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정권의 충견 작정한 '민갑룡 경찰'

지금껏 검찰이 '권력의 충견'이란 소리를 들어왔지만 문재인 정권에서는 경찰이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할 판이다. 검찰은 대통령과 여당의 온갖 방해 공작에도 '조국 수사'에 '올인'하고 있는 반면 경찰은 검찰의 '조국 수사'를 비난하는 여당 내 싱크탱크의 보고서를 전 직원에 배포하는 등 '코드' 맞추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의 보고서 2건을 경찰청 내 모든 부서에 배포하면서 '전 직원에게 전파해주시고, 모든 국장·과장·계장급 이상은 필독해달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에 각 부서는 문제의 보고서를 소속 직원 1천여 명에게 배포했다. 이는 이달 중순 경찰청 고위 간부회의에서 민갑룡 청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이 보고서를 언급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보고서 내용은 한마디로 왜곡이다. '조국 일가에 대한 무리한 수사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조국 전 장관이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폭넓게 들으라고 지시하면서 청취 대상으로 '콕 집은'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의 말이다. 그는 "이번(조국) 수사는 사냥처럼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 않다. 조국 수사는 검찰이 처음부터 조국을 치려 기획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뒤 언론의 추적 취재와 관련자 증언 등으로 온갖 불법 혐의가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보고서는 조국 편에 선 검사 한 사람의 개인적이고 편파적인 감정의 표현을 검찰 내부의 자성으로 뻥튀기한 것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문제의 보고서를 전 직원에게 배포하고 일정 직급 이상 간부들에게 필독하라고 한 것은 민 청장의 개인적인 믿음을 부하 경찰에 강요한 '양심에 대한 폭력'이나 다름없다. 특정 정당의, 그것도 왜곡으로 가득한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 간부들의 심경은 참담할 것이다.

이번 사안은 문 정권에서 경찰이 권력의 충견임을 자임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드루킹 사건' 부실 수사로 그것은 이미 예고됐다. 이런 사실들은 문 정권은 입에 거품을 물고 '검찰 개혁'을 외치지만 정작 더 화급한 과제는 '경찰 개혁'임을 말해준다.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더 많은 권한을 가지려 한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이 확보되지 않은 한 절대로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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