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보] 대구·경북 포함 전국 모든 사찰, 3일부터 2주간 법회 중단

[속보] 대구·경북 포함 전국 모든 사찰, 3일부터 2주간 법회 중단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불교계가 오는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전국 사찰의 법회와 강의, 템플스테이, 합창단 모임 등 모든 대면 집합행사를 전면 중단한다.코로나19로 모든 사찰의 법회를 중단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불교계는 지난 2월 20일부터 모든 사찰에서 법회 등 집합 행사를 중단한 바 있다.대한불교조계종은 1일 "사찰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코로나 19 확산을 방지하고자 선제적으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며 대면 집합행사 중지 이유를 밝혔다.

2020-09-01 15:34:16

구수산도서관 지역 유관기관과 업무협약

구수산도서관 지역 유관기관과 업무협약

행북북구문화재단(대표 이태현) 구수산도서관은 1일 지역 유관기관인 동천동행정복지센터(동장 손광기), 그나라어린이도서관(관장 박성원)과 지역주민들의 독서문화생활 접근성 향상 및 독서활동을 통한 문화 향유 기회를 증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3개 기관 대표와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각 기관의 상호 교류 및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연계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구수산도서관 다수의 도서 및 독서문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시설 공간을 공유하고, 지식정보 및 장비 사용을 상호 협력하여 보다 많은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독서 문화 활동·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구수산도서관 관계자는 "인근의 동천동행정복지센터, 그나라어린이도서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지역민의 독서문화 확산을 위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보다 나은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2020-09-01 15:33:39

현대백화점 대구점 갤러리 H '일상에서 예술을 만나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갤러리 H '일상에서 예술을 만나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속 우울증을 떨치려면 예술을 만나보자.현대백화점 대구점 갤러리 H는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인 삼성 창조캠퍼스 아티스트센터 예술가들을 초대, '일상에서 예술을 만나다'전을 열고 있다.대구 북구 침산동 (구)제일모직 부지에 자리한 삼성 창조캠퍼스는 60여년 전 건축물을 리노베이션해 옛 것과 새 것이 공존하고 있는 곳으로 지역 예술가들의 역량을 펼칠 수 공간과 더불어 공방 체험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회화, 도자기, 플라워 아트, 전통회화 모사 및 지화, 전통 공예, 목공예, 가죽공예, 서예, 프랑스 자수 등 각 분야 실력있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접할 수 있다.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공예, 사진 등으로 구성됐고 평온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5일(화)까지. 문의 053)245-3308.

2020-09-01 14:28:14

[오늘의 역사] 1919년 9월 2일 강우규 의사 폭탄 투척

[오늘의 역사] 1919년 9월 2일 강우규 의사 폭탄 투척

64세의 독립운동가 강우규 의사가 남대문역(현 서울역)에서 일제의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에게 폭탄을 던져 조선인의 기개를 세계에 보여주었다. 총독의 폭살에는 실패하고 수행원과 경찰 등 30여 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이후 도피하며 재거사를 준비하던 중 체포돼 사형을 언도받아 1920년 11월 29일 서대문형무소에서 교수형으로 순국했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되었다.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0-09-01 14:28:07

안방에서 만나는 'DIMF 뮤지컬스타'…5일 오후 6시 채널A 첫방송

안방에서 만나는 'DIMF 뮤지컬스타'…5일 오후 6시 채널A 첫방송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개최하는 청소년 뮤지컬 경연대회 '제6회 DIMF 뮤지컬스타'가 5일(토) 오후 6시 채널A에서 첫 방송된다.뮤지컬스타는 지난해 3회 편성에서 올해는 8회로 확대 편성돼 차세대 뮤지컬 스타들이 경연을 거치며 성장해가는 전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담아낼 예정이다.지원자 712팀(718명)이 참여한 뮤지컬스타는 총 4단계(1차 예선, 최종 예선, 본선 1라운드, 본선 2라운드)에 걸친 경연이 현재 진행 중이며 내달 13일 진행·녹화되는 파이널 무대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단 12팀만이 진출하게 된다.해를 거듭할수록 높은 실력을 자랑하는 지원자들을 위해 DIMF는 국내 최고의 뮤지컬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1대 1 코칭 강화와 듀엣·단체곡 미션을 추가하는 등 참가자간의 변별력을 높이고 숨은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심사위원으로는 한국 뮤지컬의 역사인 남경주, 풍부한 표현력과 탄탄한 연기력이 돋보이는 마이클 리,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폭발적 가창력의 신영숙, 아름다운 보이스로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소현, 뮤지컬 무대와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는 민우혁 등 배우와 장소영 음악감독,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이 자리했다. 진심어린 심사평과 함께 배우들은 스페셜 축하무대까지 마련했다.DIMF는 틱톡(TikTok) 앱을 통해 지원자들의 연습 영상과 다양한 챌린지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최종 예선, 본선 1, 2라운드 등 모든 경연과정도 실시간 중계되고 있다. 경연 과정을 라이브로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시간 채팅과 투표로 응원도 보낼 수 있다. 오는 13일(일) 펼쳐지는 파이널 무대는 틱톡을 통해 라이브로 관람할 수 있다. 단, 최종 결과는 방송을 통해서만 공개된다.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뮤지컬스타'가 뮤지컬배우 지망생들의 꿈의 무대로 꼽히는 이유는 1회성 대회 또는 대학입시를 위한 단순한 콩쿠르가 아니라 끊임없이 성장하고 주목받을 기회를 제공해 뮤지컬스타를 양성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한편 제1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오는 10월 23일(금)부터 11월 1일(일)까지 10일간 한국 창작뮤지컬을 중심으로 개최된다. 문의 DIMF 사무국(053-622-1945).

2020-09-01 14:27:41

팔순에 네 번째 시집…도광의 시인 '무학산을 보며'

팔순에 네 번째 시집…도광의 시인 '무학산을 보며'

과작(寡作)으로 유명한 도광의 시인이 시집 '무학산을 보며'를 냈다. 1966년 시 '해변에의 향수'로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갑골길'(1982년), '그리운 남풍'(2003년), '하양의 강물'(2012년)에 이어 8년 만에 선보인 네 번째 작품집이다.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도 시인은 "최선을 다했다. 한 작품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그러나 맘에 드는 작품은 없다"며 빙그레 웃었다.이번 시집에도 도 시인의 기억 저편에 저장돼 있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소환한 작품이 많다. 그의 심상지는 여전히 경산시 와촌면 동강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0행이 안 되는 시 한 편에 고향 산야에 피는 꽃과 지명, 친구, 혹은 소녀 등 유년기적 정서를 호출해낸다. 그리고 그 속에 화자를 끌어넣는다.오양호 문학평론가는 "도 시인은 시력이 55년(25세 등단)이나 되지만 시집은 4권밖에 안 된다. 첫 시집 '갑골길'에서 '무학산을 보며'까지 거리가 거의 40년"이라며 "도광의가 '시란 존재의 한순간을 잊혀지지 않는 그리움으로 나타낸다'고 할 때, 그 한순간이 '돈오'(頓悟)일 텐데 시집이 10년에 한 권인 것이 '점수'(漸修)가 너무 길다. 시를 함부로 쓸 수 없다는 도저한 인문주의 정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도 시인의 시는 아직 젊다"고 평했다.도 시인은 팔순의 나이에도 어휘 하나, 시 한 구절을 쓰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시를 쓸 땐 언어를 갈고 또 닦아 보석처럼 다듬어야 한다. 그러면 시가 달라진다. 자신도 모르고 독자도 모르는 아무도 공감하지 않는 시를 내놓는 이들이 많다"며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시는 시다워야 한다"고 했다. "시는 없고, 언어의 특유한 옷차림만 현란하게 펄럭이고 있고, 순진한 아포리즘이 화장을 하고, 그럴듯한 시로 진열되고 있는 이 시대에 시다운 모습을 갖고 있는 시가 드물다"면서 "훌륭한 시는 참으로 아름답다. 슬프도록 불필요한 언어가 없다. 김소월, 서정주, 김춘수, 황동규의 시는 군더더기가 없다"고 했다.도 시인은 "나이가 들어 이제 시를 안 쓰려 한다"면서도 "시인은 시로써 말해야 한다. 시가 있음으로 시인의 삶은 불멸하며 영생한다고 믿는다"고 웃었다.

2020-09-01 14:06:05

BTS 한국가수 최초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K팝 새역사

BTS 한국가수 최초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K팝 새역사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정상에 오르며 K팝의 새 역사를 썼다.빌보드는 31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핫100' 에서 1위로 데뷔했다고 발표했다.빌보드는 "7인조 한국 그룹이 이들의 첫 번째 영어 싱글로 '핫100'을 지배했다"고 전하면서 한국 가수가 이 차트 정상에 오른 경우 역시 처음이라고 밝혔다.핫 100은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위를 집계하는 차트다.싸이가 2012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한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2위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1위에는 오르지 못했다.방탄소년단이 이제까지 핫 100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올해 2월 발매한 정규 4집 타이틀곡 '온'(ON)의 4위였다. 이외에 '작은 것들을 위한 시'와 '페이크 러브'가 각각 8위와 10위를 기록한 바 있다.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을 네 차례 차지한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를 핫 100 정상에 올려놓음으로써 빌보드 양대 차트를 모두 석권하게됐다. 핫 100 정상 석권 소식에 방탄소년단은 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너무 정신이 없지만 (빌보드 1위는) 여러분들이 이뤄낸 것이며, 여러분들이 축하받을 것이며, 이 성적만큼이나 지금 여러분들의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하고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뭐라 남겨야 할지 모르겠다. 계속 눈물이 난다"며 실감이 나지 않아 잠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멤버들 빌보드 1위 축하한다. 너희들이 있기에 행복하다"면서 "아미(방탄소년단 팬) 누구보다 고맙고 사랑한다. 아미도 축하받아야 한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20-09-01 07:32:17

[신라 속 실크로드] 신라인이 남긴 미래의 이정표-이철우 경상북도지사 인터뷰

[신라 속 실크로드] <5>신라인이 남긴 미래의 이정표-이철우 경상북도지사 인터뷰

"1500년 전 신라인들은 실크로드를 통해 세계와 교류하고 발전했습니다. 대구경북은 이제 통합신공항을 통해 하늘 실크로드를 새롭게 엽니다. 세계와 경쟁한다는 큰 꿈을 이룰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대구경북이 20세기 이후 한반도 안에서조차 변방으로 밀려난 원인은 하늘 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후발주자였던 신라가 삼국통일이란 대업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열린 사회를 지향한 덕분"이라며 대구경북과 세계를 연결하는 '신(新) 실크로드' 건설 필요성을 역설했다.이 지사가 제시하는 신실크로드는 세 갈래다. 하늘(통합신공항), 바다(영일만신항), 철로(동해선~유라시아철도)이다. 이를 통해 대구경북을 동북아 대표 문화관광지구로 만들고, 지식산업과 컨벤션산업을 육성함으로써 글로벌 도시로 도약시킨다는 청사진이다.이는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신남방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4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을 통해 "동북아에서 철도공동체를 시작으로 실크로드와 북극항로를 개척해 진정으로 대륙과 해양의 네트워크 연결을 완성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 지사는 신라 정신의 핵심 가치로 '융합' '포용'을 꼽았다. 세계 문명이 유목민과 정주민의 만남을 통해 발전했듯 신라가 동서 문명을 주체적으로 융합해 스스로 찬란한 문화를 꽃 피웠으며, 신분과 국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한 결과로 삼국통일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이다."대구경북 행정통합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원래 한 뿌리인 대구와 경북이 다시 하나로 합치면 공항과 항만을 갖춘 유럽 강소국 규모의 거대 도시로 재탄생, 힘차게 웅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대구는 교육·문화, 경북은 생산거점으로 역할을 분담하면 팬데믹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2020-09-01 06:00:00

[신라 속 실크로드] 신라인이 남긴 미래의 이정표-신일희 계명대 총장 인터뷰

[신라 속 실크로드] <5>신라인이 남긴 미래의 이정표-신일희 계명대 총장 인터뷰

"신라는 '새롭게 뻗어나간다'는 국호 그대로 끊임 없이 바깥 세상을 향했고,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체성을 형성했습니다. 이는 영토와 국경 중심의 근대적 국가 개념을 탈피하려는 21세기 문화적 가치와 상통합니다."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오늘날 한국이 국경을 넘어 한류 문화로 세게를 선도하는 것은 신라인들이 남긴 도전 정신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신 총장은 "실크로드는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의 문제"라며 실크로드의 역사적 의미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국가적 문화 경쟁시대를 맞아 정보와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그는 이와 관련해 경북 군위·의성에 들어설 통합신공항에 주목했다. 신라의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신한류 허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 총장은 "신한류는 화석화된 역사와 전통을 새로이 해석해 문명사적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계명대는 6년째 '실크로드 인문루트 조성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그간 13권의 연구도서와 함께 영문 국제학술지 'Acta Via Serica'를 연 2회씩 냈다. 해마다 국제 학술회의도 열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신라 역사를 다시 살펴보려는 지역사회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신라를 세계 문명사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옮기려는 작업이다.신 총장은 코로나19로 국가 간 문화 교류가 사실상 단절된 데 대해 아쉬워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긍정적 영향 역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문명사에서 팬데믹은 재앙이자 기회였습니다. 신라의 통일과 유럽 르네상스는 역병이 도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코로나19 또한 패러다임 천이를 통한 문명사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2020-09-01 06:00:00

[신라 속 실크로드] 신라인이 남긴 미래의 이정표

[신라 속 실크로드] <5>신라인이 남긴 미래의 이정표

혜초(704~787)는 왕오천축국전에서 계빈국(罽賓國·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의 토착인은 호족(胡族)이고, 왕과 군사는 돌궐(突厥) 사람이라고 기록했다. 그리고 이 나라에 낙타, 소, 양, 말, 당나귀, 모직물, 포도, 보리, 밀과 울금향(鬱金香)이 난다고 했다. 수많은 꽃 중에 그가 울금향(튤립)에 주목한 것은 어쩌면 친숙한 꽃이었기 때문은 아닐까?혜초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당나라 시인 이태백(701~762)은 술을 즐겼다. 시 '객중행'(客中行)에선 울금향 가득한 술을 마시며 어디가 고향인지 어디가 타향인지 알지 못할 만큼 술에 취하고 싶다고도 노래했다. 울금향은 나와 너, 혹은 자아와 초월적인 것이 합일의 상태에 이르도록 해주는 신비의 꽃이었다.이태백에게 술을 마신다는 것은 초월적인 존재와 대화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른다는 뜻이기도 했다. 도교의 색깔이 진하게 느껴지지만, 이슬람 수도자들인 수피(Sufi)들과의 교류 흔적이기도 하다. 이태백은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실크로드 상권을 장악하고 있던 소그드족의 후예였다.소그드를 합병한 돌궐은 낙원을 찾아 중앙아시아를 떠났다. 그들의 주요 교역품 가운데 하나였던 톈산산맥의 신비로운 꽃, 튤립을 안은 채였다. 그리고 마침내 아랍의 사막과 아나톨리아의 고원에 그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낙원인 튤립 정원을 만들었다.11세기에 이르면 튤립은 그들의 유목 예술에서 압도적으로 나타난다. 궁전의 색채 타일을 비롯해 도기와 직물에서도 그 문양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튤립은 실크로드의 서쪽 끄트머리, 오스만 투르크의 국화로 화려하게 피어났다.돌궐은 수나라와 대결하면서 고구려와도 활발히 교류헸다. 9세기 중반에 등장한 이븐 쿠르다드비의 '도로와 왕국총람'에는 "중국 저쪽에 신라라고 불리는 금이 풍부한 나라가 있다. 그곳에 진출한 무슬림들은 자연환경의 쾌적함 때문에 정착해 떠날 생각을 아니한다"고 적혀 있다. 이는 신라를 언급한 이슬람권 첫 저술로서, 당시 중국에 거주하던 신라인이나 한반도를 다녀온 무슬림 동료들에게서 얻은 정보들이다.실크로드를 통한 신라와 서역의 교역은 우연이 아니라 어쩌면 튤립을 향한 그들의 열망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증거는 신라를 배경으로 한 페르시아 서사시 '쿠쉬나메'(매일신문 8월 18일 자 11면)에서 볼 수 있다. "모든 정원은 튤립으로 가득했고, 튤립들은 향기로웠다"는 표현처럼 튤립향 가득한 신라는 서역인들이 꿈꾼 지상낙원이었던 것이다.튤립의 매력은 이태백, 수피 시인 루미, 오마르 카이얌, 하피즈 등을 통해 자연을 움직이는 신비한 생명력의 보편적 상징으로 자리잡게 됐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르네상스 유럽이 그 주인 행세를 하고 나섰다. 그들에게 튤립은 더 이상 자연의 신비로움이 아니라 돈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투기의 대상이었다.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휘몰아친 튤립 열풍은 하지만 거품이 되어 순식간에 17세기 유럽 경제를 곤두박질시켰다. 튤립은 참으로 반란적인 꽃이어서 꽃은 알뿌리를 감염시킨 바이러스로 말미암아 병들었고, 교류의 길은 막히고, 세상은 증오의 공간이 되고 말았다. 근대가 가져온 실크로드의 모습이다.이런 대재앙 속에서도 튤립은 더 아름답게 피어났다. 사실 바이러스 자체는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님을 튤립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대신 자신의 뿌리 속에서 함께 자라도록 스스로 숙주 노릇을 했다.그렇게 태어난 튤립이 '셈페르 아우구스투스'(Semper Augustus)라는 희귀종이다. 특정 색소를 만드는 단백질이 색소 유전자를 파괴시키는 바이러스로 말미암아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마치 붓으로 색칠한 것처럼 단색의 꽃잎 위에 또 다른 색의 무늬가 돋보이는 이 꽃 한 포기 값은 당시 집 한 채와 맞먹었다고 한다.김중순 계명대 교수(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장)는 "튤립에 감춰진 역사와 상징적 의미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며 "실크로드는 교역의 길뿐만 아니라 팬데믹을 겪으며 인류가 함께 고통을 나눈 '상처 입은 길'이기도 하다. 그 길은 앞으로도 우리 인류를 한층 더 고양된 문명의 세계로 인도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는 이어 "지난 이천년 세월 동안 실크로드의 동쪽 끄트머리를 지탱해온 것은 화쟁(和諍)과 융합이라는 신라 특유의 개척정신이었다"고도 했다. 튤립이든 울금향이든, 모두 같은 뿌리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피는 꽃들처럼 같고 다름은 대립항이 아니라 변증법적 합일을 위한 전제조건이며, 준비 단계라는 설명이다.김 교수는 특히 "같고 다름은 적자생존 관계가 아니라 협력자 생존 관계로 설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세기의 우리에게 주어진 문명사적 과제는 실크로드의 동쪽 신라의 땅에서 또 한송이의 아름다운 튤립을 꽃피우는 일이라는 이야기였다.

2020-09-01 06:00:00

[시민기자 영상] 코로나19를 보는 작가의 시선 '대구현대미술 2020 팬데믹&대구'

[시민기자 영상] 코로나19를 보는 작가의 시선 '대구현대미술 2020 팬데믹&대구'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주관한 '대구현대미술 2020 팬데믹&대구'전이 지난 19일부터 3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됐다.코로나19 팬데믹과 대구를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는 대구현대미술가협회 소속 작가 115명과 프랑스 작가 8명 등 총 123명이 참여했다.특히 방복희 작가는 일본 아베 수상의 작은 마스크를 K-방역과 대조하고, 남극을 제외한 나라들의 만국기를 연결시켜 팬데믹이 지구촌 공동체의 문제임을 환기시켰다.이우석 대구현대미술협회장은 "코로나19 1차 확산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지역 작가들이 느꼈던 감정들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면서 "123명의 작가들이 느낀 어려움과 고통을 코로나19 확산으로 3일밖에 전시를 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한편 대구현대미술가협회는 '대구현대미술 2020 팬데믹&대구'전이 코로나19로 인해 대구문화예술회관의 휴관으로 중지되자 전시 기간 중 특별 기획전 '시크릿 미술옥션 서면 경매전'을 8일까지 SPACE129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시크릿 미술옥션은 작품 최저가를 기점으로 8일 마지막 날 서면 경매로 최고 낙찰가를 제시한 콜렉터에게 작품을 양도한다. 또 예정됐던 경품추첨 행사도 SPACE129에서 계속 진행하며 8일 추첨을 통해 작가의 작품이 들어간 라벨이 있는 와인과 작가의 작품 4점을 추첨을 통해 증정할 예정이다.이 영상뉴스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매일신문 디지털국 김중기 시민기자가 제작했다.

2020-08-31 16:39:16

[오늘의 역사] 1715년 9월 1일 ‘태양왕’ 루이 14세 사망

[오늘의 역사] 1715년 9월 1일 ‘태양왕’ 루이 14세 사망

스스로 "짐은 곧 국가다"라고 선언한 절대주의 왕조의 전제군주 루이 14세가 프랑스 베르사유 궁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그는 왕권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프랑스를 유럽 제일의 국가로 떠오르게 했고 베르사유 궁을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그러나 사치스러운 궁정 생활로 재정은 파탄 나고, 신교도를 억압해 산업이 타격을 받았으며, 백성들은 가혹한 세금과 기아에 시달려 후일 프랑스 혁명의 불씨가 됐다.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0-08-31 14:37:54

대구현대미술 2020 팬데믹&대구 '시크릿 미술옥션'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주관한 '대구현대미술 2020 팬데믹&대구'전이 코로나19로 인해 대구문화예술회관의 휴관으로 중지되면서 전시 기간 중 특별 기획전 '시크릿 미술옥션 서면 경매전'을 8일까지 SPACE129에서 진행한다.시크릿 미술옥션은 작품 최저가를 기점으로 8일 마지막 날 서면 경매로 최고 낙찰가를 제시한 콜렉터에게 작품을 양도한다. 또 예정됐던 경품추첨 행사도 SPACE129에서 계속 진행하며 8일 추첨을 통해 작가의 작품이 들어간 라벨이 있는 와인과 작가의 작품 4점을 추첨을 통해 증정할 예정이다. 문의 053)422-1293

2020-08-31 11:39:51

2020 달성 대구현대미술제 9월 4일 개막

2020 달성 대구현대미술제 9월 4일 개막

'조화를 통한 치유와 상생'(Harmony&Healing)을 전시 주제로 4일부터 한 달여 동안 달성군 강정보 디아크 광장 일원에서 '2020 달성 대구현대미술제'가 막을 올린다.올해로 9회째를 맞아 달성군이 주최하고 달성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미술제는 국내 25개팀의 작가들이 참여, 강정보 일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 현대미술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상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전시 작품들은 상생의 공간에서 시민들과 미술작품이 서로 어울리며 이루는 조화,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의 체험을 통한 치유에 초점을 맞추고 주관적 감상만으로 이해하기 힘든 현대미술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전시기간 중 주말에는 전시해설프로그램도 사전예약제로 운영된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주민 참여프로그램을 만들어 관내 초등학생들이 행복의 메시지를 담아 직접 제작한 작품들을 재료로 하나의 큰 형태를 구성하게 되는 설치작품을 함께 전시해 주민들과 소통하는 참여형 미술제로 거듭나고자 한다.이번 미술제를 총괄한 도태근(신라대 디자인대학 조형미술학과 교수) 예술감독은 "이전 미술제에서는 외국작가의 작품이 5, 6점 참여했으나 올해엔 국내작가 25명으로 미술제를 꾸미게 됐다"면서 "모든 출품작들이 나름의 의미를 지니지만 특히 관람객이 직접 작품을 만지며 움직여 보는 조병철 작가의 작품이나 프리즘을 이용해 저녁에 빛이 나면서 무지개를 형성하는 이경호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도 예술감독은 이어 "모든 작품에 빛을 설치해 주간과 야간에 같은 작품의 상이한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각적 볼거리와 인체를 위주로 한 작품에는 관람객을 위한 포토존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예술의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에 집중해 대중의 일상에 보다 확장된 예술 경험을 전달하려는 미술제 본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올해는 또 작가의 의도와 작품 해설을 담은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해 우리말과 더불어 다양한 외국어 서비스도 운영할 예정이다.미술제는 주제에 따라 '조화'와 '치유' 두 섹션으로 나눠져 진행된다. 'Harmony:상생의 공간'에서는 예술과 사랑, 빛과 환경이 만들어 내는 특별한 미적 경험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상생으로서의 현대미술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구성됐다.'Healing:꿈과 희망의 메시지 공간'에서는 미학적 치유방식을 제공하고 누구나 친근감 있게 보고 만지며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서정길 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유일무이한 지역의 대규모 야외설치미술제로서 전시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의식적인 감상이 아닌 휴식공간에서의 자연스런 체험으로 예술작품의 접근방식을 변화시켜 왔다"고 전제한 후 "일상 속 예술이 우리의 삶이 되도록 차별화된 지역미술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특화된 야외공간에서의 전시를 지속적으로 기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달성 대구현대미술제가 열리는 강정보는 1970년대 전국에서 모인 작가들이 국내 최초로 집단적 미술운동을 벌였던 곳으로 한국 미술계의 다양한 실험과 도전이 처음 시도됐던 대구현대미술제의 효시적 공간으로써 1979년 7월 제5회 대구현대미술제로 맥이 끊겼으나, 달성문화재단이 2012년 재개한 이래 매년 개최하고 있다.2020 달성 대구현대미술제 참여 작가는 권기철, 김기영, 김병규, 김숙빈, 김재경, 김종선, 김진혁, 김태인, 민경욱&박신애, 박찬걸, 신동호, 신승연, 안효찬, 양태근, 어문선, 이건희, 이경호, 이재형, 임수빈, 전덕제, 전지인, 정의지, 조병철, 최규식, 황학삼이다.한편 미술제가 열리는 기간인 9월 25일(금) 오후 2시엔 강정보 디아크 바이털룸에서 학술세미나도 열린다. 전시는 10월 4일(일)까지. 문의 053)659-4292

2020-08-31 10:46:30

매일학생미술대전 대상 황보승·김수린·손혜원·한수아

매일학생미술대전 대상 황보승·김수린·손혜원·한수아

매일신문이 주최한 제29회 매일학생미술대전에서 황보승(동일초 1년) 학생의 작품 '펭수와 함께'가 초등학생 저학년부, 김수린(범일초 6년) 학생의 '첨성대의 밤풍경'이 초등학생 고학년부 대상을 차지했다. 또 중학생부에서는 손혜원(황금중 3년) 학생의 '비 온 후의 선암사 강선루'가, 고등학생부에서는 한수아(근화여고 3년) 학생의 '내가 어릴 적에…'가 대상에 뽑혔다.단체상은 초등학생부 대구 성동초, 중학생부 의성여중, 고등학생부 경북예술고에 각각 돌아갔다.이 밖에 금상 8명, 은상 36명, 동상 60명, 특선 454명, 입선 1천353명 등 모두 1천915명이 상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29일(토)로 예정됐던 실기대회를 취소함에 따라 부득이 1차 심사 결과로 수상자를 확정하게 됐다.이번 대회 심사는 조홍근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김동진, 김성석, 김태곤, 류영제, 박계현, 박병철 씨 등이 참여했다.조 위원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참가 학생들이 다소 줄었으나 양보다 질적인 면에서 우수한 작품이 많아 심사위원 모두가 흐뭇했다"면서 "심사의 주안점은 잘 그린 그림보다는 나이와 학년 수준에 맞고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에 역점을 두었다"고 말했다.조 위원장은 이어 "초등부는 저학년의 참여가 압도적이었는데 화면 전체의 구성과 느낌에서 기교적이지 않으며 학생의 정신적 발달 단계에 맞는 감성의 표현력이 풍부하고 순수한 동심이 잘 표출된 작품이 많았고, 중등부는 순수한 발상과 감정 표현에서부터 주제를 뚜렷이 돋보이게 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엿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조 위원장은 그러나 "우리 고유의 그림 한국화 부문 출품 수가 적었고 모사나 지도교사 혹은 학부모의 가필 흔적이 보이는 작품도 간혹 눈에 띄어 조금 씁쓸함도 있었다"고 토로했다.이번 대전은 지난달 7일 공모를 마친 결과 모두 4천437점의 작품이 접수됐다.시상식(동상 이상 수상자)은 26일(토) 오후 3시 대백프라자 10층 프라임홀에서 열린다. 특선과 입선 수상자 상장은 학교로 우송되며 전체 수상자 명단은 본사 인터넷 홈페이지(www.imaei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동상 이상 수상 작품의 사이버 전시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본사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진행된다.▷후원:교육부, 대구시, 경북도, 대구시교육청, 경상북도교육청 ▷협찬:서도장학재단 ▷장소 협조:(주)대구백화점

2020-08-31 10:45:54

[신라 속 실크로드]  코드명 왕오천축국전…교류의 가치

[신라 속 실크로드] <3> 코드명 왕오천축국전…교류의 가치

낯선 길 위에서 깨달은 삶의 의미를 꼼꼼히 기록한 영혼들! 현장도, 마르코 폴로도, 이븐 바투타도 견문을 넓히기 위해 젊음을 바친 사람들이다. 움직일 때 그들은 빛났고, 움직이면서 무언가 기록을 남겼기에 그들은 위대했다.이마 푸른 신라의 소년 혜초는 704년에 태어나 16살 되던 719년에 당나라로 떠났다. 지금으로부터 1300년 전 일이다. 그는 인도 출신 금강지로부터 밀교의 가르침을 받고 광저우를 떠나 723년 뱃길로 서쪽 천축국에 닿았다. 그리고 4년 동안 철저히 길 위의 영혼이었다.신라는 7세기에 삼국통일을 이룬 뒤 8세기에 이르러 세계를 향한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많은 신라인들이 서역을 향했고, 혜초는 당시 당나라로 떠난 400여 명의 유학생 가운데 하나였다.◆다른 선행자와는 달랐던 혜초의 행보신라의 세계 진출은 결코 우연히 이뤄진 일이 아니었다. 때를 만나기 위해 엄청난 역경의 시간을 거쳐야 했다. 특히 이웃 당나라와의 관계가 그랬다. 긴장 관계는 외교적으로 풀고 문화와 상업 교류는 장려했다. 산동반도 쪽에 집단거주지인 신라방을 설치하고, 신라원이라는 사찰과 신라소라는 관리청까지 세웠다.덕분에 신라는 당나라가 장안을 중심으로 전개해 온 글로벌 문화의 소비에도 거의 동시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목이 말랐다. 이제는 당나라가 아니라 그 문화의 원천이 됐던 아득한 미지의 땅, 서천서역국이 궁금했던 것이다.혜초의 여행은 특별했다. 선행자들과 달리 아시아 대륙 중심부를 해로와 육로로 일주했다. 그의 발길은 인도는 물론 멀리 서쪽으로 이슬람 세계인 아랍(大食)과 페르시아(波斯), 그리고 비잔틴(大拂臨)까지, 불교와 상관 없는 땅까지 이어졌다.그리고 왕오천축국전에 그 기록을 남겼다.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가는 방향과 소요시간, 그리고 왕성(王城)의 위치와 규모, 통치 상황, 대외 관계, 특산물과 음식, 의상과 풍습, 언어, 불교와 이교도들에 대해서도 간명하게 기술했다.왕과 백성들 옷은 한가지로 구별이 없고, 음식을 먹는 데도 귀천을 가리지 않고 함께 한 그릇에서 먹으며, 무릎 꿇고 절하는 법이 없다고 했다. 실제로 가 보지 않고서는 묘사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서쪽을 향했다고 했으니 아마도 지금 이란의 마샤드(Mashhad)를 거쳐 당시 호라산 총독부가 있던 니샤부르(Neyshabur)까지 갔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니샤부르는 경주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새머리형 유리병을 닮은 유리병을 비롯하여 페르시아에서 가장 많은 중국 도자기들이 출토된 곳이기도 하다.그 길은 고대부터 이용되어 온 실크로드 오아시스 육로의 한 구간이었다. 일찍이 기원전 4세기 초 알렉산드로스가 페르시아를 공략할 때 이 길을 밟았고, 14세기 말 마르코 폴로도 아프가니스탄을 향할 때 이 길을 따라 파미르 고원을 넘었을 것이다.혜초는 이곳의 지리적 정보는 물론이거니와 당시 페르시아가 아랍에 병합됐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우마위야조 10대 칼리프 히삼(724~743)이 시리아에 거주하고 있다는 상황도 파악하고 있었다. 시리아와 비잔틴에 대해서는 '하느님을 믿고 불법을 모른다(事天不識佛法)'고 했다. 기독교와 이슬람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상당했을 것이고, 당시 페르시아와 아랍에 관한 역사 인식도 가볍지 않았을 것이다.왕오천축국전은 8세기 중앙아시아 모습을 보여주는 유일한 자료이다. 고대 동서양 교역로인 실크로드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는 인문지리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혜초에 대한 학자들의 평가는 인색했다. 20년 가까이 성지 순례와 구도 생활을 했던 법현, 현장, 의장 등 고승들에 비해 혜초의 여행 기간은 겨우 4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문서를 돈황 동굴에서 처음 찾아낸 펠리오(P. Pelliot)조차 그 내용에 대해 혹평했다. 시가 몇 편 들어있기는 해도 그의 문체는 문학적 가치도 없고 정밀한 서술도 없이 평면적이며, 절망적일 만큼 간단하고 단조롭다고 했다.실제로 그는 다른 순례자처럼 득도를 위해 진지하게 수행했다는 증거도 없고, 경전을 필사하지도 않았으며, 성지에서 경전을 구해오지도 않았다. 불교학의 최고 전당인 나란타(Nālandā)를 지날 때도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글은 낯선 세계에서 보고 들은 예술과 이야기에 대한 기억의 현재화에 다름 아니었다. 애초에 구법이 목적이 아니라 문명 탐사가 목적이었던 것이다. 혜초는 곳곳의 지명 표기에서부터 풍물의 표현 방법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정리를 했다.통상적인 중국식 명칭과 더불어 원래의 지역명을 함께 기록한 것은 처음이었을 뿐만 아니라 마르코 폴로나 몽골 시대의 중국측 기록보다 5세기 이상 앞선 일이었다. '소륵'(疎勒)을 현지 명칭인 '가사기리국'(伽師祇離國, Kashgar)으로 정확히 음사한 것 등이 예라고 할 수 있다.혜초가 마지막으로 거쳤던 쿠차는 당의 안서도호부 소재지였다. 서부지역을 압박하던 토번이라는 강대국을 견제하고 카슈미르와 카불, 시리아와 아랍 등 서역을 이어주는 교두보이기도 했던 이곳을 지키던 이는 바로 고구려 유민 고선지였다. 그는 나중에 탈라스 전투를 통해 세계사의 한 가운데 섰던 사람이다.시기적으로 혜초와 고선지가 만났을 개연성은 충분하지만, 그들은 이미 신라인과 고구려인으로서가 아니라 세계인으로서였다. 그들이 함께 있었던 공간은 아랍에서 페르시아를 장악하고 비잔틴을 교두보로 삼아 안달루시아까지 진출했던 이슬람이 최초로 동양을 만나게 된 공간이기도 했다.장안으로 돌아와 787년에 입적한 혜초는 문명이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깨달은 사람이었다. 그의 깨달음은 신라를 실크로드의 동단으로 주목받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김중순 교수(계명대 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장)는 혜초가 자랑스런 신라인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그가 문명 교류의 개척자적 선구자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그가 단순히 신라인이 아니라 세계인의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이 두 가지는 담 너머 세상이 지금 이곳의 우리와 연결되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소통과 교류를 통해 깨닫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신라와 실크로드를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신라인의 개척 정신과 통섭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펼쳐진 거대한 문명의 벨트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통일신라의 번영, 전염병 속에서 이뤄져8세기, 코로나 19에 비견할만한 엄청난 팬데믹이 서쪽으로부터 몰려들었다. 삼국을 통일하고 일렁거리기 시작한 세계화의 물결은 사실 심각한 전염병의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7세기 중반 페르시아와 아랍 전역을 휩쓸고 지나갔던 소위 '쉬라와이흐 역병'(Plague of Shirawayh)이 퍼져나갔기 때문이다.628년 시작해 10년 이상 계속됐던 이 역병은 사산 왕조의 중심이자 인구 밀집지역인 메소포타미아 전역을 황폐화시켰다. 인구의 반 이상을 죽음으로 몰아갔고, 당시 샤한 샤(shâhân shâh)였던 카바드 2세(Kawad II)의 목숨까지 가져갔다. 그것은 사산 왕조의 결집력을 크게 와해시켜 사실상 제국이 공중분해되는 계기가 됐다. '신당서'에 따르면 18건의 유행병 가운데 6건이 동 시대인 당 태종대에도 발생했다.티벳을 비롯한 서역 정벌을 위해 당은 대병력의 잦은 이동을 감행했다. 병사들은 새로운 질병에 자주 노출됐을 터이고, 이들의 본국 귀환은 숙주의 이동이었던 셈이다. 새로운 질병에 대해 면역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본토인들의 발병률과 치사율 또한 대단했을 것이다.한반도의 통일 전쟁이 일어난 것도 이 때였다. 신라·고구려·백제를 위시하여 당과 돌궐·회흘·말갈의 기병 및 일본이 참여하면서 몇 십만에 달하는 외국 군대가 서로 조우했다. 신라 사회 내부에서 새로운 전염병이 유행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삼국사기'는 신라의 전염병을 13차례로 기록하고 있다. 660년 6월 백제 사비성 앞에 집결한 신라와 당나라 군대 15만 대군은 여름철에 오염된 백마강으로 말미암아 전염병에 그대로 노출되고 말았다. 그해 9월 철군하던 신라군은 전염병과 함께 신라로 돌아왔다. 두창(천연두)도 당나라 군대에 의해 신라군에 전파된 것이다. 한반도 출병을 앞둔 당나라에선 652년부터 이미 질병이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그것을 말해준다.역사의 지각 변동이라고 할 만한 대변혁이 꿈틀거리고 있던 시대였지만, 신라는 전염병에 대한 엄청난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714년 여름에는 가물고 질역에 걸린 사람이 많았다. 747년 겨울에는 눈이 내리지 않고 기근이 들고 역병이 발생하였다.같은 기간 일본에서는 모두 4차례의 두창이 크게 유행해 어린이들의 사망률이 매우 높았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앓아 누워 조정에서는 백관의 조회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화여대 이현숙 교수는 "8세기에는 당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신라를 거쳐 일본에 이르기까지 수 년이 소요되던 것이 9세기에 이르면 불과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윌리엄 멕닐은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에서 당시 중앙아시아 전역은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인구 감소 등 일종의 사회적 위기에 있었다고 한다. 탄저병이 유행, 가축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자연재해까지 덮쳐 사람들은 들쥐를 잡아먹거나 심지어는 인육을 먹을 정도였다.840년 위구르가 멸망한 것도 바로 전염병 때문이었다. 유목민의 생산구조가 무너져내렸기 때문이다.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전염병은 더 크게 유행했고, 전염병이 유행하는 만큼 교류도 더욱 활발해진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신라가 서역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고 동서 간에 교류의 물꼬를 튼 것은 이처럼 위기의 상황에서도 도전 정신을 발휘한 신라인들의 용기 때문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2020-08-30 20:20:56

[신라 속 실크로드]  신라인은 융합과 창조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신라 속 실크로드] <2> 신라인은 융합과 창조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시간을 기원전 3세기에 맞춰놓고, 중국 동북지방과 한반도 서북지역에 걸쳐 있던 고조선에서 출발해보자. 거기에서 서북쪽으로 향하면 흉노를 만난다. 다시 서남쪽으로 돌아 지금의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땅이 그들의 주요 활동무대였다.흉노는 중국 한(漢)나라와 팽팽한 긴장 관계를 이어갔고, 나중에는 한반도까지 손을 뻗었다. 그리고 신라인들은 오랜 세월 광활한 유목세계를 풍미했던 흉노족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갔다. 따라서 동북아시아에서는 신라인들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그 땅은 겨우 한나라와 고조선의 관계만 보여줄 뿐이기 때문이다.◆스키타이의 황금문명이 한반도까지신라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황금 문화이다. 신라 땅에서 출토된 금관, 황금보검, 유리구슬, 그리고 로만글라스 등은 주로 서역이나 로마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된다.하지만 도대체 누가 언제 어떻게 들여온 것인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특히 금관은 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모두 14개가 출토된 가운데 10개가 한반도에서 발굴됐고, 6개가 신라 것이다.신라 금관들은 대략 5~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몇 세기 이전에 제작되어 사르마트나 아프카니스탄 등 북방 중앙아시아에서 출토된 금관들이 그 원형인 셈이다. 훈족의 아틸라 제국(434-454) 시기에 크게 유행했던 채색 기법에 금 알갱이를 빽빽이 눌러 박은 누금(鏤金) 장식 기법의 황금보검도 카자흐스탄 보로보에(Borovoe)에서 발견된 황금보검 장식 기법과 거의 일치한다.멀리 서역과 동유럽에 분포하던 이런 유형의 황금 보물들이 중앙아시아를 거쳐 한반도에까지 이르게 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실마리는 바로 스키토-흉노 문명 벨트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분)의 형식을 갖춘 스키타이의 대형 무덤 쿠르간과 관계가 있다.쿠르간은 기원전 4000년 무렵 시작돼 유라시아 북부 초원지대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무덤 양식이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市) 동쪽에 있는 이시크(Issyk) 쿠르간이 대표적이다. 축조 연대가 기원전 5세기로 추정되는 이 쿠르간에서는 황금 조각을 몸에 두른 2.15m 키의 미라가 발견됐다. '황금인간'이라 불리는 이 미라의 의복을 장식한 금제 문양은 투바의 아르잔(Arzhan) 쿠르간을 비롯해 알타이의 쿠르간 등에서 출토된 일련의 금제 문양과 유사하다.아르잔에는 동서로 20㎞나 펼쳐진 긴 협곡에 180기가 넘는 대형 무덤이 군집돼 있다. 바이칼 호수 서편 초원지대 주민들은 대부분 투르크족이고, 문화적으로는 몽골과 비슷하다. 고음과 저음을 동시에 내는 특이한 발성법의 노래 '후미'(Khoomei)도 이곳에서 시작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곳에는 온다르(Ondar)란 성을 지닌 사람이 많아 연세대 지배선 명예교수는 고구려 평강공주의 남편인 온달이 이 지역 출신이라는 흥미로운 주장도 내놓은 바 있다.4~6세기 무렵 경주 평야를 무대로 발전한 신라의 대형 돌무지덧널무덤도 실크로드에서 보면 유라시아 동쪽 끝에 있는 또 하나의 쿠르간이다. 구조와 매장법, 부장품 등 여러 측면에서 유라시아의 기마문화, 황금문화에 맥이 닿고 있기 때문이다.기원전 3세기까지 초원에서 살았던 유목민족 스키타이의 황금 문명이 유라시아 대륙을 넘어 한반도에 도달하기까지는 흉노가 그 매개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알타이지역과 몽골을 거쳐 중국 황하 중류의 오르도스지역을 통로로 삼았을 것이다. 따라서 쿠르간은 흑해와 코카서스지역만 아니라 알타이와 남부 시베리아지역과 한반도까지 연결시켜주는 문명의 코드인 셈이다.◆황금과 쿠르간, 그리고 마립간경주 대릉원의 밀집된 무덤들은 흉노계 지배층 공동묘지였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흉노는 기원후 1세기 말에 쇠퇴했다가 이후 다시 왕성했지만 기원후 350년경 한나라에 대파당하며 다시 동서로 분산됐다.이때 서진한 흉노가 훈족이 됐다면 동진한 흉노는 신라로 남하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유럽으로 진출한 훈족과도 꾸준히 교류를 했을 것이고, 위진남북조 시대(439-559)의 혼란 속에서 신라로 향한 여정은 더욱 활발해졌을 것이다. 몽골의 노용 울(Noin Ula) 등 아시아 지역에서 카탈루냐 평원에 이르기까지 훈족의 이동경로에서만 발견되던 청동솥 동복(cauldron)이 김해 대성동에서 출토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신라 왕의 칭호가 이사금(呢師今)에서 마립간(麻立干)으로 바뀐 것도 바로 이때다. 유리왕(3대)과 탈해왕(4대)이 서로 떡을 깨물어 치아 자국이 많은 순서로 왕위를 차지했다는 것으로 미뤄 그때까지 이사금은 단순한 연장자였을 것이다.그러나 내물왕(재위 356-402)이 등장한 뒤 지증왕(재위 500-514)에 이르기까지 6명의 왕들은 마립간으로 불렸다. '마립간'의 '간'은 북방 유목민의 단어로서 '최고의 칸'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절대 권력을 가진 통치자가 등장했음을 말한다.금관이 등장한 것도 바로 왕의 칭호가 바뀌던 내물왕 이후였다. 황금과 쿠르간은 새롭게 권력을 쥔 김(金)씨들이 지배 이데올로기를 표방하고 초월적 지위를 과시하는 훌륭한 수단이었을 것이다.그러나 금관을 비롯한 신라의 황금 유물은 4세기 말에 갑자기 출현했다가 150여 년이 경과한 6세기 초반에 홀연히 사라진다. 흉노로부터 유입된 황금은 소진됐을 것이고, 마립간 시대가 종식되면서 무덤 양상도 완전히 달라진다. 내부 구조도 바뀌고 황금 유물 부장품도 사라지고, 북방 유목민의 세계관도 사라진다.제23대 법흥왕(재 514~540)의 무덤이 그 이전 왕릉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대릉원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산기슭에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율령과 불교 등 종교적 장치로서 왕의 권위를 부각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김중순 교수(계명대학교 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장)는 "황금과 쿠르간으로 대표되는 신라의 우수한 문화는 흉노 이주민의 뛰어난 기술과 지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그것을 자신들의 고유한 자질과 융합시켜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라인들은 자신의 역사를 결코 한반도라는 영토와 한민족이라는 민족의 범위 안에 가둬둔 적이 없었다. 그들은 태생적으로 개척자의 DNA에 숨겨진 창조의 비밀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터키 앙카라 인근 고르디온(Gordion)에 신라 왕릉을 연상케 하는 대형 쿠르간이 있다. 기원전 8세기경 프리기아(Phrygia) 왕국을 다스린 미다스 왕의 무덤이다. '미다스의 손(Midas touch)'으로 알려진 신화 속 주인공은 디오니소스로부터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선물로 받았다.그러나 그것은 선물이라기보다 무심코 안았던 공주마저 황금 조각으로 바꿔버린 저주였다. 그는 결국 팍토루스(Pactolus) 강에 몸을 씻고 나서야 신탁에서 해방된다. ​팍도루스 강은 인류 최초로 금화를 주조했던 곳이고, 지금도 사금 산지로 알려져 있다. 어쩌면 '미다스의 손'은 이웃 스키타이 황금문명에 대한 강력한 선망에서 나온 이야기였는지 모른다.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미다스 왕은 목양의 신 '판'(Pan)의 추종자가 됐다. 판이 음악의 신 아폴론과 피리 연주 대결을 벌였을 때 그는 어리석게도 판의 편을 들었다. 화가 난 아폴론은 미다스에게 응징을 내려 두 귀를 당나귀 귀로 바꿔버렸다.그는 터번을 쓰고 귀를 가렸지만 이발사에게까지 ​비밀을 감출 수는 없었다. 이를 견딜 수 없었던 이발사는 들판에 구멍을 파 비밀을 폭로하고는 그 구멍을 막아버렸다. 그러나 그 자리에 갈대가 자라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속삭임이 들판 전체로 ​퍼져나갔다.그런데 비슷한 일이 신라에서도 벌어졌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경문왕(재위 861∼875)은 임금이 된 뒤 갑자기 귀가 길어져서 당나귀처럼 되었다.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으나 오직 왕의 머리를 만지던 복두장(幞頭匠·두건을 만드는 장인)은 알고 있었다.그는 평생 그 사실을 감히 발설하지 못하다가 죽을 때에 이르러 도림사라는 절의 대밭 속에서 "우리 임금님 귀는 나귀 귀!"라고 소리쳤다. 그 후로 바람이 불면 대밭에서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났다. 왕은 대나무를 베어 버리고 산수유를 심었으나 그 소리는 여전하였다고 한다.이 이야기는 신화학에서 아르네-톰슨의 분류 방식에 따라 정리됐을 만큼 보편적인 설화 모티프이다. 유라시아권에서는 인도·몽골·터키·투르크스탄·키르키스탄·칼미크·투바 등을 거쳐 스키타이와 흉노의 동선을 따라 신라까지 이어진다. 지중해에서 거의 1500년 넘어 신라 땅에 도착한 셈이다. 신라가 쿠르간을 통해 스키타이 문명을 공유한다는 고고학적 주장이 이처럼 설화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우리 역사의 지평을 민족을 넘어 세계를 향하도록 해야 하는 이유이다.◆목차〈1〉 신라인은 코즈모폴리턴이었다〈2〉 신라인은 융합과 창조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3〉 코드명 왕오천축국전…교류의 가치〈4〉 신라인은 세계화의 주역〈5〉 신라인이 남긴 미래의 이정표

2020-08-30 20:17:50

[신라 속 실크로드] 신라인은 코즈모폴리턴이었다

[신라 속 실크로드] <1>신라인은 코즈모폴리턴이었다

최근 우리 고대사에서 '실크로드'(Silk Road)가 갖는 의미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다. 서역(西域), 중앙아시아 또는 더 멀리 로마제국 유물이 경북 경주 등지에서 적잖게 출토되면서다. 이같은 관심은 역사 인식의 지평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그러나 낯설고 기이한 물품에 대한 호기심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누가 어떤 이유와 배경 때문에 이역만리와 교류했는지를 살펴봐야 우리 역사가 풍성해진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또 다른 천년의 방향을 모색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매일신문은 이에 경상북도, 계명대 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과 공동기획으로 신라(新羅) 속의 실크로드를 찾아 떠난다. 그 길 위에서 보수적, 배타적이란 오해 대신 '새롭게 뻗어나간다'는 국호 그대로 진취적이고 개방적이었던 신라인들을 만나려 한다.◆왜 고구려도 백제도 아닌 신라였을까?실크로드는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질적 문명을 연결해주는 가장 대표적인 통로였다. 19세기 후반 독일 학자 리히트호펜이 처음 쓴 뒤 보통명사로 자리잡았다. 초기에는 '사막의 길'(오아시스의 길)만 의미했지만 '초원의 길'(스텝루트)과 '바닷길'에다 거미줄 같은 지선들까지 포함한다.연구가 축적되면서 실크로드 외연은 점점 확장됐다. 중국 장안이나 터키 이스탄불, 이탈리아 로마 등을 종착점으로 보는 제한적 인식에서 벗어나 서쪽으로는 스페인, 동쪽으로는 경주까지 그 선상에 올려졌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였을까?사실 유독 신라에서 서역과 북방 초원 유물이 많이 발견된 것은 우리 고대사의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이다. 지리적으로 한반도 동남부 끝에 치우쳐 있었고 고구려, 백제에 비해 전성기도 늦게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로마에서 유래한 로만글라스(Romanglass)는 거의 대부분 경주에서 출토돼 신라가 서역과 직접 교류했다는 근거로도 꼽힌다.어쩌면 부여를 계승했다고 자처한 고구려, 백제와 달리 신라는 중층적 정치체였다는 사실이 실마리를 풀 열쇠일지 모른다. 경주에 먼저 정착한 토착세력, 긴 세월에 걸쳐 흘러들어온 여러 갈래 유이민들이 세운 나라가 신라였다. 중국 역사가 진수가 편찬한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는 '(신라의 전신인) 진한에는 진시황의 폭정을 피해 도망친 무리가 있다'는 내용이 등장할 정도이다.김씨 성을 지배집단의 성씨로 공유한 나라는 또 있다. 일찍이 수로왕을 중심으로 변한지역에 자리잡은 가야이다. 가야의 김해김씨와 신라의 경주김씨 등장이 거의 비슷한 시기였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그들의 뿌리는 초원과 사막, 오아시스를 넘나들던 유목 야장신(冶匠神)의 전통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신라가 금관의 나라이듯 가야 역시 금동관과 철기의 나라다. 신라와 가야는 황금 숭배와 무덤 양식, 언어에 이르기까지 고구려, 백제와는 엄연히 달랐다.주보돈 국립경주박물관 운영자문위원장(경북대 명예교수)은 "로만글라스가 가야 등 신라 밖 일부에서도 발견됐지만 경주에서 나눠 받은 것이라 봐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유물들의 생산지가 아니라 신라의 주체적 수용과 당시 국제 관계"라고 했다.◆신라인이 흉노의 후예?신라사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은 제30대 왕인 문무왕(?~681)이다. 경주에서 발견된 '문무대왕릉비'때문이다. 여기에는 김씨 왕실의 내력, 아버지 무열왕과 자신의 업적, 유언 등이 적혀 있다.기록을 잠깐 살펴보면 조선 후기 경주부윤을 지낸 홍양호는 문집 '이계집'(耳溪集)에 '682년 경주 사천왕사에 세워진 문무왕릉비 조각들을 정조 20년(1796년) 발견했다'고 기록했다. 당시 비문 탁본 중 하나가 청나라 금석학자 유희해(劉喜海)의 저서 '해동금석원'(海東金石苑)에 실렸다. 그 뒤 실물의 행방은 묘연해졌다가 1961년 경주에서 아랫부분이, 2009년에 윗부분이 발견됐다.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문무왕이 자신의 조상이 투후(秺侯)이라고 밝힌 점이다. 일찍이 조선에서도 투후가 누구인지 고심한 흔적이 있다. 추사 김정희는 '해동비고'(海東碑攷)에서 투후는 곧 김일제(金日磾)라고 추정하면서 신라가 김일제의 후손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김일제가 중국 감숙성 무위에 위치한 서북성을 다스리던 흉노족 휴도왕의 태자라는 사실은 반고의 '한서'에 나온다. 그는 한나라 군대의 포로가 돼 말을 기르는 노예살이를 했으나 한무제의 생명을 구한 덕분에 말을 잘 다루는 사람에게 부여된 최고의 작위(투후)와 함께 김씨 성을 하사받았다. 그 후손은 훗날 왕망의 신나라 건국에 참여했지만 후한 광무제에 의해 멸망, 중국 역사에서 사라지고 말았다.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룬 문무왕이 당당히 흉노의 후예를 자처한 것은 부여계와 다른 정통성 확보가 목적이었을 것이다. 건곤일척의 싸움을 끝낸 당나라와도 분명한 차별화를 꾀하고 싶었을 수 있다. 계명대학교 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장인 김중순 교수는 "신라인들이 말한 흉노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오랑캐나 미개한 유목민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강력한 무기와 군사력을 갖추고 유라시아를 호령하던 유목문화의 상징적 존재였다"고 설명했다.더욱 주목할 만한 기록은 김일제에게 김씨 성이 부여된 이유를 '금인제천'(金人祭天)이라고 한 사실이다. 즉 그들의 조상이 금으로 사람을 만들어 하늘에 제사를 드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 성의 근원이 금으로부터 발현되었다는 것은 그들이 대장장이 문화, 금을 빚는 연금술의 장인들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김 교수는 "신라와 가락국 고분에서 출토된 금관·금동관이 주로 김씨 왕족 무덤의 경우라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라며 "이는 다시 유목민 흉노와 말(馬), 그리고 알타이가 내포하고 있는 일련의 문명코드로 연결망을 이루게 한다"고 말했다.실크로드에서 바라보면, 신라는 이처럼 한반도를 넘어 자연스레 유라시아로 향하게 되고, 민족을 넘어 세계를 향하게 되며, 오래된 신라의 역사는 교류의 가치를 대변하는 미래의 아이콘이 된다는 이야기였다.◆만데네와 문명왕후문명왕후는 가야국 출신 김유신의 여동생 문희(文姬)다. 그녀는 언니 보희(寶姬)의 꿈 이야기를 들었다. 서형산 꼭대기에 올라앉아 오줌을 누었더니 온 나라가 물에 잠기더라고 했다. 문희는 보희에게 치마를 주고 그 꿈을 샀다. 그리고 김춘추와 결혼을 했더니 그가 무열왕이 되었고, 그 사이에서 나은 아들이 바로 문무왕이다.삼국유사에 나오는 이 이야기에는 세 가지 신화소(神話素)가 숨어 있다. '홍수', '매몽(賣夢)', 그리고 '방뇨(放尿)'다. 사실 이들은 이미 고대 오리엔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잘 알려진 이야기들이라 인류 문명의 보편적 신화소라고 할 수 있다.홍수는 세상을 몽땅 물에 잠기게 한 뒤 새로운 창조의 과정을 설명한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매몽은 일종의 운명 바꿔치기라고 할 수 있는데, 동생이 형에게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사들이는 야곱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또 방뇨는 왕권이 모계로부터 비롯된다는 일종의 혈통 정체성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서,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기록된 만데네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만데네는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 속하던 메디아 제국의 마지막 왕 아스티아게스의 딸이다. 왕은 공주 만데네가 오줌을 싸서 도시가 온통 물에 잠기고 아시아 전역에 범람하는 꿈을 꾸었다. 신관에게 물으니 만데네가 낳을 아들이 장차 할아버지인 자신마저 죽이고 천하를 호령하는 왕이 될 것이라고 했다.손자에게 왕위를 빼앗길 것이 두려웠던 아스티아게스 왕은 만데네를 당시만 해도 보잘것 없는 이웃 캄비세스 부족 왕과 결혼시켰다. 그리고 손자가 태어나자 죽여 없애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살아남은 아이가 바로 오리엔트를 재통일한 페르시아의 키루스(Cyrus, 기원전 559~530) 대왕이다. 키루스 대왕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고레스 왕이다.계명대학교가 발행하는 실크로드 국제학술지 'Acta Via Serica' 최근호에서 이탈리아 나폴리대학의 마우리지오(Maurizio) 교수는 "문희 설화의 원형이 바로 만데네 설화"라고 했다.이들은 새로운 왕의 등장에 결핍된 조건들을 채워주고 있다는 면에서 같은 내용이다. 문희의 아들 문무왕이 삼국통일을 완성하고, 만데네의 아들 키루스는 페르시아 제국을 세웠다. 과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 확립을 위해 홍수는 필수적이다. 문무왕이 성골이 아닌 진골 출신이며, 어머니 쪽 혈통이 신라가 아닌 가야국이라는 사실은 왕이 되기에는 결핍된 자질이다.마찬가지로 키루스 왕이 메디아 제국이 아닌 캄비세스 부족 혈통이라는 사실도 결핍된 자질이다. 그러나 이들은 어머니의 방뇨를 통해 강력한 모계 혈통의 힘을 과시함으로써 왕권의 정통성을 확보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신라의 이야기를 천년 전의 아득한 서역 끄트머리에서 만나는 것은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최초의 유목민, 스키타이는 고대 오리엔트를 지배하다가 메디아 제국에 의해 BC 7세기 말 밀려났다. 그리고 유라시아를 휩쓴 그들의 문명은 다시 흉노에게 계승됐으니 그 연결고리를 통해 오줌 싸는 이야기도 페르시아에서 신라로 전해진 것은 아닐까?

2020-08-30 20:17:22

[핫 키워드]나의 봄은 마스크

[핫 키워드]나의 봄은 마스크

'나의 봄은 마스크' 인천시 남구에 사는 김 모 씨는 최근 초교 2학년 딸의 교과서를 보다가 눈물이 핑 돌았다. 교과서에 '나의 봄은 어땠나요'라는 질문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빈칸이 있었는데 예시로 친구들과 봄 소풍 가거나, 봄비를 맞으며 웃는 모습 등이 나왔지만 딸은 '마스크를 쓴 자신'을 그렸다. 그림 옆에는 "마스크를 썼어요"라는 글과 함께 색칠도 안 됐지만 표정은 웃고 있었다. 마스크와 떼려야 뗄 수 없었던 올 봄 김 씨의 딸에게 '봄은 곧 마스크의 계절'이었다. 방역 수칙을 어기고 있는 어른들에게 화가 치민다.

2020-08-30 17:46:45

러시아 해군, 미국 근처 베링해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

러시아 해군, 미국 근처 베링해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

2020-08-30 15:56:59

봄 갤러리 장하윤 초대전 '우연한 벽'전

봄 갤러리 장하윤 초대전 '우연한 벽'전

봄갤러리는 9월 2일(화)부터 8일(화)까지 장하윤 초대전 '우연한 벽'전을 연다.장하윤은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창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 신조미술대상전 대상(2010년)과 대구문화재단 신진예술가(2012년)로 선정된 화가이다.이번 전시는 '집' 연작으로 대중의 호평을 꾸준하게 받아온 작가가 9번째 여는 개인전으로 지금까지 작업해온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심리적 공간으로 나타낸 작업과 함께 '우연한 벽' 시리즈물을 선보인다.'우연한 벽'은 작가가 늘 수집하고 있는 그림자들로 벽에 맺힌 그림자 형상들 속에서 주변의 색을 담아내려고 시도하고 있는 작업이다.문의 053)622-8456

2020-08-30 06:30:00

[나의 예술, 나의 삶]추상화가 권기자

[나의 예술, 나의 삶]추상화가 권기자

"나만의 세계에 집중할 수 있는 게 꿈이었어요. 인생은 길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미에 있다고 봅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뒤처지기는 싫어서 늘 작업실에서 하루 10시간 이상을 보내고 있지만 작가의 길을 걸으면서 한 번도 슬럼프에 빠져 본 기억은 없어요."대구시 수성구 고산로 매호동 고층 아파트촌에 둘러싸인 660㎡규모의 화실은 마당도 있고 그 앞으로 도심 개울이 흐르고 있다. 때마침 긴 장마가 끝난 터라 물은 맑아졌고 좀체 보기 힘든 천둥오리와 해오라기가 한가로이 여름철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이곳은 추상화가 권기자(60)가 3년째 작품 활동의 아지트로 삼고 있다. 화실 안 작업의 흔적을 훑어보니 대개의 작품들이 200~300호에 이르는 대작 위주다. 소품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질 않는다."저의 성격과 화풍이 소품 제작엔 성이 차지 않아서 주로 100호 이상의 대작을 그리게 됐죠. 캔버스가 크기 때문에 이젤을 사용할 수 없어 주로 바닥에 펼쳐놓고 작업을 합니다."젊은 시절 염색 사업가로 일을 하다가 IMF를 계기로 사업을 접고 평소 하고 싶었던 그림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 40대에 영남대 대학원 서양화과에 입학해 현재 화업 20년째를 맞고 있는 권기자는 2003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첫 개인전으로 가짐으로써 작가로 데뷔했다.어릴 적 물리교사였던 부친의 교재용 부탁으로 해와 달, 금성, 화성 등 태양계와 같은 천체그림을 그리기도 했던 작가는 첫 개인전부터 밤하늘 우주나 물 속 깊은 심연 또는 땅속 마그마가 분출하는 화산 등 거대 자연을 오브제 삼고 거기에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화면을 꾸며왔다.이런 까닭에 거대 자연을 표현하자니 그녀의 작품은 자연히 대작 위주일 수밖에 없고, 화면 전체를 구성하는 색감 또한 짙은 블루나 붉은 색 계열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염색 사업을 오래 하다 보니 색감에 대한 남다른 감각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대형 캔버스에 상상의 자연을 완성하고 나면 제 스스로 만족감과 희열감을 만끽하곤 했죠."작가의 작업은 염료나 안료를 기름과 물로 혼합한 후 캔버스 위를 수차례 덧칠하는 가운데 자연스레 대자연의 모습이나 마티에르 자체가 남긴 흔적이 생성되는 방식을 따른다. 이러한 작업에 의해 탄생한 것이 그녀의 '우주'시리즈이다.'우주'시리즈는 평단의 호평을 받으면서 2002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과 2003년 '하정웅 청년작가상'에 뽑혀 차규선, 박종규 등에 이어 광주시립미술관 초대전을 갖는 계기가 됐고 잇따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출품과 서울에서 전시회를 열게 된다.권기자는 20년 화업에 개인전만 26회를 열었다. 작가 스스로도 "참 바쁘게 작업을 해왔다"고밝혔다. 사실 '우주'시리즈는 대작이면서 캔버스에 수차례 덧칠과 색감을 우러나오게 해야 하는 이유로 무척 힘이 드는 작업이었다. 이에 그녀는 세상 또는 우주의 안보다 바깥의 밝은 면을 그려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이때부터 작가의 두 번째 화풍이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바다 위나 산의 형상이 추상적으로 화면에 등장하면서 색감도 이전보다 훨씬 밝아졌고 촘촘하게 늘어선 가는 선들이 화면 전반에 걸쳐 나타나기 시작했다.이러던 차에 2012년 미국 LA등지를 여행하면서 작가는 사막의 다양한 색감과 야생화들에 관심을 갖게 되고 특히 그 지역 특산 가로수인 '자카란다'(Jacaranda·푸른 보랏빛을 가진 가로수나무로 화려함으로 인해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 등에 가로수로 널리 식재되는 종)의 보라색 꽃에 마음을 빼앗기게 됐다. 자카란다는 작가의 두 번째 화풍인 '내추럴'(Natural) 시리즈 등장의 단초가 된다.'우주'시리즈의 원천이 작가의 상상력이었다면 '내추럴'시리즈는 감성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면서 화면에 중첩된 붓질로 인해 물감이 흘러내리는 선의 형상에 몰두한 작품이다. '내추럴' 시리즈에서 선의 형태는 가로 세로 또는 사선으로 묘사되며 그 형태는 가늘거나 또는 굵거나 하면서 다양하게 드러난다.'내추럴'시리즈 작품에 몰입해 있던 2018년 작가는 대구 이천동 화실에서 현재의 매호동 화실로 이전하게 됐다. 이사를 하려고 짐을 정리하는 와중에 '내추럴'시리즈 작업으로 흘러내린 물감이 캔버스 아래에 쌓여 굳어 있는 걸 발견한 작가는 지금까지 화가로서의 작업 흔적을 굳어버린 물감덩이에서 발견된다."그때 저는 '아! 시간이 물성이 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에 화실에 있던 물감덩이를 모두 긁어모아 새 화실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이 물감덩이로도 어떤 작업을 해 볼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된 거죠."권기자의 세 번째 화풍이랄 수 있는 '시간의 축적'(Time Accumulation)시리즈의 신호탄은 '내추럴' 시리즈의 흔적일 수 있는 굳어진 물감덩이에서 이렇게 시작이 된다.캔버스에 물감을 부어 말린 후 얇은 층으로 굳어진 물감을 이용해 여러 층 쌓아 이를 적당한 두께로 잘라 캔버스 위에 붙이는 작업인 '시간의 축적'시리즈는 지금까지 작가의 평면 작업에서 평면부조 작업으로 변화라는 점에서 이채롭다. '시간의 축적' 작품은 마치 지질학에서 긴 시간의 쌓임을 의미하는 지층의 다양한 변화와 닮은꼴이다.이 작업은 올 상반기 중 본격적으로 선을 보일 예정이며 내년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릴 작가의 개인전에서도 볼 수 있다.권기자는 현재 대한민국 미술대전초대작가, 대구미술대전초대작가, 대구현대미술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글 사진 우문기 기자 pody2@imaeil.com

2020-08-30 06:30:00

대한정치학회 ‘2020년 대한정치학회 춘계/하계 학술회의’

대한정치학회 ‘2020년 대한정치학회 춘계/하계 학술회의’

대한정치학회(회장 이정태 경북대 교수)는 '2020년 대한정치학회 춘계/하계 학술회의'를 27일 오후 3시부터 5시 40분까지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 인문학 학술회의실에서 개최했다.학술회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화와 국가주의'를 주제로 열렸으며, 제1세션에서는 '코로나 사태의 국제정치학적 함의'를 주제로, 제2세션에서는 '신중국의 공공외교와 전략수단'을 주제로 각각 발표와 토론이 펼쳐졌다.이정태 대한정치학회장은 "코로나와의 전쟁 종식 후 세계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기아와 궁핍에 직면하고 약탈이라는 최악의 수단을 선택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기존의 질서를 회복하여 지구화를 가속화시킬 것인가? 이런 물음에 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적자생존, 각자도생이라는 현실주의 정치학과 세계화라는 자유주의 가치들이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지 가늠해보는 학술회의였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학술회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회자, 발제자, 토론자 등 최소 인원만 대면회의에 참가하고, 유튜브를 통해 회원들에게 발표와 토론 내용을 알리는 제한적 대면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2020-08-28 15:03:52

[오늘의 역사] 1997년 8월 31일 다이애나 비 교통사고사

[오늘의 역사] 1997년 8월 31일 다이애나 비 교통사고사

영국의 전 왕세자비이며 영국 왕가의 승계 순위 2위인 윌리엄 왕자와 3위인 해리 왕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 프랜시스 스펜서가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녀는 1981년 찰스 왕세자와 결혼해 두 왕자를 낳았지만 1996년 이혼 후 복잡한 사생활과 많은 자선 활동 등으로 끊임없이 화제를 불러일으키다 파파라치를 피해 고속 주행하던 차가 터널에서 충돌해 애인과 함께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났다.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0-08-28 15:01:31

천주교 대구대교구 다음달 5일까지 평일미사 중단

천주교 대구대교구 다음달 5일까지 평일미사 중단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최근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 19의 확산방지를 위해 오는 5일까지 평일 미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천주교 대구대교구는 28일 교인들에게 발송한 안내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안내문에 따르면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다음달 6일까지 대면 종교행사를 제한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받았다"며 교구의 결정사항을 알렸다.먼저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모든 본당과 기관, 성지, 성모당 등에서 신자들과 함꼐하는 평일미사를 중단한다. 단 토요일 오후 4시 이후 주일미사는 그대로 봉헌하기로 결정했다. 또 최근 수도권을 방문한 사람과 유증상자는 6일까지 성당 출입을 삼가해 줄 것을 권고했다. 대신 방송 미사나 대송으로 주일 의무를 대신하는 것을 허락했다. 마지막으로 성당 내 거리두기를 종전 최소 1m 간격에서 1.5~2m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각 성당의 장의자 간격 조정을 권고했다.

2020-08-28 14:08:04

달성문화재단, ‘달성 생활문화동호회 프로젝트’ 추가 공모

달성문화재단은 '달성 생활문화동호회 프로젝트' 추가 공모를 진행한다.달성군에 활동 공간을 두고 있는 성인(만 19세 이상)으로 구성된 5인 이상의 동호회라면 모두 신청 가능하다. 음악, 미술, 댄스, 공예, 문학, 연극 등 예술 분야는 물론 요리, 다도, 꽃꽂이, 발명품 개발 등 취미 분야 동호회도 참여가 가능하다. 단 생활체육 동호회는 제외다.선정된 동호회는 지역민을 대상으로 하는 자체 발표회인 '생활문화 프로젝트'를 최소 1회 이상 해야 한다.프로젝트 수행 기간은 9월부터 11월까지이며, 역량 강화를 위한 경비 일부와 대외활동을 위한 생활문화 프로젝트 수행 경비 일부를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한다.공모 접수방법은 직접 방문, 우편, 이메일로 가능하며, 접수기간은 25일부터 내달 2일까지다. 자세한 공모 내용은 달성문화재단 홈페이지(www.dsar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달성문화재단(053-659-4283).

2020-08-27 16:36:51

‘2020 대구오페라축제’ 코로나 확산으로 일정 변경

‘2020 대구오페라축제’ 코로나 확산으로 일정 변경

지난 27일부터 개최하기로 한 '2020 대구오페라축제'의 일정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강화조치에 따라 대폭 변경됐다.'2020 대구오페라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가 간의 이동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을 고려해 올해 예정된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내년으로 연기하고, 프로그램을 재구성하는 등 '시민 힐링'에 초점을 맞춰 준비해왔다.주된 변경 사항은 크게 두 가지. 첫 번째로, '사랑의 묘약'(27, 29일)과 '나비부인'(9월 26일) 등 전막오페라와 가족오페라 '마술피리'(10월 17일)의 공연 일정이 가깝게는 연말, 멀리는 내년 초로 연기됐다.두 번째는 출연진과 제작진, 관객의 안전을 위해 '야외공연' 형태로 프로그램이 재구성된다. 대상은 소오페라와 광장오페라, 콘서트까지 총 7편으로, 9월 25일부터 10월 17일까지 총 12회 공연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를 위해 극장 전면에 위치한 야외광장에 특별무대를 설치, 프로그램별 특성에 따라 가변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야외공연은 한정된 공간에서의 공연인 만큼 객석 간 거리를 2m 이상으로 유지하고, 매 회차별 객석을 50석 규모로 축소 운영할 예정이다.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공연의 전면적인 '취소'보다 '연기'와 '수정'을 목표로 재구성했다"며 "최대한 프로그램을 살려 참여 예술인들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무엇보다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여러분에게 '힐링'할 수 있는 공연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전체 공연의 입장권 가격은 전석 2만원이며, 티켓은 9월 4일(예정)부터 대구오페라하우스(www.daeguoperahouse.org)와 인터파크(ticketpark.com) 홈페이지, 전화(1544-1555)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2020 대구오페라축제 일정 변경 표공연명 기존일정 변경 일정사랑의 묘약 8월 27, 29일 2021년 1월 28, 30일나비부인 9월 26일 2020년 11월 14일마술피리 10월 17일 2021년 2월 27일댄스 '카르멘' 9월 25, 26일라보엠 10월 3, 4일해설 '카르멘' 10월 6, 7일가곡과의 아름다운 동행 10월 9일춘향전 10월 10일달의 노래 10월 13, 14일오페라 광장콘서트 10월 16, 17일

2020-08-27 14:42:17

[오늘의 역사] 1963년 8월 28일 킹 목사, 워싱턴 대행진

[오늘의 역사] 1963년 8월 28일 킹 목사, 워싱턴 대행진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리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끄는 흑인 20만여 명이 워싱턴에서 평화행진을 하여 링컨기념관 앞에 모였다. 비폭력 투쟁을 근간으로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낸 킹 목사의 인종차별 철폐 운동은 이날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역사적 연설로 절정을 이루었고 킹 목사를 만난 케네디 대통령은 고용 차별 정책의 폐지를 약속했다.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0-08-27 14: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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