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석면 안전불감증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석면의 폐해에 대한 숱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석면건축물로 분류된 어린이집과 천장을 페인트로 덧씌운 요양병원 등은 여전하다. 2011년 석면안전관리법이 제정된 지 8년이나 지난 석면 관리의 현주소이다. 대구시는 법 제정 5년이 지난 2016년에야 석면건축물 실태 파악에 나섰고, 다시 3년이 지났지만 석면 감소율은 10%에도 못 미친다.

대구에서 석면 건축자재를 사용한 면적의 합이 50㎡ 이상인 건축물은 공공건축물, 어린이집, 대학 등 모두 9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건물의 석면 총면적은 120만㎡가 넘어 대구시청사 건물 100개와 맞먹는 규모이다. 대구시내 초·중·고교에 남아 있는 석면 자재 사용 면적도 110만5천㎡를 넘어 전체의 16.7%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기준치만 초과하지 않으면 페인트 등으로 석면을 덧씌우는 이른바 '덧방' 시공만 한 채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 해체 비용과 절차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석면이 흩날릴 위험이 없다는 이유로 석면 가까이 생활하는 노약자나 영유아 가족들의 걱정은 숙지지 않는다. 천장과 벽면이 깨지고 갈라져 비산 먼지가 날릴 가능성이 큰 데도 석면을 방치하는 건 더 심각한 문제이다.

현재 남아 있는 석면이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석면을 방치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천장이든 벽면이든 석면 함유 건축물에 손상이 발견되면 즉시 보수가 원칙인데,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다. 오늘의 허술한 대응이 내일의 치명적인 후유증을 양산할 수도 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와 오랜 잠복기를 거쳐 악성 폐질환을 일으키는 '조용한 살인자'이다. 석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부터 타파해야 한다. 해체의 당위성은 물론 석면이 포함된 벽면이 손상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경계심부터 일깨워야 한다. 전문가들도 석면 안전관리 방안이 지금보다는 강화되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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