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주택 靑 참모·공직자 꿈쩍 않는 부동산 대책이 먹히겠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일부 다(多)주택 청와대 참모들이 집을 팔지 않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김 장관은 라디오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다주택자는 6개월 안에 팔라'는 지시에도 집을 판 사람은 딱 한 명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고 "집을 팔면 좋죠. 좋았겠는데"라고 했다. 김 장관은 이어 "청와대 참모들이 집을 팔지 않는 것이 '집을 갖고 있어야 이득이 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우려엔 "충분히 공감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보유에 대해 부동산 정책 책임자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유감을 나타낸 것은 이유가 있다. 청와대 참모들이 다주택자로 남아 있는 한 집값을 잡으려고 정부가 아무리 대책을 내놓더라도 시장에 제대로 된 신호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투기와 전쟁을 치러야 할 청와대 참모들과 고위공직자 대부분이 서울 강남에 거주하고 다주택자들인 상황에선 정부 대책이 시장에 먹혀들 수 없다.

다주택자 청와대 참모 11명 중 비서실장 지시에 따른 참모는 단 한 명에 그쳤다. 또한 재산 공개가 의무화된 고위공직자의 3분의 1이 다주택 보유자다. 정부 고위공무원과 공직 유관 단체장 등 재산 공개가 의무화된 750명 가운데 248명이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21차례에 이르는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집값이 역대 최악으로 급등한 것은 정부 대책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지 못해서다. 청와대 참모들과 고위공직자들이 집을 몇 채씩 갖고 있으면서 부(富)를 불리는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정부 대책을 믿고 따를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6·17 대책에도 집값이 가라앉을 기미가 없자 정부는 22번째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대책은 약발이 떨어지고 부작용만 커지는 실정이다. 시장에선 정부 대책을 오히려 호재로 여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무주택 서민과 대책을 만든 공무원 중 누가 투기꾼인지 조사해야 한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다주택 청와대 참모들과 고위공직자들을 손보지 않고서는 정부 대책은 계속 실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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