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영풍제련소 중금속 오염 원인 조사, 객관적이고 투명해야

대구지방환경청이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의 지하수 중금속 오염 원인과 유출 관련 조사에 나선다고 한다. 이를 위해 2억6천만원을 들여 조만간 연구용역 업체 선정에 들어갈 대구환경청은 6개월 동안 영풍제련소 1·2공장 지하수의 중금속 오염 원인과 낙동강 유출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제련소 자체에 대한 이런 조사로는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우선 환경 당국의 제련소 공장 내 직접적인 조사는 분명 반길 만한 소식이다. 지금까지 제련소를 둘러싼 황폐화된 주변 숲과 토양, 하천 등 자연에 대한 숱한 환경오염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제련소 인근의 오염 여부 조사는 간헐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처럼 공장 내부에서 11군데 지하수 수질조사 관측정 설치와 카드뮴 등 모두 20개 넘는 항목을 분석 대상으로 삼은 일은 이례적인 데다 오염원으로서의 제련소를 좀 더 잘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다.그러나 이런 반가움에도 걱정 또한 크다. 무엇보다 제련소를 두텁게 에워싼, 환경부 출신 관료나 인맥의 장막을 뜻하는 '환피아'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려서다. 이런 환피아의 모습은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서 일부나마 드러났지만 그 실체는 알 수 없다. 막강한 자금력에 기대 법과 소송으로 행정력조차 무력화시킨 지금껏 제련소 행태를 보더라도 이번 환경청 조사는 이 같은 우려를 떨쳐버릴 수 있도록 철저하고 정확해야 한다.대구환경청이 제련소의 지하수 오염 조사와 이를 통한 낙동강 상류 방류 여부 등 여러 의혹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 나선 만큼 용역 기관의 선택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일을 해낼 업체를 엄선해야 하는 까닭이다. 대구환경청은 이번 조사와 용역 업체 선정이 제련소는 물론, 낙동강을 끼고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인 사람과 뭇 생명체의 오늘과 내일에 관련된 현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역대 어느 정부보다 높은 관심으로 제련소 오염 문제를 다루려는 지금 같은 기회는 더욱 놓칠 수 없는 일이다.

2019-07-09 06:30:00

[사설] 한국당, 자리싸움·실언…아직 정신 못 차렸다

요즘 자유한국당의 행태가 눈꼴사납다는 비판이 높다. 얼마 전만 해도 빈사 상태에 있던 한국당이 황교안 대표 취임, 패스트트랙 싸움으로 지지율을 회복하는가 싶더니 자리싸움·실언 등으로 다시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어려울 때는 참고 있다가 이제 겨우 살 만하니 '웰빙 본색'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참으로 합당한 것 같다.국민이 가장 꼴보기 싫어하는 것이 자리싸움이다. 예결위원장·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서로 헐뜯고 욕하면서 한국당 전체가 자중지란에 빠져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예결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탈락한 황영철 의원이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저질스럽고 추악한 행위"라고 거칠게 공격하더니 황교안 대표와 친박계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못 갔다고 흥분하는 국회의원의 인격도 문제지만, 예결위원장이라고 뽑아 놓은 분조차 지역구 평판이 그리 좋지 않고 처신에 문제가 많은 인물이다.박순자·홍문표 의원이 국토교통위 위원장 자리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것도 보기 흉하다. 박 의원은 자리를 내놓지 않겠다며 막무가내로 버티고 홍 의원은 입장문까지 내 '떼쓰기 몽니'라고 욕하고 있으니 속된 말로 '콩가루 집안'을 방불케 한다.황교안 대표는 패스트트랙 정국·민생 탐방 이후 꽤 지지율을 올리는가 싶더니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별 발언, 아들 스펙 발언 등으로 오히려 한국당에 부담을 주는 존재가 됐다. 황 대표가 '문재인 정권만 욕하면 만사형통'이란 식으로 처신하다가 자초한 논란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자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한국당은 자신들이 잘했거나 잘나서 지지를 회복했다고 착각하는 듯하다. 순전히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기댄 반사이익일 뿐이다. 그마저 믿음직스럽지 못해 지지를 유보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한국당이 정신 차리고 낮은 자세로 일하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에서 참패는 불 보듯 뻔하다.

2019-07-09 06:30:00

[사설] 경제 보복 맞선 일제 불매운동, 과연 바람직한가

한국 대법원의 지난해 10월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으로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3개 부품의 수출 규제가 이달 1일부터 발효되자 후폭풍이 불고 있다. 정부의 대응책 마련과 달리 민간 차원에서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자제나 중단 같은 움직임이 퍼지는 분위기여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정부의 즉흥적인 대응도 미덥지 못하지만, 지금 불고 있는 불매운동이나 불매 촉구 목소리가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상공인단체의 공개적인 불매운동 입장 표명이나 일본 상품 불매 촉구의 1인 시위와 같은 행동도 자칫 정치적인 여론몰이에 악용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특히 이런 운동으로 과연 기대한 효과나 결과가 나올지도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다.지금 이런 불매 분위기에 동조하는 사람의 의지, 불매운동에 따른 고통이나 손실 감수 같은 결연한 뜻은 충분히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흔히 이런 움직임은 이성보다는 비합리적인 감정에 치우치는 탓에 또 다른 갈등을 일으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일본 관련 업종이나 산업 현장에서 한국인이나 일본인들이 애꿎은 속앓이만 할 뿐 어쩌지 못하는 불안도 적지 않을 터다.과거 1910년 8월 22일 강제 한일병합 이후, 34년 11개월 24일간 일제의 한국 강점에 따른 온갖 피해는 헤아릴 수 없고, 잴 수조차 없을 만큼이다. 일제의 한국 침략 준비는 1876년 2월 27일 불평등한 강화도조약 체결부터 강제병합까지 34년 5개월 26일이 걸렸다. 이처럼 치밀한 일본답게 이번 경제 보복 준비도 그러했던 반면, 우리 정부는 과연 어땠나 묻지 않을 수 없다. 불매운동도 다름없다.지금 민간에서의 반(反)일본 정서는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않다. 불매운동 등은 정부 차원의 대응을 지켜보고 해도 늦지 않다. 굳이 하더라도 요란을 떨 일은 결코 아닐 듯하다. 소리 없는 준비로 맞서 바라는 목표를 이루는 그런 지혜로운 행동 변화가 더욱 필요한 때다.

2019-07-08 06:30:00

[사설] 일본의 수출 규제, 미국에 중재 요청 하겠다니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와 정부가 미국 정부에 중재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어 미국에 기대겠다는, '외교 무능'의 완벽한 자인이다. 다투다 힘이 모자라자 상급생에게 말려 달라고 쪼르르 달려가는 초등학생 꼴이다. 일본이 치밀하게 경제 보복을 준비해왔고, 보복할 것이란 신호도 여러 차례 나왔음에도 태평하게 있었던 '대인배'(大人輩)의 모습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문 정부의 생각은 미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로 한일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4년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주선했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막후 조정자 역할을 한 만큼 이번에도 그런 역할을 해주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결국 문 정부가 기대고 있는 것은 과거에 그랬으니 지금도 그럴 것이란 막연한 기대뿐이다.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은 문 정부에 '희망적'이지 않다. 미 국무부는 "미국은 한국·일본과의 3자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극히 원론적인 입장 표명이다. 물론 한일 관계가 더 악화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현재 미일의 밀착 강도로 보아 미국이 중재에 나선다 해도 문 정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미국이 문 정부의 부탁을 들어줘도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일본이 자국의 안보 우방인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것이 그렇다. 이를 두고 한국을 '국제적으로 믿을 수 없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장기 포석(布石)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전격적인 경제 보복으로 보아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지 않아서 지금 우리가 당하고 있지 않나.걱정인 것은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대비하는 능력이 문 정부에게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 사태가 현실화됐을 때 문 정부에게 미국에 매달리는 것 말고 어떤 대책이 있는지 일본의 경제 보복은 묻고 있다.

2019-07-08 06:30:00

[사설] 발등에 불 떨어지고 나서야 대책 찾아 나선 대통령과 정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30대 그룹 총수들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이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현대차, SK, LG그룹 총수들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문 대통령과 정부·청와대 고위 관료들이 기업인들을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실상을 파악하고 입장을 조율해 공동 대응 방안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이 같은 만남이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 기회가 돼야지 자칫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국면 돌파용 만남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대통령과 정부, 청와대가 평소 기업인들과 소통하면서 활발한 정보 교환을 하고 기업 애로를 청취했다면 최소한 지금 같은 일본 정부의 기습적 보복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큰일은 정부가 저질러 놓고 뒤늦게 부랴부랴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이 대책을 찾아 나선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에 다름 아니다.역설적으로 일본의 경제 보복은 기업의 위상과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과 경쟁하며 극일의 선봉에 서왔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적폐 청산 명목하에 '기업 때리기'에 시달려왔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기업 부담은 커졌고 검찰 등 사정 당국은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기업을 적폐 내지는 규제와 감시 대상으로만 취급하다가 큰일이 터지고 나서야 앞다퉈 기업인들을 만나려고 부산을 떠는 모양새가 혀를 차게 만든다.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과 정부, 기업인들의 슬기로운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대통령과 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는 진정한 소통을 통해 해법을 찾는 자리가 돼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청와대는 기업인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국익만을 생각하고 총력 대응으로 위기 탈출 선봉에 서야 할 것이다. 더불어 경도되고 왜곡된 기업에 대한 인식과 정책을 되돌아보고 바로잡기를 촉구한다.

2019-07-08 06:30:00

[사설] 이럴 바엔 대통령이 최저임금 동결 선언해야

요즘 정·경제계는 물론이고 국민들이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는 곳은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장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경영계는 4.3% 삭감, 노동계는 19.8% 인상을 각각 제시해 연일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협상 전략의 일부라고는 하지만, 경영계나 노동계, 모두 비현실적인 주장만 늘어놓고 있으니 최저임금위원회의 존재 의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사용자위원·노동자위원이 아무리 으르렁대고 유불리에 따라 퇴장·불참을 되풀이해도 키를 쥐고 있는 이들은 공익위원이다. 고용노동부가 위촉한 9명의 공익위원들이 어느 쪽 편을 들어줄지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폭이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결국은 청와대·정부의 의중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미 청와대에서 '급격한 인상은 문제가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데다 정부 안팎에서 '3~4% 인상' 가이드라인까지 흘러 나오는 상황에서 사용자·노동자가 서로 싸우고 있는 모습 자체가 한심하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하다.최저임금 태풍을 몰고 온 진원지는 사용자·노동자위원이나 공익위원도 아니고 문재인 대통령이다. '2020년 1만원' 공약을 내세워 정부와 친노동계 인사를 동원해 급속한 인상을 밀어붙여 중소사업자·영세상인의 몰락과 단기 일자리 감소 등 경제의 일각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마치 자신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최저임금위원회의 전권인 것처럼 전혀 나서지 않는다. 노동계의 눈밖에 날까 두렵고 소상인의 하소연을 듣기도 찜찜하니 몸을 사리고 있는 듯한 모습마저 보인다. 자신은 빠지고 청와대·정부 관계자를 앞세워 '속도 조절'의 신호만 전파하고 있으니 책임 있는 대통령의 자세가 아니다.2년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서민경제에 미친 심각성을 인정한다면 문 대통령이 직접 동결을 선언하는 것이 옳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대통령의 동결 선언을 촉구한 것에서 보듯 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줄 것을 바라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정책이 어느 정도 실패했다고 판명나면 속도감 있게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절대 부끄럽거나 후퇴하는 일이 아니다. 최저임금에 관한 한 결자해지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 자신뿐임을 알아야 한다.

2019-07-06 06:30:00

[사설] 얼토당토않은 일 경제보복, 정부 대책은 뭔가

일본 정부가 4일부터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부품 수출 규제 조치를 이행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부당한 일이다. 오죽하면 일본 유력 언론들조차 대한 수출 규제 보복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치적인 목적에 무역을 사용하지 말라는 외침이다.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어리석은 무역전쟁에 일본이 끼어들지 말라는 경고도 나왔다. 일본 언론은 이번 아베 정권의 대한 수출 규제가 자유무역 원칙을 왜곡하는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짚었다. 이번 일본 정부의 조치는 아베 총리의 정치적 계산 말고는 명분도 실익도 없다.문제는 그럼에도 아베 정권이 대한 무역 보복 조치를 쉬 해제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아베는 오히려 다음 카드를 계속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미 일본은 한국을 자신들이 정한 안보우방국인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음 달부터 무기 전용 우려가 있는 전략물자에 대한 수출 규제인 '캐치올 규제'를 발동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캐치올 규제'는 과거 서구 선진국이 북한이나 시리아 등 적성국가의 군사 제재를 위해 주로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진 제도다. 이를 한국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일본 정부의 어이없는 보복 조치에 우리 기업들만 불확실성이란 수렁에 빠졌다.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관련 산업이 많은 구미산단엔 긴장감이 돌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유탄을 맞은 데 이어 대일 무역 악재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게 생겼다. 이들 기업들은 당장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장기화하면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인상을 떨치기 어렵다. 일본이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하자 '그동안 기업들은 뭐했느냐'며 오히려 기업에다 화살을 돌리더니 사흘이 지난 후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상응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나섰다.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이 명백히 국제법을 위반했다면 국제적으로 우군을 확보하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 기업 피해를 예상했다면 진작 우회 전략을 마련했어야 할 일이다. 일본 언론이 자국 정부의 조치를 비판한다고 거봐라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할 일을 스스로 찾아 철저히 대응해야 할 일이다.

2019-07-06 06:30:00

[사설] 지역 정치권, 김해신공항 문제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해야

지역 국회의원들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대구시와의 예산협의회에서 김해신공항 재검증과 관련해 분노 어린 발언을 쏟아냈다. 이들은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한 뒤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려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적폐를 규탄하고 이를 막겠다고 했다. 결의에 찬 의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말만 앞세우던 과거를 떠올리면 불안하기도 하다.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시도하는 청와대, 정부, 부울경 등을 비판하면서 '김해신공항을 일방적으로 바꿀 수 없다'는 공감대를 이룬 듯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공정하지 않게 진행되면 청와대,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에 절차부터 예산까지 당당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강하게 발언했다.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은 "가만히 있으면 시도민이 피해를 본다. 불복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는 11일 대정부질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총리실로 이관한 잘못을 따지겠다고 했다.의원들이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결기 세운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렇지만, 대구경북 의원들은 예전부터 말만 내뱉고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웰빙의원'의 전형으로 인식되다 보니 믿음이 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지역 의원들의 저급한 전투력과 실천은 다른 지역 의원들과 비교되곤 한다. 부울경이 국가정책을 되돌리는 황당한 일을 시도하는 것은 전적으로 부울경 국회의원들의 저돌성과 치열함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TK의원은 PK의원 절반만이라도 닮아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이 중차대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 국회의원들의 노력과 열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번만큼은 지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 문제 해결에 지역의 미래는 물론이고 국회의원 개인의 성패까지 걸려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9-07-05 06:30:00

[사설] 폐지 모아 성금 1천만원 아동시설 기부한 대구 80대들

대구 남구 봉덕동 효성백년가약아파트 경로당 회원들이 지난 2일 대구의 두 아동시설에 각각 500만원씩 성금을 전달했다. 이날의 성금은 평균 나이 80세가 넘은 38명의 회원들이 지난 8년 동안 모은 폐지를 팔아 마련한 돈이어서 더욱 놀랍다. 긴 세월 하루도 빠짐없이 폐지를 거둔 돈을 시설에 준 만큼 의미는 액수와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녔다. 대구 공동체를 빛낸 아름다운 활동이다.이번 활동이 돋보이는 까닭은 여럿이다. 먼저 당당함이다. 이런저런 주변 눈치로 활동 반경이 좁을 수밖에 없는 보수적인 지역사회의 분위기에서 생계를 위한 선택이 아닌 종이 줍기가 사실 쉽지 않았음직하다. 하지만 회원들은 폐지가 있는 곳이면 가깝고 멀고를 가리지 않았다. 나이조차 잊고 자전거를 타고 수거하는 수고도 결코 마다하지 않았다. 이는 '어려운 아이들'을 돕겠다는 당당한 공적 목적의 각오와 실천이 뒤따랐던 덕분이다.또 있다. 80대 회원의 단결에다 이들과 함께한 박이득 경로당 회장의 실천적인 지도력이다. 나이 들수록 개성이 두드러지는 흔한 흐름과 달리 회원들은 회장부터 힘들고 어렵게 모은 돈을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는데 앞장섰다. 이는 폐지값이 ㎏당 130원 하던 좋은 시절이나 ㎏당 70원으로 떨어진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이렇게 '티끌 모아 태산'의 힘을 바탕 삼아 2012년부터 보낸 8년 세월이니 값을 따질 수 없는 1천만원 성금이 가능했던 셈이다.고령의 불편한 몸도 돌보지 않은 희생의 모습도 평가받을 만하다. 지팡이를 짚고도 눈, 비 가리지 않는 정성, 폐지 수거에서 정리까지 꼬박 3시간이 넘는 고된 작업의 감수, 손가락 지문이 닳아 없어지는 줄도 모르고 혼신을 쏟은 일이 그렇다. 같이 폐지 줍던 남편과 사별한 회원이 남편 몫까지 마음을 다한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경로당 기부는 대구라는 지역사회 공동체, 특히 미래 세대를 위한 어르신 활동의 선례가 되고도 남을 듯하다. 자신을 위하는 자리(自利)에다 이타(利他)의 선(善)한 삶이기도 해서다.

2019-07-05 06:30:00

[사설] 이제 제발 정치가 경제를 좀 놓아달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제 제발 정치가 경제를 좀 놓아주어야 할 때 아니냐"며 정부와 정치권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경제단체장들이 정부와 정치권 비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것에 비춰보면 박 회장의 '작심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본의 무역 보복 등 한국 경제가 위기로 치닫는 상황에서 나온 그의 발언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 문 정부 들어 부쩍 심해졌다. 일본 정부의 무역 보복 조치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첨예화한 한·일 간 외교 갈등이 직접적 원인이다.그러나 깊게 들여다보면 한국과 일본 모두 정치가 이번 사태에 깊숙하게 개입돼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달 말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 때리기'를 통한 극우층 결집 차원에서 무역 보복 카드를 꺼냈다. 우리 정부는 "사법부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지금껏 일본 반발을 방치했다. 한·일 정부발(發) 폭탄 탓에 양국 기업이 피해를 당하고 경제가 충격을 받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정치로 풀어야 할 일을 풀지 못한 채 경제에 부담을 떠넘긴 한·일 정부의 책임이 크다.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에 우왕좌왕하는 정부와 서로를 비난하는 정치권에 대한 박 회장의 비판에도 공감이 간다. 정부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야권은 "정부가 방관했다"고 비판만 쏟아낸다. 사건이 터진 뒤에야 부랴부랴 대책을 '연구'하는 정부 모습을 지켜본 국민 대다수가 전술·전략에서 일본에 진 것 아니냐고 생각할 것이다.미·중 무역 분쟁에다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 등 악재 속출로 한국 경제가 갈수록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적으로 정치가 경제를 옥죄는 일들도 비일비재하다. 종합적인 전략을 갖고 대응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는 땜질식 처방만 내놓고 있고 정치권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정쟁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가 경제를 놓아달라는 일침에 정부와 정치권이 뭐라고 응답할지 두고 볼 일이다.

2019-07-05 06:30:00

[사설] 나빠지는 대구 의료복지, 공공 의료기관 진료라도 강화해야

대구의 동네 병원과 중소형급 병원의 진료 시간이 짧아지거나 이들 병원의 운영난으로 응급실을 없애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는 등 의료 복지가 악화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 의료 환경 변화에 따른 병의원의 경영 여건이 나빠진 탓이다. 현재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당분간 주민 불편은 피할 수 없게 됐다.이런 현상은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으로 환자 의료비 부담을 더는 차원에서 보험 적용 진료 분야가 확대되고, 의료 소비자들의 대형 병원 선호가 심해지면서 빚어진 부분도 있다. 병원 문턱이 낮아지고 환자들은 대형 병원, 특히 수도권에 몰렸다. 그러니 무엇보다 지방의 동네 병원과 중소 의원은 환자 감소로 어려움이 당연했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됐던 터였고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게다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에 따른 타격까지 겹쳐 평일 진료 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특정일에는 문을 닫고 휴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 간호 인력난과 주말 근무 기피로 토요일 의료는 사실상 힘든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이는 민간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대구시가 운영하는 대구의료원은 물론, 대구 각 구·군에 딸린 대부분 보건소 등 공공 의료기관도 마찬가지여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지금처럼 환자의 대형 병원 쏠림은 대기시간 지연과 진료시간 단축 등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대형 병원이 대책을 세우겠지만 이대로 가면 대구의 의료 복지 악화는 분명하다. 대구시와 각 구·군이 그냥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대구의료원과 보건소 등 공공 의료기관만이라도 우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들 기관의 평일 진료 연장이나 토요 진료 등이 그렇다. 환자는 시간을 다투는 경우가 많은 만큼 행정 당국은 먼저 공공기관부터라도 나서도록 할 때다.

2019-07-04 06:30:00

[사설] 北 목선 의혹 조사 발표가 또 다른 축소·은폐 아닌가

정부는 북한 소형 목선의 삼척항 입항에 대한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의혹 해소는커녕 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한 불신만 높였다. 국무조정실은 "우리 군의 경계작전에 문제가 있었다"면서도 "이를 의도적으로 축소·은폐하려 한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현장 지휘관에게만 책임을 묻고, 국방부 장관, 청와대 관계자 등 '몸통'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 자르기'의 전형이다.정부는 제8군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합참의장, 지상작전사령관 등에 대해 엄중 경고 조치하는 등 경계작전 실패만 인정했다. 군 안팎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은 부인하거나 두리뭉실하게 얼버무리고 넘어갔다.핵심 의혹 중 당시 국방부가 '삼척항 인근' '경계작전에 문제가 없다'고 잘못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대북 군사보안상 통상적으로 쓰는 용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부적절하고 안이했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청와대 안보실의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개입 사실이 없다'고 하니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것과 같다.국방부가 잘못된 사실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안보실이 직간접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이 나오고 청와대 행정관이 17, 19일 국방부 브리핑에 참석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연관이 없다고 했다. 오직 일선 지휘관만 잘못했고, 청와대나 국방부는 책임이 없다고 하니 소가 웃을 일이다. 자신은 책임지지 않고 부하들만 희생시키면 전장에서 지휘력을 발휘할 수 없음은 상식이다.누가 봐도 청와대·국방부를 비호하기 위해 조사 결과를 축소·은폐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국민이 화를 내는 것은 경계작전 실패도 문제지만, 이 사건을 축소·은폐해 국민을 속이려 한 데 있다.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면 원인 진단이라도 제대로 해야 할 텐데, 현 정권은 북한 눈치 때문인지 그저 숨기고 감추려고만 한다. 정부의 발표는 도저히 신뢰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국회의 국정조사를 통해 밝히는 방법밖에 없다.

2019-07-04 06:30:00

[사설] 큰일이 터질 때마다 확인되는 청와대·정부의 무능

일본 정부의 한국 경제 보복에 대한 청와대, 정부의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5월 보복 조치가 확정됐는데도 청와대, 정부가 사전에 파악을 못 한 것은 물론 보복 조치 이후엔 사실상 방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뿐이다.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된다.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일본은 총리가 직접 나서 압박하는데도 우리는 정부 차원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청와대는 "관련된 입장이나 발표는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나가게 될 것"이라며 공을 경제 부처로 넘겼다. 외교부 장관은 "앞으로 상황을 보면서 (후속 대책을) 연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사실상 준비된 대책이 없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주무 부처인 산자부 대처는 우려스러울 정도다. 한 간부는 "삼성이나 SK, LG는 일본에 지사도 있고 정보도 많을 텐데 사전 동향을 파악하지 못했느냐"고 했다.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 사정은 생각하지도 않고 질타를 한 것이다. 다른 간부는 귀책사유가 일본 정부에 있는데도 "일본 기업을 상대로 공급 중단을 문제 삼아 소송을 거는 건 어떠냐"는 얼토당토않은 발언을 했다.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가 방치하거나 갈팡질팡하는 것은 이 사안에 대한 무(無)대책, 무전략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큰일이 터질 때마다 청와대와 정부가 우왕좌왕하거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제재를 가했을 때도 청와대는 "기업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손을 내저었다. 치졸하고 어리석은 일본 정부의 조치는 당장 철회하는 게 마땅하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조치를 준비하고 총리까지 나서 전방위 공세를 취하는 일본 정부의 모습은 새삼 우리 청와대와 정부를 되돌아보게 한다.

2019-07-04 06:30:00

[사설] 북핵은 그대로인데 '적대관계 종식' '평화시대 시작'이라니

문재인 대통령이 공상적 현실 인식을 또 한 번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판문점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판문점 회동'이 사실상의 종전 선언이란 평가를 내린 것이다.비약도 이런 비약이 없다. 판문점 회동에서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 그렇게 견강부회할 수 있는 단어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사실상의 행동'이란 표현도 그렇다. 판문점 회동은 냉정하게 말해 재선을 앞두고 북핵 문제에서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와 핵 능력도 보전하고 대북 제재 완화도 노리는 김정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깜짝 쇼'이다. 그런 점에서 판문점 회동이 적대관계를 끝내고 평화시대를 시작하는 '사실상의 행동'이란 해석은 아무리 양보해도 지나치다.이는 판문점 회동의 결과로도 뒷받침된다. 실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 전부다.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동 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협상"이라고 한 데 이어 1일에는 김정은과 만남에 대해 "곧 보기를 고대한다"면서도 "서두르지 않는다"고 했다. 실무 협상에서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나와야 차기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소리다.문 대통령의 말잔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판문점 회동을 "기존의 외교 문법 속에서 생각하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며 "중대한 국면의 해결을 위해서는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맹자(孟子)가 말한 피음사둔(詖淫邪遁·번지르르한 말)의 전형이다.현실과 동떨어진 상상은 공상(空想)이자 망상(妄想)이다. 우리에게 그 현실이란 북핵의 위협이다. 이런 현실이 그대로인 한 적대관계의 종식도 평화시대의 시작도 모두 거짓말이다.

2019-07-03 06:30:00

[사설] 김해신공항 재검증 맡은 이낙연 총리, 왜 무리수를 두나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맡기로 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처신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아무리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요구가 강하다고 해도, 총리실이 이미 확정된 국가사업을 거꾸로 돌리려는데 동참하는 것은 명분과 원칙을 저버리는 일이다. 이 총리가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사정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해서는 안 될 일을 벌이는 것은 분명하다.지난달 20일 부울경 단체장들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총리실로 이관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 총리의 승낙과 양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김해신공항 계속 추진' 입장을 고수한 국토부가 부울경과 이 총리, 청와대·여당의 직간접적인 압력이 없었다면 자신의 고유 업무를 총리실로 넘기는 치욕을 감수할 리 없다.총리실은 재검증을 떠맡은 지 열흘이 지나도록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총리실이 아직 실무 차원의 검토 작업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하니 당분간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것 같다. 총리실이 재검증 위원회를 꾸려 가동한다고 하지만, 백지화 의견을 도출해도 문제고 계속 추진 의견을 도출해도 문제다.김해신공항 재검증은 정부에 대한 신뢰와 공정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대구경북과 부울경을 싸움터로 내모는 '판도라의 상자'다. 대구경북이 온통 들끓고 있고 부울경은 홍보전을 맹렬하게 펼치고 있으니 4, 5년 전 첨예하게 대립하던 때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지금까지 현명하게 처신한 이 총리가 처음부터 이 문제에 개입하지 않은 것이 옳았다. 이 문제를 밀어붙이는 이들은 장막 뒤에 숨어 드러나지 않지만, 전면에서 책임져야 할 이는 이 총리다. '정치적 고려' 말고는 해결 방법이 없는 문제를 들고 있다간 치명상을 입기 십상이다. 이 총리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재검증 포기 선언을 하거나 원점으로 되돌리는 결단을 발휘해야 한다.

2019-07-03 06:30:00

[사설] 한전 적자에 전기요금 인상 수순, '탈원전 청구서' 계속될 것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상 시동을 걸었다. 내년 하반기부터 전기 사용량이 적은 가구에 월 4천원 한도로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필수사용량 보장공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하기로 했다. 또 주택용 전기요금을 계절별·시간대별로 달리하는 차등 요금제 도입과 원가 이하로 공급하는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도 추진하는데 이 역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엔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내년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추진으로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필수사용량 보장공제로 작년 958만 가구가 3천964억원의 혜택을 봤다. 그러나 이 제도가 폐지·축소되면 이만큼 전기요금이 인상되는 셈이다. 정부가 여름철에 전기를 많이 쓰는 계층의 요금을 깎아주면서 그 손실분을 만회하려고 전기를 덜 쓰는 계층의 요금을 올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기요금 인상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잡은 것도 총선 이후 전기요금을 올리려는 '꼼수'로 볼 수밖에 없다.전기요금 인상은 예견됐던 일이다. 탈원전으로 한전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을 해결하려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016년 순이익이 12조원에 달하던 한전은 지난해 1조여원 적자로 돌아섰고 올 1분기에만 6천299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탈원전으로 한전이 저렴한 원전 전력 대신 값비싼 LNG·신재생 발전 전력 구매를 확대하다 보니 적자 누적은 필연적이었다.탈원전→한전 적자 누적→전기요금 인상→국민 부담 가중은 불을 보듯 뻔한 수순이었다. 한전이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통해 경영을 개선하려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탈원전을 계속 밀어붙이면 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민 부담은 가중할 게 분명하다. 전기요금 인상과 같은 탈원전으로 말미암은 청구서가 국민에게 계속 날아올 것이다.

2019-07-03 06:30:00

[사설] 또다시 김정은 속셈 대변해 준 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생긴 일 중 판문점 '번개 회동'보다 우리가 더 관심 있게 지켜봤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한미 간 견해차이다. 판문점 '깜짝 쇼'에 관심을 쏟느라 내외신 모두 그 심각성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영변 핵시설이 진정성 있게, 완전히 폐기된다면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의 입구"라고 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참가하기 전 7개국 뉴스통신사와 서면 인터뷰에서 "영변 핵시설이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했다. '입구'라는 말만 추가됐을 뿐 발상은 똑같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런 조치들이 진정성 있게 실행되면 그때 국제사회는 제재에 대한 완화를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영변 핵시설 폐기)은 하나의 단계이다. 중요한 단계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며 "아마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영변 핵시설 폐기는 환영하지만 기껏해야 북한 비핵화의 한 과정일 뿐이라는 뜻이다. 문 대통령을 세계 언론 앞에서 공개 반박한 것이다.영변 핵시설 폐기를 조건으로 한 대북제재 완화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써먹으려 했던 속임수다. 영변 핵시설은 노후화됐고, 영변 이외에 5개의 핵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폐기해도 핵 능력 유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결국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속셈을 그대로 대변한 것이다. '김정은 대변인'이라는 보도가 또 나오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다. 문 대통령의 발상은 한마디로 김정은에게 속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느냐는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2019-07-02 06:30:00

[사설] 속출하는 깡통주택, 불안에 떠는 주거취약계층 세입자들

대구경북에도 '갭 투자'의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매매가격과 전세금 차이가 작은 점을 이용해 다가구주택 여러 채를 사들였다가 문제가 터지자 경매에 넘기거나 아예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등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런 '전세 사기'에도 현실적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이번 사태는 집을 처분해도 보증금에 못 미치는 이른바 '깡통주택'이 발단이다.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규제가 강화되면서 다가구주택 시세가 전세금보다도 낮아져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만기가 된 전세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되자 세입자에게 피해를 떠넘기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얼마 전 서울과 고양시 등에 600채의 부동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한 임대사업자가 잠적해 크게 문제가 된 데 이어 최근 경산시에 다가구주택 6채를 가진 건물주가 사라져 60여 명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다. 피해 규모만도 37억원에 이른다. 대구 달서구와 서구, 수성구 등에도 13채의 다가구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세입자 100명이 5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이 같은 사건은 최근 몇 년간 전국에서 유행한 '갭 투자'가 남긴 결과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크다. 특히 다가구주택 세입자 상당수가 신혼부부나 사회 초년생, 대학생 등 주거취약계층인 점도 심각한 문제점이다.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거나 명의 이전, 경매 후 취득 등 몇몇 방편이 있지만 어떤 경우든 세입자 피해는 불가피하다.현행 제도상 세입자를 완전히 보호할 수 없는 것도 큰 문제다. 특히 다가구주택은 건물주 동의 없이는 전체 세입자 실태를 파악할 수 없는 등 허점이 많다. 정부와 국회는 서민 재산권 보호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관련 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법 정비 없이 세입자에게 모든 판단과 책임을 떠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

2019-07-02 06:30:00

[사설] 가덕도 신공항 음모, 대구경북 여야 정치권 함께 깨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단체장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김해신공항 백지화 획책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공격하는 모양이다. 부울경이 영남 5개 시도지사의 3년 전 합의를 깨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움직임은 권 시장과 이 지사가 빌미를 준 때문이라는 주장은 답답하고 안타깝다.민주당 대구시당은 최근 "지난 1월 대구 통합신공항을 이전하면 가덕도를 용인할 수 있다고 두 단체장 입에서 나왔다"며 부울경의 가덕도 신공항 추진 책임을 두 사람에게 돌렸다. 그러나 부울경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정부가 2016년 발표한 김해신공항 계획을 재검증하는 조직을 꾸렸고 이후 정부를 압박, 국토교통부를 제치고 총리실에서의 검증까지 요구한 상태다. 민주당 대구시당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까닭이다.민주당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는 바는 아니다. 부울경의 일방적 합의 파기와 문재인 정부의 힘을 업은 막무가내 행동으로 대구경북의 민심이 날로 악화되어서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둔 마당이니 억장이 무너지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지난 2016년 20대 총선과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황무지이던 대구경북에서 겨우 입지를 구축해 호의적 여론을 다지는 즈음에 이런 대형 악재가 터졌으니 더욱 그럴 만하다. 싸늘한 민심을 다독여 되돌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할 수밖에 없다.그렇다고 민주당의 이런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비록 잠시 속은 시원할지언정 어떤 얻음도 없다. 이제는 무엇보다 대구경북의 여야 정치권이 함께 부울경의 음모를 막는 데 손을 굳게 잡을 때다. 소모적 책임 전가 공방은 앞뒤가 바뀐, 적전 분열이자 힘의 낭비다. 대구경북 분열로 부울경에 맞설 역량마저 갉아먹고, 가덕도 신공항에 날개를 달아주는 어리석음은 결코 없어야 한다.

2019-07-02 06:30:00

[사설] 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이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손을 잡았다. 6·25전쟁에서 치열하게 싸웠던 국가의 정상이 정전 66년 만에 남북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곳에서 만난 것은 그 자체로 '역사적 사건'이다. 그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이지만 양자 회담도 했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를 두고 교착 상태에 있는 북미 간 대화가 재개의 흐름을 탈 것이란 기대도 갖게 한다.하지만 이런 의미 부여에 매몰돼 흥분하거나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과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도 북한 비핵화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았다. 오히려 내년까지 1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될 만큼 북한은 핵 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하루 전인 28일에는 세계를 향해 '핵 무력 완성'을 김정은의 최고 업적이라고 공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딴생각'은 하지 말라는 '선 긋기'이다.트럼프 대통령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노딜'과 그 이후 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들의 보고를 통해 김정은이 변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판문점 '번개 회동'으로 일거에 타개될 것으로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정세 판단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그런 점에서 이번 판문점 회동은 '보여주기식 이벤트'라는 엄한 평가를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내년 재선을 앞두고 북핵 문제에서 '업적'이 필요한 트럼프와 핵 능력을 보존한 채 대북 제재 완화를 노리는 김정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성사된 '깜짝 쇼'라는 것이다.판문점 회동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 아주 역사적인 위대한 순간"이라고 치켜세웠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과대 포장이다. 향후 북핵 문제 해결에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판문점 회동'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우리 모두 냉정해져야 한다.

2019-07-01 06:30:00

[사설] 세계 정상들에게 '소주성' 자화자찬한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자화자찬을 했다. "지난 2년간 한국은 혁신과 포용을 두 축으로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그 결과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그 근거로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것과 근로자 간 임금 격차 완화를 들었다.세계 정상들에게 자랑할 만큼 소득주도성장이 성과를 냈는가 하는 의구심부터 든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노동자 임금이 상대적으로 오른 것은 맞다. 그러나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폐해가 긍정 효과를 압도한다는 것을 국민 대다수가 체감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감소하고 소득 격차가 확대된 대표 사례로 한국을 지목했다.문재인 정부에 '자화자찬 DNA'가 있는 탓인지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부처, 공공기관은 툭하면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 수주 경우 계약 규모 등이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런데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친 결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우수한 원전 기술력과 운영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자랑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문 정부 출범 이후 모태펀드에 추가경정예산을 늘린 덕에 유니콘 기업이 대폭 늘었다고 했다. 세금으로 생색내고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올린 데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국민이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는데도,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고서도 자화자찬에 치중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자화자찬이 급증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국민에게 내세울 국정 성과가 별로 없다는 방증으로 봐야 한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 무리해서라도 국정 성과를 국민에게 각인시켜야 한다는 조급증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중증에 빠진 국정 운영을 혁신하기 위한 해법 마련은 등한시하면서 자화자찬에만 열을 올려서는 위기 타개는 고사하고 상황 반전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2019-07-01 06:30:00

[사설] 지어 놀리는 애물단지 시설물, 내 돈 들였다면 지었겠나

경북 곳곳에 들어선 수억~수백억원짜리 시설물이 당초 취지와 달리 찾는 사람도 없고 해마다 많은 관리비만 까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주민 민원으로 일부 시설물은 또다시 큰돈을 들여 철거해야 하는 일까지 벌어질 판이다. 처음 지을 때 시설물 활용에 대한 깊은 고민도 없이 단체장 업적 과시용 등으로 저지른 전시 행정이 자초한 재앙이나 다름없다.경북도와 구미시가 887억원으로 구미에 마련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 새마을운동테마파크는 이런 재앙의 좋은 한 선례가 될 만하다. 25만㎡가 넘는 드넓은 공간에 하루 평균 관람객이 겨우 170명에 그칠 뿐이다. 시설 운영에만 해마다 30억~60억원의 돈이 들어간다니 적자 행진은 피할 수 없는 이치가 아니겠는가.이 뿐일까. 200억원짜리 구미 도개면 모례마을 불교초전지 시설물도 하루 방문객이 80명쯤이어서 지난해만 6억3천여만원 적자를 봤다. 혈세로 아예 없애는 시설도 있다. 포항 바닷가에 3억여원으로 만든 꽁치 꼬리 모양 시설물은 최근 철거가 결정됐다. 이렇게 새로 짓고는 다시 세금으로 없애는 악순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이 같은 전시성 시설물 재앙은 앞으로도 자명하다. 무엇보다 1991년 지방자치 부활 이후 근절되지 않은 단체장의 업적 과시를 위한 전시 행정의 덫에 걸린 결과다. 다음 선거를 의식한 보여주기식 업적 홍보에 대한 유혹에 빠져 시설물 활용과 내용은 뒷전이다. 우선 짓고 보자는 저급한 경쟁 심리로 지금도 같은 형편이다.이런 재앙의 악순환은 시설물 설치와 신규 공사를 통해 부정한 이익을 챙기려는 일부 공직자의 사심(邪心) 탓은 아닌지 경계할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이런 경북 곳곳에 흩어진, 세금 먹는 하마 같은 애물단지를 제대로 쓰기 위해 전담 조직이라도 갖춰 공동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별로는 대책 마련에 한계가 분명하다. 필요시 대구와도 머리를 맞대면 나을 수 있다.

2019-07-01 06:30:00

[사설] 폐기물 특별법 만들고 정책도 빨리 보완해야

경북도 각 시군마다 마구잡이로 방치된 불법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으나 비용 문제로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개 쓰레기 처리업체 대부분이 부도나 허가 취소 등으로 손을 놓은 데다 폐기물 처리에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은 불법 폐기물 전량을 연내 처리할 것을 환경부 등에 지시했지만 국비 지원 없이 각 시군이 이를 모두 처리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현재 경북 10개 시군에 산재한 생활쓰레기 등 불법 방치 폐기물은 24만2천299t에 이른다. 이는 국내 불법 폐기물의 28.8%다. 특히 엄청난 쓰레기 산으로 이슈가 된 의성군 단밀면 한 곳에만 17만t 넘게 쌓여 있다. 게다가 문경과 상주, 포항, 경주, 영천, 영주, 구미, 울진, 성주 등 9개 시군도 불법 쓰레기 문제로 큰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정부 전수조사에서 드러난 전국 불법 폐기물은 모두 120만t이다. 정부는 당초 이를 2022년까지 전량 처리하는 계획에 따라 우선 17만t(14%)을 먼저 처리했다. 하지만 악취로 인한 주민 피해와 토양·수질오염 등 환경 피해가 커지고 쓰레기 불법 수출로 인한 국제 신인도 하락 등 문제점이 계속 확대되자 처리 시한을 올해 내로 앞당겼다.정부는 처리 능력이 없는 쓰레기 업체 대신 행정대집행으로 전국의 불법 폐기물을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모두 처리하는데 3천600억원이 필요하다는 추산이다. 먼저 쓰레기를 처리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한다지만 처리 비용 회수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비용 전부나 일부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떠안아야 하는데 재정자립도가 20%도 안 되는 도내 각 시군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지금의 사태가 정부의 근시안적 폐기물 정책이 초래한 환경 재앙인 만큼 전액 국비로 처리하고 쓰레기 처리 업자의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최대한 구상권을 확보해야 한다. 더 나아가 지역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자연환경을 해친 처리 업체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회도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관련 특별법을 조속히 만들고 폐기물 공공 처리 시스템 구축에 앞장 서야 한다.

2019-06-29 06:30:00

[사설]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 대구

최근 10년간 대구를 떠난 20대가 7만3천여 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대구 인구는 4만3천 명이 줄었다. 인구가 감소하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이를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일이다. 한창 일해야 할 20대가 대구를 떠나는 것은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희망을 잃었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는 활력을 잃고 경쟁력도 떨어진다. 대구시장을 비롯한 지역 리더들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일 일이다.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0년간 대구경북 인구 이동 분석'은 대구경북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를 웅변한다. 지난해 말 기준 대구 인구는 245만 명에 그쳤다. 10년 동안 대구를 떠난 인구가 116만여 명이다. 들어온 102만4천여 명보다 13만5천 명가량 많았다. 전출 인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대구가 살고 싶은 도시로서의 매력을 잃고 있음을 방증한다. 더욱 큰 문제는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청·중년 인구가 떠난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구에서 가장 유출 규모가 큰 연령대가 20대였고, 50세 미만 모든 연령대에서 전입 인구보다 전출 인구가 많았다.대구에서 처음 인구 감소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12년이다. 하지만 7년이 지나도록 대구시는 좀처럼 이를 역전할 방안을 찾지 못했다. 이 추세라면 2047년이면 인구가 200만 명까지 떨어질 것이다. 하루빨리 이를 역전시키거나 줄어드는 인구 속에 삶의 질을 더 높일 묘안을 찾지 못한다면 인구 감소는 가속화할 것이고 도시 위상은 더욱 추락할 것이다.청년들이 대구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다. 대구를 떠나는 5명 중 1명꼴로 '직업'을 전출 이유로 꼽고 있다. 일자리도 없고 소득 수준 또한 낮다. 지난해 국감자료를 살펴보면 대구지역 1인당 연평균 급여는 2천984만원으로 전국 평균 3천383만원의 88% 수준에 불과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제주를 제외하곤 가장 낮았다. 일자리도 없고 기껏 찾은 일자리도 변변찮으니 떠나는 것이다.말로만 기업 유치니 일자리 창출이니 떠들 일이 아니다. 하루빨리 실적을 내놓아야 한다. 여의치 않다면 대구에 머무르는 젊은이들의 삶의 질을 높일 방안이라도 찾아야 한다.

2019-06-29 06:30:00

[사설] 30년 가까운 불법 토석 채취, 알고도 눈감은 경주시

경북 경주시의 한 토석 채취 업체가 28년 동안 129만㎥의 토석을 불법으로 파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양인 만큼 실제 얼마나 더 많은 토석을 몰래 팠는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지난 2017년 업체의 불법행위가 적발됐지만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제기되는 의혹은 눈덩이 같다.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불법행위의 지속성이다. 이 업체는 지난 1991년 6월 토석 채취 허가를 받은 뒤 지금까지 129만㎥의 토석을 파냈다. 그에 따른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파낸 양은 흔히 1㎥를 1t으로 보는 계산법에 따르면 최근 국제적 명성을 얻은 소위 '의성 쓰레기산' 17만t의 8배에 이른다.더욱 의심스러운 일은 과연 이런 불법을 업체 홀로 겁없이 저질렀을까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이런 물량의 토석을 불법으로 버젓하게 파내는 일은 비록 느슨하지만 나름 체계적인 관공서의 감시망을 따돌리지 않으면 사실상 힘들다. 관공서와의 짬짜미가 없을 수 없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특히 2017년 6월 이 업체의 토석 채취 기간 연장 허가를 검토할 때 53만여㎥의 불법 토석 채취 사실을 확인하고도 어떤 행정조치도 내리지 않은 사실은 이런 의심을 더욱 짙게 한다. 관공서의 어설픈 실수가 아니라면 봐주기 또는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경주시가 28년간이나 이 업체의 토석 채취 허가지에 대한 정기 순찰을 하지 않은 사실만 봐도 그렇다.할 일은 분명하다. 사법 당국이 이런 숱한 의혹을 수사로 밝히는 일만 남았다. 허가권을 가진 관의 자체 감사나 조사는 믿을 수 없게 됐다. 허가와 감시를 둘러싼 업체와 경주시 등 관공서와의 유착 규명과 관련자 처벌은 물론, 업체의 불법으로 얻은 수익의 환수 조치도 필요하다. 공공재인 자연을 사적인 배를 채우는 수단으로 악용하며 망쳤으니 그 대가도 걸맞아야 한다.

2019-06-28 06:30:00

[사설] 활짝 열린 600조 세계 원전 건설 시장을 제 발로 걷어차는 한국

한국을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최초의 상용 원자력발전소 사업 입찰에 한국이 계속 참여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공동 언론 발표문에도 '원자력 에너지 분야 협력'이 명시됐다. 사우디 원전 건설 진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기대와 함께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호기를 날려버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교차한다.사우디는 22조원을 들여 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올해 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우리가 사우디 최초 원전을 수주하면 천문학적인 특수를 가져올 수 있다. 사우디가 2030년까지 원전 10~17기를 건설할 계획인 만큼 더 많은 원전을 수출할 수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발주 계획이 있는 원전 153기, 건설 중인 원전 57기 등 210기가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원전 1기 건설비가 최소 3조∼4조원에 달해 최소 500조∼600조원에 달하는 시장이 열린 것이다.수십 년에 걸쳐 원전 기술을 축적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형 표준원자로 APR1400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내 사용을 인증받으면서 기술력과 안전성에서 세계 수준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원전 수출에 나서면서 국내적으로는 탈원전을 밀어붙이는 우리 정부의 '이중 행보' 탓에 원전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우리가 수출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장기 정비계약 수주액이 애초 전망치의 3분의 1 수준인 수천억원대로 떨어진 것은 탈원전과 무관하지 않다.원전 산업 생태계 붕괴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원전 기술이 다른 나라로 유출되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국내 원전 산업 기반이 완전히 무너진 나라가 원전을 수출한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꿈이다. 100년 넘게 나라를 먹여 살릴 세계 일류의 원전 산업을 5년 임기의 정권이 붕괴시키는 것이 이 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2019-06-28 06:30:00

[사설] '김해신공항 변함없다'는 김현미 장관의 말, 믿고 싶지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추진과 관련해 "김해신공항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26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합의점을 찾자는 취지이지 원점에서 논의하자는 건 아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이 올바른 견해를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청와대·여당의 분위기로 볼 때 김 장관의 소신이 관철될 수 있을지 믿기 어렵다.김 장관이 지금까지 여러 차례 '김해신공항 추진'을 밝히며 부울경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요구를 거부해온 것은 사실이다. 부울경이 지난 4월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최종보고회'에서 김해신공항 거부 의사를 발표하자, 국토부는 이례적으로 보고회 1시간 후에 강도 높은 반박 자료를 내놨을 정도다.강경 입장을 고수하던 김 장관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지난 20일 부울경 단체장들과 만나 재검증 문제를 '총리실로 이관한다'고 합의했다. 김 장관이 '청와대·여당의 요구를 계속 거절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국토부의 입장이 언제 어떻게 바뀔 지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더욱이 김 장관이 다음 달 개각 때 더불어민주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후임 국토부 장관은 더 신뢰하기 어렵다. 지난 3월 국토부 장관에서 낙마한 최정호 후보자가 청문회를 전후해 김해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추진 찬성'에서 며칠 만에 '보류' 내지 '조건부 반대'로 돌변한 것을 보면 관료들의 소신은 믿을 수 없다.국토부가 '김해신공항 추진' 입장을 갖고 있다고 대구경북이 손놓고 있다간 낭패를 당할 것이 뻔하다. 여권은 총선을 위해 고집을 버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총리실에서 재검증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대구경북으로선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정당성과 명분에서 앞서는 만큼 승산은 충분하다.

2019-06-28 06:30:00

[사설] 5개 시도지사 합의 없이 김해신공항 재검증 있을 수 없다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이 요구하는 김해신공항 재검증 여부는 5개 시도지사의 합의를 거쳐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부울경이 아무리 김해신공항 확장사업 백지화를 시도한다고 해도, 대구경북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한 정당성과 명분을 확보하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김해신공항 확장사업 자체가 2016년 부울경과 대구경북 등 5개 시도지사의 합의에 따라 만들어진 결과물이기 때문이다.부울경이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려면 대구경북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부울경은 김해신공항 확장사업을 자신들만의 일인 양 맘대로 다루고 있지만, 대구경북을 포함한 5개 시도의 합작품인 만큼 특정 지역의 독단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김해신공항은 3년 전 영남권 신공항 입지를 놓고 대구경북은 경남 밀양을, 부산은 가덕도를 고수하면서 10년 넘게 치열하게 싸우면서 탄생한 사업이다. 당시 5개 시도지사가 '정부 결정에 따르겠다'고 합의하고 난 뒤 정부가 외국의 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한 것이 김해신공항 확장사업이다.부울경이 임의로 자체 검증단을 만들어 김해신공항을 거부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되살리려는 시도 자체가 반칙이자 억지다. 부울경 검증단에서 만든 신뢰성 없는 검증 결과를 놓고 국무총리실이 다시 위원회를 구성해 검토하겠다는 것은 원칙과 절차를 저버리는 폭정이다.총리실과 국토교통부가 처음부터 부울경에 대구경북과 합의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순리였다. 김해신공항 결정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국토부가 지난 20일 부울경과 '총리실 이관'을 합의한 것은 권한 남용이자 직무 유기다. 김해신공항 사업의 전제 조건인 5개 시도지사 합의 없이는 총리실에서 재검증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대구경북이 동의하지 않는 한 총리실의 재검증은 원인 무효일 수밖에 없다.

2019-06-27 06:30:00

[사설] '우울한 뉴스' 쏟아지는 한국 경제…이대로 가다간 침몰뿐

한국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우울한 뉴스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지만 성장 흐름 둔화, 기업의 탈(脫)한국 등 경제 위기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 위기가 가중돼 국가 쇠망으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을 뺀 경제성장률이 2018년 1.4%, 2017년 2%에 그쳤다. 실제 성장률인 2018년 2.7%, 2017년 3.1%보다 1%포인트 넘게 줄어든 수치다. 2~3년간 반도체 호황으로 경제가 잘나가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성장 흐름이 둔화됐다. 문제는 반도체 경기가 꺾여 성장률과 수출 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 초반으로 떨어졌고 지난달 수출액은 3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반도체 수출액이 10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탓이다.한국을 떠나는 기업은 급증 추세다. 올 1분기 국내 기업 등의 해외직접투자액은 141억1천만달러로 작년 1분기보다 44.9% 늘었다. 1981년 4분기 이후 38년 만의 최고치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늘어 상황이 더 심각하다. 작년 1분기 24억1천만달러에서 57억9천만달러로 140.2% 증가했다. 과도한 규제와 반(反)기업 정서, 경쟁국에 비해 높은 법인세율과 인건비 등이 기업을 국외로 내몰고 있다.문 대통령과 정부는 지금껏 우리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간다고 강변해왔다. 하지만 기업인, 경제 전문가 등은 경제 실상과 배치되는 얘기라며 비판을 쏟아냈고 이를 입증하는 지표들이 속속 나오는 마당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경제 위기를 부인하고 덮어서는 제대로 된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 대통령과 정부가 경제 실상을 직시(直視)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출발점인데 그런 모습이 안 보여 걱정이다.

2019-06-27 06:30:00

[사설] 검찰 장악 의도 의심받는 조국 수석 법무장관 기용설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로 예상되는 개각 때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여권 핵심 관계자가 "조 수석을 포함한 여러 후보에 대한 평판 수집과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 것으로 미뤄 문 대통령의 마음은 이미 기운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부가 개각을 무려 한 달 앞서 조 수석을 특정해 기용설을 흘린 것은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문제는 조 수석 기용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적폐 수사'에서 보여준 검찰의 행태는 중립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에 이어 문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한 조 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검찰 중립은 더욱 의심받을 수 있다. 법무부 장관부터 검찰총장까지 '코드'가 맞는 인사로 '사정(司正)라인'이 짜여지고 그 꼭대기에는 사실상 청와대가 자리 잡게 되기 때문이다.이는 야당의 반발대로 내년 총선에서 선거 중립성과 공정성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까지 낳는다. 조 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편향적인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공정성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수석의 '성향'은 이런 우려를 떨치지 못하게 한다.'내로남불' 인사란 점도 문제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권재진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됐을 때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군사정권 시절에도 없었던 일" "내년 총선과 대선 시기에 정치 검찰을 활용해 유리한 선거 국면을 조성해보겠다는 선거용 인사" "최악의 측근 인사,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다.'셀프 검증'도 마찬가지다. 고위 공직자의 인사 검증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정수석실은 검증 실패로 지금까지 차관급 이상 11명이 중도 사퇴하고 국회청문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이 15명에 이르는 '인사 참사'를 낳았다. 어떤 방향에서 봐도 조 수석의 법무부 장관 기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매일신문

2019-06-2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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