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유보금도 배당소득세?…"누가 기업하겠나"

지분율 80%넘는 '가족기업' 대상…정부 '초과유보소득세' 추가 논란
中企 대다수 세금폭탄 우려…대구상의 "관련 법안 철회하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2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0년 세법개정안 발표'에서 기본 방향 등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현 세제실장, 홍남기 부총리, 정정훈 재산소비세정책관.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2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0년 세법개정안 발표'에서 기본 방향 등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현 세제실장, 홍남기 부총리, 정정훈 재산소비세정책관. 연합뉴스

정부가 중소기업의 '비상금'으로 쓰이는 사내 유보금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을 추진해 중소기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세금회피 목적의 법인에 과세를 하겠다는 취지지만, 정상적인 기업까지 대거 유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1일 국회에 제출한 세법개정안은 내년부터 중소기업에 '초과유보소득 배당간주과세'를 새롭게 추가한다.

기업 최대주주와 가족의 지분율이 80%를 넘는 '가족기업'(개인유사법인)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초과 유보소득'을 갖고 있으면 이를 배당한 것으로 간주, 미리 배당소득세 14%를 추가로 걷겠다는 것이 요지다.

초과유보소득 기준은 당기순이익의 50%나 전체 자본의 10%가 넘는 액수다.

예를 들어 올해 10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낸 회사가 2억원을 배당하고 8억원이 남으면 순이익의 50%(적정유보소득)인 5억원을 초과한 3억원은 주주에 배당한 것으로 간주, 4천200만원을 배당소득세로 내야 한다.

정부의 이 같은 과세 방침은 법인세율(최고 25%)과 소득세율(최고 42%) 간 차이에 따라 소득세 부담을 회피하고자 최근 개인사업자에 가까운 법인이 증가한다며 꺼내든 카드다.

그간 누적된 사내유보금에는 적용되지 않고 2021년 사업연도 이후 발생하는 당기 유보소득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비상장 '가족회사'를 과세대상으로 삼으면서 일반적인 중소기업 대다수가 그물에 함께 걸리는 점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비상장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한 '초과 유보소득 과세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조사'에 따르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회사 지분이 80% 이상인 기업이 49.3%에 달해 약 절반이 잠재적 초과유보소득 과세 대상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제계에서도 관련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구상공회의소와 광주상공회의소는 21일 '초과유보소득 배당 간주 과세 철회 공동건의'를 내고 관련 법안 철회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요청하고 나섰다.

지역 한 중소기업인은 "언제 꺼내쓸 지 모르는 비상금에까지 소득세를 매기겠다는 것은 상식 밖이고, 거의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과세 대상이 되는 것도 문제"라며 "이래서야 누가 기업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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