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 회장 은행장 겸직 추진 공식화...지역사회 반발 예상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DGB금융그룹 제공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DGB금융그룹 제공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대구은행장 겸직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지역사회에 파장이 예상된다. 김 회장은 지난해 취임 후 스스로 겸직 의사가 없다고 밝혀왔고, 은행 구성원과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도 지주 회장의 은행장 겸직에 반대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DGB금융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는 11일 오후 차기 은행장 후보에 대해 논의한 결과,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하고 김태오 지주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겸직 기한은 2020년 12월 31일까지 정했다. 현직 임원을 은행장 후보로 육성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은행에서 추천한 후보자 2명을 포함한 6~8명을 심의한 결과 마땅한 후보자를 찾기 어려웠다"며 "현재 경영위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습하기 위해 김태오 회장이 겸직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밝혔다.

관건은 회장의 은행장 겸직 안건이 15일 예정된 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통과할지 여부이다. 이미 은행 임추위는 지난 9일 회동을 열어 회장의 은행장 겸직을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은행 임추위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회장과 은행장 분리를 약속했다. 다시 겸직한다는 것은 권한 집중의 옛 체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최근 규정 개정을 통해 지주로 지배구조 권한을 일원화한 상황에서 지주 회장이 은행장까지 맡게 되면 제왕적인 권력이 된다"고 비판했다.

1985년에 건립된 대구은행 수성동 제1본점 건물이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985년에 건립된 대구은행 수성동 제1본점 건물이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지주 측은 다음 주 은행 임추위에서 회장의 은행장 겸직 안건을 통과하지 않으면 '주주제안권'까지 고려하고 있다. 주주제안권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소수 주주가 주주총회에 의제나 의안을 제안할 수 있는 권리다. 은행의 100% 주주인 지주가 겸직 안건을 스스로 주주총회에 올린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은행 이사회의 권리가 무력화되기 때문에 지주의 권한 남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대구은행 노동조합(은행 노조)도 이날 겸직 반대의 뜻을 밝히면서 "주주제안권을 통해 지주가 겸직 안건을 밀어붙인다면 이를 막고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은행 노조 관계자는 "대구은행은 지역 상공인들이 자금을 모아서 만들었고 지역민과 함께 IMF 위기를 이겨내는 등 지역사회가 애정을 가진 곳이다"며 "지역사회가 합의한 회장과 은행장 분리의 뜻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 앞으로 내부 논의를 거쳐 겸직 추진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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