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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진 연수 대신 유럽 관광한 포항시의원들

포항시의회 일부 의원들의 유럽 연수가 논란을 빚고 있다. 포항 지진과 지열발전 상관관계를 찾겠다며 독일과 스위스로 연수를 떠났지만 정작 관광을 하고 돌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6천만원에 가까운 혈세를 들여 애초 목적에 들어맞지 않은 외유를 한 것도 문제이거니와 연수 보고서마저 부실해 파문이 커지는 상황이다.지열발전이 포항 지진을 유발했다는 자료와 주장이 속속 제기된 만큼 포항시의원들의 유럽 연수 취지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유발 지진 연관성 규명을 위한 연수였던 만큼 충분한 준비와 공부를 하는 것이 마땅했다. 하지만 방문 예정 기관과 조율을 제대로 하지 않아 관광성 연수로 변질하고 말았다.6박 8일간 독일·스위스 일정을 보면 "성과를 거뒀다"는 포항시의원들의 해명은 변명에 불과하다. 지열발전소가 있는 독일 란다우를 찾았지만 지열발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사무실을 찾아 40분 정도 설명을 듣고 지열발전소 현장에는 5분도 머무르지 않았다. 지열발전소 앞에서 기념촬영만 했다.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는 섭외가 되지 않아 일정에서 아예 제외했다. 대신 온천수가 나오는 온천공을 찾아 기념촬영 후 치즈 만들기 체험장을 찾았다. 스위스 취리히 치유의 숲 견학은 융프라우 관광으로, 독일 뮌헨 생태 신도시 견학은 자동차회사인 BMW 전시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바뀌었다.포항시의회는 얼마 전 포항 지진 피해 회복·원인 규명 촉구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지진 원인 규명을 위한 관련 정보 공개, 재난지원금 인상 소급 미적용 땐 추가 지원 통한 피해 보상 현실화 등을 결의문에 담아 시의회 본연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일부 시의원들이 관광성 연수를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시의회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포항 지진으로 845억원에 이르는 재산 피해에다 시민들의 지진 트라우마가 여전하다. 대피소에는 아직 2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남아 있다. 포항 시민들의 아픔을 보듬어야 할 포항시의원들의 일탈행위는 여러모로 문제가 있다. 포항시의회의 자성을 촉구한다. 나아가 지진 원인을 확실히 밝히는 것은 물론 포항을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드는 데 시의회가 적극 노력하기 바란다.

2018-12-01 06:30:00

[사설] 문 대통령, 지지도 급락 이유 스스로 깊이 성찰해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의 지난 26∼28일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2%포인트(p) 내린 48.8%(부정평가는 45.8%)로 취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에게 이 수치보다 더 암울한 사실은 지지도가 9주 연속 하락했다는 점이다. 추세적 하락에 접어들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가 3.0%p로 오차범위(±2.5%p) 이내라는 것도 문 대통령에겐 뼈아프다. 이는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엇갈리는 '데드 크로스'가 바로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뜻한다.집권 초반 70∼80%를 달렸던 지지율이 왜 이렇게 추락했는지 문 대통령은 자문해봐야 한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나만 옳다는 아집에 사로잡혀 모두가 아니라는 경제안보 정책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소득 격차는 사상 최악으로 벌어지고 취약계층의 일자리는 격감하고 있다. 서민을 위한 정부에서 벌어진 참사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공상적 정책의 결과다.대북정책의 성적도 참담하긴 마찬가지다.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은 지지부진이다. 그런데도 문 정부는 자발적 무장해제라는 비판을 받는 남북 군사합의에다 한미 연합훈련의 취소·연기·축소로 안보에 구멍을 내고 있다. 반면 북한 비핵화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미국 입장과 국내 여론을 무시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과속하고 있다.문 대통령은 지지율 추락이 이런 잘못된 정책 기조를 전면 수정하라는 경고로 읽어야 한다. 그동안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다가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반전되곤 했다. 북핵 문제에 결정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냉정한 현실임을 감안하면 이런 일회성 이벤트가 지지율을 떠받치는 패턴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진짜 실력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할 단계가 된 것이다.

2018-11-30 06:30:00

[사설] 초유의 특성화고 신입생 재전형 사태, 얼빠진 대구시교육청

대구시교육청이 교육도시 명성에 먹칠하는 사고를 쳤다. 대구 15개 특성화고교 입시를 위한 중학교 내신성적을 잘못 산출하는 바람에 신입생 선발 전형을 다시 실시하게 됐다. 3천767명의 학생이 새로 입학원서를 쓰게 됐다는 점에서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의 진로가 걸린 입시를 이렇게 허술하게 처리했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시교육청이 4개 중학교의 내신성적을 잘못 산출한 사실을 발견한 것은 28일이다. 그 전날 이미 특성화고의 취업희망자 우선전형 원서가 마감됐고, 모집 인원 2천898명에 지원자 3천767명으로 1.3대 1의 경쟁률까지 발표된 상황이었다.해당 중학교 교사가 점수표 오류를 보고 교육청에 문의하면서 밝혀졌다고 하니 입시관리가 엉망이었음을 보여준다. 만약, 그대로 선발 전형이 진행됐더라면 합격·불합격이 뒤바뀌고 엄청난 혼란을 빚을 뻔 했다.이번에 시교육청은 1학년 2학기의 자유학기제 성적을 제외하고 내신성적을 산출해야 함에도, 이를 포함시키는 잘못을 저질렀다. 교육청은 올해 처음 3학년을 배출하는 학교와 통합으로 이름이 바뀐 학교에 대한 내신성적 산정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지만, 단순 실수로 넘길 일이 아니다. 자유학기제의 내신성적 미반영은 교육 관계자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학부모라면 상식처럼 알고 있는 내용이다.시교육청은 다시 지원 원서를 쓰게 된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강은희 교육감의 사과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강 교육감이 검찰에 불려다니느라 바쁘겠지만, 교육청 분위기를 다잡는 일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육도시 명성에 걸맞은 교육서비스를 할 수 있는 교육청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2018-11-30 06:30:00

[사설] 살기 팍팍한 대구 청년층 위한 획기적 일자리 대책 나올 때

대구 청년들의 팍팍한 삶을 보여주는 통계가 또 나왔다. 대구청년빚쟁이네트워크의 '2018년 대구지역 청년부채 및 사회안전망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 청년들의 평균 월 소득은 165만원으로 지난해 185만원보다 10.8% 줄었다. 그에 반해 평균 채무는 3천8만원으로 지난해 2천603만원보다 13.5% 늘었다.청년들이 빈곤으로 내몰리는 것은 변변한 일자리가 없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대구 산업구조는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업 비중이 70.7%로 전국 평균 59.9%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높다. 또 섬유·금속가공·기계 등 주력 산업 대부분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격감했다. 대기업 비중도 다른 대도시보다 훨씬 낮아 고임금·정규직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거의 없다. 이렇다 보니 대구 청년층 고용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고 실업률은 높은 악성적인 고용 구조가 굳어졌다.양질의 일자리가 없는 까닭에 청년층의 대구 엑소더스(Exodus·탈출) 행렬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대구를 떠난 순유출 인구 10명 중 6.5명이 청년층이다. 대구를 떠난 청년층 10명 중 7명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거나 교육을 위해 수도권으로 향했다. 연평균 청년층 유출 인구수가 5천560명이나 됐다. '인적 자본 감소→노동생산성 하락→임금 수준 하락→인적 자본 감소'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대구는 경제 성장이 정체된 것은 물론 도시의 지속성마저 위협받을 정도다.대구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대구를 떠나는 청년들을 붙잡으려면 적정 수준의 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획기적 일자리 대책이 나와야 청년들이 살고 싶은 대구를 만들 수 있다. 신성장 산업 육성, 대기업 유치 노력과 함께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대구시, 기업을 비롯해 구성원 모두가 삶이 팍팍한 청년들을 보듬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2018-11-30 06:30:00

[관풍루] 국회 유인태 사무총장, 국회가 '안면으로 30년 넘게 용역을 준 단체' 사례 거론하며 기득권화된 관행 등 지적

○…국회 유인태 사무총장, 국회가 '안면으로 30년 넘게 용역을 준 단체' 사례 거론하며 기득권화된 관행 등 지적. 국민, 국회가 세금 갖고 30년 '용역질' 잘했군!○…김의겸 대변인, 청와대 기강 문제에 "그래서 임종석 비서실장이 직원들에게 자성 촉구 메일 보냈다"고 소개. 참모들, 휴전선 기강도 잡았으니 잘 먹히겠지?○…유승민 국회의원, 28일 대학 특강을 시작으로 존재감 부각 활동 돌입. 대구경북인, 확 깎인 예산에 대구경북은 한 푼 더 따려 난린데 한가롭게 웬 신선놀음.

2018-11-30 06:30:00

[사설] 넘치는 수요 확인된 대구공항, 이제 미래 위해 나아갈 때

대구국제공항이 이용객 4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연간 이용객이 100만 명에 못 미쳐 '무늬만 국제공항'이라고 비아냥거리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다. 이제는 몰려드는 이용객으로 미어터지는 공항이 됐으니 달라진 세태를 실감하게 된다. 이용객 수만 보면 지역거점 공항의 면모를 갖췄다고 하지만, 시설이나 노선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수준 미달이다.공항 이용객 수가 4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희귀한 사례다. 대구국제공항은 대구경북을 넘어 충청과 경남, 호남, 멀게는 수도권의 여객 수요까지 끌어당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경북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체 탑승객 중 14.4%가 부산, 대전 등 타 지역 주민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이는 남부권 교통 요지인 대구의 지정학적 특성과 교통이 편리한 도심 공항이라는 강점이 작용한 덕분이다. 싸고 다양한 노선만 있으면 멀리서 찾아올 승객이 얼마든지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문제는 대구국제공항의 여객 처리 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연간 375만 명밖에 수용할 수 없으니 '콩나물시루 공항'이라는 악명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비좁고 불편한 터미널 시설을 개선하고, 민항기용 활주로 용량을 늘려야 하지만, 군 공항의 특성에 비춰 거의 불가능한 문제다. 이제 한계에 봉착해 더는 발전 가능성이 없으니 아쉽기 짝이 없다.대안은 공항을 이전하는 방법밖에 없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교통 요지에 명실상부한 지역거점 공항을 지어야 한다. 대구시가 추진 중인 공항 이전사업이 몇몇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대구시는 이전 반대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주춤거려선 안 된다. 도심공항의 이점을 그대로 살리며 공항을 이전하는데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2018-11-29 06:30:00

[사설] 정부가 고집 부린 소득주도성장 탓에 가장 큰 피해 본 대구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탓에 대구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대구가 갈수록 나락으로 떨어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추경호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통계청의 '2018년 상반기(4월 기준 전년 1년간) 지역별 고용조사' 통계를 분석한 결과 대구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1년간 대구는 10만1천936명에서 1만7천269명 감소한 8만4천667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3.1% 증가했지만 대구는 16.9% 격감했다. 올해 1~10월 대구의 월평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 역시 9만 명으로 1만1천 명 줄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일용직 근로자 감소 폭도 전국 평균의 3배에 달했다.대구는 25년째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가 전국 꼴찌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가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들었다. 자동차부품 등 주력산업도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소득주도성장 후폭풍이 자영업자들을 강타했다. 이중, 삼중으로 악재들이 덮친 탓에 대구가 활력이 떨어지고 젊은이들이 등지는 도시로 추락했다.문재인 대통령은 골목상권 활성화, 자영업 종합대책 마련을 해당 장관에게 지시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앵무새처럼 "경기가 나쁜 게 아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일회성 대책만 남발해서는 경제 위기 돌파가 어렵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와 정부는 이제야말로 '임금을 올리면 고용은 줄어든다'는 등 기본적인 경제 원칙들에 순응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자영업자, 취약계층, 중소기업 등에 고통을 안겨주는 소득주도성장을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지 또다시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2018-11-29 06:30:00

[사설] 김명수 대법원장, '법치 근간 흔드는' 운운할 자격 있나

김명수 대법원장이 27일 벌어진 자신에 대한 화염병 투척 사건에 대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김 대법원장은 28일 대법원을 방문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갑룡 경찰청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화염병 투척은 김명수 대법원장 개인을 넘어 사법체계 전체에 대한 테러라는 점에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나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화염병을 던진 개인에 그치지 않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부 스스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김 대법원장은 성찰해봐야 한다.지난 19일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사법권 남용' 판사 탄핵 결의는 법치를 수호해야 할 법관에 의한 법치의 파기였다. 그 결의는 무죄추정의 원칙,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죄형법정주의 등 법치를 구성하는 기본 원칙을 모두 부정했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앞두고 있는데도 탄핵을 결의했고, 재판을 하지 않았는데도 유죄로 단정했으며, 탄핵 대상 판사들이 어떤 법을 어겼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탄핵 결의에 찬성한 판사들은 재판도 이렇게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심각한 것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김 대법원장과의 사전 교감하에 이뤄졌을 가능성이다. 탄핵을 결의한 회의에 앞서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 등 판사 10여 명이 미리 탄핵에 동의하는 명단을 만들어 법관대표회의 집행부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집행부 13명 중 최소 7명이 김 대법원장이 회장으로 있던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판사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김 대법원장이 이를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김 대법원장이 '결의' 계획을 사전에 알고도 말리지 않았다면 법관대표회의의 '결의'는 김 대법원장이 방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김 대법원장은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운운할 자격이 없다.

2018-11-29 06:30:00

[사설] 잿빛 내년 경제 전망…죽을 지경이란 아우성 외면하는 정부

경제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엔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내년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보다 낮은 2.6%로 전망했다.수출이 성장을 이끄는 경제 사정을 고려하면 내년 수출 둔화 전망은 더 우려되는 대목이다. 연구원은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약 30% 성장률을 기록하며 수출을 이끈 반도체는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인 9.3%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기업들이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는데도 정부·여당은 기업 옥죄기 강도를 오히려 더 높이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수도권 외 지역에서 설비투자 등을 하면 세금을 깎아주는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가 올해 6천억원에서 3천700억원이나 줄었다. 생산성향상시설투자 세액공제도 올해 3천869억원에서 974억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미래 먹을거리를 찾고 키워나가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줘 도와줄 생각을 정부여당은 아예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기업·자영업자·빈곤층 등 곳곳에서 죽을 지경이란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절반가량이 작년보다 올해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올 상반기 매출 역시 줄었다. 빈곤층 소득은 8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내수 부진, 미중 무역 분쟁 등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함께 정부의 경제정책이 바뀌어야만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효과도 없는 세금 때우기 방식만 고집하고 있다.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지지층 균열을 메우는 데 세금을 펑펑 쓰고 있는 것이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내년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걱정이 태산이다.

2018-11-28 06:30:00

[사설] KT의 안전불감이 국가통신망 보안에 최대 위협 요인

대구시내 지하통신구도 화재 예방 등 안전 조치가 매우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 설치된 KT 지하통신구 27곳 중 고작 9곳만 스프링클러 등 연소방지설비와 정기 소방 점검이 이뤄지고 있어 취약한 보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KT 서울 아현지사 지하통신구 화재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지역 통신구 실태 점검에서 드러난 결과다.대구는 이미 지하통신구 화재를 겪었다. 지난 1994년 11월, 남대구 전신전화국 지하통신구 화재로 대구 전체 유무선 전화와 금융 통신망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와 남대구 화재는 24년이라는 시차만 있을 뿐 상황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방재설비 투자 등 평소 관리가 제대로 안 된 탓이 크다.국가통신망은 인체로 치면 핏줄과 같다. 동맥이든 모세혈관이든 생명 유지에 똑같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KT는 소방 관리 대상 규정에 미달하는 소규모 통신구 18곳을 D급 시설로 분류해 방재 및 보안 노력을 상대적으로 게을리하고 있다. 만약 D급 시설에서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한다면 시민에게 전혀 피해가 없는지 묻고 싶다.게다가 소방당국이 통신구 설치와 운영 등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영업상 대외비를 이유로 폐쇄적인 관리 체계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유사시 국가보안시설에 가장 먼저 접근해야 할 소방당국조차 현황을 모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KT 주장대로 통신구 관리가 자율적으로 잘되고 있다면 남대구나 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불상사가 왜 일어나나. 비용 절감에만 매달리고 안전 점검마저 게을리하다 이런 사고를 계속 부르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관련 법을 바꿔서라도 국가보안시설에 대한 방재 관리를 더욱 엄격히 해야 한다. 대구시와 소방당국도 당장 시내 통신구를 전수조사해 KT에 방재 시스템 보완을 촉구해야 한다.

2018-11-28 06:30:00

[사설] 실망스러운 대구시의회 모습, 힘차던 초기 외침은 어디로 갔나

새 출발을 다짐한 대구시의회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의원 2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의장은 논문 표절로 깨끗한 의회상에 상처를 냈다. 최근에는 소속 정당을 떠나 공동 발의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돕는 조례안조차 유보됐다. 의원 자질에 대한 의심과 함께 우려가 쏟아질 만하다.이들 사례는 실망스럽다. 특히 다수당인 한국당(25명)과 소수당인 민주당(5명)의 협치의 결과이자 두 당 소속 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이 한국당 소속 의원 반대로 처리가 무산된 일이 그렇다. 지방의회 협치를 외치면서도 정치적 신뢰를 허문 사례가 됨직하다.무엇보다 대구의 생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3명이 일제강점기 폭압적인 제국주의 지배의 피해자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아픔을 외면한 의원들의 역사 인식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조례안은 시 정부 차원에서 할 만한 방안의 법제화를 위해 이달 초 여야 시의원 14명이 마련했는데 22일 상임위에서 유보되며 29일 본회의 상정이 좌절됐으니 이해하기 어렵다.불법행위와 논문 표절의 경우,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관련 의원들이 개인적인 책임을 지면 될 일이지만 위안부 할머니 지원 조례는 다른 차원이다. 앞으로 대구시의회의 협치 활동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이다. 정당 공천에 매인 탓에 출신 정당의 정책을 반영할 수도 있지만 대구시의원들은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라는 큰 틀을 먼저 고려, 대구시민 우선이 마땅하다.지금도 시민단체 등에서는 비판과 함께 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죽했으면 대구시의회를 빗대 '인권 감수성 0 의회'라고 하겠는가. 한국당 시의원들은 이런 여론에 귀를 닫지 말아야 한다. 비록 조례안이 한 차례 무산됐지만 아직 일정이 남은 만큼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는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2018-11-28 06:30:00

[사설] 방치된 창조혁신센터, 정치만 보이고 국가 경제는 안 보이나

지역 '혁신 창업'의 모닥불이 꺼지고 있다. 미래 신산업의 동력이자 국가 경쟁력의 지렛대로 기대를 모은 창조혁신센터가 정부 정책의 흐름 밖으로 밀려나면서 예산이 깎이고 대기업 관심마저 줄어 성과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이대로라면 지역 창업 생태계의 연쇄적인 붕괴와 침체가 불가피하다.정부는 올해 전국 17곳 창조혁신센터의 역할과 기능을 재편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면서 국비 지원도 30% 이상 줄었다. 삼성·LG 등 지역별로 창업 육성 지원을 전담해온 대기업을 대신해 지역 중소기업과 대학에 그 역할을 맡겼다. 이런 급격한 벤처 환경의 변화가 결국 스타트업 위축과 기술혁신 의지를 꺾는다는 점에서 재고할 문제다.2014년 출범 이후 불과 몇 년 새 '창업 허브'라는 목표까지 흔들리면서 이제 지역 혁신센터는 천덕꾸러기나 다름없다. 창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나 기술 경쟁력 강화도 헛구호가 될 공산이 커졌다. 창업 인큐베이터가 되어야 할 창조혁신센터가 이렇듯 정부의 무관심 속에 먼지만 쌓여간다면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특히 대구 창조혁신센터의 부진은 뼈아프다. 최근 4년간 전국 혁신센터 중 대구의 시제품 제작 실적이 꼴찌다. 매출 증가와 신규 채용이 8위, 교육 강연은 11위에 그쳤다. 특히 멘토 역할을 해온 삼성이 조금씩 발을 빼면서 대구 센터의 침체마저 우려된다. 물론 여러 창업보육 기관과의 기능 중복 등 일부 문제점은 있다. 하지만 역할 분담이나 프로그램 특화 등 벤처 기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최적의 방안을 찾는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혁신센터의 역량이 모자라면 더 북돋우고 키우는 게 순서다. 되레 정부가 핵심 역량을 분산시키거나 외면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국가 경제를 먼저 봐야 할 때다. 그래야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성장'을 국민이 이해할 것 아닌가.

2018-11-27 06:30:00

[사설] 제재 면제에 환호하는 청와대,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비핵화

유엔 안보리가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내 현지 공동조사에 대해 대북 제재 면제를 승인하자 문재인 정부는 이것으로 남북철도연결사업이 확정된 것인 양 들뜨고 있다. "2022년에 경의선을 타고 단둥에서 갈아타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응원하러 갈 수 있을 것"(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둥 "앞으로 조국 산천의 혈맥이 빠르게 이어지길 기대한다"(김의겸 대변인)는 둥 장밋빛 기대 일색이다. 특히 2022년 운운한 것은 2022년 5월 초순까지인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에 남북 철도 연결을 마무리 짓겠다는 뜻을 내보였다는 평가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안보리의 결정은 공동조사에 국한한 일회성 조치라는 사실이다. 실제 철도 연결을 위해서는 대북 제재를 다시 넘어야 한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돼 물자나 장비가 북으로 넘어갈 경우 대북 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어 결국 제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철도 연결은 어렵다는 것이다.제재 문제 해결의 관건은 비핵화다.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 한 대북 제재의 추가 면제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에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없거나 있어도 형식적인 끼워 넣기에 그친다. "비핵화와 함께 속도를 낸다면 2022년에 철도로 베이징까지 가서 겨울올림픽을 응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임 비서실장의 언급은 이를 잘 보여준다. 비핵화는 저절로 되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 것이다.이것이 지금 문 정부의 전반적인 분위기이다. 올 들어 문 정부에서 비핵화라는 말은 듣기 힘들어졌다. 철도 연결 등 남북경협이란 말만 무성하다. 문 정부의 목표가 비핵화인지 남북관계 개선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도 북한은 핵·미사일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음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의해 밝혀졌고 국정원도 이를 인정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8-11-27 06:30:00

[사설] 복마전 된 울릉버스 비리 의혹 규명, 울릉군에 맡겨선 안 돼

섬 주민과 뭍의 관광객 발 역할을 하며 해마다 수억원의 울릉군 돈을 받는 울릉 공영버스 비리 의혹이 복마전이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나온 의혹의 종류와 가지만도 숱하다. 잇따른 의혹으로 경찰이 수사에 나선 만큼 또 어떤 비리 의혹이 모습을 드러낼지 알 수 없다. 울릉군이 과연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울릉군에서 문제의 공영버스 지원을 2009년부터 했으니 올해로 10년을 맞은 셈이다. 버스 회사의 형태는 변화가 있었지만 사업자는 같은 인물로, 말하자면 울릉군에서는 지난 10년 세월 그를 믿고 돈을 지원했다. 3년마다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금액도 높여 지난해부터는 7억2천만원에 이르렀다. 10년 세월이니 재정 지원금만도 대략 수십억원 될 터이다.그러나 뭇 비리 의혹을 보면 믿음은 되레 비리의 바탕이 됐음을 확인시켜 준다. 해마다 1천만원쯤의 회삿돈을 개인 용도로 쓰고, 법인 이름으로 산 업무용 차는 경리 직원인 부인이 굴리고 있다. 2곳의 직원 숙소 기름은 재정지원금으로 사면서도 직원에게는 23만~25만원의 월세를 받아 챙겼으며, 뭍에 사는 아들을 기사로 둔갑시켜 2천만원 가까운 돈을 5년간 준 것으로 드러났다.이 같은 수법 말고도 각종 의혹을 보면 회사 대표의 경영 방식은 놀랍기만 하다. 더욱 입을 다물지 못할 점은 지난 세월 동안 어떻게 이런 일이 비좁은 울릉 섬에서 버젓이 지속될 수 있었느냐이다. 돈을 주는 군청이나 경찰 당국의 감시나 제재는 지금까지 왜 없었고 이뤄지지도 않았느냐 하는 사실이다. 마냥 신기할 뿐이다.결국 울릉버스의 운명은 이제부터다. 그 첫 출발은 막 시작한 경찰 수사를 통해 지난 10년 세월의 적폐를 도려내는 사법처리 과제다. 다른 길은 울릉군에 대한 경북도 및 다른 감사 당국의 엄정한 점검이다. 울릉군에 대한 수사감사 두 당국의 제대로 된 단속만이 세금 갉아먹는 울릉버스의 새 출발을 기약할 수 있다.

2018-11-27 06:30:00

[사설] 환경오염 심각한 석포제련소 일대, 정부는 누굴 위해 있나

영풍석포제련소 주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의심하게 하는 자료들이 최근 잇따라 공개됐다. 민간 환경단체가 내놓은 낙동강 상류 안동댐에 사는 붕어의 내장에서 검출된 중금속 수치와 정부가 대학에 의뢰해 이뤄진 석포면 주민 건강을 분석한 자료가 그렇다. 두 자료 모두 충격적인 내용인 만큼 공포스럽기까지 하다.안동환경운동연합이 안동댐과 영풍석포제련소 주변 환경을 10개월에 걸쳐 분석한 결과는 오염된 안동댐 물속을 잘 드러냈다. 안동댐 붕어 내장의 크롬과 카드뮴, 납 등 중금속 수치가 인근 임하댐 붕어보다 크롬 21.5배, 카드뮴 321배, 납은 25배나 높다. 또한 안동댐 퇴적물 일부는 가장 나쁜 오염 4단계였다.환경부와 봉화군이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동국대학 의대에 의뢰한 제련소 주변 지역 주민 건강 영향조사 역시 믿기지 않는다. 석포 주민 38%(771명)의 소변과 혈액에서 나온 카드뮴과 납 농도는 국민 평균보다 각각 3.47배, 2.08배 높았다. 호흡기 이상 증상 호소는 물야면보다 많다.두 자료의 공통점은 중금속 발암 물질 배출 오염원으로 석포제련소가 꼽힌 점이다. 안동댐 오염은 폐광산 영향도 언급되나 석포 주민 건강 자료를 보면 여전히 가동 중인 석포제련소와의 인과가 더욱 의심스럽다. 또 이미 밝혀진 토양 오염까지 따지면 제련소 주변 생명체는 물속, 땅의 위와 밑 모두 치명적인 조건인 셈이다.그렇지만 석포제련소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게다가 오염 물질 불법 배출 적발에 따른 경북도의 제재도 소송으로 막아 오늘도 공장을 돌리고 있다. 가관은 제련소 토양 오염 정보조차 공개 못 하게 봉화군을 소송으로 압박한 일이다. 이번 자료로 제련소를 그냥 두고는 낙동강 상류 오염 대책은 난제 중의 난제임이 다시 확인됐다. 이제 정부가 나서 결단할 때다. 서두를수록 좋다.

2018-11-26 06:30:00

[사설] 도리어 탄핵받아야 할 법관대표회의의 판사 탄핵 결의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 관련 판사들에 대한 탄핵 촉구를 결의한 23일 전국법관대표회의를 탄핵해야 한다는 울산지법 김태규 판사의 주장은 법치를 수호해야 할 사법부가 스스로 법치를 무너뜨리는 개탄스러운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법관대표회의의 결정 방식대로라면 판사도, 재판도 필요 없다. 법률과 법관의 양심이 아니라 여론에 물어보고 결정하면 된다.법치의 주요 기둥은 무죄추정 원칙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이다. 법관대표회의의 결정은 이를 모두 거부했다. '사법농단' 사건 관련 판사들은 검찰의 수사를 받거나 앞두고 있다. 그들의 혐의가 무엇인지 수사에서조차 확정되지 않은 것이다. 당연히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법관대표회의의 결의는 이를 부정한 것이다.검찰 수사가 끝나도 적용된 혐의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재판을 거쳐야 확정된다. '사법농단' 혐의도 마찬가지다. 재판을 해야 사법농단이 사실인지 아닌지가 결정되는 것 아닌가. '사법농단'에 관련됐다는 의심을 받는 판사들은 재판은커녕 아직 수사도 끝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탄핵 결의는 재판 없는 혐의 확정이다. 이는 인민재판만도 못하다. 인민재판은 '재판'의 시늉이라도 낸다.법관대표회의의 결정은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를 부정한다는 점에서 법치의 파괴다. 법관대표회의는 '사법농단' 관련 판사의 탄핵을 결의하면서 그들이 무슨 법의 어떤 조항을 어겼는지 적시하지 않았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12조 제1항의 명백한 위반이다.일각에서는 법관대표회의가 전체 법관의 뜻을 대표할 수 있느냐는 '대표성'의 문제를 제기한다. 타당한 지적이긴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본질이란 탄핵을 재판이 아니라 표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판사들이 유죄를 다수결로 결정할 수 있는지 그 무모함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2018-11-26 06:30:00

[사설] 기강 해이에 현실 파악도 제대로 못 하는 청와대 참모진

문재인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심야에 청와대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2% 상태로 의전비서관실 관용차를 몰았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에서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라며 처벌 강화를 지시한 지 40여 일 만에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을 한 것이다. 실망을 넘어 개탄스럽다.의전비서관 음주운전을 비롯해 청와대 직원들의 근무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 얼마 전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은 술집에서 만취 상태로 손님을 폭행하고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렸다. 청와대 일자리수석실 행정관은 지방 공공기관 직원과 통화 중 고압적인 언사로 '갑질 논란'을 빚어 대기발령 조치되기도 했다. 청와대 기강이 '만취 상태'인지 의심스럽다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이다.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기는커녕 왜곡된 시각을 고집하는 청와대 참모진의 행태는 더 큰 문제다. 경기 침체가 심해지는 가운데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경제 위기가 아니다"라고 강변하고 있다. 경제 위기론에 대해 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다거나 정책 흔들기라는 식으로 얼토당토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청와대 참모진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할 때마다 청와대 참모진이 도대체 뭘 하는지 궁금할 정도다. 청와대 직원들의 근무 기강부터 다잡아야 한다. 나아가 문 대통령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시의적절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청와대 참모진이 제 역할을 하는지도 이참에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면 국가적으로 재앙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숱하게 지켜봤다. 청와대 참모진이 문 대통령에게 가공되지 않은 통계와 정보,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8-11-26 06:30:00

[사설] 안동시의회 신청사 건축 복마전이 따로 없다

다음 달 완공 예정인 안동시의회 신청사 건축 과정이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마치 복마전을 방불케 한다. 애초부터 호화 청사 논란에다 설계 변경과 공사비 증액 그리고 환경오염과 금품수수에 이르기까지 무리와 부실과 부정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하다. 국민 세금을 이렇게 낭비하고 공직 윤리가 이렇게 무너져도 되는지 의문이다.안동시는 지난 2011년 현재 시의회가 쓰고 있는 본관 3층을 6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들여 수선하고 집기도 다시 들인 적이 있다. 그러고는 2년 뒤에 공간이 부족하다며 별관을 새로 지었다. 그런데 2015년에 시청 건물 협소와 민원인 불편을 명분으로 시의회 독립 청사를 또 짓겠다고 나선 것이다. 내 집 같으면 공간을 이토록 어설프게 활용하고 돈을 이렇게 펑펑 쓰겠는가.백번 양보해서 독립 건물이 없는 까닭에 시의회의 위상이 떨어지고 의정 활동에 지장이 있었다고 치자. 신청사 건립 추진 과정에서 공사비가 2배로 뛰고 설계와 자재가 심심하면 바뀐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115억원에 이르는 공사비 또한 설계와 공법 변경 등으로 15억원이 더 늘어났다.그뿐만 아니다. 시공사의 잘못된 공사로 건축물이 당초 설계보다 50~70㎝ 솟아올랐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은 물론 이에 따라 늘어난 자재 물량도 설계 변경을 통해 예산을 보존해 줬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 같은 부실시공과 설계 변경의 의혹 속에 마무리되어가고 있는 신청사 내외부 장식 마감재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과다 검출되면서 또 환경 논란에 휩싸였다.신청사 건립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던 이와 같은 잡음이 기어이 금품수수 사건으로까지 확산되고 말았다. 그럴 줄 알았다. 이 역시 설계 변경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경찰이 건축 감독 담당 공무원에게 '공사 관련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가운데 전방위적인 수사에 들어갔으니 부정한 공모가 실타래처럼 엮여나올 수도 있는 일이다. '정신문화의 수도'라는 자화자찬이 그저 무색할 따름이다. 의회 신청사에 깃든 이 불명예를 어떻게 할 것인가.

2018-11-24 06:30:00

[사설] 대구 중학 무상급식, 늦은 만큼 제대로 해야

대구시가 내년 중학교 1학년에 대해서만 무상급식을 한다는 방침을 접고 전 학년 무상급식 실시로 입장을 바꿨다. 대구 전체 중학생 6만3천197명이 해당된다. 예산은 대구시가 40%, 시교육청이 50%,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나머지 10%를 부담한다. 중학교 무상급식은 이미 전국 시도에서 이뤄지고 있다. 경북은 내년도 실시를 발표했고 대구가 마지막으로 합류한 셈이다.대구시의 전면 무상급식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시는 그동안 열악한 재정 상황을 내세워 미적거렸다. 하지만 대구보다 재정적으로 더 열악하거나, 비슷한 상황에 있는 시도들이 무상급식을 시작한 지 한참 지났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을 리 없다.대구가 떠밀리다시피 중학교 무상급식을 발표하는 사이 다른 시도들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내년부터 서울시내 모든 고교에서 3학년 무상급식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2021년까지 고교 전 학년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초·중·고 무상급식의 완결판이다. 물론 이는 포퓰리즘에 가깝다. 그렇지만 밥값을 내고 안 내고에 따라 학생 간의 차별이 존재하고, 일부 학생들이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것 역시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교육 현장에서의 비교육적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무상급식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전북과 강원도에서 고교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고, 부산에서도 내년부터 1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이 시작된다.뒤처진 대구로서는 급식의 질에 주목해야 한다. 어차피 대상자의 빠른 확대는 재정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대구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뒤처져 있다. 대구시의 초등학교 올해 급식 단가는 2천310원이다. 부산의 2천900원, 전북의 2천600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 와중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내년부터 서울 공립초교 급식 예산을 3천628원으로 올리며 친환경 급식을 예고했다. 반면 대구에선 학생 수가 많아질수록 초교 급식이 열악해지는 역설이 벌어진다. 대구로서는 급식의 질과 안전한 먹거리 확보로 승부를 뒤집을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급식 예산의 효율적 배분과 성실한 집행, 감독이 필요해 보인다.

2018-11-24 06:30:00

[사설] 대통령 말발도 먹히지 않는 새마을 해외사업, 이래선 안 된다

나라 밖에서 인정받는 새마을운동이 정작 국내에서는 찬밥 신세나 다름없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자리에 이어 이달 포항 한·러 지방협력포럼에서도 새마을 해외사업 지원을 거듭 지시했지만 결과는 없다시피 하다. 대통령 지시를 옮길 정부와 관련 단체가 무관심 또는 아예 반대 걸음이니 대통령 말이 공허할 따름이다.새마을운동에 대한 나라 밖의 평가 자료는 비교적 풍성하다. UN이 세계 빈곤 탈피의 모범 사례로 새마을운동을 소개한 일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 유네스코가 2013년 새마을운동 관련 각종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나라 밖 여러 곳의 새마을운동 연구소나 대학, 학계의 연구 자료 또한 상당하다.세계 최빈국에서 10대 무역국에 올라선 우리를 대표하는 분야는 조선과 자동차, 가전제품을 비롯해 꽤 있다. 이에 어울릴 만한 무형의 자산 또한 많고, 새마을운동 역시 손에 꼽을 만하다. 정부 지원 단체인 한국국제협력단이 국민 세금 220억원을 들여 지난 2010년부터 수백 명의 새마을 해외봉사단원을 보낸 까닭도 그래서였다.여기에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경북도가 2005년 이후 지금까지 새마을운동 해외 전파 활동을 펼쳐 거둔 가시적인 성과도 숱하다. 특히 '근면, 자조, 협동'의 3대 정신운동을 통해 해외 농촌의 변화를 일궈낸 것도 새마을운동이 용도 폐기된 낡은 유산이 아니라 미래 발전을 위한 정신적인 동기가 되고 있음을 말하는 증거다.이 같은 뜻 있는 자산을 잘 쓰기보다 과거 정부와 특정 인물을 엮어서 외면하고 지원하던 새마을 예산조차 축소, 중단하거나 아예 해외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일은 어리석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해외 새마을운동 사업은 우리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는 가치 있는 외교 활동이다. 대통령 지시가 헛말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진정한 새마을정책을 마련할 때다.

2018-11-23 06:30:00

[사설] 취약계층 더욱 사지로 내모는 文정부의 소득주도성장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올해 상·하위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은 소득이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 지갑은 더 두꺼워졌다. 소득주도성장 폐해가 다시 한 번 드러난 것이다.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에 따르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5.52배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가구의 평균 소득이 5.52배 차이 난다는 뜻이다. 2008년(5.45배)보다 더 높다. 특히 하위 40% 소득이 줄어 걱정이다. 하위 20%인 1분위 소득은 7%나 줄었고, 3분기 연속 감소 추세다. 저소득층 소득이 준 것은 이들이 종사하는 일자리가 준 탓이다. 3분기 가구당 취업자 수가 1분위 0.69명, 2분위 1.21명으로 각각 16.8%, 8.2% 감소했다. 이에 따라 근로소득이 1분위 22.6%, 2분위는 3.2% 줄었다. 저소득층이 주로 일하는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계속 줄고 그 바람에 근로소득이 줄었다.문재인 정부는 취약계층 소득을 끌어 올려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며 소득주도성장에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저소득층 삶이 팍팍해지는 등 정부 의도와 반대 결과가 빚어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가 있는 근로자의 소득을 보전하는 정책일 뿐이다. 오히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저소득층이 종사하는 임시·일용직 일자리를 날려버리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저소득층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지경이다.이번에도 청와대는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암울한 경제 지표들이 쏟아지는데도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등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가 같은 말을 되풀이할 뿐 소득주도성장에 목을 매고 있다. 고용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취약계층 삶이 나아지기 힘들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민간의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취약계층의 아픔을 정말 아프게 받아들여 정부가 정책 수정에 나서기 바란다.

2018-11-23 06:30:00

[사설] 물산업클러스터 의혹 풀 감사원 감사, 더 미룰 이유 있나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운영 위탁기관 선정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환경부가 한국환경공단을 클러스터 운영 기관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음에도 감사원 감사 등 이렇다 할 움직임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국책사업 진행이 이렇듯 불투명하고 의혹투성이인데도 국회나 정부가 모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환경부에 대한 감사원 조사 요청이 나온 것은 지난달 25일이다. 그런데 한 달이 가깝도록 조사 일정이나 위탁기관 선정 보류 등 아무런 조치가 나오지 않고 있다. 김학용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그제 환경부의 규정 위반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는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빨리 환노위 전체회의 일정을 잡고 감사 요청 등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순리다.무엇보다 물산업클러스터 준공이 코앞이라는 점에서 하루라도 빨리 잘못된 점을 가리고 위탁기관 재선정 등 절차를 매듭지어야 하는 것이다. 예산안 심사 등 촉박한 일정 등을 감안하더라도 구체적인 조사 계획도 제시하지 않고 계속 시간을 늦추는 것은 의혹만 키우는 꼴이다.특히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은 대구의 미래가 달린 중대한 사안이다. 투명한 절차를 통한 능력 있는 운영기관 선정은 클러스터사업뿐만 아니라 모든 국책사업의 성공, 지속적인 발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문제점을 확실히 바로잡아야 한다.국회가 후속 조치를 미적대는 사이 환경공단은 22일 물산업클러스터 기업 유치 설명회와 자문위원회 포럼까지 열었다. 이는 공단이 운영 위탁기관임을 기정 사실화한 것이다. 이러려고 물산업클러스터 조성에 그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는지 한숨이 나올 정도다. 대구시는 계속 상황만 지켜볼 것이 아니라 정부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등 클러스터 정상화에 총력을 모아야 한다.

2018-11-23 06:30:00

[사설] 주거비 부담 키우는 과도한 분양권 웃돈 거래 우려된다

전매 제한이 풀린 아파트의 분양권 실거래 가격이 급등해 실수요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대구 중·남·북구 일부 단지의 경우 최근 6개월 전매 제한이 풀리자마자 억대의 웃돈이 붙어 분양권이 거래되면서 서민 주거 비용을 가중시키고 있어서다. '묻지마 청약' 열풍을 몰고 온 소위 '로또 분양'의 문제점이 일자리난이나 저출산, 소득 감소 등 우리 경제사회 현실은 외면한 채 사회적 비용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분양한 중구의 한 단지 경우 분양권 실거래가가 최고 5억8천900만원으로 치솟았다. 당초 분양 가격이 4억700만원(전용 84㎡)인 점을 감안하면 몇 달 만에 분양권을 되팔아 1억8천만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북구의 한 단지도 사정은 비슷해 1억원이 훨씬 넘는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분양권 웃돈 거래가 활발한 이들 아파트 단지는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분양권을 팔 수 없는 수성구 이외 지역이거나 주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수성구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에다 당첨만 되면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기대가 실제 시장에서 입증된 셈이다.이런 로또 심리를 무조건 나쁘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거품이 꺼질 때의 상황이다. 경기가 위축되면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게 현 부동산 시장 구조다. 수급에 기초한 상식적인 거래가 아니라 유례없는 청약 열풍이 밀어 올린 시장의 거품이 역효과를 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 여건이 바뀌면 피해자는 그만큼 늘어나고 후유증 또한 커진다.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각 지방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913 대책 등 강도 높은 규제책에도 여전히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곳은 수도권을 빼면 대구와 광주, 세종시가 유일하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모두가 시장 참여에 신중을 기할 때다.

2018-11-22 06:30:00

[사설] 대기업 겨냥 시내버스 광고 입찰, 대구 업체 배려는 말뿐인가

대구시의 시내버스 외부광고 대행 운영사업자 선정 방식에 지역 광고 업계의 불만이 높다. 대구시가 가장 높은 돈을 낼 업체를 뽑는 입찰 방식을 채택, 자금력이 든든한 역외 업체에 밀리는 영세한 지역 업체 보호나 배려에는 아예 무관심한 탓이다. 대구시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자본의 역외 유출을 줄이는 각종 정책 추진이 말뿐인 헛구호임을 드러낸 좋은 사례이다.대구시의 이런 입찰은 지난 2015년 도입됐고 서울 대기업 계열사가 2016년부터 3년 동안 사업권을 얻었다. 내년부터 시작될 사업을 위해 16일 공고한 입찰도 종전과 같다. 100억원 밑인 지역 업체보다 큰 금액이 제시된 전례에 비춰보면 이번 입찰 역시 역외 업체에 낙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그런데 시의 이 같은 방식은 부산·인천 등 전국 6개 광역시에서 유일하다. 다른 5곳은 타지역 업체 참여의 제한 및 지역 업체 배려와 보호에 나서 대구와 사뭇 다르다. 물론 올해 시내버스 재정지원금만 1천110억원에 이르고 해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지원금 증가에 따른 재원 확보 차원이란 대구시의 해명도 그럴 만하다.하지만 대구시의 이런 행정에는 문제가 있다. 최근 무차별적인 역외 대형 건설 업체들의 공세에 고사 직전인 지역 건설 업체 지원을 위해 건설 공사 때 용적률 적용에서 혜택을 주어 경쟁력을 갖게 최근 조치한 일이나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 방지를 위해 대구경북을 겨냥한 지역화폐 발행 유통 방안 추진 등을 살피면 더욱 그렇다.애써 다른 곳의 사례를 구하지 않더라도 대구시의 시내버스 광고 입찰 방식은 마땅히 손봐야 한다. 이미 공고가 됐지만 지역 업체들이 참여할 방안은 없는지 이제라도 따질 일이다. 눈에 보이는 입찰 금액만 손익으로 따질 게 아니다. 열매만 따먹고 지역 기여는 안중에도 없는 업체보다, 대구를 지키고 제 몫을 다하는 지역 업체들의 보이지 않는 역할도 크게 봐야 한다.

2018-11-22 06:30:00

[사설] 현실과 동떨어진 문대통령의 낙관적 경기 인식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현실 난독증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20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는 생산이 다시 증가했고 조선 분야도 세계 1위를 탈환했다"며 우리 경제가 순항하고 있는 것처럼 말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실제 우리 경제는 성장, 투자, 소비 모두 하락하는 총체적 불황에 봉착하고 있다.지난달 국내 조선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44%로 세계 1위를 탈환했다지만 수주 실적은 224척으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조선 호황이던 2007년의 20%도 안 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준비하던 2015년의 292척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수주 실적이 워낙 형편없었던 데 따른 수치상의 호전일 뿐이라는 얘기다. 조선 불황은 내년에도 여전할 것이란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자동차도 마찬가지다. 8~10월 생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나긴 했다. 그러나 이는 자동차산업 자체의 회복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길었던 지난해 추석 연휴와 파업 등으로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실제 상황은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4분의 1로 줄어들고, 중소 부품업계는 생존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문 대통령의 경제 현실 착각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세계가 우리 경제 성장에 대해 찬탄을 보낸다"고 했다. 도대체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이런 말이 나오는지 의심스럽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수정했다. 이는 세계 평균(3.7%)은 물론 주요 20개국(G20)의 평균치(3.3%)보다도 낮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마찬가지다.이러니 제대로 된 경제정책이 나올 리 없다.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을 바꿨지만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고수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면서 장관들에게 "현장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질책했다. 현장을 모르기는 문 대통령이 더하다.

2018-11-22 06:30:00

[사설] 한국당 인적쇄신, 특정인과 특정 지역 겨누면 성공 못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임시 지도부 체제인 자유한국당의 인적 쇄신을 위한 그림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당내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통해 인적 쇄신 기준도 제시됐다. 이날 공개된 기준에는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을 겨냥한 듯한 내용들이 적잖아 당내 반발과 함께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고 있다.기준 가운데 박근혜 정부 당시 치러진 2016년 총선 공천 농단 핵심 연루자 등은 대구경북과 관련해 민감한 내용이다. 벌써 당내에서 대구경북을 겨냥한 잣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지역 인사들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 까닭이다. 즉 대구경북을 포함, 영남권 인사 배제와 물갈이를 위한 포석이란 해석인 셈이다.한국당의 주요 지지 기반이 영남권인 탓에 혁신과 개혁의 칼날이 이곳을 우선 겨냥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2016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특정 계파의 횡포, 2017년 대선 패배, 2018년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진 민심 이반, 정부·여당의 잇따른 실정에도 여당의 절반에 그치는 정당 지지도 등 아직도 후유증을 겪는 만큼 혁신의 인적 쇄신에 영남도 예외는 아니다.경쟁력도 없이 계파 정치 세력을 등에 업고 공천을 받았거나 역할도 못하는 정치인은 지역 사회를 위해서도 퇴출은 바람직하고 반대할 이유가 없다. 지역 정치인들의 거취 역시 그런 맥락에서 결정될 일이다. 대구경북의 오랜 정치적 편향과 외곬의 정치색, 그로 인해 잃어버린 지역의 활력을 떠올리면 되레 환영할 만하다.그렇더라도 한국당의 인적 쇄신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국당은 건전한 보수 세력의 대변인임을 자임하고 있다. 그런 만큼 단순히 특정 지역, 특정 인물만 겨냥하는 표적 쇄신은 자칫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은 화를 자초할 뿐이고 성공도 기약할 수 없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기준과 잣대로 '공정하고 엄정한' 심사를 주문한다.

2018-11-21 06:30:00

[사설] 국정에 큰 변화 줘야 文대통령 지지율 올라갈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으로 7주 연속 하락하며 50% 초반대까지 주저앉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12~16일 전국 19세 이상 2천5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1.7%포인트 떨어진 53.7%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1.1%포인트 오른 39.4%였다.20대 지지율이 큰 폭 하락한 것이 눈에 띈다. 7.3%포인트 떨어진 54.2%로 문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대가 이탈하는 것은 취업난으로 사회 진출에 실패한 청년층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다. 민주당이 청년층과의 소통에 나섰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다.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더 큰 틀에서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을 살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근본적으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경제 문제가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등의 영향으로 경제가 위기로 치닫는데도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위기는 아니다며 현장과 동떨어진 얘기만 쏟아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범이 되고 있다. 경제 정책 실패도 문제이거니와 현장 목소리를 외면한 채 고집만 부리는 데 국민은 더 실망하고 있다.문 대통령 지지율이 아직 50%를 넘어 견고한 듯 보이지만 일시에 빠질 수 있다. 내년부터 새 최저임금이 적용되면 자영업자는 더 돌아설 것이고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갈 만한 요인보다는 내려갈 만한 악재가 더 많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하면 국정 수행 동력이 떨어지고 조기 레임덕이 불가피하다. 협치 대신 불통, 자기 사람만 쓰는 인사, 이념 실현 도구로 전락한 경제 정책 등 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 여당이 지금껏 보여준 국정을 고집하면 대통령 지지율은 계속 내려갈 수밖에 없다. 국정에 큰 변화를 줘야 한다는 깨우침을 지지율 하락에서 찾길 바란다.

2018-11-21 06:30:00

[사설] 도로 차선 개선 노력은 굼뜨면서 교통사고 줄기만 바라나

관리 소홀로 제구실을 못하거나 빛 반사율이 낮은 도료를 쓴 도로 차선 때문에 교통사고가 빈발하는데도 당국의 개선 노력은 턱없이 굼뜨다는 지적이다. 예산 타령만 하면서 도색 개선을 늦잡죄는 사이 시민 안전에 큰 위협이 된다는 비판 여론마저 높다. 대구시가 교통사고를 줄인다며 대대적인 교차로 구조 개선사업을 벌이면서도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되는 차선 재도색은 게을리해 개선 의지가 약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다.특히 야간이나 우천 시 차선 식별이 매우 어렵다는 게 운전자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차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 도심 구간도 많아 '스텔스 차선'으로 불릴 정도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바로 사고로 연결될 만큼 위험천만이다. 물론 어두운 가로 조명이나 빗길 수막현상 등 구조적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현행 교통노면표시 규정보다 밝기가 크게 떨어지는 저휘도 도색 차선이 도심 교통사고를 키우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경찰 당국도 이를 잘 인식하고 있다. 2012년 차선 밝기를 130mcd(밀리칸델라)에서 240mcd로 높이고 고휘도 도료를 쓰도록 매뉴얼을 고쳤다. 하지만 대구 도로 차선이 안전 운전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불평이 쏟아진다. 빛 반사 성능을 높인 도료로 재도색하고는 있으나 최근 3년간 바뀐 차선은 전체의 28%에 그쳤다.이런 상황에서 관련 예산이 계속 감소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2016년 30억원에서 지난해 27억원, 올해 23억원으로 줄었다. 이렇듯 기존 차선을 방치하는 사이 빗길 사고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5년간 대구 전체 교통사고의 7.6%(5천224건)가 빗길 사고로 63명이 숨졌다.게다가 3, 4년마다 차선을 다시 손봐야 하는데 지금의 진행 속도로는 전체 차선 재도색까지는 하세월이다.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예산을 늘리는 게 유일한 해법이다. '교통사고 적은 안전도시, 대구'라는 목표가 헛구호가 안 되려면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18-11-21 06:30:00

[사설] 대구패션조합 비리 못 끊으면 '패션도시 대구'도 없다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이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조합이 국가 지원금과 대구시 보조금 등으로 뭇 사업을 펼치면서 돈을 멋대로 집행하거나 사업자 선정은 물론 심사도 엉망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줄줄이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구시가 19일부터 뒤늦게나마 감사에 들어가고 경찰도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인 모양이다. 의혹의 뿌리와 정도가 궁금할 따름이다.현재 제기되는 의혹은 많다. 우선 지난 1~3일 열린 행사의 경우 무자격 외국인을 모델로 쓰려다 당국에 들켜 수천만원의 돈만 날렸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억원을 지원받아 진행한 중국 내 신시장 개척 지원 사업에서는 전문 모델이 아닌 현지 학원생을 써 말썽이 됐고 행사도 특정 업체에 몰아준 의혹이 불거졌다.또 다른 사업에서는 업체를 뽑을 때 법상 정해진 7~10인의 심사위원단도 꾸리지 않고 3, 4명만으로 구성해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한 의혹도 받고 있다. 다른 한 사업에서는 아예 입찰 공고 시간도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협력 업체에 대한 뒷돈 요구와 같은 갑질 증언까지도 나오는 등 의혹은 그야말로 눈덩이다.무엇보다 숱한 의혹들이 특정 인물과 관련된다는 문제 제기는 예사롭지 않다. 특히 문제의 인물이 과거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으며 해체됐던 한 단체의 핵심이었고 별다른 공모 절차 없이 조합에 채용되었으며 현재 여러 업무를 맡고 있다는 사실 등을 따지면 조합 비리 의혹은 구조적일 수 있다는 의심을 사고도 남는다.조합의 각종 의혹 뒤에는 해마다 6억원을 주면서 감시 관리를 못한 대구시의 책임도 그냥 넘길 수 없다. 뒤늦은 감사와 함께 시의 할 일은 여럿이다. 각종 지원 예산의 방만한 사용을 밝혀 부당한 쓰임은 환수 조치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따지고 유착 관계도 살펴야 한다. 경찰 수사를 통해 철저히 캐고 사법 처리함으로써 재발을 막도록 하는 일도 잊어선 안 된다.

2018-11-20 06:30:00

[사설] 어려운 때일수록 더 의미 있고 값진 '사랑의 열매' 나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일 '희망 2019 나눔캠페인' 출범식을 갖고 73일간의 연말연시 나눔 캠페인을 시작한다. 성금 1억여원이 모일 때마다 1℃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도 함께 제막한다. 모금회는 올해도 사랑의 온도 100℃를 넘기는 기대와 함께 캠페인 목표(99억8천900만원)에 많은 시민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사랑의 열매 20년, 나눔으로 행복한 대구'라는 슬로건에서 보듯 올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출범한 지 꼭 20년이 되는 해다. 1998년 11월, 나눔 문화의 정착과 확산 그리고 민간 복지의 지평을 열어가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걸음이다. 정치적 혼란과 불황 등 모금회 활동을 위축시키는 어려운 시간도 있었지만 20년 발자취를 되돌아보면 우리 사회의 사랑 나눔 실천에 모금회가 큰 밑거름이 된 것은 분명하다.무엇보다 모금회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사회공헌 활동의 영역이 넓어진 것은 뿌듯한 일이다. 전국 17개 시·도 모금회를 통한 성금 모금액은 매년 약 4천억원 정도다. 10년을 넘긴 '아너 소사이어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질적인 성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체 모금액 중 개인 기부액 비중은 약 30%로 매년 증가 추세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개인 기부가 80%인 미국이나 국제 평균 69.5%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기업과 단체, 자산가의 기부가 보여주는 순기능과 사회적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편중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 모금도 함께 활성화해 균형을 맞춘다면 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보통의 사람이 어려운 이웃에 먼저 손을 내밀고 잡아준다면 그보다 더 값진 일은 없다. 계속된 경기 침체로 기업과 시민 모두 어깨가 움츠러드는 상황이다. 그러나 어려운 이웃을 향한 나눔의 손길이 차갑게 식을 수는 없다. 지난해 '사랑의 온도 109도'를 넘어서는, 나눔의 큰 열매가 올해도 맺히기를 간절히 바란다.

2018-11-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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