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회창 전 총재가 '공수처' 찬성했다는 여당의 가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기 위해 없는 소리까지 지어내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1998년 9월 23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정치적 사건이나 고위공직자 비리 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된 수사기관 설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해찬 대표도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주장을 했다.

이 전 총재가 그렇게 말한 것은 맞다. 그러나 발언의 취지는 공수처 설치가 아니라 특별검사제 도입이다. 이 전 총재는 1998년 9월 23일 참여연대 박상중 공동대표 등을 면담하면서 '부패방지법' 제정에는 동의하지만 참여연대의 공수처 설치에는 반대하고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상설 특검 형태의 공수처를 추진했다.

또 이 전 총재는 특별검사도 공수처처럼 상설기구로 두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수처와 같은 독립적 수사기구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상설화에 대해서는 유보적 태도를 취한 것이다. 결국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이회창 공수처 설치 주장' 발언은 명백한 가짜 뉴스다.

물론 "이재오·정몽준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한국당 주요 인사가 공수처를 20년 넘게 주장해왔다"는 이 원내대표의 '팩트 체크'만큼은 정확하다. 그러나 이것도 '문재인 정권식(式) 공수처'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는 막강한 사정(司正) 권력을 대통령에게 안기기 때문이다. 문 정권의 공수처가 단기적으로는 내년 총선, 장기적으로는 '20년 집권'을 위한 '정권보위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해찬 대표도 이런 공수처에는 반대했다. 국무총리로 지명된 2004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사정 집행기관을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검찰권의 이원화도 적절치 않다"고 발언했다. 그런데도 문 정권은 사실상 대통령 직속의 공수처를 만들려 한다. 부끄러워해야 할 자가당착이다.

관련기사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