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에도 없는 국민청문회, 치졸한 꼼수일 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둘러싼 갈등이 한심하다. 지난 9일 개각 이후 7명의 장관·장관급 후보자 가운데 5명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29일~9월 2일로 잡혔지만 조 후보자 등 2명의 청문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에 대해 '국민청문회'를 주장하는 한편,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에 대한 3일간의 청문회를 내세워 여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조 후보자의 청문회 방식과 일정을 두고 여야가 벌이는 대결을 보면 특히 여당의 초조함을 읽을 수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지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법률로 제정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인사청문회의 원만하지 못한 운영은 이미 정평이 났지만 이번처럼 국회를 벗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국민청문회를 갖겠다는 발상은 없었다. 한마디로 '창조적인 방법'일 수는 있지만 스스로 정한 법을 뭉개는 일로 볼 수밖에 없는, 꼼수와 같아 치졸하다.

방법의 '창조성'과는 달리, 민주당의 국정 운영 능력은 의심받을 만하다. 여당은 국정 운영에 무한 책임을 진 집권 정당이다. 불법도 아닌 제1야당의 제안 거절은 국정 운영에 대한 자신감의 상실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함의 결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이 제시한 3일의 청문회 기간 역시 이미 인사청문회법(9조)에 규정된 만큼 마다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뭇 의혹은 차라리 기간을 늘려 여당이 먼저 따지자고 역제안을 해도 될 만하다.

법을 만드는 집권 여당이 법 밖의 국민청문회를 외치고, 나라 법을 엄정히 다룰 법무부의 수장이 되려는 조 후보자 역시 여당 뜻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히니, 두 쪽 모두 처음부터 법을 지킬 마음은 추호도 없었는지 모를 일이다. 국민 눈에는 조 후보자를 내정한 대통령이나 그 둘을 지키려는 여당, 조 후보자 모두 도긴개긴인 셈이다. 여당은 야당의 적법한 주장을 내치기보다 당당히 수용하는 등 청문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지금 나라 꼴을 보라. '조국' 말고도 야당 손을 잡고 할 일이 차고도 넘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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