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 군사정보협력 지속 여부, 정부는 큰 틀에서 생각해야

다음 달 24일 만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재연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한일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은 물론 한·미·일 안보협력체계에도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담에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고 한 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한국에 급파한 이유다.

결론부터 말하면 GSOMIA를 폐기해서는 안 된다. 우선 경제와 안보는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론에서 그렇다. 일본의 경제 보복을 이유로 GSOMIA를 폐기하는 것은 과거사라는 경제외적 문제를 경제와 연계시키는 일본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경제 보복을 규탄하고 철회를 요구할 명분의 우위를 잃게 되는 것이다.

더 실질적인 문제는 일본의 정보 수집 자산이 없다면 우리의 대북 감시 및 정보 수집이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우리에게 한 대도 없는 정찰위성 7대에 이스지함 6척, 1천㎞ 이상 탐지가 가능한 장거리 지상 레이더 4기, 조기경보기 17대 등 월등한 정보 수집 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의 대북 정보 수집은 상당 부분 여기에 기대고 있다. 안타깝지만 냉정한 현실이다. GSOMIA가 폐기되면 더 큰 손해를 보는 쪽은 우리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는 GSOMIA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집권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협정 연장을 결정했다. 협정을 통해 양국이 주고받은 정보의 실효성을 보고 받고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이런 판단은 앞으로도 유효하다.

그런 점에서 정의용 실장이 18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면 협정을 폐기해야 한다"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말을 받아 "재검토" 운운한 것은 경솔했다. 국정에 책임이 없는 야당 대표야 아무렇게나 말할 수 있지만 안보 문제 판단의 중심에 있는 정 실장은 신중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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