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 많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 보완해야

12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직원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과 관련해 안내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직원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과 관련해 안내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생계가 위협받자 정부가 11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신청을 받고 있지만 사용처의 많은 제약과 혼란으로 국민들이 헷갈려하면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국가가 돈을 풀어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취지와 달리 사용처 규정이 비현실적인 탓이다. 당초 취지 달성을 위해서는 사용처 제한 등의 문제점을 보완, 재난지원금이 효율적으로 쓰이도록 정부는 후속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기준은 전형적인 탁상 행정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지원금을 카드로 충전받거나 선불카드로 쓸 수 있는 지역을 '카드 매출이 잡히는 곳'으로 정했다. 그 결과 KTX의 경우 코레일 본사가 위치한 대전 시민만 열차 이용에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전국 유통망을 갖춘 스타벅스 역시 서울에 본사를 둔 탓에 서울 시민만이 정부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일이 벌어지게 됐다. 대구경북은 한 생활권이지만 대구 시민은 경북에서, 경북 도민은 대구에서 사용할 수 없다.

또 긴급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돕기 위한 돈이라 대기업 유통업체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이들 대기업 유통업체 내 소상공인 임대 매장에서는 쓸 수 있다. 따라서 재난지원금 사용에 앞서 결제가 가능한 곳인지를 미리 확인하는 수고스러움을 겪지 않을 수 없다. 보완이 없으면 사용 제한의 번거로움과 불편함은 이제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춰 사용처 제한에 따른 국민 어려움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책상물림 행정이 빚은 결과인 셈이다.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푸는 지원금이 지역 내 경기는 물론, 골목과 소상공인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임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국민이 불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지 못한 점은 지적받아 마땅하다. 정부는 당초 취지를 살리면서 지원금이 지역 내 소비 진작 등을 위해 제대로, 불편하지 않게 사용될 수 있도록 드러난 문제를 파악해 후속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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