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과 경제 전쟁, 문 대통령 리더십의 시험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하자,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이로써 한국은 사실상 일본과 '경제 전쟁' 상황에 돌입했고, 국민이 일치단결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일본과의 싸움에는 국민적 연대감이 필수적인데, 과연 문 대통령이 그만한 리더십을 발휘할지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

양국 간에 타협이나 반전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한 강경 일변도의 조치를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의 성향을 보면 한국 경제가 힘들어지거나 서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한이 있더라도, 적당하게 타협하거나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일본과의 전쟁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이유는 일본을 싫어하는 국민 정서와 역사 인식 때문이다. 경제 문제를 걱정하는 현실적인 목소리가 있긴 하지만, 일본을 이겨야 한다는 감성적인 여론이 훨씬 우세한 상황이고 보면 문 대통령의 강경 기조는 더욱 힘을 받을 것이다.

여기에서 우려되는 것은 국민의 일치단결이 아니라, 우리끼리 싸우고 탓하는 이전투구가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벌써부터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절실해진다. 문 대통령이 지금처럼 특정 정파만을 위한다는 비판을 들으면서 포용적 관용적 조치를 외면한다면 '적전분열' 양상은 보나마나 뻔하다.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것은 1960,70년대나 먹힐 구호다. 국민이 단결해야 한다는 당위론만으로는 외부의 적과 싸울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적폐청산, 노동개혁 등 국내 현안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반대 세력과 토론하고 고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일본과 맞설 수 있는 내부 동력을 모을 수 있다. 대통령부터 내부의 반대 진영을 껴안고 설득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일본과의 싸움에서 필요한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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