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석열 총장 해임할 자신이 없으면 사퇴 압박하지 마라

윤석열 검찰총장. 자료사진.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자료사진. 연합뉴스

여권이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시동을 걸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관련 진정 사건을 어디서 조사할 것인가를 둘러싼 윤 총장과 추미애 법무장관의 이견이 그 직접적인 발단이다. 그러나 한 전 총리 신원(伸寃)에 그치지 않고 울산시장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등 문재인 정권의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막으려는 장기적 포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총장은 임기 보장과 상관없이 갈등이 일어나면 물러나는 게 상책"이라며 "내가 검찰총장이라면 벌써 그만뒀다"고 했다. 윤 총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한 것이다. 오만한 발상이다. 자기가 뭐라고 함부로 '나라면' 운운하나. 검찰총장 임기 2년은 법으로 보장돼 있다. 법률 위반이나 개인 비리 등 명백한 잘못이 없으면 따라야 할 룰이다. 윤 총장의 '잘못'이라면 이 정권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윤 총장은 한 총리 사건 수사팀의 위증 강요 진정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배당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대검 감찰부가 직접 조사하라며 윤 총장을 비난했다. 검찰 내규를 위반하라는 소리다. 검사 징계 시효(5년)가 지난 사안은 감찰부 소관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권감독관실 배당은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대검 인권부 신설을 직접 지시한 취지에도 부합한다. 감찰부 업무였던 '인권침해 예방 및 감독' 업무를 인권부 업무로 넘긴 것이다. 이후 인권부는 수감 중인 증인이나 피의자가 제기한 진정 사건을 담당해 왔다.

설 의원에 이어 박주민 의원까지 윤 총장 비난에 가세하면서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의원들 개인 의견일 뿐 당 차원의 견해는 아니다"고 했다. 그 말을 믿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민주당은 이런 치졸한 외곽 때리기를 할 게 아니다. 원희룡 제주지사의 고언(苦言)대로 살아 있는 권력을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문 대통령의 말이 빈말이었다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당당하게 윤 총장을 해임하고 그 정치적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입을 닫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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