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태우·신재민 폭로를 인신공격으로 넘어가려 해서야

김태우 전 청와대 감찰반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와 관련해 정권 차원의 대응은 한마디로 치졸하다. 청와대·여당이 이들을 범죄자로 취급하거나 문제 있는 사람쯤으로 매도해 폭로 내용을 깎아내리는 걸 보면 사악하다는 느낌마저 준다. 폭로 내용이 거짓이면 수사를 통해 가리면 될 터인데, 이는 회피하고 인신공격으로 위기를 벗어나려고만 하니 어이가 없다.

신 전 사무관이 정부의 KT&G 사장 교체 시도와 적자국채 발행 압력을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그를 '문제 많은 전직 공무원'으로 몰고 갔다. 민주당은 신 전 사무관이 첫 폭로 영상에서 학원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동기가 불순하다' '스타 강사가 되기 위한 쇼'로 매도했다. 여당 대변인까지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공격을 해대니 신 전 사무관이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김태우 수사관에 대해서도 '미꾸라지' '6급 주사' '범죄자 얘기' 등의 온갖 인신공격으로 폭로 내용에 흠집을 냈다. 정권을 잡고 나니 자신들이 야당을 하던 시절에 폭로자를 어떻게 대우했는지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것 같다. 전투력이 떨어지는 자유한국당보다 더한 난리를 부렸을 것이 분명하다.

공익 제보는 폭로자의 사생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폭로 내용의 진실 여부가 초점이다. 정권 차원에서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정권이 이 두 사람을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만 고발해 진실 규명을 피하려는 것도 과거 정권과 다를 바 없다.

청와대·여당은 폭로자에 대한 인신공격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도덕성을 앞세운 정권답게 수사를 통해 정당하게 시비를 가려야 한다. 폭로자를 매도하기 전에 정권 내부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먼저다. 이런 행태를 계속하다간 '거짓말 정권'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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