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전 수출로 국부 쌓을 기회를 탈원전으로 걷어차는 나라

한국의 원자력발전 안전성·우수성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낭보(朗報)가 잇따르고 있다. 신형 경수로 APR1400 원전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최종 취득했다. 설계인증은 미국 정부가 APR1400의 미국 내 건설·운영을 허가하는 안전 확인 증명서다. 이 원전을 미국에서 건설·운영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또 두산중공업은 미국에서 처음 건설되는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에 12억달러 규모의 주기기를 제작·공급하기로 했다.

역대 정부의 의지와 연구자·산업계의 노력으로 한국은 세계 최고의 원전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원전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원전 업체들의 줄 이은 도산과 원전 인력의 급격한 유출로 내년부터 자력(自力)으로 원전을 짓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현재 건설 중이거나 발주를 앞둔 원전은 210기로 시장 규모가 600조원에 달한다. 원전은 전력 생산 비용을 낮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어서 세계적으로 원전 건설이 증가하는 추세다. 원전 건설 경험을 풍부하게 축적했고 기술·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으로서는 원전시장 석권을 통해 국부(國富)를 축적할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문 정부의 탈원전이 세계 원전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탈원전을 하면서 해외에는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모순된 정책을 고집하는 한국을 이해할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탈원전을 하게 되면 원전 산업이 망가지고 경쟁력도 저하할 것이 뻔한데 앞으로 수십 년의 원전 유지보수를 고려하면 한국에 원전 건설을 맡길 나라가 있을 리 만무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 해외 세일즈에 나서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빈손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현재는 물론 미래 세대의 먹을거리인 원전산업을 탈원전으로 망가뜨려 나라의 부를 쌓을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는 어리석은 짓을 언제 멈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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