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봇물 이룬 재난기본소득 제안, 진지한 성찰 해야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주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취약계층의 생활난이 워낙 심각한 데다 총선을 앞두고 있어 여·야를 막론하고 반기를 들기가 어렵다. 가장 큰 피해를 겪은 대구경북으로서도 솔깃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인 한 사람당 1천달러를 지급하겠다는 구상까지 내놓았다. 일본도 현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증시 폭락 등 심각한 경제난 우려에 각 나라가 돈 풀기를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주저하지만 우리나라도 이에 편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부 단체장들은 이미 지자체 차원에서 현금 지급을 공언하고 있다. 운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뗐다. '전 국민 재난기본소득 100만원 지급'을 제안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맞장구를 치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공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진지한 성찰 없이 국민들에게 나눠주듯 이뤄지는 재난기본소득은 정부 재정 부실만 재촉할 뿐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현금으로 주든 상품권으로 주든 이미 보유한 현금의 지출 억제 현상으로 연결돼 소비 진작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잃어버린 10년이 30년이 된 일본이 소비를 살린다며 이미 여러 차례 현금 등을 지급했지만 정작 기대했던 소비 진작 효과가 미미했던 것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가뜩이나 복지비의 급속한 확대로 국민들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그 한편엔 코로나 사태로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 일자리를 잃은 일용직 근로자, 아르바이트 자리가 사라진 학생 등 생계를 이어가기 어렵게 된 취약계층 또한 급격히 늘었다. 나랏빚도 생각하고 취약계층의 생계도 걱정하려면 '기본소득' 같은 황당한 주장은 접고 취약계층에 대해 핀셋 지원을 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신용 보강에 집중하고 주52시간제 같은 규제를 풀고 애로 사항을 없애 마음껏 경영하게 해야 한다. 정부가 돈을 풀어 살리는 경제는 득보다 실이 많지만 기업이 만드는 경제성장은 실보다 득이 훨씬 크다. 트럼프가 1조달러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다우지수가 폭락하고,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로 기업들의 달러 수급에 숨통을 터주자 코스피 지수가 솟아 오른 것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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