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리 나선 포항 지진 피해민, 정부는 외면 말아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도로에서는 22일 오전부터 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빗속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지난 2017년의 포항 지진으로 거처를 잃었거나 피해를 본 주민들이 벌인 이날 시위는 정부의 무성의했던 지진 행정을 성토하고 성의 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정부는 실질적인 대책을 호소하는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가뜩이나 삶터를 잃고 힘들고 지친 피해자의 고통을 덜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피해자 주장처럼, 지진 발생이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 허가(지열발전소)에 따른 인공지진으로 밝혀진 만큼 책임자 조치와 사과 같은 진정한 행동이 있어야 한다. 또 2017년 11월 15일 지진 발생 이후 2년이나 지난 지난해 12월에야 겨우 포항지진특별법이 제정된 것으로 모자라 올 4월 1일 공표된 시행령에서 '피해 배·보상금'을 정부 책임을 외면한 '피해지원금'이라 명명했다. 이에 주민 반발을 샀으니 시행령 개정 또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지난해 3월 정부 조사단의 포항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지진 규명으로 중요 증거물이 된 지열발전소 시추기 철거 작업을 포항의 반대 여론에도 최근 강행하자 주민 불만이 폭발한 셈이다. 정부는 늦었지만 포항 지진이 정부 정책 추진에 따른 결과임을 통감하고 주민 뜻을 받들어 지진을 촉발한 증거물인 시추기를 없앨 것이 아니라 보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금까지 정부는 포항 지진 발생 이후 삶터를 잃고 크고 작은 고통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의 아픔을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충분히 확인했다. 그렇지만 일련의 과정을 보면 이들 피해자를 달래기는커녕 되레 상처를 헤집는 행정을 되풀이했으니 주민 불만을 사고도 남을 만하다. 이는 지진 이후 현장을 찾은 정부 당국자나 책임 있는 여당 정치인의 포항 지원 약속이 입에 발린 헛말에 지나지 않았음을 드러낸 꼴이다. 이번 시위로 더욱 분명해진 피해자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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