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분노조절장애 범죄, 학교까지 안전지대 아니어서야

지난주 대구시내 한 중학교에서 1학년 학생이 3학년 학생 두 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힌 사건이 일어났다. 학교 급식실에서 "새치기를 하지 말라"며 자신의 목덜미를 잡은 중3 학생들을 잇따라 칼로 찌르고 달아나며 다른 학생들에게도 폭행을 가했다는 것이다. 중학교 1학년생의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도 놀라운 일이거니와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뜻밖이었다.

결국은 범행을 저지른 학생이 분노조절장애 등의 병력을 지니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더구나 이 같은 병력에도 불구하고 이 학생을 일반 학생으로 관리해온 것이 사고로 연결되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해당 학교와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4월부터 이 학생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위기관리위원회를 열었다고 한다. 심리정서검사 결과 정상치를 벗어난 수치를 보인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학생의 생활기록부와 심리정서검사 및 의료진 소견서를 보고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 화를 부른 것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학교폭력이 아닌 분노조절장애라는 사회 병리현상의 한 측면에서 봐야 한다. 그리고 분노조절장애에 의한 범죄가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나마 피해 학생들이 보다 심각한 상처를 입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한 일이 아닌가. 사회가 점점 복잡다단해지고 자꾸만 각박해지면서 순간적으로 화를 이기지 못해 발생하는 크고 작은 범죄 또한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제는 교실마저 그 예외가 아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경우는 분노의 상대가 특정되거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고 대응 또한 쉽지 않다. 또한 질환에서 파생된 범죄여서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또한 난제이다. 위험성이 있는 분노조절장애자에 대한 능동적인 관리와 함께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이 범죄의 근본적인 예방법이다. 누구나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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