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지는데 이 기회에…" 달러 투자 급증

달러 1천100원대 전망도 있어 투자 유의해야

최근 3년간 원달러 환율 변화 추이. 최근 3년간 원달러 환율 변화 추이.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외화 예·적금과 보험 등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축통화인 달러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환율도 달러예금이 크게 증가하는 요인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인 대확산)이 선언됐던 올 3월 19일 1천28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1천120.4원까지 떨어졌다.

달러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지다보니 '이 기회에 달러를 비축해두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 등 해외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점도 달러예금 증가의 원인 중 하나다.

미국 대선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금융권에서는 향후 원·달러 환율이 1천100원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금보다 더 하락할 수 있으니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외화상품들은 다른 투자 상품들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달러 약세 국면이 길어질 수 있어 면밀한 계획없이 투자에 나섰다가는 환율 변동성과 환전 수수료에 따른 따른 손실을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달러 약세 지속가능성 높아져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천128.2원)보다 7.8원 내린 1천120.4원에 마감했다. 1년 9개월만에 최저치다. 이같은 환율 강세는 바이든 후보가 미시간·위스콘신 등 주요 경합지에서 승기를 잡으며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주 환율 하락은) 미 대선 투표 과정이 외환시장에 큰 변동성을 제공한 가운데 결국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그간 원화 강세 베팅이 상당히 진행돼왔다는 점에서 강세 속도는 조절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이후 약달러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천110원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내주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달러 약세는 꽤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조달러(약 2천253조원)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투자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바이든의 당선으로 인해 이같은 시나리오는 당장 현실화 할 전망이 높아졌다.

황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바이든 당선자는 현재 미국의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달러 약세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며 "2022년 상반기까지는 현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출금식 달러예금, 적립식 정기예금

원·달러 환율 하락에 은행 창구에선 달러예금을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526억3천만달러에 달한다. 올 들어 24.9%가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 보면 2017년(28.9%)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달러예금은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과 정기예금으로 구분된다.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장점과 함께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달러 정기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에 비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만기 기간에 따라서 원화 정기예금보다 더 높은 경우도 있기 떄문에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하거나 만기 때 원화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예를 들어 달러당 1천100원일 때 1달러를 샀다가 추후 환율이 달러당 1천200원으로 오를 때 출금하면 100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시중은행 달러예금 잔액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월부터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언젠가 환율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환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다 환차익에 대한 세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이자 수익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세를 내야 한다. 현재 달러예금의 금리는 낮은 편이라서 시중은행의 만기 12개월 달러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연 0.1% 이하다.

문제는 달러가 안전자산이라 하더라도 워낙에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데다 환전수수료까지 감안해야하다보니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길게 봐야 한다는 의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제가 늘 소란스럽고 어려움이 주기적으로 와도 안전자산인 달러를 '롱 포지션(장기)'으로 들고 있으면 언제든지 적당한 가격에 파는 주기가 온다"면서 "외환 트레이더들도 환율을 맞히는 것은 쉽지 않지만 달러가 1년6개월에 한 번은 1천200원대 중반까지 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하는 것은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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