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 28일 전막오페라 '사랑의 묘약' 공연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8일(목)부터 30일(토)까지 3일간 도니제티의 대표 희극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무대에 올린다. 새해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엔 코로나19로 지난해를 힘겹게 보낸 시민에 대한 위로와 새롭게 맞을 2021년에 대한 희망을 담았다.벨칸토 오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대표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세비야의 이발사', '돈 파스콸레'와 함께 이탈리아 3대 코믹오페라로 손꼽힌다. 1880년대 이탈리아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신비한 묘약으로 둔갑한 싸구려 와인이 사랑의 메신저가 되어 남녀 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해피엔딩의 작품이다. 특히,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생전에 즐겨 부르던 아리아 '남 몰래 흐르는 눈물'로 유명하다.이번 '사랑의 묘약'은 대구오페라하우스의 2019년 영아티스트 오페라로 공연되었던 프로덕션의 무대를 활용한 작품으로, 대구시립합창단 상임 지휘자 박지운의 지휘와 오페라 전문 연출가 유철우의 연출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날 공연은 프로 성악가들과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에 소속된 젊은 성악가들이 각각 한 팀을 이룬다. 당차고 적극적인 아가씨 '아디나' 역에는 소프라노 이경진과 이소명, 아디나를 짝사랑하는 순진한 '네모리노' 역에는 테너 권재희와 조규석, 네모리노와 라이벌 관계인 군인 '벨코레'는 바리톤 김만수와 서정혁, 싸구려 와인을 묘약으로 속여 파는 사기꾼 약장수 '둘카마라' 역에는 베이스 윤성우와 장경욱이 맡는다. 여기에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이자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가 합류해 연주 수준을 한껏 끌어올렸다.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오페라의 도시'라는 명성을 가진 대구답게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올해의 첫 전막오페라를 공연하게 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게 되더라도, 철저한 방역과 안전한 환경 조성을 통해 관객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극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28일·29일 공연은 오후 7시 30분, 30일 공연은 오후 3시. 입장권은 1만원에서 7만원.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식 홈페이지(www.daeguoperahouse.org)와 인터파크 홈페이지(ticketpark.com), 콜센터(1544-1555)를 통해 예매하면 된다. 053)666-6170
2021-01-25 06:30:00
[반갑다 새책]홀로 선 자들의 역사/김동완 글·사진/ 글항아리 펴냄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그 몸을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는 '출처지의'(出處之義)는 조선 선비들의 처세관이다. 정치에 나서는 대신 은일의 삶을 살며 안빈낙도의 지극한 즐거움을 추구한 그들에게 있어 누정(樓亭)은 하나의 로망이었다. 누정은 다름 아닌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를 아우르는 말이다. 면앙정의 주인 송순은 담양 제월봉에 정자를 짓고 "풍월은 불러들이고 아름다운 산천은 끌어당겨 명아주 지팡이 짚고 가며 한평생을 보내리라"며 풍월산천의 주인이 됐다.우리나라 곳곳의 누정을 발로 뛰며 둘러본 지은이는 "누정이라는 끈을 잡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이 낡은 영상처럼 펼쳐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고백했다.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은이는 출사했다가 돌아온 이들의 정자를 제1부 '귀'(歸)로, 나아가지 않고 지고지순한 처사의 삶을 이어간 이들의 정자를 제2부 '처'(處)로, 사모하는 마음을 담아 정자를 세우고 길이 남긴 사례를 제3부 '모'(慕)로, 공사를 따지지 않고 길손이 마물러 가던 곳을 모아 제4부 '휴'(休)로 모아 모두 35개의 누정을 소개하고 있다.성주군 가천면 신계리 포천구곡 안 만귀정은 대표적인 '귀'의 누정이다. 포천구곡의 하이라이트 홍개동에 있는 만귀정의 주인은 59세에 고향에 돌아온 응와 이원조(1792~1872)다."벼슬길의 종적을 거두고 고요한 곳에 몸을 쉬려한다. 성인의 경전을 안고 구름과 달 속에 노닐면서 사람들이 맛보지 못한 것, 즐기지 못한 것을 음미하고 즐기려 한다.(중략) 인정을 알리는 종 이후에도 밤길을 다닌다는 기롱(70세가 넘어서 벼슬살이를 하는 것을 놀림)을 면하여 바야흐로 이 정자의 이름에 저버림이 없고자 내력을 기록하여 맹세한다."(만귀정기 중 일부)궁벽한 곳에 있으니 오히려 심신이 편안하고, 황무지를 열어가니 안목이 더욱 새로워지는 누정의 삶은 산수에서 만나는 '책 밖으로 튀어나온 역사서'이자 철학, 예술, 풍수, 건축, 지리를 담은 '뜻밖의 인문학 사전'에 다름 아니다. 400쪽, 1만9천800원
2021-01-23 06:30:00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조선지위인(朝鮮之偉人)
1922년, 식민지 조선에서 출판된 '조선지위인(朝鮮之偉人)'은 서가 한편에 심상하게 놓여 있었다. 모서리가 닳아 손끝에서 스르르 빠지는 책장을 잡아채며 책이 지나온 시간을 상상해 본다. 이렇게 오래되어 겉장이 나달나달한 책을 펼쳐 종이 냄새를 맡으면 같은 용도의 물건으로서 책보다 나은 것을 만들어 내기는 힘들 것이라던 움베르토 에코의 말을 절절히 실감하게 된다. 거추장스러운 별도의 장치 없이 오래 전 인쇄된 책을 그저 펼치는 것만으로 내용에 접근할 수 있으니 말이다.1921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 천도교 교단의 자금으로 잡지를 발간하던 개벽사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조선의 10대 위인 투표를 실시했다. 개벽사는 잡지 지면을 통해 이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광고했고, 몇 천 명의 독자가 투표에 참여했다. 이 시기의 문맹률이나 비용을 들여 엽서를 보내야 하는 수고로움을 고려하면 투표에 참여했던 독자들의 열기는 상당히 뜨거운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시청자들이 투표로 아이돌을 선발하는 프로듀스 101의 성공이 우연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당시 투표로 선정되었던 10대 위인은 솔거, 최치원, 최충, 문익점, 서경덕, 이황, 이이, 이순신, 최제우, 유길준이었다. 이들은 각각 조선의 예술, 문학, 교육, 산업, 과학, 사상, 정치, 군사, 종교, 사회 개선 분야를 대표하는 위인으로 꼽혔다. 이듬해 개벽사의 주필이던 김기전은 이들 위인의 업적을 해설하여 책으로 엮어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조선지위인'이라는 책이다.'조선지위인'에는 독자들이 뽑은 위인 외에도 두 명이 추가되었다. 김기전은 굳이 부록이라는 형식을 택해 김옥균과 전봉준을 책 뒷부분에 포함시켰다. 투표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 둘을 위인의 반열에 나란히 놓고자 했던 것이다. 김옥균과 전봉준은 각각 갑오개혁과 동학혁명이라는 미완의 혁명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경술국치 이후 10여 년이 경과하고 연전의 3.1운동마저 좌절되었던 1922년의 조선에서 이들은 조선의 앞에 펼쳐질 수 있었으나, 끝내 가지 못한 길이었다. 목차의 '부록'이라는 굵은 글자 위로 당대 조선의 현실에 대한 저자의 회한이 스친다.경북대도서관에는 1922년에 인쇄된 초판본뿐 아니라, 1926년 재판본도 함께 보관되어 있다. '조선지위인'은 재판을 찍고, 출판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도 베스트셀러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 책이 이렇게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독자들은 반만 년의 지난 역사를 훑어 뛰어난 인물을 선정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그리고 최치원, 이순신을 비롯한 위인들의 구체적인 업적을 살핌으로써 조선의 영예로운 과거를 곱씹을 수 있었다. 아마도 이 과정은 독자들에게 손상된 민족적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경험이었을 것이다.너무나 당연하게 위인으로 꼽히는 인물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위인들은 당대의 필요에 의해 호명된다. 식민지 시기 내내 위인전과 각종 서사물에 빈번하게 등장했던 것은 이순신이었다. 최근에는 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만덕 등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여성 인물의 위인전이 속속 출판되었다. 그리고 대중문화,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반영하듯 방탄소년단이나 아이유 등 K-팝스타의 위인전이 시중에 나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만약 2021년의 위인을 투표로 뽑는다면 어떤 인물이 새롭게 등장할지 새삼 궁금해진다. 지금, 당신의 위인은 누구인가요?김도경 경북대 교수
2021-01-23 06:30:00
[내가 읽은 책] 버스 정류장(가오싱젠 글/ 오수경 옮김/ 민음사/ 2002)
버스 정류장(가오싱젠 글/ 오수경 옮김/ 민음사/ 2002)즐거운 기다림이었다. 드디어 첫눈이 내렸다. 길거리에 눈발이 흩날린다. 앙상한 가로수에 눈송이가 맺혔다. 가게 앞 버스정류장 부스 안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눈을 터는 사람, 버스가 오는 쪽을 보며 발을 동동거리는 사람, 휴대전화기를 보는 사람···."아지매, 황금동 가는 버스 여 서는 거 맞능교?"버스정류장에서 우왕좌왕하던 할머니가 초조한 눈빛으로 물었다. 할머니는 원하는 답을 못 듣자 상심한 얼굴로 버스정류장에서 서성인다.저자 가오싱젠은 중국 강서성 간저우에서 출생하였다. 1979년부터 소설과 평론을 발표하였고, 1981년부터는 베이징인민예술극원 소속 극작가로 희곡 '비상경보', '버스 정류장', '야인' 등을 발표했다. 그의 희곡 작품은 중국 고대 연극의 표현 양식인 제의적 탈놀이, 민간의 설창, 만담과 겨루기, 인형극, 그림자 인형극, 마술과 잡기를 기초한 새로운 현대극을 창출하였다는 평이 있다. 2000년 소설 '영혼의 산'으로 중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버스 정류장'은 세 편의 희곡으로 구성됐다. '버스 정류장'을 읽는데 사무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떠올랐다. 두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하염없이 고도를 기다리고, 버스를 기다린다. 지루하고 고통스런 기다림의 나날이다. '독백'은 남자 배우 한 사람이 무대에 등장해 연기를 펼친다. 이 작품은 배우 자신과 역할과 극 중 인물의 관계를 모색하고 표현의 의미를 탐색하고 있다. '야인'은 3장으로 되었는데, 각 장을 전통의 노래, 무술, 동작으로 표현해 중국 전통극의 연극 개념을 회복하고자 했다. 안경잡이: 여러분 못 들었어요? 그 사람은 이미 시내로 갔어요. 우린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어요. 아무 소용없이 뭔가 기다리는 고통···.노인: 그 말이 맞아. 난 한평생을 기다렸어.아이엄마: 길 떠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으면.아가씨: 나도 너무 피곤해요. 모습도 아주 초췌하겠지.(42~43쪽) 끝이 없는 기다림에 본능이 드러난다. 치고받고 싸우고 절망하고 위로한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혼자 기다리지 않는 게. 생태학자: (중략) 사람과 새는 친구야, 알겠니?세모: 알았어요.생태학자: 사람과 나무도 역시 친구란다. 숲이 있는 곳이라야 사람도 편안하게 살 수 있거든.세모: 사람과 야인은요?생태학자: 물론 친구지.(191쪽)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부조화를 극복하는 길은 순수한 우정에 있으리라. 사람은 자연의 일부인 터, 자연과 인간 사이의 부조화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나는 어떤 모습으로 코로나19가 사라지길 기다리고 있는가? '버스 정류장'을 읽으며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대, 책 속에서 기다림의 미학을 찾아보시길.최지혜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2021-01-23 06:30:00
[책] "다들 이런 능력 하나쯤은 있잖아요."… 슈퍼 마이너리티 히어로
'슈퍼 마이너리티 히어로' 공모전 당선작 5편이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스토리 제작소로 자리 잡은 '안전가옥'이 앤솔로지 시리즈로 낸 여섯 번째 책이다.영상물을 염두에 둔 듯 시각적으로 잘 그려지는 이야기 전개다. 금방이라도 시나리오로 변신할 것 같은 흐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투자배급사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과 함께 기획한 공모전이었다.신인작가 등용문으로 제한한 공모전이 아닌 덕에 눈에 익은 작가들도 보인다.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에서 '천 개의 파랑'으로 장편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천선란 작가의 단편 '서프 비트'가 당선작으로 함께 실렸다. 안전가옥 앤솔로지에 단골로 등판하는 범유진 작가도 눈에 띈다.소설 속 등장인물의 말처럼 '튀지 않으려는 마음과 튈 수밖에 없는 포지션 사이에서 싸워 나가야할 운명', 슈퍼 마이너리티 히어로의 운명처럼 짜잔하고 등장한 당선작가 일부는 영화판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짧은 문장 호흡, 반전 있는 구성 등 영화 시나리오가 가진 장점을 소설에도 십분 뿜어낸다.다 읽기 전에 책을 덮지 못하는 '책갈피가 불필요한 책'까지는 아니지만 발랄한 문체, 상상력, 전개 방식이 유기적으로 합체돼 독자는 쉼 없이 읽어갈 수밖에 없다. 등단한 지 오래지 않은 작가들이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어선지, 공모전의 의도를 파악한 작가들의 노련미 덕분인지 독자는 알 턱이 없다. 그저 재미있게 읽을 뿐이다.과학적 배경지식 없이 이해하기 힘든 SF판타지와 거리가 멀다. 그냥 판타지다. 팀 버튼 감독의 '미스 페데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 영화 역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에 모인, 너무 가벼워 하늘로 떠서 납으로 만든 신발을 신는다든지, 시간을 되돌린다든지, 유령을 볼 수 있다든지 하는 초능력 아이들과 얼추 비슷하다.그러나 깨놓고 말해 이 소설집 속 주인공들은 능력자로 불러도 되는 건지 의아할 만큼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도무지 알 수 없는 이들이다. '제아무리 감추려해도 능력은 드러나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이 소설집은 단호하다. '낭중지추'도 허락지 않는다. 외려 능력을 숨기기에 골몰한다. 단지 능력자들은 서로를 귀신같이 알아본다. 유사시 힘을 합쳐 거악을 막아내고 일반시민으로 복귀한다.맛보기로 몇 개만 나열해볼까. '시가 뭐꼬'의 저자들인 칠곡 가시나들처럼 한글을 깨우쳐 세상이 달리 보이는 시골 아낙 오미자 할머니에게 생긴 '소원성취력'은 '적어야만 실행되는 능력'이다. 알지 못했던 능력을 깨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캡틴 그랜마, 오미자')다. 자신의 급성 배변욕구를 상대에게 전가시키는 능력 같은, 독창성만큼은 엄지를 주고 싶은 것('사랑의 질량 병기')도 있다.초능력자를 찾아내 교육하는 국가 비밀기관 '하우스'에서 알게 된 동갑내기 남녀 고교생의 미스터리 '서프 비트(SURF BEAT)', 주변인 모두를 자기 편으로 만드는 능력자의 악행을 막으려 또 다른 능력자가 등장하는 추리물 '피클(FICKLE)', 초능력 보유자들의 조우와 연대가 빛을 발하는 '메타몽'까지 5편의 소설이 주변부에서 티나지 않게 활약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로 소개된다.읽는 동안 독자 스스로 자신에게 어떤 숨은 능력이 있는지 상상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설령 그런 능력이 없어도 상상력 자극제로 충분한 소재들이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물맛, 커피맛, 와인맛, 폭탄주 비율 감별하는 것도 엄연한 능력이다. 아마 대부분은 누군가가 발견해주기 전까지 자신의 특별함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을지도. 291쪽. 1만3천원
2021-01-23 06:30:00
[영상] 가수 영탁, 노인유치원에 선물 전달…'벌써 5번째' 영상편지까지
가수 영탁이 미스터트롯 방송 당시 인연이 된 경기도 고양시 한 노인유치원에 꾸준히 선물 전달과 안부 영상을 보내는 등 따뜻한 효(孝) 나눔을 하고 있어 화제다.영탁은 22일 고양시 일산서구 한 노인유치원에 음식과 손소독제, 막걸리, 생필품, 영양제, 마스크 등이 담긴 푸짐한 선물을 전달했다.이날 선물전달은 코로나19 사태에 맞춰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영탁과 노인유치원의 관계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미스터트롯 방송 출연 당시 사형제라 불렸던 영탁, 안성훈, 김수찬, 남승민이 팀미션 수행을 위해 당시 이곳을 방문했고 어르신들로부터 큰 호응과 환대를 받은 바 있다.이후에도 영탁은 해당 노인유치원에 조용한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선물 전달은 이날까지 총 5번이나 이뤄졌다.선물은 쌀, 부침개, 전병, 떡, 손수건, 막걸리, 닭강정, 손소독제, 마스크, 피죤 생필품, 영양제 등 어르신들이 꼭 필요로 할 제품을 고심해 다양하게 마련됐다.특히 영탁은 선물뿐만이 아니라 새해를 맞아 노인유치원 어르신들에게 직접 촬영한 안부 영상편지를 전하기도 했다.영상 편지에서 영탁은 "어르신들 안녕하세요. 영탁이가 올해에도 좋은 노래와 에너지 전해 드릴 테니까 2021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 잘 챙기셔야 합니다. 찐!찐!찐!찐! 건강하세요"라고 했다.이에 노인유치원 어르신들도 영상으로 화답하며 "영탁이 성공해라! 영탁이 장가가라! 영탁이 최고다!"라며 영탁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전했다.한편, 영탁은 앞으로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겠다고 약속했다.
2021-01-22 15:01:53
[다시,사투리] 사투리는 돈이다?
광주의 오래된 송정역시장 안에는 '역서사소'란 이름의 가게가 있다. 전라도 사투리로 '여기서 사세요'란 뜻의 이 상점은 의기투합한 청년들이 모여 전라도 사투리를 비롯 전국의 사투리로 만든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광주 전남 지역의 사투리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는 것이 그들의 중요한 목적중 하나다. 이곳에서의 인기 상품은 '맨-나가 당신만 생각난디 뭐 땀시 근다요' '니만 생각하믄 내 맴이 겁나 거시기해'등이 적혀 있는 사랑의 엽서.◆사투리를 활용한 상품들역서사소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의 디자인과 모티브는 '사투리'다. 화려한 디자인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하고 말의 속뜻과 감성이 빠르게 다가오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 포인트. 이곳을 찾는 이들로부터 '재미있다' '좋다' '이게 뭐야'등 다양한 반응과 함께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투리 달력, 사투리 일력, 사투리엽서, 사투리 봉투는 최고의 인기 상품이다.대전에는 공공자전거 '타슈'가 있다. 충청도 사투리를 상징하는 '유~'를 넣어 이름을 지으며 인기를 끌자 지역잡지 '보슈'가 생겨났고 막걸리 '드슈'도 등장했다. 내친김에 대전시는 매년 5월 '교통문화의 날' 행사 이름을 아예 '먼저 가슈'로 지었다. 광주시도 무인공공자전거 명칭을 '타랑께'로 정했다.경상도지역의 한 소주회사는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해 '좋은데이'로 상표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대구지역의 한 은행도 '단디'란 사투리를 사용한 상품이 히트하면서 유사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역의 20대 남매는 멸치 모양에 알록달록한 색과 맛을 입힌 영양 간식을 만들면서 '멜로치 젤리'란 이름을 붙여 관심을 받기도 했다. 경상도 사투리로 만든 달력도 나왔다. 일요일은 쉰데이,월요일은 행복하데이,토요일은 놀러 간데이등 '~하데이'를 넣어 재미를 더했다.◆사투리대회는 지자체의 단골 메뉴사투리경연대회는 지자체에서 빠뜨릴 수 없는 단골 메뉴가 됐다. 지난해 처음으로 충청도에서 사투리 경연대회가 열렸고, 제주도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부산등의 지역에서는 이미 사투리 대회를 열어 지역사투리를 널리 알리며 홍보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지역에서는 안동을 비롯 영천에서 사투리 경연대회를 매년 마련하고 있다. 안동시의 사투리 경연대회는 햇수가 10년이 넘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안 본이는 있어도 한번 본이는 없니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특히 올해는 지역에서 처음으로 사투리UCC경진대회가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상을 활용한 사투리 대회라는 점에서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다. 김범준 계명대학교 산학인재원 원장은 "계명대학교와 매일신문사가 공동으로 사투리 UCC백일장을 개최, 젊은이들의 사투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계획이다"며 "지역의 문학이나 민속등을 사투리로 바꾸는 작업을 통해 지역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사투리 마을까지 등장제주도는 사라져가는 제주도 방언을 보존하고 지켜나가 위해 '제주어 마을'을 만들었다. 제주 사투리 해설사, 제주어 체험지도사를 양성, 제주도 사투리를 지켜나가고 배울 수 있는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또 제주도사투리 카드를 만들어 관광객들이 제주도 사투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관광객이 많은 제주시의 연동에는 길바닥에 제주 방언을 사용한 속담을 적어두어 관광객에게 재미와 함께 제주어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대만의 한 항공회사는 무착륙 제주도 여행상품을 마련, 제주도 상공에서 제주도 사투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기를 끌기도 했다.강원도에서는 강릉 사투리를 그래피티로 디자인한 티셔츠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고, 국립국어원은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다양한 사투리 활용상품을 구하고 있다. 대상작이 새겨진 모자를 실제 상품으로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다.통영의 경우 학생들이 제주도와 일본을 직접 다녀와서, 통영 사투리를 활용한 '통영관광사투리 상품화'를 제안해 주목을 끌었다. 고등학생들은 박경리 생가에서부터 박경리 문학관을 찾아가는 방언지도를 직접 제작하고, 안내가 필요한 곳에는 방언스티커 설치를 제안했다.일본에서는 이미 지역사투리를 각종 상표나 상품 설명에 활용하고 있다. 또 지자체의 캐치프레이즈에 사투리를 사용, 캠페인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친근함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사투리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교육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관광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활용하며 ▲지진피해와 복구등 공익적인 기능에 활용하고 있다.몇 해 전 국내서도 사투리가 유행하면서 드라마나 영화를 넘어 사투리와 관련된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졌다. 모두들 사투리의 낮섦과 푸근함에 매료 되어 웃으며 지갑을 열었다. 사실, 사투리가 지역문화의 가치를 넘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김동욱 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교수는 "흥행만을 생각한 나머지 사투리를 단지 흥미 요소로 과장하거나 희화화하여 사용한다면 오히려 사투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투리를 활용하되 재미나 경제적 이익만을 쫓아서 사용하다보면 사투리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키우고 잘못된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역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보다 더 신중하고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김교수는 무엇보다 우리지역의 사투리를 활용한 상품을 만들거나 사투리를 활용해 지역을 홍보하려는 의지가 약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사투리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조차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김순재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sjkimforce@naver.com그림 안창표 화가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대구예술대학 겸임교수)이 기사는 계명대학교와 교육부가 링크사업으로 지역사랑과 혁신을 위해 제작했습니다.◆다시, 사투리 연재 순서1.왜 다시, 사투리 인가①사투리는 지역의 유산이다.②설문조사로 본 사투리의 현실③사투리는 돈이다.2.예술 속 사투리3.사투리와 사람들4.외국의 사투리 보존과 현황5.대담◆사투리 연재 자문단김주영 소설가안도현 시인엄홍준 계명대학교 교수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장옥관 계명대학교 교수
2021-01-22 14:36:00
코로나19의 소용돌이에서 대구시민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단어는?
'가족', '집', '시간'미증유의 재난, 코로나19의 소용돌이에서 대구시민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단어는 무엇이었을까. 대구시민들의 코로나19 수기 공모전 수상작품 117편을 대상으로 대구여성가족재단(대표 정일선)이 이색적인 분석 결과를 내놨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팀과 협업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도출해낸 단어들이었다.대구여성가족재단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1년을 맞아 '대구의 코로나19 기억법' 수기 공모전 수상작품의 3만1천377개 단어를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수상작품들은 코로나19 대확산으로 긴박했던 2020년 2월~5월 대구의 경험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수상자들은 초등학생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었다.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가족', '집', '시간'이라는 단어가 매우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가족'은 '코로나', '어머니', '위해', '생활' 등의 단어와 가장 진하게 연결되는 경향을 보였다. 가족 중심으로 생활 반경이 축소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힌다.대구여성가족재단은 특히 주목할 만한 단어쌍으로 '코로나-사태', '공포-영화', '코로나-신천지', '거리-두기'를 꼽았다. 박미란 연구원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거리두기가 자주 언급되어 시민들이 이를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 작업을 통해 코로나19 발생 초기 여성과 가족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서술형 텍스트가 아닌 계량적 데이터로 아카이빙하고자 시도했다"며 "유사한 사회적 재난이 발생할 경우 위험 전달과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에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01-21 15:38:54