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칼럼] 변화하는 경제와 대응 자세

이장우 경북대 교수(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이장우 경북대 교수 이장우 경북대 교수

정부 중심의 하향식 발전 모델 한계

4차 산업혁명 시대 더 이상 안 먹혀

창의와 도전 정신 국가 성장 원동력

하고 싶은 일 지원이 진정 '경세제민'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북미 회담과 초미세먼지를 제외하면 경제 문제에 집중해 있다. 그만큼 삶이 팍팍하고 미래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성장 가도를 달려온 가계와 지역 경제 모두 식어가는 엔진 소리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경제란 무엇인가? 그것은 국민들이 먹고사는 평범한 일상적 삶 그 자체이다. 그 어원인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말도 '세상을 경영하여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이다. 그 안에는 자유, 평등, 정의, 박애 등과 같은 거창한 담론이 담겨 있지 않으며 선악을 초월한다. 백성들의 삶 그 자체가 신성한 것으로, 무엇의 도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경제 문제는 중요하다.

이렇게 중요한 경제이지만 이를 다루는 정치가나 정책 입안자들은 서로 다른 관점과 접근 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경제는 복잡할 뿐만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작금의 한국 경제만 해도 같은 통계 수치를 놓고도 해석이 다르고 전혀 다른 주장과 해법들이 난무한다.

어떤 주장과 해법이 옳은 것일까? 그러나 이 질문은 적어도 경제 문제에서는 그릇된 질문이다. 경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백성들에게 실제로 유익하게 작용하느냐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정의와 박애를 위해 백성들의 삶을 어렵게 만든다면 그것은 경제정책이 아니다. 정책에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복지, 에너지, 여성, 청년, 인구 등 수많은 주제가 있으며 거기에 맞는 철학과 해법을 적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경제는 변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세계가 하나로 묶여갈수록 경제는 더욱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경제는 거대한 기계가 아니라 초생명체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구소련 정책 입안자들은 컴퓨터가 발명되자 경제를 원하는 대로 조정 및 통제함으로써 사회주의 체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환호했다. 그러나 그것은 대단한 오산이었다. 오히려 사회주의 경제 붕괴를 통해 경제를 기계처럼 통제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됐다.
모든 생명체는 경외의 대상이며 소중히 다뤄져야 한다.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국민 삶의 현장인 경제도 마찬가지다. 철저한 사전 검토와 현장 실험 뒤에도 실천 과정에서 세심하게 미세 조정해 나가는 생명 존중의 자세가 필수적이다. 아무리 의도가 좋은 정책이라도 부작용은 반드시 존재하며, 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겸손과 세심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생명체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 세포의 활력이다. 즉 개인의 창의와 도전이 국가를 발전시키는 상향식 성장 구조를 가져야 한다. 혹자는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이끄는 새로운 경제를 일컬어 FAANG 자본주의라 부른다. 그런데 이것은 페이스북(F)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A)의 제프 베조스, 애플(A)의 스티브 잡스, 넷플릭스(N)의 리드 헤이스팅스, 구글(G)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 개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의 창의와 도전을 넛징(nudging)하려는 정부의 전략적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지만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려는 하향식 경제 발전 모델은 더 이상 성공하기 어렵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부 중심 경제 발전 모델은 민간 중심 세포 주도 성장 모델로 대체돼야 한다.

개별 경제 주체들의 생각과 행동도 바뀌어야 한다. 중앙집권적 기계식 경제에서 충실한 부품으로 사는 삶에 '분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삶'으로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래는 하고 싶은 일을 '될 때까지 해야'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고 있는 경제에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극한적 불확실성을 경험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세포의 활력에 집중해야 한다. 이 시대 진정한 경세제민은 백성들이 자신의 성장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에 주목하고, 이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국민소득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투여하는 것도 좋지만 국민의 작은 성공을 모아가는 상향식 혁신 구조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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