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백지화’로 몬 여권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문재인 정권이 '백지화'로 몰고 있는 가운데 김수삼 검증위 위원장이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검증위 결론의 핵심은 "(김해신공항을) 재검토를 거쳐 쓸 수 있으면 쓰라는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검증위의 최종 발표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가덕도신공항이 사실상 확정됐다"며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나섰다. 검증위의 결론을 '김해신공항 백지화-가덕도신공항 추진'으로 단정한 것이다.

사실 검증위의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이 정권이 처음부터 이를 의도한 것이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 일부 검증위원들에 따르면 최종 보고서 의결을 위한 지난 9월 25일 마지막 전체회의가 열릴 때까지만 해도 김해신공항 유지 의견이 다수였다고 한다. 그런데 결과 발표 5일 전인 지난 12일 전체 위원 21명 가운데 검증위원장과 4명의 각 분과장 등 5명이 모여 '재검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에 구성돼 10개월 이상 검토 작업을 해 온 검증위가 검토 마지막 단계에서 결론을 180도 바꾼 것은 어떻게 봐도 비정상이다. 검증위가 다루는 안전, 시설 운용·수요, 환경, 소음 등의 문제와 상관없는 정치적 고려가 개입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 정권 사람들이 뱉어낸 말들은 이런 의심을 뒷받침한다. 정세균 총리는 지난달 부산에서 "부·울·경 시도민의 간절한 여망이 외면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지난 4일 "부·울·경의 희망고문을 끝내겠다"고 했다. '가덕신공항'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3월 "부산 시민들이 제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여권으로부터) 상당히 강력한 압박을 받았다는 일부 검증위원들의 전언도 있다. 그동안 김해신공항안(案)을 고수해 온 국토부도 검증 결과 발표 뒤 "조속히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을 뒤집었다.

결국 검증위는 처음부터 들러리였던 것이다. 사실 검증위는 필요 없었다. 이미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 김해신공항이 최선이라고 결론을 냈다. 이들이 문 정권의 '뒤집기'에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안 봐도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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