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낮추는데 경제위기 아니라는 정부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춘 가운데 이번엔 한국경제연구원이 3개월 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춘 2.2%로 수정해 발표했다. 국내 기관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정부 목표치인 2.6~2.7%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주요 기관들이 성장률을 잇달아 하향 전망한 까닭은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반도체 경기 침체 등으로 경제성장을 이끌던 수출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건설·설비 투자 둔화 폭이 확대된 데다 소비까지 회복이 더뎌 경제가 '삼중고'의 늪에 빠졌다. 일본 노무라증권 등이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대폭 낮춰 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민 대다수가 경제위기를 체감하는데도 정부는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현 경제 상황이 위기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 여러 경제지표 동향으로 볼 때 우리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고까지 하는 것은 과도한 지적"이라고 했다. 이래 놓고도 추경 언급을 하면서는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추경 처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경제 수장이 대통령과 청와대 눈치 보느라 경제위기를 위기라고 말도 못하는 지경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식의 낙관론으로는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 무리한 낙관론을 고집하지 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조개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소득주도 성장 부작용을 인정하고 경제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낮은 노동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 개혁과 규제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OECD도 확장적 재정정책,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구조개혁이 동반돼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경제가 나아질 것"이란 말로는 경제위기로 고통을 당하는 국민을 달랠 수 없다는 사실을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가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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