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사위원장 욕심내는 민주당, 야당의 견제 무력화 노리나

21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표결로 가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신속한 협상을 촉구하는 의미로 들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야당이 반대하면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야 간 최대 쟁점은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위원장을 어느 당이 가져가느냐와 법사위의 '법안 체계·자구 심사권'의 폐지 여부이다. 민주당은 두 상임위 모두 가져야 하며 체계·자구 심사권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당은 법사위와 예결위 모두 여당이 가져간 전례가 없으며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 역시 안 될 말이라고 주장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당의 속셈은 개헌 빼고 못 할 것이 없는 의석을 확보했으니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 법사위와 예결위는 법안과 예산을 다루는 핵심 상임위이다. 통합당의 주장대로 여당이 모두 차지한 예는 없다. 특히 법사위원장은 여당 견제를 위해 제17대 국회부터 야당이 맡아왔다. 민주당은 이런 '관례'를 깨겠다는 것이다. 야당이 주도한 법사위에서 '법안 발목 잡기'가 자주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부 그런 예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서는 안 될 일이다. 법사위는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전 마지막 관문으로, 여당을 견제하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법안 체계·자구 심사도 마찬가지다. 이는 법안 내용의 위헌 여부, 다른 법과의 충돌 여부, 자체 조항 간 모순 여부, 법규의 정확성, 용어의 적합성, 통일성 등을 심사해 잘못을 걸러내는 과정이다.

이는 여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를 막는 기능도 해왔다. 이를 없애겠다는 것은 여당 마음대로 법안을 만들고 통과시키겠다는 것, 다시 말해 '입법 독재'를 제도화하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국민이 이렇게 하라고 '거대 여당'을 만들어준 것은 아닐 것이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