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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직도 출산휴가·육아휴직을 막고 욕하는 공기관이 있다니

공기관인 대구기계부품연구원에 성차별·성희롱이 만연하다는 폭로가 나왔다니 기가 찬다. 거기다,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하려는 여성 직원들에게 모욕은 물론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다는 사례까지 있다는 점에서 점입가경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가 출자한 공기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 낯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경북지부의 폭로를 보면 아직도 이런 후진적인 조직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연구원은 계약직 여직원을 무기직이나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적이 거의 없고, 남자 직원만 10여 명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노조 가입을 거부하고 연차 사용과 각종 성과급에서도 차별했다니, 가히 비정규직의 설움이 어떠했을지 짐작하고도 남겠다. 남자 상사가 여직원과 신체를 접촉하는 성희롱은 물론이고, 부를 때 욕설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더 황당한 사실은 여직원이 출산휴가·육아휴직을 가면 모욕을 주거나 폭력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직원의 책상을 빼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임신한 여직원이 앉아 있는 의자를 발로 차는 사례도 있었다고 하니 경악할 만한 일이다. 연구원의 해명대로, 일부 개인의 일탈 행위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여성의 출산휴가·육아휴직까지 문제 삼고 있는 조직이라면 성차별이 얼마나 심했을지 쉽게 알 수 있다.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업무에 불편을 준다고 하더라도, 아이 한 명이라도 더 낳고 키우기 위해 온 사회가 진력하는 마당에 공기관의 분위기가 이렇다면 절대 그대로 놔둬선 안 된다. 당연히 관련자 처벌과 함께 재발 방지책이 마련돼야 한다. 폭로한 퇴직 여직원을 괘씸하게 여기기보다는, 오히려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 후진적인 조직 분위기를 정상으로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08-10 05:00:00

[사설] 국토교통부 늑장 행정이 BMW 차량 화재 사태 키웠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꼬리를 무는 BMW 차량 화재 사고와 관련해 ‘긴급 안전 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의 운행 정지 명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8일 긴급 브리핑에서 김현미 장관은 “터널이나 주유소 등 공공장소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할 경우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국토부가 수수방관하며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태를 더욱 키웠다”면서 크게 반발한다. 올해 들어 화재가 난 BMW 차량은 모두 36대다. 1~5월까지 16대가 불이 난 데 이어 지난달에만 12대, 8월 들어서도 벌써 8대가 불에 탔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6일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냉각수 누수 문제만 짚었을 뿐 정확한 발화 원인에 대해 납득할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BMW도 문제지만 소비자들은 국토부의 늑장 행정과 소극적인 일 처리에 더욱 분통을 터뜨린다. 국토부가 뒷짐만 지고 있다가 7일 이낙연 총리가 “법령의 제약이 있어도 국토부가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라”고 일침을 놓자 뒤늦게 나선 것은 한심한 일이다. 만약 국토부가 초기 단계에서부터 선제적으로 제조사에 원인 규명을 압박하고 강제 리콜 등 대응 조치를 했다면 상황이 크게 달랐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토부의 안이한 판단과 소극적인 대응이 결국 이번 화재 사고를 사회문제로까지 키운 셈이다. 이런 부실한 행정 처리로 인해 제조사가 2년 넘게 원인 규명을 게을리하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온 것이다. 이번 BMW 사태를 계기로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있을 경우 즉각적인 운행 정지 명령 등을 규정하는 자동차관리법부터 개정해야 한다. 나아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도 강화해 제조사의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 이런 후속 조치 없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고의적인 결함 은폐나 축소 등 제조사의 책임 회피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2018-08-10 05:00:00

[사설] 해안 절경 파괴하는 울릉도 도로 공사 당장 중단하라

울릉도의 아름다운 해안선이 도로 공사로 인해 처참하게 망가지고 있다. 울릉도에 가본 사람이라면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와 해안가의 기기묘묘한 바위 자갈이 어우러진 절경을 기억할 것이다. 해안 일주도로를 약간 넓히기 위해 천혜의 자연환경이 부서지고 사라지게 됐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초부터 경북도가 1천424억원을 들여 일주도로 20.44㎞ 개량 공사를 하면서 빚어졌다. 해안선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북면도로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데, 검은색 조면암이 늘어선 절경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 현재의 평균 도로 폭 6m를 8m로 넓히기 위한 공사에 불과할진대, 자연환경 파괴를 당연시하면서 진행되고 있다니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도로 폭 2m를 넓히기 위해 해안선을 마구 파괴하는 이유는 공사의 편의성 때문이다. 울릉도의 도로가 해안선에 걸쳐 있어 공사를 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손쉽게 공사를 하려다 보니 환경 파괴는 필연적이다. 옹벽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공사를 하면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는데도, 완만하게 옹벽을 쌓아 올려 10m 이상의 해안선을 망가뜨리고 있다. 시공사 측은 수직으로 옹벽을 쌓으면 차량 교행이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지만, 공사에서 맨 먼저 고려할 것은 자연환경 훼손 여부다. 이런 공사는 안 하느니 못하다. 주민 편의를 도모한다는 이유로 환경 파괴를 서슴지 않는 것은 ‘소탐대실’의 전형이다. 울릉도가 아닌 곳에서 환경 파괴적인 공사가 행해졌다면 언론이나 환경단체가 가만히 있었을까. 이는 경북도와 울릉군의 무사안일이 빚어낸 참사다. 공사를 중단시키더라도, 자연환경 훼손부터 막아야 한다. 환경 파괴가 뻔한데도, 공사를 허가한 경위도 조사해야 한다. 행정기관이 환경 파괴를 막는 것은 이 시대의 책무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8-08-09 05:00:00

[사설] 경북대 기숙사 건립, 늦었지만 학생 의견 존중해야

경북대 민자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는 주변 방 주인들의 반발에 떠밀려 대학 당국이 기숙사 규모 축소를 결정하자 학생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3개월 넘게 기숙사 공사마저 중단되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이 반대 목소리와 함께 스스로 자신들의 복지 지키기에 나선 행동이니 마땅한 일이다. 이번 학생들의 행동은 이해할 만하다. 먼저 대학 당국의 잘못이 크고, 일방적인 대학 행정이 자초한 결과나 다름없다. 당초 대학의 기숙사 추가 신축 추진은 열악한 학생 복지 환경을 감안해서다. 재학생 2만2천여 명의 18.6%인 4천100명만 수용돼 교육부 권고 기준인 25%에는 턱도 없는 수준이다. 올 1학기 기숙사 희망 학생만 6천206명에 이를 만큼 폭발적이다. 사정이 이러하지만 대학은 1천209명의 신축 기숙사 규모를 무려 30% 가까운 332명이나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 이런 뒷걸음은 정태옥 지역구 국회의원의 감축 중재와 방 주인의 반발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응 논리조차 갖추지 못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대학의 행정력이 아쉬운 부분이다. 주변 방 주인 반대도 그렇다. 취업과 진로 등으로 현세대 젊은이의 짐이 얼마나 힘겹고 무거운지는 이미 앞선 세대가 널리 아는 터다. 특히 대학생의 방값 부담은 무시할 수 없다. 한 달 13만7천원 수준인 기숙사 비용과 배 수준인 주변 방값을 따지면 더욱 분명하다. 2만2천여 학생의 53%인 1만1천600여 명의 대구 밖 거주 학생에겐 방 문제가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할 일은 확실하다. 학생 목소리에 귀를 열고 계획대로 기숙사를 신축함이 맞다. 대학은 반대 주민을 설득해야 한다. ‘생존권’을 앞세운 반대 주민 역시 학생을 배려하고 뒷 세대의 아픔을 헤아리는, 지난 세월의 삶에서 익힌 포용의 지혜를 펼 때다. 대학은 중단 기숙사 공사 재개를 서둘러 학생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2018-08-09 05:00:00

[사설] 북한산 석탄 밀반입, 정부의 미온적 대처가 더 문제다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밀반입에도 정부가 제재에 나서지 않는 데 대해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청와대가 자기변호에 나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대북 제재의 주체이자 이 문제를 이끄는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에 클레임을 건 적이 없다”고 했다. 바꿔 말하면 ‘한국은 대북 제재의 주체가 아니며 미국이 문제가 없다고 하면 문제가 있어도 없다’는 소리다. ‘자주파’가 대거 포진해 있다는 청와대에서 이런 비(非)자주적이고 사대적인 인식을 보이다니 어이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도 이렇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북핵의 최대 피해자이자 북핵 문제 해결의 가장 절실한 당사자는 한국이다. 그런 점에서 대북 제재의 주체는 미국이 아니라 우리가 돼야 한다. 유엔의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는 데서 더 나아가 미국보다 더 강력한 독자 제재도 해야 하는 게 한국이라는 것이다.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미온적 대처는 이런 당위를 거스르고 있다. 미국이 문제가 없다고 했다는 것도 아전인수일 가능성이 높다.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지난 6일 “대북 제재 효과가 약화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미 국무부는 이례적으로 한글판 ‘대북 제재 주의보’를 공개했다. 이런 사실은 미국이 클레임을 걸지 않았다는 청와대 주장에 의심을 품게 한다. 그리고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현재 미국이 청와대의 주장대로 문제가 없다고 했다 쳐도 상황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조사 여하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국제적 신뢰도 추락은 물론 국내 공기업과 은행도 세컨더리 제재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도 김 대변인은 미국이 문제 삼지 않는데 ‘부정적인 보도’를 한다며 국내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이런 식으로 북한산 석탄 밀반입이 문제가 없다고 우기는 것은 국민을 우매한 대중으로밖에 보지 않는 오만이다.

2018-08-09 05:00:00

[사설] 부실 업체 '손실 땜질용' 전락한 대구시 택시 감차보상금

대구시의 ‘택시 감차보상금’ 정책이 불량 택시 업체의 배만 불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넘쳐나는 택시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정책과 예산이 특정 업체의 내부 비리와 부실 운영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주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당국이 ‘감차’라는 명분에 매달려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에다 업체와 공무원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된다는 점에서 철저한 실태 조사와 재발 방지책이 시급하다. 지난해 1월 조합택시로 설립 신고한 A업체는 전직 이사장의 조합원 출자금 횡령 등으로 운영난에 빠지자 14대의 택시를 감차하면서 대구시로부터 수억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게다가 다른 17개 법인 택시 업체에 의무 배정된 30대의 감차 물량까지 끌어와 모두 44대를 줄이면서 감차보상금 8억9천만원을 받고 폐업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대구시 택시감차위원회가 결정한 전체 90개 법인택시의 감차 대수 208대 중 21%가 A업체와 같은 부실 조합택시의 몫이 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편법이 횡행하는데도 당국의 관리 감독이나 아무런 제재 없이 감차 사업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택시 감차 정책이 일부 부실 택시 업체의 돈놀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데도 그냥 넘어갔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공무원의 묵인이나 업체와의 유착 관계를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도 개선 없이 이대로 갈 경우 앞으로 감차보상금을 노린 부실 택시 업체의 감차 신청이 계속 늘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시는 “부실 업체를 그대로 끌고 갈 경우 오히려 시민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궁색한 해명만 내놓고 있다. 시민 세금이 불량한 택시 업체의 손실을 메워주는 수단으로 쓰이는 것은 택시 감차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고 나아가 정책에 대한 불신을 부를 수 있는 일이다. 당장 실태를 엄밀히 조사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명확히 조치해야 한다.

2018-08-08 05:00:00

[사설] 대구공항 야간운항통제 단축 연장, 신경전이나 벌일 땐가

대구국제공항의 항공기 야간 운항 통제시간 조정을 둘러싸고 대구시와 동구청, 공군부대가 갈등이다. 4년마다 갱신되는 5시간 야간 운항 통제 유지 여부를 이달 말까지 결정해야 하지만 동구청의 합의서가 없어 대구시와 공군의 최종 협상이 미뤄져서다. 구청의 소극적인 태도로 자칫 공군과의 협상 결렬에 따른 현행 야간 운항 통제시간의 종전 8시간 복귀에 따른 공항 대란마저 우려된다. 야간 운항 통제시간은 대구 공항의 활성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통제시간이 길수록 운항 항공편과 이용객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과거 대구시가 동구청, K2 공군기지에 있는 대구공항 관할 공군 제11전투비행단과 끈질긴 협상으로 10시간 야간 운항 통제시간을 2008년 8시간, 2014년 5시간으로 줄여 지금껏 유지한 까닭도 그래서였다. 2014년 33만여 명이던 대구공항 이용객의 4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둔 것도 그 결과물이다. 야간 운항 통제시간의 증감(增減)은 대구공항 활성화에 사활을 건 대구시로서는 결코 가볍게 다룰 일이 아니다. 현재 5시간 규정이 종전 8시간으로 복귀하면 일일 항공편 10편 감축과 연간 50만 명 이용객 감소도 예측된다. 지금까지 추진했던 대구공항의 국제공항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대구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 또한 피할 수 없게 될 것 같다. 공군과 달리 대구시나 동구청으로서는 깊이 따져볼 일이 아닐 수 없다. 공군이 구청의 분명한 동의서가 없는 가운데 당초 지난달 말로 끝날 야간 운항 통제시간 기간을 한 달 연장, 5시간 규정이 유지 중이긴 하나 임시 조치일 뿐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동구청의 결단이 절실하다. 주민 민원으로 소극적인 입장은 이해되나 이는 대구 전체와 미래를 보고 따질 문제다. 대구시도 손을 놓고 있을 시간이 없다. 주민과 동구청 설득에 나서 서둘러 끝내야 한다. 늦으면 잃음이 많은 일이다.

2018-08-08 05:00:00

[사설] 고용률 높아지고 일자리 질 좋아진다 선전 나선 청와대

각종 경제지표에 빨간 불이 켜지자 청와대가 사실의 자의적 선별에 의한 현실 호도에 나섰다.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연재 중인 ‘한국경제의 다양한 얼굴’이라는 게시물이 바로 그렇다. 이중 ‘고용’ 편에서 청와대는 각종 그래프와 함께 ‘고용률은 조금씩 높아지고 일자리의 질은 좋아진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실업률, 제조업과 일용직 일자리 감소 등 악화된 고용지표는 모두 빠졌다. 게다가 그래프를 왜곡까지 했다. ‘소득’ 편에 올린 가계소득 증가율 그래프를 보면 2017년 3분기의 2.1%를 표시한 점이 2015년 2분기의 2.8%를 표시한 점과 위치가 거의 비슷하거나 약간 더 높아 보인다. 청와대는 ‘오류가 있었다’며 6일 그래프를 수정했지만, 그래프를 계속 상승하는 모양으로 만들기 위한 ‘의도적 오류’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그래프가 잘못된 것임은 누가 봐도 단박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게재한 것은 ‘의도’ 말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실소가 나오는 것은 ‘경제위기론 기획설’이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이해찬 의원은 지난 주말 수구세력이 “최저임금을 고리로 경제위기설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 또한 심각한 현실 왜곡이다. 지금은 ‘경제위기설’을 넘어 경제위기이다. 그리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주요 원인의 하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경제위기를 조장한 것은 바로 문재인 정부다. 그런데도 이 의원은 수구세력 탓을 한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는 수구세력이다. 이렇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고 싶은 대로만 봐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오히려 시기를 놓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를 불러오기 십상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더 늦기 전에 경제가 위기로 치닫는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소득주도성장론이란 검증 안 된 가설이다.

2018-08-08 05:00:00

[사설] 벼랑 끝에 선 소상공인의 절규, 정부는 외면 말아야

영세업자·소상공인들이 생존권 투쟁 차원에서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시간당 8천350원으로 오른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불복종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생업에 진력하느라 시위와는 거리가 멀었던 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온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사)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가 지난달 24일 최초로 최저임금 반대 집회를 연 이후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일로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20일부터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장기 집회를 계획 중이고, 소상공인연합회는 오는 29일을 ‘궐기의 날’로 정해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다. 이들은 오죽했으면 대규모 시위, 불복종 운동을 하겠느냐고 하소연한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되는 판에 인건비조차 감당할 수 없으니 불복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먹고살기 위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생존권 투쟁’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얼마 전만 해도 영세사업자·소상공인은 우리 사회의 어엿한 중산층으로 분류됐다. 요즘은 아르바이트생보다 못하거나 단기간에 폐업하는 업자들이 속출하면서 상당수는 하류층으로 굴러떨어졌으니 기가 찰 일이다. 상당수는 힘들게 몇억원 모아 사업을 시작했거나 명퇴금·퇴직금을 투자했지만, 고스란히 말아먹을 상황에 놓였으니 이보다 억울한 일이 어디 있는가. 정부·여당은 ‘최저임금에는 죄가 없다’며 대기업의 갑질, 건물 임대료 인상 등이 원인이라고 했다. 최저임금에는 손댈 수 없고 대신 카드 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으로 보완하겠다고 했다. 영세업자·소상공인에게는 현실성 없는 배부른 소리쯤으로 들릴 것이다. 이들은 최저임금을 업종·규모별로 구분해 줄 것을 요구한다. 이들의 목소리는 정당하고 옳다. 정치권은 폐업의 기로에 서 있는 이들을 위해 최저임금 개정안 제정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2018-08-07 05:00:00

[사설] 10년째 표류 독도 사업, 정부는 경북도로 일 넘겨라

경북도가 관광객 편의 제공과 기상 악화 등에 대비한 피난시설 확보를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추진한 독도입도지원센터건립 사업이 10년째 표류하고 있다. 정부 부처 간 협의에서 이견(異見) 노출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아서다. 장기 표류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한·일 간 외교 갈등 비화를 지레 우려한 부처별 기피 행정 탓으로 보인다. 건립 사업의 첫 제동은 2014년 10월 입찰 공고 직후 이뤄진 공고 취소, 그해 11월 국무총리 주재 관계 장관 회의에서의 사업 진행 보류 결정부터다. 보류의 겉 이유는 독도의 경관과 시설 안정성 및 환경 등의 문제 추가 점검 필요성이었다. 그러나 속 까닭은 대일 외교를 의식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부가 바뀌어도 표류는 여전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부가 최근 국무총리 주재로 제9차 독도지속가능이용위원회를 열고 독도 관련 64개 사업에 총 833억원의 집행을 결정하면서도 10년이나 독도 내 사업에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은 데서 잘 드러난다. 이런 흐름이면 앞으로도 표류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학생들에게 당초 계획보다 3년 앞당겨 2019년부터 독도는 ‘일본 땅’이란 왜곡 교육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끊임없이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도발하는 전략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심지어 한국 해양조사선이 독도 주변에서 조사하는 일까지 트집 잡아 우리 정부에 항의하는 일본 작태를 보면 정부의 일본 눈치 보기는 도를 넘고 있다. 이제 정부의 독도 행정도 바꿀 때다. 독도 일을 정부가 모두 움켜쥐기보다 범위를 따져 경북도와 울릉군 등 지방자치단체로 업무를 넘겨 정부 짐을 덜고 나눠야 한다. 경북도와 울릉군 역시 이를 요구, 받아낼 때다. 할 일이 넘쳐 독도가 여러 업무의 하나일 뿐인 정부와 달리 경북도와 울릉군에게 독도는 한 몸과도 같아서다.

2018-08-07 05:00:00

[사설] 김경수 특검 소환 비판한 여당, 사법 위에 군림하려는가

허익범 특검팀이 드루킹 댓글 사건의 피의자로 김경수 경남지사를 6일 소환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특검을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특검 수사를 사법의 영역에서 끌어내 ‘정치화’하고, 사법 독립의 대원칙을 부정하는 반(反)헌법적 망발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당에 의해 삼권분립 원칙이 부정되는, 개탄스러운 사태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드루킹 사건을 두고 “결단코 특검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헛웃음이 나오는 전지적(全知的) 오만이다. 여당 대표가 무슨 권한으로 특검 사안인지 아닌지 판단한다는 말인가? 추 대표는 특검 사안이 아닌 이유로 “드루킹 사건은 사익을 위해 권력 주변을 기웃거린 신종 정치 브로커의 일탈 행위”임을 내세웠다. 역시 주제넘은 소리다. 그런지 아닌지는 특검이 수사로 밝혀내야 할 문제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술 더 떴다. 그는 “이번 사건은 정치 공세로 특검을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특검 수사에 ‘정치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특검을 압박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특검은 정치 공세가 아니라 검찰과 경찰의 노골적 ‘덮기’ 수사의 산물이다. 그런데도 홍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만으로 충분히 사실관계를 밝혀낼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국민을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로 여기는 허튼소리다. 여당의 이런 사법 독립 부정은 고질병이 된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그랬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지 않으면 ‘혁명’이라고 했다. 헌재에 대한 노골적 협박이었다. ‘기무사 문건’도 '구시대적이고 불법적인 일탈 행위’라고 규정, 사실상 수사 방향을 제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검감’도 아니라는 여당의 오만은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여당의 맹성(猛省)을 촉구한다.

2018-08-06 18:29:02

[사설] 영풍석포제련소, 커지는 폐쇄 이전 목청에 결단 필요할 때

영풍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 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가 3일 석포제련소의 공장 폐쇄나 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주장은 사실 절망에서 나오는 처절한 절규나 다름없다. 낙동강 상류 오염과 주변 산림의 황폐로 증명된 환경 파괴에도 꿈쩍 않는 영풍석포제련소에 어떤 희망조차 가질 수 없어서다. 1천300만 영남인의 생명수인 낙동강 상류 식수원과 토양 오염의 심각성은 애꿎은 새와 물고기의 잇단 죽음이 대신 웅변한 바다. 공장 주변의 임야 또한 50년 세월의 수탈로 푸르름을 잃자 새와 짐승은 쉴 수 없어 사라졌고 식물 역시 자라지 못해 황무지가 됐다. 땅의 위와 밑은 생명체가 없는 죽음의 숲이 된 지 오래다. 이는 불법 또는 몰래 공장 밖으로 보낸 폐수나 60개 넘는 굴뚝이 뱉은 오염 물질이 자연을 갉아먹은 결과이다. 은밀한 일이라 적발하기 쉽지 않은 폐수 문제는 이미 경북도가 지난 2월 적발한 덕분에 조업정지 20일이란 사상 초유의 행정 조치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전국에서도 유례없을 환경 파괴의 생생한 현장으로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공장 주변 벌겋게 변한 민둥산은 하늘의 ‘밤 벼락’ 탓일 수 있다. 위원회 주장이 옳다면 ‘많은 굴뚝이 낮에는 연기를 내뿜지 않다가 밤에는 온 하늘을 뒤덮을 만큼 연기를 내뿜지’ 않고는 멀쩡한 숲과 나무가 말라 죽을 까닭이 없지 않은가. 60여 개 굴뚝에도 대기오염도의 실시간 측정 장치는 4곳뿐임이 맞다면 이런 의혹 제기는 합리적이고 당연하다. 제련소가 연매출 1조4천억원 규모로 클 때 73조원(2008년) 넘는 숲의 공익 기능은 망가졌다. 지난달 공장 첫 공개에서 영풍의 ‘청정 공기 배출’ 포장과 자랑에서 보듯 제련소 행태를 보면 파괴된 환경의 복원은 사실상 백일몽이다. 새떼 죽음 등 침묵의 환경 반란이 두렵다. 공장 폐쇄나 이전 목소리가 높아지고 또한 마땅함을 회사는 직시, 결단할 일이다. 빠를수록 좋다.

2018-08-06 05:00:00

[사설] 전기요금 경감 방안 빨리 발표하고 누진제도 손봐라

7월분 전기요금 청구서가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배달되면서 각 가정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상 최악의 폭염 탓에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해 평소보다 전기요금이 크게 늘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 사용량이 많은 일부 가구의 경우 자칫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최근 여름철 전기요금 경감과 누진제 완화를 주장하는 여론이 빗발치자 현재 정부와 여당은 각 가정의 요금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쯤 요금 경감 방안을 내놓는다. 지난주 이낙연 총리의 취약 계층에 대한 ‘제한적 특별배려’ 검토 지시가 그 출발점이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5일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여름과 겨울에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통령령으로 동절기(12~2월)와 하절기(7~9월)의 전기요금 누진제 부담을 낮추는 게 골자다. 현행 3단계 누진 구간에서 3배의 요금 격차는 다른 나라보다 높은 수준이다. 6단계에 2.8배인 대만과 엇비슷하고 3단계에 1.5배인 중국, 3단계에 1.3~1.6배인 일본보다는 불리한 구조다. 전기를 많이 쓸수록 요금이 더 큰 폭으로 오르는 현 누진 체계는 특히 일반 서민층에는 큰 부담이다. 그렇다고 혹한과 찜통더위에 난방기와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며 마냥 버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에너지 절약도 중요하지만 국민 건강을 먼저 배려하는, 보다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계와 에너지 정책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더 시간만 끌지 말고 전기요금 경감 대책부터 발표하라. 누진제 구간별 사용량을 늘리든, 요금 인하 방식을 채택하든 빠른 결정이 맞다. 나아가 에너지 절약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기요금 체계를 철저히 분석해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그래야 매년 반복하는 ‘전기료 소동’에서 벗어날 수 있다.

2018-08-06 05:00:00

[사설] 문 대통령, 지지율 추락 의미를 알아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주 연속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3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를 기록하며 현 정권에 대해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지율은 이슈에 따라 자주 오르락내리락하지만, 경제 문제가 하락 원인이라면 정권 자체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긴박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니 무척 행복했을 것이다. 소통과 파격 인사, 남북관계 등으로 한때 지지율 90%에 육박해 ‘지지율 신기록’을 세운 적도 있고, 아무리 떨어져도 80%를 오르내렸다. 몇 달 새 각종 경제지표가 내리막길로 치닫기 시작하고, 최저임금 인상·주 52시간 근로 등의 논란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이 급속히 빠지고 있다. 문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보는 원인으로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 ‘최저임금 인상’ 등을 많이 꼽는다. ‘대북 관계·친북 성향' 같은 이념적인 문제는 상대적으로 적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20, 30대에 의해 유지되고 있지만, 경제성장률 하향과 일자리 감소, 집값 상승 추세를 볼 때, 그마저 돌아설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실제 바닥 민심은 여론조사보다 더 좋지 않다. ’경제 실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제 문제에 관해서는 죽을 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와대 경제 참모들이 책상물림의 학자들로 채워져 ’탁상 정책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가 내리막길이고 서민생활이 어려운데도, 기업을 공격하거나 실효성 없는 이상주의적인 정책만 남발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정부가 간과하는 것이 경제살리기의 주체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기업의 잘못은 바로잡되, 감정적으로 적대적으로 접근해서는 해법이 나올 수 없다. 기업의 위축된 투자심리를 되살릴 수 있느냐에 따라 정권의 사활이 걸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새로운 살길을 찾길 기대한다.

2018-08-06 05:00:00

[사설] 정부, 지역 갈등 해소 안 하나 못 하나

지역 현안에 대한 정부의 갈등 조정 능력이 의심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취수원 이전이나 통합 공항 이전 등 굵직한 지역 현안들에 대한 해결 기대를 키웠으나 결과는 기대 이하여서다. 문 정부 들어 지역 갈등이 해소되기는커녕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갈등 조정 능력을 잃거나 의지가 없으면 정부에 대한 신뢰 또한 무너진다. 문 정부는 이 사실을 명심할 일이다. 먼저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대구 취수원 이전 중재를 공언했다. 그럼에도 취수원 이전은 여전히 한 발짝도 옮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국무조정실 주재로 대구시와 구미시 실무협의회가 재개됐으나 양자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실무협의회는 올 3월 중단 이후 약 4개월 만에 진행됐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대구시나 구미시로서는 이해관계가 엇갈려 문제를 풀기 어렵다. 중앙정부에 SOS를 요청했지만 중앙정부 역시 눈치만 살피며 미적대고 있다. 낙동강은 광역수계로 갈등을 해소할 책임이 중앙정부에 있다. 신공항 갈등도 마찬가지다. 영남권 신공항 문제는 2년 전 김해공항 확장과 대구공항 통합 이전이라는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 신공항 10년 갈등 끝에 만들어진 합의였다. 그럼에도 부산시가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꺼진 신공항 불씨를 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통합 대구공항 이전이나 김해공항 확장 문제를 미적거리는 사이 벌어진 일이다. 정부는 아직 통합 대구공항 이전 부지조차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계획대로 대구공항 이전이나 김해공항 확장이 추진되었다면 가덕도 신공항을 들고나오기는 객쩍은 일일 것이다. 이 역시 정부가 여론을 살피느라 지역 갈등을 부추긴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지역 간 갈등 국면에서 정부의 갈지자 행보는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합리적 잣대를 마련해 갈등을 해소하고 여론을 모아가는 것이 옳다. 선택받지 못한 쪽은 한동안 불만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 화합하며 다시 살길을 모색하게 된다. 정부가 여론을 겁내 갈등 조정을 포기하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오래갈 뿐이다.

2018-08-04 05:00:00

[사설] 경북대 기숙사 논란, 학생을 먼저 생각해야

경북대 민자 기숙사 건립 공사가 대학 주변 임대 주민들 반대로 공정률 30%에서 3개월 넘도록 중단되고 있다. 이에 대학은 기숙사 수용 규모를 줄였다. 게다가 지역 국회의원까지 나서 학교에 양보를 요구해 학생들의 불만과 반발이 높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만 이어지는 꼴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주장이 그렇다. 경북대가 1천209명 규모의 기숙사를 새로 지으면 주변의 방 임대 주민들 특히 “고령층 주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런 주장은 방값 내기에 힘겨워하는 학생보다 방 임대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먼저 내세우는 것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경북대의 입장 변화도 따질 일이다. 경북대가 기숙사 신축에 나선 까닭은 2만2천여 명의 재학생 가운데 대구 밖에 사는 1만1천600여 명 중 기숙사 신청자만 6천206명에 이를 정도로 학생들의 주거 어려움이 커서였다. 그런데도 당초 계획보다 무려 332명이나 줄이겠다고 나섰으니 왜 기숙사 건립에 나섰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다 정태옥 국회의원의 행동도 마찬가지다. 지역구인 만큼 반대 주민 여론을 듣고 나서는 일은 의정 활동이랄 수 있으나 중재안은 지나쳤다. 대학이 학생 반발을 감수하면서 마련한 332명 감축에 100명 추가 감축안을 내놓았으니 말이다. 반대 주민의 요구(500~600명)에 더욱 가깝다. 주민은 챙기면서 배움에 힘든 학생은 팽개친 셈이다. 경북대 기숙사 신축에 따른 공사 중단 등은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여러 요인이 얽힌 난제와 같다. 그러나 더욱 분명해진 일은 기숙사 반대 주민들의 집단행동과 대학 당국의 계획 변경, 국회의원의 개입으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당할 이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누구도 입을 다물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주민 스스로 되돌아볼 일이다. 기숙사 공간을 간절히 바라는 학생을 먼저 배려할 것인지, 아니면 ‘고령층 방 주인들의 생존권’을 우선으로 앞세워 집단행동을 계속할 것인지를 엄정히 살필 때다. 대학 역시 지금 같은 처신으로 뒷걸음칠지를 매듭지을 때다. 정 의원도 다르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8-08-04 05:00:00

[사설] 이용객 폭증하는 대구공항, 올해 이전 부지 결정도 어렵다니

요즘 같은 휴가철에 대구공항을 이용하려면 불편함은 각오해야 한다. 대합실은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 없고, 발권 창구와 보안검색대 앞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출국장에는 의자가 부족해 바닥에 앉은 승객도 적지 않다고 하니 안쓰럽기 짝이 없다. 이용객 폭증으로 이미 설계 수용량(연 375만 명)을 초과했음에도, 아직까지 통합신공항 이전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올해 안에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를 선정하겠다고 밝혔지만, 행정절차를 감안할 때 최소한 내년 초가 돼야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대구시는 ‘이전 주변지역 지원계획안’을 만들어 이전 후보지인 군위군·의성군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후에 국방부 심의와 공청회·설명회·주민투표·유치 신청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야 해 시간이 부족하다. ‘이전 주변지역 지원계획’이 확정된 후에는 국방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이전사업지원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위원회 구성조차 돼 있지 않다. 송영무 국방장관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부지선정위원회’와 ‘이전사업지원위원회’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통합신공항 건설에 숱한 암초와 난관이 도사리고 있음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대구시가 당초 2018년 착공, 2023년 개항을 계획했지만,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다. 정부의 비협조와 복잡다단한 행정절차 등으로 언제까지 미뤄지고, 홀대받을지 알 수 없어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올해 대구공항 이용객이 4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콩나물’ 공항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 말고 오로지 시민 불편만을 감안해 공항 이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구시는 통합신공항 건설에 속도감을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렇게 시간만 질질 끌고 있다간, 죽도 밥도 안 될 수 있다.

2018-08-03 05:00:00

[사설] 개성공단 재가동이 북 비핵화보다 급한가

문재인 정부의 개성공단 재개 추진에 미국 조야(朝野)가 강력한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공화당)은 1일(현지시간) “미국 법이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어떤 변화없이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것은 제재 위반”이라며 “개성공단 재가동은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벤 카딘, 팀 케인, 크리스토퍼 쿤스 상원의원 등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런 비판은 1일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이 “개성공단은 가능하면 빠르게 재개돼야 한다”고 한 뒤 나온 것으로, 문 정부의 대북 경협 속도전에 대한 공개적 반대로 읽힌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도 최근 한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에 대북 제재 예외를 인정받은 사례를 두고 “대북 제재 해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대북 경협에 너무 앞서나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런 비판과 경고가 아니라도 최근 문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대북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무엇인지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그 목표는 당연히 ‘북한의 비핵화’여야 한다. 그러나 문 정부의 말과 행동에서 이 목표에 대한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 남북경협이 비핵화를 밀어내고 있는 꼴이다. 심각한 목표 전도(顚倒)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사실을 미리 알고도 방치한 듯한 문 정부의 행동 때문에 한국이 대북 제재의 ‘새로운 구멍’으로 의심받는 상황이다. 미국이 북한산 석탄 반입에 연루된 국내 기업과 은행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를 언급하고 나선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정부가 한술 더 떠 개성공단 조기 재개까지 들고나온 것은 ‘구멍’을 자임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문 정부의 이런 행동은 북한 김정은에게 비핵화하지 않고도 남한에게서 뜯어낼 것은 모두 뜯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만 심어줄 뿐이다.

2018-08-03 05:00:00

[사설] 최저임금 차등 적용으로 위기 빠진 자영업자 구해야

최저임금 인상에다 경기마저 나빠져 영세상인과 소상공인들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장의 하소연에서 사태의 심각함이 느껴진다. 외환 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는 게 식당 주인들의 이구동성이라고 한다. 최저임금이 올라 종업원 고용하기가 힘들어 공무원 며느리와 직장이 있는 사위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식당일을 도우라고 했다는 게 지회장의 얘기다. 경제 위기가 닥치면 힘이 없는 경제 주체부터 피해를 당하기 마련이다. 영세상인과 소상공인이 한계 상황에 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종업원보다 소득이 적은 자영업자는 68%에 이르고 이들의 평균소득은 연 1천845만원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 자영업자 평균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2.3%나 줄었다. 문 닫고 나앉은 자영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으리란 암울한 전망도 있다. 불황 못지않게 영세상인과 소상공인을 힘들게 하는 것이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이다. 3분의 2가 2019년도 최저임금 8천350원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답할 정도다. 최저임금 불복종 운동이 가시화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달 초 청와대 앞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을 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을 촉구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최저임금의 업종·규모·지역별 차등 적용을 국회에 건의한 바 있다. 최저임금 차등화는 최저임금 인상 때마다 불거지는 논란 중 하나다. 법적으로 업종별 차등화는 가능하지만 지역별 차등화는 법 개정 문제가 있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대구와 서울의 수용 여력이 차이가 나는데도 같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일본과 같이 객관적 근거에 따라 업종·규모·지역별로 최저임금에 차등을 두는 게 합리적이다. 차등 적용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최저임금 제도를 정교하게 손질해 자영업 대란을 막아야 한다.

2018-08-03 05:00:00

[사설] 제동 걸린 22조 영국 원전 수출, '탈원전' 후유증 아닌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부작용이 국내외에서 속속 불거지고 있다. 경주 월성원전 주변 지역민들이 정부의 일방통행식 원전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영국으로의 원전 수출은 좌초 위기에 처했다. 현실을 도외시한 탈원전 정책으로 빚어지는 혼란과 피해가 어디까지 확산할지 걱정이 앞선다. 경주시 감포·양남·양북 등 3개 면 동경주지역 주민 1만5천여 명은 ‘동경주지역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주민과의 소통을 요구했다. 정부 입맛대로 원전 정책이 추진되다 보니 주민들만 피해를 봐왔다는 게 대책위 주장이다. 월성1호기가 사라지면 상권 침체와 인구 감소 등 피해가 우려되는데도 대책은 전혀 없다고도 했다. 경주 외에 영덕과 울진 등이 주민을 배제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실정이다. 총사업비 22조원인 영국 원전 수출도 제동이 걸렸다. 한국전력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에 이은 두 번째 원전 수출이 수포로 돌아갈 우려가 커졌다. 영국 언론은 한국의 정권 교체와 신임 한전 사장 임명 등으로 불확실성이 조성됐다고 보도했다. 영국으로서는 장기적으로 원전을 관리해야 할 사업자를 찾아야 하는데, 정부 정책으로 원전을 없애려는 한국을 신뢰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봐야 한다. 정부는 국내에서 탈원전을 하더라도 원전 수출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펴왔다. 영국 원전 수출 좌초 위기는 탈원전과 원전 수출 양립 구상이 어렵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국내 탈원전에다 해외 수출까지 막힌다면 한국 원자력계는 고사가 불가피하다. 원전 생태계가 붕괴하면 국내 원전 안전에도 문제가 생긴다. 영국 원전 수출이 무산돼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된다면 탈원전 정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2018-08-02 05:00:00

[사설] 여당이 규제개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서야

여야가 민생경제 법안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지만, 규제개혁 법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한다. 여야의 입장이야 얼마든지 다를 수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어정쩡한 태도다. 여당은 시종일관 일명 ‘규제혁신 5법’에만 매달리고 있는 반면, 야당은 더 과감한 규제개혁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달 말 임시국회에서 정부가 제출한 ‘규제혁신 5법’을 통과시킬 것을 주장했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만들어진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먼저 통과시키자고 했다. 야당이 현재 법안보다 규제개혁의 폭이 더 커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니 여야가 뒤바뀐 듯한 느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악의 경기 상황을 감안해 규제개혁에 사력을 다하고 있음에도, 민주당은 야당의 입장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다.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대기업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등의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일자리 창출에 온갖 방안을 모색해도 모자랄 판에 이런저런 핑계를 들어 반대하는 것은 여당다운 자세가 아니다. 민주당의 반대 이유는 반기업 정서를 가진 당내 의원이 많은 데다 이익단체, 시민단체 등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개혁은 해야 하지만, 열성 지지층이 싫어하는 법안을 제외하고 싶은 얄팍한 마음이 숨어 있다. 물론,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대로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환경과 직결되는 분야는 법안에서 걸러내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지 않은 분야는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과감하게 빗장을 풀어야 한다. 표를 더 얻겠다고 경제난에 시달리는 국민을 외면하는 것만큼 나쁜 짓은 없다. 민주당은 규제개혁에 더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마땅하다.

2018-08-02 05:00:00

[사설] 남구청, 앞산 정상 식당 오·폐수 배출 오염 터부터 살펴라

앞산 전망대 식당 개조 뒤 영업 재개 준비에 따라 제기된 환경 오염 논란은 식당 운영 업체의 추가 예산 투입을 통한 정화시설 설치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남구청의 외면과 무관심 속에 앞산의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한 민간 업체의 노력이 차라리 돋보인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행정 당국의 낮은 환경 인식 수준과 무책임한 태도를 잘 드러낸 사례가 될 만하다. 앞산 전망대 식당은 1989년 6월 처음 허가됐고 식당의 각종 오·폐수는 하루 2t 밑이라는 업체의 추정을 믿고 아무런 제재도 없이 수십 년 동안 그냥 배출됐다. 남구청은 식당의 일일 추정 오수 배출량이 1.4t이어서 굳이 정화 시설을 요구하지 않았다. 규정상 2t 이상만 정화 시설을 갖추도록 돼 있어서다. 종전에 갖춘 시설은 찌꺼기를 걸러주는 정도에 그쳤다. 오·폐수에 섞인 오염 물질이라도 그냥 흘려보낸 셈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 식당 영업으로 나오는 오·폐수는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산속에 버려졌고 환경오염은 어쩔 수 없었다. 비록 배출 터가 인적이 드문 산속 자연이지만 지속적인 오·폐수로 부근 자연환경의 훼손은 당연한 결과였고 그렇게 방치됐다. 본지 취재 결과, 오랜 세월 쌓인 오·폐수 배출 터는 악취와 함께 벌레 서식지로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구청의 현장 조사는 두고라도 관심조차 없었으니 한심한 일이었다. 이번 일로 따질 부분은 여럿이다. 먼저 앞산과 자연환경에 대한 남구청의 무관심과 외면이다. 특히 수십 년 동안 이뤄진 오·폐수 방류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관리나 점검조차 없었다는 사실은 새길 일이다. 남구청의 민원을 다루는 자세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논란이 된 현장에 대한 확인보다 업체 자료에 의존하는 탁상행정은 제대로 살필 일이다. 무엇보다 수십 년 오염된 터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현장 조사와 조치가 필요하다. 남구청이 이젠 행동해야 한다.

2018-08-02 05:00:00

[사설] 기무사 계엄령 문건 수사에 가이드 라인 그은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불법적 일탈 행위”로 규정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민관합동 수사본부에 수사 방향을 사실상 지정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과 계엄령 검토는 그 자체만으로 있을 수 없는 구시대적이고 불법적인 일탈 행위”라고 했다. ‘기무사 문건’이 공개된 이후 그 성격을 두고 지금까지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 등 한쪽에서는 ‘내란 음모의 실행 계획’이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소요 사태와 폭동에 대처하기 위한 내부 검토 자료’라고 한다. 어느 쪽이 맞는지 판단하려면 문건 전문을 봐야 한다. 하지만, 일부 내용은 청와대가 공개했으나 전문은 2급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행 계획’이니 ‘검토 자료’니 떠들어대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 아니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뱉어내는 소음에 불과하다. 민관합동 수사본부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일탈 행위’ 규정은 이런 당위(當爲)를 대통령이 앞장서 위반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문 대통령의 ‘중립’ 위반은 이번만이 아니다. 국방부 장관을 통하지 않은 채 직접 수사를 지시하고, 군내 모든 계엄 관련 문건과 보고를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부터 중립과 거리가 멀었다. ‘일탈 행위’ 발언에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왜 이런 (계엄) 문건을 만들었고, 어디까지 실행하려고 했는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문건이 ‘실행 계획’임을 기정사실화했다. 합동수사단이 수사로 밝혀내야 할 것을 대통령이 미리 결론 낸 것이다. 이는 이러려면 무엇 하러 수사를 하느냐는 의심을 사고,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신뢰받기 어렵게 하는 대통령의 ‘일탈’이다.

2018-08-01 05:00:00

[사설]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약속, 이제 첫걸음 뗐다

중앙행정 권한과 사무 등을 포괄적으로 지방에 넘기는 법률안이 마련됐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에 지방자치단체에 이양되는 국가사무가 518개나 되고, 이에 따른 인력 및 재정 문제까지 지원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획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약속이 이제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지금까지 중앙부처 권한을 지방에 넘기는 과정은 어렵고도 험난했다. 관료들의 중앙집권 사고와 부처 이기주의, 국회의 태업까지 겹치는 바람에 2004년부터 이양 법률안 제정을 추진하고도,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대통령소속 지방분권위원회가 앞장서면서 장기간 이양되지 않은 19개 부처 소관, 518개 사무를 일괄적으로 넘기기 위한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이 법률안은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개별 처리돼야 하나, 지난 5월 여야 합의로 운영위원회에서 일괄 처리하기로 한 만큼 국회 통과가 그리 어렵지 않다. 이양 국가사무 가운데 음반 영상 제작업 등 신고, 산림조합 설립 및 감독, 새마을금고 설립 및 감독, 항만 개발과 항만 운영,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등록, 횡단보도와 보행자 전용도로 설치 등은 생활 및 지역경제와 직결돼 지역맞춤형 행정이 가능해졌다. 그렇다고, 정부가 이 정도 수준에서 만족해선 안 된다. 국방외교경제를 제외한 모든 정부 부처의 업무를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만큼 추가적으로 지방에 이양해야 할 국가사무가 곳곳에 널려 있다.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이양할 국가사무를 더 발굴하고, 순차적으로 넘겨줘야 한다. 당면 현안인 국세`지방세 비율 조정, 자치경찰제 도입 등의 법률안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지방분권을 핵심정책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를 이루기 위해 더 힘을 내주길 기대한다.

2018-08-01 05:00:00

[사설] 세금으로 때우는 소득 분배 개선, 얼마나 버틸까

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상위 중산층에 세금을 더 물리고 저소득층 지원을 늘리는 게 골자다. 저소득층에 5년 동안 15조원 가까운 근로자녀장려금을 주는 방안은 빈부 격차와 소득 불평등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긍정적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세법 개정안 시행으로 여러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내년부터 5년 동안 필요한 지출과 조세 감면은 17조원이나 되지만 증세로 확보할 수 있는 세수는 5조원에 불과하다. 근로자녀장려금은 복지성 조세 지출이어서 한 번 주면 되돌리기 어렵다. 경기가 갈수록 나빠져 언제까지 세수가 받쳐 줄지도 의문이다. 이래저래 국가 재정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 문재인 정부는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재정 수입은 연평균 5.5%씩, 재정 지출은 5.8%씩 늘어날 것으로 계획했다. 이에 따라 2019년 33조원, 2020년 38조4천억원, 2021년 44조3천억원의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예측되는 터여서 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적자가 대폭 확대될 수밖에 없다. 세법 개정안은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증세여서 공평 과세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내년부터 5년간 연봉 6천500만원이 넘는 근로자와 중견 규모 이상 기업은 7천900억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 세율과 과표를 모두 올리는 등 부동산 소유자의 세금 부담도 커진다. 세법 개정으로 기업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부 목표도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게 경제 현장의 목소리다. 법인세율 인하와 같은 직접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소득주도성장 부작용이 드러났는데도 정부는 정책 수정은커녕 세금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를 되풀이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근로장려금으로 메우려는 것도 연장선에 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세법 개정안의 실효성과 나라의 재정 건전성을 면밀하게 따져 고칠 것은 반드시 고치기를 바란다.

2018-08-01 05:00:00

[사설] 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 역량 키워 제 역할 해라

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가 28일 대구 수성구 경북도당에서 회의를 했다. 민선 7기 출범 후 첫 회의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국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여하는 협의회는 작년 7월 발족했다. 하지만 의원들의 무관심으로 지금껏 4차례 회의를 가질 정도로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구경북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대구경북발전협의회의 분발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정부가 지역 현안 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데다 인사예산에서 지역이 홀대를 받는 만큼 협의회가 대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는 말이다. 이 도지사가 “최근 10년 동안 대구경북 순유출 인구가 17만8천 명에 달한다. 대구경북은 하나의 생활권, 경제권으로 거듭나야 한다. 대구경북발전협의회가 주도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대구공항 통합 이전, 대구 취수원 이전, 국비 확보 등에서 협의회가 제시한 해결 방안은 나름 의미가 있다. 대구공항 통합 이전과 관련해서는 조속한 이전지 확정, 이전 주변 지역 지원 방안 강구 등을 정부에 요청키로 했다. 또 대구 시민의 안전한 식수 공급이 어떤 사안보다 중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정부에 낙동강 물관리 종합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로 했다. 두 현안 모두 해결 방안을 잘 짚었다고 본다. 내년 대구경북 국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도 기대를 갖게 한다. 대구시장과 국회의원 상당수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게 ‘옥에 티’지만 앞으로 적극 참여해 머리를 맞대고 현안 해결에 힘을 쏟으면 된다. 시도지사와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쳐 정부를 압박하더라도 현안이 해결될지 요원한 게 현실이다.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게 문제를 푸는 첫걸음이란 인식을 국회의원들이 공유하고, 협의회를 통해 현안 해결에 선봉장 역할을 하기 바란다.

2018-07-31 05:00:00

[사설] 석포제련소, 청정 공기 배출 포장 말고 훼손된 산부터 살려야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지난달 26일 30여 분의 짧은 순간에 열린 공개 행사가 되레 국민 공분을 살 만큼 후유증이 길다. 1970년 가동 뒤 ‘48년 만의 공장 첫 공개’였지만 회사는 청정 산림의 무참한 황폐화 현장을 눈앞에 두고도 배출 공기가 깨끗하다는 믿을 수 없는 설명이나 했으니 그럴 만하다. 무엇보다 회사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배출 공기의 청정을 포장한 설명이 그렇다. 피해 현장을 보고도 그런 말을 서슴없이 꺼냈으니 말이다. 자신들만 그렇게 믿고 있음을 드러낸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말 대신 숱한 생명체의 보금자리 기능을 잃고 벌겋게 죽음의 땅이 된 공간을 다시 푸른 숲의 산림으로 복원하겠다는 약속과 의지부터 밝히는 게 마땅한 도리였다. 50년 세월 동안 소리 없이 자연을 희생시켜 일군 오늘의 영풍 기업이 누리는 풍성한 이윤을 나눠 앞으로 어떻게 복원 계획을 실천할지를 구체적인 청사진을 곁들여 국민에게 공개함이 합리적인 순서였다. 1조4천억원 매출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 숲과 산림, 1천300만 명 영남인의 식수원인 낙동강 상류 오염이란 비싼 대가 덕분이었음을 국민은 알고 있다. 뒷세대의 자산인 자연과 환경을 이렇게 앞당겨 마구 망치고도 책임지지 않는 기업을 누가 곱게 보겠는가. 새소리 끊기고 바람조차 사라진 숲과 산림의 땅 밑 공간인들 무슨 생명체가 찾겠는가. 지금과 같은 흐름이면 파괴된 산림은 장차 오랜 세월 이렇게 버려진 채 방치될 터이다. 그럼 누가 다시 일궈야 하는가. 세금으로 나라가 나서는 일은 나쁜 선례가 될 뿐이다. 이번 공개 행사는 회사의 불법 행위에 따른 조업정지 20일 조치에 대한 행정심판을 앞두고 마련된 만큼 회사 속셈은 뻔하다. 심판에 유리한 분위기 조성 목적이겠지만 앞뒤가 바뀌었다. 지금이라도 회사는 꼼수에 매달리지 말고 앞날을 보고 복원 행동부터 실천해야 한다.

2018-07-31 05:00:00

[사설] 국민연금 주주권 강화, 실보다 득이 더 많다

앞으로 국민연금 기금이 투자된 기업에 대해서는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 즉 ‘스튜어드십코드’가 적용된다. 국민연금은 30일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투자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 강화 지침을 의결했다. 기금운용위 의결에 따라 투자 기업의 경영에 참여해 임원의 선임·해임 등 주주권리를 적극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방침은 수익률 향상을 통한 연기금의 건전성 확보나 투자 기업의 투명성·윤리경영 등 책임의식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원칙적으로는 경영 참여를 배제하지만 기업 활동이 연기금 이익과 배치될 경우 주주권을 발동해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반발도 없지 않다. 재계는 당장 ‘연금사회주의’ ‘연금관치주의’라며 거부감을 보였다. 지나친 주주권 행사가 경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635조원에 이르는 국민 노후자금이 불합리하고 불투명한 결정이나 오너 리스크로 인해 손실을 입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는 없다. 법 테두리 내에서 국민연금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는 것이 기금을 지키고 기업도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연금 지분율이 10%를 넘는 국내 기업만도 106곳이다. 2025년에는 기금 규모가 1천조원으로 예상돼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현재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기업은 포스코(10.82%), 네이버(10.33%), KT(10.21%) 등이다. 사주 일가 ‘갑질’과 밀수탈세 의혹으로 문제가 된 대한항공(12.45%), 한진칼(11.81%)의 경우 국민연금이 2대 주주다. 복지부와 연금공단은 기금 수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 먼저 기업명을 공개하고 공개서한 발송, 주주대표소송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견제 감시해야 한다. 대한항공 사태처럼 돈만 넣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이자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2018-07-31 05:00:00

[사설] 취수원 이전 문제 더 꼬이게 만든 환경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대구 취수원 이전은 합리성에 문제가 있다. (대구시가) 물을 정수해서 쓰는 법은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환경부 장관이 취수원 이전에 처음으로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장관 발언은 취수원 이전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한 것은 물론 대구 시민의 염원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인사들은 대구와 구미 간 중재를 통해 취수원 이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천명해왔다. 난데없이 김 장관이 낙동강 물이 불안하면 대구시가 정수 방안을 찾으라고 밝힌 것은 정부 방침과는 완전히 배치된다. 이 총리와 청와대와 미리 조율을 했는지 김 장관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전 논의 없이 발언했다면 김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 정부 방침이 달라진 것이라면 청와대와 국무총리, 정부 인사들은 대구 시민에게 설명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김 장관이 취수원 이전 대안으로 제시한 폐수 무방류시스템과 낙동강 수질 개선은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폐수 무방류시스템은 단기적인 수돗물 개선 대책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구미산단에 이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언제 될는지 기약하기 어렵고 돈도 4천억원 이상 든다. 낙동강 수질 개선은 국가산업단지 재배치 등 정부 차원에서 총체적이고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이와 달리 취수원 이전은 깨끗한 수돗물을 대구 시민에게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낙동강 수질 개선과 수돗물 공급 정책을 균형 맞춰 추진해야 한다는 대구시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정부의 물 관리 주무 부처 장관이 취수원 문제 해결에 앞장서기는커녕 얼토당토않은 말로 갈등을 부추겨서는 자질을 의심받을 소지가 크다. 취수원 이전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인 만큼 이제부터라도 정부가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 이 문제를 푸는 게 맞다.

2018-07-30 05:00:00

[사설] 정부 무관심에 선풍기로 찜통더위 버티는 '쪽방' 현실

극심한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사회계층을 꼽자면 옥외작업 노동자와 농민, 노인, 어린이 등이다. 열악한 주거환경의 에너지 빈곤층도 이에 못지않게 주의가 필요한 부류다. 게다가 저소득층 에너지 대책이 혹한기에 편중된 탓에 쪽방 거주자 등 찜통더위에 무방비 상태인 사회 취약계층은 이중고를 겪는다. 지역 시민단체들이 최근 대구 중구북구 일대 쪽방 48가구를 대상으로 여름철 에너지 빈곤층 실태를 조사했더니 쪽방 거주자 10명 중 9명이 선풍기만으로 폭염을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2가구(25%)는 에어컨이 있지만 고장이나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가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전체 48가구 중 단 1가구를 빼고 모두 1인 가구인 데다 만 65세 이상 노인 가구가 26가구로 절반을 넘었다. 자연히 폭염으로 인한 건강 이상 등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전기요금 지원이나 냉방기 보급 등 과감한 지원책이 절실하다. 올여름 극심한 무더위가 닥친 일본의 에너지 복지정책 방향 전환은 시시하는 바가 크다. 후생노동성은 올 들어 우리의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하는 생활보호급여 세대 중 고령자나 장애인, 아동이 있는 가구에 에어컨 구입 비용(최대 5만엔)을 지원하고 전기요금도 대폭 보조하고 있다. 또 전기 절약을 강조해온 이전과 달리 냉방기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등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에너지 소비 급증으로 인한 파장보다 국민 안전을 더 중시한다는 뜻이다. 시민단체 주장대로 현 에너지 복지정책은 혹한기 난방에 집중돼 여름철 대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갈수록 무더위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폭염 피해를 줄이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에너지 복지정책 골격을 다시 가다듬고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018-07-3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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