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항제철고를 공립화하려는 포스코, 창업 정신 포기하나

포스코가 자사고인 포항제철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포항제철고뿐만 아니라 '지역 명문'으로 불리는 포스코교육재단 소속 유치원 및 초·중·고 12곳에 대한 출연금을 없앨 계획이라고 하니 우려스럽다. 포스코가 학교를 '돈 먹는 하마'쯤으로 여기고 손을 떼려는 모양인데, 국민 기업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행동이다.

포스코교육재단은 포항제철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교사 특별수당 백지화, 야구부·체조부 등 운동부 폐지, 인력 구조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을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게 보고했으며 최 회장의 최종 결심만 남은 상태라고 한다.

포스코는 매년 교육재단에 지원하는 출연금을 조금씩 줄여왔으며 2021년에는 '0'으로 만들 계획이다. 출연금은 2012년 385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180억원, 내년에는 100억원 미만으로 줄인다. 지금까지 포스코가 외부에는 공립화 전환 등을 부인해 왔지만, 내부적으로는 학교 운영을 점진적으로 포기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재단 관계자의 해명은 포스코의 교육사업 포기를 당연시하는 발언이다. 그는 "포스코로부터 재정 독립을 해야 재단의 교육 방향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교육재단이 포스코의 지원 없이 출연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변명일 뿐이다. 교육재단이야 포스코의 결정에 따라 움직일 뿐, 문제의 핵심은 교육사업을 포기하려는 그룹 상층부다.

포스코가 경영 환경이 어렵다고 해도, 아이들을 위한 돈을 아껴서 얼마나 보탬이 되겠는가. 포스코는 요즘 한일 간 현안이 되고 있는 대일청구권 자금 3억달러를 기반으로 창립된 역사를 보더라도 국민과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빚을 지고 있는 기업이다. 박태준 전 회장이 지역사회를 위해 정성을 기울여 만든 학교를 귀찮아하고 사시적으로 보는 현 경영진은 반성해야 한다. 교육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포스코의 창업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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