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능후 장관의 근거 없는 대구 의료 비판, 자질이 의심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재난상황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재난상황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구 상급종합병원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해 공분을 사고 있다. 국가 재난을 맞아 혼신의 방역에 나선 대구 의료인의 분투를 목격한 장관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시설이 잘 갖춰진 상급종합병원의 협조가 늦었다"며 대놓고 비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가 발언의 근거를 대라며 반발, 정보공개를 요청할 만도 하다.

우리는 무엇보다 그가 장관으로서 자질을 갖췄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중국발 '우한 폐렴'이 퍼지던 지난 2월 국회에서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말해 국민의 염장을 질렀다. 정부가 '우한 폐렴'이란 표현조차 중국을 의식해 사용 못 하게 막은 일과도 통하는 그의 발언은 한마디로 코로나19 괴질의 주무 장관으로서 기본적 인식마저 의심케 했다.

그가 이번에는 코로나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죽음의 방역 전투를 치른 대구 의료인의 희생을 무시한, 근거 없는 발언으로 갈등만 자초하고 있다. 코로나와의 사투에서 대구 의료인과 시민이 어떤 고통스러운 날을 보냈는지는 대구에 머물며 지휘하던 국무총리가 증언했다. 마침내 대구의 코로나 방역이 경계를 넘어, 한국의 'K-방역'으로 해외에 전파된 일은 그도 모르지 않을 터이다.

박 장관의 뜬금없는 대구 의료계 겨냥과 비판은 지난 3월, 17세 고교생 죽음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가 영남대병원 선별진료소에 일방적으로 검체 분석 중단 행정명령을 내렸다가 뒤늦게 사과로 끝을 낸 사례와 일맥상통한다. 둘 다 정부 방역 당국의 대구 의료계에 대한 불신과 그들이 어떤 잣대로 대구를 보는지를 드러낸 증거이다. 하나같이 사태 해결보다 갈등과 불신만 조장하는 결과만 낳았으니 말이다.

박 장관이 할 일은 분명하다. 대구 비판 발언의 근거를 밝히고 사실 여부를 따져 책임을 지는 것이다. 앞으로는 국민 갈등 조장 발언은 삼가고 임명권자만 바라보는 눈을 국민에게 돌려야 한다. 자리는 유한(有限)하지만 국민은 무한(無限)한 사실도 함께 알아두길 촉구한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