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영풍제련소 조업정지 고민하는 경북도, 원칙 따르라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의 되풀이된 불법행위로 인한 조업정지 120일 행정 조치 이행에 대한 환경부 유권 해석을 받은 경북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2018년 2월 1차 위반에 따른 20일 조업정지에 이어 올 4월 2차 불법행위 적발로 가중된 120일 조업정지의 행정 조치를 결정한 만큼 영풍제련소의 불법행위에 대한 조치를 미룰 수 없어서다. 가동 중단에 따른 마을 주민 반발과 지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생각하면 경북도의 고민은 그럴 만하다.그러나 무엇보다 경북도가 염두에 둘 것이 있다. 영풍제련소의 반복된 불법행위는 그냥 두기에는 도를 넘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1970년 공장 가동 이후 토양·대기·수질오염물질 배출 등 지금까지 드러난 잘못만 따져도 상습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8월 환경부가 발표한 영풍제련소의 지난 3년간 저지른 1천868건의 대기 배출 측정 기록 조작과 거짓 자료 제출은 그 한 사례이다. 이번 두 차례 조업정지 조치를 자초한 불법도 같은 맥락이다.최근 자료만 봐도 영풍제련소의 반복되는 불법행위는 만성적이다. 과연 이런 불법행위를 통상적이고 정상적인 대기업 경영의 결과로 봐도 괜찮을까. 공장 가동 이후 근절되지 않고 이어진 불법의 자행과 적발의 악순환은 금전적인 행정 처벌에 그친 데 따른 마땅한 결실인 셈이다. 더구나 이미 망가져 붉게 변한 주변 임야는 물론, 토양과 수질에 이르기까지 전방적인 자연 훼손에 대한 복원은 꿈조차 꾸지 못할 지경이 아니던가.영풍제련소의 조업정지는 주변 마을 주민의 생계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 적지 않을 것이다. 반대 집회를 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심정을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낙동강 상류 제련소의 불법과 환경 훼손으로 낙동강에 기대 사는 더 많은 국민과 생명체가 입을 피해는 더욱 막아야 한다. 특히 후세대를 감안하면 합리적 조치는 어쩔 수 없다. 경북도가 법제처 문의와 제련소의 청문 등 적절한 절차를 거쳤다면 규정대로 해야 한다.

2019-11-22 06:30:00

[사설] 초 읽기 들어간 선거법·공수처법, 한국당은 반드시 막아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과 공수처법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두 법안을 예정대로 처리한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1일 당 정책조정위에서 "한국당이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방해한다면 민주당은 국민 명령과 법 절차에 따라 처리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다음 달 3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두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면 정의당 등 범여권 군소 정당들과 연대해 표결 처리한다는 것이다.선거법은 정당 득표에 나타난 표심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장기 집권을 노리는 여당과 의석수 확대를 노리는 정의당 등 범여권 군소 정당의 이익이 맞아떨어진 야합이다.통과되면 국민의 직접투표의 '대표성' 위기가 초래되는 것은 물론 경제, 안보 등 전방위에 걸쳐 나라를 위기로 몰아가는 문재인 정권에 장기 집권의 길을 터주게 된다.공수처법이 나쁜 법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검경이 수사 중인 사건을 이유를 불문하고 넘겨받는 무소불위의 사정(司正) 권력이 탄생한다. 문재인 정권에 불리한 것은 덮고 유리한 것은 부풀리는 선택적 수사와 기소가 횡행할 것이란 우려는 당연하다. 문 정권 말기에 불거질 수도 있는 권력형 비리의 검찰 수사를 원천 차단하려는 시도라는 의심까지 나온다.이를 막지 못하면 사이비 진보·좌파의 영속적 지배를 받는 사실상의 독재국가가 된다. 조국 일가를 수사하는 검찰에 대통령이 '검찰권 행사를 자제하라'고 공개적으로 겁박한 데서 이미 그 가능성은 감지됐다. 이를 막을 책임이 한국당에 있다. 황 대표가 단식 농성으로 두 법안 통과 저지의 명분을 쌓고 있으니 이제 당 소속 의원들은 통과 저지를 위해 세심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성공 여부에 한국당은 물론 나라의 명운이 달렸다.

2019-11-22 06:30:00

김태일 대구시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장이 20일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신청사 이전 후보지 선정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구시민 252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이 다음 달 20일~22일까지 2박3일간 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정지 선정을 위한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사설] 대구경북의 중대 현안을 결정할 시민참여단에 바란다

대구경북의 명운이 걸린 통합신공항과 대구시 신청사 이전 건립 사업이 시도민 참여단의 선택에 따라 중대한 첫 행보가 결정된다. 시도민 참여단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통합신공항 주민투표 방식과 대구시 신청사 입지 선정이 좌우되는 만큼, 전체 대구경북민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시도민 참여단의 어깨에 역사적인 책무감마저 실리는 형국이다.먼저 우여곡절이 많았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주민투표 방식 확정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경북도에 따르면 군위와 의성 군민 각 100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이 내일부터 2박 3일간 합숙을 통해 통합신공항 주민투표 방식과 선정 기준을 확정한다는 것이다. 시민참여단의 합숙 장소 또한 일부러 제3의 지역인 대전으로 잡았다고 한다.마땅한 일이다. 혹여 있을지도 모를 공론화 과정의 외부 개입 차단으로 공정성을 확보하고 시민참여단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 내린 조치일 것이다. 시민참여단이 이번 합숙 토론을 통해 선택하는 방식으로 군위·의성 후보지 군민들이 내년 1월 21일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이고, 난항을 겪던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가 드디어 현실화된다.대구시 신청사 입지도 다음 달 22일 결정난다.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가 12월 20일부터 2박 3일간 신청사 건립 예정지 선정을 위한 시민참여단 252명의 합숙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무작위로 표집한 시민참여단 또한 후보지를 제외한 제3의 장소에서 합숙하며 현장 답사와 심도 있는 숙의 과정을 거쳐 개별 참여단의 평가 점수를 종합한 최고득점 지역을 신청사 이전지로 확정하게 된다.이번 시도민 평가단의 통합신공항 주민투표 방식과 신청사 이전지 확정은 지역의 재도약을 위한 중차대한 첫걸음이다.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하고 시도민 또한 참여단의 결정에 승복해야 할 것이다. 참여단 개개인도 시도민을 대표한다는 명예로운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 사사로운 감정이나 소지역 이기주의를 앞세워 대구경북 백년대계의 청사진을 왜곡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2019-11-22 06:30:00

[사설] 지방 수험생 볼모로 잡는 철도 파업 즉각 중단해야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0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이용객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KTX와 무궁화 등 열차 운행이 평소보다 20~30%가량 감소하면서 철도 이용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었다. 여객과 화물 운송이 완전히 멈춰선 것은 아니지만 노조가 무기한 파업을 선언한 데다 이번 주 수도권 주요 대학 논술·면접 시험을 앞둔 지방 수험생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등 파업 여파는 클 수밖에 없다.철도노조와 한국철도공사는 19일 밤샘 협상으로 이어진 최종 교섭에서도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을 선언했다. 내년 4조 2교대 시행을 위한 4천 명 충원을 비롯해 KTX와 SRT 연내 통합, 임금 4% 인상 등 노조의 요구를 철도공사가 거부하면서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노조는 "공사와 정부가 철도 안전과 공공성 강화, 노동조건 개선을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공사 경영진과 정부를 비난했다. 합의를 어겼으니 노조에는 파업 책임이 없다는 논리다. 노조 주장대로 철도의 안전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공사와 정부가 철도 운영 시스템의 개선을 공언했다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키는 게 옳다.하지만 철도공사가 처한 경영 환경과 여건을 무시한 채 대규모 충원부터 내세우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다. 이용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SRT를 없애고 KTX와 통합하라는 주장도 경쟁을 통한 경영 효율 제고보다는 노조 편한 대로 공사 경영을 끌고가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그렇지 않아도 부실한 관리 시스템과 높은 임금 체계가 심각한 경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노조가 체질 개선을 외면하는 것은 비판을 자초하는 일이다.무엇보다 노조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입시철의 지방 수험생과 학부모, 열차 통근 직장인 등 국민 일상을 볼모로 한 것은 분명 잘못됐다. 지금이라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아 현실적인 조건을 놓고 협의를 계속하되 파업 카드는 당장 거둬들여야 한다.

2019-11-21 06:30:00

[사설] 쇄신 요구 외면 똑 닮은 文대통령과 黃대표

대한민국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는 사실을 국민 대다수가 체감하고 있다. 한·미, 한·일 관계는 최악이고 북한의 대남 위협은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두고 여야는 극한 대치 중이고, 경제와 민생은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나라 안팎으로 쏟아지는 악재들에 국민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국가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하지만 국정 최고 책임자인 문재인 대통령,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이끄는 황교안 대표는 국가 위기 극복과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나라가 처한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에다 국민이 바라는 국정 쇄신을 외면하고 있다. 황 대표는 한국당 쇄신 요구를 묵살하고 뜬금없이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쇄신을 바라는 국민 목소리를 저버리고 엉뚱한 길로 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똑 닮았다.문 대통령은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마치며 "임기 절반 동안 올바른 방향을 설정했고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같은 방향으로 계속 노력해간다면 우리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실패로 귀착된 전반기 국정 운영 기조를 바꾸지 않고 후반기에도 밀고 나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전반기에 제시한 정책 목표가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과감하게 국정 쇄신을 하는 것이 마땅한데도 문 대통령은 '마이웨이'를 고집하고 있다.황 대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철회,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을 문 대통령에게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단식 투쟁 당위성을 이해 못 할 바 아니지만 당 쇄신 요구를 회피하려는 꼼수란 의심을 받고 있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극단적인 투쟁만 해서는 한국당이 국민 마음을 얻기 어렵다.국민 요구를 받들어 수렴하는 것은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책무다. 문 대통령과 황 대표는 국민 바람을 외면한 행보를 멈춰야 한다. 두 사람이 열린 마음으로 국민 목소리에 부응해야만 국가 위기 극복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다.

2019-11-21 06:30:00

[사설] 대구 출마 포기 험지 가겠다는 김병준, 모르쇠하는 TK의원들

내년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구 수성갑 출마를 저울질하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험지 출마를 선언했다. 대구경북 출신 중량급 정치인의 '안방' 출마 대신 '험지'(險地) 도전을 바라는 지역민의 기대와 경쟁력을 갖춘 정치 신인의 앞길을 터주려는 고심의 결단인 만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이 안전한 텃밭에만 매달리는 모습과 사뭇 대조적이라 더욱 그렇다.대구경북의 정치인 덕목으로 흔히 선당후사(先黨後私)나 선공후사(先公後私)라는 말이 쓰이곤 한다. 정당이나 공공의 이익을 먼저 내세우고 개인적 이해는 뒤로 돌리는 오랜 대구경북 영남인의 가치관으로 세월을 뛰어넘어 예나 지금이나 그 빛은 바래지 않고 있다. 나라가 어렵고 위기에 처할 때마다 대구경북의 숱한 지도자급 인물과 그를 따른 민초가 위기 극복에 나서 기꺼이 희생하고 목숨조차 내놓았음은 숱한 지난 역사적 사실이 증명한다.지금처럼 정치권이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대결과 갈등의 악순환과 혼란이 거듭되고 변혁을 바라는 국민적 여망이 고조되는 즈음, 대구경북 최대 정치 세력인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행태는 실망스럽기만 하다. 특정 지역의 특정 세력 집권 흐름을 빌미로 대구경북의 일당 독점을 당연시한 탓인지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과 달리 안방 총선 출마에만 매몰돼 18명 자유한국당 의원 전원 조사 결과, 불출마 의원은 전무하니 한심스럽기까지 하다.다선(多選)이나 중량(重量)의 정치인과 초선 의원까지 대구경북 현역 의원 모습에서 의연함이나 이타적 희생 정신은 없고 보신에 충실한 탐욕이 부각될 뿐이라면 지나칠까. 힘은 물리적 다수라는 숫자로만 담보되지는 않는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경북에서 특정당이 지배할지언정, 그런 결과가 곧 대구경북의 힘이자 경쟁력이 될 수는 없다. 이대로면 총선 결과와 미래는 뻔하다. 대구경북 한국당 의원은 자기 희생으로 당과 지역의 변신을 위해 자신을 버려라.

2019-11-21 06:30:00

대구 중구 북성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현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사설] 무분별한 도심 난개발 무대책으로 좌시할 것인가

대구 근대 건축물의 보고인 중구 북성로가 신음하고 있다. 대구 도심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과 같은 난개발을 멈추지 않으면 그러잖아도 삭막한 대구는 소중한 역사적 자취들을 지워버리면서 천편일률적인 단지형 아파트 천국으로 변해버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도심 주변 도원동과 고성동 철도변 지역까지 재개발·재건축 바람을 타면서 시대적 유산과 역사적 흔적들이 무더기로 사라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대구역 건너편의 북성로는 대구 근대의 유산을 가장 많이 간직한 곳이지만, 개발의 욕망을 담은 주상복합건물 아래로 옛 정취를 묻어버릴 것이다. 최근의 재개발 여파로 사라져간 1960년대 이전 건물만 모두 55채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보전 가치가 높은 옛 건물들이 재개발의 도미노 바람에 쓰러지는 가운데 대구읍성 돌로 추정되는 석재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시간의 흔적들을 보듬고 살던 원주민들은 오랜 생활의 터전마저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부동산 수익에 경도되어 분별 없이 벌어지는 각종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으로 정신적·역사적 가치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그런데도 대구시와 중구청은 도심재생사업을 내세우면서도 재개발을 허가하는 이중적인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도심재생으로 시간의 여행지임을 강조하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개발 승인을 해 줄 수밖에 없다는 이율배반적인 행정 행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시행사가 대지 소유권을 95% 이상 확보하고 승인 신청을 해오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무분별한 재개발 논리에 무책임한 도시행정이 화답하고 있는 꼴이다. 여기에 대구의 정신적인 가치나 도시행정의 공공성을 거론하는 시민의 목소리는 스며들 여지조차 없어 보인다. 그러잖아도 대구의 도심 공원 확보율이 전국 꼴찌 수준이다. 아파트 단지만 줄지어 선 기형적인 도시 공간은 각종 후유증과 부작용을 파생시킬 것이다.

2019-11-20 06:30:00

13일 오전 대구역에서 열린 '찾아가는 시민사랑방'을 찾은 한 어르신이 일자리 상담을 받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사설] 일자리 참사 40대의 비명, 정부 귀엔 들리지 않나

우리 경제 '허리'이자 가정의 가장(家長)이 집중된 40대의 팍팍한 삶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줄을 잇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전후 학창 시절을 보내고 취업의 문을 두드렸던 IMF(국제통화기금) 세대인 40대가 일자리 참사로 고통받고 있다. 20년 전 외환위기 당시 터져 나왔던 'IMF 세대의 비명'이 고용 악화 탓에 되풀이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가장 많이 지지하는 연령대인 40대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 실패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게 아이러니하다.지난달 4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4만6천 명이나 줄었다. 인구 감소로 감소한 40대 숫자(8만 명)보다 두 배가량 많다. 30대 취업자 감소 폭 5만 명보다는 3배 가까이 된다. 같은 기간 정부의 공공일자리 사업 확대 영향으로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41만7천 명 늘었다.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 감소세로 돌아선 뒤 48개월째 계속 줄고 있다. 40대 고용률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포인트 하락한 78.5%에 그쳤다. 여기에다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40대 가구주의 숫자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40대는 가정을 꾸리는 경우가 많아 일자리를 잃으면 한 가구의 생계가 위협받는다. 40대가 취업시장 밖으로 내몰리는 이유는 한창 일할 나이인 이들을 많이 고용하는 제조업이 악화한 탓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8만1천 명 줄어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민간 기업의 경영 상황이 나아져 고용 여력이 살아나지 않는 한 40대 취업난은 해결하기 어렵다. 그러나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중·장년층 실업과 노인 빈곤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40대를 위한 대책은 찾기 어렵다. 고부가가치 산업이 육성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감세를 통해 기업이 투자하도록 만들어야 민간 부문이 살고 40대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는데도 정부 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세금으로 노인 일자리만 잔뜩 만들어 놓고 고용 지표가 개선됐다고 자화자찬하는 정부 귀에는 일자리 참사로 고통받는 40대의 비명이 안 들리는 모양이다.

2019-11-20 06:30:00

[사설] 매년 40만명 찾는 울릉, 소방서나 응급 소방 헬기 갖출 때

경북 시장·군수협의회가 지난 14일 경북도청에 모여 울릉소방서 신설과 소방헬기 배치를 건의했다. 해마다 울릉도를 찾는 방문객이 40만 명을 넘고, 독도에만 매년 2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만큼 응급 상황에 대비한 소방서 신설과 소방 헬기 배치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1만 명의 외딴 두 섬의 주민은 물론, 숱한 방문객의 안전과 생명 차원에서 그냥 둘 일이 아니다.특히 일본의 억지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갈수록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만약의 비상 상황에 대비한 이번 건의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다. 경북도는 이들 건의를 바탕으로 정부 당국과 협의에 적극 나설 만하다. 경북 23곳 시장·군수 뜻을 모은 이번 건의는 지난달 31일 한밤중 출동했다가 빚은 독도 해상에서의 구조 헬기 추락과 탑승자 7명 전원 희생의 참사를 되새기면 더욱 합리적이고 충분히 정부 설득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이미 지난 사고에서 7명의 사망·실종 참사가 증명하듯 독도와 인근 해상 조업 중의 어업인에게 긴급한 일이 생기면 현재 구조·구급 체계 행정상 울릉도와 육지의 인력과 장비 투입 전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 발만 구를 따름이다. 게다가 울릉도에는 119안전센터만 있을 뿐이어서 적절한 대처는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다. 이대로라면 만약의 사태 발생 시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아울러 울릉도의 긴급 환자 등 이송을 위한 헬기 동원은 올해 현재까지 39건(43명)이고, 지난 2017년 52건(53명), 2018년 48건(52명) 등 매년 50건 안팎에 이른다. 가뜩이나 열악한 상황의 섬이라 중증 응급환자의 경우 적시 대처를 못해 한 해 5, 6명의 뇌출혈 환자가 숨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응급 상황 발생과 함께 헬기 동원과 이송에만도 보통 3시간쯤 걸리는 탓이다. 응급 환자나 가족들로서는 안타까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상시 헬기 배치만 되면 소요 시간은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늦었지만 경북도와 당국은 이번 건의에 귀 기울여 대책을 세우길 촉구한다.

2019-11-19 06:30:00

[사설] 철저한 고증과 복원, 큰 책임감 필요한 신라왕경 정비사업

신라시대 8대 유적을 복원·정비하는 신라왕경특별법안이 19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면서 경주 신라유적 종합관리계획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특별법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월성과 황룡사 등의 복원·정비를 의무화하고,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등 신라왕경 종합계획을 법률로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돌이켜보면 신라왕경 핵심 유적 복원은 박근혜 정부 때 처음 계획된 국책사업이다. 2014년부터 2025년까지 모두 9천450억원을 들여 신라왕경 유적 8곳을 복원·정비하는 것이다. 역사의 공백으로 남은 월성 왕궁을 비롯해 황룡사, 동궁·월지, 월정교 등의 복원과 쪽샘지구 정비, 대형 고분 재발굴 등이다. 하지만 쪽샘지구정비와 월정교 복원을 제외한 다른 사업은 계속 지지부진하자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높았다.이를 계기로 특별법안이 19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으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이어 20대 국회 때인 2017년 5월 여야 의원 181명의 서명을 받아 김석기 의원이 다시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정권 교체 시기에다 정부 부처의 무관심 탓에 법안은 계속 표류해왔다.이렇게 2년을 허송세월하다 올 하반기 들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 14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마지막 절차인 본회의 의결만 남겨둔 상태다. 이 특별법안에는 5년 주기의 유적 복원·정비 등 종합계획 수립과 이에 필요한 국가 지원 사항 등이 담겼다.신라왕경 복원사업은 신라 유적의 재정비와 경주 중흥이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다. 1970년대 단편적인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을 넘어서는 2단계 고도화 사업이기 때문이다. 많은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책임 또한 무겁다. 부실 고증과 졸속 복원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면밀한 계획 아래 시행해야 한다. 단순히 유적을 정비하는 차원이 아니라 소중한 국가 문화유산을 오늘에 되살려낸다는 마음가짐과 책임 의식을 갖고 임해야 한다.

2019-11-19 06:30:00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머리를 만지며 고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한국당 쇄신 요구에 안이하기 짝이 없는 黃대표의 대응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우리가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세연 의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제기한 한국당 해체, 지도부·중진을 비롯한 핵심 인사들의 용퇴 요구에 이같이 답했다. 한국당이 처한 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은 물론 내년 총선의 중차대함을 간과한 황 대표의 발언은 매우 실망스럽다.황 대표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 "여전히 위기 의식이 부족하다"는 개탄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당 지도부가 솔선수범해 기득권 포기와 뼈를 깎는 고강도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는커녕 지금 체제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고집을 부리는 데 어느 누가 박수를 보내겠는가. 내년 총선에서 패배하면 황 대표 등 지도부 사퇴를 넘어 아예 당이 문을 닫아야 한다. 총선 결과에 따라 진퇴를 결정하겠다는 황 대표의 발언은 하나 마나 한 발언에 불과하다.현역 의원들의 대거 용퇴와 당 해체 수준의 쇄신이 아니면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 마음을 얻기 어렵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도 부족할 판에 이대로 안주하는 데 표를 줄 유권자가 있을 리 만무하다. 보수 통합을 이뤄 민주당에 맞서려면 '창조를 위한 파괴'로 유권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헤쳐 모여에 그쳐 또 하나의 한국당을 만들 게 아니라 다선·중진 의원들의 용퇴와 새 인재 영입 등을 통해 환골탈태해야 한다.내년 총선은 대한민국 운명을 좌우하는 선거다. 집권 3년이 되는 문재인 정부의 독선과 폭주를 심판하는 선거이자 차기 대통령선거 향방을 가늠하는 선거다. 지금과 같은 한국당의 고리타분한 모습으로는 내년 총선 패배가 뻔하다. 총선에서 보수가 승리하려면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전부 기득권을 내려놓고 재창당을 통해 유권자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문 정부를 비판·견제하려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지 못해 총선 패배를 자초하는 잘못을 황 대표와 한국당이 저지르지 말기 바란다.

2019-11-19 06:30:00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부산 3선 김세연의 불출마 선언, 대구경북엔 왜 이런 의원 없나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구)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한국당 현역 정치인 전원의 용퇴와 한국당 해체 후 재창당을 제안했다. 총선을 6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사즉생'(死卽生)의 호소라는 점에서 비장함이 절절히 와 닿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한국당의 무사안일의 '웰빙 체질'과 인적 구성으로는 내년 총선은 물 건너갔다는 것이 당내외의 일치된 평가이기 때문이다.김 의원은 시쳇말로 '잘나가는' 정치인이다. 당내 최연소 3선 의원으로, 황교안 대표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으며 현재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 4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대로 곧장 가면 중진이 되고 47세라는 젊은 나이를 감안할 때 상황에 따라 정치적으로 더 큰 꿈도 키울 수 있다. 이런 그가 '꽃길'을 미련 없이 포기한 용단에 한국당 지도부와 중진들은 '행동'으로 호응해야 한다. 그 행동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김 의원은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로 손가락질받는다"고 했다. 전적으로 옳은 자아비판이다. 지금 한국당에는 도무지 위기의식이나 절실함이 없다. 소속 의원들 사이에는 '나만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천박한 이기주의만 만연해 있다. 그러니 변화는 꿈도 못 꾼다. 국민이 문재인 정권에 등을 돌리면서도 한국당에 지지를 보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이런 '좀비'의 모습은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이 특히 심하다. 이른바 중진 가운데 정치적 존재감이 있는 의원이 과연 있는가? 안전한 텃밭에서 의미 없이 선수만 쌓아온, 없는 것이 나은 '정치꾼'들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에게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자리 보전 욕구 하나뿐이다. 얼마 전 한국당 내에서 나온 '3선 이상 물갈이'론에 대해 "코미디"라고 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줬다.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대구경북에서는 왜 김 의원과 같은 결단을 하는 의원이 없는가?

2019-11-18 06:30:00

[사설] 학생 관심 큰 독도, 정부가 뒷짐 지고 예산 배제해서야

지난 14일 치른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한국지리에서 독도에 대한 문제가 출제됐다. 이번 수능에서의 독도 관련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등장한 일이어서 학교 교육에서의 독도 수업이 정상적 궤도에 오른 증거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초·중·고교에서 1년에 한 주를 자율적으로 독도교육 주간으로 지정, 운영하는 수업과 함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찍부터 독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갖게 하기에 더욱 그렇다.그러나 독도에 대한 정부 관심과 정책은 일본 정부를 의식한 결과, 부침(浮沈)이 많은 날들이었다. 대외 관계를 중시하는 외교에서 일본을 외면할 수 없는 외교부로서는 그 나름 그럴 만하겠지만 범정부 차원에서는 일관성이 무엇보다 절실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정부 예산에 바탕을 둔 독도 정책을 보면 신뢰는 더욱 떨어지고 독도 정책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내년도 독도 관련 정부 예산 정책에서는 영토 수호 의지의 실종이나 다름없다.울릉도와 독도가 위치한 만큼 독도 사정을 가장 잘 파악하는 경북도가 건의한 내년도 독도 관련 국비 사업은 모두 15건 387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 반영은 9건, 87억300만원으로 건의액에서 반영한 금액 비율은 22.5%에 그친다. 형편없는 반영률도 실망스럽지만 해마다 2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찾는 만큼 무엇보다 이들의 안전을 위한 방파제 시설 구축이 필요한데 이에 드는 비용으로 건의한 180억원마저 전액 삭감했으니 더 무슨 말을 할까.이미 지난달 31일 한밤중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나선 소방헬기가 독도 해상에서 추락, 탑승자 7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참담한 사고로 독도에서의 비상시 구조 활동의 열악한 환경이 그대로 드러났다. 독도를 지키는 대원은 물론, 20만 명이 넘는 독도 방문객과 주변에서 생업을 잇는 어업인 안전을 먼저 위하는 정부라면 내년 독도 예산을 이처럼 무관심 속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제대로 예산을 반영, 사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2019-11-18 06:30:00

[사설] 공직사회의 갑질 문화 성숙한 대응이 절실하다

지난 7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지만, 공직사회는 무풍지대나 다름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간부들이 직원들을 무시하거나 차별하고 막말을 하는 등 갑질 문화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커피 심부름이나 회식 자리 술 강요, 모욕적인 외모 지적에다 욕설까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품격 문제에 다시금 경종을 울린다.전국공무원노조 대구경북본부 북구지부가 대구 북구청 공무원 400여 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이 같은 사례가 어디 대구 북구청과 북구의회뿐이겠는가. 많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이 자식 저 자식" 하며 막말을 하거나, 여성들에게 "뚱뚱하다"며 외모를 지적하는 간부들도 있다는 건 상식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고압적인 행태가 여전한 구의원들의 갑질 또한 우리 지방자치 문화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듯해 씁쓸하다. 반말과 차별, 호통과 하대 등이 성행하고 있지만 승진 문제로 공론화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직원들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간부 공무원과 구의원도 적지 않다는 얘기는 그나마 우리 사회의 희망이다. 반면 괴롭힘 금지법을 악용하는 사례도 함께 경계해야 할 것이다.권위적이고 경직된 조직 문화 개선이 당면 과제이겠지만, 직장 내의 통상적인 업무성 스트레스나 상사의 당연한 업무 지시를 감내하지 못하고 왜곡하는 일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를 악용해서 특정인을 공격하거나 조직의 안정을 저해하는 사례 역시 좌시할 수 없는 일이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행정의 변화와 혁신은 고사하고 좀 더 나은 행정 서비스나마 기대할 수 있겠는가. 세상이 많이 변했고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법 이전에 인격과 품격의 문제이다. 잘못된 관행을 탈피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배려하는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공직사회 안의 신체적·정신적 폭력과 인격적인 모욕 행위에 대한 성숙한 대응이 절실하다.

2019-11-18 06:30:00

[사설] 맥스터 포화로 원전 세우는 일 없어야

월성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맥스터) 포화가 코앞에 다가왔다. 저장시설 포화로 인한 경주 월성원전 가동 중단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월성원자력본부에 따르면 6월 현재 월성본부 내 중수로 사용 후 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중 캐니스터는 100%가 찼다. 맥스터는 92.2%가 차 전체 저장률이 96%를 넘어섰다. 월성본부 측은 2021년 11월이면 맥스터 저장률도 10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이 추가 시설이 완공되지 않으면 가동 중인 원전을 세워야 하는 일이 불가피하다.문제는 당장 맥스터 추가 건설을 확정짓더라도 적어도 19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맥스터를 추가로 짓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 확정돼야 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운영변경허가, 경주시의 공작물 축조 신고 통과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 이달 안에 착공해도 맥스터 포화 전 준공이 가능할지 의문이다.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정부와 관련 기관의 늑장 대응이 한몫을 했다. 원안위는 한국수력원자력이 2016년 4월 제출한 운영변경인허가 신청에 대한 안전성평가 방사선 환경영향평가 등 심사를 3년 8개월째 마무리하지 않았다. 기존 맥스터 건설을 위한 심사가 1년 7개월 정도 걸렸던 것을 고려하면 원안위의 맥스터 추가 건설 의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월성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활동을 할 경주지역실행기구가 자격 논란을 극복하고 출범한다는 점이다. 이 기구는 설문조사 주민설명회 워크숍 등을 통해 얻은 결과를 정부의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에 제출하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재검토위의 의견을 들어 최종 정책을 확정한다. 운영변경인허가 신청서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던 원안위도 오는 22일 본회의에 안건을 올려 심의할 계획이다. 그동안 미루기만 하던 맥스터 추가 건설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공사 착공을 위한 조건들을 서둘러 충족해야 할 것이다. 경주시는 지역실행기구를 하루라도 빨리 가동해 주민 의견을 모아야 한다. 원안위도 하루빨리 신청서를 처리해야 한다. 멀쩡한 가동 원전을 사용 후 핵연료를 처리하지 못해 세우는 일이 없으려면 늦은 만큼 모든 기관 단체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2019-11-16 06:30:00

[사설] 황교안 대표, 패스트트랙 저지에 명운 걸라

패스스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전국적으로 26개 지역구가 통폐합되는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는 25개 지역구 중 4개가 통폐합된다고 한다. 충격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구 의원이 대폭 감소해 '대표성'이 근본부터 흔들리기 때문이다. 자신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없는 국민 또는 생활권과 기질이나 정서가 다른 지역과 억지로 한 지역구로 묶여 과연 나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 맞느냐는 회의를 하게 되는 국민이 대거 늘어난다는 것이다.이는 지역구 의원을 225명으로 줄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75명)를 도입하는 개정안에 처음부터 내재된 문제였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현행 소선거구제가 정당 득표에 나타난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출발부터 잘못된 논리다. 국민의 대표는 지역구가 주(主)이고 비례대표는 종(從)이다. 정당 득표를 사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지역구를 희생시키는 것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이다. 게다가 비례대표는 당 대표 등 당내 기득권층의 자의적 결정 등 '타락'의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다. 과거처럼 '돈국구'나 당내 기득권층의 이익을 위한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무엇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10년 집권'을 노리는 여당과 의석수를 늘리려는 정의당 등 범여권 군소 정당의 이익이 맞아떨어진 야합이라는 점에서 정의롭지 못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여당 의석도 많이 줄어든다. 그럼에도 여당이 도입하기로 한 것은 '민주당 2중대'와의 선거 연대로 이를 벌충할 효과가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결국 개정안은 국민의 직접 투표로 확인되는 표심을 왜곡해 장기 집권의 길을 열려는 속셈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 법안을 저지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뿐만 아니다. 패스트트랙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사정(司正) 권력을 갖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도 들어 있다. 패스트트랙이 통과되면 문재인 정권은 '10년 집권'의 길을 여는 선거제도와 정치적으로 악용 가능한 '칼'을 갖게 되는 것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를 막아야 한다. 여기에 한국당은 물론 우리 민주주의의 운명이 달려 있다.

2019-11-16 06:30:00

[사설] 또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난 '자갈마당' 수사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가 고치기 힘든 고질병임이 재확인됐다. 대구 성매매 집결지였던 속칭 '자갈마당' 업주와 경찰관 사이의 유착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또 속 빈 강정으로 끝날 전망이다. 전·현직 경찰관 11명에 대해 진정서가 접수되었고 이들에 대한 6개월간의 수사가 진행되었지만, 결과는 그야말로 별무소득이다.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수사가 마무리되는 모양이다.대구경찰청은 진정서에 등장한 전·현직 경찰관 11명 중 3명을 입건해 수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구체적 증거를 찾지 못해 내사 종결하거나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중 2명에 대해서만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면서 손을 터는 모양새이다. 시민들은 '혹시나가 또 역시나가 되었다'며 경찰의 제 식구 감싸 안기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진정을 제기했던 사람들도 "돈 준 사람은 있는데, 돈 받은 사람은 없다"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느 정도의 늑장 조사와 부실 수사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애써 증언에 나섰는데, 막상 빈손으로 끝난 수사 결과를 보니 허탈하기 그지없다"고 한 진정인도 있다.지난 5월 진정서가 접수된 이후 경찰은 ▷성매매 집결지 경찰관 유착 ▷업소 보호비 명목 금품 갈취 등 4가지 의혹에 대해 90여 명을 소환하는 등 광범위한 수사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용두사미로 끝나고 보니 실망감과 불신감이 표출될 만도 하다. '증거 불충분'이란 경찰의 입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경찰청이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자칭 '엄정한 수사' 결과 '비호나 유착은 없었다'고 했던 윤규근 총경이 지난달 전격 구속된 사실을 국민은 직시하고 있다. 잇단 제 식구 비호 행위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여론의 향배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번 사건과 관련, 대구경찰청이 내놓은 반부패 추진 종합 대책 또한 공치사가 아니길 기대한다.

2019-11-15 06:30:00

[사설] 검찰 손발 묶어 정권 비리 수사 막으려고 하나

법무부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2곳을 포함한 전국 검찰청의 41개 직접 수사 부서를 올 연말까지 폐지할 방침이다. 또 중요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단계별로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법무부의 '검찰 직제 개편안 및 사무 보고 규칙 개정안'은 황당할 뿐 아니라 우려되는 사항이 많다.우선 절차부터 잘못됐다. 법무부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한 후 나흘 뒤에야 직제 개편안을 대검에 통보했다. 검찰 행정 관련 사안에 대해 대검과 협의하는 관례를 법무부가 어긴 것이다. 국가의 부패 대응 능력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문제를 법무부가 대검과 협의도 없이 독단으로 추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직접 수사 축소는 수사권 조정 법안에 포함돼 국회에서 논의 중인데 법률 통과 전에 하위 시행령 개정으로 '우회 입법'을 시도하는 것도 문제다.검찰 안팎에서 "사실상 부정부패 수사를 포기하라는 것"이라는 격한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막아 권력형 범죄에 대해 검찰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 방안이 시행되면 '조국 사태'와 같은 사안에 대한 검찰 수사는 거의 불가능해진다. 민생 피해와 직결된 금융 및 식의약품 범죄 등에 대한 수사력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 범죄를 전담해 온 공공수사부가 폐지되면 선거 범죄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펀드 및 사학 비리 수사를 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3·4부가 폐지되면 앞으로 혐의 규명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이 정권은 검찰이 충견일 때는 칭찬을 하다가 자기편을 수사하자 반(反)개혁 세력으로 지목하고 검찰 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다. 법무부 방안은 문 대통령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 정권 수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의 수족을 잘라 무력화하려는 발상이 놀랍고 무섭다. 임기 후반기에 터져 나올 정권 비리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를 저지하려는 시도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2019-11-15 06:30:00

주호영 회장 등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의원들이 21일 오전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움직임과 관련,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한국당 중진 정치인들 대구경북에만 기댈 생각인가

내년 4월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공천과 관련한 작업을 서두르는 등 총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는 '험지'이나 자유한국당엔 '안방'과 다름없는 대구경북을 겨냥한 여야의 명암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극심한 인물난에 허덕이고 한국당은 후보가 넘쳐 비명을 지를 판이다. 대구경북 앞날을 생각하면 유권자는 씁쓸함을 넘어 참담한 심경이 아닐 수 없다.무릇 사물은 균형이 최선이다. 사람의 삶 역시 다르지 않고 정치는 더욱 그렇다. 새가 두 날개의 힘으로 안정적인 비행을 하듯 우리 사회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치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균형 잡힌 세력의 분포도와 달리 치우친 힘이나 일방적 독주는 안정을 해치고 독재로 빠질 가능성과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 광복 70년 넘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절실하게 깨우쳤다. 대구경북도 1960년대 이후 편향적인 정치색으로 그랬다.특히 대구경북의 오랜 정치적 독점 흐름은 결국 지역사회 활력 상실과 발전 퇴보 같은 치명적인 후유증을 낳았다. 특정 정파가 득세하다 보니 소수의 정치인과 결탁한 일부 인사는 혜택과 열매를 거뒀겠지만 지역 공동체 전체는 되레 쪼그라들고 고사 직전이다. 26년째 이어진 전국 꼴찌의 대구 1인당 국내총생산(GRDP)이 그렇고, 대기업이 계속 떠나가는 경북 경제도 같은 맥락이다. 일자리는 계속 줄고 청년들은 대구경북을 떠나고 있다.이런 사정에도 특정 정치 세력에 쏠리다 보니 다선(多選)과 중량(重量) 정치인부터 신인까지 앞다퉈 대구경북에만 눈독을 들인다. 자연히 지역의 미래 담보는커녕 암담함이 앞서는 현실이다. 이제 지역 중진 정치인에게 던져진 선택지는 대구경북 안방에서 털고 일어나 험지로 나가는 것이다. 그게 지역을 위한 길이다. 황교안·홍준표·김병준·유승민 등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은 경쟁력 갖춘 신인에게 이제 안방을 넘기고 격전지에서 운명을 걸어야 한다.

2019-11-15 06:30:00

[사설] 택시 운전기사 고령화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 있나

대구 택시 운전기사들의 고령화가 전국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안전대책으로 도입한 65세 이상 운전기사의 '자격유지검사' 비율은 바닥 수준이라니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노인 운전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니 택시 운전기사의 고령화 또한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안전대책마저 겉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지난달 말 기준 대구의 택시 운전기사 1만6천231명 중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5천632명으로 34.7%에 달했다. 3명 중 1명꼴이다. 법인택시 운전기사는 14.7%가 65세를 넘긴 데 그쳤지만, 정년이 없는 개인택시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7%가 65세 이상이었다. 대구 택시 운전기사의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그런데 65세 이상 운전기사에게 의무화한 자격유지검사 수검률은 부진하기 짝이 없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검사 대상인 대구 택시 운전기사 5천632명 중 검사를 받은 운전자는 352명으로 6.25%에 불과했다. 법인택시 운전기사의 수검률은 그나마 35.5% 정도였지만, 개인택시의 경우 대상자 중 0.63%에 해당하는 30명만 검사를 받았다.이렇게 수검률이 낮은 이유는 검사의 불편함 때문이라고 한다. 고령자일수록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교통안전공단본부에 설치된 검사 기계 수량이 부족해 검사 날짜를 잡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 병·의원에서 '의료적성검사'를 받는 대안을 마련하는 중이지만, 그마저 검사 항목을 둘러싸고 택시업계와 이견 조율이 되지 않고 있다.문제는 안전이다. 전체 교통사고의 감소세에 반해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늘어나는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고령 택시기사에 대한 면허 반납 캠페인 등이 일부 시도되고 있지만, 이 또한 생계와 직결된 사안으로 반발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보급을 제안하기도 한다. 아무튼 가능한 최적의 안전대책 마련을 더 늦출 수 없는 현실이다.

2019-11-14 06:30:00

[사설] 포항 지진 2년, 여태 텐트에 사는 이재민

포항 지진이 15일로 발생 2년을 맞는다. 당시 규모 5.4의 지진은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두 번째 강도의 지진이었다. 지진의 여파도 컸다. 2천여 명의 이재민과 시설 피해 5만5천여 건 등 피해액만도 3천323억원에 이를 정도로 지진은 시민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한 설문조사 결과 포항 시민 41.8%가 지진 공포와 트라우마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해 개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고 큰 재해였음을 증명한다.하지만 보금자리를 잃고 오갈 데가 없는 이재민들은 2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처지다. 지금도 임시 거처인 흥해실내체육관에서 텐트 생활을 하고 있는 시민이 90가구 205명에 이른다. 더러 주거용 컨테이너로 옮기거나 포항시가 주선한 임대주택에 입주하기도 했지만 노인층 등 상당수의 이재민에게는 여건이 맞지 않아 힘든 바깥 생활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지진 발생 후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 등이 잇따라 포항을 방문해 지원을 약속했다. 또 여야 정치인들도 포항 지진 특별법 제정 등을 굳게 약속했지만 그뿐이었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달라진 게 없다. 정부의 후속 조치는 더디기만 하고, 여야는 손해배상금과 지원 규모를 두고 갈라져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지역 국회의원이 특별법안 5건을 연이어 발의했지만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지난 3월 정부조사단은 포항 지진 원인이 인근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지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진이 아니라 '인재'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정부가 적극 나서서 이재민 피해 대책을 세우고 조치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국회도 더 이상 특별법안 입법 절차를 놓고 싸울 때가 아니다. 연내 포항 지진 특별법안이 통과되도록 서둘러야 한다. 2년이 넘도록 법안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포항 시민이 입은 마음의 상처가 이제는 아물도록 정부와 국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2019-11-14 06:30:00

8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자유민주정치회의 관계자 등이 지난 2일 동해에서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에 대한 정부의 송환 방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북한 주민 강제 북송, 용서 못 할 반(反)인륜 범죄다

정부가 귀순한 북한 주민 2명의 '희망'에 따라 북송한 게 아니라 이들의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했다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사실로 최종 확인되면 엄청난 후폭풍이 일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권의 정직성은 송두리째 부정되고 나아가 인륜에 반한 범죄를 저지른 국가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송 이튿날인 8일 국회에 출석해 "귀순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김 장관은 "죽더라도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진술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게 거짓말로 드러났다. 문제의 진술은 해상 살인 사건을 저지른 뒤 북한 김책항으로 돌아가면서 자기들끼리 나눈 말이었으며, 조사 과정에서 자필 진술서에 귀순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국회 정보위 관계자도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송된 것은 맞는 것 같다"고 했다.또 "이들이 탄 배가 이틀 동안 북방한계선(NLL)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우리 당국의 단속에 불응했다"는 통일부의 설명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 통일부 당국자는 "귀순 의사가 있다면 바로 남측으로 내려왔을 것"이라고 했다. 군 당국이 국회에 보고한 내용은 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들이 해군의 퇴거 작전에 '저항'하며 일관되게 남쪽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귀순 의사'가 없다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이런 사실들은 그 좁은 목선에서 3명이 선장 등 16명을 과연 살해할 수 있었느냐는 의문과 맞물려 문재인 정권이 철저히 국회와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결론으로 유도한다. 16명을 살해했다는 것은 정부의 일방적 주장으로,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전혀 없다. 혈흔 검사 등 정밀 감식을 하지 않았고 무슨 이유인지 목선도 쫓기듯이 북측에 넘겨 버렸다.문 정부의 이런 행위들은 감추지 않으면 안 될, 엄청난 진실이 있을 것이란 의심을 굳힌다. 사실대로 공개하고 이들의 귀순을 받았을 경우 뒤따를 대북 유화 정책의 파탄을 막기 위함인가. 이대로 덮어둘 수 없다. 철저히 조사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 우선 새빨간 거짓말을 한 통일부 장관부터 문책·처벌해야 한다.

2019-11-14 06:30:00

[사설] 불법 영업 판 치는 오피스텔 공유형 숙박, 빨리 정비해야

법으로 금지된 '오피스텔 민박' 등 공유형 숙박시설의 불법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행법상 사전등록하지 않거나 외국인이 아닌 사람에게 주택이나 아파트를 빌려주고 숙박을 제공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게다가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 원룸 등은 아예 법으로 금지돼 있는데도 버젓이 영업하고 실제 거주자에게 피해를 주면서 단속과 계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현재 대구에서 도시민박업에 등록된 공유형 숙박업소는 36곳이다. 하지만 온라인 숙박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에 올라온 공유형 숙박시설은 700여 곳에 이른다. 이는 음성적으로 영업하는 무등록 불법 업소가 대다수라는 뜻이다. 등록하지 않고 주택·아파트 중 허용 면적을 벗어나거나 내국인을 대상으로 불법 숙박업을 하다 적발되면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규정이 이런데도 올 들어 정부 부처와 대구 시·군 합동조사에서 적발된 곳은 고작 10건뿐이다.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주민동의서 제출 등 현실적으로 공유형 숙박업 등록 기준이 까다로운 탓도 있지만 손쉽게 돈을 벌려는 이들의 그릇된 인식 탓이 크다. '빈집을 활용하는 공유경제'라는 취지를 무색게 하는 이런 불법 숙박시설은 기존 시장 질서마저 무너뜨리는 해악이다.무엇보다 이를 걸러내지 못하는 당국의 부실 행정 또한 오피스텔 거주자의 소음 피해나 치안 문제, 탈세까지 부추기는 등 많은 문제점을 낳는다.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산업 발전을 이유로 공유형 숙박업 규제를 푸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입법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기존 숙박업계의 강한 반대와 공유형 숙박업에 대한 각국의 규제 강화 추세와 맞물려 법안 통과가 주춤한 상태다. 공유경제 활성화라는 트렌드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경제적 목적을 이루려면 정부의 현명한 선택과 행정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 공공성을 도외시한 불법 영업이 판을 치는 한 공유형 숙박은 부작용만 키우게 된다.

2019-11-13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사설] '총선 행보' 시비 낳는 文대통령 도 넘은 부·울·경 행차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부산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청와대는 이달 말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국민과 함께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대통령이 현지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관련 사항을 챙기고 행사를 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우려하는 점은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울산·경남에 대한 도를 넘은 챙기기와 이로 말미암아 이 지역에 대한 인사·예산·사업 몰아주기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부·울·경 방문은 공식·비공식을 통틀어 올 들어 15번이나 된다. 사적인 방문을 제외하더라도 12번에 달해 한 달에 한 번꼴을 넘는다. 올 설 연휴 때 양산 사저 방문 및 울산 수소경제 관련 행사 참석을 시작으로 부산 스마트시티 혁신전략 보고회, 부산 시도지사 간담회와 저도 청해대 개방 행사, 현대 울산공장 기공식, 창원 부마항쟁 기념식 등 수시로 부·울·경을 찾았다.문 대통령의 지나치다 싶은 부·울·경 행차를 두고 내년 총선을 겨냥한 민심 잡기 행보란 지적이 나온다. 부·울·경은 문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을 석권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선 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율이 비등하거나 한국당이 우세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통령의 부·울·경 방문이 총선 격전지로 부상한 이 지역을 챙기려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오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은 지지 여부를 떠나 모든 지역을 아우르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정치적 기반이라는 이유로, 더욱이 총선을 염두에 두고 특정 지역에 도를 넘은 관심을 드러내면 다른 지역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부·울·경 출신 인사를 중용하고 예산·사업을 몰아준다는 비판이 많다. 특정 지역을 챙기려다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모든 지역을 아우르는 통합·중용(中庸)의 리더십을 문 대통령이 보여주기 바란다.

2019-11-13 06:30:00

[사설] 문 대통령의 임기 전반기 자화자찬, 이런 궤변도 있나

임기 전반기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자화자찬은 문 대통령의 현실 판단이 적절한지 의심케 한다. 집권 2년 반 만에 나라 꼴이 어떻게 됐는지는 눈이 멀고 귀가 먹지 않았다면 잘 알 것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11일 국민의 화를 돋우는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았다.우선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반은 넘어야 할 과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전환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과연 그런가. 지난 2년 반은 자랑스러운 과거를 모욕하고 국가와 국민을 암울한 미래로 우겨 넣은 퇴보의 시간이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경제를 망가뜨렸고, 독선·독주로 정치 대립을 격화시켰으며, 적폐 청산으로 사회를 갈가리 찢었고, '북한 대변인'이란 조롱을 낳은 대북 유화정책으로 북핵은 더욱 고도화됐다.문 대통령은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워 국가를 정상화했고,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사회의 전(全) 영역으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고도 했다. 실소(失笑)가 저절로 나오는 '초(超)현실적' 궤변이다. 나라를 다시 세운 게 아니라 혼돈으로 몰아넣었고, 정상화한 것이 아니라 '비정상'이 판을 치게 만들었다. '이것은 나라냐'는 아우성이 왜 나오겠나.정의와 공정의 가치는 문 대통령이 앞장서 무너뜨렸다. 위선자 조국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된다"며 임명을 강행하고, 조 씨가 사퇴한 뒤에도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은 것은 그 상징이다. 이런 오만이 국민을 거리로 불러내 공정과 정의를 외치게 했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 공정과 정의에 대한 요구가 사회 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 정권의 '반(反)공정'과 '부(不)정의'가 이를 촉발했으니 참으로 역설적이다.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문 대통령이 이런 역주행을 멈추고 정상으로 회귀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일관성을 갖고 흔들림 없이 달려가겠다"고 했다. 앞으로 2년 반은 국민의 고통 지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예고로밖에 안 들린다.

2019-11-13 06:30:00

[사설] 조현병 환자 관리 시스템 강화 시급하다

대구 수성구에 있는 한 아파트 현관 앞에서 50대 여성이 인근 조현병 환자에게 느닷없이 공격을 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가해 환자는 2년 전에도 피해 여성을 흉기로 위협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은 여성은 지난번에 이어 또다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피해자 가족들은 하루하루가 늘 불안하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피해 여성은 문밖 출입조차 두려운 실정이다. 그런데 가해 환자와 식구들은 아무런 개선의 여지도 없이 태연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도 이렇다 할 방법이 없다고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 시한폭탄과도 같은 중증 정신질환자들이 주변에 함께 있는데도 속수무책이라는 것은 사회적 심각성이 매우 크다.국내에서 조현병·조울증 등을 앓는 중증 정신질환자는 5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중 60%가 넘는 인원이 의료시설이나 관련 기관 등에 입소 또는 등록되어 있지 못한 채,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대구시내 조현병 환자는 3천8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0.2%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중 85%에 해당하는 인원이 구·군별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 입원 및 등록돼 관리를 받고 있다고 하나, 환자수 자체도 추정치일 뿐이다.대구경찰청이 올 들어 약 5개월간 응급입원시킨 환자 수는 월평균 64명에 달했다. 지난 4월 진주에서 벌어진 '안인득 묻지마 방화 살인' 사건의 여파로 크게 늘어 난 수치이다. 대구시가 밝힌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행정입원 현황도 101건에 달한다. 최근 정신질환자들의 강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시민 불안감이 커진 결과이다.조현병은 살인이나 흉기 난동 등 끔찍한 우발적 범죄의 가능성을 늘 안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에 대한 행정·응급입원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게 문제다. 관리가 불가피한 조현병 환자들은 본인이 치료를 거부하거나 가족이 방관해도 국가나 지자체가 체계적으로 관리 및 입원 치료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2019-11-12 06:30:00

[사설] 임기 전반 엇길로 샌 지방분권, 문 대통령 초심으로 돌아가야

문재인 대통령의 본격적인 임기 후반이 11일부터 시작됐지만 지방분권을 바라는 비수도권 국민들은 불안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일군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여러 초석을 바탕으로 한층 나은 분권 업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문 대통령이 임기 전반 약속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은 사실상 뜬구름이 됐다. 되레 수도권 비대 현상의 역주행이 계속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 후반 역시 지방분권의 희망은 접어야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지방분권에 관해서는 문 대통령이 할 말이 별로 없을 듯하다. 앞세운 말의 성찬과 달리 내세울 일이 별로인 탓이다. 지방재정을 튼튼히 하고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조정하여 지방 곳간을 채우겠다는 재정분권 달성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 법안 처리는 지지부진하다. 자치경찰 실시 법안도 다르지 않고, 중앙부처 업무의 지방 이전 방침 역시 관련 법안의 국회 처리 지연으로 시간만 보내니 어느 세월에 이뤄질지 오리무중이다.지방분권 추진이 지지부진한 사이 수도권 비대화는 정책 변화로 더욱 심화되는 꼴이다. 오죽했으면 지난달 지방분권전국회의가 굳이 문 대통령의 정치 고향인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분권을 적폐청산, 격차와 갈등 해소를 위한 국정혁신의 중심 화두로 삼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겠는가. 대통령 스스로 부산에 살면서 국토의 비대칭적 불균형 발전과 격차 심화에 따른 지방소멸 현장을 보고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외쳤지 않았던가.임기 전반 다 걸기한 적폐청산과 소득주도성장 등 이미 내세운 여러 정책의 혼란스러운 성적표와 부정적인 결실의 영향으로 앞으로 국정 장악력이 떨어질지 모를 일이다. 그런 만큼 남은 임기에도 지방분권의 가시적 성과는 밝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라 백년대계를 위해 노무현 정부만큼은 아니더라도 지방분권을 향한 비수도권 국민의 희망을 짓밟아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은 혁신적 지방분권을 말했던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2019-11-12 06:30:00

[사설] 국민이 주인인 나라 곳간을 제 것인 양 쓰는 文정부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곳간에 있는 작물들은 계속 쌓아두라고 있는 게 아니다.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리기 마련이기 때문에 어려울 때 쓰라고 곳간에 재정을 비축해두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재정 확장에 대한 비판을 반박하며 이렇게 발언했다. 청와대 대변인의 말이지만 재정 확장에 목을 매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정부의 의중이 표출됐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우선 나라의 곳간 사정이 청와대 대변인이 표현한 것처럼 작물이 썩어버릴 수준은커녕 텅텅 비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 세수가 1년 전보다 5조6천억원 감소한 반면 재정지출은 40조8천억원 급증했다. 이로 말미암아 통합재정수지가 26조5천억원 적자, 관리재정수지는 57조원 적자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족한 재정을 정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해 충당하다 보니 국가채무는 9월 말 694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2조6천억원 늘었다.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아낀 덕분에 넉넉한 나라 곳간을 물려받고서도 곳간 사정이 이렇게나 악화한 것은 정부가 잘못한 탓이다. 소득주도성장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중기(中期) 재정건전성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효과도 거의 없는 일자리 만들기에 수십조원을 쏟아붓고 복지를 명목으로 현금 보조금을 살포하는 등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이 부른 재앙이다.나라 곳간 사정이 갈수록 나빠질 것이 확실한 가운데 정부가 재정 확장에 더욱 치중해 걱정이다. 내년 4월 총선까지 있어 포퓰리즘 정책이 기승을 부릴 개연성이 크다. 국가 재정건전성에 조금이라도 균열이 가면 이를 회복하기가 어렵다. 단기 경기부양을 위한 것이라도 재정 확장에 신중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 포퓰리즘 정책을 위해 나라 곳간을 허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미래의 정책 여력 확보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와 남북관계 등을 고려한 중장기적 재정건전성 확보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나라 곳간은 5년 임기 정권이 아닌 국민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2019-11-12 06:30:00

[사설] '지방 소멸' 해법 제시한 도시 청년들의 시골 창업

최근 도시 청년들의 시골 창업 성공 사례가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방 활성화의 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출산에다 청년 인구 급감, 빠른 인구 노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거꾸로 시골의 공간적 특성과 장점에 눈을 돌린 도시 청년들이 늘고 있어서다. 귀농·귀촌의 차원을 넘어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지방에 활력을 불어넣는 힘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그동안 경북에 산재한 고택들을 숙소로 제공하는 지역 프로그램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도시 청년들이 시골로 들어와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창업하고 '지방 소멸' 위기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문경시 산양면의 '화수헌'의 경우 고택을 카페로 변신시켜 개업 1년 만에 매출이 3배가 뛰는 등 문경 여행의 새 명소로 만들어낸 사례다.또 인근의 오래된 금융조합 사택을 재단장한 카페 '볕드는 산'도 청년들이 직접 만든 공예품과 문경지역 예술가들의 작품 등을 판매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전국 유일의 성냥공장과 결혼 앨범 촬영을 접목한 의성읍의 '노비스르프'도 도시에만 쏠린 청년층의 관심을 뒤집는 역발상의 결과물이다. '시골에 창업 아이템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제대로 들어맞은 셈이다.이런 성공 사례의 배경에는 2017년부터 경북도가 추진해온 '도시청년 시골 파견제' 프로그램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85개 팀 149명의 도시 청년이 시골로 파견됐는데 그냥 앉아서 청년 인구 감소를 걱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시골로 돌아오고 정착할 수 있게 돕는 청년 정책이다. 이 프로그램의 성과가 말해주듯 도시와 비교 우위에 있는 자연과 문화유산 등을 창업에 연결시키고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면 지방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이제 시골에서의 창업은 무모한 모험이 아니라 청년층에게는 새로운 기회다. 이런 성공 사례가 더 많아지고 지방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도록 지자체도 청년 창업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체계적인 지원 등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2019-11-1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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