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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진 연수 대신 유럽 관광한 포항시의원들

포항시의회 일부 의원들의 유럽 연수가 논란을 빚고 있다. 포항 지진과 지열발전 상관관계를 찾겠다며 독일과 스위스로 연수를 떠났지만 정작 관광을 하고 돌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6천만원에 가까운 혈세를 들여 애초 목적에 들어맞지 않은 외유를 한 것도 문제이거니와 연수 보고서마저 부실해 파문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열발전이 포항 지진을 유발했다는 자료와 주장이 속속 제기된 만큼 포항시의원들의 유럽 연수 취지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유발 지진 연관성 규명을 위한 연수였던 만큼 충분한 준비와 공부를 하는 것이 마땅했다. 하지만 방문 예정 기관과 조율을 제대로 하지 않아 관광성 연수로 변질하고 말았다.

6박 8일간 독일·스위스 일정을 보면 "성과를 거뒀다"는 포항시의원들의 해명은 변명에 불과하다. 지열발전소가 있는 독일 란다우를 찾았지만 지열발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사무실을 찾아 40분 정도 설명을 듣고 지열발전소 현장에는 5분도 머무르지 않았다. 지열발전소 앞에서 기념촬영만 했다.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는 섭외가 되지 않아 일정에서 아예 제외했다. 대신 온천수가 나오는 온천공을 찾아 기념촬영 후 치즈 만들기 체험장을 찾았다. 스위스 취리히 치유의 숲 견학은 융프라우 관광으로, 독일 뮌헨 생태 신도시 견학은 자동차회사인 BMW 전시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바뀌었다.

포항시의회는 얼마 전 포항 지진 피해 회복·원인 규명 촉구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지진 원인 규명을 위한 관련 정보 공개, 재난지원금 인상 소급 미적용 땐 추가 지원 통한 피해 보상 현실화 등을 결의문에 담아 시의회 본연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일부 시의원들이 관광성 연수를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시의회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포항 지진으로 845억원에 이르는 재산 피해에다 시민들의 지진 트라우마가 여전하다. 대피소에는 아직 2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남아 있다. 포항 시민들의 아픔을 보듬어야 할 포항시의원들의 일탈행위는 여러모로 문제가 있다. 포항시의회의 자성을 촉구한다. 나아가 지진 원인을 확실히 밝히는 것은 물론 포항을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드는 데 시의회가 적극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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