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올해는 진짜 어렵다' 날로 커지는 대구 자동차부품업계 위기감

내연차 부품비중 높아 다른 곳보다 타격 커…클러치, 기어박스 수출 두자릿수 감소
납품비중 가장 높은 현대차 미래차 육성계획도 '악재'

미래차 시대를 앞두고 대구의 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 업종이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벗어나 업종 전환이나 신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 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미래차 시대를 앞두고 대구의 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 업종이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벗어나 업종 전환이나 신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 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미래차 시대를 앞두고 대구 자동차부품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이 전례 없는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내연기관차 비중 축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는 내연차 부품 생산업체가 많아 다른 지역보다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7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대구의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6억4천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경북 자동차부품 수출은 전년보다 2.0% 늘어난 7억6천500만달러를 기록, 대구와 대조를 이뤘다. 작년만 해도 수출액이 전년 대비 4.6% 늘며 대구의 사상 최대 수출실적에 기여했던 자동차부품업종이 1년 새 수출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같은 자동차부품 업종 안에서도 대구와 경북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 이유로 생산품목 차이를 꼽는다. 현대차가 2025년까지 친환경차 44종을 출시하고, 2030년까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절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히는 등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대구의 내연차 부품 생산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대구 자동차부품 수출의 30% 이상은 내연차 부품에서 나왔다. 지난 9월까지 대구 자동차부품 수출 중 클러치 및 부분품(품목분류 HS 870893)이 1억1천900만달러로 전체의 18.4%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컸다. 기어박스(HS 870840)도 8천200만달러로 비중이 12.8%에 달했다. 클러치와 기어박스 모두 내연차에만 쓰여 앞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 부품이다.

경북은 분위기가 대구와 사뭇 다르다. 상대적으로 미래차에도 호환되는 품목 생산비중이 높은 덕분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경북 자동차부품 수출에서 비중이 가장 큰 품목은 차체 및 부분품(HS 870829)으로 전체의 29.2%였다. 이 밖에 에어백 및 부분품(HS 870895)이 9.1%, 차축 및 부분품(HS 870850)이 4.6%를 차지하는 등 미래차 시대에도 수요가 있는 부품들의 비중이 높다. 경북에서 기어박스 등 내연차 부품의 수출 비중은 8.8%에 그쳤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구 자동차부품업계의 위기가 내연차 부품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1.5% 늘었던 클러치 및 부분품 수출은 올해 3분기 –17.7%로 큰 부진을 겪었고, 기어박스는 33.6%나 줄었다.

이에 비해 경북은 작년 –19.5%로 급감했던 차체 및 부분품 수출이 올해 3분기 –1.4%에 그치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또 차축 및 부분품과 에어백 및 부분품 품목 수출이 각각 26.1%, 6.6% 늘며 선전했다.

대구 성서산단에서 클러치에 들어가는 금속제품을 생산하는 A사 대표는 "자동차부품업종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 지는 오래됐지만 올해는 피부에 와닿을 만큼 부진이 심각하다"며 "납품비중이 가장 큰 현대차가 내연차 시장에서 조금씩 손을 뗄 분위기인데다 자동차업종 자체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위주로 옮겨가는 추세여서 앞으로 10년 내 폐업하는 대구 부품업체가 적잖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대구는 자동차부품업체들의 내연차 부품 생산비중이 타지역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품목분류상 '기타'에 포함되는 제품 중에도 내연차 부품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업종 산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대구가 타격을 덜 입으려면 하루 빨리 업종 전환, 기술 개발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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