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재인·조국의 '모르쇠', 국민이 그토록 어리석어 보이나

국가기록원이 세금 172억원을 들여 문재인 대통령의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립을 추진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지시하지도 않았으며 배경은 이해하지만 왜 우리 정부에서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기록관 설립 백지화를 지시했다. 세금으로 별도의 대통령기록관을 짓는 데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황급히 조치를 취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기록관 건립을 모르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은 정권 차원에서 추진된 사안을 대통령이 몰랐을리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예산안에 부지 매입비 등 32억원이 편성됐고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비롯해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부근 등 기록관 부지 물색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정권 차원의 개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문 대통령의 모르겠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 대통령이 기록관 건립에 불같이 화를 냈다는데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않고 국민 세금을 들여 기록관 건립을 추진했다면 국가기록원 원장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일가 수사와 관련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대검찰청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몰랐다"고 밝혔다. 장관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법무부 차관, 검찰국장이 동시에 이런 제안을 한 것을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청와대와 코드를 맞춰 두 사람이 사전에 검토·모의하고 역할을 나눠 제안했을 개연성이 크다. 이를 조 장관이 과연 몰랐는지도 의문이다. 의심을 해소하려면 조 장관은 직권 남용, 수사 개입을 한 법무부 차관·검찰국장부터 인사조치 해야 한다.

기자간담회와 청문회에서 조 장관은 의혹들에 대해 "몰랐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그의 모르쇠 화법을 이젠 문 대통령이 같이 구사하고 있다. "모르겠다" "몰랐다"는 변명으로 순간의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 진실은 드러나게 돼 있고 그 뒷감당은 오로지 본인들의 몫이다. '하늘의 그물은 빈틈이 없어 그 무엇도 놓치지 않는다'는 경구를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은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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