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진정세에도 여전한 ‘대구경북 포비아’

지난 2월 우리 한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국으로 급부상하면서 '코리아 포비아'로 곤욕을 치렀다. 세계인들이 한국민을 바이러스의 숙주라도 되는 양 극도의 기피 대상으로 치부하는 바람에 엄청난 모멸감을 감수해야 했다. 국제사회의 한국인 입국 봉쇄와 규제가 다반사였고, 외국에 체류하던 우리 국민이 쫓겨오는 일까지 벌어졌다.

해외 여행 중이던 신혼부부 팀이 여권을 압수당하고 격리되는가 하면, 코로나 발원지였던 중국으로부터 훈계를 듣고 역차별을 당하는 기막힌 일도 겪었다. 중국 눈치를 보던 정부가 우물쭈물 방역의 골든타임을 놓친 참담한 귀결이었다. 그 와중에 대구는 신천지 예수교회발(發) 코로나 폭증세로 최대 감염 지역의 불명예를 떠안게 되었다.

그러나 무차별 감염 확산의 공포 속에서도 허둥대는 정부의 방역 대책과 몰상식한 종교 집단의 행태, 일부 정치세력의 망언과 모욕까지 감내하며 대구경북은 '코로나 블루'를 의연히 극복해냈다. 한국이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거듭나는 최일선에서 악전고투를 벌인 곳은 바로 대구경북이었다. 그렇게 지역의 코로나 사태가 완연한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대구경북 포비아'는 여전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타 지역에서 대구경북을 바라보는 차별적인 시선이 코로나 초창기에 세계 여러 나라가 한국을 대하던 무분별한 시각과 다른 게 무엇인가. 타 지역 사람들이 대구경북에 오는 것을 꺼리는 것은 물론 수도권 기업에서는 지역 출신 임직원들의 고향 방문조차 터부시한다. 대구경북 출신자에 대한 입국 심사 과정도 유별나게 엄격하다. 대구를 아직도 전염병의 온상으로 보는 듯하다.

어느 지역이건 코로나 확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2차 재유행의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주말까지 대구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우리는 방역 체계 변화와 개학을 앞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는 상생의 생활 태도와 공동체 정신이 중요하다. 그것이 진정한 국격이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