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국민은 선거제도 세부 내용을 알 필요가 없다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비례대표 배분 산식(算式)은 국민이 알 필요가 없다고 말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국민은 정치권의 거수기냐는 것이다. 이에 심 의원은 19일 "국민은 선거제도 개혁 내용을 속속들이 다 아셔야 한다. 중앙선관위 전문가를 거쳐 산식이 제시되면 그때 국민께 보고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여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심 의원은 17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 합의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비례대표를 배분하는 계산 방식을 알려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국민은 산식이 필요 없다"고 했다.국민을 무지한 대중쯤으로 알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소리다. 국민은 주권자로서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이 어떤 방식으로 배분되는지 알 권리가 있다. 국민이 뽑아준 국회의원은 이를 존중해 제도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도와야 마땅하다. 심 의원의 말은 비례대표 의석은 정치권이 알아서 나눠 먹을 테니 국민은 관심을 끄라는 소리밖에 안 된다. 이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더구나 민주화 투쟁을 했다는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올 말인가.더 근본적인 문제는 개편안이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는 것이다. 당사자인 국회의원들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나 정도의 머리를 가진 사람은 이해를 못하겠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선거제도는 단순명료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가 자신의 표가 의석 배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이번 개편안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따라서 개편안은 더 단순하게 손질해야 한다. 국회의원도 이해하기 어려운 제도를 국민 앞에 던져 놓고 투표만 하라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국민을 정치적 무관심으로 내모는 '개악'이다.

2019-03-20 06:30:00

[사설] 사유화한 파크골프 시설, 대구시는 바로잡고 책임 따져야

대구시와 8개 구·군이 세금을 들여 시민들이 그냥 쓰도록 만든 파크골프장을 민간단체인 대구시파크골프협회가 사유화해 논란이다. 공공 무료 골프장을 민간단체가 나서 이용자의 협회 가입을 유도, 연회비를 받거나 맘대로 사무실을 차려 영리 활동까지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는 지난해 협회에 4천여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현재 13곳인 파크골프장은 고령자 등 시민 여가 활동을 위해 도심에 마련한 공유 재산으로 누구나 그냥 쓸 수 있다. 굳이 나랏돈으로 이런 시설을 갖춘 까닭은 이용자가 늘고 인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또 이런 시설을 대구시 산하 기관인 대구체육시설관리사무소가 관리토록 한 일은 공공의 재산인 까닭이다.그런데 느닷없이 민간단체인 협회가 이용자의 협회 가입을 권하고 5만~10만원의 연회비를 거뒀으니 말썽이 날 만하다. 회원의 시설 선점에 비회원 시민은 찬밥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또 협회의 사무실 임의 설치와 골프용품 판매 등 영리 활동, 대구시가 협회에 시설 전체를 편법 위탁 운영한 일, 대구시의 지난해 예산 지원 등은 이해할 수 없고 의혹도 인다.협회의 골프장 사유화는 대구시의 행정 소홀에 따른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애써 공공시설을 만들고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협회도 행정 당국이 관리 감독에 뒷짐인 틈을 타 공공재산을 사유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어쩌면 당국의 묵인 방조나 협회와의 짬짜미마저 의심스럽다.대구시는 당초 취지대로 골프장이 운영되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협회의 이번 행위에 대한 마땅한 책임을 묻고, 지원 예산의 적절성을 살펴 밝히고, 협회 수입의 정당성도 따져 바룰 필요가 있다. 세금으로 지은 시설이 제대로 쓰이지 못한 데 대한 책임 역시 물어야 한다.

2019-03-20 06:30:00

[사설] 부·울·경 3명 단체장의 '신공항' 뒤집기, 부끄러운 줄 알아야

부산·울산·경남 3명의 광역단체장이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해신공항 확장 반대, 새로운 관문공항 건설'을 주장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김해신공항 확장을 거부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세 단체장이 대구·경북의 반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후안무치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이들이 주장하는 가덕도 신공항은 재론할 가치조차 없다. 가덕도가 2016년 정부의 입지 용역에서 꼴찌를 했고, 신공항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은 기억할 필요도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구·경북과 부산이 밀양과 가덕도를 놓고 10여 년간 치열하게 싸웠는데, 또다시 그 싸움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과거를 떠올리면 대구·경북과 부산이 갈등을 벌이는 와중에 2016년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것이 5개 시도지사 합의안이었다. 정부 용역 결과에 승복하자는 내용이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김해신공항 확장안이었다. 승복하기 힘들었지만, 국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나온 약속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지켜야 했다.그런데, 이들 세 단체장이 기자회견을 한 것은 공개적으로 약속을 깨겠다는 선언이다. 일반인이라도 약속은 지켜야 하는 법인데, 한 지역을 대표하는 단체장들이 약속 파기는 물론이고 정부 결정을 번복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부끄러운 줄 모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이들은 정권을 잡았으니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오만과 독선에 빠져 있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신공항 건설'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 비뚤어진 용기를 갖게 했는지도 모른다. 정말 말도 되지 않는, 비상식적인 일이 정부 여당의 이름으로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현실이다. 국가를 혼란으로 몰아넣지 않으려면 지역 갈등을 조장해서라도 정치적 이득을 얻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2019-03-19 06:30:00

[사설] '탈구미' 속도 내는 금융기관들, 산업진흥 대책 급하다

삼성·LG 등 대기업이 잇따라 구미시를 떠나면서 금융기관도 지점·출장소 폐쇄 및 축소 계획을 밝혀 지역 기업의 경영 위축이 심화할 전망이다. 지난 2007년 한국은행 구미지점 폐쇄로 시작된 금융기관의 '탈구미' 움직임은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구미출장소 폐쇄로 불이 옮겨붙었다. 여기에다 시중은행마저 지점 축소나 출장소 폐쇄를 추진하는 등 흐름에 가세해 '수출도시 구미' 위상 약화는 물론 금융 공백에 대한 우려가 크다.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상반기 중 구미출장소 폐쇄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수출기업 지원에 꼭 필요한 핵심기관이라는 점에서 경북지역 수출 업체의 반발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가 구미출장소 유지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내고 국책은행 지키기에 힘을 쏟고 있으나 앞서 한국은행 지점 폐쇄 선례로 볼 때 존치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인다.이 같은 금융기관의 움직임은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는 구미산업단지 등 지역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기업이 힘들 때 힘이 되어주고 수출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할 국책은행 등 금융기관이 구미를 떠난다는 것은 지역 전체로 봐서도 큰 손실이다. 더욱이 구미시가 미래 신산업 육성 등 재도약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입은행과 같은 든든한 지원군이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요즘 구미는 젊은이가 대거 떠나면서 '활력을 잃어가는 도시'라는 낙인이 굳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쟁력을 잃고 존재마저 미미한 지방 소도시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굴지의 기업들이 구미로 되돌아오고 금융기관이 도시 부흥을 견인하는 중장기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 이런 적극적인 노력과 해법 없이는 금융 공백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주력 산업과 인프라가 서서히 붕괴하는 '러스트 벨트' 사례처럼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해법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19-03-19 06:30:00

[사설] 청렴 잊고 해외연수 즐긴 대구 의회, 이러고도 신뢰받을까

지난해 7월 출범한 대구의 9개 광역·기초의회 가운데 8곳이 청렴 교육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기초의회 8곳 중 동구의회만 청렴 교육을 실시(12.5%)해, 울산(0%)에 이어 전국 최하위였다. 이는 한국청렴운동본부가 전국 243개 광역·기초의회를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밝혀졌다. 대구 광역·기초의회의 초라한 청렴 교육 모습이 아닐 수 없다.이 같은 결과는 놀라운 일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출범한 대구경북 의회는 종전과는 분명 다른 정당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과거처럼 특정 정당이 의석을 독차지한 모습이 아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여야 정당 색깔이 보다 다양하다. 특히 대구가 그렇다. 말하자면 의회 운영이 일방적일 수 없는 구조다. 하지만 청렴 교육이 이처럼 외면받는 현실은 대구 지방의회의 도덕적 무감각을 드러낸 증거로 실망스럽다.청렴 교육은 외면하면서 해외연수는 꼬박 챙긴 사실도 놀랍다. 대구 9곳 가운데 청렴 교육을 실시한 의회는 1곳인 반면, 해외연수는 7곳이 다녀왔다. 의회의 신뢰도를 높일 청렴 교육은 '남의 일'처럼 모른 체하고, 세금 쓰는 해외연수는 '나의 일'로 여기듯 열성적인 모습이다. 해외연수는 광역·기초, 여야, 보혁(保革)이 한 몸인 대구 의회의 자화상과 다름없다. 주민 대표성을 팽개친 한심한 지방의회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특히 대구시의회 모습은 더 초라하다. 기초의회보다 앞선 역할과 기능이 절실하나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성적표는 기초의회보다 못하다. 청렴 교육 외면은 물론, 8곳 기초의회 가운데 수성구의회를 뺀 7곳이 실시한 4대 폭력예방 교육도 하지 않았다. 기초의회와 달리, 광역의회로서 대구 대표성을 말하기 부끄럽다. 대구 의회는 출범 당시 각오를 되새겨 변화된 위상을 보일 때다. 이런 교육은 많을수록 좋다. 국가 청렴도 10위에 그친 대구시의회는 더욱 그렇다.

2019-03-19 06:30:00

[사설] 순이익 2조 한수원을 2년 만에 적자 공기업 만든 탈원전

경주에 본사를 둔 한국수력원자력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에 우량 공기업에서 적자 공기업으로 추락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1천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원전 부품 비리로 일부 원전을 세웠던 2013년 이후 첫 당기순손실이다. 지난해 월성 1호기가 조기 폐쇄된 데다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6기의 사업이 표류하며 영업 외 비용 등이 7천420억원 늘어난 게 적자 원인이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손상처리 금액만 5천652억원이나 됐다.연간 순이익이 2조원을 넘던 한수원이 적자 공기업으로 전락한 것은 탈원전 폐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한수원 순이익은 2014년 1조4천405억원, 2015년 2조4천571억원, 2016년 2조4천721억원 등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2017년 8천618억원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엔 적자로 돌아서고 말았다. 원전 이용률 하락과 원전 조기 폐쇄를 이끈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한수원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한수원은 원전을 가동해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에 팔아 수익을 내는 공기업이다. 원전 이용률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원전 이용률은 37년 만에 최저 수준인 65.9%로 2017년 71.2%보다 크게 하락했다. 원전 비중 역시 2016년 30.0%였으나 2017년 26.8%, 작년엔 23.4%까지 미끄러졌다. 원전 대신 석탄과 LNG,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 결과다.탈원전으로 말미암은 폐해 중 한수원 적자는 빙산의 일각이다.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원전산업이 붕괴하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급진적 탈원전으로 원전 관련 핵심 인력이 국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50여 년 동안 어렵게 축적한 한국 원전 기술이 경쟁국으로 유출될 우려마저 제기된다. 탈원전 정책으로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는 탈원전을 고집하며 국민 뜻에 어긋나는 길로만 가고 있다.

2019-03-18 06:30:00

[사설] 민주당의 미 블룸버그 기자 실명 비난, 언론자유 부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논평을 통해 미국 블룸버그 통신 기자를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서울외신기자클럽이 "기자 개인의 신변에 위협이 된다"며 해당 논평을 즉시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외신기자클럽 이사회는 16일 성명서에서 "기사와 관련된 의문이나 불만은 언론사에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제기해야 하고 결코 한 개인을 공개적으로 겨냥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이에 앞서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이라고 표현한 제목의 기사를 쓴 블룸버그 통신 기자를 비난한 논평에서 "블룸버그 통신의 ○○○ 기자가 쓴 바로 그 악명 높은 기사"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며 해당 기자를 실명 비난했다. 이 논평은 민주당 홈페이지 등에 게재됐다.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비판도 허용되지 않는 성역(聖域)으로 여기는 반민주적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이며 고귀한 가치다. 그리고 언론의 자유는 비판 대상에 어떤 성역도 없어야 보장된다. 민주당의 논평은 이런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특히 기자 개인을 비난한 것은 미숙함을 넘어 유치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해당 기사를 게재한 것은 해당 기자가 아니라 블룸버그 통신의 결정이다. 비판하려면 해당 통신사를 비판해야 한다. 그럴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취재에서 기사 게재까지 언론사의 의사결정 구조를 모르는 무지인가."국가원수를 모욕" 운운한 것은 더 기가 막힌다. 민주당에겐 모욕이겠지만 국민에게는 정확한 비판일 수 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을 '사기꾼' '거짓말쟁이'라고 공격한다. '모욕'으로 치자면 이보다 더한 모욕이 없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모욕'을 언론의 당연한 책무로 인정한다. 민주당의 반민주적 협량(狹量)이 한심하다.

2019-03-18 06:30:00

[사설] 반대 거센 포항시립화장장 이전, 공익시설 표류 더는 없어야

포항시가 시립화장장 이전을 재추진하자 이전 대상지 주민 설득 등 차질 없는 사업 진행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다. 그동안 시는 우현동 시립화장장 이전 계획을 세우고 여러 차례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화장장이 새로 들어설 지역 주민의 거센 반발로 사업이 무산되며 계속 표류해왔다. 낡고 비좁은 지금의 화장장으로는 급증하는 화장 수요를 충족할 수 없어 이전 작업이 원만히 마무리되도록 모든 행정력을 쏟아야 할 때다.지난 1941년에 세워진 포항화장장은 화장로가 고작 3기에 불과하다. 40년을 넘긴 구룡포화장장도 1기뿐이어서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게다가 화장률은 해마다 급속히 느는 추세로 지난해 포항시 화장률은 81.4%, 연간 화장 건수가 4천388건에 달할 만큼 시설이 거의 포화 상태다.만약 화장장 이전이 계속 미뤄진다면 모든 불편과 부담은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지금도 제때 화장이 이뤄지지 않아 장례 기간을 늘리거나 더 많은 비용으로 경주 화장장을 이용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더욱이 국내 장례 문화의 급속한 변화는 화장시설 확충과 현대화에 큰 경고음을 울린다. 1993년 고작 19.1%이던 화장률이 2004년에 50%를 넘겼고, 2011년 70%, 2015년에는 80% 선을 넘어섰다. 2017년 기준 전국 화장률은 84.6%로 근 25년 만에 4.4배나 급등한 것이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 화장률도 82.2%에 이르는 등 화장시설 확충은 발등의 불이 된 지 오래다.하지만 내 집 주변에 화장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강하게 거부하는 주민의 부정적 인식이 최대 걸림돌이다. 이전 대상지 주민들도 이제는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공익을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 화장장이 내 가족, 나 자신이 이용해야 하는 공공의 사회복지 수단임을 깊이 인식해 화장장 이전 설치를 너그럽게 용인할 때가 됐다.

2019-03-18 06:30:00

[사설] 공공기관 2차 이전 손 놓고 있어서야

정부의 공공기관 추가 이전 용역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관련해 국토연구원과 연구 목차를 조율하고 있다. 3월 말 계약을 체결하고 올 연말쯤 용역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혁신도시 시즌2'를 향한 정부 의지가 분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도 유치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런데도 대구시와 경북도의 발걸음은 더디기 짝이 없다.부산시와 정치권은 철저하게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대비하고 있다. 부산 여권과 상공계,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주요 금융공기업의 유치에 올인했다. 부산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역시 힘을 보태고 있다. 연제구를 지역구로 둔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들 기관의 부산 이전을 위한 법률 개정안까지 발의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해 10월 민주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서 이전을 집중 건의했고 민주당 지도부는 화답했다. 부산이 원하는 공공기관 이전을 가시권에 집어넣은 것으로 판단된다.반면 대구시와 경북도, 정치권은 아예 손을 놓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말 공공기관 이전 리스트만 뽑아 두었을 뿐 타깃과 우선순위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지만 몇 차례 회의를 진행한 후 정부 방침이 나오지 않았다며 활동도 않고 있다. 경북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경북혁신도시 공공기관 추가 이전 지원단을 구성하고서도 '공공기관 이전에 에너지를 쏟는 게 과연 행정력을 옳게 쓰고 있는 것인가'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고 있으니 씁쓸하기까지 하다.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적지 않다. 더욱이 2차 이전은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를 듣는 1차 이전 작업을 마무리하는 의미도 크다. 대구경북이 파악한 2차 공공기관 이전 리스트는 65개에 달한다. 이중 가장 알짜배기로 평가받는 기업들은 벌써 부산이 찜했고 구체화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도 하루빨리 타깃과 우선순위를 정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모든 결과가 나온 후 유치에 실패했다고 TK 패싱 탓이나 하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일이다.

2019-03-16 06:30:00

[사설] 갈수록 가관인 청와대의 오만과 대구경북 무시

청와대의 오만과 대구경북 무시가 갈수록 가관이다. 대구경북 국회의원 22명이 청와대에 요청한 '문재인 대통령의 가덕도 신공항 재검토 시사 발언' 공개질의에 대해 청와대가 '국토부가 설명할 것'이란 성의 없는 답변을 내놨다.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그것도 22명이나 연명해 질의한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해당 부처에 떠넘기는 내용을 담은 공문 한 장을 팩스로 보낸 것은 무성의를 넘어 오만의 극치다. 정권 텃밭인 부산·경남이나 호남이라면 청와대가 이렇게 했을까란 물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자유한국당 대구경북 의원 전원이 청와대에 공개 질의를 하게 된 실마리는 문 대통령이 먼저 제공했다. 문 대통령은 '김해신공항 총리실 검증' 발언을 했고, 이는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시사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로 말미암아 지역 갈등이 다시 촉발될 우려가 커짐에 따라 지역 의원들이 문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청와대에 물은 것은 당연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청와대는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놓는 게 마땅했다.하지만 청와대는 차일피일 답변을 미루며 얼렁뚱땅 넘어가려다 노골적으로 대구경북을 무시하는 짓을 저질렀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질의서를 전달받은 것은 지난달 21일이었다. 그로부터 20일이 가깝도록 청와대는 답변을 내놓지 않다가 '주무 부처인 국토부에서 상세히 설명해 드릴 것입니다'란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담은 종이 한 장을 팩스로 지역 의원에 보냈다. 청와대 직인도 찍히지 않은 형식조차 갖추지 않은 공문이었다. 지역 의원 항의에 정무수석이 사과했다지만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다. 수모를 당한 지역 의원 전원이 청와대에 강하게 항의해야 한다.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구경북은 인사·예산에서 홀대받고 있다. 대구공항 통합이전, 원전해체연구소 유치 등 지역이 공을 들이는 사업마저 지지부진하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구경북 무시와 갈라치기 결과다. 이번 일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봐야 한다. 대구경북에 대한 청와대의 생각, 나아가 문 대통령의 지역에 대한 인식이 표출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정치권을 비롯해 대구경북 구성원 모두의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

2019-03-16 06:30:00

[사설] 민주당, 부산에서 신공항 건설이라니 지역 갈등 부추기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영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부산에서 해괴한 발언을 쏟아냈다고 하니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해찬 대표, 설훈 최고위원 등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이어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이 말대로 진행될 경우 대구경북과 부산의 해묵은 갈등이 재연될 수밖에 없어 여당 지도부가 지역 갈등 및 대립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이해찬 대표는 13일 부산에서 비공개로 열린 부산시·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부산·울산·경남이 전면 거부하는 김해공항 확장안의 국무총리실 이관 재검토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 대표는 "영남권 주민들이 유럽과 미주로 가려면 번거롭게 인천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국제관문공항이 하나 더 필요하다는데 이견이 없다"고 했다.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부산이 원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허용하는 발언인 것 같아 기가 찬다.이 대표와 설 최고위원은 '관문공항 필요성'까지 언급함으로써 지난달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비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 대표가 국무총리·장관을 지낸 책임 있는 정치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대구경북과 부산이 10년 넘게 밀양과 가덕도를 놓고 심각하게 대립하다가 가까스로 봉합된 역사를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김해공항 확장안은 2016년 5개 시도지사 합의에 따른 결과물이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 이를 되돌리겠다는 발상은 민주주의의 파괴나 다름없다.민주당 지도부의 발언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의 민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수사로 해석하고 싶다. 제정신을 가진 정치인이라면 지역 간 다툼을 부추기는 발언을 함부로 할 리 없다. 아무리 총선 대비용이라고 해도, 지역이기주의를 조장하고 민심을 분열시킬 수 있는 발언은 신중해야 함은 잊지 말아야 한다.

2019-03-15 06:30:00

[사설] 경제·안보 정책 일신해야 文대통령 지지율 반등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11~13일 전국 유권자 1천510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5.0%, 부정 평가는 50.1%로 나타났다.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집권 후 문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로 하락한 것은 물론 부정 평가가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긍·부정 간 격차가 오차 범위를 벗어났다. 특히 중도 성향, 30·50대, 수도권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의미심장하다.대통령 지지율이 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난 원인은 국정 주축인 경제와 안보가 휘청거렸기 때문이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원점으로 회귀한 북한 비핵화, 삐걱대는 한미 동맹 등 안보 위기에다 일자리 문제 악화, 서민 경제 위기, 미세먼지 사태, 탈원전 혼란 등 경제·민생 불안이 지지율을 끌어내렸다. 손혜원 의원 투기 의혹과 서영교 의원 재판 청탁 의혹,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 비위 의혹이 쏟아진 것도 지지율 하락을 불러왔다. 특히 '캠코더' 인사, 야당을 비롯한 비판 세력 무시 등 불통에 폐해가 드러난 정책들을 반성은커녕 계속 밀어붙이는 독선과 오만이 민심 이반을 가져왔다고 봐야 한다.역대 대통령들을 보면 지지율이 40% 이하로 떨어지면 대부분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 채 내리막길을 걸었다. 문 대통령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된다면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경제가 나빠 지지를 철회하는 사람보다는 경제 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잘못된 정책을 고집하는 데 실망하고 등을 돌리는 국민이 더 많다. 지금이라도 문 대통령은 소통에 힘을 쏟고, 경제·안보 정책 등 기존의 국정 기조를 확 바꿔야 한다. 경제 활성화와 튼튼한 안보에 역점을 두고 구체적 성과를 내야 멀어지는 국민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

2019-03-15 06:30:00

[사설] 거짓말하면서까지 대북제재 위반 논란 무릅쓴 문 정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연례 보고서가 지난해 8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석유 반출이 사실상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2일 공개된 보고서는 "지난해 8월 남북연락사무소 개소를 위해 개성(공단)에 석유제품을 이전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모든 회원국은 북한으로의 모든 정제 석유제품 이전을 대북제재위에 보고해야 한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2017)를 상기시키며 "이 구체적 항목을 주목(note)한다"고 밝혔다.이는 석유 반출이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뜻으로 반출 당시 "대북제재 위반이 아니다"고 한 문 정부의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통위에서 "대북제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거짓말을 한 것이다.거짓말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 1월 당시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전문가 패널 측에서 우리 정부의 결의 위반을 언급했다는 것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한국 정부에 서한을 발송했다고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대북제재위가 문 정부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음을 짐작게 한다.대북제재위가 문 정부의 삭제 요청을 거절하고 보고서에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이 벤츠 리무진에 김정은과 동승해 카퍼레이드를 하는 사진을 게재한 것도 마찬가지다. 대북제재 위반 차랑에 동승한 것 자체가 북한의 불법행위를 묵인·방조하는 것이란 메시지로 읽힌다.이번 일로 문 정부의 대외 신뢰도 실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대북제재에 구멍을 내는 역주행은 당장 멈추어야 한다.

2019-03-15 06:30:00

[사설]부동산 거래신고 위반 급증 부른 물렁한 적발과 처벌

지난해 부동산 거래신고 위반 행위가 전년 대비 30% 넘게 급증하며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부동산 가격이 치솟자 실거래 가격을 속이거나 허위 증빙 자료를 제출하다 적발된 사례가 2018년에만 전국에서 9천596건, 1만7천289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부동산 가격을 왜곡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불법행위라는 점에서 탈루 세금 추징 등 엄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문제는 이런 불법행위가 매년 큰 폭으로 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악영향 등 소비자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1년 이후 2016년까지 매년 평균 적발 건수는 2천~3천 건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7년 7천263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는 1만 건에 근접해 사상 최대다. 2016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부과된 과태료 금액만 826억원(1만5천610건)인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거래 관련 불법행위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말해준다.대구에서도 다운계약 의심 사례가 속출하며 실거래가 신고 규정 위반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대구 역대 최고가 분양 기록을 세운 수성구 '힐스테이트범어' 단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말 입주권·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이후 매매된 28건 중 20건이 분양가 수준에 거래한 것으로 신고돼 구청이 뒤늦게 실태 조사에 나섰다. 2억~3억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데도 실제 가격으로 거래 신고된 사례가 고작 8건이라는 것은 양도소득세 탈루, 편법 증여 등 의혹을 짙게 한다.서민이 내 집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온갖 불·탈법행위가 판을 치며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는데도 이를 방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와 국회는 건전한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국토부의 실거래 조사권한 신설과 자전거래 금지, 거래신고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 미루면 미룰수록 시장에 미치는 부작용과 폐해가 커진다는 점에서 입법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

2019-03-14 06:30:00

[사설] 세계를 속인 북한의 핵 활동 지속, 이것이 진정한 평화인가

12일 공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충격적이다. 북한이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과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밝힌 '비핵화 의지'는 말 그대로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국민과 전 세계를 기만한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문재인 정부에도 그렇다. 남북경협 우선 정책은 몽상(夢想)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이기 때문이다.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온전(remain intact)하며 북은 이에 더해 우라늄 채광과 핵물질인 고농축우라늄(HEU) 확보에 필수적인 설비인 원심분리기의 구매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지난해 평양 정상회담을 전후해 영변 핵시설에서 폐연료봉이 인출됐다고 한다.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물질인 플루토늄이 추출된다.그뿐만 아니라 지난달 '하노이 핵 담판'에서 김정은이 대북제재의 완전 해제 조건으로 폐기를 제시한 영변 핵시설도 여전히 가동 중이며 핵·미사일 조립·생산 시설에 대한 타격 가능성을 고려해 민간 공장이나 비군사시설을 반복적으로 활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북한이 HEU와 플루토늄의 대량생산에 들어갔다는 것으로, 겉으로는 평화를 위장하면서 뒤로는 핵무장 강화에 박차를 가해온 것이다.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안이하다 못해 태평하다. 통일부는 11일 공개한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올해 정책추진 방향을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현실을 보지 못하는 것인지 보지 않으려는 것인지 절망스러운 남북경협 집착이다.북한이 핵 활동을 멈추지 않는데도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지적대로 북한에 대량살상무기(WMD) 보조금을 주는 꼴이다. 문 정부는 하루 빨리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2019-03-14 06:30:00

[사설] 세금 퍼붓는 일자리로는 고용 개선 어렵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만3천 명 증가한 2천634만6천 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1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하지만 고용동향을 조목조목 살펴보면 걱정이 앞선다. 정부가 세금을 풀어 노인 일자리 사업 등 인위적인 일자리 늘리기 정책을 편 결과 전체 취업자 수가 늘었지만 제조업 등 양질의 민간 부문 취업자 수는 오히려 줄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23만7천 명 증가했다. 보건복지부가 25만 명대 후반에 달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조기 집행해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역대 최대 폭으로 늘어난 덕분이다.경제를 떠받치는 '허리'인 3040세대의 고용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30대 취업자 수는 11만5천 명, 40대는 12만8천 명 감소했다. 세금으로 떠받치는 공공 부문 고용을 제외한 민간 부문 고용 상황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15만1천 명 감소했다.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마이너스이고, 3개월 연속 10만 명 이상 줄었다.정부가 세금을 풀어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은 한계가 있고 문제가 많다. 세금을 뿌려 아르바이트 수준의 공공 일자리를 만드는 임시방편으로는 고용 한파를 극복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 동안 일자리 만들기에 세금 54조원을 쏟아부었지만 고용 상황이 나아지지 않은 것이 이를 입증한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큰 폭 늘었다고 하지만 일자리가 늘었다고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출 증가, 투자 활성화, 규제 개혁 등 정부가 정책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민간 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 전환이 없는 한 제조업 등 민간 부문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것이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용시장의 봄은 오기 어렵다.

2019-03-14 06:30:00

[사설]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란 말이 그리 귀에 거슬리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에 빗댄 것을 두고 청와대와 여당이 강력히 반발했다.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국가원수모독죄"(이해찬 대표),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홍영표 원내대표)며 발언 취소와 함께 나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했다.공감하기 어려운 반발이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더 이상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란 표현은 지난해 9월 26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처음 쓴 것으로, 당시 이 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됐다"고 보도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를 인용한 것이다.북핵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발언들은 중립적인 견지에서 볼 때 블룸버그 통신의 표현이 과하다고 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5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김정은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한 발언이다. 그러나 그 의지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남북관계 개선이 비핵화를 이끈다며 비핵화보다 남북경협과 대북제재 해제를 앞세우는 것을 봐도 그렇다. 바로 김정은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어이없는 것은 '국가원수모독죄'라는 비판이다. 1988년 폐지된 이 죄목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 국민의 입을 막는 도구였다. 민주화 세력을 자처하는 현 집권 세력이 자신을 비판한다고 권위주의 정권에나 어울릴 위협의 언사를 뱉어내다니 놀라울 따름이다.대북정책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점에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야당에 앞서 여당이 먼저 문 대통령에게 해야 할 고언(苦言)이다.

2019-03-13 06:30:00

[사설] 탈석탄, 원전 유지가 미세먼지 공포에서 국민 걱정 더는 길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미세먼지 사태 원인이라는 주장이 또 나왔다. 자유한국당 '재앙적 탈원전 저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특별위원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원전을 즉각 중단하고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한국당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국민건강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초미세먼지 배출이 제로에 가까운 원전 비중은 줄이고 초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석탄·LNG발전 비중은 높였기 때문이다. 2016년엔 석탄과 LNG발전 비중이 각각 40%, 22%였으나 지난해엔 42%, 27%로 증가했다. 반면 원전은 30%에서 23%로 비중이 축소됐다는 것이다. 삼천포발전소 경우 1㎿h(메가와트시)당 498g으로 국내 석탄발전소 중 초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 분당 LNG발전소 역시 초미세먼지 46g을 배출했다. 원전은 초미세먼지 배출이 제로에 가까웠다.미세먼지가 국민 재앙이 되자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에 폐쇄하겠다고 밝히는 등 뒤늦게 대책을 내놨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 역시 탈석탄과 탈원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2022년까지 석탄발전소 7기가 더 생긴다. 이 가운데 3기는 문 정부 출범 당시 이미 착공이 된 상태였지만 나머지 4기는 신규로 착공됐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이율배반적이란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연평균 수준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계속되면 수명이 6개월 단축될 것이란 주장마저 나온다. 미세먼지는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원전의 중요성과 가치를 돌아보게 했다. 세금으로 공기청정기를 온 나라에 달겠다는 대책으로는 사태를 해결하기 어렵다. 미세먼지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키려면 미세먼지 주범인 석탄발전을 줄여야 한다. 이와 함께 온갖 폐해가 드러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을 유지하는 것이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길이다.

2019-03-13 06:30:00

[사설] 구미 정치권, 싸움질보다는 경제 살리기로 승부해야

구미 정치권에 단체장, 여야의원 간 신경전이 대단하다. 총선 1년여를 앞두고 상대방을 비판하고 흠집 내려는 발언이 자주 나오는 걸 보면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이는 것 같다. 구미 경제가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하는데, 정치권은 싸움질로 영일이 없으니 시민들의 마음은 답답할 뿐이다.지난해 장세용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되면서 전국적인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시민들이 장 시장을 선택한 것은 경제적 기대 심리 때문일 것이다. 장 시장은 새마을과 폐지를 둘러싸고 논쟁을 불러온 것 말고는, 아직까지 기억나는 일을 하지 못했다.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상대방 비판과 견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석춘 의원은 민주당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을 향해 '도저히 협치가 되지 않는다' '구미를 위해 일할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백승주 의원은 5·18 망언과 관련해 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근거 없이 자신을 비판했다며 국회 윤리위 제소를 추진하고 있다.소속 정당도 중요하고 총선 대비도 좋지만, 구미의 처지를 생각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이다. 지역 경제와 시민 생활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총력을 기울여도 부족할 판에 감정싸움이나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정치권이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이전 반대와 SK하이닉스 공장 유치에 얼마만큼 힘을 보탰는지 묻고 싶다. 시민의 공복이라면 심한 말로 하면 삼성·SK 본사 앞에 드러눕더라도 시민의 염원을 풀어줘야 한다. 정권 눈치를 보면서, 혹은 가만히 앉아 말만 하면서 표를 달라고 한다면 얼마나 우스운가.시민들은 생활과 유리된 정치 싸움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어느 당 소속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구미에서 표를 얻고 싶으면 구미 경제를 살리고 성과를 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렇게 할 자세와 각오가 없다면 구미에서 선거에 나올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다.

2019-03-13 06:30:00

[사설] 갈팡질팡 카드 소득공제, 차라리 기본공제 전환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폐지' 발언이 증세 논란으로 번지자 정부가 11일 "연장 검토"를 시사하며 입장을 바꿨다. 1999년 도입된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소득공제율 조정과 함께 '폐지'와 '유지' 공방을 이어오면서 지금까지 7차례나 일몰을 연장해왔다. 지난해 정기국회 때도 여론 반발에 1년 연장을 결정했지만 올해 말로 종료를 앞두고 있다.카드 소득공제에 대한 정부의 기본 입장은 "정책 목표가 충분히 달성됐으니 축소나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직장인들은 "사실상 증세"라며 제도 축소·폐지에 부정적이다. 지난해 카드 소득공제를 받은 봉급 생활자가 968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제도 폐지로 몇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의 소득세를 더 물게 돼 월급쟁이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직장인이 연말정산으로 돌려받는 전체 신용카드 세액공제 금액은 1조8천537억원으로 1인당 평균 24만5천원꼴이다. 이는 매년 2조원에 가까운 세수 감소를 뜻하지만 봉급 생활자는 그만큼 세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는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제도 폐지에 따른 불만이 만만찮고 조세저항 우려까지 나오는 이유다.이를 종합해볼 때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한꺼번에 카드 소득공제를 축소 또는 폐지하면 소비 위축 등 부작용이 불거질 수도 있다. 최근 석 달째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소비 부진이 심각한 상황에서 성급한 제도 폐지가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는 말이다.정부의 입장 변화에서 보듯 여론 반발 등 정치적 부담 때문에 손을 대기 어렵다면 2022년까지 카드 소득공제 연장안을 대표 발의한 추경호 의원(자유한국당)의 해법대로 이를 기본공제로 전환해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제도의 부정적 측면보다 '플러스 효과'에 주목해 제도 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2019-03-12 06:30:00

[사설] 대구시, 공원일몰제 분란 해결에 적극 나서라

요즘 대구시내 공원 부지에 땅을 소유한 지주들과 대구시·구청 간의 갈등이 꽤 시끄럽게 진행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내년 6월 말 시행되는 도심 공원일몰제를 앞두고 지주들이 대구시구청에 매입, 개발 허용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지주들의 요구에 대해 소극적 내지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해 분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앞산공원, 두류공원 등에서도 지주들의 문제 제기가 있지만, 가장 시끄러운 곳은 수성구 범어공원이다. 지주 측이 실력 행사에 나서 범어공원 산책로 곳곳에 철조망을 설치했다. 일부 시민은 화풀이로 철조망·현수막 등을 훼손하고, 지주 측은 곧바로 복구하고 고발 경고문을 부착하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시민이 즐겨 찾는 한적한 공원이 분쟁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살벌하고 짜증 나는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주와 행정기관이 끝없는 싸움을 벌이는 통에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지주들이야 자신의 재산권을 행사한다는 명분이라도 있지만, 대구시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공원일몰제가 도입된 것이 지난 2000년인데도, 지난 20년 동안 '규제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손 놓고 있었으니 이런 분란이 생겼다. 이제는 대구시가 태도를 바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예산 타령만 하기보다는, 가능한 사유지는 매입하는 것이 옳다.우리가 반드시 막아야 하는 것은 민간개발이다. 도심공원이 파괴되면 대구는 볼 것 없는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 혹시 미래에 일어날지 모르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대구시가 매입을 서둘러야 한다. 핵심 부지를 골라 매입하는 것도 좋겠지만, 대구의 미래와 시민 이용도 등을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 좋다. 대구시가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길 주문한다.

2019-03-12 06:30:00

[사설] 정부, 대북 경협 서두르며 미국과 각 세워 얻을 게 뭔가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에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11일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가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정부에서도 나름대로 입장을 밝힌 부분이 있는데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할 뜻이 없음이 분명히 드러났음에도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방침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불가라는 미국의 뜻이 확인됐음에도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7일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남북 경협에 대해 "제재 면제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No"라고 짧게 대답했다. 결국 김 후보자의 발언은 대북 제재 해제를 놓고 미국과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이는 남북 경협을 위한 제재 완화 문제를 미국과 논의하는 평화기획비서관 신설 등 대북 제재 완화에 무게를 실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조직 개편과 맞물려 문 대통령이 미국과 공조 대신 독자 노선을 가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까지 낳는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대해 "제재가 아닌 자해"라고 한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은 이런 우려를 근거 없는 비약으로 치부하지 못하게 한다.대북 제재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비핵화 이전 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을 재개하려면 유엔 제재와 미국의 독자 제재를 위반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얘기다. 우리 국민부터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문 정부는 현실감을 회복해야 한다. 지금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에 에너지를 허비할 때가 아니라 북한 비핵화를 위해 미국과 공조해 대북 제재를 견고하게 유지해야 할 시점이다.

2019-03-12 06:30:00

[관풍루] 김정은,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3대째 '흰쌀밥에 고깃국' 타령하며 '자력갱생' 거듭 강조

○…김정은,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3대째 '흰쌀밥에 고깃국' 타령하며 '자력갱생' 거듭 강조. 뾰족한 경제 대책이 없으니 남은 건 또 '고난의 행군'이겠군!○…김관용 전 경북도지사의 역점 사업이었던 '할매할배의 날'이 예산 삭감과 추진 동력 상실로 존폐 위기. '할배 도지사'가 떠났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대구지검이 무리한 수사로 형사보상금은 화끈하게 늘려놓고 내부 정보공개청구에는 궁색한 입장. 내 잘못은 감추고 남의 허물 잘 터는 게 특기라서….

2019-03-12 06:30:00

[사설] 문재인 정부, 이번 개각은 역대 최악의 편중 인사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8일 단행한 개각을 두고 혀를 차는 이들이 많다. 집권 3년 차를 맞고도, '지역 편중' '코드인사' '대구경북 배제'라는 변함없는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탕평 인사'를 기대하지 않았기에 그리 실망할 것도 없지만, 이런 마음 씀씀이로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갈지 걱정이 앞선다.이번에 지명된 7개 부처 장관의 출신 지역은 호남 4명, 부산경남(PK) 2명, 강원도 1명이다. 호남 출신은 기존의 장관 3명을 더하면 모두 7명이나 돼 가히 '호남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PK 출신은 4명이다. 18개 부처 중 11명의 장관이 호남·PK 출신이라니 지독한 편중인사가 아닐 수 없다.반면에 대구경북은 단 한 명도 입각하지 못했다. 전임 정권의 '부역자' 취급을 받는 TK 출신은 능력과 상관없이 등용되기 어려운 분위기다.위의 상황을 종합하면 정권의 지지기반에서 태어나면 장관이 되지만, 지지기반이 아닌 곳에서 태어나면 장관을 꿈꾸지 말라는 결론이 나온다. 민주국가에서 상상하기 힘든 차별이다. 과거 정권들도 '코드 인사'를 했지만, 소외·특정 지역에 대한 배려는 빠트리지 않았다. 이번 정권은 염치나 체면도 없고, 오로지 자기 '편', 자기 '표'만 챙겼다. 거기다 '전라도 정권'으로 착각할 만큼 특정 지역만 몰아주고 있으니 줄어들었던 지역감정을 다시 불붙이려는 의도가 아닌지 묻고 싶을 정도다.그러면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장관 후보자 프로필을 출생지가 아닌 고등학교 출신지로 발표했다. 이렇게 계산하니 호남 출신은 4명에서 0명이 됐고, 대구경북 출신은 0명에서 1명이 됐다. 국민 눈을 속이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전형이다. 청와대는 이런 '잔머리'를 쓰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국민을 화합시키고 힘을 모을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번 개각은 역대 최악의 편중 인사였다는 사실만큼은 명심하길 바란다.

2019-03-11 06:30:00

[사설] 미국 다음으로 경제 좋다는 청와대 발표, 누가 수긍하겠나

청와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2018년 2.7%로 미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인구 5천만 명 이상에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국가인 3050클럽 중 양호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또 올해엔 미국과 공동 1위, 2020년엔 1위로 예측된다고 했다.청와대가 제시한 자료의 신빙성은 차치하고 경제난으로 국민 대다수가 힘겨워하는 상황에서 미국 다음으로 경제가 좋다는 발표를 수긍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경제 상황과 동떨어져 뜬금이 없고 어떻게든 경제 성과를 내세우고 싶은 청와대의 몸부림이 안타까울 정도다.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역대 최악, 최저, 최대란 수식어가 어김없이 따라붙고 있다. 어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 총액 역시 6천129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국내 경기동행·선행지수는 통계 작성 이후 최장기간인 8개월 연속 동반 하락세를 나타내는 등 경제가 위기에 봉착한 지 오래됐고 국민 대다수가 고통을 겪고 있다.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을 청와대는 경제 치적으로 자랑하고 싶겠지만 이럴 계제가 아니다. 잘못으로 드러난 경제 정책들을 수정·폐기하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때다. 당장 정부가 올해 15만 개로 설정한 신규 일자리 창출 목표부터 달성이 힘들다.문재인 대통령과 경제팀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지만 구체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경제 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에 따른 선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미국 다음으로 경제가 좋고, 2020년엔 1위를 할 것이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발표를 한 것을 보면 청와대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청와대가 앞장서 비상한 조치를 취해도 모자랄 판에 엉뚱한 자료나 발표하고 근거 없는 낙관론에만 빠져 있어 정말 걱정이다.

2019-03-11 06:30:00

[사설] 경북대, 부끄러운 모습 딛고 지역사회 이끌 위상 찾아야

경북대를 걱정하는 대구경북 사람들이 적지 않다. 2년간의 공백을 거쳐 2016년 새 총장이 취임했지만 퇴진 촉구 활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지난 7일에는 40개 여성단체들로부터 부끄러운 '성평등 걸림돌상'을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정부 청렴도 측정에서 4년 연속 만년 5등급 꼴찌로 평가됐다. 대구경북을 이끌길 바라는 지역민들에게 경북대의 이런 모습은 그저 안타깝다.세계 여성의 날 111주년과 대구여성대회를 맞아 받은 '성평등 걸림돌상'은 참으로 민망하다. 경북대가 10년 전 성폭력 사건 당시 가해자와 2차 가해자들을 적절히 징계하지 않은 데다 지난해 다시 논란이 됐을 때조차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서다. 지성인 집단을 지휘하는 대학 총장의 지도력과 도덕성, 철학마저 의심받을 만하다.10년 세월 두 차례에 걸친 문제 제기에도 메아리 없던 대학에 이런 상을 준 여성단체 입장도 참담하기는 마찬가지였을 터이다. 여성 인재를 기르는 대학에 받기도 망측할 그런 상을 주지 않을 수 없었으니 말이다. 이번 상에는 대학 내는 물론, 이 땅의 모든 여성에 대한 대학의 달라질 모습을 바라는 염원이 담겼을 것이다.경북대는 지역에서 변함없이 소중한 자산이다. 과거처럼 앞으로도 숱한 역할을 할 인재의 양성뿐만 아니라 지역발전 선도에 없어서는 안 될 기관이다. 바로 그런 대학에서 지금 일어나는 좋지 않은 일들은 대학의 집단지성을 제대로 쓰면 충분히 막을 수 있기에 더욱 답답하다. 지도부와 구성원 모두 자성할 일이다.지금 대구경북은 정치 환경 변화로 어느 때보다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한 즈음이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은 오랫동안 이어진 각종 나쁜 통계 수치나 청년의 대구경북 탈출 같은 비관적인 흐름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분명하다. 이를 헤쳐나갈 최고의 집단 지성이 절실한 요즘, 대학은 그 역할이 돋보이게 마련이다. 국립대학인 경북대도 예외는 아니다.

2019-03-11 06:30:00

[사설] 영주 삼각지 마을의 재생을 주목한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의 방문으로 '영주 삼각지 마을'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자랑하고 있다. 영주시 도심에 있으면서도 시내를 가로지르는 철도로 둘러싸여 내륙의 섬처럼 고립되었던 영주 삼각지 마을이 명소로 거듭난 것은 도시재생 사업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영주시가 일찌감치 도입한 공공건축 정책이 정부가 추진하는 '동네건축 생활 SOC' 모범 사례로 선정되면서 그동안 건립한 영주시 노인복지회관 등 건축물들이 각종 건축상까지 휩쓴 것이다.이것은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지원하는 주민 참여와 협치의 대표적인 모델이자 마을 자원을 소중히 활용하는 도시재생의 훌륭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것은 지방 중소도시에 불과한 영주시가 서울특별시보다도 빨리 공공건축가제도를 운영하고, 시민이 행복한 건축을 추구해온 선진 행정력의 귀결이다. 박수를 받을 만하다.공공건축물은 그것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그 주인이며, 오랫동안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면서 후대에 남을 유산이기도 하다.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도 "자체적으로 공공건축가제도를 앞서 운영한 영주시가 이제는 건축 기행지가 되었다"며 좋은 건축이 우리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례로 삼각지 마을을 언급했다.영주의 성공이 알려지면서 영주의 공공건축 정책을 배우기 위한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도 줄을 잇고 있다. 매년 1천500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영주를 방문하고 있으며, 일반 관광객들도 삼각지 마을을 찾을 것이다. 영주시 또한 전국 최초로 도입한 공공건축가제도와 도심재생 마스터플랜 및 공공건축 디자인 관리시스템 우수 사례를 공유하며 정보를 나누려 한다."좋은 공공건축들이 많아지면 동네 환경이 바뀌고 주민들의 삶도 보다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장욱현 영주시장의 목소리에도 활력이 넘친다. 영주를 찾은 이 총리는 "영주시가 성공적으로 도입한 총괄건축가, 공공건축가제도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모처럼 성과를 높인 영주의 공공건축 정책이 전국에 전파되어 많은 지역과 주민을 위한 동네건축의 혁신 사례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2019-03-09 06:30:00

[사설] 미세먼지, 정확히 측정 않으면 대책도 없다

시민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대구 지역엔 이를 측정할 시설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부족한 시설조차 시민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곳에 설치해 둔 곳이 대부분이어서 측정치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진다. 사정이 이러니 대구시가 일상화한 시민들의 미세먼지 공포를 제대로 이해는 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대구시가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물질 농도 등을 측정하고자 설치한 대기질 측정망은 16곳에 불과하다. 측정망 1대당 축구장 7천700개(55㎢) 면적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마저도 특정 지역에 치우쳐 있기 일쑤다. 동구는 남쪽에만 2곳이 있고 달서구는 북쪽에만 3곳이 있다. 대구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달성군 역시 2곳뿐이다. 대구 시민들이 즐겨 찾는 두류공원, 신천변, 앞산, 동성로 등 인구 밀집 지역은 아예 측정 대상에 포함하지도 않았다.측정망 위치도 환경부 기준을 지키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측정망은 지상 1.5~10m에 설치해야 하지만 이 기준을 지킨 곳은 대구의 측정망 16곳 중 2곳뿐이다. 사람들이 호흡하는 공간이 아닌 훨씬 높은 공간에서 측정한 수치를 근거로 제대로 예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세먼지는 대개 바닥에 깔리기 때문에 높은 곳에 설치하면 정확한 농도 측정이 어렵다. 시민들은 높은 곳에서 측정한 공식 수치를 믿고 나다니는 일이 벌어질 개연성이 크다.시민 실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정확히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지 않으면 맞춤형 대책 마련도 어렵다. 미세먼지가 사회문제화되자 각 도시들은 앞다퉈 대책을 내놓고 있다. 부산시는 최근 입체적으로 대기질을 감시할 수 있는 '대기질 정밀측정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광주시는 벌써 지난해 10월 '미세먼지 없는 청정 광주 만들기' 5개년 계획을 세워 진행 중이다. 모두가 정확한 공기 오염 측정을 통한 대책 세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구시도 하루빨리 미세먼지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및 대기오염 물질의 정확한 측정이 먼저다.

2019-03-09 06:30:00

[사설] 북 비핵화 계속되는 한미 엇박자, 동맹 균열 우려한다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향후 대응 방안을 놓고 한미 간 이견이 심상치 않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인권 문제까지 다시 거론하면서 대북 압박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남북경협 속도전'으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그러자 AP, 블룸버그 통신 등 미국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편을 든다" "트럼프 행정부와 갈라선 것이다"라며 불화결별설을 제기했다.이에 대해 청와대는 부인하지만 6일 문 정부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의 워싱턴 회동 결과는 청와대의 주장을 수긍하기 어렵게 한다. 두 대표는 '하노이 핵 담판'의 결렬 배경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나 '비핵화'와 '남북경협'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그 근거는 회동 결과에 대한 양측 설명의 차이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조율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외교부 발표는 상당히 다르다. "양국 간 소통과 협의를 유지하기로 했다" 등의 외교적 수사(修辭)만 있을 뿐 'FFVD'는 물론 '비핵화'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이를 두고 대응 방안에서 미국은 '비핵화'와 '대북제재 유지'를, 한국은 '남북경협'을 앞세웠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사실이라면 문 정부는 큰 오판(誤判)을 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것은 남북경협이 아니라 대북제재이기 때문이다. 하노이 핵 담판에서 김정은이 "나에게 시간은 중요하다"고 한 이유다. 대북제재 해제가 급하다는 것이다.남북경협으로 비핵화한다는 것은 문 대통령의 상상일 뿐이다. 남북경협은 비핵화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의 숨통을 틔워줘 비핵화를 더욱 늦출 뿐이다. 유엔과 미국의 제재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2019-03-08 06:30:00

[사설] 경제 한 치 앞도 안 보이는데 신년계획 서면보고 받아서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경제 부처 모두가 이달에 서면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새해 업무 계획을 보고했다. 연말·연초 진행됐던 경제 부처 신년 업무보고가 1분기가 끝나가는 3월에서야, 그것도 대면보고가 아닌 서면보고로 대체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정부 18개 부처 중 11곳이 서면으로 업무보고를 했다.경제가 위기로 치닫는 상황에서 경제 부처가 대통령에게 직접 주요 현황 변화 보고를 못 하고 서면보고에 그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등 전임 대통령들은 시기와 형식은 달랐지만 연말·연초에 부처 업무보고를 직접 받았다. 경제 중요성을 고려해 경제 부처가 대부분 첫 순서를 맡았다.대면보고가 아닌 서면보고로 대체된 탓에 기재부 경우 업무보고가 부실투성이다. 이미 발표한 대책들을 다시 나열하는 등 재탕, 삼탕 내용으로 채워졌다. 지난해 12월 발표했던 2019경제정책방향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상반기에 재정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조기 집행하고 사회 서비스 일자리를 9만5천 개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새해 경제정책 방향 등에서 이미 발표한 것들이다.올해 우리 경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내우외환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경기가 최장 기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업 투자는 얼어붙었고, 고용과 분배는 악화하고 있다. 수출마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빨간불이 켜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6%로 낮췄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부처가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업무보고를 한 것은 문 대통령과 관련 장관들의 경제에 대한 인식이 안이하다는 방증이다. 문 대통령부터 대북 문제는 시간을 갖고 차분하게 접근하고 발등의 불인 경제 활로 찾기에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이 어느 방향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장관을 비롯한 관료들은 그 방향으로 뛰기 마련이다.

2019-03-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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