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민 가슴에 멸사봉공의 기념비를 세운 대구 의사들

전염병 대란에 휩싸인 대구의 방역 대책을 주도한 의과대학 교수들의 헌신과 겸양은 감동 그 이상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횡행한 지난 몇 달간 온갖 고생과 희생을 감수하고서도 공식 예산으로 책정한 자문료마저 사양했다는 소식은 대구의 자긍심을 다시 한번 드높인 의거(義擧)에 다름 아니다. 대구경북이 견위치명(見危致命)하며 멸사봉공(滅私奉公)하는 지성인의 고장임을 실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코로나 확산과 더불어 대구시가 비상대응본부를 설치하면서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이경수 영남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를 비롯해 경북대 의대 김건엽·김종연·홍남수 교수, 계명대 의대 이중정 교수, 대구가톨릭대 의대 황준현 교수, 영남대 의대 황태윤 교수 등은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이들은 2월 18일부터 5월 4일까지 대구시청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코로나의 추이를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했다. 따라서 받아야 할 자문 수당이 수천만원씩에 이르지만 모두가 수령을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애초에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감염 및 예방의학 전문가인 이들이 코로나 사태 여파로 혼란스러운 대구 시민의 가슴에 선공후사(先公後私)의 기념비를 세운 것이다.

자문위원 상당수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대구시의 감염병 대책을 도왔다고 한다.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도 자문단과 더불어 고된 일을 함께 했다. 대구시의사회 소속 민복기 본부장과 박원규, 김경호, 이상호, 심삼도, 김용한 원장 등 13명의 개업의들이 진료를 줄이거나 휴일을 반납하고 시청으로 달려왔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가장 힘겨운 사투를 벌여온 사람들은 의료진이다. 지역사회 확산에 따른 대책을 세우고, 환자의 중증도 분류와 진료 및 이송 방침을 수립하며, 실시간 병상 확보와 관련 기관과의 업무 연계에 나선 것은 이들 자문위원들이었다. 덕분에 대구는 코로나 극복 모범 도시로 거듭나며 명실상부한 의료 선진 도시임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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