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기준 제각각"…소상공인 금융지원 혼란

등급 맞춰 시중은행 갔지만 거절…소진공 "은행 방문을" 안내만
코로나로 휴업한 신규 창업 소상공인 대출 대상 제외 분통

소진공 대구남부센터 벽면에 3일까지 번호표가 모두 마감됐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채원영 기자. 소진공 대구남부센터 벽면에 3일까지 번호표가 모두 마감됐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채원영 기자.

 

 

나이스 평가정보에서 2급의 신용등급을 확인한 대구 소상공인 A씨는 오히려 높은 신용등급 때문에 대출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독자 제공. 나이스 평가정보에서 2급의 신용등급을 확인한 대구 소상공인 A씨는 오히려 높은 신용등급 때문에 대출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독자 제공.

대구에서 사무용 문구점을 운영하는 A(31) 씨는 신용등급이 높다는 이유로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처지에 놓였다. 정부가 기준으로 제시한 나이스 평가정보에서 2등급임을 확인하고 주거래은행에서 대출을 상담했으나 은행 자체 기준에 부적합해 대출이 거절된 것이다. 이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 대구남부센터를 찾았으나 신용등급이 높아 다시 한 번 시중은행을 방문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답답한 마음에 1357중소기업통합콜센터에 자신의 상황을 문의하자 돌아온 답은 "다른 기관이나 지자체로 확인하라"였다. A씨는 "신용등급이 좋아 대출이 수월할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며 "여러 은행과 기관을 전전하는 사이 정부 제도도 바뀌어 대출 한도도 7천만원에서 3천만원까지 줄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일부터 정식운영을 시작한 소진공 초저금리 긴급대출과 시중은행을 통한 소상공인 금융지원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신용등급 평가기준이 기관마다 다른 탓에 소상공인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혼란하고, 정부가 줄서기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내놓은 사전예약시스템과 홀짝제는 정착까지 갈 길이 멀다.

일각에서는 홀짝제가 온전히 정착돼 센터를 찾는 인원이 절반 가량으로 줄더라도 하루에 접수할 수 있는 인원은 한정돼 있고, 홍보가 강화되면서 대출 수요도 갈수록 늘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인터넷을 통한 사전예약시스템도 하루 40~50명 수준으로 제한돼 예약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다. 대구에서 유통업을 하는 소상공인 B씨는 "인터넷에 접속했더니 2초 만에 예약이 끝나버렸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신규 창업자는 대출심사 문턱을 넘기가 어려워 대출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월 중구 남산동에 헬스장을 개업한 C씨는 폐업 위기다. C씨는 "은행에 갔더니 6개월 미만 창업은 대출이 힘들다고 하고, 소진공에 갔더니 휴업 중이면 대출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나처럼 막 사업을 시작했는데 코로나19로 영업을 중단한 소상공인은 그야말로 대출 사각지대에 놓인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구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나이스 평가정보 말고도 신용평가기관은 굉장히 많고 은행별로 대출 기준도 다양해 개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답답한 소상공인의 상황을 이해하지만, 모든 대출 수요를 받아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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