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30대 구직자들 "비정규직이라도 취업하겠다"

4월 구직급여 신청 10, 356명…대구 17.9% 경북 14.1% 증가

26일 대구서부고용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구인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6일 대구서부고용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구인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에서 기획마케팅 분야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A(26) 씨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채용시장에 마음에 조급해진다. 막 취업준비를 시작해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 합격을 노린다는 A씨는 코로나19가 지속되면 향후 채용규모가 급속도로 축소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A씨는 "중소기업은 벌써부터 채용을 줄이는 게 눈에 보이는데 이대로라면 대기업 채용도 줄 것 같아 불안하다"며 "최근 취업한 친구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눈을 낮춰 취업했는데 스스로도 '타협했다'고 하더라"며 코로나19 시국의 찬바람 부는 채용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구직자들이 고용한파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대구경북은 구직급여 신청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등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최근 대구고용노동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구경북의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각각 5천305명, 5천5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1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구경북의 구직급여 지급금액 또한 각각 446억5천만원, 516억9천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98억6천만원, 112억9천만원 급증했다.

대구 한 소규모 음악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다 최근 사정이 어려워져 일을 그만뒀다는 B(44) 씨는 "구직급여를 신청하고 새로운 일을 알아보고는 있는데 취직이 가능할지 막막하다"며 "당장 쓸 돈이 없어 가족 외식을 줄이는 등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제조업 종사자는 고용한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구 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했던 C(53) 씨는 "코로나 때문에 처음에는 공장이 생산라인을 축소하고 다음에는 잔업을 없애고 출근요일을 줄이더니 최근에는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며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부르겠다'고는 했지만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어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직자들은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아도 당장 일할 곳을 찾아 눈을 돌리고 있다.

26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30대 구직자 1천898명을 대상으로 '비정규직이라도 취업할 생각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76.1%가 '있다'고 답했다. 지난 2017년 같은 문항으로 실시했던 조사에서 57.7%만이 비정규직 취업의사를 나타낸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대구 취업준비생 D(29) 씨는 "최근 채용공고를 보면 정규직보다 인턴을 뽑는 기업이 느는 것 같다"며 "취업정보 사이트에는 공고별 신청자 수가 나오는데 인턴 채용공고에도 수십, 수백명이 몰리고 있다. 구직자 처지에선 그만큼 취직이 절실하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구고용센터 관계자는 "사업장들이 어렵다 보니 직원을 내보내는 일들이 요즘도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조금 진정됐다 해도 여전히 구직급여 신청자가 많다"며 "지역의 고용지표가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는데 바이러스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으니 개선을 기대하기도 막막한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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