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부동산·일자리 문제 그대로 두고 청년들 마음 돌리겠다니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청년들이 코로나 충격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며 "우리 사회가 가장 우선순위를 둬야 할 중차대한 과제가 됐다"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데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며 "청년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주거 안정 또한 청년들의 가장 절박한 민생 문제"라며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자에게 기회가 넓어질 수 있도록 주택 공급 확대 등 정책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문 대통령이 청년 일자리 및 주거 안정을 언급한 것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20·30세대가 문 정권에 등을 돌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 문 대통령 당선과 정권 출범 후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정권에 3연승을 안겨줬던 20·30세대는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야당 지지로 완전히 돌아섰다. 20·30세대의 여야 지지가 1년 만에 180도 뒤바뀜에 따라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문 대통령과 정권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문 정권 4년 동안 부동산·일자리 정책 실패로 20·30세대가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집 마련과 취업이 너무 힘들어져 "희망이 사라졌다"는 절규가 터져 나올 정도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8월 18.4%였던 청년층 정규직 취업자 비중이 2020년 8월 기준 16.4%로 2%포인트나 감소했다. 청년층 정규직 일자리가 늘기는커녕 급격히 자취를 감춘 것이다. 조국과 윤미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등 문 대통령이 약속한 평등·공정·정의가 무너진 데 대한 20·30세대의 분노도 하늘을 찌른다.듣기 좋은 말만으로는 정권을 떠난 20·30세대의 마음을 되돌리기 어렵다. 문 대통령 언급처럼 일자리와 주거 문제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야 청년층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세금으로 만드는 아르바이트 100만 개 일자리는 청년들도 원하지 않는다. 20·30세대가 무엇 때문에 절망·분노하는가를 살피고, 해법을 내놓는 게 문 대통령이 할 일이다.

2021-04-14 05:00:00

[사설] 스스로 법률 내팽개친 김명수 대법원장 직에서 물러나야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퇴진 시위를 벌였다. 주 권한대행은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을 언급하며, 김명수 대법관을 사자신중충이라고 비난했다. 사자신중충은 사자의 몸속에 기생하며 사자의 살을 갉아먹는 벌레라는 뜻이다. 불교 신자이면서 불교에 해를 끼치는 사람, 조직에 해를 끼치는 내부 인물을 지칭한다.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2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와 이른바 '탄핵' 발언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가 사의를 표명했을 당시 "탄핵 관련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임 부장판사 측이 대화 녹음 파일을 공개하면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김 대법원장은 사표 수리를 거부하면서 '정치권에서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는데, 사표 수리해 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라며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정치적 상황을 잘 보고…"라고 말했다. 법률과 양심(법관의 직업적 양심)에 따라야 할 법관이 법률을 밀쳐두고, 정치권 눈치법에 따라 임 판사의 헌법상 권리(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또 직권남용죄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김명수 대법원장은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없다"는 허위 답변서를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를 받을 수 있다.김명수 대법원은 지난해 4·15 총선 관련 소송 판결을 법률이 정한 시한에서 5개월이나 더 지나도록 미루고 있다. 또 정권에 유리한 판결을 한 판사는 인사 관례를 깨고 그 자리에 오래 유임하고, 불리한 판결을 한 판사들은 조기에 인사 이동시켰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재판은 정권에 호의적인 판사에게 맡겨 재판을 한없이 미루고 있다. 이 모두 눈치법을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정치권 눈치법을 따르느라 법률과 법리를 무시하는 법관은 이미 법관이 아니다. 스스로 '법률적인 것을 차치(且置)한' 김명수가 여전히 대법원장이라면, 대한민국은 법이 필요 없는 나라가 된다. 김명수는 물러나야 한다.

2021-04-14 05:00:00

[사설] 조남관 검찰총장 대행, 이성윤 기소 망설일 이유 있나

조남관 검찰총장 대행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기소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수사 중단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원지검은 지금까지 4차례나 이 지검장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이 지검장은 거부했다.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 1일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과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이 지검장도 함께 기소하겠다는 의견을 대검에 보고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이 4차례나 소환을 거부한 데다 증거도 충분해 불구속 기소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수사팀의 보고에 조 대행이 고심은 하지만 거부 의사를 보였다는 소식은 없다. 그렇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우선 문재인 정권에서 무너지고 있는 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 불법 출금 사건은 국가기관이 공문서를 위조해 불법을 저지른 국기(國基) 문란 행위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해야 한다. 이미 기소된 차규근 본부장과 이규원 검사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조 대행이 고심하는 데는 이 지검장이 문 대통령의 대학 후배로서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라는 점이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이 지검장의 기소가 문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여권이 "임명권자에 대한 인사권 침해"라고 격렬히 비난했던 전례에 비춰 그런 걱정이 이해되기는 한다.그러나 그런 이유로 기소하지 않는다면 이는 법 앞에서 평등이란 대원칙을 몰각(沒却)하는 것이다. 또 검찰의 존재 이유에 대한 자기 부정이기도 하다. 법을 어기면 수사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라고 둔 국가기관이 검찰이다. 그런 점에서도 조 대행은 망설일 이유가 없다.

2021-04-14 05:00:00

[사설] 갈팡질팡 접종 정책, 백신 불안 조장하는 것은 정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 정부가 오락가락 행보를 반복하고 있다. 희귀 혈전 생성 논란에 휩싸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접종을 연기·보류했다가 나흘 만에 재개한 것이 대표적이다.더구나 30세 미만을 AZ 접종 대상에서 제외시켰을 뿐 향후 어떤 백신을 맞힐 것인지에 대해서는 계획조차 못 내놓고 있다. 안 그래도 국민들이 화이자에 비해 덜 미더워하는 AZ 백신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운 꼴이다.정부는 백신과 관련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터이다.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등 백신 확보 포트폴리오 구성에 실패하고 AZ에 '올인'하면서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는데 이후에도 스텝이 계속 꼬이고 있다. AZ 백신에 대해 정부가 접종과 보류, 재개 등을 놓고 며칠 간격으로 갈팡질팡하는데 국민 불안감이 커지지 않을 리 없다. AZ에 대한 기피 심리가 확산될수록 정부의 접종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될 수밖에 없다.올해 2월 26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한 달 반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 1차 접종률은 2% 초반대에 그치고 있다. 접종 속도가 빠른 구미 선진국에 비해 4~38%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특별한 돌파구가 없는 한 정부가 애초에 장담했던 11월 집단면역 형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속도대로라면 한국은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데 6년 4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의 지적은 뼈가 아프게 들린다.대한민국은 매년 10월 한 달 동안 1천만 명분 독감 백신을 접종해 온 나라다. 의료 인프라가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인데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세계 100위권 밖인 것은 정부의 실패라고밖에 볼 수 없다. 백신 확보도 실패하고 신뢰감도 국민들에게 못 심었으니 결과가 이리도 처참한 것 아닌가. 집단면역 형성에 성공한 구미 선진국이 속속 일상을 되찾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은 마스크를 못 벗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마저 든다.

2021-04-13 05:00:00

[사설] 기초적인 수사도 않고 임종석·이광철 무혐의라니

서울중앙지검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광철 전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시장이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후보로 공천받는 데, 이 비서관은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 첩보를 넘겨주는 데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는 송 시장 등과 공모 의혹을 받았던 임 전 실장과 이 전 행정관에 대해 휴대전화 포렌식은 물론 개인 주거지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지난해 1월 이들에 대한 피의자 신분 조사 이후 추가 소환 조사도 하지 않았다.휴대전화 포렌식과 주거지와 사무실 압수수색은 수사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이를 하지 않으면 아무리 수사력이 뛰어난 검사라도 증거를 찾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서울중앙지검은 수사를 안 한 셈이다. '무혐의' 처분을 처음부터 정해 놓았다는 의혹을 산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로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인 이성윤 지검장의 '역할'이 있었을 것이란 의심이 제기되는 이유다.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울산시장 선거에 민정·정무비서관실, 사회정책비서관실, 국정상황실 등 8개 부서가 개입한 것으로 돼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결론은 이렇게 청와대가 총동원되다시피 한 일로부터 임 전 실장은 초연히 떨어져 있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청와대가, 대통령 비서실장이 관할 부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거나, 각 부서가 보고할 의무가 없는 '콩가루' 조직이라야 가능한 일이다.이런 엉터리 수사 결과는 작년 8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수사팀을 해체했을 때 이미 예견됐다. 이 지검장은 그 대로 했다. 수사팀의 기소 의견을 뭉개는 데 앞장섰다. 그러나 영원한 비밀은 없다. 문 정권은 '봉인'했다고 여기겠지만 비밀이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다음 정권에서 그렇게 될 것이다.

2021-04-13 05:00:00

[사설] 더 낮아지는 제한속도, 불편 감수로 생명과 재산 지키자

17일부터 전국 도심의 자동차 제한속도가 일반도로 시속 50㎞, 주택가·이면도로 시속 30㎞로 제한된다. 대구 시내 대부분 도로 역시 이에 준한다. 다만 신천대로(80㎞), 달구벌대로(60㎞), 동대구로(60㎞), 신천동로(60㎞), 앞산순환도로(60㎞) 등 자동차전용도로와 순환 기능을 갖는 일부 도로는 현행 속도 유지 또는 60㎞ 이상이 허용된다. 이에 운전자들은 "도로별로, 시간대별로 교통량이 다른데 일률적 제한이냐"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도로 상황에 따라 자율 속도로 운전하고도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더 좋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일부 주(州)에서는 시속 60㎞ 제한 도로에서 앞차가 70㎞ 속도로 달리고 있을 경우 뒤따르는 자동차도 70㎞를 유지하는 것이 법에 부합한다. 이 경우 교통 위반 단속을 하더라도 경찰은 맨 앞차에만 위반 딱지를 뗀다. 저속 차량 뒤에 4대 이상 자동차가 꼬리를 물면 맨 앞 차에 범칙금을 부여하는 주(州)도 있다. 교통 흐름에 따른 속도 조절을 중시하는 것이다.하지만 우리 운전 문화는 너무 과속하는 게 사실이고, 속도를 줄이면 사고가 감소하는 것도 분명하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제한속도를 낮추기 이전(지난해 1∼3월)과 이후(올해 1∼3월)를 비교한 결과 관내 시내 도로 등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가 각각 1만1천536건에서 1만842건으로 6%(694건) 줄었다고 11일 밝혔다. 사망자는 49명에서 33명으로 32.7%(16명), 부상자는 8천270명에서 6천678명으로 19.3%(1천592명) 감소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에 따르면 자동차 속도가 시속 60㎞에서 50㎞로 줄면 보행자가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19.9% 감소한다.다소간의 불편을 감수함으로써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면 속도를 줄이는 것이 낫다. 속도를 줄인다고 많이 늦어지는 것도 아니다. 도심에서 10㎞ 거리를 시속 60㎞로 주행할 때와 50㎞로 주행할 때 3분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몸에 밴 과속 습관을 떨친 뒤에 '자율적인 제한속도'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속도를 줄일 때다.

2021-04-13 05:00:00

[사설] 대구시의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 다른 기관 힘도 보태야

대구시가 이달 중순부터 6월 말까지 5급 이상 공무원과 대구도시공사 임직원 등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등 약 6천248명의 부동산 투기 의혹 2차 조사를 벌일 계획이나 실효성이 의문스럽다. 이는 3월 15일부터 이달 5일까지 대구시 산하 및 대구도시공사 임직원 등 1만5천408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대구시 내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지구 12곳의 불법 투기 의혹 1차 전수조사에서 드러난 문제점 때문이다.첫째는 대구시의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의 분명한 한계이다. 즉 조사 대상자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가 있어야만 조사가 가능하고 제3자 명의의 차명 보유 부동산의 실소유 여부를 밝힐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1차 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정작 개발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 도시개발사업 관련 부서 근무 공직자나 대구도시공사 임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대구시가 경찰에 수사 의뢰키로 한 4명도 개발 부서 이력이 없는 공직자로 드러났으니 대구시의 현재 조사 방식에 대한 의문 제기는 자연스럽다.물론 대구시의 2차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 대상은 1차보다 훨씬 줄었고 대신 조사 기간이 1차의 20일보다 배 이상 긴 1개월 반쯤 되지만 그렇다고 조사 방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사 대상자의 취득세 납부 자료를 활용하는 탓에 부동산 투기 여부의 규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같은 시민단체가 지난 8일 정부합동수사본부 등 수사기관이 나서 제대로 의혹을 밝힐 것을 촉구한 이유도 바로 그런 까닭에서다.대구시는 현재 조사 방식의 한계를 직시해 다른 관련 기관의 힘을 보탤 필요가 있다. 특히 수사 및 세무기관 등의 지원은 대구시 행정력의 조사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이런 철저한 조사는 직분에 충실한 다수 공직자 보호와 행정의 신뢰 확보를 위해서라도 절실하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부분은 수사 당국에 고발하고 도시 개발의 내부 정보를 악용한 일부 공직 사회 부동산 투기의 싹을 자르고 이런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로 삼아야 한다.

2021-04-12 05:00:00

[사설] 국민의힘 초선들의 ‘특정 지역 배제’, 영남에 대한 배은망덕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하자마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특정 지역 정당 배제론'이란 희한한 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선 의원 56명이 "특정 지역 정당이란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성명을 낸 것이다. 특정 지역이 어느 지역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영남을 지칭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과거 한나라당 때부터 툭하면 제기됐던 '영남 2중대론'의 연장이다. 영남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며 배은망덕이다.국민의힘으로 개명하기 전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대패하고도 제1야당이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영남 유권자의 전폭적 지지 덕분이다. 102석 중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의원이 55명(53.9%)이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영남이 극복해야 할 '한계'이기는커녕 감사해 마지않아야 하는, 그래서 앞으로도 소중히 보전해야 할 자산이란 것이다.초선 의원들의 행동은 철부지 짓이나 다름없다. 전폭적으로 지지해 준 '텃밭'에 대한 현 집권세력의 태도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그들은 선거에서 승리할 때마다 텃밭인 호남에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게 정상이고 상식이다. 정당은 지지하는 유권자가 없으면 존립할 수 없다.그런 점에서 초선 의원들의 성명은 영남 유권자들에게 왜 전폭적인 지지를 했느냐고 책망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백번 양보해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이 되도록 하자'는 뜻으로 이해한다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그런 정당은 영남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지 '영남'을 배제해서 되는 게 아니다.영남 유권자는 기가 막힐 것이다. 좋은 일 해주고 도리어 뺨을 얻어맞는 꼴이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이런 배은망덕에 강대식·김승수·김용판·김영식·김형동·박형수·윤두현·양금희·정희용 등 대구경북 초선 9명도 가담했다는 사실이다. '특정 지역 배제'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중앙에서 성명만 낼 게 아니라 자신을 뽑아준 지역구 유권자에게 직접 말하라. 다음에는 자신 말고 다른 당 후보를 뽑으라고 말이다.

2021-04-12 05:00:00

[사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 폭행 사건 진상 확인하고 징계하라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 폭행 논란에 휩싸인 송언석 의원에 대한 비난이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발언대)에 빗발치고 있다. 송 의원은 재보궐선거 날(7일) 개표 상황실에 자신의 자리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당 사무처 직원을 폭행하고 욕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논란이 일자 송 의원이 사과했으며, 당 사무처도 사과를 수용했다고 한다.국민의힘은 송 의원 폭행 논란에 대한 진상 조사를 신속히 진행하고, 폭행이나 욕설이 사실로 드러나면 송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 지도부의 유감 표시나 가벼운 징계, 송 의원의 사과로 얼렁뚱땅 넘어갈 일이 아니다.4·7 재보궐선거에서 야당은 압승했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내리 4연패 끝에 얻은 1승이다. "4·7 재보궐선거, 패자는 여당이되 승자는 분명치 않다"는 윤희숙 의원의 말대로 이번 재·보선 승리는 정부·여당의 '내로남불' '남탓' '무능' '불공정'에 대한 국민의 질타였지 '국민의힘이 잘한다'는 평가는 아니었다.평범한 시민도 폭력을 휘두르면 처벌받는다. 하물며 국회의원이 자당 직원을 폭행했다면, 이는 위계에 의한 폭력에 해당한다. 이번 서울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까닭이 무엇인가? 송 의원 폭행 사건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폭력과 종류가 다를 뿐 위계에 의한 폭력이라는 점은 같다.2016년 총선부터 2020년 총선까지 4연승을 거뒀던 더불어민주당은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자멸'로 무너졌다.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여당은 처참하게 엎어졌고, 일어서기도 힘들어 보였던 야당은 4·7 재보선에서 걸음마를 시작했다. 한없이 성긴 것 같아도 한없이 촘촘한 게 민심의 그물이다. '죄 지었어도 우리 편이면 무죄'로 일관해 온 정부·여당이 무너지는 걸 보라.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대응은 정당(政黨)을 병들게 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좀먹는다. 송언석 의원 사건에 대한 신속한 사실 확인과 강력한 징계를 촉구한다.

2021-04-12 05:00:00

[사설] ‘국민을 졸로 보는’ 민주당 친문 비대위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 참패에 반성한다며 내놓은 수습책이 국민을 더 화나게 하고 있다. 당 지도부 총사퇴와 함께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인적 구성부터 '이게 무슨 개혁과 쇄신이냐'는 비판을 받는다. 민주당 내부에서부터 그렇다.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 노웅래 의원은 "이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을 졸로, 바보로 보는 것 아닌가, 이렇게 보일 수 있다"고 했다. 비대위원장에 친문(親門) 핵심으로 꼽히는 도종환 의원이 선임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도 의원은 친문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연구원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도 의원만이 아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를 감쌌던 오영환 의원을 비대위원으로 발탁한 것도 큰 문제다. 오 의원은 작년 1월 입당 기자회견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많은 언론이 검찰에서 새어 나오는 정보로 모든 학부모가 그 당시에 관행적으로 해 온 행위들을 너무 지나치게 부풀렸다"고 했다. 조국 가족의 범죄를 감싸려고 모든 학부모를 입시 비리에 가담한 범죄자로 몬 것이다.이번 보선 결과는 문 정권의 오만과 위선, 탐욕과 무능에 대한 유권자의 응징이었다. 그 책임의 한가운데에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 따라서 진정으로 반성한다면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색깔부터 지워야 한다. 그것이 반성의 출발점이다. 그런데도 차기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당을 이끄는 비대위원장에 친문 핵심을 앉혔다. 반성하는 척만 하겠다는 소리밖에 안 된다. 왜 당 내에서조차 "또다시 기승전-친문이냐"는 비판이 나오겠나.도 의원은 이런 비판을 의식해 "말뿐인 반성과 성찰은 공허하다"며 "내로남불의 수렁에서 하루속히 빠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을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될까. 도종환 비대위원장이란 존재 자체가 '말뿐인 반성과 성찰'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오 위원을 비대위원으로 발탁한 것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참패한 원인의 제일 앞줄에 놓을 수 있는 것이 '위선'이다. 조국은 그 극치를 보여줬고 오 의원은 그를 감쌌다. 이는 참패의 원인 제공에서 오 의원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뜻한다. 그를 비대위원으로 발탁한 것 역시 진정한 반성과 성찰과는 거리가 멀다. 인적 구성부터 이러니 비대위가 무슨 '개혁'과 '쇄신'을 하겠느냐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2021-04-10 06:30:00

[사설] 맞을 백신은 없는데 느슨해진 거리두기

백신 접종을 두고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번 주 초 하루 473명이던 확진자 수가 9일 671명으로 늘었다. 최근 한 주간 하루 평균 582명꼴로 확진자가 발생했다. '4차 유행' 우려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국민들의 거리두기는 느슨해졌다.무엇보다 AZ 백신 접종을 두고 정부가 혼선을 빚으면서 국민 불안감이 커졌다. 정부는 유럽의약품청(EMA)이 AZ 백신과 혈전 발생이 무관하지 않다는 우려를 제기하자 서둘러 접종 계획을 철회하더니 하루 만에 접종 재개 방침을 밝혔다. EMA가 백신 접종의 이익이 위험보다 훨씬 크다며 접종 권고를 재확인한 데 따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EMA가 AZ 백신 접종 초기부터 이 같은 입장을 견지해 왔던 것을 참작하면 우리 정부가 왔다 갔다 한 셈이다.이제 AZ 백신에 대해 정부가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가뜩이나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은 55~60세 미만에게는 AZ 접종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AZ 백신 개발국인 영국조차 30세 미만 접종 제한을 검토 중에 있다. 세계 최초로 집단 면역을 앞두고 있는 이스라엘은 아예 AZ 백신은 접종도 않았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AZ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우리에겐 선택지가 많지 않다.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를 대체할 백신이 우리나라엔 절대 부족하다. 우리나라가 백신 접종률이 세계 100위권을 벗어난 것은 백신 부족 때문이다. 그나마 2분기 접종 대상자의 70%가량을 AZ 백신에 의존해야 한다. 그런데도 그 백신이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있으니 정부나 국민이나 참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국민들은 기약 없는 거리두기에 지쳐 간다. 정부가 백신 확보를 미적댄 대가를 국민들이 혹독하게 치르는 중이다.정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거리두기 계속하자고 국민들에게 요구만 할 것이 아니다. AZ 백신을 어떤 연령층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부터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다른 백신을 어떻게, 언제까지 도입해 국민들에게 선택권을 돌려줄 것인지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백신도 못 구하면서 막연히 "11월 집단 면역"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또 속이는 일이다.

2021-04-10 05:00:00

[사설] 질책은 받아도 정책은 그대로, 대통령과 여당의 말뿐인 반성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문재인 정권이 '참회'의 변을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낮은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지도부가 총사퇴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이번 보궐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국민이 됐다고 할 정도로 당 내부의 공정과 정의의 기준을 높이겠다"고 했다.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번드르르한 말잔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행동이 수반돼야 진정한 참회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참회에는 행동이 없다. 문 대통령부터 그렇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의 기조를 바꾸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이 국민 요구라 생각한다"며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듣는 이의 화를 돋우는 동문서답이다.경제 회복,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이 중요한 과제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게 정책 기조의 전면 전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반(反)기업·반시장·친노조 정책의 폐기 없는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부동산 부패 청산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책을 폐기해 검찰이 뛰게 만들어야 가능하다. 진실로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면 당장 이런 정책 전환부터 착수하겠다고 약속했어야 한다.공정과 정의의 기준을 높이겠다는 민주당의 약속도 공허하긴 마찬가지다. 기준만 높인다고 공정과 정의가 바로 서지 않는다. 이 역시 행동이 따라야 한다. 부정 입학하고도 의사가 된 조국 딸, 쫓겨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똑같이 임대차법 통과 직전 임대료를 대폭 올렸음에도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박주민 의원을 포함, 이미 저질러진 불공정 사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이런 행동 없이 기준을 높인다고 백번 얘기한들 '쇼 하지 마'라는 비웃음을 살 뿐이다.문 대통령이나 민주당이나 듣기 좋은 소리만 늘어놓으니 '아직 정신 못 차렸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2021-04-09 05:00:00

[사설] ‘서울 시민’ 곽상도 ‘폭행 논란’ 송언석, 지역민은 부끄럽다

국민의힘이 4·7 재보궐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날 대구경북 재선 국회의원 두 명이 구설에 올랐다.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과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이다. 곽 의원의 경우 서울시장 투표 페이스북 공개 인증 과정에서 서울에 주소를 둔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의원의 경우 거주지에 따른 피선거권 제한이 없어 서울 송파구에 주민등록을 둔 그의 행동이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대구 중남구에 두 번 출마한 그에게 6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보낸 지역 유권자들로서는 배신감을 느낄 만한 행동이다.그가 SNS에 투표 사실을 알린 것은 정권 심판 투표 독려차 한 선택이겠지만, '서울 시민 곽상도'를 대구 시민들이 불편해할 수 있으리라는 점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이자 내년도 대구시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그라면 더 모범을 보였어야 했다. 명색이 대구시의 수장이 되겠다는 사람이 부동산 문제 때문에 서울로 주소를 옮긴 것이 지역민들로부터 그리 박수 받을 일인가.국민의힘 사무처 임직원 폭행 논란에 휩싸인 송 의원 사례도 기가 막힌다. 개표 상황실에 자기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사무처 국장 및 팀장급 당직자들에게 발길질을 하고 욕설을 했다는 언론 보도는 눈을 의심케 할 정도다. 더구나 그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 신분이 아닌가. 야당이 예뻐서 국민들이 압도적 지지를 보낸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국회의원이 권위 의식 못 버리고 안하무인 행동을 한다면 국민 지지도 철회될 수 있다.두 명의 TK 중진 정치인이 공교롭게도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한 날 구설에 휩싸인 것을 바라보는 지역 유권자들의 심기가 편할 리 없다. 보궐선거 국면에서 부산이 여야로부터 가덕도 신공항 선물 세례 등 열렬한 구애를 받으며 상종가를 치는 과정에서 그곳의 정치인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TK 정치인들은 보지 못했는가.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는 TK 정치권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2021-04-09 05:00:00

[사설] 탈원전 탓 수조 원 날릴 판, 경북도 정부 상대 소송 나서나

경상북도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백지화되거나 건설이 중단된 원전들로 인해 수조 원의 법정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봤다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고려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탈원전 피해 관련 손배소송을 고려하는 것은 처음이다.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이 경북이다. 영덕 천지원전 1·2호기는 건설이 백지화됐고 울진 신한울원전 3·4호기는 공사가 중단돼 있다. 또 신한울원전 1·2호기는 운영 허가가 미뤄지고 있고 경주 월성원전 1호기는 조기 폐쇄됐다. 이로 인한 법정 지원금 피해 추정액은 막대하다. 천지 1·2호기 경우 원전 운영 기간 60년 동안 예상한 2조5천537억 원의 법정 지원금(연간 약 425억 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신한울 3·4호기 역시 백지화될 경우 천지원전 1·2호기와 같은 금액의 법정 지원금이 날아가게 된다. 신한울 1·2호기는 운영 허가 지연으로 이달까지 3년 동안 1천140억 원(연간 380억 원)의 법정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로 360억 원(연간 약 80억 원)의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탈원전 정책에 따른 원전 건설 백지화, 건설 중단, 운영 허가 지연 등으로 인한 기회비용과 원전 유치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 고용 감소를 포함하면 직·간접적 피해는 추산조차 어렵다. 기본·특별·사업자 지원 사업비와 지역자원시설세, 취득세 등을 포함한 법정 지원금 피해는 새 발의 피일 뿐이다. 오죽하면 경북도가 정부를 상대로 손배소송에 나서려고 하겠나.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은 탈원전 정책을 비롯한 문 정부 4년 실정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다. 무리한 탈원전 정책으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원전 산업은 몰락 위기에 처했다. 이제라도 문 정부는 민심을 받들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는 게 당연하다. 또한 경북도가 손배소송에 나서기 전에 경북의 탈원전 정책 피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합당한 조치를 하는 게 마땅하다.

2021-04-09 05:00:00

[사설] 유권자는 ‘정권 심판’을 택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국민의힘의 승리로 끝났다. 예상했던 대로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후보 단일화 이후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에게 한 번도 추월당하지 않고 계속 앞섰고, 부산시장 역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민주당 김영춘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던 데서 확인된 민심이 투표장으로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민주당은 조직표 동원을 통해 근소한 차이로나마 이길 것을 기대했으나 성난 민심을 되돌리지 못했다.그 이유는 이번 선거의 성격에 있다.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권력형 성추행 때문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 4년을 평가하는 '심판'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문 정권은 툭하면 평등·공정·정의를 입에 올렸지만 4년 내내 공정한 척, 정의로운 척, 도덕적인 척했다.소득주도성장이란 공상(空想)과 시장 원리를 무시한 25번의 부동산 정책으로 민생을 파탄 내면서도 뒤로는 자기 이익은 꼬박꼬박 챙겼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하며 내 편의 인권만 보호하는 이중성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민주당 전 대표는 부동산 투기에 대해 '윗물은 맑은데 아래가 문제'라며 '남 탓'을 했다.민주당은 이런 오만과 위선, 탐욕과 무능에 대한 심판을 돈으로 무마하려 했다. 20조 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4차 재난지원금을 마련하고 박 후보는 당선 시 서울 시민 모두에게 10만 원을 주겠다고 '유혹'했다. 그리고 부산에는 법으로서의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만들어 28조 원을 쏟아붓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노골적인 선거운동이란 비판에도 가덕도를 방문해 '가슴이 뛴다'고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전 국민에게 10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뿌린 것과 똑같은 수법으로 '재미'를 보려 한 것이다.그러나 먹히지 않았다. 그 동력은 단 4년 만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든 문 정권의 폭정과 실정에 대한 심판이라는 유권자의 의무와 권리를 돈에 팔아넘길 수 없다는 성숙한 시민 의식일 것이다. 이는 선거 기간 중 젊은 층의 국민의힘 지원 유세에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문 정권은 서울·부산 시민, 나아가 전체 국민의 '수준'을 너무 얕본 것이다. 4년 내내 오만으로 일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이번 선거 결과는 어떤 형태로든 내년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문 정권의 실정에 지친 국민은 '정권 교체'의 희망을 보았을 것이다. 이 희망이 현실이 되느냐는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국민의힘은 더 낮은 자세로 노력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승리한 것은 결코 국민의힘이 예뻐서가 아님을 뼛속 깊이 인식해야 한다.

2021-04-08 05:00:00

[사설] 대구경북혁신대학, 핵심 인재 양성 등 지역 혁신 모델 되기를

경북대 등 지역 20개 대학이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에 뜻을 모으고 지방교육 위기 극복의 열쇠가 될 '대구경북혁신대학'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혁신대학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공유형 연구 플랫폼'이다. 전자정보 기기와 모빌리티 부품 등 지역 산업 특성에 맞는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필요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각 대학마다 중점 연구 과제를 추진하며 연간 1천 명의 기술 인재를 키운다는 목표다. 정부는 이 지역혁신사업을 위해 내년에 686억 원의 사업비를 배정했다.그동안 대학들은 독자적으로 인재를 키우는 데만 전념해 왔으나 이제는 대학 간 협력과 산학연 네트워크 확대가 큰 흐름으로 굳어졌다. 이 가운데 연구 플랫폼의 공유는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에 불가결한 새 모델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인재 유출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지방의 입장에서 혁신대학을 디딤돌로 교육 제도를 빠르게 혁신해 나간다면 지역 경쟁력 강화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실 있는 운영과 과감한 투자, 지속적인 지원이 관건이다. 혁신대학이 고부가가치 기술교육과 연구, 인재 양성의 플랫폼으로 성장하려면 정부와 지자체, 대학의 관심과 협력은 필수다. 혁신대학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혁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지역사회 발전의 주춧돌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1-04-08 05:00:00

[사설] 퍼주기식 복지와 공무원 늘리기가 가져온 나랏빚 2천조 원 시대

나랏빚이 2천조 원에 다가서면서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액(GDP)을 추월했다. 역대급 재정 악화로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다. 나랏빚 총액과 증가 속도가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경보음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고 있는데도 현 집권 세력은 아직 괜찮다며 오불관언(吾不關焉) 자세인 데다 오히려 재정 지출을 더 늘리겠다는 기세다.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국가결산보고서는 암울한 내용이 가득하다. 2020년 말 기준 국가 부채는 847조 원으로 전년도보다 124조 원 급증했다. 국민 1인당 채무도 1천634만 원으로 전년 대비 239만 원 늘어났다. 국가 부채에다 공무원·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충당 채무 1천44조 원을 합치면, 국가가 짊어진 광의의 나랏빚 총액은 1천985조 원으로 지난해 GDP 총액(1천924조 원)마저 넘어섰다.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주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확대 재정 정책 탓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문 정부는 세수(稅收)를 크게 웃도는 재정 지출을 마다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4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재난지원금을 뿌려 댔다. 하지만 비용 대비 승수 효과는 어디 내놓기 민망한 수준이다. 문 정부 들어 소득주도성장을 외치며 공무원 수를 마구 늘리는 바람에 공적연금 충당 채무가 가파르게 느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2016년 752조 원이던 공적연금 충당 채무는 공무원 수 증가와 저금리, 고령화 등의 여파로 4년 만에 300조 원이나 불어났다.국가 채무이든, 공적연금 충당 채무이든 국민들이 나중에 갚아야 할 돈이라는 점에서 국가의 미래를 갉아먹는 위협 요소다. 특히 1천조 원을 넘어선 공적연금 충당 채무는 연금 개혁을 이미 단행한 선진국 상황에 빗댈 수 없는 변수다.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나랏빚의 규모와 증가 속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도 문 정부는 "OECD 회원국 평균치보다 낮다"는 말만 전가의 보도인 양 반복하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포퓰리즘에 빠져 국가 미래를 외면하는 집권 세력의 무책임함에 말문이 막힌다.

2021-04-08 05:00:00

[사설] 출범 석 달도 안 돼 ‘정권 호위처’ 논란 휩싸인 공수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금(出禁) 사건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수처 출입과 관련해 국회에 '거짓 해명'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수처는 "(공수처가 있는) 과천청사 5동 출입 기록은 정부청사관리본부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답변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사건 관계자 출입 기록은 공수처가 관리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공수처는 "실무진의 실수였다"고 말했다.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달 7일 피의자인 이성윤 지검장을 면담 조사하면서 자신의 관용차를 은밀하게 제공해 모셨을 뿐만 아니라 조사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 '황제 조사' 논란을 불렀다. 또 면담 당일 청사 내부 CCTV 영상을 제출해 달라는 수원지검의 요청에 공수처는 면담 조사가 이루어진 342호실 복도 영상은 제출하지 않았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영상을 제출했다. 그러면서 "342호 조사실 내부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아 영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러 CCTV도 없는 조사실에서 면담했다는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다. 공수처는 이성윤 지검장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하면서 '수사는 검찰이 하고 기소 여부는 공수처가 판단하겠다'고 억지를 부렸다.공수처는 출범 전부터 '고위공직자범죄은폐처' '정권 호위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제1야당의 반대를 무시하고, 범여권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만들고, 개정하면서 무리하게 출범시킨 조직이다. 그렇게 올 1월 21일 출범한 공수처가 출범하고 석 달도 안 돼 공정성 시비로 '정권 호위처' 논란에 휩싸였다. 공수처는 검찰이나 경찰과는 차원이 다른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런 만큼 공정성, 정치적 중립에 더욱 신경 써야 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시작부터 편파적 태도를 보였다. 그 중심에 김진욱 공수처장이 서 있다. 만약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당 측 인사에게 이런 태도를 취했다면 정부·여당은 어떻게 나왔을까?

2021-04-07 06:30:00

[사설] 北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남북한 ‘평화 쇼’ 환상 버려라

북한 체육성이 홈페이지 '조선체육'을 통해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32차 올림픽 경기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내세워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 구상'에 급제동이 걸렸다.문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도쿄올림픽을 두고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른바 '도쿄 구상'을 피력했다. 도쿄올림픽을 북한과의 다자 대화 무대로 만들어 보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도 포함됐을 것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일본에 날을 세웠던 문 대통령은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며 일본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도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한·일 협력을 언급했다.그러나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으로 도쿄올림픽을 남북 관계 개선은 물론 북미 대화의 계기로 삼으려는 문 대통령의 도쿄 구상은 무산 위기에 처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최종 수립 시점을 전후로 본격 추진을 계획했던 도쿄 구상에 브레이크가 걸린 분위기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계기로 시작된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등 3년 전 평화 쇼를 재연하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틀어지게 된 것이다.문 대통령으로서는 지지율 회복은 물론 내년 대통령 선거를 겨냥해 남북한 평화 쇼를 되풀이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하지만 북한 핵 폐기 협상이 전혀 진척되지 않은 것은 물론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더 공고히 한 상태에서 남북한 평화 쇼에 손뼉을 칠 국민은 없다. 바이든 대통령마저 트럼프식 톱 다운 쇼 외교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마당이다. 문 대통령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남북한 평화 쇼를 재연할 생각을 버리고, 실패한 대북 정책을 직시하고 북한 핵 폐기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에 나서기 바란다.

2021-04-07 06:30:00

[사설]  온갖 잡음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대구 섬유전문연구기관들

대구에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패션연)을 비롯해 한국섬유개발연구원(섬개연), 다이텍연구원(다이텍) 등 섬유전문연구기관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 연구기관 모두 이런저런 내우외환에 휩싸이고 있다. 이들 기관이 지역 섬유산업 발전에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지 오래고, 쇄신 요구가 끊이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모습을 보면 백년하청(百年河淸)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패션연은 신임 원장 공모 과정에서 대구시 공무원들이 특정 인사 밀어주기를 했다는 주장이 대구 경실련과 전국공공연구노조에 의해 제기됐다. 결국 국민권익위가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기에 이르렀는데 시 공무원이 밀었다는 의혹을 받는 인사가 채용 비리 등으로 2차례 징계까지 받았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달 패션연은 간부들이 인건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나랏돈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 의해 사건이 검찰에 송치(기소 의견)되기도 했다.섬개연의 경우 원장이 이사회에 의해 쫓겨나면서 조직이 뒤숭숭하다. 경영 평가 점수가 낮은 것이 해임 사유라는데 이사회 및 대구시와의 갈등이 진짜 속사정이라는 소문이 관가와 경제계에 파다하다. 다이텍도 유해 물질이 검출된 나노 필터 마스크를 대구시교육청 등에 납품했다는 의혹 때문에 작년부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연구 용역비 횡령 및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직원들이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비리와 자리 다툼 등으로 바람 잘 날 없으니 이들 기관에 대한 지역 섬유업계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이들 세 기관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능 중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폐합 등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대구시도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며 이사회라도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섬개연, 다이텍, 패션연은 임직원 밥그릇 보전하라고 만든 기관이 아니다. 사양 산업에 접어든 대구 섬유 부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2021-04-07 06:30:00

[사설] 접종 이리 더딘데 어느 세월에 집단 면역 형성하겠나

지난 4일 0시 기준으로 우리 국민 가운데 96만여 명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38일이 지나도록 100만 명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인구 대비 1차 접종률도 1.85%에 그쳐 구미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방글라데시나 르완다보다 낮은 접종률이며 국가 순위로도 97위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줄어들 기미가 없고 4차 대유행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데 백신 접종은 소걸음이니 이보다 답답한 노릇이 없다.접종 부진은 지난해 정부가 백신 물량 확보에 실패할 때부터 이미 예상된 일이다. 게다가 올 들어 세계적으로 백신 자국 이기주의가 심해진 여파로 백신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정부가 확보했다고 발표한 물량마저도 수입 일정에 일부 차질이 생기면서 정부가 상반기 도입 확정한 물량이 접종 대상자 수보다 300만 명 밑도는 사태마저 빚어지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2차로 계획된 물량을 당겨 1차 접종용으로 쓰겠다며 2분기 접종 시행 계획을 변경하기에 이르렀다.이런 상황에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국민 불안감도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접종 대상자들을 상대로 한 접종 동의율이 올 초 90%대였는데 지난 3월 조사 때에는 70%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국내 대다수 국민이 접종할 수밖에 없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 발생 논란에 휩싸인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그중에서도 경북과 대구의 접종률이 전국 꼴찌 또는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는데 'K방역' 선두 주자라는 지역 이미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코로나19 대재앙으로부터 국민들에게 일상을 돌려줄 유일한 수단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형성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만으로도 확진자 사망률을 현저히 낮추는 효과가 있음이 증명됐다. 변종 확산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백신의 적기 접종에 실패할 경우 집단 면역 형성도 어려워진다.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정부 및 지자체 등 방역 당국의 분발을 촉구한다.

2021-04-06 05:00:00

[사설] 외교·안보 문제 툭하면 거짓말하는 문 정권의 대국민 기만

문재인 정부가 외교·안보 문제에 대한 대국민 발표나 설명에서 정권에 유리한 사실은 발표하고 불리한 사실은 숨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외교안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국가의 생존과 미래에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런 선택적 정보 공개는 용납할 수 없다. 유한한 정권의 정치적 이익에 영원해야 할 국가와 국민 모두의 공적 이익을 종속시키는 대국민 기만이다.지난 3일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후 외교부는 "중국 측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는 결과문을 발표했다. 앞서 정의용 장관도 기자들에게 "시진핑 주석 방한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조기에 추진하고, 구체적 계획에 대해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측 발표문에는 '시진핑 방한'은 언급조차 없었다. "중국은 한국과 각급에서 밀접한 소통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 했을 뿐이다.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일본·호주·인도의 4개국 연합체인 쿼드(Quad)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문 정부는 미국의 참여 요청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정 장관이 한중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하기 불과 몇 시간 전 미국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쿼드 참여에 관해) 한국 친구들과 매우 긴밀히 협의해 왔다"고 했다. 정부가 대놓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북한과 관련해서는 거짓말이 더 심하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21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꼭꼭 숨겼다. 국민은 이를 3일이나 지나 미국 언론 보도로 알았다. 한미 당국은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미국이 '약속'을 깬 것이다. 왜 그랬겠나? 지킬 가치가 없는 약속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이런 사실은 외교 안보 문제에서 문 정권이 국민에게 숨기는 비밀이 숱할 것이란 의심을 굳힌다. 군 당국도 이를 인정했다. 북한 순항미사일 도발을 숨긴 사실이 들통나자 "모든 것을 발표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2021-04-06 05:00:00

[사설] 나무 심기 넘어 관리와 다양한 산림 산업 육성 나서야

산림청이 국민 1천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나무 심기와 식목일 변경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79.2%가 나무 심는 시기를 앞당겨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식목일을 당기고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은 중요하다. 나아가 산림을 효율적으로 가꾸고 이용할 수 있는 정책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우리나라는 1967년 산림청을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산림녹화사업을 추진한 덕분에 민둥산을 울창한 숲으로 가꾸는 데 성공했다. 6·25전쟁 직후 우리나라의 산림 총량은 2018년 현재의 약 5%에 불과했고, 민둥산 비율이 전체 산의 50%에 달할 정도로 황폐했다. 2020년 현재 우리나라 산의 나무 양은 16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한다. 세계 평균 임목 축적량 약 130㎥/㏊에 비하면 상당한 양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한 녹화 성공 국가'라고 평가했고, 유엔환경계획기구(UNEP)는 '한국의 조림 사업은 세계적 자랑거리'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숲을 울창하게 가꾸는 것만으로도 공공 가치는 늘어난다. 숲 그 자체로 산소 생산, 이산화탄소 흡수, 물 함량, 생물다양성 보전, 열섬 완화, 토사 유출 방지, 산림 정수, 산림 휴양 기능 등 다양한 공익을 제공한다. 이제 한발 더 나아가야 할 때다. 우리나라 목재 자급률은 15% 안팎이다. 자급률이 낮은 것은 1970년대 들어와 나무 심기에 집중한 만큼 목재로 이용할 만큼 큰 나무가 적었다는 점, 민둥산 녹화가 급해 성장 속도가 빠른 나무를 집중적으로 심다 보니 직경이 작거나, 재질이 물러 목재로 적합하지 않은 수종이 많다는 점, 우리나라 산이 악산이고 임도(林道)가 부족해 관리, 벌목, 운반이 어렵다는 점 등 여러 이유가 있다.산림 녹화가 급했던 시절, 우리는 심는 데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단계적 수종 교체, 임도 확충, 40~50년령에 집중돼 있는 나무 연령 다양화, 목재 산업 다각화 등 산림 산업 육성에 과감한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

2021-04-06 05:00:00

[사설] 느슨한 방역 의식에다 음주운전까지, 경계 늦출 때 아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로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풀리면서 지역사회의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산발적 감염이 지속되고 있다. 봄철 야외 활동의 증가로 공원·유원지 등에서 5인 이상 모임 금지나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어기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데다 음식점·주점 영업시간 제한 해제로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사태에 대한 섣부른 판단과 느슨한 경각심이 빚어내는 현상이다.지난달 30일 이후 닷새째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대를 이어 가고 있다. 대구경북도 이달 들어 두 자릿수의 확진자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에 쏠렸던 확진자 비율이 이제는 비수도권으로까지 확산하는 등 사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그동안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사태가 국민들의 예상만큼 쉽게 진정될 상황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백신 접종과 별개로 상당 기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 나가는 것만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우리보다 백신 접종률이 훨씬 높은 유럽·미국 등에서 여전히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심지어 독일·프랑스는 국가 봉쇄 조치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안심할 단계가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이런 상황에서 긴장을 풀고 방역 수칙마저 외면하는 것은 사태를 더욱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무엇보다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 사회적 경각심이 높은 시점에서 이를 역행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대구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494건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도 오히려 10%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몰지각한 이런 행동은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 사회적 노력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다져 나가도 모자랄 판에 사회적 흐름과 거꾸로 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시민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2021-04-05 05:00:00

[사설] 공정·정의가 자리 잡아야 할 ‘근원적인 곳’은 문 대통령 자신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지금까지 '공정'과 '정의'만큼 그 본래의 의미가 훼손된 낱말도 없을 것이다. 그 선두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서 있다. 문 대통령은 4일 부활절을 맞아 SNS에 게시한 메시지에서 "근원적인 곳에서 공정과 정의가 자리 잡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정직한 땀과 소중한 꿈이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헛웃음이 저절로 나온다.이에 앞서 지난달 10일에도 같은 소리를 늘어놨다. LH 사태와 관련해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으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태의 책임자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질 여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 말을 들은 국민은 그야말로 귀를 씻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이후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정'과 '정의'를 들먹였다. 작년 9월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는 무려 37번이나 공정을 말했다. 그러나 문 정권의 실제 행동은 정반대였다.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벅차다. 조국 사태부터 최근 드러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새 임대차법 시행 전 임대료 대폭 인상에 이르기까지 문 정권이 보여준 것은 '공정한 척' '정의로운 척' '착한 척' '청렴한 척'이었다.오늘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예수 부활이 갖는 의미는 영혼의 재탄생이라고 할 수 있다. 잘못을 뉘우치고 깨끗한 영혼을 가진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부활절 메시지로 공정과 정의, 정직 운운한 것은 참으로 어이없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예수 부활의 본뜻을 더럽히는 꼴이나 마찬가지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정과 정의를 더럽힌 장본인이 일말의 뉘우침도 없이 공정과 정의를 다시 들먹였기 때문이다. 공정과 정의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할 '근원적인 곳'은 달리 있지 않다. 바로 문 대통령 자신이다. 문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공정과 정의라는 소리는 이제 더는 듣고 싶지 않다.

2021-04-05 05:00:00

[사설] 궤변과 속임수로 부동산 실패 덮기 급급한 청와대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를 사과하고 정책 전환을 언급한 것과 달리 청와대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기존 정책 기조를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급한 민주당은 사과와 정책 수정을 통해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선 반면 청와대는 실패 인정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한 까닭에 당·청 간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주 "집값 상승은 한국적 현상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많은 유동성이 풀리고 자산가격이 실물과 괴리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실장은 "성공이다 실패다라고 말하기엔 매우 복합적인 문제"라며 실패를 인정하지 않은 것을 넘어 부동산 정책 일관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25차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전셋값·보유세 폭등을 가져왔다는 것은 국민 대다수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부동산 정책을 책임진 청와대 정책실장은 유동성 탓으로 돌렸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탓한 것과 같은 전형적 책임 떠넘기기 속임수다.이 실장이 한국은행 자료를 봤으면 얼토당토않은 얘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9.3%로 미국(6.0%) 독일(5.4%) 등 6개 선진국보다 높았다. 한은은 또 집값 변동의 71%가 국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원인이 무엇이든 민주당이 부족했다"면서 정책 실패를 인정했고, '문재인 보유국' 운운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조차 "지금과는 확실히 다른 부동산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마당에 청와대 정책실장은 딴소리를 했다.청와대가 기존 부동산 정책을 고집하는 것은 정책 전환이 부동산 정책 실패 인정으로 연결될 것을 우려해서다. 그러나 청와대가 인정하든 안 하든 부동산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 문 정부가 가장 잘못한 경제 정책으로 부동산 정책이 꼽히는 실정이다. 청와대가 궤변과 속임수로 부동산 정책 실패를 덮으려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일 뿐이다.

2021-04-05 05:00:00

[사설] 다 지은 신한울 1호기 조속히 운영 허가하라

신한울 1호기 원자력발전소의 공정률이 99%로 사실상 완공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연료만 장착하면 즉각 가동할 수 있는 상태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온갖 핑계를 대며 운영 허가를 내주지 않아 가동이 하염없이 늦춰지고 있다. APR-1400 원자로를 갖춘 최신형 원전의 가동이 늦어질수록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로 그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돼 있다. 정부는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전의 가격 인상을 막았지만 '탈원전'을 고집하는 한 선거 후 언제라도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신한울 1호기 가동이 늦어지는 것은 정부의 '탈원전' 후유증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울 1호기 공사가 시작된 것은 2010년 4월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4년 12월 1일 운영 허가를 신청했고 2018년 4월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원안위는 운영 허가를 신청한 지 6년 4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심사 중이다. 신한울 1호기와 같은 APR-1400 노형으로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은 이보다 늦은 2012년 7월 착공했지만 지난해 2월 이미 운영 허가를 얻어 가동 중이다. 뒤늦게 수출한 원전은 가동되고 이보다 앞서 지은 국내 원전은 가동되지 않는 것은 정부의 탈원전에 원안위가 부응하지 않고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신한울 원전 가동이 늦춰지면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수원은 신한울 1호기가 생산할 수 있는 전기가 하루 최대 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1년 가동이 늦춰지면 7천300억 원의 기회비용을 날리는 것이다. 그런데 당초 목표보다 3년이나 가동이 늦춰진 현재까지 기약도 없다.전기 1㎾h를 생산하기 위해 원자력은 60원, LNG는 130원, 기타 재생에너지는 200원이 든다. 정부는 지난해 말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분기마다 원자력 석유 석탄 LNG 등 전기 연료 구매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유가나 LNG 가격이 오르면 국민들이 비싼 전기요금을 물어야 한다는 의미다.그래서 정부가 신한울 원전 가동을 늦추면 늦출수록 그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된 것이다. 원안위가 갖은 핑계로 원전 가동을 늦추는 것이 직무 유기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원안위는 하루빨리 신한울 원전 가동을 허가해야 할 것이다.

2021-04-03 05:00:00

[사설] 자신의 관용차로 피의자 ‘모신’ 공수처장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달 7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조사하면서 자신의 관용차를 제공, 은밀하게 공수처 청사로 들어오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지검장을 조사한 김 처장이 조서나 면담 세부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 논란이 된 데 이어 김 처장이 이 지검장에게 자신의 관용차를 제공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황제 조사'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김 처장은 "보안상 어쩔 수 없었다"며 "앞으로 사건 조사와 관련해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하겠다"고 했다. 보안을 들먹인 김 처장의 해명은 군색하기 짝이 없다. 사건 피의자를 수사기관장 관용차까지 제공해 '모신'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다른 피의자들이 '나도 이성윤과 똑같은 대우를 해달라'고 요구하면 김 처장은 어떻게 할 것인가. 수사 절차에서 법 앞의 평등, 형평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어긴 김 처장의 행위는 크게 잘못됐다.이 지검장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옵티머스 펀드 사기 등 문재인 정권의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틀어막고 있는 장본인이다. 이런 역할 덕분에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불법 출금 수사 무마 의혹 사건을 이첩받은 김 처장은 이 지검장을 조사하고서도 수원지검에 이첩한 기록에 면담 일시, 장소만 기재했을 뿐 면담 세부 내용은 남기지 않았다. 이것만으로도 위법성이 심각한데 이 지검장에 대한 황제 조사 논란까지 터졌다. 이 지검장이 정권 비호를 받는 실세가 아니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다.공수처는 출범 전부터 '정권 수호처'란 의심을 샀다. 공수처 자체의 위헌성과 입법 과정의 불법성, 처장 인선 제도의 정치 중립 붕괴로 공수처는 이미 정당성을 잃었다. 김 처장의 이 지검장에 대한 황제 조사로 공수처에 대한 세간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공수처가 존속하는 한 앞으로 더한 일도 벌어질 것이다. 이번 일로 공수처를 하루빨리 폐지해야 할 당위성이 더욱 커졌다. 서둘러 공수처를 폐지해야 한다. '이성윤 모시기'를 한 김 처장은 즉각 사퇴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수사 당국은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김 처장과 이 지검장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

2021-04-03 05:00:00

[야고부] 한국, 버마와 미얀마

[야고부] 한국, 버마와 미얀마

"한국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지난 2019년 9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은 미얀마에 들러 당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을 만났다. 그리고 1950년, 북한 남침으로 전쟁을 치르던 한국에 5만 달러 상당의 쌀을 원조해 준 사실을 떠올리며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식민 지배와 민주화 투쟁이라는 두 나라 역사 속 고통스러운 공통점을 떠올리며 유대와 연대를 강조했다.두 나라는 70여 년 전 이런 사연을 간직한 나라였지만 아름다운 선연(善緣) 말고 악연(惡緣)도 있다. 옛 버마 시절인 1983년 10월 9일, 전두환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북한이 저지른 아웅산 국립묘지 폭파 사건으로 경북 성주 출신 서석준 부총리 등 대통령 수행원 17명이 죽고 14명이 다쳤다. 선연과 악연 모두 북한과 얽힌 두 나라의 현대사이다.이런 뒤섞인 사연의 미얀마에서 지난 2월 1일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400명 넘는 국민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지자 여러 한국인이 그들과 아픔을 나누는 행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대구 자매도시인 일본 히로시마 시민단체는 물론, 국내 거주 동남아 4개국(미얀마·스리랑카·캄보디아·베트남) 사람과 함께하는 고통 나눔이 펼쳐지고 있다.특히 (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국제분과위원장인 최봉태 변호사는 국채보상운동의 나눔 정신을 되새기며 미얀마 민주화 활동 희생자를 돕는 작업에 힘을 모으고 있다. 최 변호사 등은 불복종 뜻의 세 손가락을 새기거나 양국 국기에 '시민불복종운동 지지' 등 글귀를 넣어 만든 나비 모양 휘장(배지)을 팔아 수익금을 전하기로 했다.북한으로 인한 두 나라의 좋고, 나빴던 인연 위에 이젠 미얀마 군부의 양민 학살이란 불행한 사태로 대구경북이 미얀마와 새로운 인연을 맺는 셈이다. 문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듯, 무엇보다 국채보상운동의 나눔 정신을 이어온 대구경북 사람이 나눔의 나라 밖 실천에 나서니 두 나라 민간 교류에 돌다리를 하나 더 놓는 일 같아 올 4월의 출발이 남다르게 와닿는다.

2021-04-03 05:00:00

[사설] ‘천안함 폭침’ 재조사 결정, 북한 격침 사실 부정하나

문재인 정권의 '과거사' 재조사가 끝도 없다. 이번에는 천안함 폭침 재조사다.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결정했다. 작년 9월 피격 사건 원인을 밝혀 달라는 진정이 접수됐으며 사전 조사를 거쳐 12월 14일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는 것이다.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진정을 낸 장본인이 천안함은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한국·미국·호주·영국·스웨덴 등 5개국 전문가의 만장일치 결론을 부정하고 '좌초설' 등 괴담을 유포한 신상철 씨이기 때문이다.더불어민주당 추천 민간위원으로 민군합동조사단에 참여했던 신 씨는 합조단에 단 2시간 참석하고 합조단을 이탈한 뒤 '미 군함 충돌설'을 주장하며 "정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작하려고 구조를 늦췄다" "국방장관이 증거를 인멸했다"고 했다. 그리고 결정적 증거인 북한 어뢰추진체에 대해서도 "서해에서 발견된 어뢰에 동해에만 있는 붉은 멍게가 붙어 있다" "(북한 어뢰의 1번 글씨가) 우리가 쓴 것 같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늘어놨다.그 뒤 신 씨는 명예훼손으로 기소돼 2016년 1월 1심에서는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작년 10월 2심에서 무죄 방면됐다. 신 씨의 주장이 '비방 목적'이 아니라 '공익 목적'이라는 어이없는 판결이었다. 그러나 2심은 신 씨의 주장이 허위임은 인정했다. 신 씨가 '거짓말쟁이'라고 확인한 것이다.그런 점에서 위원회는 신 씨의 진정을 각하했어야 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신 씨가 '사망사건 목격자로부터 전해 들은 사람'이라는 진정 요건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이게 위원회 독자적 판단일까? 문 정권 이후 각종 과거사 재조사에 정권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한 전례로 보아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은 자연스럽다.사실이라면 가증스러운 이중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5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장에서 천안함 피격에 대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재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

2021-04-0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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