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대통령, 감사원장·검찰총장 바꾸려면 책임도 떠안아야

더불어민주당이 최재형 감사원장을 상대로 탄핵을 거론하고 사퇴하라고 고함을 쳤다. 정권이 임명한 감사원장을 집권 여당이 집중 공격한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

여당이 최 원장을 난타한 이유는 두 가지다. 최 원장이 "대선에서 41%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 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국정 과제인 탈원전 정당성을 부정했다며 공격했다. 그러나 이는 헌법기관인 감사원 직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잘못이다. 감사원법 제2조는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 직무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과 독립적으로 수행된다는 뜻이다. '친정부 인사'인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의 감사위원 기용을 최 원장이 거부한 것도 감사원 중립성과 공정성을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 원장에게 임명장을 주며 "자신을 엄격히 관리해왔기 때문에 감사원장으로 아주 적격인 분"이라고 했다. 이제 와서 정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여당이 탄핵·사퇴를 거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제2의 윤석열 사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윤 총장이 조국 전 장관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자 온갖 수단으로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최 원장과 윤 총장을 임명한 것은 문 대통령이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결단'하는 게 맞다. 두 사람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 이유를 설명하고, 두 사람이 정권 입장과 다른 언행을 해 경질한다면 그 사유를 떳떳이 밝히는 게 정도(正道)다. 여당 의원들과 법무부 장관 등을 앞세워 사퇴를 압박할 게 아니라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두 사람이 떠난 자리에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을 기용하되 그에 따른 모든 책임 역시 문 대통령과 정권이 떠안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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