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분향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유가족이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천안함 폭침, 누구 소행인가 말해 달라

27일은 서해 수호의 날이었다. 이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전'으로 희생된 국군 55 용사를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천안함 피격(2010년 3월 26일 금요일)은 우리 군의 희생이 가장 컸다. 북한의 의도된 기습 도발로 많은 장병이 희생된 만큼 천안함 폭침은 아무리 기려도 지나치지 않다.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건 대통령 당선 이후든 그동안 기념식에 참석한 적이 없다가 올해 처음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 대통령을 향해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가 "이게 누구 소행인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청한 것은 그동안 맺힌 한의 발로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한 번도 공식 석상에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이날의 기념사에서도 문 대통령은 유족을 위로했지만 정작 유족들이 듣고 싶어하는 북한의 도발 책임에 대해서는 거론도 않았다. "남북 간 군사 합의로 서해 바다에서 적대적 군사행동을 중지했다"고 강조했지만 '북한'이란 단어조차 꺼내지 않았다. '애국심이야말로 가장 튼튼한 안보'라면서도 진정 애국한 이들의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줄 생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그렇다 보니 아직 일부에서는 천안함 사태는 진행형이다. 참여연대의 평화군축센터는 천안함 10주기를 맞아 논평을 내며 천안함 폭침을 '침몰'이라 지칭했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에 의한 폭침'은 절대적 신앙으로 강요됐다"고 논평했다. "한마디로 천안함 사건은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인 미제사건"이라는 것이다.천안함 폭침은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 우리 해군 초계함이 북한 연어급 잠수함의 어뢰에 의해 격침됐다는 것이 팩트다. 우리 장병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사건 후 정부는 원인 규명을 위해 5개국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꾸려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임을 공식 발표했다. 그래서 천안함 폭침에 대한 정부 공식 입장은 '북한 소행'이라는 것이다.그럼에도 '누구 소행인지 말해 달라'는 요청에 문 대통령은 '정부 공식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정부 공식 입장이 '북한 소행'이라면 '북한에 책임이 있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그러니 유족의 한도 풀리지 않고, 대통령의 애국심 강조도 공허해진다.

2020-03-28 06:30:00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가 끝난 뒤 본회의장을 나서던 중 갑자기 쓰러지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사설] 코로나 극복…지금 필요한 건 비난 아닌 격려

최근 권영진 대구시장이 코로나19 긴급생계비 지원 개시 시기를 놓고 이진련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과 설전을 벌이다가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가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지금으로서는 4월 중순까지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데 시정(市政) 총책임자인 대구시장의 공백으로 인해 코로나19 방역 전선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바이러스와의 싸움도 힘에 겨운데 대구시 수장과 시의원 간의 감정 대립으로 이런 일까지 벌어지는 모습을 보는 시민들 마음도 편치 않긴 마찬가지다.권 시장은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이 시작된 시점부터 야전 침대에서 잠을 자면서 매일 브리핑을 직접 진행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여왔고 그 모습은 지역사회에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언론 노출이 잦아지면서 이런저런 설화도 겪었다. 이번 긴급생계비 지원 시점의 경우 이 시의원이 시민을 대표해 의당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인데 권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한 나머지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감이 있다.긴급생계비 지원이 촌각을 다투는 사안인 만큼 지급 시기를 최대한 당기라고 강력 촉구하는 선이었다면 몰라도 당초 4월 16일 개시할 수 있다는 대구시 방침을 총선용 정치 포석으로 의심하고 정쟁화시킨 정치권의 자세도 고와보이진 않는다. 미증유 감염병과 싸우느라 모두가 극한의 피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 업무의 큰 축을 맡은 공직사회를 앞뒤 안 재고 공격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의료계에서도 방역 과정에서 일어난 일을 놓고 서울과 대구 지역 기관 간에 비난과 폄하, 공방이 오가는 모습이 노출됐는데 역시 바람직하지는 않다.애초부터 코로나19 같은 대재앙에 대처하다 보면 지역사회가 감당 못해 일이 꼬이는 경우가 비일비재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대구시민들과 의료계, 공직사회가 보여준 방역 성과와 성숙한 시민의식은 세계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민, 의료진, 공직자 너나할 것 없이 임계 상황을 맞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이다. 이럴 때일수록 힘이 되는 것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상호 이해와 격려다. 안 그래도 대구에서 집단감염이 시작된 터라 알게 모르게 대구에 대한 외지인들의 이미지도 나빠질 텐데 우리끼리 삿대질해서 되겠는가.

2020-03-28 06:30:00

육군 수도군단이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국항 검역소에 장병들을 파견해 '코로나19'(이하 코로나) 바이러스 해외 유입 차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사진은 인천공항 검역을 지원 중인 육군 수도군단 특공연대 장병들이 중국발 항공기 입국 승객들의 문진표를 확인하고 있다. [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사설] 심상치 않은 코로나 해외 유입 증가세, 특단의 대책 나와야

코로나19 국내 하루 확진자가 감소세에 접어든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최근 들어 감염병의 해외 유입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큰 걱정거리가 추가됐다. 국경을 완전 봉쇄하지 않는 한 감염병 해외 유입을 원천 차단할 방법이 없기에 이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위협 요소다. 이제부터는 지역사회 확산 차단과 해외 유입 차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기에 방역 난이도가 훨씬 높아졌다.온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과 경제적 고통 감내, 방역 당국의 피나는 노력 결과 대구경북을 필두로 지역 확산 차단은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1월 20일 이후 7주 동안 매주 2~7명에 불과하던 해외 유입 사례는 3월 중순 이후 껑충 뛰어 25일부터는 오히려 국내 발생 건수를 넘어섰다. 유럽과 미국의 감염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찍이 예견된 시나리오지만 증가세가 너무 가파른 것이 문제다.우리 정부는 유럽발 입국자의 경우 지난 22일부터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27일부터는 미국발 입국자 가운데 유증상자에 대해 검사를 하는 등 해외 유입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공항 검역을 무사 통과한 입국자가 지역사회에서 확진 판정을 나중에 받는 경우가 해외 유입 사례의 절반쯤 된다는 점은 크게 우려스럽다. 2주 동안 자가 격리됐다가 해제된 외국인이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된 경우도 있다고 하니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감염병의 해외 유입을 제대로 막지 못하면 지금껏 우리 사회가 천신만고 끝에 일궈낸 방역 성과는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을 국제공항·항만에 투입해 더 촘촘한 방역망을 짜야 한다. 자가 격리 등 우리 정부의 지시를 지키지 않는 외국인은 강제 출국시키고 입국 내국인의 경우 자가 격리 생활지원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 나름대로 페널티 규정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은 국경을 오가더라도 바이러스만은 못 넘나들게 철저히 방벽을 쳐야 한다.

2020-03-27 06:30:00

[사설] 중소기업 42% “석 달 이상 못 버틴다”, 정부 역할 막중하다

장기간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사태가 복합된 경제 위기로 중소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이 3개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407개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 사태가 지속하면 42.1% 기업들이 '3개월 이상 감내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경영상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는 기업은 64.1%에 달했다.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은 외환·금융 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긴급 자금 1천만원을 대출받으려고 전국 62개 소상공인진흥공단 지역센터마다 장사진을 이룬 소상공인들에게서 절박한 사정을 실감할 수 있다. 당장 숨이 넘어갈 지경에 처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폭증하는 상황이다.기업이 무너지면 대규모 해고가 불가피하고, 그에 따라 가계 경제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신속한 지원을 해 기업 줄도산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 사태를 막아야 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폐업 사태'가 벌어질 경우 그에 따른 경제·사회적 피해도 막대하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부 대책이 시급하고 절실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마침 중소기업중앙회가 금융·세제, 소상공인, 노동, 판로·상생, 스마트공장·인증·환경 등 5대 분야 17건의 정책과제를 정부에 요청했다. 금융 분야에선 민간 금융기관의 금리 인하 유도, 운전자금 절실 업체에 보증 한도와 상관없는 특례 지원, 소상공인 분야에서는 영세 소상공인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영세 소상공인 방역 및 휴업보상금 지급 등을 꼽았다. 하나하나 정부가 대책을 내놔야 하는 사안들이다. 정부가 1·2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만기대출금과 대출이자 상환 유예 등 금융 대책을 발표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자금 집행과 정책 전달이 늦어져 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현장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 실효적인 지원 방안을 실행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2020-03-27 06:30:00

[사설] 코로나 생계자금 지원, 합리적 잣대로 집행도 서둘러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시민을 위한 3천억원 규모의 긴급생계자금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나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피해자 지원을 위한 합리적인 잣대 마련이 절실하다. 또한 지급 시기도 중요한 데다 현재 예정된 선불카드와 온누리상품권 지급이란 두 가지 방법에 따른 사용처 제한의 걸림돌도 해결 과제이다. 전례가 없는 위기 사태에 따른 돌발 상황인 만큼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대구시가 신경을 써야 할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닌 셈이다.지금까지 대구시는 코로나19 방역이라는 절체절명의 긴급 사태에 직면하느라 힘든 날을 보냈다. 또한 모든 행정력을 방역에 쏟는 바람에 힘겹게 버티는 피해자들의 생존을 위한 긴급생계자금 지원과 같은 후속 조치에는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제 대구시는 지역의 앞날을 위해서 어렵게 마련된 3천억원을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데 매달릴 때다.대구시에 따르면 4월 10일부터 50만~90만원까지 차등 지원하게 될 긴급생계자금은 현재 건강보험료(건보료)를 기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름 합리적인 기준으로 판단되는 건보료 잣대이긴 하지만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직장가입자와 달리 지역가입자인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과 재산, 차량 등을 합치면 현재 제시된 보험료를 넘는 사례도 적잖아 자칫 지원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따라서 시비를 가급적 줄일 지원 기준의 유연성이 절실하다.다음은 지급 시기다.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대구 경제는 초토화됐다. 대구의 거의 모든 산업이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해 나날이 고통을 호소할 만큼 처절하다. 정부가 대구를 특별재난지역에다 긴급 예산 편성에 나선 까닭도 존망의 기로에 몰린 대구를 그냥 둘 수 없는 절박함에서다. 이런 지원도 시기를 놓치면 효과는 줄기 마련이다. 대구시는 행정력에다 민간 인력을 쓰더라도 지급 시기를 앞당길 길을 찾아야 한다. 긴급생계자금의 선불카드와 온누리상품권 지원에 따른 사용처 제한 문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2020-03-27 06:30:00

[사설] 앞으로 열흘간이 코로나 통제의 ‘골든 아워’이다

오는 4월 6일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이 가능할까. 여기에 두 가지의 딜레마가 있다. 먼저 개학이 이루어지려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현저히 꺾여 방역 당국의 통제 범위 내로 들어와야 한다. 그다음엔 유치원과 학교에서 혹여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집단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하는데, 아무도 그것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박백범 교육부 차관도 "4월 6일 개학할 수 있을지는 지금 속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상반기 학사 일정 전체에 차질이 생기면서 대학입시 일정 조정 등에도 지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학가에서도 온라인 강의 체제를 1학기 전체로 연장하는 방안 등을 고심하며 초·중·고교의 개학 시점을 주시하고 있을 뿐 뾰족한 대안이 없는 형편이다.정부가 소규모 모임일지라도 최대한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아직은 사회적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는 코로나 감염 폭증세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대구시 교육 당국과 대학가의 학사 일정 확정과 추진에 대한 고민과 부담감도 그만큼 크고 시민과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열흘간이 코로나19 방역의 성패를 결정할 '골든 아워'가 될 것이라고 한다.개학 예정일까지 통제가 안 될 경우 장기전을 대비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개학을 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해 '집단 면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이 또한 딜레마이다. 만약의 대규모 집단 발병과 사망 사태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개학 전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추가 확진자를 줄이고 전염병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게 우선일 것이다.교육 당국도 이 같은 전제 아래 학사 일정을 짜고, 감염 예방 대책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는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 온 국민이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방역 당국과 의료계는 그동안 코로나 확산세를 통제 가능한 범위 내로 장악할 수 있도록 방역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2020-03-26 06:30:00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인면수심 ‘n번방 범죄’, 솜방망이 처벌이 독버섯 키운 꼴

경찰이 성 착취 동영상을 조직적으로 제작·유포한 이른바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을 25일 포토라인에 세우고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박사방 사건은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동영상을 만든 후 해외 메신저 앱인 텔레그램에 올려 유료 이용자에게 유포하거나 성폭력 범죄에 직접 노출시킨 디지털 성범죄다. 원조격인 'n번방'을 모방해 1년 넘게 성 착취 동영상을 거래해오다 이번에 꼬리가 밟혔다.공무원·공익근무요원 등이 가담한 '박사방' 사건은 인터넷 등에 은밀히 확산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 여성만도 74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아동·청소년 피해자도 16명이다. 돈벌이를 위해 여성들을 육체적·정신적으로 학대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며 소비했다는 점에서 인간성의 바닥을 드러낸 극악 범죄가 아닐 수 없다.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데는 반사회적 범죄를 규제해야 할 국회와 사법 당국의 미온적인 대응 탓이 크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를 엄벌해야 함에도 적발된 범죄자의 8할 이상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다 보니 독버섯을 계속 키운 꼴이 된 것이다. 지난해 'n번방'을 운영하다 붙잡힌 전모 씨의 경우 검찰이 고작 징역 3년 6개월 구형에 그친 것만 봐도 사안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여기에다 불법 동영상을 돈 주고 사는 사람도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조주빈이 관리해온 '박사방' 유·무료 회원 가입자만도 1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적게는 20만원부터 최고 150만원의 회비를 낸 유료 회원 중에는 동영상을 퍼나르거나 '성 착취' 행위에 직접 가담했다가 구속된 사람도 18명에 이른다.검찰은 이들 적극 가담자는 물론 돈을 내고 불법 영상을 소비한 단순 참여자 등 모든 방조자에 대해서도 공범으로 간주해 철저히 수사하고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 피해 여성의 인간성마저 말살하는 이런 인면수심의 극악 범죄는 뿌리까지 완전히 뽑아내지 않으면 재발을 막을 수 없다.

2020-03-26 06:30:00

[사설] ‘서울 TK’ 심판한 지역 민심, 통합당은 통찰해야

미래통합당의 대구경북 지역 공천이 지역민의 뜻을 무시한 일방통행의 낙하산 공천이었음이 확인됐다. 우선 추천 지역에서 경선 지역으로 바뀌었거나 경선 지역이지만 '무늬만 TK'인 인사가 경선 후보로 지정된 곳에서 공천관리위원회가 '내리꽂은' 인사들 모두 고배를 마신 것이다. 이는 지역에 대한 기여나 애정도 없는 인사가 '중앙당 빽'만으로 지역 국회의원이 되는 구태를 지역민이 이제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대구 달서갑 경선에서 '뜬금포' 소리를 들었던 이두아 변호사가 홍석준 전 대구시 경제국장에게 참패했다. 공관위는 당초 이 변호사를 우선 추천했으나 지역의 강력한 비판 여론에 밀려 경선 지역으로 선회했었다. 이 변호사는 선거사무소나 예비후보 등록도 않고 있다가 비공개로 공천 신청을 해 '기본'도 안 돼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대구 동갑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1차 영입 인사인 이진숙 예비후보가 류성걸 전 의원에게, 당초 영주문경예천에서 우선 추천을 받은 황헌 예비후보가 새로 조정된 영주영양봉화울진 경선에서 박형수 예비후보에게 각각 졌다. 공관위는 선거구 조정 결과도 보지 않고 황 예비후보를 공천해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이런 결과를 두고 다른 우선 추천 지역에서도 경선을 했으면 과연 우선 추천을 받은 인사가 이길까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역시 '뜬금포' 소리를 듣는 대구 북갑의 양금희, 과거 언론 기고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신속한 탄핵을 촉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해 정체성을 의심 받는 김형동 예비후보가 그렇다는 것이다.이런 의문은 자연스럽게 이들에게 밀려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역 의원들의 선전 여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역시 대구경북 공천이 지역민의 뜻을 거스른 것임을 말해주는 현상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황 대표는 '혁신 공천'이라고 우겼다. 이런 오만한 자세로는 지역 민심의 이반을 부추길 뿐이다.

2020-03-26 06:30:00

13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교육사령부 야전교육대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664기 해군병이 각개전투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어이없는 훈련병 코로나 검사, 책임자 엄중 문책하라

군이 4명의 검체를 한데 섞어 대구경북 지역 출신 훈련병들의 코로나19 감염증 검사를 실시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국방부는 최근 대구경북 출신 훈련병들에게 이런 방식으로 검사를 하라는 지침을 각 군에 내렸고, 지난주부터 검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훈련병들을 소모품으로 여기는 비인간적 국가 폭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발상을 했는지 그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여러 명의 검체를 한데 섞어 진단검사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일반인도 아는 상식이다. 감염된 사람의 검체에 있는 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검체를 오염시켜 음성인데도 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 반대로 감염된 검체의 바이러스 양이 아주 적을 경우 바이러스가 희석돼 감염됐는데도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몇몇 일선 부대에서는 국방부의 지침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지만, 국방부는 지침 시행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그 이유는 비용과 시간 절약 때문이라고 한다. 적은 예산으로 신속히 검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와 민간 의료계에서 "신속한 검사보다 정확한 검사가 중요하다" "매우 황당한 발상이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물론 군 내부에서도 같은 소리가 나온다.군은 이런 방법으로 약 700명의 훈련병이 검사를 받았고 양성 반응을 보인 인원은 없다고 한다. 신뢰하기 어렵다. 감염자가 있음에도 바이러스의 희석에 따른 음성 판정 가능성을 원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다수가 단체생활을 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훈련소의 특성상 집단감염은 피할 수 없다. 이는 우리 군의 전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훈련병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귀중한 젊음을 희생하는 고귀한 우리 청년들이다. 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돌보는 것은 국가와 정부의 최소한의 의무이다. 훈련병에 대한 코로나 검사 방법은 군 당국이 이에 대한 자각이 전혀 없음을 잘 보여준다. 당장 검사 방법을 '정상화'해야 한다.

2020-03-25 06:30:00

[사설] 전염병 취약시설의 산발적 감염 저지도 관건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 함께 전염병 취약지역인 요양병원의 집단감염을 어떻게 막느냐가 향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저지하는 최대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대구시에는 지난 주말에도 5곳의 요양병원에서 18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그동안 전수조사를 통해 확인했거나 별도의 양성 판정을 받은 요양병원 확진자가 200명이 넘는다.요양병원은 고위험군 환자가 대부분이어서 전염병 확산의 사각지대이다. 사망자 발생 가능성도 클 수밖에 없다.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이유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요양병원 감염자 수는 대구 한사랑요양병원 92명, 달성 대실요양병원 78명, 김신요양병원 35명, 경산 서요양병원 35명 등으로 누적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따라서 고위험 집단시설에 대한 추가 전수조사와 예방 관리가 방역 대책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대구시도 400곳에 이르는 요양병원과 사회복지시설 등 고위험 집단시설 종사자와 입원자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취약한 사회복지생활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적 코호트 격리 병행 또한 당연한 조치이다.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기간이 코로나 확산세를 억누르는 분수령이 되어야 한다. 방역 시스템에 긴장감이 풀려서는 안 된다. 대구시의 지난 전수조사 또한 늑장 대처라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의심증상자에 대한 신고 의무 등 관리규정 강화가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상당수의 요양병원에서 병원 내 감염 예방 업무를 담당할 감염관리실이 운영되지 않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전염병에 취약한 구조를 지닌 요양병원의 감염 관리 강화를 위한 법령의 정비도 숙제로 남았다. 신천지교회발 확진자 폭증세는 수그러든 반면 전선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감염원 파악이 어려운 산발적 집단감염이 많다. 국지전의 전면전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 개인의 생활 방역 일상화 및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과 함께 산발적 집단감염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2020-03-25 06:30:00

[사설] 기업 줄도산 사태 없도록 정부는 모든 수단 동원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한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를 대폭 확대해 100조원 규모의 기업 구호 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포함해 긴급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이 예상한 규모를 뛰어넘어 100조원에 이르는 기업 구호 긴급자금을 정부가 투입하기로 한 것은 줄도산 공포가 갈수록 커지는 등 기업이 큰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장기간 경기 침체에 코로나 충격까지 겹친 이번 경제 위기는 전방위적이고 복합적이어서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 직격탄을 맞은 관련 기업들은 줄도산 두려움에 떨고 있고 주력 산업 대기업들마저 영업 위축과 자금난으로 어려움에 빠졌다. 영업이 안 돼 수익이 악화한 데다 대출 만기까지 돌아와 기업들이 부채를 갚지 못해 도산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정부가 기업 구호 긴급자금 규모를 100조원으로 확대한 것은 시장의 과도한 불안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로 건강한 기업마저 도산하는 최악의 상황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적극적인 시장 안정 정책을 통해 기업에 유동성이 공급되면 극단적인 신용경색 우려가 조금이나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유동성 위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에 도움을 줘 문을 닫는 일은 막아야 한다.코로나로부터 국민 생명을 지키는 방역 전쟁, 민생 파탄을 막는 경제 전쟁 이 두 전쟁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 경제의 주축인 기업이 줄도산하면 우리 경제는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줄도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전방위적이고 치밀한 지원이 시급하다. 기업을 지키는 것은 국민의 소중한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신속하게 집행돼 기업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이와 함께 전면적 규제 완화와 친기업 정책들을 통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정부는 힘을 쏟기 바란다.

2020-03-25 06:30:00

[사설] 조국 위한 ‘사적(私的) 복수’ 위협한 범여 비례정당 인사들

'나꼼수' 출신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조국 사태'를 "검찰의 쿠데타"로 규정하고 "검찰 개혁을 위해 (검찰과) 한판 뜰 수밖에 없다" "올해 안에 반드시 정리하겠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담당했던 현직 검사 등 14명을 '검찰 쿠데타 세력'이라며 "(이 명단을) 널리 퍼뜨려 국민이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알려달라"고 했다. 윤 총장 등을 '벌레'라고 한 것이다.참으로 지독한 증오다. 그것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뻔하다. 가깝게는 4·15 총선 후 재개될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의 무산, 종국에는 '윤석열 검찰'의 제거일 것이다. 역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황 전 국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고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간다"고 했다. 최 전 비서관은 조국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만들어준 혐의로 기소되자 '기소 쿠데타'라고 비난했었다.황 전 국장은 '민변' 출신으로 조 전 장관의 서울 법대 후배이자 그를 형으로 부를 정도로 친분이 깊다. 황 전 국장은 조국 전 장관 취임 후 출범한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의 단장을 맡을 정도로 조 전 장관의 신임을 받았으며 개인적 친분도 깊다고 한다. 이들의 '증오'가 매우 개인적임을 알 수 있다.결국 이들의 '작전'이란 국회의원이란 공직을 이용해 조 전 장관을 수사한 '윤석열 검찰'에 사적 복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권의 공적 윤리가 총체적으로 와해됐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도 마찬가지다. 최배근·우희종 공동대표는 "국민이 조 전 장관과 그 가족에게 큰 빚을 졌다"고 했다. 기가 막히는 진실과 윤리의 전복(顚覆)이며 대한민국을 막스 베버가 말한 '가산'(家産)쯤으로 여기는 퇴행의 극치다. 이런 세력들이 국회로 진입하는 것은 곧 한국 민주주의의 죽음을 뜻한다.

2020-03-24 06:30:00

[사설] 코로나19 경제 쇼크, 긴급생계비 지원은 불가피한 선택

대구시가 내달 16일 시민 64만 가구에 긴급복지특별지원·긴급생계자금 등 총 6천59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구시민 104만 가구 가운데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와 중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상 초유의 지원책이다. 이에 앞서 경북도도 중위소득 85% 이하 33만5천 가구에 40만~70만원씩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일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와 경북도가 시도민 절반 안팎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성 지원책을 펴기로 한 것은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피폐가 그만큼 엄중함을 방증한다.대구시와 경북도의 이번 지원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몰아세울 수만은 없다. 감염병 사태로 지역사회가 겪는 경제적 충격과 고통이 전례 없는 수준인지라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저소득층과 소상공인들이 숨이라도 쉴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어서이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 중단 등을 요구한 만큼 이에 부응한 시민들에게 손실의 일부라도 보전해주는 것은 도리상으로도 맞다. 긴급생계자금이 역내 소비를 진작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정책엔 명분도 있다.그렇다고 해도 긴급자금지원은 결코 만능 처방일 수 없으며, 남발해서도 안 되는 최후 수단이다. 자칫하다간 앞으로 국가적·지역적 재난이 터질 때마다 비슷한 요구를 빗발치게 만드는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 모두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급하는 기본소득과 궤도를 달리해 이번 정책이 진행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코로나19 감염병 재난으로 경제적 고통이 더 큰 소외계층과 경제적 약자들에게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옳은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대구시와 경북도가 구상한 긴급지원 정책의 집행은 수혜 대상자 선별 과정 등에 많은 품이 들 수밖에 없다. 재난 상황에서의 긴급 구호는 신속성이 생명이다. 시와 도는 가용 행정력을 총동원해 집행을 서두르는 한편, 재정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국비 확보 등 세밀한 계획도 짜야 한다.

2020-03-24 06:30:00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약 2주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행을 강조했다. 23일 오후 대구 계명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연합뉴스

[사설] 아직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할 때다

경주에서 무더기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특정 술집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최근의 잇단 코로나19 감염 사례의 진원지가 경주 시내의 한 체인형 술집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술집을 방문한 택시 기사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또 이 술집 업주가 다녀간 사우나를 이용한 여성과 접촉한 배우자 및 지인 등이 감염된 것이다.경주시는 지난 18일부터 최근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18명 가운데 16명이 이 술집을 직접 방문했거나, 이들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술집 업주와 직·간접적인 관련자들도 있고, 이들로부터 재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예방 수칙 준수를 무시했거나 이에 대해 무관심했던 결과이다.코로나19는 현재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 증상 없이도 감염이 되는 강한 전파력을 지니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최선의 방안은 사회적 거리두기밖에 없다"고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집단감염 위험이 큰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의 운영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문화적인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우습게 여기고 마스크 끼는 것조차 거부하던 유럽과 미국의 서양인들이 코로나 광풍에 휩싸인 것을 주목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에는 청춘도 종교도 예외일 수가 없다. 질병관리본부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자의 30%가량이 20대라고 한다. 감염내과 의사들도 "사회 활동이 많으면서 감염 예방에 소극적인 젊은 층이 부모 또는 조부모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키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경고한다.전염병 대란이라는 비상 시국에도 합당한 예방조처도 없이 주말 예배를 강행하는 일부 교회의 행태에 대한 우려와 지탄의 목소리도 높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저지하지 못하면 우리 아이들의 4월 개학조차 어렵다. 사회의 전반적인 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다. 우리 이웃과 사회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모두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야 한다.

2020-03-24 06:30:00

[사설] 올 경제 ‘역성장’ 전망까지…위기엔 위기에 맞는 대책 필요

영국의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가 우리나라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기존 1.0%에서 2.0%포인트나 낮췄다.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 무렵인 1998년(-5.1%)뿐이다. 역성장 전망까지 나왔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코로나 사태가 미국·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한국 경제가 외환·금융위기에 맞먹는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이 중론(衆論)이다. 내·외부 위기가 겹친 '중첩복합위기'라는 점에서 사태가 더 심각하다. 코로나로 내수가 무너진 가운데 국제적인 인적·물적 교류가 막혀 추가적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위기 시작 단계에서 실물경제 위기가 확산한 것도 큰 악재다. 시기적으로도 우리 경제가 성장 동력이 꺼져가는 불안한 시점에서 코로나 사태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돼 위기 극복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50조원을 웃도는 비상금융조치 패키지 대책을 내놨다. 11조7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도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정부 대책이 위기 극복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경제 현장과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금융기관 대출이나 유동성 지원과 같은 전통적인 통화정책 틀에 얽매이지 말고 중앙은행이 직접 기업 등에 정책자금 대출을 하는 것과 같은 과하다 싶은 수준의 대책까지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상적으로 소비활동이 이뤄질 때까지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연명할 수 있도록 신속히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도 시급하다.내수가 멎고 수출 길도 꽉 막힌 '내우외환'이 조금만 더 지속하면 기업들이 '줄도산'할 개연성이 많다. 위기엔 위기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잘해주기 바란다" "고민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수사에 치중할 게 아니라 내각·청와대를 독려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치중해야 한다. 경제 위기를 돌파하려면 기존 틀을 뛰어넘는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끊는 것과 같은 비상한 대책이 절실하다.

2020-03-23 06:30:00

[사설] 집단시설 감염 확산 방지, 민관 협력이 해법이다

요양병원과 복지시설, 콜센터 등에서의 집단감염이 최근 빈발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대책에 경고등이 켜졌다. 노약자나 종사자가 밀집한 이들 시설에서 감염이 계속 번질 경우 '신천지'라는 급한 불을 끈 지역사회가 현 수준의 억제력마저 잃고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총력전 태세로 맞서야 할 때다. 집단감염에 대한 통제력 상실은 전체 방역 대책에 부담을 주게 되고, 코로나19 사태 조기 해결에도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지난주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의 집단감염은 대구시의 방역 대책 허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로 모두 76명이 확진됐다. 또 18일 첫 확진자가 나온 달성군 대실요양병원의 경우 모두 5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일 경산 서요양병원에 대한 전수검사 결과 33명이 확진자로 밝혀졌고, 대구 DB손해보험 콜센터 등 지역 21개 센터에서 74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집단감염은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지역감염 재확산 등 사태가 다급해지자 대구시는 21일 고위험 집단시설 종사자와 생활인·입원자 등 모두 3만3천628명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마무리했다. 경북도도 요양병원 등 집단 시설에서 예방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구상권 청구와 허가 취소 등 극약 처방까지 내놓으며 시설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요양병원 등 고위험 집단시설에 대한 예방적 방역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칫 집단감염이 코로나바이러스 재확산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부를 수 있어서다.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행정당국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다만 집단시설 자율에만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당국이 현장에서 거듭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 대구고용노동청이 중소 규모 콜센터에 설비·물품 구입 등 긴급 재정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지금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 앞서야 할 시점이다. 민관 협력이야말로 더 이상의 감염을 막고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2020-03-23 06:30:00

[사설]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목숨 잃는 사람 없어야

대구의 17세 고교생이 폐렴 증세를 앓다가 숨진 데 이어 연예인·비디오자키(BJ) 등 젊은이들이 의료기관으로부터 적절한 치료를 못 받고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 감염병과의 싸움에 의료계 가용 자원이 총동원되고 일반 병·의원들이 호흡기 관련 환자 진료를 꺼리면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이다. 감염병 대유행 상황이 아니라면 조기 치료로 목숨을 충분히 건질 여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안타깝다.요즘 발열 또는 호흡기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병·의원들로부터 기피 대상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병·의원들은 고열 또는 호흡기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내원하면 선별진료소의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하거나 약만 처방해 집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진 여부가 판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원시켰다가 나중에 코로나19 감염 환자로 판명나면 시설 격리·폐쇄 등 불이익을 받아야 하니 의료기관들의 이런 식 대응을 비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세균성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의 경우 증상 발현 이후 8시간 이내에 항생제 투여 등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증세가 급격히 악화되며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증세의 환자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느라 꼬박 6시간~하루를 허비하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다. 중증 기저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병원 내 감염 우려 등으로 병원 가기가 예전 같지 않다. 코로나19 감염 환자 못지않게 신속하고 집중적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수두룩할 텐데 대책 없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일지라도 의료 공백은 최소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의료진들이 비(非)코로나19 호흡기 환자들을 신속히 가려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 그런 점에서 사회에 알려진 코로나19 임상 정보가 너무나 부족하다. 장기적으로는 감염병 유행 시 일반 환자를 돌볼 수 있는 공공병원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2020-03-23 06:30:00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대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대구경제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설] 이런 경제팀으로 위기 극복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의 경제 상황을 "미증유의 비상 경제 시국"으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의 표현이 부족하다고 할 정도로 공포 수준으로 경제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10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고 투자·소비·수출 등 실물경제는 빈사 상태다.더 심각한 사실은 이 경제 위기의 끝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 가능성이 커 장기간 침체에 빠졌던 우리 경제는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질 우려가 많다. 이를 반영해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0.8%로 크게 낮췄다.미증유의 경제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특단(特段)의 대책이 필요하다. 위기 극복 해법은 경제팀 교체, 경제 정책 전환 두 가지로 집약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청와대 정책실장과 내각 경제팀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문 대통령에게 경제 위기의 심각성과 해법을 직언하기는커녕 상황을 오판하게 한 경제팀은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근 증권시장안정기금 카드를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집행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다"고 했다. 경제 수장이 구체적인 내용과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아 시장 공포를 오히려 키웠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기업인들을 수시로 불러모아 회사 사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과 같은 기업을 옥죄는 언행을 일삼았다. 시장이 신뢰하는 위기관리 전문가들로 경제팀을 바꿔야 한다.우리 경제는 코로나 사태 전에도 중병을 앓았다. 문 대통령과 정부는 코로나에 책임을 떠넘기지만 경제가 추락한 것은 정부의 잘못된 경제 정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성장률이 2%로 떨어지고 세금을 창출하는 일자리가 급속히 준 것은 하자투성이 경제 정책 탓이었다. 경제 정책 기조를 반기업·친노조에서 친기업·친시장으로 전환해야만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정부의 위기 대응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좋은 수치만 앞세워 "경제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던 문 대통령과 청와대·정부는 미증유의 이 위기에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말이 아닌 행동만이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경제팀 교체, 정책 전환이 경제 위기 해결책이다.

2020-03-21 06:30:00

[사설] 봇물 이룬 재난기본소득 제안, 진지한 성찰 해야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주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취약계층의 생활난이 워낙 심각한 데다 총선을 앞두고 있어 여·야를 막론하고 반기를 들기가 어렵다. 가장 큰 피해를 겪은 대구경북으로서도 솔깃할 수밖에 없다.게다가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인 한 사람당 1천달러를 지급하겠다는 구상까지 내놓았다. 일본도 현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증시 폭락 등 심각한 경제난 우려에 각 나라가 돈 풀기를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주저하지만 우리나라도 이에 편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부 단체장들은 이미 지자체 차원에서 현금 지급을 공언하고 있다. 운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뗐다. '전 국민 재난기본소득 100만원 지급'을 제안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맞장구를 치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공감을 나타냈다.하지만 진지한 성찰 없이 국민들에게 나눠주듯 이뤄지는 재난기본소득은 정부 재정 부실만 재촉할 뿐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현금으로 주든 상품권으로 주든 이미 보유한 현금의 지출 억제 현상으로 연결돼 소비 진작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잃어버린 10년이 30년이 된 일본이 소비를 살린다며 이미 여러 차례 현금 등을 지급했지만 정작 기대했던 소비 진작 효과가 미미했던 것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가뜩이나 복지비의 급속한 확대로 국민들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그 한편엔 코로나 사태로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 일자리를 잃은 일용직 근로자, 아르바이트 자리가 사라진 학생 등 생계를 이어가기 어렵게 된 취약계층 또한 급격히 늘었다. 나랏빚도 생각하고 취약계층의 생계도 걱정하려면 '기본소득' 같은 황당한 주장은 접고 취약계층에 대해 핀셋 지원을 해야 한다.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신용 보강에 집중하고 주52시간제 같은 규제를 풀고 애로 사항을 없애 마음껏 경영하게 해야 한다. 정부가 돈을 풀어 살리는 경제는 득보다 실이 많지만 기업이 만드는 경제성장은 실보다 득이 훨씬 크다. 트럼프가 1조달러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다우지수가 폭락하고,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로 기업들의 달러 수급에 숨통을 터주자 코스피 지수가 솟아 오른 것 그대로다.

2020-03-21 06:30:00

16일 신도 4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모두 46명이 확진된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 방역을 하고 있다. 은혜의 강 교회 확진자들은 지난 8일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사설] 교회의 집단 감염도 경계해야 한다

수도권에 있는 한 교회의 100여 명 신도 가운데 6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국의 도시마다 비슷한 상황의 교회가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좁은 공간에 한데 모여 집단 예배를 본 결과이다. 게다가 감염 차단을 위한 예방적 조치도 없이 예배를 강행하면서 입에 소금물을 뿌리는 상식 밖의 행태까지 불거진 것이다.문제의 심각성은 적잖은 교회들이 종교의 자유를 내세워 지방자치단체의 자제 요청과 행정명령을 듣지 않는 데에 있다. 발열 검사와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사용, 2m 이상 거리 유지 등의 합당한 예방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대다수 교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교회들은 현장 예배를 고집하고 있다.영상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소규모 교회와 건물 임대료 부담 등을 안고 있는 영세한 교회일수록 밀집 예배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교회의 사례에서 보듯이, 교회를 통한 집단 감염이 또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불길한 조짐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경북지역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어긋나는 종교 행위가 많아 걱정이다.신천지교회인들의 집단 감염으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경산시는 이달 초 각 기관·사회·종교단체의 집회 등 금지조치 긴급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개신교 측의 반발로 하루 만에 철회했다. 칠곡, 군위 등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그러니 지자체의 행정명령이 흐지부지된 가운데 상당수 개신교회가 예배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신천지교회와 수도권 몇몇 교회의 집단 감염 사례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금 같은 국가 비상사태에서는 교회 스스로도 자제해야 할 일이다.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는 종교 활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정부와 지자체 또한 단순한 권고나 자제 요청이 아닌 보다 단호하고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2020-03-20 06:30:00

[사설] 무차별 돈 풀기보다 피해 극심한 대상 찾아 맞춤 지원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첫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 사태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50조원 규모의 비상 금융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대출 원금 만기 연장, 대출금 이자 납부 유예 등의 조치를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이 무더기로 도산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겠다는 취지다.문제는 소득주도성장 환상에 사로잡힌 문 대통령과 정부가 '돈 풀기' 위주 정책을 남발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미국 등이 '헬리콥터로 돈 뿌리기'에 나서고 있는데다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렇게 할 개연성이 크다. 문 대통령이 "경제 난국을 헤쳐나가려면 더 많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재난기본소득 지원이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막대한 재원을 마련할 현실적 방안이 없고, 그 효과마저 불분명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현금성 지원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코로나 사태로 극심한 피해를 본 저소득층이나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등과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경북을 우선 지원하는 맞춤형 대책이 타당하다. 도움이 시급한 대상을 우선순위에 두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무차별적 돈 풀기는 재정 건전성이 무너지고 국가 신용도가 추락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40%를 넘어서게 됐다. 복지·사회 예산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를 재정으로 메워온 탓이다.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우리 실정에 특화해 최대한 효율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완화와 획기적 경제 체질 개선이 선행하지 않는 한 돈 풀기는 경기 침체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경제 약자들에 대한 응급 지원을 우선하면서 과감한 기업 규제 해제, 세제 혜택, 유연 근로제 확대, 대출 요건 완화 등 실효성 있는 대책, 그와 함께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 기조 전환이 필요한 때다.

2020-03-20 06:30:00

[사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폭격 맞은 대구경북 경제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나라 경제가 힘들지만 그중에서도 대구경북이 받는 충격은 가장 크다. 그 강도는 2008년 금융위기를 이미 넘어섰고 1997년 외환위기에 버금갈 것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미증유 바이러스와의 싸움도 버거운데 경제 쇼크마저 덮치니 안 그래도 산업 기반이 취약한 대구경북이 받는 겹고통은 너무도 위중하다.대구경북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5월까지 대구경북 지역내총생산(GRDP)이 9조3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경북 연간 GRDP의 5.8%나 되는 수치다. 분석대로라면 대구경북은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 위기를 맞았다. 대기업 하청 중소기업 비중이 너무 높은 지역 산업 기반은 외풍에 더 취약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세계 각국이 너도나도 출입국 제한에 나서고 있는데 지역 기업들로서는 중간재 수출 부진, 원자재 수급 차질 등 유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게다가 자영업자 비중이 22.8%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대구의 산업 구조상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우선은 이번 대구경북에 배정된 코로나19 추경예산 2조3천600억원에 대한 집행을 서둘러야 한다. 당장 생계 곤란에 처한 사회취약계층과 영세소상공인들을 긴급 구제할 수 있는 생계지원책을 아끼지 말고 펴기를 당부한다. 그런 점에서 긴급생계지원비가 이번 추경에서 600억원에 그친 것은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다. 대구시는 재난대책비 4천억원을 활용해서라도 긴급생계지원에 나서겠다고 하는데 상황이 상황인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본다.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자금 직접 지원보다 주 52시간 근무제 같은 생산 활동 관련 규제들을 한시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대구경북연구원은 제안했는데 새겨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 지금은 경제 비상시국으로 이것저것 재어 볼 여유가 없다. 정부와 대구시, 경북도는 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경제 대책을 신속히 수립해 과감히 시행해야 한다.

2020-03-20 06:30:00

[사설]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하라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가 "불법으로 중단했던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해 문재인 정부가 6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고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는 탈원전 정책을 강행한 탓에 두산중공업 경영난은 물론 원전산업 붕괴를 초래했다면서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정부에 촉구했다.창사 후 첫 명예퇴직에 이어 휴업까지 검토할 정도로 두산중공업 경영이 어려워진 것은 정부의 탈원전이 결정타가 됐다. 두산중공업은 신한울 3·4호기 기자재 제작에 이미 4천930억원을 투입했고, 신규 원전 4기 건설에 대비해 2천3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정부의 탈원전으로 7천억원 이상을 매몰비용으로 날리게 됐다. 원전 6기 건설이 백지화된 탓에 매출 7조~8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탈원전 희생양이란 말이 안 나올 수 없다.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결정하면서 '이미 진행 중인 원전 건설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논리를 적용하면 건설 중이던 신한울 3·4호기도 공사를 재개하는 게 맞다. 건설 허가냐 전력사업 허가냐의 차이일 뿐 엄연히 정부 허가를 받아 공사 중이었다. 2017년 2월 발전사업 허가를 얻었고 용지 조성까지 이미 끝냈다.신한울 3·4호기가 가져다줄 한국전력 이익만 60조원이 넘는다. 국민 1인당 100만원을 주고도 남는다. 공사가 재개되면 두산중공업은 2조원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국내 원전 생태계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무시와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원전 부품 협력사 180곳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건의문을 전달했지만 청와대가 아닌 산업통상자원부 담당 과장 전결로 불가를 통보했다. 50만 명 이상이 서명한 건설 재개 요청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산자부에 알아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근거가 차고 넘치는데 청와대와 정부는 언제까지 고집을 부릴 것인가.

2020-03-19 06:30:00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7일 종로구 주한중국문화원 앞 거리에서 광화문광장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황교안 대표, 어째서 TK공천이 ‘혁신 공천’이란 말인가

미래통합당의 일방적 '서울 TK 내리꽂기' 공천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대구경북 민심에 황교안 대표가 기름을 붓고 있다. 황 대표는 1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되돌아봐도 그 이상 하기 어려울 정도로 혁신 공천을 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지역은 모르겠으나 대구경북 공천에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 소리다. '막장 공천'이라는 소리가 왜 나오겠나.황 대표는 "전체적으로 혁신 공천이 이뤄졌는데, 그걸 채우는 과정에서 약간 시비들이 생긴 곳이 있다"고도 했다. 공천 결과에 대한 비판을 트집 잡기로 폄훼한 것이다. 공천 결과에 대해 지역민들은 한목소리로 그 부당성을 질타했다. 그리고 지역 언론은 이를 가감 없이 보도하며 잘못을 바로잡으라고 일관되게 촉구했다. 이런 여론과 언론의 비판을 '시비'로 치부하는 그 발상이 놀랍다.이는 제1야당 대표로서 당원은 물론 전체 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어낼 지도력이 있느냐는 의심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제1야당 대표로서 정치 상황 판단과 정무적 감각이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느냐, 도대체 대구경북 여론을 어떻게 전달받기에 당 대표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느냐, 심지어는 신문도 안 보느냐는 비판이 들끓는 이유다.이런 의구심은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이 승리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으로 이어진다. 공천 결과에 대한 지역의 반발 강도로 보아 대구경북의 선거 결과는 통합당의 희망과 어긋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총선 승리는 물 건너간다. 그 결과는 문재인 정권 심판이 아니라 보수 정치 세력의 총체적 몰락일 것이다. 공천 결과에 대한 황 대표의 황당한 평가를 보면 그럴 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보이지 않는다.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황 대표는 17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 '황교안 오피셜'에 출연해서는 공천 결과에 대해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가겠다"고 했다. 이것이 일과성 면피 발언이 아니라면 신속히 잘못된 공천을 바로잡아야 한다. 시간이 없다.

2020-03-19 06:30:00

18일 오후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서구청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사설] 한사랑요양병원 무더기 확진…소규모집단 확산 막아야

대구 서구의 치매노인전문병원인 한사랑요양병원에서 17, 18일 이틀 사이 75명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한 달이 지나면서 대구경북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떨어지는 등 희망의 조짐이 보이나 했는데, 심상찮은 복병을 만났다. 한사랑요양병원 사례는 앞으로 산발적 소규모 집단 감염에 대한 효과적 차단이 방역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한사랑요양병원 같은 소규모 집단시설은 고령층 기저질환자가 집중적으로 수용돼 있어 그 어느 곳보다 튼튼한 방역망을 쳐야 하는 곳이다. 감염병 고위험 집단인 이곳이 뚫렸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방역의 실패라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 일단은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치사 위험성이 높은 이곳 확진자들에 대한 집중적인 치료를 통해 청도대남병원 같은 수용자 다수 사망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본란을 통해 누차 밝혔지만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쉽게 끝날 사안이 아니다.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마무리됐다고 해서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이 2·3차 감염에 따른 지역 확산과 소규모 집단시설 감염, 해외 유입 등 우려하던 시나리오들이 잇따라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서이다. 대구시 등 보건당국이 현재 대구 지역 내 397개소 사회복지시설 및 요양병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진행률이 현재 30%에 불과해 앞으로 확진자들이 얼마나 더 나올지 예단하기도 어렵다.권영진 대구시장이 18일 브리핑에서 "솔직한 마음으로는 (법으로 가능하다면) 통행금지를 내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한 것은 이 감염병과의 싸움이 얼마나 힘들고 엄중한지 짐작게 한다.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위생 수칙 준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통한 생활 방역의 일상화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고, '아파도 회사·학교에 나간다'를 '아프면 쉰다'는 문화로 정착하는 등 생활양식도 당분간은 바꿀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2020-03-19 06:30:00

[사설] 코로나 충격으로 심각한 농촌 인력난

코로나 전염병 대란이 곳곳을 강타하고 있다. 도시민들의 일상이 겉돌고 서민 경제가 얼어붙었다. 이 뿐만 아니다. 농사철을 맞은 농촌은 예상치 못했던 인력난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가 경북지역 농촌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적기 공급마저 막아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해마다 모자라는 일손을 외국인 근로자를 통해 해소하던 농촌이 일손 부족 걱정까지 떠안게 되었다.경북도에 따르면 3월 말경부터 영양·봉화 등 8개 시·군 지역에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지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760여 명이 들어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진원지인 중국 근로자들의 입국이 사실상 막힌 데다, 동남아 사람들도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입국이 기약 없이 미뤄진 것이다. 농번기 인력 확충을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의지하던 농가들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수백 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들어올 예정이었던 영양지역의 고추 농사도, 영천지역의 마늘·양파 수확도 영농 인력 수급에 구멍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자칫 경북지역 전체로 영농 대란이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파종과 출하 시기를 놓치면 안되는 농사의 특성상 일손을 구하지 못할 경우 올 농사에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외국인 계절근로제는 농번기 일손 부족 해소를 위해 단기 취업 비자를 발급한 외국인을 농가에서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상당수 국가들의 한국행 금지에 따라 이들의 국내 유입이 어려워지면서 농번기를 맞은 농촌에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이다. 파종과 출하를 앞둔 영농 현장에서는 이미 일손 부족 사태가 가시화되고 있다.경북도는 유관기관의 농촌 일손돕기 참여를 이끌어내는 한편 농촌인력지원센터를 통해 유휴 인력을 모집한 뒤 일손 부족 농가에 연결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코로나 감염 확산세가 숙져야 가능한 일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입국마저 막힌 상황에서 영농의 적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가능한 단기 대책이라도 총동원할 수밖에 없다.

2020-03-18 06:30:00

공교롭게도 통합당 공관위에는 대구경북 출신 인사가 배제됐다. 반면 김형오 전 위원장과 한국당 공천을 이끈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모두 경남 출신이다.

[사설] 공정 사라진 통합당·한국당 공천, 이러고도 표 달라고 할 셈인가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6일 공개한 비례대표 공천이 또다시 사천(私薦)의 불공정 시비에 휘말렸다. 지난 6일 발표한 대구경북지역 총선 출마 후보 심사 결과가 사천 논란으로 탈락자 불복과 공천 결정 번복 등 거센 후폭풍을 맞은데 이은 것이다. '같은 뿌리'인 두 정당은 이번 공천 과정에서 최대 텃밭인 대구경북에 대해 최소한의 배려도 않은 후보들을 내놓아 지역 정치권은 물론, 유권자의 공분마저 사고 있다.이번 공천의 특징은 심사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철저히 무시된 점이다. 대구경북지역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결과는 무더기 재심 요구와 일부 지역 공천 취소·번복·재조정 등으로 누더기가 되다시피 했다. 막장·돌려막기·막무가내 등 숱한 부정적 수식어가 난무한 공천 결과는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의 사퇴로 이어졌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는 연일 "혁신 공천"이라며 감싸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냈다.이런 마당에 위성 정당인 한국당의 비례대표 명단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선 안정권에는 이해하기 힘든 인물을 여럿 내세웠다. 특히 통합당처럼 대구경북에 대한 배려라고는 아예 찾아볼 수조차 없다. 그나마 '무늬만' 지역 연고인 한 인물을 중간 순위에 올렸고, 다른 한 인물은 당선권 밖에 생색내기로 끼웠을 뿐이다. 한마디로 통합당과 한국당의 대구경북에 대한 기본 인식은 '표만 주고 관심은 끄라'는 오만방자함 그 자체다.이번 지역 공천의 공정성이 의심받는 이유다. 공천 농단이란 비판까지 받는 대구경북에 대한 두 당의 염치 없는 공천을 보면 '공당'(公黨)의 기대는 접을 만하다. 이런 참담한 결과는 특정 정파에 묻지마 몰표로 짝사랑했던 대구경북 유권자들이 자초한 현주소이다. 4월 총선 투표에 유권자들은 혼란스럽다.

2020-03-18 06:30:00

[사설] 전문가·현장 의견 받들어야 비상경제회의 제대로 작동한다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경제가 추락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특단의 대책을 신속히 결정하고 강력히 대처해 가겠다"고 밝혔다. 지금 상황을 '미증유의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하고 비상경제회의 가동을 지시했다. 비상경제회의가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망이다.문 대통령이 경제 부처에만 맡겨두지 않고 경제위기 해법을 직접 챙기겠다는 취지에서 비상경제회의를 가동키로 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경제위기가 더 심각하기 때문이다. 인적 교류가 끊기고 글로벌 공급망이 뿌리째 흔들리는 등 경제적 충격이 훨씬 크고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비상경제회의가 전범(典範)으로 삼을 만한 것이 2009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차원에서 발족시킨 비상경제대책회의다. 비상경제대책회의는 매주 한 차례씩 회의를 열고 중요한 국면에서는 이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는 등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전면적인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큰 충격을 받지 않고 단기간에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이바지했다.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가 경제위기 극복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고 별의별 기구를 만들었지만 실패로 귀결된 선례(先例)가 숱해서다. 총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경제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데 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문 대통령은 경제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경청해 정책으로 녹여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돈 풀기 정책에 몰입하면서 문 대통령은 전문가·현장 의견엔 귀를 닫았다. 경제부총리마저 허수아비가 됐다. 비상경제회의는 우선 경제위기로 직접 타격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대대적인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화 대책도 시급하다.

2020-03-18 06:30:00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된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2.89포인트(3.43%) 떨어진 1,771.44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사설] 증시 연일 폭락…경제 위기 돌파 비상 대책 필요하다

코로나 사태로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지난주 연일 폭락한 증권시장은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 채 어제도 큰 폭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선물시장 급락에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 코스피·코스닥지수를 끌어내렸다. 여기에 소비가 마비되고 수출과 생산이 막히면서 실물 경제는 빈사 상태다. 코로나도 걱정이지만 경제가 망가져 죽을 지경이라는 비명이 경제 현장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증시가 폭락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 경제 부처 장관들과 한국은행 총재까지 소집해 "메르스·사스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 경제 시국"이라며 "정부는 과거에 하지 않았던 대책을, 전례 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매도 전면 금지, 자사주 매입 한도 완화 등 긴급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증시는 연일 큰 폭 하락해 정부 대책이 무효(無效)에 그치고 말았다. 공매도 금지와 같은 저강도 대책으로는 증시 폭락 등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 대처가 어렵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한국과 달리 미국·일본은 선제적으로 고강도 대책들을 쏟아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0∼0.25%)까지 낮추고 7천억달러 규모의 양적 완화 조치를 내놨다. 일본은행도 증시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목표액을 기존 6조엔에서 12조엔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일본이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조치에 나선 것을 우리 정부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글로벌 경제의 V자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U자 더 나아가 L자 경로마저 우려된다. 미국 등 글로벌 경제가 좋을 때 불황에 허덕이며 취약해진 우리 경제는 금융위기와 맞먹는 위기에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마침 문 대통령이 18일 경제 부처 관계자들과 기업 관계자들, 경제단체장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선제적이고 실효적인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2020-03-1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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