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당의 국민청문회 꼼수…이럴 거면 법은 왜 만들었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9 개각 때 내정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무산됐다. 3일간의 청문회를 외친 자유한국당에 반대하다 2일로 축소한 청문회를 수용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조 후보자 가족의 증인 채택과 일정 재조정 문제로 또 반발, 2일 여야 협상이 결렬됐다. 이처럼 사실상 조 후보자 청문회가 무산되자 여당은 국민청문회 추진에 나서고 있다.

이런 여당의 움직임은 조 후보자의 2일 국회 기자간담회와 맥이 통한다. 조 후보자는 "과분한 이 자리 외에 어떤 공직도 탐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 자신의 입장을 호소하는 '대국민 설명회'를 가졌다. 그는 각종 의혹 등에 납득하기 힘든 주장으로 설명 또는 해명했다. 이는 여당의 국민청문회 전초전 성격이 짙다. 여당의 국민청문회는 공식적인 대국민 설명회가 될 수 있다. 물론 국민에게 직접 외치는 창의적 방법이겠지만 법 안의 제도적 방법 대신 법 밖의 방식으로 난국을 풀려는 속셈에 불과하다.

이번 청문회는 엄정한 법 집행을 책임질 수장을 검증하는 법적 절차이자, 제도화된 장치이다. 그런데 여당이 조 후보자의 장관 무혈 입성을 위해 유혈의 공방전이 될 법적인 청문 절차를 외면하고 법 외 길로 안내하는 의도는 아무리 봐도 잘못이다. 국민청문회의 형식, 절차, 효과도 의문이다. 법의 무력화 시도로 나쁜 선례만 남길 수 있다. 국민 대표이자 대의의 전당인 국회 인사청문회를 피하는 국민청문회는 모순이다. 이럴 거면 왜 법을 만들었는지 의문만 남길 뿐이다.

여야는 법 절차를 밟아 원칙대로 하면 된다. 국민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바라지 않는다. 여당은 더 이상 법 밖의 국민청문회 같은 갓길로 청문회를 벗어날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국민청문회는 옳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야당 역시 법 테두리에서의 청문회를 위해 유연하게 협상력을 발휘할 때다. 한국당은 이미 스스로 정한 3일간 청문회를 2일로 축소했고 가족 증인 채택 철회 등으로 장내 청문회를 꾀했던 만큼 여당의 장외 청문회에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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