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국 수석, 국민에게 도와달라니 '촛불'이라도 들라는 건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재인 정부의 조속한 검찰 개혁 추진을 위해 국민이 나서달라는 뜻을 밝혔다. 조 수석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제정, 수사권 조정 등 법률 제·개정이 필요한 검찰 개혁은 행정부와 여당이 협력해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고 사개특위(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렇지만 현재 국회 의석 구조를 생각할 때 행정부와 여당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여러분 도와달라"고 했다. 검찰 개혁이 성공하도록 국민이 국회를 압박해달라는 소리다.

문 정부의 검찰 개혁은 무조건 정의롭다는 '오만'과 국민에게 직접 호소해서라도 국회의 '방해'를 돌파해야 한다는 준법 의식의 부재를 그대로 보여준다. 어떤 개혁이든 완벽할 수가 없다. 허점과 부작용이 숨어 있게 마련이다. 조 수석이 거론한 공수처 설치만 해도 그렇다. 여당은 '촛불의 명령'이라지만, 야당의 주장처럼 중립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공수처는 검찰보다 더 무서운 '적폐 청산의 칼'이 될 수 있다. 공수처 설치는 그 자체로 정의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개혁 과제도 마찬가지다.

이는 예상되는 문제점과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점검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사개특위를 설치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 현안은 현재 사개특위에서 논의 중이다. 그런데 조 수석은 국회 의석 구조상 여당과 행정부 힘만으로 부족하니 국민이 국회를 압박해달라고 한다. 이는 국회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 부정이다. 국민이란 이름의 '익명의 대중'을 동원해 집권 세력이 원하는 결정을 국회가 내리도록 강제한다는 그 반민주적 발상이 놀랍다.

이번 발언은 그에게 국회가 어떻게 비치는지를 드러내 준다. 현 집권 세력의 결정을 법률적으로 추인해주는 액세서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인사가 문 정부의 핵심 요직에 있다니 참으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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