까지 갈 것이고 청문회 당일만 버티면 장관이 될 것이란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청와대는 의혹 규명과 관련 "국회 청문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조 후보자를 엄호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물론 문 대통령까지 청문회만 넘기면 된다는 그릇된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와 가족 관련 의혹들이 대통령 통치 철학에 배치되기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아니면 조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것이 '조국 사태' 해결책이다.

2019-08-22 06:30:00

[사설] 선거 비용 부담 키우는 무더기 재보궐선거, 두고볼 건가

최근 지역 지방의회 의원들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잇따라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피선거권 상실이나 당선무효, 사퇴 등으로 자리가 비면서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어 의정 활동의 차질과 재선거에 따른 혈세 낭비 등 비판 여론도 높다. 갖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 하차하면서 지방의회에 대한 신뢰 추락은 물론 선거 비용 부담까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제도 보완이 급하다.대법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경선 과정에서 이재만 전 최고위원의 여론 조작에 가담한 김병태·서호영 대구시의원 등 5명의 광역·기초의원에 대해 20일 당선무효형을 확정했다. 이로써 대구 지방의원 6명이 불과 1년여 만에 의원 신분을 잃게 됐다. 또 북구와 달서구 의원 2명이 선거법 위반과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재판 중이어서 빈 의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선거법 규정상 공석이 생기면 잔여 임기를 따져 재보궐선거를 하도록 되어 있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실시가 확정된 곳은 전국에서 모두 16곳, 의원 수로는 17명이다.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내년 4월 15일 총선 때 대구경북에서 재보궐선거가 확정된 곳은 대구 북구와 포항시 남구, 구미시, 울진군 등 4곳이다. 여기에다 이번에 확정 판결이 난 대구 광역·기초의원 5명과 재판 계류 중인 상주시, 대구 북구·달서구 등을 포함하면 재보궐선거구는 훨씬 더 늘어난다.문제가 된 의원들은 지방의회의 명예를 떨어뜨리고 유권자 부담을 키웠다는 점에서 지탄받아 마땅하다. 매 선거 때마다 의원들이 잘못을 저질러 피선거권을 상실하거나 당선무효가 되면서 유권자를 실망시키고 재보궐선거 등 부작용을 키워왔다. 이 때문에 당사자에게 재선거 비용을 전액 부담시켜야 한다는 여론 또한 높지만 아직 이렇다할 개선책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계속 방관할 경우 그 부작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방의회의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라도 선거 제도 개선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2019-08-22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부지 선정 절차 간소화 환영한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 선정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이르면 연내 이전지 선정을 완료하고 공사를 위한 첫 삽을 뜰 수도 있다는 낭보가 들려온다. 국방부의 '대구 군 공항 이전 부지 선정 절차·기준 수립 방안'에 따르면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를 별도의 정성평가 없이 유치 지역 주민 투표 찬성률로만 결정할 예정'이라는 것이다.국무총리실은 이미 올 상반기에 '연내 최종 이전 부지 선정'을 공식화한 바 있다. 그 후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 군위·의성군 관계자들이 다섯 차례에 걸쳐 통합신공항 최종 후보지 선정 기준 및 절차 마련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진행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선정 기준을 둘러싸고 합의가 무산되면서 협의회가 중단되었던 게 주지의 사실이다.협의 과정에서 실무진들은 최종 후보지 선정 기준에 주민 찬성률뿐만 아니라 사업비와 작전성 그리고 상생발전 등 정성평가를 도입하느냐 여부를 두고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런데 이번 주민 투표 방안은 평가 기준 논란에 따른 유치 지역 간 이견을 최소화하고 선정 절차 추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어 답보 상태에 놓인 공항 이전 사업에 탄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대구시도 '주민 찬성률만 반영해야 한다'는 이번 국방부 지침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통합신공항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경북 군위와 의성 지역은 지자체 간 유불리를 두고 심사숙고를 하며 때에 따라서는 이견이 노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이라는 대역사가 아직도 넘어야 할 고개가 숱한데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그동안 국방부와 대구시의 사업비 승강이에 이어 부지 선정을 둘러싸고 또다시 시간을 허비하다가는 통합신공항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대내외적인 여건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가뜩이나 부산·울산·경남이 김해신공항 재검증 요구로 딴지를 걸고 있고, 부산은 심심하면 가덕도 신공항을 들고 나서고 있다. 소탐대실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해당 자치단체와 지역민들의 대승적인 결단이 절실한 때이다.

2019-08-21 06:30:00

[사설] 일자리 같지도 않은 '가짜 일자리'에 세금 펑펑 쓰는 정부

정부가 지난해 연말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맞춤형 일자리' 사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맞춤형 일자리 사업이 1, 2개월의 단기 일자리 중심으로 진행돼 재정 투입 대비 효과가 크지 않았다. 세금을 쏟아붓고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국민 혈세(血稅)만 축내는 문재인 정부의 고질병이 또 한 번 확인된 것이다.애초부터 이 사업은 실패가 예견됐다. 정부는 1천55억원을 들여 맞춤형 일자리 5만1천106개를 마련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예산정책처 조사 결과 맞춤형 일자리 대부분은 지난해 11, 12월 진행된 단기 일자리인 데다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실태 조사, 홍보 등 단순 업무에 치중됐다. 단기 일자리로는 취약계층 취업 지원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은 물론 재정 투입이 취약계층 지원 효과가 있었는지 파악하기도 곤란하다는 게 예산정책처 진단이다. 예산의 76%인 799억원을 예비비에서 끌어와 불·편법 논란까지 샀다.고용지표가 악화해 '일자리 정부'라는 국정 지표가 무색해지자 정부는 세금을 퍼부어 일자리를 만드는 데 혈안이다. 그러나 세금을 들여 만든 일자리 중 상당수를 맞춤형 일자리처럼 저질(低質)·가짜 일자리가 차지하는 실정이다. 빈 강의실 전등을 끄는 일을 하거나 조끼 입고 놀이터에 앉아 있는 등 효과가 없는 세금 나눠주기 단기 일자리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런 까닭에 일주일에 17시간 미만만 일하는 초단기 취업자가 전체 취업 증가의 94%에 달한다. 세금으로 지탱되는 초단기 아르바이트나 노인 일자리를 빼면 고용 증가는 빈껍데기라는 말이다.올해도 정부는 일자리 예산으로 22조9천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민간 고용 창출을 뒷받침하는 데 쓰여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든다면 나무랄 일이 아니지만 눈가림식 고용지표 향상을 노린 단기 공공 일자리 만들기에 예산 대부분이 들어가고 있다. 국민 세금을 펑펑 쓰고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정부는 언제까지 자행할 텐가.

2019-08-21 06:30:00

[사설] 높은 사회적 관심과 제도 개선으로 '학교폭력' 줄여야

2학기부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권한이 개별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위임되는 등 바뀐 '학교폭력예방법'이 적용된다. 이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의 결과이지만 근본 해결책에 대한 사회적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현재 대책과 해법이 실효성이 있는지, 처벌과 징계 위주의 관리가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교육적 관점과 견줘 타당한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19일 대구지법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 대책 콘퍼런스는 학교폭력을 보는 우리 사회의 이 같은 고민을 반영한다. 법원과 학교, 교육행정 당국이 머리를 맞대 학교폭력의 현실과 문제점을 논의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뜻깊다. 구성원들이 학교폭력을 철저히 진단하고 근본 해결책을 서둘러 찾아내지 못한다면 갈등과 상처가 계속될 수밖에 없어서다.그동안 학폭위 처분이 부당하다며 재심을 요구하거나 행정소송을 내는 등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실은 현재 학교폭력 대책이 갖고 있는 한계점을 말해준다. 대구 450여 곳 초중고교 자치위원회의 학교폭력 심의는 연평균 1천 건이 넘는다. 이 가운데 학폭위 처분에 맞서 재심을 청구한 사례는 144건, 교육청을 상대로 법원에 징계처분 취소·무효 소송을 제기한 경우도 10건에 이른다.이런 갈등은 '학교폭력'이라는 문제점을 제도라는 그릇에 다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법이 개정되면서 경미한 사례를 제외한 대다수 학교폭력 사례는 교육지원청에서 심의하도록 되어 있다. 이 경우 심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불필요한 소송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예상된다.하지만 기존 방식대로 징계·처벌에 초점이 맞춰질 경우 학교 학폭위의 연장선이 될 수밖에 없다. 드러난 문제점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지 않는다면 학교폭력 예방과 근본 해법은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제라도 학교와 행정당국의 책임 의식, 전문가의 참여, 또래 집단에 대한 교육 강화 등 학교폭력이 발붙일 수 없는 환경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할 때다.

2019-08-21 06:30:00

[사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 내려 놓고 검찰 수사 받아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이 도덕적 지탄을 받을 수준을 넘어 불법과 탈법의 가능성을 농후하게 품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모든 게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구체적인 것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한다.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 연루 사실에 대해 "자랑스러워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고 하고 '폴리페서' 논란에는 "법률과 서울대 학칙에 따른 것"이라며 '소신'있게 대응했던 것과 전혀 다른 태도이다. 이로 미뤄 정말로 '적법'했다면 이렇게 침묵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제기된 의혹들의 중심에는 '재산' 문제가 있다. 조 후보 부친이 재단이사장이었고 조 후보는 이사였던 웅동학원을 둘러싼 '위장 소송' 의혹, 조 후보자 부인이 2017년 11월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를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에게 판 뒤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집주인인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이 '임차인'으로, 조 후보자 부인이 '임대인'으로 뒤바뀐 사실, 조 후보자 가족이 74억원을 약정하고 10억5천만원을 납입한 사모펀드 투자 등이 모두 그렇다.웅동학원 관련 소송에서 웅동학원은 변론을 하지 않아 패소를 자초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 조 후보자가 학원 이사였던 사실을 감안하면 가족 간 '짜고 치기'로 의심된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바뀐 해운대 아파트에는 조 후보자의 어머니가 살고 있었다. 이 집이 조 후보자 부부의 차명 재산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실이면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다. 사모펀드 투자는 증여세를 내지 않고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한 것이란 의심을 받는다.이것도 모자라 조 후보자의 딸이 두 차례나 낙제를 하고도 3년간 1천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받았으며, 장학금을 준 지도교수는 부산의료원장에 취임한 사실도 드러났다. 하나같이 일반인의 상식을 벗어난 '사건'들이다. 불법이면 수사 대상이고 도덕적 흠결이라도 자진 사퇴감이다. 이런 인사가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은 양심과 국격(國格)의 모욕이다.

2019-08-20 06:30:00

[사설] 안전 관리 등한시해온 놀이공원의 예견된 참사

대구 이월드에서 16일 발생한 아르바이트 직원의 다리 절단 사고는 놀이공원의 허술한 안전 관리와 안전 불감증이 부른 참사다. 기계 장비나 안전 관리 업무에 익숙지 않은 비전문가들이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은 채 기구를 조작하는 일이 일상화된 데다 근무자 관리감독마저 소홀히 하다 끔찍한 사고를 부른 것이다. 이번 사고는 피해자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긴 불행한 일이다. 동시에 예견된 인재라는 점에서 진상 조사 등 철저한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이월드는 지난 2017년 놀이기구 4종을 새롭게 도입한 이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만 세 차례나 놀이기구와 케이블카가 오작동하거나 운행 도중 멈춰 구조대가 긴급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용자에게 큰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안전 점검 등 개선 노력 없이 여전히 아르바이트 근무자 등 비정규직 직원이 놀이기구를 조작하고 안전 관리를 등한시하다 결국 이번의 참사를 부른 것이다.무엇보다 놀이공원을 운영하면서 안전 수칙 준수와 근무자 관리감독은 직원 안전뿐 아니라 이용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이월드는 직원들이 업무에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제지하지도 않는 등 대충대충 넘겨왔다. 이로 볼 때 이월드가 이번 참사와 같은 사고 발생 가능성을 계속 키워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특히 2017년 이후 최근 2년 새 이월드의 비정규직 직원과 단시간 근로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깊이 따져볼 문제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비정규직 직원에게 일을 맡기고 제대로 관리감독도 하지 않다가 이번에 무방비 상태로 참사를 당했다는 점에서 이월드가 사실상 안전 관리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고 큰 비중도 두지 않았다는 소리다. 당국은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이월드에 책임을 묻고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엄중히 경고할 필요가 있다.

2019-08-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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