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도 신공항 공개 지지 나선 이낙연, 부·울·경만 보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 언론인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 언론인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산에서 공개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지지 발언을 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그는 2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해신공항 검증과 관련해 "먼 눈으로 확장성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 가덕신공항으로 정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총리 시절 거듭 밝혔던 입장을 뒤엎은 셈인데 참으로 무책임하다.

총리 시절 이 의원은 "객관성·중립성 아래 최대한 공정하게 김해신공항 확장안 검증을 진행하겠다"고 누차 밝힌 바 있다. 민간검증위원회 출범 당시에도 "이번 검증이 갈등 해결의 성공 사례가 되고 국가와 사회의 미래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계에 돌아온 뒤에는 태도가 바뀌었다. 총선을 앞둔 지난 4월 부산 지원 유세에서 "신공항 문제를 포함한 부산의 여러 현안을 정부와 함께 민주당이 풀어 나가겠다"며 군불을 때더니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가덕도 편을 들었다.

개인적 발언이라는 단서를 달았다고 해도 그의 발언은 여러 가지로 매우 부적절하다. 김해공항 검증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시점인데, 민간에 검증을 전적으로 위임한 전 총리가 공개 석상에서 입에 담을 주제는 단연코 아니다. 더욱이 여당 내 입지를 고려할 때 그의 가덕도 지지 발언은 검증위에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구설을 낳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 당권 경선과 차기 대선을 의식해 지역 갈라치기 전략을 쓴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구경북 표는 기대 난망이니 부울경 표라도 챙겨 정권 재창출에 이용하겠다는 속셈 때문에 그런 발언을 했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자신의 말이 지역 갈등을 부추길 게 뻔한데 불과 몇 달 전 소신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정치인이 차기 대선 지지도 1위 주자라는 사실이 허탈하다. 영남권 신공항 같은 국가 백년대계에 관한 한 정치인은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이 의원에게 가덕도 지지 발언 철회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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