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 "식당은 문화공간" 김현규 루아 대표

가맹점 폐업, 양도양수 사례 없는 상생형 프랜차이즈
아시아요리 '촘촘', 퓨전 일식 '뭄뭄' 등 새로운 브랜드 선보여

김현규 루아 대표가 더포 본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김현규 루아 대표가 더포 본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프랜차이즈 외식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독특한 운영방식과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베트남음식점 브랜드 '더포'로 더 잘 알려진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루아다. 19개 가맹점과 5개 직영점까지 모두 24개 매장을 두고 있는 이 회사 젊은 CEO 김현규(36) 대표를 만나봤다.

◆폐업·양도양수 없는 프랜차이즈

루아의 자랑거리는 2016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가맹점 폐업이나 양도양수 사례가 전무하단 점이다. 2018년 기준 가맹본부 정보가 공개된 국내 182개 프랜차이즈 브랜드 폐점률은 7.9%였다. 외식업종의 경우 10%에 가까운 폐점률을 수년 째 유지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루아의 실적은 놀라운 수준이다.

비결은 영업권 보장과 본사의 세심한 관리다. 김 대표는 "가맹점 간 거리에 대한 법적규제는 500m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3㎞ 이상을 확보해 영업권을 철저히 보장한다. 대다수 프랜차이즈처럼 본사가 재료를 공급해 마진을 남기지 않고 점포별로 직접 구매하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맹점주의 경험이 부족할 경우 운영능력이 쌓일 때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본사에서 위탁운영을 하거나, 본사에서 1년 이상 직영해 안정화된 매장을 넘겨주는 과정을 거친다. 창업 초기부터 안정적 매출 확보가 가능한 구조다.

이렇다 할 가맹사업 홍보를 하지 않고 아무에게나 가맹점을 내주지 않는 보수적 운영도 이채롭다. 김 대표는 "주로 단골손님이나 지인을 통해 매장이 늘었다. 또 점주가 자본만 투입하고 직원들에게 일을 맡기는 방식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운영할 수 있고 업에 대한 애정이 있는 분들만 함께 한다. 반대로 자본은 부족하더라도 요식업에 뜻이 있는 분이라면 회사에서 도와드리고 싶다. 그래야 브랜드가 오래 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맹점에 대한 배려와 브랜드에 대한 애정 뒤에는 창업초기 김 대표 스스로 겪었던 어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일찍이 외식업에 대한 꿈이 있었던 김 대표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항해사로 6년간 배를 타며 외국 음식도 배우고 창업자금도 모았다. 그는 "승선하면 인터넷이 안돼 장사 관련 책이나 동영상 파일을 잔뜩 챙겨가기도 했고, 장기 항해 후 2~3개월씩 주어지는 휴가에는 요식업계에서 뛰어들어 경험을 많이 쌓았다"고 했다.

'이만하면 철저하다' 싶었던 준비에도 처음 2년은 많이 힘들었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에서 시작한데다 김 대표가 주방 일에 매달리면서 매출이 올라오지 못했다. 그나마 김 대표가 홀 서비스에 나서 단골을 확보하고 입소문이 나면서 자리가 잡혔다. 본점 월매출이 억대를 기록하면서 가맹사업도 시작하게 됐다.

◆고객 감동서비스, 식당은 문화공간

이런 스스로의 경험 때문에 그는 '요식업의 꽃은 홀'이라고 버릇처럼 말할 정도로 홀 서비스를 중요시한다. 김 대표는 "고객과 제대로 소통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홀은 식사를 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고객의 기분이 좋아지는 '문화 공간'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도 여전히 더포 본점을 중심으로 고객들을 대면하고, 인스타그램 계정(lua_fafa)을 통해 수시로 소통한다. 단골들을 중심으로 팔로워 수가 2만명이 넘는다.

아르바이트생을 거의 쓰지 않아 정직원이 50명이 넘는 것도 특징이다. 김 대표는 "정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하면 서비스의 질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에게 기대 이상의 즐거움과 추억을 주려는 김 대표의 마음 씀씀이만큼 끈끈한 단골들과의 관계는 올 2월 코로나 사태 때 감동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김 대표는 "후원하던 사회복지관에서 마스크 부족으로 곤란을 겪길래 더포에 마스크 3개를 갖다주면 쌀국수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공지했다. 당시에 단골들이 받아주면 좋겠다며 대가 없이 마스크를 열개, 스무개 씩 주고 가시는 분들이 많았다. 고마움에 눈물이 날 뻔 했다"고 했다.

◆갈고 닦은 신규브랜드 본격 선보일 것

루아는 최근에는 태국식, 일식 등 새로운 스타일로 고객들을 만나는 중이다. 지난해 출시한 브랜드들이 직영점 운영을 통해 안정화되면서 추가 출점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 요리 전문점 '촘촘'은 식사는 물론 펍처럼 주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태국, 베트남, 중국 등 각국 음식을 홍콩식 스타일로 결합했다. 가족단위 고객을 겨냥한 더포에 비해 2030세대 취향에 맞춰 매장 분위기가 역동적이고 활발하다. 주류와 곁들이기 좋게 '단짠단짠'을 강조한 맛도 특징이다.

촘촘의 그물팟타이, 짜조(돼지고기 등을 라이스페이퍼에 말아 튀긴 요리), 직화소고기쌀국수, 남만호이(태국식 부채살 큐브스테이크). 루아 제공 촘촘의 그물팟타이, 짜조(돼지고기 등을 라이스페이퍼에 말아 튀긴 요리), 직화소고기쌀국수, 남만호이(태국식 부채살 큐브스테이크). 루아 제공

김 대표가 항해사 시절 접했던 일식을 재해석한 퓨전 일식 전문점 '뭄뭄'도 있다. 초밥, 스키야키는 물론 쇠고기를 큼직하게 썰어 담은 스테이크 덮밥, 명란과 루꼴라에 바질페스토를 더한 일본식 파스타 등 일식에 양식을 접목한 시도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현재 진천동에 매장이 있고 올해 중 죽전네거리와 반월당네거리 인근에도 매장을 열 예정이다.

뭄뭄의 스테이크동, 연어초밥, 생새우초밥, 멘타이코파스타. 루아 제공 뭄뭄의 스테이크동, 연어초밥, 생새우초밥, 멘타이코파스타. 루아 제공

태국음식 전문점 '파쎄오'도 빼놓을 수 없다. 푸팟퐁커리나 똠양피자는 물론 육수의 맛은 진하되 특유의 향은 줄인 태국식 쌀국수도 있다.

반찬과 커피전문점 '더찬', '더바나'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이 일이 정말 재미있어서다. 저와 오래 함께한 직원, 가맹점주와 호흡하는 게 너무 즐겁다. 잠깐 반짝하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고객들의 기대에 부합하고, 오래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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