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아베 담판 통한 톱다운 방식으로 해결책 찾아라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 철회 및 양국 협의를 촉구했지만 일본 정부가 정면 거부했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협의의 대상이 아니며 철회할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 요구를 일본 정부가 거부함에 따라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달을 우려가 한층 커졌다.

한·일 간 경제 전쟁이 벌어지면 한국 피해가 더 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이 한국 업체들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를 둔화시킬 것"이라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2.2%에서 0.4%포인트 낮춘 1.8%로 내렸다. 일본이 타격 목표로 삼은 반도체 하나만 보더라도 지난해 수출이 1천267억달러, 약 148조원에 달한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9%, 지난해 국내총생산 1천893조원의 7.8%에 육박한다. '한국 경제의 쌀'인 반도체가 흔들리면 한국 경제 전체가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시작됐고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지만 정부는 뾰족한 해결책 마련은커녕 소재산업 육성이나 국제 여론 호소 등 한가한 대책들만 쏟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 발언 역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보다는 일본 정부에 자제해 달라는 것에 그쳤다.

엄밀히 따지면 이번 사태를 촉발한 원인과 본질은 경제가 아닌 정치·외교 문제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 참사란 지적마저 나온다. 경제·외교 전문가들이 한·일 양국 정상 간 담판을 통한 톱다운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도 이 같은 까닭에서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두 정상이 직접 나서 문제를 푸는 것이 한·일의 양패구상(兩敗俱傷)을 막는 최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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