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저임금 공약 이행 어렵다면서 '소주성' 집착할 이유 있나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임기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한 것은 용기있는 행동이다. 대통령의 공약은 포기하거나 수정할 수 없는 '도그마'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이 10.9% 인상돼 '2020년 1만원 목표'가 사실상 무산된 작년 7월에도 사과했다.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처음부터 우리 경제의 현실을 무시한 것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이를 감당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지난 2년간 각각 16.4%와 10.9% 올린 결과는 이를 잘 말해준다.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아야 할 저소득층의 소득은 도리어 줄고 고용은 최악으로 곤두박질했다. 고용하는 사람의 수입이 더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이 올라가면 고용을 줄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적응'이다. 최저임금 인상 공약은 이렇게 간단하고 자명한 이치를 무시한 상상 속의 '장밋빛' 약속이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을 높이는 것이 '소주성'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노리는 시나리오는 참으로 희망적인 '선순환' 일변도이다. 최저임금을 높이면 소비가 늘어나고 이는 기업 활력을 높여 다시 기업의 지급 여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간단하게 말해 소주성은 실패했다.

그런데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사과'가 소주성의 폐기나 포기가 아니라고 했다. 소주성에 대한 문 대통령의 애착은 이해하지만 그런다고 소주성이 실패했다는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사과'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소주성을 포기하고 경제 활력을 북돋우는 새로운 정책으로 좌표를 이동해야 한다.

자존심이 상한다면 명시적으로 '소주성'을 포기했다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 설익은 좌파 정책을 더 이상 고집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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